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조각 미술관
이스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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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신체 조각 미술관』은 호러 단편 소설집이다. 모두 8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기담 전문 작가'라는 별칭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기담의 호러 분야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표제어가 된 「신체 조각 미술관」이 하나의 단편으로서 가장 이색적 부분이어서인지 그대로 표제어가 되었다. 그가 호러 소설을 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작 『기요틴』과 『카데바』으로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와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호러 소설로 이미 호러 소설 대표 작가의 1인이 되었다. 이번 세 번째 책은 단편집이다. 표제어인 「신체 조각 미술관」은 독자들의 공포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다. 이 미술관은 관장이자 조각 예술가인 아버지의 작품을 전시한다. 딸은 해설사(도슨트)인 딸이 관람객들에게 작품의 이모저모를 해설해준다. 일반 미술관과 다른 점은 사람의 신체 일부를 조각품으로 만들어 전시한다는 점에서 특이함을 뛰어넘어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아무리 예술적 작품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신체를 동물의 박제처럼 제작해 전시한다는 것은 법과 윤리를 떠나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호러물이고 상상의 표현이기에 가능한 것일 터, 독자들이 호응도는 예상하기 어렵다. 허구의 이야기로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 미술관의 이름은 〈더 바디 갤러리〉. 전시 예술품의 재료가 되는 신체는 당사자(혹은 관리자)에게 허락을 구하여 기증 받는다. 이 이야기는 관람객인 ‘나’에게 작품을 설명해 주는 큐레이터 ‘수란’의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진다. 조각가인 수란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녀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도록 조각상으로 만들었다. 이것을 계기로 딸 수란은 자신도 죽은 연인을 조각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며 ‘나’에게 말한다. “모두 이렇게 새 생명을 얻었으니, 저희는 더 이상 슬프지 않습니다.”

 


 

큐레이터 수란의 해설은 거침없이 이어진다. 더욱이 제작 과정을 알려 줌으로써 독자들의 공포심을 더욱 자아내지만 수란의 해설로 다소 완화되기도, 혹은 증폭되기도 한다. 수란은 준비된 해설사이다. 작품 설명 중간 중간에 제작 과정을 슬쩍 곁들이며 '의도적으로' 공포심과 불안감을 자극한다. "지하 공간은 꽤 광활하고 층고도 높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작될 작품들이 놓일 빈 공간도 있고, 관장님의 작업 공간도 있고, 작품 재료를 보존하는 냉동고가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작업장과 냉동고는 보안상 공개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p.10) 작품 제작시 방부 처리된 신체를 특정 약품을 이용해 시신이 서서히 굳도록 합니다. 피를 빼거나 피부나 근육, 장기를 제거해야 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작업이 요구되지요. 곧 보면 아시겠지만 제거한 신체의 일부도 대부분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신이 다 굳기 전에 절단하거나 고인이 생전에 의뢰한 형태로 자세를 가다듬습니다. (중략) 숨이 끊어지고 난 후 자신의 신체가 썩거나 재가 되기보다는, 이렇게 예술 작품으로 승화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답니다. 작품이 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분도 더러 계시고요."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마치 도살자들이 도살된 동물 다루듯이 말하는 바람에 오싹한 느낌이 든다. 소름도 돋고, 얼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큐레이터의 설명이 갈수록 가관이다. 심지어는 태아의 시신들로 이루어진 작품도 있다. 〈인간〉이라는 작품이다.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설명하며 가족이 참여해 오랜 기간 걸려 제작했다고 자랑하듯 말한다. 사무적으로. "여기 사람 모양의 조각이 서 있습니다. 생김새가 여성인 것도 같고, 남성인 것도 같은 모호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기가 각기 다른 수많은 태아의 시신들이 겹치고, 이어지고, 쌓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손가락 한마디만 한 태아도 있고, 이미 다 큰 신생아 크기의 태아도 있습니다. 그동안 관장님을 비롯해 저의 가족이 오랜 기간 기증받아 온 태아의 시신을 거두어 이렇게 하나의 인간을 구현해냈지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가여운 영혼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큐레이터는 작품 해설에만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의뢰자들의 ‘신체 기증 서약서’ 겸 ‘작품 제작 의뢰서’도 받는다. "의뢰자분께서 직접 작품이 되기로 마음먹으신 거군요. 네, 이곳에서 저희는 의뢰자를 그 어떤 작품보다 더 아름답게 재탄생시켜 드릴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요청하신 양식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내 신체가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되는 곳, ‘더 바디 갤러리’에 찾아주시고 의뢰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주 탁월한 선택이십니다."(p.25)

이렇듯 잔인하고 참혹한 이야기에는 기묘하게도 ‘죽음’에서 비롯되는 아련한 슬픔이 있다. 사랑하는 존재를 다시 보고 싶어서 신체를 조각으로 만든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은,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음을 알기에 되레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현실 불가능한 일이 소설 속에서는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두 작품 〈블루홀〉과 〈바닷가〉도 흥미를 끈다. 이 작품들은 ‘상실’의 공포를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각각 아내 혹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주인공들이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을 바닷가에서 겪은 기묘한 체험으로 풀어 썼다.

