뮬란 새로운 여정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엘리자베스 림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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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출발하더라도 박진감 넘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험담은 작가들에게 매우 좋은 주제이고 소재이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으로 가슴에 남고, 일반인에게는 현실을 이겨내는 교훈을 준다.

수많은 명작 중에도 모험과 인내로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가 시공을 초월해 잘 읽히는 이유이다.

작가 역시 문학적 상상력을 끌어내는 데 온 역량을 집중해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을 창조한다.

작가와 독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난을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환호를 보낸다.

모험담은 그래서 인간의 호기심, 탐구심을 자극하고,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인간적 모습을 담아낸다.

『뮬란, 새로운 여정』의 작가 엘리자베스 림은 "끈기의 가치를 가르쳐준 나의 가족에게 바칩니다"고 썼다.

가족이 가르쳐준 끈기를 이 책에 잘 녹여냈다는 표현으로 나는 읽었다.

"역경을 이겨내고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니라.”

주인공 뮬란에 대한 평가이자 이 책의 내용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중 가장 용감하고 주체적인 캐릭터인 뮬란이 더욱 박진감 넘치고 장대해진 지하세계로의 모험담으로 돌아왔다.

디즈니가 기획하고 엘리자베스 림이 쓴 『뮬란, 새로운 여정』은 애니메이션 「뮬란」의 명장면인 설원에서의 전투에서 만약 ‘분노한 샨유의 칼날에 뮬란이 아닌, 샹 대장이 부상을 당했다면’이라는 흥미진진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모험담에는 뮬란을 비롯한 샹 대장, 아버지 파주, 훈족의 장군 샨유 등 우리가 사랑한 애니메이션 「뮬란」의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일중독자인 염라대왕, 또 다른 여성 전사인 멩포, 리 가문의 수호신 쉬쉬 등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여 「뮬란」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

또한 소설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50여 컷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이미지들은 이야기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고,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보장한다.

애니메이션 「뮬란」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새긴 독자들에게 더욱 강력해진 여성 전사로서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돌아온 뮬란. 그녀는 왕자나 영웅에게 구원받는 다른 디즈니 공주들과는 달리 위기에 빠진 전우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모험에 뛰어들고 끝내 사랑까지 쟁취하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구현하고 있다.





1998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3억 달러의 흥행 성적을 올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은 1990년대 「알라딘」,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와 함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작품이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시가인 「목란사(木蘭辭)」에 등장하는 인물 ‘뮬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뮬란」은 연로한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전쟁에 참여한 용감한 여성 뮬란의 이야기를 그려냄으로써 기존의 남성 의존적이고 연약한 디즈니 여성상에서 탈피해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나라를 구하는 주도적이고 영웅적인 여성 캐릭터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2020년 실사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런 뮬란을 새로운 각도에서 그려낸 소설 『뮬란, 새로운 여정』. 이 책에서 뮬란은 전투에서 자기 대신 칼을 맞고 동이 트면 죽을 운명에 처한 샹 대장을 구하기 위해 지하세계로 뛰어든다. 그리고 지옥을 다스리는 염라대왕과 일생일대의 내기를 하게 된다.

수백 개의 공간과 층으로 이루어진 지옥에서 샹의 영혼을 찾아 동트기 전에 탈출하지 못하면 뮬란은 영원히 지옥에 악령으로 남아 염라대왕의 포로가 되어야 한다.

뮬란의 머리 위에 떠 있는 보름달은 쉼 없이 가늘어지며 새벽을 재촉하고, 뮬란 앞에는 지옥의 악령과 괴물들이 끊임없이 나타나 여정을 방해하는데….





더욱 강력해진 전사의 심장을 탑재하고 이승이 아닌 저승을 누비는 뮬란.

그녀의 여정을 좇는 『뮬란, 새로운 여정』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역경을 이겨내고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니라”다. 이 시대에 뮬란처럼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꽃을 피우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메시지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묘미는 살짝 비틀었지만 묘하게 원작과 겹치는 대사와 장면들이다.

샹 대장과의 모험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 딸을 한없이 사랑하지만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시대상 앞에서 갈등하는 뮬란의 아버지 파주, 파 가문의 수호신 무슈와 새롭게 등장하는 리 가문의 수호신 쉬쉬까지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변주되는 대사와 장면들에서 원작의 감동을 되새기는 동시에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디즈니가 촘촘하게 설계한 스토리 위에 우리가 사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재미 그리고 감동!

또 한 편의 명불허전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이 탄생했다.





오직 한 발의 대포만이 남아 있었다. 뮬란은 숨을 들이마시고 두 발을 눈 속에 파묻은 채 눈앞에 보이는 산등성이에 훈족의 움직임이 있는지 살폈다.

몇 분 전까지 머리 위로 적군의 화살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던 산등성이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잠잠했고 너무나도 고요했다. 하지만 이 고요는 훈족이 후퇴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곁에 있던 병사들, 야오, 링, 치엔포, 심지어 그녀의 용 수호신인 무슈까지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 두려움으로 창자가 뒤틀렸다.

산등성이 위로 검은 말에 올라앉은 위풍당당한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샨유였다.?

- p.7

“핑, 나는 가망이 없어.”

“그렇지 않습니다.”

“느낄 수 있어.”

샹이 물병을 내려놓자 그의 손이 눈 위로 툭 떨어졌다.

“나를 여기 두고 떠나라.”

“대장을 두고 가지 않겠습니다.”

뮬란이 단호하게 말했다. 샹이 기침을 했다. 그가 입꼬리를 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나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 그건가?”

- p.39





“거기 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내 모습을 보이라고? 바로 네 앞에 서 있는데. 고개를 들어봐라.”

뮬란이 위를 쳐다보고는 깜짝 놀라 뒤로 자빠졌다. 거대한 돌사자였다! 칸만큼 키가 크고 천막만큼 몸집이 컸다.

둥근 두 눈은 오렌지색이었고, 목에는 우아한 옥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그가 앞발을 눈밭으로 뻗으며 단도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뮬란은 검을 휘두르면서 다른 병사들을 깨우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러자 돌사자가 달빛 속으로 거대한 발을 내밀었다.

“너… 정체가 뭐지?”

“나는 쉬쉬다.”

돌사자가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 p.63





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천히,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배신감이 그의 얼굴에 퍼졌다.

따뜻했던 갈색 눈동자가 식었고, 목 근육이 뻣뻣해졌으며, 입술은 한일자로 꾹 다물어졌다.

“말도 안 돼. 네가 어떻게….”

샹이 이를 악물었다.

“여자냐고요?”

뮬란이 그를 대신해서 말했다.

