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지 못했던 시간들
마이클 하이엇.대니얼 하카비 지음, 이지은 옮김 / 글로벌브릿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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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를 돌보지 못했던 시간들』이란 표제어를 갖고 있지만 원제 'Living Forward: A Proven Plan to Stop Drifting and Get the Life you Want'에서 보여주듯이 앞으로의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자기계발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가꾸어 나갈지에 대한 조언을 학교 다닐 때 이미 받는다. 대략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우리의 중·고등학교 시절에 해당한다. 이때 학교의 선생님들로부터 '인생관'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을 듣는다. 물론 결정은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하고, 자신의 환경이나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없이 듣고 알았던 '장래 희망'을 염두에 둔다. 그러나 구체적 인생관이나 삶의 방향 등에 대한 계획은 세우지 못한다. 대학이라는 눈앞의 문제가 닥쳤고 거기에 따라서 또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질문해도 같은 대답을 듣기 일쑤다. "당장 대학에 들어가서 구체적 계획을 세워도 된다"이다. 아마 우리나라 학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고 또 비슷하게 문제를 안고 상급학교에 진학할 것이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대학을 들어가지 않고 자신의 꿈과 희망대로 삶을 살기로 한다면 앞길이 훨씬 암담하고 멀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 때문이다. 대학을 포기하고는 구체적 인생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선진국에 비해 대학 진학률이 높고 최근에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대학의 정원이 많아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원하는 경우 어떤 대학이든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대학의 수용 능력이 커졌다. 그러나 출산율 저조와 인기 있는 일부 예체능계가 굳이 국내 대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부 대학은 정원을 못 채워 폐쇄될 정도이니, 이는 사회·교육 시스템이 잘못된 것 아닌가? 이 책은 저자처럼 선진국 전문가가 선진국 사람들을 위해 쓴 인생 계획서가 아니다. 일생을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향과 계획에 관한 책이다. 또 인생관을 세우는 청소년들도 물론 포함되지만 인생을 절반 이상 산 중년들이 읽어도 훌륭한 인생 지침서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 책이다.

 


 

대부분 우리들은 목적과 의도, 기쁨과 만족으로 가득 찬 삶을 영위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생의 많은 장애물들이 우리의 꿈을 가로막는다. 우리가 꿈꾸는 5년 후, 50년 후의 삶에 어떻게 하면 도달할 수 있을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누구나 선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사회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신분제가 없어진 지 100년 이상 수백 년이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무 다양해 선택이 혼란스럽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생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노력하며 치열하게 산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살 사회적 여건은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기회는 언제든지 어떤 곳이나 열려 있는 사회다. 그러나 계획을 세우고 노력을 하는 사람과 계획 없이 그냥 열심히 사는 것과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이 책이 쓰여진 이유이다.

이 책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사람은 '인생 계획서'를 다시(혹은 새롭게)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산다는 것이 훨씬 목표에 가깝게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지금 위치가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면 나이에 상관 없이 이 책을 들춰보고 책이 조언하는 대로 실현한다면 더 나은 미래로 갈 수 있다는 확신을 독자들에게 준다. 이 책은 마이클 하이엇(Michael Hyatt), 대니얼 하카비(Daniel Harkavy)의 공동 저서다. 하이엇은 세계적인 출판기업 토머스 넬슨(Thomas Nelson, Inc.)의 CEO를 지냈고, 가장 영향력 있는 파워 블로거,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기계발 강연자이다. 또 하카비는 성공, 실적, 수익률, 성취 등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한 비즈니스 리더들을 25년 넘게 코칭해 온 세계적인 코칭 리더십 전문가이다. 두 저자는 책을 쓰기 전에 만남을 통해 "인생 계획은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원하는 삶-경제적 영역, 인간관계 영역, 신체적 영역 및 영적 영역-을 성취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제하며 "나이와 상관 없이 누구나 자기 삶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으며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집필 의지를 밝혔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그 각성을 할 때가 "적기"라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때로 삶의 방향을 잃는다. 올바른 방향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길에서 벗어나 해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다시 바른길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자조적인 말을 할 때도 있다. "이번 생은 틀렸어. 하고 싶은 일은 다음 생에서나 가능하겠지..." 참혹할 정도로 자조적인 목소리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한 면을 보는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인생 계획을 세워 묵묵히 나아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저자들은 강조한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펼쳐볼 것을 미리 읽은 독자로서 권유한다. 독자들이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삶에서 진정으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감각을 키워줄 것이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즉 삶의 모든 영역에서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저자들은 독자들의 결정이 내려진 순간부터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힘이 스스로에게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후부터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훨씬 진취적이고, 계획적이고, 유익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다.