바다를 사랑해서 해양구조사가 된 주인공은 결혼 1주년 아내와 바다에서 프리다이빙을 하기 위해 왔다. 그러나 날씨가 나빠 철수하려다 아내가 반지를 잃어버렸다는 소리를 듣는다. 말릴 틈도 없이 지연이 바다에 뛰어들고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삼일 밤낮으로 격랑을 헤치며 찾아다녔지만 바닷 속에도 바다 위에서도 그녀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바다 같은 걸 사랑하지 말았어야 했다. 프리다이빙 같은 걸 즐기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렇게 했다면 지연이 그렇게 되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후회가 눈앞을 가린다. 그녀는 어디에 있는 걸까." 찾다 찾다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물 속으로 끊임없이 찾아다닌 끝에 결국 아내 지연의 시신을 발견한다. 아내 지연의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 순간, 내가 살아서 나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서서히 아내를 안고 아래로 향해 들어간다. 물살이 더 거세지면서 허우적거린다. 지연을 안은 채 물살에 몸을 맡긴다. 순간 손을 붙잡는 느낌! 꿈이다. 결과가 다소 진부하지만 오랜 만에 읽어 스릴이 있었다. 실감나게 써내려간 저자 덕분이리라.

 


 

반면, 〈어떤 부부〉와 〈내리사랑〉은 어느새 애정보다 더 커져버린 증오 때문에 끝내 파국에 치닫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푸른 인어〉는 희귀하고 신비로운 존재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한밤중의 어트랙션〉은 욕망과 치기에 휩싸인 젊은 남녀의 어리석음을 벌하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꿈에 관한 이야기들〉은 작가가 직접 겪은 가위눌림에 관한 일화를 녹여 가상의 기담으로 만들어냈다.

다양한 작풍과 소재로 쓰인 이야기들이지만, 이스안 저자가 그려내는 세계에서 ‘꿈’과 ‘죽음’은 빠지지 않는 두 가지 주제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죽음이 가장 두렵”지만 “쓰는 소설마다 빠지지 않아서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독자들이 호러소설을 보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이러한 주제는 가장 무섭고 피하고 싶지만, 동시에 호기심을 참을 수 없어 시선이 향하고 마는 인생의 아이러니일지도 모른다.

 

저자 : 이스안

 

1992년 12월 출생. 대학에서 조각과 일본학을 공부했다. 인형 수집가이자 공포영화 마니아이기도 하다. 2018년 북악문화상에서 〈사주〉로 가작을 수상했으며 소설, 에세이, 여행, 사진, 매거진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있다.

출간한 작품으로는 소설집 『기요틴』 『카데바』, 포토 에세이 『유리코』가 있고, 앤솔러지 『기기묘묘 ? 괴양이 앤솔러지』 『괴이, 도시 ? 만월빌라』에 참여했다. 키덜트 분야 저서로는 『담벼락 위 고양이들』 『한국 인형박물관 답사기』 『장난감 수집가의 음울한 삶』 『하찮은 뽑기 장난감들』 『DOLL TOWN』이 있으며 매거진 〈토이크라우드〉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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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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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근원은 어디인가, 어떤 트라우마를 남기는가. 사회학적 고찰을 위해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실을 우리 신체와 비교해가며 따져들어간다. 독자들에게 재미보다는 영감을 훨씬 더 많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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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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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지능이 발달한 존재로서 타 종에 대해 압도적 힘을 신체가 아닌 도구나 무기로서 개발해 수렵 및 전쟁에 사용함으로써 집단적 다툼의 우위에 섰다. 지금의 현대 무기는 생명에 치명적이어서 노출되는 순간 거의 죽음을 맞이하지만 총기 이전의 무기는 상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전투 능력만 상실케 하는 정도로 공격을 가해도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로서 충분히 효용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전쟁의 승리 여부와 상관 없이 막상 상해를 입은 자는 생명을 건진다 할지라도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고통이 심하면 '차라리 죽음'을 선택할 정도이니 그 고통은 직접 전투 중 부상의 후유증은 엄청나다고 할 것이다. 상처가 치료된다 하더라도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하는 등 진통제가 서둘러 개발된 것도 전쟁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전투 중 부상을 당한 병사에게 투여되는 약품이 바로 진통제다. 우리가 잘 아는 '모르핀'이라고 불리워지는 약품이다. 그러나 이 약품은 독성이 강한 데다 중독성마저 강해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일정량 이하만 투여해야 한다. 약효가 떨어질 때쯤 또다시 찾아오는 고통은 다시 모르핀을 투여해야 하는데 잦은 모르핀 사용은 나중에는 효과가 점점 약화되다 다른 통증이나 수술이 필요해도 투여가 불가능해진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이야기다. 이 모르핀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진통제도 모두 같은 약리 현상을 보인다고 하니 지나친 진통제 투여는 예나 지금이나 규제 하에 투입이 가능하다.