“싸울 수 있는 여자들도 있다고 했잖아요.”

샹은 웃지 않았다. 마치 그림자가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희미한 푸른빛을 씻겨낸 것처럼 얼굴이 어두워졌다.

“제 말을 들어주세요….”

- p.234





“꽃, 역경을 이겨내고 피어난 그 꽃이 가장 귀하고 아름답다.”

뮬란은 칼날에 새겨진 문구를 다시 읽었다. 숨을 들이마시고 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얼굴이 흙투성이였다. 관자놀이에서는 땀이 흐르고, 지친 두 팔은 뒤틀려 있었다. 그녀는 피곤하고 불안해 보였다.

‘이게 이 검이 기다려왔던 귀하고 아름다운 꽃의 모습은 아닌데.’

뮬란은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검을 너무나 세게 움켜쥔 나머지 손가락 관절들이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 p.300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의 트레이드 마크이지만, 서양인들의 인식에서 바라 본 동양 여성의 용맹무쌍하고 대담한 결단력, 사랑하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지옥 끝가지 가서 고난을 물리치고 극복해낸다는 설정이 동서양을 초월한 소재로써 적합했다는 점이 『뮬란, 새로운 여정』을 성공작으로 만든 요인으로 생각된다.

샹의 영혼을 찾고 샹, 쉬쉬와 함께 탈출에 성공하는 뮬란, 다른 가상의 발상으로 이어진 이야기인만큼 전작에서 보인 뮬란과는 또다른 느낌의 뮬란을 만나볼 수있는 책이다.

책 속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이 곁들여져 한층 애니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드는 책, 영상을 상상해가며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 깃든 책이다.





저자 : 엘리자베스 림


어린 시절 아버지가 들려주는 동화와 신화 덕분에 작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열 살부터 온라인에 「세일러문」, 「스타워즈」 등의 팬픽을 쓰면서 글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하지만 학업을 위해 한동안 글쓰기를 중단했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동아시아학을 부전공했다.

이후 줄리어드 음대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작곡가로서 여러 편의 영화와 게임의 삽입곡을 만들었다.

『뮬란, 새로운 여정』은 디즈니가 기획하고 엘리자베스 림이 쓴 소설이다.

‘샨유와의 전투에서 뮬란의 전략이 실패하고 샹이 부상을 당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박진감 넘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험담을 담아냈다. 원작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더욱 화려해진 이야기로 출간 당시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 외 지은 책으로는 『별의 피The Blood of Stars』 시리즈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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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꿈을 그리다 -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라영환 지음 / 피톤치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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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반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교과서에 나오는 화가이기 때문이다. 또 대화가로서 그의 생애는 순탄치 않았으며 이를 극복하면서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미술계에서는 물론이지만 세게 인물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화가다.

그의 생애를 보면 슬플 것 같지만, 기뻐하는 삶을 추구했고 영성을 예술로 빚어낸 화가이기도 했다.

'비운의 천재작가'로 알려진 반 고흐의 위대함에 대해 이 책 저자는 '신화 깨기'에 나섰다.

신화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의 작품의 실제를 들여다보고 지금까지 반 고흐에 대한 잘못 알려진 내용도 바로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 고흐, 꿈을 그리다』 저자 라영환은 이를 위해 고흐의 작품 100여점, 자신이 발로 뛰어 얻은 60여 점의 현장 사진을 근거로 이를 밝혀내고 있다.

광기 어린 예술가가 아닌, 하늘의 소명을 따라 살았던 화가 반 고흐를 증명해낸 것이다.

저자의 의지와 노력에 감명 받고, 이 책을 읽고 더 큰 감동을 받는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밤의 테라스>나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을 보았을 것이다. 그렇게 잘 알려진 화가, 반 고흐에 대한 많은 글과 책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배가가 되고 점차로 성인전(聖人傳) 형식으로 발전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반 고흐 신드롬을 만들었다. 이런 신화는 반 고흐가 그림을 통해서 추구하던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데 장애가 된 게 사실이다.

그동안 반 고흐에 대한 다양한 책이 출간되었지만 그의 삶과 예술을 소명이라는 관점에서 다룬 책은 거의 없었다. 이 책의 저자 라영환은 지난 몇 년간 반 고흐의 편지를 읽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네덜란드, 영국, 벨기에 그리고 프랑스 등을 여행하면서 반 고흐가 되어 그를 바라보려고 했다. 그리고 신화에 가려진 반 고흐가 아닌 소명을 따라 살았던 화가 반 고흐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비운의 천재작가’라는 반 고흐의 ‘신화 깨기’다.

저자는 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문제들 및 아버지나 고갱과의 관계 등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되는 인간관계를 찬찬히 짚어가면서, 반 고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집요하게 풀어낸다. 그럼으로써 ‘비운의 천재작가’라는 편견을 지우고 반 고흐의 따뜻하고 배려심 깊은 인간성에 주목한다.

한때 성직자가 되기를 갈망한 고흐에게 그림은 그가 성직자의 길을 가지 못하게 된 후, 실패에서 발견한 소명이었다.

그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긍휼의 마음으로 사회적 약자들에게 다가가 예술을 통해 그들을 치유하고자 하였다. 또한 고흐는 신앙을 교회 건물 안에만 가두지 않았다. 고흐는 ‘밭에서 일하는 농부의 옷차림’에서 ‘주일에 정장을 차려입고 교회에 갈 때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했다.

그런 의미에서 반 고흐의 작품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가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우리에게 소명을 따라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최선을 다하는 삶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매일 내가 하는 일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한다는 많은 사람에게마저 반 고흐는 스스로 귀를 자르고 자살한 불운했던 예술가로 각인되어 있다. 시대를 넘어 이러한 통념을 뒤집어 소명을 따라 살았던 고흐를 재조명하는 일은 생명을 살리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고 힘든 일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광기 어린 예술가가 아닌 하늘의 소명을 따라 살았던 화가 반 고흐를 발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여러 해 동안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현지를 찾아가고, 고흐의 편지와 그림들을 수없이 비교하며 당시 시대사와 관련된 미술사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저자는 세상이 그간 오해하던 ‘해석의 난점’들을 풀어준다. 저자는 때로는 미술사학자나 심리학자처럼, 때로는 형사처럼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반 고흐의 신화를 깬다.





현장답사와 학술적 리서치를 적절하게 연계해서 반 고흐 삶의 여정과 작품세계를 현장감 있게 풀어낸 이 책은 반 고흐의 예술세계에 대한 쉽고도 친절한 안내서다. 또한 ‘슬픈 것 같지만 기뻐하는 삶’을 추구하고 그런 삶을 살았던 빈센트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생각하게 해준다.