이 책은 3부(部) 10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당신의 욕구를 이해하라〉에서는 '현실을 점검하고 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하기 위"한 지침을 설명한다. 1장 「표류를 인정하라」, 2장 「인생 계획서란 무엇인가」, 3장 「인생 계획서가 주는 혜택」에 대한 설명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한 번만 죽 읽어도 이해하기 쉽고 머리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간결한 문장을 사용해 독자들의 기억력을 돕는다. 2부 〈인생 계획서를 만들어라〉에는 4장 「인생의 끝을 설계하라」, 5장 「우선순위를 정하라」, 6장 「인생의 경로를 그려라」, 7장 「온전히 하루를 바쳐라」를 포함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생 계획서'는 '단 하루에 완성하는 균형 있는 삶과 일을 위한 플랜'이라고 설명한다. 3부 〈계획을 실현하라〉에는 8장 「계획을 실행하라」, 9장 「계획에 숨을 불어넣어라」, 10장 「놀라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라」를 아우르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인생 계획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 언급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의 목적지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앞서 잠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조언을 해주고, 실천하며 훨씬 나은 곳으로 가는 길을 자세하게 안내하는 삶의 지침서이다. 만약 독자들이 일에 있어서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사생활의 중요성도 무시하고 싶지 않다면, 만약 경제적인 성공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만약 최근에 비극적인 사건을 겪고 갑자기 인생이 짧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만약 이러한 경우들 중 어느 하나에라도 해당한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해 쓰여졌다고 보면 된다.

저자들은 우리가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인생 계획서'에 대해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세울 수 있도록 명료하면서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경험과 제각각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 계획서를 사례로 들어 구체적으로 방법을 제안한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방법을 충분히 활용하여 인생 계획을 세운다면 분명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에 따라 이 책을 읽는 것은 인생의 변혁, 즉 목적과 의도가 이끄는 삶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 단계적이며 단순한 원칙을 지킨다면, 독자들은 표류를 멈추고, 목표가 분명한 인생 계획서를 설계하고, 목적지로 통하는 경로를 그리게 될 것이다. 저자들은 '인생 계획서'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작성할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실천할 것인지를 1~3부로 나누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쉽게 표현하면 생각부터 실천, 그리고 목표 달성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 『나를 돌보지 못했던 시간들』의 집필은 마이클 하이엇이 대니얼 하카비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이엇은 밝힌다. 이때 대니얼의 답변은 "인생 계획서를 만든다고 해서 삶의 역경이나 예기치 못한 방향의 전환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인생 계획서는 당신이 보다 적극적인 삶의 참여자가 될 수 있게 도와주고 미래를 계획적으로 꾸려갈 수 있게 해주죠."이었다. 저자 하이엇은 이 답변에 대해 책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가 옳았다. 인생 계획서를 만들고, 정기적으로 그것을 검토하고, 필요할 때 갱신하는 일련의 경험은 우리 둘 모두를 바꾸어 놓았다. 가족, 친구, 경력, 관심사와 같은 영역들이 균형을 이루며 발전했다."(p.21~22)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계획을 세우기까지 저자들은 다른 자기계발서들이 흔히 인용하는 '인정-생각-행동-습관-변화-삶에 적용'에 이르는 행동을 함께하기를 권장한다. 직접 인용은 아니지만 '이해-계획-작성-실천-점검-변화'의 과정이 살펴보면 쉽에 파악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독자라면,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저자들은 '1부의 의미와 이해' 과정에서 대체로 여섯 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책에서는 각 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독자가 임의로 괄호번호를 붙인다.

① 표류를 인정하라-당신의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표류 중인 당신의 현재 상황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인생 계획은 시작한다.

② 인생의 끝에서부터 시작하라-당신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당신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어떻게 기억될지, 강렬한 ‘추도사’를 직접 써보라. 그러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될 것이다. 또한 당신이 원하는 대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은 긍정적인 변화를 자극하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

③ 우선순위를 정하라-당신의 인생 계정에서 1순위는 무엇인가? 가족, 직장 동료, 일, 돈… 선택의 매순간 우선순위가 명확하다면 흔들림 없이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선택할 수 있다. 마이클과 대니얼은 당신이 다양한 ‘삶의 계정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돕는다. 이를 위해 인생 평가 프로필이라는 평가 도구를 소개한다. 이 도구를 통해 당신은 인생의 주요 영역 아홉 가지에 각각 얼마만큼의 열정을 쏟았고 얼마만큼 진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④ 인생의 경로를 그려라-우선순위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각각의 계정을 위한 ‘실행 계획서’를 세울 차례다. 목적지를 분명히 밝히는 것은 인생 계획서를 세울 때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목표(약속)를 구체화하고 점진적인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목적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방법, 당신이 구상한 미래를 묘사하는 방법, 당신이 현재 처한 현실을 나타내는 방법, 구체적인 약속들을 세우는 방법을 보여준다.