 

고통은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거나 다른 방식의 시술 혹은 치료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고통은 견디는 것이 아니었다. 견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고통을 견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신병의 징후로 의심되었다.(p.29)

 


 

이 책 『고통에 관하여』는 의학적 논저의 제목 같지만 소설 작품이다. 작가 정보라가 중독성이 없고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진통제의 개발을 설정해 썼다. 과학의 발달로 완벽한 진통제를 개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SF 소설 성격이 강하다. 약품의 이름은 〈NSTRA-14〉이며 보편적 진통제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고통이 사라지자, 또다른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 '고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신흥 종교 '교단'은 고통을 느끼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하며, 제약회사에 대한 테러를 감행한다.

이 소설은 저자가 주로 머물던 호러와 환상의 세계에서 한 발짝 걸어 나와 처음 집필한 ‘스릴러’라는 점에서 저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치고 거친, 세계의 기괴한 일면을 극적으로 드러내며 읽는 이에게 뒤틀린 이야기의 쾌감을 전했던 전작 『저주토끼』와는 달리, 아 작품의 분위기는 처연하고 서늘하다. 또 묘한 온기도 있다. 아마도 이런 간극은 이 소설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맞닿아 있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어딘가 잘못된 세상, 그곳을 만든 사람들에게 끔찍하고 아름다운 복수를 선사하던 정보라의 소설은 이제, 거칠고 미친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자’고 이야기한다. 출판사 소개글에는 이 소설의 특징을 "고통스러운 과거를 복기하며 자신을 파괴하는 일을 멈추고,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자고. 세상과 싸우며 전복을 꿈꾼 사람의 결기가 녹아 있"는 이 소설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고 말한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에 K-장르의 매력을 알린 지 4년만에 내놓은 저자의 신작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저자의 '고통'에 대한 사유의 일단이 드러난다. 특히 사이비 종교와 불법 다단계 사업체 등으로 대표되는 착취적인 조직이 주로 사용하는 흔한 방식의 고통에 대한 설명이 인용되고 있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 그 삶이 고통이더라도, 거기에 의미가 있고 목적이 있다면 사람은 어떻게든 견뎌낸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오래 지속되면 고통을 견뎌내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된다. 삶의 의미를 고통에서 벗어나거나 더 건강하고 자학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찾을 능력과 자원은 이미 고통을 견디는 데 소모되어 사라진다."(p.31) 이 책의 사건의 중심에 있는 교단 또한 세력을 확장하고 신도를 붙잡아 두기 위해 같은 방식에 의존했다. 신도들은 고립되어 고통받았고, 그 고통을 견디는 과정에서 고립되었으며, 그 고통의 끝에 그들의 삶에는 교단 외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 것이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모두 한자로 한 자씩으로 지칭된다. 우리가 쓰는 상용한자의 범주를 벗어나 있는 한자어가 많아 정확한 뜻과 저자가 이들의 이름을 붙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의미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소설은 모두 6부로 나뉘어져 있다. 고통에 관한 기능이나 몸의 작용과 관련이 있는 기관들의 이름이 모두 등장한다.