반 고흐에 대한 통념에 대한 날카로운 반론으로 시작된 책의 시작은 어느덧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치유와 노동하는 사람들을 주요 소재로 삼아, 일상 속에서 거룩을 담고자 했던 고흐의 종교적 소명과 영성, 그리고 그에 따른 열정과 열심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붓을 들고’ 살았던, 기독교 세계관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했던 예술가로 말이다.

선(善)은 거창하지 않은 작은 섬김에 의해서 세상에 확장된다. 반 고흐에게 작은 섬김은 그림이었다. 가난하고 슬프게 살았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아름다운 생각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던 반 고흐,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반 고흐 해석의 난점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고흐가 자신의 귀를 적접 잘랐는지 아닌지 밝혀내고, 이를 시작으로 고흐를 둘러싼 여러가지 추측과 해석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물론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없어서 정확한 사실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하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왜곡없이 진실에 가장 근접한 내용을 찾기 위한 저자의 자세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런 차원에서 나도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들을 바로 잡을 수 있어 책을 읽는 보람도 얻고, 공감도 됐다. 이 책에서는 고흐의 가족들과 집안 환경 등에서도 자세히 드러나 있어 그의 삶과 그림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2장은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 전에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일을 했으며,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의 전체적으로 인간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알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흐의 삶을 시간의 흐름에 맡기고 다루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고흐의 작품들 별로 나우어 설명하고 있다. 고흐가 어디서 지내며 영감을 받은 작품인지, 작품을 그리는 시기에 어울리며 영향을 받은 사람은 누구인지, 풍경르 보면서 어떠 감정이 들어 있는지 등 작품 하나하나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고흐의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처음 듣는 귀한 경험을 선물해 준다.





“침묵하고 싶지만 꼭 말을 해야 한다면 이 말을 하고 싶어. 그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곧 생명을 주고 새롭게 하고 회복하고 보존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하게 쓸모 있게 무엇인가에 도움이 되는 것, 예컨대 불을 피우거나, 아이에게 빵 한 조각과 버터를 주거나 물 한잔을 건네주는 것이라고.”

“나는 가장 가난한 오두막, 가장 더러운 구석에서 유화나 소묘를 발견해, 그리고 내 마음은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그런 것에 이끌려.”

“숙녀 같은 사람보다는 농부의 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농부의 딸이 입은 헝겊을 댄 흙 묻은 푸른 웃옷과 치마는

햇빛과 바람에 시달리며 색이 바래 섬세한 분위기를 띠지. 그런 시골 처녀가 숙녀의 옷차림을 하면 그녀 안의 진정한 무언가가 상실된다고 생각해. 농부는 밭에서 일하는 면옷 차림일 때가 주일에 정장을 차려입고 교회에 갈 때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작은 등불 아래서 접시에 담긴 감자를 손으로 먹는 이 사람들을 그리며, 나는 그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땅을 파서 감자를 캤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애썼어. 이 사람들이 먹고 있는 것은 노동을 통해서 정직하게 얻은 것임을 말하고 싶었지.”

“삶이 어떻게 전개되든지 나는 거기서 무엇인가를 발견할 것이고, 또 그것에 최선을 다하겠지.”

반 고흐의 인생은 순례자 같았다. 그는 이 세상 어디에도 발붙일 만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낙망하지 않고 자신이 가야만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훗날 그가 자신의 그림에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주로 담은 이유도 그림으로 이들에 대한 세상의 의무를 일깨우기 위함이었다.





반 고흐는 “농부를 그릴 때에는 농부 중 한 사람이 되어 그들처럼 느끼고 생각하면서 그려야 한다.”라고 말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농부를 단순한 묘사의 대상이 아닌 함께 울고 웃어야 할 동료로 간주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이처럼 그는 약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바라보고자 하였다. 그들은 세상 사람이 보는 것처럼 천한 사람들이 아니라, 정직하며 대우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였다. 이런 면에서 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은 미술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밀레와 같은 농민화가들이 농부의 삶을 그리기는 하였지만 반 고흐처럼 농부의 실제적인 삶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당시 탄광은 가스 폭발과 낙반 사고 등이 자주 벌어져 위험천만 곳이었다. 반 고흐는 사고가 나면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자들을 구출하였고, 의사가 포기한 중환자들을 성심성의껏 간호해서 살려내기도 하였다.

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슬픔을 접할 때는 자신이 그 사람과 똑같은 처지에 놓일 수 없다는 현실에 괴로워했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들을 도우려 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반 고흐의 모습에 감동받았고 그의 설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반 고흐는 헤이그파의 차가운 사실주의적인 묘사를 거부하고 대상과 동화하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다. 미학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훗날 반 고흐가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대상을 단순히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대상 안에 있는 감정을 진실되게 묘사하고자 하였다. 그에게는 그림의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했다.

반 고흐는 직조공들 외에도 농부들의 일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씨를 뿌리고, 심고, 흙을 갈고, 수확하고, 나무를 베고, 수레를 끄는 농부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외딴 시골에서 살면서 농촌 생활을 그리고 싶은 것 외에는 아무런 소망도 없어.”라고 말했다. 반 고흐는 자신이 농민화가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혼자 걸었다. 처음부터 혼자 걸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늘 누군가와 함께 걷고자 하였지만 세상이 그를 이해하지 못한 것뿐이다.

피카소는 반 고흐의 길은 철저하게 고독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가족과 동료들도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늘 고독했다. 하지만 자신을 고립시켜 은둔 상태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느린 바람에 춤을 추듯 하늘거리는 파란색 아이리스 사이에 하얀색 아이리스가 한 송이 놓였다. 혹시 반 고흐는 자신이 푸른 아이리스 가운데 홀로 서 있는 하얀 아이리스와 같다고 느껴 이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닐까.

하지만 하얀 아이리스는 푸른 아이리스 사이에 있다. 이것은 끊임없이 유대를 추구했던 반 고흐의 모습을 닮았다.

그는 그림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림을 통해서 그가 걸으면서 보았던 세상,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모든 예술가, 시인, 음악가, 미술가들이 물질적으로 불행하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현상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다시 영원한 질문을 던지게 해. 삶 전체가 보이는 것일까, 아니면 삶의 반인 죽음만 우리에게 보이는 것일까?

화가들은 죽어서도 작품을 통해 다음 세대,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게 이야기하는 거야. 화가들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죽음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지만, 마치 지도 위에 잇는 점들이 도시나 마음을 보여주듯이 밤하늘에 있는 별은

나를 꿈꾸게 하지. 왜 우리는 프랑스 지도 위해 있는 점들과 같이 저 별에 갈 수 없을까?