 


 

⑤ 인생 계획의 날을 준비하라-우리는 ‘하지만’을 연발하며 인생 계획 세우기를 주저한다. 인생 계획서를 세우는 날만큼 당신의 일생에서 중요한 날은 없다. 당신 인생의 모든 면을 검토하고 싶다면 그것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온전한 하루를 준비하라.

⑥ 계획을 실현하라-인생 계획 세우기라는 큰 산을 넘었다면, 이제 실행에 옮길 차례이다. 실행 없는 계획은 환상에 불과하다. 아마도 당신은 또 ‘바쁘다’는 핑계를 댈 것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즉시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마이클과 대니얼은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필요한 물리적 토대를 만드는 세 가지 전략을 당신에게 전수한다. 그리고 인생 계획서에 숨을 불어넣어주기 위한 검토 방안도 제시한다.

 

저자 : 마이클 하이엇(Michael Hyatt)

 

저자 마이클 하이엇은 세계적인 출판기업 토머스 넬슨(Thomas Nelson, Inc.)의 CEO를 지냈으며, 가장 영향력 있는 파워 블로거, 베스트셀러 작가, 자기계발 강연자이다. 출간하는 책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매년 그의 책은 가장 기다려지는 자기계발서로 꼽힌다. 블로그는 구글 순위에서 상위 0.5%에 속하며, 월 방문자 수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200개가 넘는 나라에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매월 30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하는 팟캐스트 ‘This is Your Life’와 ABC, NBC, CNN, CBS 등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풍족한 인생을 위한 ‘라이프 플랜’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 : 대니얼 하카비(Daniel Harkavy)

 

저자 대니얼 하카비 Daniel Harkavy 는 성공, 실적, 수익률, 성취 등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한 비즈니스 리더들을 25년 넘게 코칭해 온 세계적인 코칭 리더십 전문가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한 코칭리더십회사 ‘빌딩 챔피언스’의 CEO이자 임원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뱅크오브아메리카’ ‘칙필레’ ‘메트라이프’ ‘화이자’ ‘카네기 연구소’ ‘JP 모건 체이스’ 등 세계적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탁월한 인생 계획 전략을 제시해왔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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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 - 다수 지배와 소수 보호의 균형을 위한 정치제도 설계 정치연구총서 1
문우진 지음 / 버니온더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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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대의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는 표제어에서 드러내는 것처럼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정치, 그중에서도 한국 정치제도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산업화의 급속한 달성으로 경제적으로 양극화(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세대 간 선호의 차이가 분명해지는 갈등 요소가 잠재되어 있다. 이는 한국 국민들의 이질성을 증가시키는 데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를 겪는 한국 사회에서 정치제도 설계는 '합의제'적인 요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이 책 『대의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는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 제도와 선거 제도, 대통령로서의 대통령의 권한, 사법부의 독립 등 삼권분립을 명시하면서도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큰 채로 35년 간 유지되어 현행 헌법의 개선점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명확한 분석과 문제점, 대안으로 나눠 저자 문우진은 제시한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와 투쟁에 의해 당시 군부독재 시대의 종말과 대통령 직선제가 쟁점이고 가장 필요한 현안이었기에 '직선제'라는 시대적 요구를 따라 당시 여당인 민정당과 야당의 토론과 합의로 학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가장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던 '대통령 직선제'라는 첨예한 문제(개헌 전 당시에는 대통령 간선제였다)가 '블랙홀'이었다. 모든 삼권분립이 잘 이루어지기 위한 부각된 다른 문제는 묻히거나 유예될 정도로 대통령 직선제는 전 국민의 뜻이었다. 이로 인해 몇몇 부각된 문제점은 당연히 직선제라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갔다. 이후 민주주의가 발전되면서 당시 묻혔던 정치제도 중 선거제와 삼권분립 관련 미비했던 점 등에 대한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등장했고, 때에 따라 일부 개선된 선거제도로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개선안은 완벽하지 못했다. 개선 전과 비슷한 결과로 나타나는 등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저자 문우진은 민주주의 이론, 여론 및 선거 이론, 정치제도와 헌법 설계 등 정치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론적인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어느 때보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정치의 가능성을 믿으며 연구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고려대학교 정치연구소가 기획한 〈정치연구총서〉 첫 번째 책이다.

모두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에서는 「정치와 민주주의」, 2장에서는 「정치제도의 작동원리」, 3장에서는 「한국의 정치제도」를 기술하고 있다. 1장 정치와 민주주의에서는 정치의 정의를 시작으로 정치와 경제의 차이, 정치와 민주주의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2장 정치제도의 작동원리에서는 정치제도의 설계, 정치제도의 거부권 행사자를 살펴본다. 3장 한국의 정치제도에서는 선거제도, 정당체제, 행정부와 입법부의 관계, 대통령 권한 등을 알아보고, 정부 유형, 의회의 권력 분산과 입법 규칙, 사법의 독립성, 중앙과 지방정부 관계, 중앙은행 독립성을 설명한다.