1부 기억 : 해마체

2부 온도 : 체성감각 영역

3부 정서 : 변연계

4부 논리와 판단 : 전두엽

5부 깨달음 : 시상하부

6부 삶 : 온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테러 사건 후, 잠잠해진 교단에 끔찍한 살인 사건이 또 일어난다. 온몸이 고문 흔적으로 가득하고, 체내에서 다량의 약물이 검출된 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교단의 지도자들이다. 형사들은 진범을 밝히기 위해 무기징역으로 수감되어 있던 테러 사건의 범인 ‘태’를 세상으로 불러들인다. ‘태’의 기억은 교단에서 시작된다. ‘태’는 형인 ‘한’과 교단의 시설에서 자랐다. 고통을 섬기며, 고통의 무게를 모든 사람들에게 지우려 했던 ‘태’의 신념은 무고한 피해자를 낳았을 뿐이다. 제약회사를 경영한 ‘경’의 부모도 이때 목숨을 잃었다. ‘태’의 도움으로 형사들은 교단에서 떨어져 나와 은거 중인 ‘한’을 붙잡지만, 어떤 진실도 밝히지 못한 채로 풀어준다. 호수 근처, 제약회사가 철수하며 사람이 모두 떠나 폐촌이 된 황무지를 조사하던 형사들은 그곳에서 불법 약물 제조 시설과, 유치장에서 풀려난 뒤 숨어 있던 ‘한’을 발견한다. ‘한’은 자신이 살인범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태’도 형은 범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지만 무수한 증거가 ‘한’을 범인이라고 가리킨다. 한은 다시 유치장에 갇힌다.

토네이도가 들이닥친다며 기후 경보가 울리던 때, 또다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유치장에 갇혀 있던 ‘한’이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CCTV는 고작 3분 동안 작동을 멈췄고, 그 3분을 전후로 유치장에 드나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찰서에 설치된 CCTV를 모조리 뒤지며 조사해 보아도 모든 사람의 알리바이는 완벽하다. 단 한 명, ‘태’의 담당 정신과 의사 ‘엽’을 빼고. 형사들은 CCTV를 돌려 거기 찍힌 의사를 찾으려 하지만, 그 순간 불어닥친 토네이도에 경찰서 건물이 정전된다. 한참이 지나 토네이도가 물러가고, 다시 불이 들어왔을 때, 의사는 어디에도 없다. 유치장에 혼자 남겨진 ‘태’는 그를 떠올린다. 테러에 관한 질문, 교단을 향한 냉철한 태도, 고통에 관한 특별한 통찰력……. ‘태와’ 그를 둘러싼 ‘고통’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했던 ‘엽.’ 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교단과 제약회사의 싸움에서 그는 무얼 얻고자 했던 것일까.

 


 

고통의 패러다임을 바꾼 강력한 진통제의 등장이라는 설정에도, 등장인물들이 살면서 마주해야 했던 각가지 고통은 일상의 우리에게도 몹시 익숙하다. 몸과 정신을 혹독한 환경에 놓아두면서까지 더 나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는 지금의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들인 고통의 시간들을 ‘삶의 의미’라 부르며 견디고, 버티고, 참아내 왔다. 이런 ‘정상성’의 비틀린 부분을 매섭게 포착해 온 정보라 작가는 고통의 의미를 의학적, 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분해하고 재조립해 마침내 하나의 결론으로 내보인다. 몸과 마음에 지독하게 새겨진 고통의 기억, 그 순간들은 과거에 내려놓자고. 우리가 내딛지 못했던 미래로 이제 한 걸음 나아가자고.

저자는 책의 뒷 부분 「작가의 말」을 통해 ‘-하지 않으면’ 뒤에 구체적인 설명조차 덧붙일 수 없는, 언제나 쫓기는 삶의 두려움. 폐지 줍는 노인을 돌보는 사회안전망이 없고 한번 비정규직은 평생 비정규직이니, 백세 시대에 나는 죽지도 않는 질긴 목숨을 저주하며 빈곤 속에 버려질 것이라는 공포. 그래서 나는 열심히 살기 위해서 잠을 못 자기도 하고 밥을 못 먹기도 하면서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하여간 정말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라고 쓰고 있다. 우리 사회의 발전 방향이 잘못 되어가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는 듯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고문 기법이나 세뇌 기법이 현재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하는 말로 이해된다.