타라스콘이나 루아에 가기 위해서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확실한 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야.

저자 : 라영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한 라영환 교수는 최고 지성의 상아탑 안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현장으로, 사람에게로 향한다. 소외된 청소년에게 인문학을 통해 꿈을 심어주고자 드림포틴즈를 설립하여 미술과 음악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찾아가는 인문학’ 운동을 펼치고 있다.

월간 [가이드 포스트]에 4년간 반 고흐와 모네에 관한 글을 기고했으며, 미술과 음악을 결합한 아트 엔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총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반 고흐, 삶을 그리다』 가 있으며 [그림으로 본 근대의 풍경: 모더니즘과 삶의 파편화], [예술, 모더니즘 그리고 이데올로기], [고갱의 기독교적 이미지 사용에 관한 연구], [고흐의 성경이 있는 정물화 연구], [고갱과 고흐의 이미지 사용에 관한 연구], [Van Gogh and the Bible], [16세기 네덜란드 예술, 종교개혁의 열매와 적용], [반 고흐의 풍경화에 대한 연구] 등 예술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썼다. 근간으로는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김홍도와 함께하는 인생 공부』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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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시즌2 : 1 : 우리는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 비빔툰 시즌2 1
홍승우 카툰, 장익준 에세이 / 트로이목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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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빔툰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만화라는 제목 때문에 관심을 가졌다.

요즘엔 '만화' 하면 으레 애니메이션이나 무협만화, 에로만화를 떠올린다(나만 그런가).

만화에 대한 무지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책을 보는 순간 부끄럽기도 했다.

다만 어떤 형식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무척 기대됐습니다.

이 책을 펼쳐 든 순간 표지에 두른 띠에 적힌 '14년간 70만 독자들을 울리고 웃겼다'는 말이 실감난다.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재료들이 어우려저 멋진 비빔툰을 만들었다. 감탄한다. 작가들의 시점과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삶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이 책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감을 안겨줬다.

가슴에 '좋은 작가' 한 분이 또 새겨졌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비빔툰’을 평생 그리겠다는 마음이 시즌1을 끝내고 없어질 줄 알았습니다. 무려 14년을 그렸으니 말이죠. 그런데 홀가분한 것은 잠깐이고 더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지질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비빔툰’은 제 업보인가 봅니다.”라고 시즌2 출간의 소회를 밝힌 홍승우 작가의 말은 진심이지만 엄살이다.

하마터면 비빔툰이 뭔지도 모르고, 《비빔툰 시즌2》의 출현도 못 보고 지나갈 뻔했다.

“시즌1이 만화가 홍승우와 함께 성장해 온 가족만화였다면, 시즌2는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고자 합니다. 지금은 가족의 의미, 가족의 형태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고 확장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시즌2에서는 그런 변화들을 살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1권을 작업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분들의 경험을 녹여내려 노력했고요."

앞으로도 직접, 간접으로 알게 된 수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비빔툰 시즌2》라는 그릇에 담아 낸다는 작가의 말에

그의 활약을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아 안도한다.

작가는 시즌1 1권 출간 20년만에 새롭게 출간하는 시즌2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작가는 시즌2를 준비하면서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변화도 시도했다. 바로 짧은 글을 만화 옆에 함께 실어 ‘카툰에세이’로 엮었다는 점이다.

즉 8컷 카툰과 짧은 글을 한 편으로 묶어 독자들에게 더욱 풍성한 읽을거리와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4인 가족’으로 대표되던 시대에서 1인 혹은 2인 가구의 증가와 빠르게 변해 가는 기술로 인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이 다양해진 현재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해 홍 작가는 작가 장익준과 협업함으로써 에피소드의 소재를 함께 구상하고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다양한 사회 경험과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가 풍부해서 함께 작업하면 만화를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장 작가와의 협업의 의미를 말하면서 작가는, 앞으로 시즌2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앞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시즌1처럼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비빔툰 시즌2》는 시즌1과 비교해 몇 가지 변화가 있는데, 우선 정보통 자녀들이 성장해 중학생과 초등 고학년생이 되었다는 것과 강아지 토리의 등장, 그리고 새로 이사한 동네의 다양한 이웃들과 직장 동료들, 학교 친구들 등 등장인물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홍승우 작가의 8컷 카툰과 함께 감성적인 짧은 글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글은 이번 시즌2를 함께 준비해 온 장익준 작가의 글로, 짧은 카툰에 감성을 더해주거나 카툰이 주는 여운을 더 이끌어주기도 한다.

때로는 작가 개인의 이야기로, 때로는 사회적 시선으로, 때로는 이웃의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홍 작가와 글을 쓴 장 작가는 더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담기 위해 오랜 시간 관찰하고 논의해 왔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등장과 유행, 이혼 가정의 증가로 인한 가족 형태의 변화, 1인, 2인 가구의 증가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증가, 게임과 유튜브, 스마트폰에 빠진 자녀와의 갈등, 치킨집ㆍ편의점으로 대변되는 자영업자의 모습, 아르바이트와 청년 실업의 현실, 벌어지는 빈부 격차 현상 등, 훨씬 다양해진 대한민국 가족살이의 모습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가슴 뭉클하게 카툰과 글로 엮어가고 있다.





요즘은 사회가 많이 달라져서

나이라거나 가족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 않게 되었다.

좀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묻게 되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다짜고짜 신상명세부터 물었다간 큰일날 일이다.

이혼도 많이 대중화가 되어서?

아무튼 전보다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고

예전처럼 굳이 쉬쉬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진다고 봐야 하겠지?

가족이 되기로 한 이유가 다양해지고,

가족이 모여 사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가족이 흩어지는 방식까지 다양해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을 거야.

원래 가족이라는 게 어딘가 끈적끈적한 사이인데

그래서 좋기도 하고, 그래서 질리기도 하는 건데...

어찌어찌 떨어져 지낸다고 해서

그 끈적끈적함이 쉽게 가시지는 않겠지.

- p.93, 39. 아빠끼리 1





어려서 부모님께 혼이 날 때면

그것도 억울하게 야단맞았다고 생각할 때면

나는 커서 그러지 않겠다고 마음먹곤 했었다.

나 어릴 때 생각하면서 아이에게 공감하려 하지만

어째 갈수록 그때 우리 부모님도 이런 기분이었나 싶으면서

오히려 어른들 마음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커서 꼭 너 같은 자식 낳아 봐라!”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대사를 하게 된다.

음... 이렇게 되지 않겠다던 어른이 되고 말았다.