 


 

인구의 증가로 직접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제시된 '대의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무엇이며, 한국 정치제도의 특징을 살펴보는 이 책은 정치가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닌, 일상의 가까운 존재이자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정치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상생활과 무관하며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는 우리와 무관한 것이 아니며, 나쁜 것도 아니다라는 게 저자가 이 책을 쓴 첫 번째 이유이다. 정치는 정치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며, 정치와 무관한 삶은 한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정치는 집합적인 의사결정이며, 집합적 의사결정에는 권력이 개입된다. 권력이란 다른 사람이 원하지 않아도 따르도록 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집합적인 결정이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그 결정에 ‘권위’를 부여한다. 또한, 이 결정은 필연적으로 다수와 소수로 나눈다. 이러한 정치는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삶에 매 순간 영향을 미치며, 우리의 일상은 다양한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

이 책 『대의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는 표제어에서 드러내는 것처럼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정치, 그중에서도 한국 정치제도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산업화의 급속한 달성으로 경제적으로 양극화(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세대 간 선호의 차이가 분명해지는 갈등 요소가 잠재되어 있다. 이는 한국 국민들의 이질성을 증가시키는 데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를 겪는 한국 사회에서 정치제도 설계는 '합의제'적인 요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한국 정치제도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방향이 무엇일지 살펴보자는 취지로 저자가 기존 연구와 저서 등을 통해 주장한 이론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저자는 한국 정치 제도을 이해하고 올바른 개선 방향을 위해 끊임없이 책과 강의를 통해 주장해왔다는 반증이다. 저자는 책의 〈들어가는 말〉을 통해 아렌트 레이파트 교수와 조지 체벨리스 교수의 이론적 모형을 통해 정치제도의 작동원리를 이론적으로 설명한 책을 살폈다. 레이파트 교수는 1984년 『민주주의』라는 저서에서 대의민주주의를 "다수제 모형"과 "합의제 모형"으로 분류하고 21개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제도를 비교했다. 또 레이파트 교수는 1999년에 『민주주의의 유형』이라는 저서에 36개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제도를 다수제-합의제 사이의 연속성상에서 측정하고 다수제 모형에 비해 합의제 모형이 더 나은 민주주의를 산출한다는 경험분석 결과를 제시했다."고 전제한다.

이후 체벨리스 교수는 2002년 출간한 저서 『거부권 행사자』에서 정치제도들이 제도적 거부권 행사자와 정파적 거부권 행사자의 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거부권 행사자의 수와 양극단에 있는 거부권 행사자의 입장 차이는 입법 효율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부권 행사자 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거부권 행사자들의 수와 입장 차이가 증가할수록 기존 정책의 안정성이 증가하고 입법효율성이 저하된다. 입법효율성이 저하되면 입법부를 통한 사회갈등 해소가 어렵기 때문에 정치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부권 행사자의 수가 증가하면 입법적 교착과 정치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다는 체벨리스 교수의 주장과 다수의 거부권 행사자를 가진 합의제 정치제도가 민주주의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레이파트 교수의 주장은 서로 조응하기 어렵다. 모순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떤 민주주의 제도가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산출할까?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내놓을 답안지다.

 

 

1장에서 저자는 「정치의 정의」에 대해 말한다. 책에 따르면 정치는 집합적인 의사결정이다.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하는 모든 결정은 집합적인 의사결정이다. 집합적 의사결정이 왜 정치적인 행위인가? 집합적 의사결정에는 권력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권력이란 다른 사람이 원하지 않아도 따르도록 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집합적인 다수결정이 다수결이나, 가위바위보, 또는 사다리와 같은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그 결정에 "권위"를 부여한다. 결정에 권위를 부여한다는 의미는 내가 원치 않는 결정이 만들어져도 이를 존중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내가 원치 않는 결정에 승복하는 이유는 의사결정 방식이 공정하다고 믿거나, 지금 내가 원하지 않는 결정이 내려져도 다음에는 내가 원하는 결정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집합적 의사결정은 필연적으로 다수와 소수를 나눈다. 소수는 다수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따라야 한다. 이처럼 원치 않는 결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치러야 하는 비용을 "순응비용"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순응비용을 피하기 위해 다수에 속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다수에 속하면 권력을 얻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권력을 얻으려는 이유는 권력을 통해 사회의 "희소한 가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희소한 가치란 부와 명예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얻기를 원하나 무한하게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다.