 

저자 : 정보라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러시아와 SF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예일대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에서 러시아 문학과 폴란드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SF와 환상문학을 쓰기도 하고 번역하기도 한다. 중편 「호(狐)」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단편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의 장편소설과 『저주토끼』 『그녀를 만나다』 『씨앗』 『왕의 창녀』 등의 중단편 소설집이 있고, 『탐욕』 『광인과 수녀 / 쇠물닭 / 폭주 기관차』 『안드로메다 성운』 『그림자로부터의 탈출』 『거장과 마르가리타』 『구덩이』 『유로피아나』 『일곱 성당 이야기』 등 많은 책을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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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향기로운 날들 - K-플라워 시대를 여는 김영미의 화원 성공백서
김영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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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꽃보다 향기로운 날들』은 참 예쁘다. 책을 읽어보니 더 예쁘다. 아마 저자의 예쁜 마음이 읽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저자는 삶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가감 없이 단촐하게 써냈는데도 감동적이다. 감동은 저자의 글 솜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터다. 매우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나, 반대로 쉽고 가벼운 일을 처리하면서도 늘 진솔하다. 이는 저자의 글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강점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우리는 늘 꽃을 보며 산다. 물론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일상에서 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어느 날 꽃을 보면서 굉장히 오랫만에 꽃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동안 꽃을 못 본 게 아니라 안 본 것이다. 꽃을 보면 누구나 예쁘고 아름답고, 좋아할 정도로 살다가 처음 보는 느낌으로 새삼스레 감동하기도 한다. 꽃을 매일 본다고 꽃을 본 게 아니다.

시인 나태주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노래한 바 있다. 자세히 본다는 의미는 관심을 갖고 사랑스런 마음으로 본다는 의미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꽃을 좋아한다는 말은 늘 마음속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산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이유다.

저자 김영미는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을 쓰며 지나온 삶을 세심히 돌아보게 되었다. 기억의 저편에 숨어 잇던 작은 이야기들까지 내 삶을 돌아보는 것은 과거로의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많은 것이 정리되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고, 숨찰 정도로 오르기 어려운 큰 산을 넘어온 것도 같다. 나는 충분히 회복되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 행복한 꽃집의 일상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날 저자 자신의 일상이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으면 지금의 삶이 새롭게 느껴질까? 또 몸과 마음이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고 만족한 표현을 했을까? 독자로서는 표현의 실체에 대해 느낄 수도 없고, 비교할 수는 더더욱 없는데 저자의 표현은 '새삶'으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활력 넘치고 아름다운 삶을 되찾았다는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출판사 측 책 소개글에 따르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피어나려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보기엔 한없이 작고 여린 꽃일지라도, 한기가 남아 있는 서늘한 땅에서 매서운 꽃샘추위마저 이겨내고 꿋꿋하게 피어난 강인한 존재들이다. 우리는 이렇듯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되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해낼 힘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련과 역경을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극복해 희망과 행복으로 전환시키느냐다. 이 책에서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러한 삶의 희망과 행복의 전환회로를 발견해낼 수 있도록 힌트를 저자가 건넨다고 말한다. 저자 역시 지나온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기에 아팠던 작은 추억조차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말한다. 삶을 돌아보고 자신을 바라보니 삶의 순간순간을 견딘 모습이 대견해 스스로를 위로하게 된다고도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순리를 한마디 독자들에게 건네기도 한다. "누구나 위로받아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럴 때, 내가 먼저 나를 위로하고 사랑해주자. 행복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천천히 강물처럼 흘러들어 온다."(p.19)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작은 꽃가게에서 행복을 배우다〉, 2장 〈나는 행복을 파는 사람입니다〉, 3장 〈오늘도 행복에 진심입니다〉, 4장 〈마음이 행복해지는 꽃집〉 등이다. 각 장마다 6~8개의 작은 제목의 글들이 적혀 있다. 제목만으로도 글의 성향을 짐작케 한다. 예를 들면 1장의 두 번째 글 「비밀의 화원」은 지금의 저자 자신이 운영하는 꽃집을 이름한다. 이 꽃집을 운영하면서 느꼈을 행복감이 '비밀'의 주인공이다.

"힘든 여정을 잘 견딘 날들이 쌓여서 결과물이 나오고 기적 같은 일들이 나타난다. 비바람을 견딘 나무가 단단해지고 좋은 열매를 맺듯이 지나온 힘겨운 날들은 나의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 월트 디즈니는 '우리가 파는 것은 행복이다'고 말했고, 성공한 어느 유대인도 '내가 좋아하고 행복해했던 것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라고 말했다. 나의 경우에는 꽃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웃으며 행복감에 젖어서 나가는 것을 볼 때, '아, 내가 행복을 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날의 수고로움은 그 순간 모두 사라진다. 어느 때보다도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p.24)

 

 