- p.129, 54. 나도 그랬지

외향성과 내향성이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주어지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자기가 바라는 방향과 자신의 기질이 맞는다면 맞는 대로 가고

기질과 현실이 부딪힌다면 나름대로 생존방식을 찾을 일이다.

문제는 자신만의 기준을 고집하며 남을 대할 때다.

자신이 사교적이라 해서 무조건 모으려 하고 앞세우려 하거나

자신이 내성적이라고 다른 이들의 사교성을 부정적으로만 본다면

배려한다고 하는 행동이 오히려 새로운 공격이 될 수도 있다.

조금만 존중하자. 깜빡이는 좀 넉넉하게 켜고 들어가자.

- p.141, 60. 제대로 된 사회





“사장님! 여기 맥주요!”

순간 식당 안은 조용해졌다.

누가 점심시간에 맥주를 시키지?

부러워하는 것이 분명한 눈빛들이 우리에게 모여들었다.

(중략)

친구는 분명 즐기고 있었다.

우리를 향해 쏟아지는 시샘 어린 시선들을 말이다.

친구는 여유롭게 잔을 채우고는 꿀꺽꿀꺽 넘겨 버렸다.

평소보다 조금은 더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어제만 했더라도 친구는 맥주를 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못했겠지.

누군가 맥주를 시켰다면 부러워하고 말았겠지.

하지만 오늘은 할 수 있다.

퇴직 처리가 완료되어 회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니까.

아니, 돌아갈 곳이 없어졌으니까.

그날 함께 마셨던 맥주 맛이 가끔 입가에 떠오른다.

시원하면서도 쌉쌀했던 그 맛이...

- p.157, 68. 치수성찬





친구는 만나는 것일까? 아니면 만드는 것일까?

부모들은 아이가 좋은 친구와 사귀었으면 하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내 아이는 다른 부모 눈에 좋은 친구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 어딘가 작아지게 된다.

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와

아이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 사이에는 늘 거리가 있다.

(중략)

친구를 대하는 것도 배울 수 있다면

그걸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 부모 자신일 것이다.

친구를 대하는 것을 말이나 글로 가르칠까?

전혀. 지금까지 부모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쌓여

지금 자식이 친구들을 대하는 기본기가 되었을 것이다.

자식이 좋은 친구를 사귀길 원한다면

부모가 어떻게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우리 자신은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일까?

혹시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피하고 싶은 사람이 된 것은 아닐까?

자식을 가르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식으로 인해 우리가 배우며 산다.

- p.189, 81. 솔직해서





우리는 가족(家族)이다.

우리는 식구(食口)다.

가족은 피를 나눈 사이,

식구는 밥을 나누는 사이...

가족은 끈끈하고, 식구는 따뜻하다.

닮은 얼굴들이 모여

그렇게 나누며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사이.

우리는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

- p.227, 100. 그래 이 맛이야

‘비빔툰’은 여러 면에서 제 인생작입니다. 저를 만화가로 만들어주었고, 과분한 사랑을 받게 해 주었죠.

처음에는 ‘정보통’ 한 사람 회사원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결혼을 하면서 ‘비빔툰’으로 진화했는데요,

제 인생 경험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었죠. 시즌1이 만화가 홍승우와 함께 성장해 온 가족만화였다면,

시즌2는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고자 합니다.

- p.233. Commentary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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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문화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민병덕 지음 / 노마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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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진정시켜 가며 읽다보니 저자는 어떻게 이 많은 걸 알아냈을까라는 호기심마저 인다.

역사 공부깨나 했다고 자부했지만 이 책을 펴든 순간 내가 배운 역사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거나 아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책은 마치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알고 싶은 것을 나에게 조목조목 알아듣게 설명하는 것 같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중 '여덟 번째' 책이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부끄러움을 느낀다.

왜 한 번도 이 시리즈 책을 못 봤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역사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얼핏얼핏 비춰지는 삶을 알았다고 생각했다는 데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살았다고 TV에 비쳐지는 대로 생각했다. 물론 TV 드라마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을 테니 따로 검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역사 공부는 꽤 했다고 자부했기 때문에 누가 뭘 물어도 어렵지 않게 대답하는 정도는 됐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학교에서 배운 역사)로 우리 나라 역사를 제법 안다고 생각하고 '아는 척'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몇 년도에 고려를 세웠고, 조선은 누가 어떻게 세운 정도.

이제 와서 우리 민족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살고 있였는지는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생각하니 더 부끄럽다.

그만큼 이 책은 꼭 알아야 할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듯 세세하게 디자인되고 제작됐다.

그래서 TV 드라마나 영화보다 재밌다. 지식을 쌓듯 알아가는 재미도 훨씬 크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데 가닥을 잡을 수 있어 값진 독서였다.





이 책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다. 이 책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옛날에는 어땠을까?’이다.

역사 교과서와 수많은 역사책에서 그 일단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최첨단 사회에서 사는 현대인으로서는 옛사람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상상해보는 것이 쉽지 않다. 옛날에도 법적으로 정해진 휴일이 있었을까? 번듯한 집안의 남자와 혼인을 하는 여자는 오늘날처럼 무리해서 혼수를 마련해야 했나?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으니 경주 사람들이 쓰던 말이 표준어였겠네? 그럼 오늘날의 경상도 사투리가 표준어였겠구나.

옛날에도 데이트를 했을까? 연애결혼도 가능했을까? 엣날 사람들은 어떤 스포츠를 즐겼을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궁금증을 풀어줄 마땅한 자료를 접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책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을 읽으면 된다. 아주 쉽게 군더더기 없이 쓰여 읽기도 재밌고 편하다. 머리 아프게 독자의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누가 옆에서 읽어주는 대로 듣기만 하면 된다.

마지막 한 가지는 꼭 주의해야 한다. 자칫 책을 다 읽고 나면 난 우리 나라 역사를 잘 안다고 누구에게든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TV도 없고, SNS는 물론 안 되고, 자동차도 없고, 외국에 나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게다가 여자들은 집 밖으로 마음대로 나다니지도 못하던 시대. 생각만 해도 어떻게 살았지 싶은 그 시대.

그러나 그때가 언제이든 그곳이 어디이든 인간은 함께 어울려 살면서 소통하고 정을 나누고 지혜와 지식을 모아 문화를 형성하고, 그것들은 촘촘한 씨줄과 날줄이 되어 거대한 역사를 만든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은 우리 역사의 주인공, 그러나 이름조차 남기지 못했던 민초들의 생활상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고리타분하고 교훈적인 얘기가 아닌, 역사시간에도 알려주지 않았고 역사책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흥미로운 얘기를 담아낸 만큼, 독자들은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책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 책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좀 더 낮은 곳에서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렸던 민초들의 희로애락 생활상을 알아가다 보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알게 되고, 인간의 존재가치와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깨우치게 된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역사’란 그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암기해야 하는 과목에 불과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바쁜 사회생활에 시달리다 보면 역사에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역사를 등진 대신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는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역사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앞으로 되풀이될 시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에 대해 깊이 알게 될수록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지, 앞으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선명해진다.