부를 얻는 과정은 경제와 정치에서 다르게 이루어진다. 경제에서는 우리의 경제활동에 따라서 부가 변하게 된다. 우리가 일을 더 하거나 소비를 덜 하면 부는 축적된다. 정치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에 매 순간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임금은 조세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내고 받는 이자는 금융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받는 의료 혜택의 질과 가격은 교육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삶에서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영역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떤 정당의 정책이 다른 정당의 정책에 비해 나에게 얼마만큼의 이익을 더 발생시키는가를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

 


 

2장 「정치제도의 작동원리」는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원리와 작동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좀 더 분석적이고, 더 과학적 통계에 의한 이론의 증명이다. 가장 어렵게 산출되는 선거제도의 이점과 단점, 그 결과의 예상 등에서 경험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시도한 선거 개혁이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들은 모두 대의민주주의 형식이다. 인구가 너무 많아 직접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려움보다는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정당 정치"가 가능하다. 이 정당들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고 선거를 통해 "대리인"으로 뽑힌다. 같은 뜻을 가진 대리인(의원)들이 모여 국회에서 다수결이나 각종 투표 방법으로 의사 결정을 이루어낸다. 물론 정책적 법안을 만들고 이에 대해서도 심의하고 의결한다. 그래서 국민의 뜻을 대신해 나온 대리인들은 국회에서 활동하며 국민의 뜻과 의사를 대신한다. 그러나 이들을 뽑는 선거 제도가 민주적이고 공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의사는 왜곡되거나 정반대의 결정을 날 수도 있다. 이들을 선거로 뽑아 정확하게 활동할 것을 다음 선거에 반영하겠다는 것이 "의원 선거"이다.

이 선거 제도는 늘 민주적이고 공평하지도 않으며, 가끔은 부정도 끼어든다. 완벽한 선거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연구해 놓은 선거 개혁안은 오랜 시간을 걸려 합의로 이루어 내놓고 선거를 치른 결과는 개혁 전과 다름이 없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정당 정치의 맹점일 수 있다. 다당제 의회의 경우 한 정당이 의회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반대로 양당제는 "합의"가 어려워 싸움만 할 뿐 정작 올바른 정책을 결정할 합의에 이르는 길이 멀고 험하다. 심지어는 폭력을 써서 막기도 하고, 한편에서 강행하기도 한다. 서로 필사적인 데서는 다툼만 커질 뿐 좋은 정책을 빨리 추진하려는 의지는 실종되고 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다당제와 양당제 모두를 실시한 적이 있다. 어떤 제도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왜 그럴까? 대의민주주의 선거제도의 한계점을 드러낸 것인가?

?


 

저자는 우리 「한국의 정치제도」를 3장에서 다룬다. 집필 취지와 책 출간의 목적이 모두 이 3장에 집약돼 있다고 독자들은 생각하면 된다. 3장에서는 〈선거제도〉, 〈정당체제〉, 〈행정부-입법부 관계〉, 〈대통령 권한〉, 〈정부 유형〉, 〈의회의 권력 분산과 입법규칙〉, 〈사법부 독립〉, 〈중앙-지방정부 관계〉, 〈중앙은행 독립성〉, 〈한국 정치제도의 종합적 평가〉로 세부 항목을 나누었다. 모두 대한민국 정치에서 문제되었고, 현재에도 쟁점이 되는 부분들의 총합이 여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선거제도의 경우 한국은 13대 총선부터 16대 총선까지 1인 1표 병렬형 선거제도를 채택했다. 이 제도는 소선거구의 결과를 기준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했다. 13대와 14대 총선부터는 지역구 선거에서 각 정당이 얻는 의석을 기준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했다. 지역구에서는 큰 정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므로 의석을 얻지 못한 군소정당 후보가 얻은 표는 사표가 된다. 따라서 비례대표 의석을 득표울로 배분할 때보다 의석율로 배분하면 큰 정당에 유리하다. 뿐만 아니라, 13대 종선에서는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다수당에 전국구 의석의 절반을 배분했다.

15대 총선부터는 의석율 대신 득표율을 기준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해서 불비례성을 개선하려 했다. 그러나 새로운 선거제도는 유권자가 지역구에서 후보에게 1표를 행사하고, 각 정당 후보들이 얻은 표를 합산해서 정당 득표을율 계산했다. 이러한 방식은 군소정당에 불리하게 작동한다. 지역구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작은 정당에 행사할 표를 큰 정당에 대신 행사한다. 이러한 전략적 투표 심리 때문에 새로운 선거제도는 여전히 작은 정당에 불리하게 작동했다. 따라서 지역구 후보의 득표를 합산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의석 배분 방식은 의석율을 기준으로 배분하는 방식에 비해 군소정당에 크게 더 유리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17대 총선부터는 1인 2표 병립형 선거제도를 채택했다. 이 제도에서 유권자들은 1표를 지역구 후보에 행사하고 1표는 정당에 행사한다. 군소정당의 의석 확보 가능성을 증진시켰다. 그러나 15대 총선 이후 비례대표 의석이 전체 의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를 넘기지 못했다. 17대 총선에서 18.7%를 차지하던 비례대표 %까지 줄어들었다.(p.90 표 참조)