이 책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흥미와 재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주제로 일관하면서, 차근차근 옛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조명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쪽을 펼치든 역사는 수많은 사람의 삶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고, 현대의 삶 또한 관점과 시각이 좀 다를 뿐 과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역사의 표면과 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의 구성은 소제목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사전'이라고 붙인 의도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수백 개의 소제목은 생략하고, 크게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의식주·풍속

2장 종교·예술·교육

3장 과학·기술·천문·의학

4장 제도·법률

5장 경제생활

6장 정치·군사·외교

7장 궁중 생활

독자들을 위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책 마지막 부분에 '찾아보기'를 두었다.





우리 조상들은 5월에는 농사가 잘되기를, 10월에는 풍년에 감사하고 마을의 안녕을 빌기 위하여 마을 별로 고사를 지냈다. 고사를 지내고 나면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었는데, 여기에는 신이 먹었던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신의 기운을 받기 위한 바람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바로 ‘복덕방(福德房)’이었다. 그러므로 복덕방은 마을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인 것이다. 그러면 이렇듯 신성한 장소인 복덕방이 어떻게 해서 부동산 중개업소로 바뀌었을까?

복덕방에는 제사 음식을 받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여러 사람 이 모이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으며, 그런 중에 “누가 집을 내놓았다더라.” “누가 땅을 사고 싶어 한다더라.” 하면서 부동산 거래와 흥정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렇게 부동산 거래와 흥정이 이루어지면서 복덕방에서 부동산 중개를 하는 것이 하나의 풍속이 되어, 나중에는 복덕방이라는 용어 자체가 부동산 중개업소의 의미로 바뀌게 되었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된 복덕방」중에서





조선시대에 성균관 유생들은 권당(捲堂)을 통해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고자 했다. 권당이란 제 주장이 관철되지 않았을 때 시위하느라고 일제히 관을 물러나 던 일을 말한다. 성균관 유생들뿐 아니라 서당이나 승당, 사학(四學)에서 공부하 던 학생들도 권당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고자 했다.

단순히 교실을 비우는 권당 이외에 청맹(靑盲)권당과 호곡(號哭)권당도 있었다. 청맹권당은 수업을 받으면서 눈뜬장님처럼 행동하는 것이고, 호곡권당은 학생들이 궁궐 문 앞에서 함께 “아이고! 아이고!” 하면서 통곡하는 것이다.

유생들의 저항이 가장 거셌던 때는 중종 때였다. 개혁의 선봉인 조광조가 훈구파에 의해 쫓겨나자, 성균관 유생들은 상소문을 올려 조광조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중종이 이를 거절하자 궁궐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이를 말리는 군졸들과 충돌이 일어나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옛날 학생들의 시위」중에서





1940년 조선총독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과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라는 창씨개명을 실시했으나 일본의 의도와는 달리 6개월 동안 전체 가구수의 7퍼센트밖에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조선총독부는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자녀의 학교 입학 금지, 직장 취업 불가, 식량 배급 금지, 우편배달 금지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

이 같은 일본의 조치에 우리나라 가구의 80퍼센트가 창씨개명을 했다. 그러나 무조건 일본식으로 바꾼 게 아니라 어떻게든 바뀐 이름에도 자신의 성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하여 김씨는 ‘김본(金本)’이나 ‘김산(金山)’으로, 이씨는 ‘이가(李家)’로, 청주 한씨는 청주의 옛 이름인 ‘서원(西原)’ 으로 각각 성을 바꾸었다.

일본인들을 희롱하기 위해 성을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부모가 물려준 성을 바꾸는 자는 개새끼와 다름없다고 여겨 ‘개새끼’의 한자어인 ‘견자(犬子)’로 바꾸기도 했다.

일본인들은 누군가 그들의 왕을 지칭하는 ‘덴노(てんのう)’를 입 밖에 내면 하던 일도 멈추고 일어서서 부동자세를 취했다. 이 발음과 같은 한자를 찾은 것이다. 바로 ‘전농(田農)’이다. 이 사람의 성을 부를 때마다 일본인 관리들은 벌떡벌떡 일어나 부동자세를 취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전농’이라고 성을 바꾼 사람을 나무랄 수도 없었다. 일본인들은 자연환경과 관련해서 성을 지었고, ‘전농’이란 성 또한 밭농사를 지어 지은 성이기 때문이다.

속이 까맣게 탔을 일본인들을 생각하면 통쾌하기 이를 데 없다.

-「일제의 강요로 실시한 창씨개명에 항거하는 방법」중에서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 끌려갔던 여인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왔을 때 그들을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라는 뜻의 환향녀(還鄕女)라고 불렀다.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간 인원은 60만 명가량인데 이 중 50만 명이 여성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이 귀국하자 엄청난 사회문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적지에서 고생한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기는커녕 그들이 오랑캐들의 성노리개 노릇을 하다 왔다면서 몸을 더럽힌 계집이라고 손가락질했다. 병자호란 이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일본에 포로로 잡혀갔던 여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까스로 귀국한 환향녀들에게 남편들은 이혼을 요구했으나 선조와 인조는 이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인조는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대신 첩을 두는 것을 허용하여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했다.

환향녀가 이렇게 사회문제가 되자 인조는 청나라에서 돌아오는 여성들에게 “홍제원의 냇물(오늘날의 연신내)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면 그 죄를 묻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환향녀들의 정조를 거론하는 자는 엄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핍박은 그치지 않았다.

특히 환향녀의 남편들은 왕명 때문에 이혼은 못했지만 첩을 두고 죽을 때까지 돌아보지 않는다거나 갖은 핑계를 대서 스스로 나가도록 유도했고, 시집을 가지 않은 처녀들은 자결하거나 문중을 더럽혔다는 이유로 쫓겨나는 등 수많은 환향녀들이 죽을 때까지 수모를 겪었다.

-「환향녀가 화냥년으로」중에서





조선시대의 의료기관으로는 의료 행정과 의학 교육을 맡아보던 전의감, 서민들을 위한 병원인 동서대비원, 빈민 치료기관인 제생원, 약국인 혜민국이 있었다. 물론 이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원들은 모두 남자였다.

남녀의 구분이 엄격하던 때이니만큼 여자가 아플 경우에는 문제가 생겼다. 진맥할 때 환자의 팔목에 헝겊을 걸치거나 가는 실을 묶어 맥의 진동을 느끼는 것으로는 제대로 질병을 알아내기 어려웠다. 아예 남자 의원에게 치료받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태종은 창고나 궁사에 소속된 어린 여자아이 수십 명을 뽑아 침술과 진맥법을 가르쳐 의녀(醫女)로서 제생원에서 일하게 했다. 그런데 이들을 가르치는 의원들이 남자였기에 양반집 규수들은 아예 참여를 하지 않으니, 주로 중인이나 하층민 출신 중에서 뽑았다.





의녀 외에 또 다른 전문직 여성인 다모(茶母)도 있었다. 다모는 일반 관아에서 차와 술대접 등의 잡일을 맡아 하던 관비인데, 연산군 때부터 지배층들이 혼인을 하면서 사치에 따른 문제점이 일어나자 혼수품 조사를 담당하게 되었다.

오늘 날로 치면 경찰관의 임무가 부여된 것이다. 선조 22년(1589) ‘정여립 모반사건’이 일어났을 때 강견(姜?)의 무고로 최영경(崔永慶)을 그의 집 안방에서 체포한 것도 다모였다.

다모는 키가 152센티미터가 넘어야 했고, 막걸리 세 사발을 단숨에 마실 수 있어야 하며, 쌀 닷 말은 번쩍 들어 멜 정도로 힘이 세야 될 수 있었다. 안방에 대한 조사가 주된 임무인 다모는 포도청과 형조, 의금부 등에 소속되었다.

반역과 관련된 정보가 들어오면 다모는 치마 속에다 2척쯤 되는 쇠도리깨와 포승줄을 지니고 가서, 죄가 분명하다고 생각되면 아무리 고관의 집이라도 도리깨로 들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죄인을 묶어 의금부로 압송했다.

다모들이 실수로 도리깨를 잘못 휘둘러 사람을 죽이더라도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고 귀양 가는 정도의 가벼운 벌을 받았다고 한다.

-「조선의 전문직 여성인 의녀와 다모」중에서





저자 : 민병덕

중앙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이후 경기도 용인시 용동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으며 교감으로 재직했다.

1990년부터 한국사 관련 저술을 기획했으며, 역사 소설가 이재운 작가와 함께 한국사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다. MBC 문화방송과 EBS 교육방송 등에 출연, 역사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나요?》(1, 2), 《옛날에도 변호사가 있었나요》, 《이황-역사학자 33인이 추천한 역사 인물 동화 26》, 《이이-역사학자 33인이 추천한 역사 인물 동화 27》, 《박은식-역사학자 33인이 추천한 역사 인물 동화 40》,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오천년 우리 부자》, 《역사인물백과》, 《깨어나라, 고구려》, 《한국의 인물 시리즈》(7종), 《옛날에도 일요일이 있었나요?》, 《김만덕》, 《LTE 한국사》, 《LTE 세계사》, 《반역의 한국사》, 《밥상 위의 한국사》, 《꾸밈의 한국사》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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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양장) - 공감을 이끄는 성공학 바이블, 책 읽어드립니다
데일 카네기 지음, 강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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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비지니스에서 상대를 어떻게 설득시켜 내가 원하는 걸 받아내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추천하고 싶다.

비지니스 맨은 상대를 설득해 당장 이익을 실현시켜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 이 책이 매우 유용하다.

그렇다고 평소 우리의 삶에서의 평범한 인간관계를 제외하는 건 아니다. 나 역시 지금 비지니스 일선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 이 책에서 대화 기술이나 상대 설득 능력을 새롭게 배우고 싶은 게 아니라 대인 관계에 대한 영감을 얻고 싶어서 읽기로 했다.

어떻게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는가를 아는 것은 우리 삶에 거의 모든 면에서 꼭 필요한 대화 기술이고 접근 방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기꺼이 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성공학 측면에선 이 책은 이미 '바이블'로 불리워지고 있다.

케네디, 레이건, 부시, 오바마 등 미국의 대통령들과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코비가 곁에 두고 읽었으며, 워런 버핏은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책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이 책은 사람을 다루는 핵심 원리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젊어서 카네기를 모르면 아는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이 책은 한 세기를 지나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떤 책이 전 세계적으로 6000만 권 이상 판매되고 계속해 출판사, 판형, 편집을 달리하여 꾸준히 발간되고 있을까?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서양에서 성경처럼 읽는 책이다. 거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카네기의 조언은 탁상공론으로 나오는 정책처럼 허황된 것이 아니라 그 모두가 셀 수 없이 많은 사례들로부터 깨쳐 낸 실전이다. 또한 카네기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를 이용하고 짓밟는 수완을 말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직시한 데서 순수한 관심과 진심으로 화술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말하였다.

그럼으로써 상대는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기분 좋게 흔쾌히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어 주게 되는 것이다.

서로가 윈윈함으로 신뢰감이 쌓이고 돈독한 관계가 영구히 지속된다.

내가 그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자문하면 인간관계에서의 기교가 현저하게 늘어날 뿐 아니라, 원인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해결책에 집중하게 된다.

중복되는 사례에 대해 실험, 검증, 순환의 과정을 거쳐 명쾌한 원칙으로 기록한 것이 카네기 성공 철학의 핵심이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소위 처세술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성공한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전화기의 개설과 대공황이 있었다. 우선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중요한 사안이 문서로서 오고 갔으나,

10~20년 사이에 사람들이 전화기를 기하급수적으로 개설함으로써 의사 전달을 ‘말’로 하게 되었다.

실재의 사람을 대면하고서 이루어지는 말하기란 글쓰기와는 전연 달라서 사람들은 직위의 고하를 불문하고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곤란을 겪는 일이 많았다. 이때까지는 대화법이니 화술이니, 성공적인 인간관계 기술이니 하는 등의 자기 계발 분야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이었다. 두 번째는 1920년대 말의 경제공황이다. 대공황에 따른 실업 사태로 사람들은 생존에 대한 절박감을 안고 있었다.

이러한 때에 인간관계, 대화법, 의사 전달법, 리더십 등의 자기계발이라는 최초의 장르를 들고 나온 사람이 바로 데일 카네기였다.

그것도 고색창연한 상아탑 속 해결책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부딪혀 경험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반복 검증한 원리를 설파하였으니 사람들의 열광은 당연한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카네기는 자신의 강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들을 기회 외에 직접 말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감을 채우고 자신의 단점을 극복해 내도록 도왔다. 그랬으니 한 번 강연회에 2천, 3천의 관중들이 몰린 것이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 책은 당시 강연회의 최종 집합체이다.