 


 

한국 대통령은 법률적 효력을 가지는 다양한 입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헌법은 권위주의 시대에 남용되었던 행정명령의 행사를 제한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항들을 마련했다. 헌법 제75조에 의하면,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만 행정명령을 발할 수 있다(헌법 제75조). 헌법 제76조 제1항에서 대통령은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한다. 헌법 제76조 제2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 상태에 있어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가 불가능한 때에 한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헌법 제76조 제3항과 제4항에 의하면, “대통령은 제1항과 제2항의 처분 또는 명령을 한 때에는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하여 그 승인을 얻어야” 하며, “제3항의 승인을 얻지 못한 때에는 그 처분 또는 명령은 그때부터 효력을 상실한다”라고 한다. 이처럼 제한적인 행정명령 발동 권한은 슈거트와 케리(Shugart and Carey 1992) 지표의 1점에 해당된다.(pp.103~104)

 

저자 : 문우진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 정치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 겸 강사로 2년간 재직한 뒤,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 분야는 민주주의 이론, 여론 및 선거 이론, 정치제도와 헌법 설계다.

British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Party Politics, Electoral Studies, Journal of East Asian Studies 등 해외 저널에 논문을 발표했다. The New Dynamics of Democracy in South Korea(2021)에 한국에서의 행정부-입법부 관계와 입법 생산에 대한 논문을, 그리고 The Oxford Handbook of South Korean Politics(2023)에 선거제도와 선거 경쟁에 대한 논문을 저술했다. 『한국정치학회보』를 포함한 국내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민주주의 학술상을 수상한 『한국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2018)에서 한국 정치의 병리적인 문제에 대한 원인을 진단했고, 『누가 누구를 대표할 것인가』(2022)에서는 병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해법을 제시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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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인, 중국상인, 일본상인
이영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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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한국, 중국, 일본. 삼국 상인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전혀 다르다. 그들의 공략법은 지피지기다. 그리고 속설에 의존하지 말고 신뢰 쌓기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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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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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업가와 상인을 구분해서 쓴다. 사업가는 영어의 'businessman'의 번역으로 생각하고, 상인은 소규모 시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인식한다. 규모로 본다면 무역 등 큰 사업체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사업가이고, 시장 등 소규모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상인으로 생각하는 것일 터다. 독자는 이런 구분은 과거 우리의 상인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본다. 조선시대까지도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가장 '천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냉대했다. 깊은 유교 의식이 상거래를 하는 사람은 돈을 만지는 사람이라고 해 천한 일을 하는 천민과 같다고 생각한 것일까? 18세기 들어 큰 상인들은 부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들은 부를 쌓아 벼슬도 사고, 양반처럼 큰 집도 짓고 양반 행세를 하며 지낼 수 있게 되면서 상인에 대한 의식이 조금씩 변해 왔을 것은 누구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엄격한 신분 제도가 유지되는 곳에서는 서양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귀족 계급은 돈에 대한 개념은 동양에 비해 다소 앞섰다고 할 수 있지만 돈을 직접 만지는 일은 귀족들이 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돈과 돈을 다루는 일을 중시하게 된 것은 그들이 쌓는 부가 나라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다. 무역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기 시작할 무렵부터라고 보면 동서양 모두 비슷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독자가 경제를 애써 회피한 것은 옛날 의식을 그대로 가진 것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란 막연한 불평도 해본다. 돈이 귀중한 것이라는 개념을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가르치거나 앞세우지 않았다. 당연히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가서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것을 공부한 사람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 때문인지 대학에서 '경영학'을 왜 배우고 가르치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에는 문외한인 사람이 되었다. 경영학이란 개념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돈을 벌고 돈을 만지는 사람들이 가는 공부라고 인식했었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가 '산업화'와 '민주화'가 함께하기 어려웠던 것은 서로에 대한 비하 때문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자본주의라는 말도 사실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공산주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했을 뿐 교과서에서는 구체적으로 가르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공산주의는 소련과 중공, 북한 등이 채택한 공산주의 독재를 의미하는 말로, 자본주의는 시장의 원칙에 따라 경제 행위가 이루어지는 극히 자연스러운 자유주의 및 민주주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로만 배우고 알았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자본주의의 실체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사회 진출해 두 개념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자 인생관과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공산주의도 불합리한 사회·경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세워진 이론이라는 것도 그때서야 알았다. 공산주의 체제보다 더 나쁜 것은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의 '독재'였다. 이 때문에 정권과 정부에 반대 입장을 하는 사람은 '공산주의자'로 몰리는 이유도 이해하게 됐다. 그러나 이 사실을 채 깨닫기도 전에 공산주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구 소련 체제가 무너졌다. 칼 마르크스가 세운 이론에 의해 레닌이 이른바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일으켜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리고 공산주의 연방으로 확대시킨 것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세상을 다시 나누는 갈등의 시작점이 된 것도 스탈린의 엄혹한 공산주의 정책 때문 아니었을까.