크롤리는 결국 체포되었고 뉴욕 경찰국장인 멀루니는 쌍권총 크롤리가 뉴욕 범죄 사상 가장 흉악하고 위험한 자였으며 아주 하찮은 동기만으로 능히 사람을 죽이던 악한이라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쌍권총 크롤리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총격전이 벌어졌을 때 크롤리가 자신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쓴 유서에 나와 있다.

총상에서 흘러내린 피로 흠뻑 젖어 있는 유서의 한 구절이 그의 심정을 명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나의 육신 속에는 삶에 지친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온화하고 다정하다. 또한 어느 누구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 p.17, 「꿀을 얻으려면 벌통을 걷어차지 말라」 중에서

이튿날 오후 나는 그 사장을 다시 찾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의 아들을 위해서 우표를 가지고 왔노라고 말했다.

물론 대환영이었다. 설사 대통령이 그의 사무실에 찾아왔다고 해도 나를 맞이했던 것처럼 그렇게 친절하게 맞아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장은 우표를 한 장씩 살펴보며 자기 아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좋아했다. 사장과 나는 그로부터 30분 동안 우표에 관한 얘기를 했으며 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후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사장은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자기가 알고 있는 해당 회사의 정보를 상세하게 들려주었다.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부하 직원을 불러 물어보기도 했으며, 다른 곳으로 전화를 걸어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나는 그에게 조그마한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신문기자의 표현대로, 이른바 특종을 낚은 셈이 된 것이다.

- p.89, 「순수한 관심을 보인다」 중에서





“언제나 모가 나지 않도록 피하라!”

가몬드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그가 나에게 가르쳐 준 이 교훈은 아직도 내 가슴에 살아 있다. 그리고 나는 상습적인 언쟁꾼이었기 때문에 이 말은 나에게 참으로 중요한 교훈이 되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형이나 주위 사람들과 지칠 때까지 논쟁을 하기 좋아했으며 대학에 들어간 후로는 본격적으로 논리학과 변론을 공부했다.

그 후 나는 뉴욕에서 토론과 논법에 관한 강의도 했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토론에 관한 책을 저술하려고 마음먹기도 했다. 그때부터 나는 수많은 논쟁에 대한 자료를 구했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직접 실험도 하며 그 효과를 관찰하기도 했다.그 결과, 나는 논쟁에 있어서의 최고의 유일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 p.159, 「논쟁은 피한다」 중에서

“우리는 지금 파멸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조차도 우리를 저버린 것같이 생각됩니다. 나는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도 찾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링컨은 이 유명한 편지를 만들게 한 암담한 슬픔과 혼란의 시기를 말하고 있다. 국가 운명이 장군들의 행동 여하에 달려 있을 때, 링컨이 들떠 있는 장군들을 바로잡기 위하여 어떤 방법을 썼는가를 더듬어 보기 위하여 여기에 그 편지를 수록한다.

아마도 이 편지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 재임 시에 쓴 것들 가운데 가장 날카로운 내용일 것이다. 특히 후커 장군에게 그의 중대한 과오를 책망하기에 앞서, 칭찬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그 과오야말로 참으로 중대한 것이었으나 링컨은 이것을 과오라고 부르지 않았다. 링컨은 더 신중하고 더욱 외교적이었다. 그는 이렇게 썼다.

‘본인이 장군에 대하여 충분히 만족스럽게 책임질 수 없는 몇 가지 일이 있습니다.’

- p.273, 「장점을 먼저 말한다」 중에서





‘기적적인 효과를 거두는 편지’

정말 과장된 문구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소개하는 편지는 기적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 편지는 전에는 회사의 판매 부장이었고, 현재는 전 미국 광고업 협회의 회장이며, 또한 콜게이트 팜오일 피트 회사의 선전부장으로 있는 켄 R. 다이크 씨가 쓴 것이다.

그의 경험에 의하면 업태 조사의 앙케트에 대한 회신률은 5내지 8퍼센트가 고작이고, 20퍼센트만 되도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소개할 이 편지에는 42.5퍼센트의 회답이 왔다고 한다. 결국 기적이라 할 수 있는 2배 이상의 효과를 얻은 셈이다.그 비결에 대해 다이크 씨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 편지를 쓴 것은 카네기 씨의 강좌에 출석한 직후의 일입니다. 나는 그 동안의 방침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강좌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가 기존의 5백에서 8백퍼센트가 넘는 회신의 증가로 나타났습니다.”

- p.334, 「부록1 기적적인 효과를 거두는 편지」 중에서

자기를 아름답게 보이려는 여성의 노력을 남성들은 칭찬해야 한다. 여성은 복장에 놀라울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것에 대하여 모든 남성은 너무나 무관심하다. 가령 한 쌍의 남녀가 길 모퉁이에서 다른 한 쌍과 마주쳤다고 하자.

여성의 경우는 좀처럼 남성을 보지 안는다. 상대 여성의 옷차림에 우선 눈이 간다.

우리 할머니는 지난 해에 98세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직전 30년 전에 찍은 자신의 사진을 보여드리자 희미해진 눈으로, “나는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라고 물으셨다.

100세가 다 된 할머니가 임종 직전에 30년 전 자기의 복장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나는 깊은 감명을 받으며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남성은 5년 전에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이나 속옷을 생각해낼 수가 없으며, 또 생각해내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여성은 그렇지 않다. 남성들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

- p.356, 「부록2 가정을 행복하게 하는 특별한 방법」 중에서





데일 카네기

1888년 미국 미주리주에서 태어나 워렌스버그 주립대학을 졸업한 후 교사·세일즈맨 등으로 일하며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1912년 뉴욕 YMCA에서 대화 및 연설 기술을 강연하면서 이름이 점차 알려지게 되었다.

사례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의 강의는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한 실질적 기술들을 제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의 강연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성취를 나누는 나눔의 장이 되었다. 이어서 그는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해 인간 경영과 자기 계발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겼다. 처세, 자기 관리, 화술, 리더십 등에 대한 그의 가르침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1936년에 출간된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전 세계적으로 6,000만 부나 판매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카네기 최고의 장점은 바로 단순, 명료함에 있다. 많은 문제에 단순하지만 진리가 되는 철학들을 제시,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우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과 도움을 주었다.

카네기의 책들은 핵심을 찌르는 원칙들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펴낸 책 중에서도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 삼부작은 불후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처음 출간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부 이상 판매된 최고의 인간관계 바이블이다.

『성공대화론』은 대중 앞에서 자신 있고 설득력 있게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그는 이 책을 통해 ‘효과적으로 말하는 빠르고 쉬운 방법’을 알려주었고 세계로 번역되어 사랑받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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