이 책 『한국상인, 중국상인, 일본상인』을 읽기 전부터 독자의 경제 관념이 무지함을 미리 고백하느라 말이 길어졌지만 돈을 '최고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독자의 가치관은 변함이 없다. 돈이 세상을 바꿨다는 말도 아직은 인정하지 않는다. 옛날에 '돈'을 설명할 때 선생님들도 돈을 중시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돈으로 세상 모든 일을 할 수도 있고, 또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돈이라는 생각에 반론을 펴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돼 계산되니 돈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 것은 사실이다. 예전 상인들이 나라를 부흥시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등장하는 상인은 유대인과 중국 상인이었다. 유대인들이 거부들이 많고 중국인들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물건을 팔 수 있는 상술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을 본보기로 삼은 것으로 안다. 사실 네덜란드도 해상 무역으로 나라를 부국으로 일으켰다고 들었다. 그들의 상술도 대단했다고만 말로만 들었을 뿐이다.

 


 

이 책 『한국상인, 중국상인, 일본상인』은 한중일 비즈니스 전략부터 상인들의 가치관과 상술 방식 등 치열한 무역 경쟁에서 살아남는 생존전략이 담겼다. 중국과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사업가들이 갖는 질문에 대한 이해 즉, 비즈니스 방법보다 삼국 상인들이 이익을 위해 어떤 속임수 전략을 쓰는지, 어떻게 착한 기업을 위험에 빠뜨리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그렇다고 한중일 상인들의 상술을 가르쳐주기 위해 쓰인 책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역이나 사업을 중국이나 일본과 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그들의 상술을 쓴 책이다. 마치 전쟁에 나간 장군이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의미에서다. 한중일 비즈니스를 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삼국 간의 장사술을 비교하고 실제 비지니스에 이용하라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다. 저자 이영호는 패션 CEO, 패션디자이너로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20여 개국에 의류와 패션잡화를 수출해 왔으며 이 때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비즈니스 현장을 바탕으로 한중일 비즈니스 노하우를 집약했다.

또 예전 이야기지만 독자는 중국인의 상술에 대해서는 많은 말을 들었다. '중국인은 장사를 잘한다'는 평범한 말부터 '그들만의 노하우'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았다. 또 상인으로서의 태도가 확고하다든지, 그들은 아프리카에 가서 난방시스템을, 북극에 가서 냉장고를 팔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한 사람도 있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꽌시'와 '만만디'였다. 꽌시란 관계(關係)'를 중국 발음으로 읽은 것이고, 만만디(慢慢地)는 느긋하게,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라는 뜻으로 들은 것 같다. 그러나 이 말은 옛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인에게 “○○○가능한가?”라고 물어보지 말라. 상대 회사에 대해 알아보려면 중국의 관공서 등 공식적인 통로로 확인하라. 때로는 그 중국회사에서 건네는 서류도 믿지 말고 반드시 공신력 있는 경로를 통해 확인하자. 중국인에게 ‘가능한가?’ 물어보면 99%는 ‘가능하다’고 대답한다. 체면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안 할 가능성이 있고, 돈을 버는 것이라 무조건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p.269)

 

 

필요한 것을 얻으면 모르쇠로 일관하고, 돈과 이익 앞에서는 만만디(慢慢地)가 사라지는 중국 상인의 이야기를 이 책에 실었다. 목적을 위해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다가가는 일본 기업, 상인에게 안심을 준 후 거래 방식을 바꾸는 그들의 전술까지, 한국 상인을 위협하는 속임수 전략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중국, 일본과의 거래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전략을 써야하는지, 그들의 말에 가려진 이면을 보고, 보다 치밀하게 그들의 상술에 대처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일본은 같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 속한다. 역사적으로도 오랜시간 교류를 해오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외모에 같은 한자문화권이라고 해도 한중일 삼국은 문화, 역사, 환경, 가치관이 확연히 다르다. 중국과 일본과의 거래에서 성공하고 싶다면서 한국인처럼 대한 다면 당신은 하수다. 중국과 일본과의 무역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한국상인, 중국상인, 일본상인』은 중국과 일본, 한국상인들의 비즈니스 전략을 바탕으로 상인을 다루는 기술과 각국 기업들의 속임수 전략등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중국과 일본에 맨땅에 헤딩하여 성공을 이룬 글로벌 비즈니스맨이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일본과 비즈니스를 할 때 필요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중국, 일본에서 거래를 하기 위한 가장 기본 조건으로 ‘절대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마음을 여는 기간’이면서 ‘신용을 쌓는 기간’이다. 중국인과는 최소 8년, 일본인과는 최소 3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기간만큼은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을 했던 사안이라면 결과를 받아들이고 그들과의 신용을 지켜야 한다고 한다. 한국에선 만나서 상담하고 저녁에 식사하며 술이라도 곁들이면 금세 나이 차에 따라 형·동생 관계가 되고 단 하룻밤 사이에 가족이 되는데 외국에서는 첫 만남에서 나이를 묻고 학교나 고향 등의 출신을 물으며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절대시간으로 서로간의 신용을 쌓았으면 친구처럼, 가족처럼 배려하고 챙겨주며 마음을 공유하는 전략을 써야한다고 말한다. 바이어와 당신이 한 팀이고 한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당신만큼 바이어를 잘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며 가족처럼 일을 해주는 곳이 없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비즈니스로 만나면 다툼이 생길 경우 쉽게 헤어지지만 가족이 되면 다투더라도 절대 헤어지지 못하는 법이다. 그래서 저자는 상술의 기본은 새로운 거래처를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인연을 이어가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들을 대할 때 주의할 점을 추가 조언한다. 바이어는 천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이익이 목표다. 이들에게 먹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투자자를 이길 수 있을 때 투자자를 만나라고 말한다. 투자자는 투자를 미끼로 경영을 흔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회사가 통째로 누군가에게 다른 사람의 소유로 넘어가거나 망하는 것도 순식간이 된다고 한다. 일본기업의 경우, 경쟁기업을 공격할 때는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는데, 상대 기업이 일본계 기업에 반감을 가진 기업이라면 구태여 정체를 드러내지도 않는다고 한다. 별도 법인을 만드는데, 상대기업과 같은 나라에 기업을 세우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 기업을 세워서 목표 기업에게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 제안을 하는 방법으로 거래 상대방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 기업에게 한국의 중소기업이 특허권을 빼기는 과정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한다. 중국과 일본과의 거래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머릿속에 각인하고 절대 어김없이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밖에도 이 책은 상술의 기본은 새로운 거래처를 만들거나, 물건을 파는 기술이 아닌 인연을 이어가는 전략 즉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같은 동양인으로 외모가 비슷해도 자라온 문화, 환경, 가치관이 달라서 그들을 한국과 동일시하면 안 된다고 설명한다. 한국인의 사고로 생기는 오해와 실패 사례들에서 중국, 일본 바이어와 인연을 쌓는 방법과 이들을 대하는 자세 등 현실적인 조언을 집약했다. 한국인이 잘못 알고 있는 중국?일본에 대한 속설과 상인이 갖춰야 할 기본자세, 지식 등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이들 나라로 진출을 준비하는 비즈니스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수록했다.

 


 

‘상술’을 알려면 상대방의 생각을 들어야 한다. 그 안에 허점이 보일 수 있다. 불확실한 이론은 3번만 질문을 이어가다 보면 흔들린다. 계획이 섰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그 상대방에게 질문하자. 아는 건 말하는 게 아니다. 모르는 걸 질문해야 한다. 당신이 말할 때는 오로지 그 상대방이 질문했을 때여야 한다.(p.218)

 

한국회사와 일본회사 두 회사가 일하는데 그 사이에 에이전시가 끼는 경우가 있다. 가령, 일본 한 패션숍에 의류를 공급하려는데 그 사이에 에이전시가 있으면 한국회사는 그 에이전시를 통해서 일본 패션숍에 공급을 해야 한다. 두 회사가 직접 거래한다면 이익도 더 크고 업무도 단순할 것 같은데 왜일까?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바대로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일본인의 특성’에 있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직접적으로 하지 못하고, 면전에서 싫다 좋다 감정 표현하는 걸 되도록 삼가게 되는 일본인의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p.310~311)

 

저자 : 이영호(Victor Lee,빅터 리)

 

패션CEO,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20여 개국에 의류·패션잡화를 수출해 온 글로벌 비즈니스맨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해외 시장에 발을 디뎠고 웨이하이, 베이징, 상하이, 이우, 칭다오 등 중국 주요 도시와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을 발로 직접 뛰며 중국·일본상인과 거래하는 기술과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즈니스 전략을 터득했다. 그의 이런 경험들은 대한상공회의소 〈월간 대한상공회의소 ‘도전과 성공’〉,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EBS, 중국TVS 등 국내외 미디어와 언론에 소개되었다. 한중일 미래를 만들어나갈 비즈니스맨들에게 삼국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교류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전략을 전하기 위해 『한국상인, 중국상인, 일본상인』을 집필했다. 현재는 패션디자이너 겸 작가로 Style with Story 콘셉트로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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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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