저자가 직접 지은 꽃집의 이름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줄여 〈사람꽃농원〉으로 했다고 말한다. 안치환의 노래 제목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그렇게 상호명이 됐다고 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같은 사람을 두고 어떤 이는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표현하는데 비해 어떤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따져보니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느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 둘 다 가깝다. 아름답다, 무섭다, 두렵다, 예쁘다 등은 어떤 대상에 대한 느낌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같은 대상이 다른 느낌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틀린 말을 찾아내기 어렵다. 아니, 당초 답이 없는 질문이다. 사람의 감정은 옳고 그름이나 정답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책에 나오는 문장들은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자의 글은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감정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같다고 느끼거나 다르게 느끼거나 둘 중 하나의 표현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움을 말할 때 꽃을 떠올린다. 꽃만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하고 저자는 반문한다. 화려하고 심지어 향기까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알 수 없는 환희에 젖었던 그 노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한다. 사람이 느끼는 아픔과 고통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 아픔을 견딘 이에게 보내는 찬사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현실의 벽에서 저자는 늘 새로움에 도전했다고 털어놓는다. 새로운 상황으로 나가야 할 때 사람은 '적당히 하고 살라'는 유혹에 흔들리지만 버텨낼 것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조언한다. 저자도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변화 앞에서 유연해지고 융통성 있게 행동할 능력이 있다고 역설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불안감에 휘말려 마치 벽에 막힌 듯이 멈춰 서곤 하지만, 오히려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는 게 저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 발짝만 내디딘다면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길이 열린다는 것이 저자의 경험을 통한 삶의 지혜다.

 


 

2장 두 번째 글 「감사기도는 행복의 씨앗을 심는 것」에서 저자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난 뒤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삶이 힘들고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아마 극단적 선택의 갈림길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직접 직면해보니 너무나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한다. 혼란 그 자체였을 것이란 짐작은 어렵지 않다. 아무 생각도 없이 오직 끔찍한 고통스러움만이 엄습했을 것이다. 책에 따르면 시간이 조금씩 천천히 흐르면서 이 고통 속에서 앞으로 살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자신의 과거도 돌아보게 되고, 결국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어떻게 잘 해낼까?만 생각하며 여유도 없이 분주하게 살았다. 일하는 엄마로서 두 아이들을 잘 키워내려 했고, 아내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로 남편과 믿음의 좋은 가정을 가꾸려 했다. 꽃집을 잘 일구어서 대를 잇는 사업체로 성장시키고 싶었다. 나는 내가 가진 역량을 쥐어 짜내듯 그렇게 쉼 없이 살아왔다.

저자의 감사는 여기 현재서부터 시작해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앞날에 이르기도 한다. 주제는 '감사'다. 많은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저자의 감사의 표현 중에는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사랑 많은 부모님과 언니, 오빠들이 있어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랐다. 감사한다. 미래에 대해 꿈꿀 수 없는 뼈에 사무친 가난도 있었지만, 그래도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살아온 어린 시절이 감사하다. 나에게 좋은 사람. 살아온 힘들었던 시절을 잊게 해준 좋은 친구였던 남편을 만난 것도 감사한다. 거울을 보듯 비슷한 생각과 활동을 하며 나의 분신 같았던 남편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내가 엄마가 되었던 행복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 만남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우리에게 있었지만, 남편의 든든한 사랑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모르고 살아왔다. 돌아보니 나의 모든 순간이 감사이고 축복이었다. 저자의 감사가 지금의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저자의 감사는 새로운 삶의 원천이 되었다. 부정과 고통에 빠졌다면 변화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기에 감사의 마음이 지금의 저자 자신을 만들었다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냈다. 변화시켜야 하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한계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삶을 극복하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을 발견하고 사랑하게 되는 감사의 기도를 해보라고 독자들에게 조심스레 조언한다.

그리고 찾아낸 행복의 비밀을 꺼내놓는다. 행복의 비밀은 감사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음'이라는 말은 설명하며 행복의 비밀과 연결시켜 준다. 무언가를 깨닫고서 그 깨달은 것을 삶 속에 녹여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삶의 경험, 극복하고자 하는 실천의 경험, 그리고 과정에서의 난관 극복 등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이다. 이를 조심스럽게 독자들에게도 권유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 뒷 부분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다시 언급한다. "환경이 답답하고 감사가 나오지 않고 원망과 불평이 나올 때 당겨서 감사해보라. 오늘 드린 감사가 내일의 삶에 능력이 될 것이다."(이찬수 목사의 『감사 노트』 중에서)

류시화 시인은 인도를 여행하며 그곳의 사막과 바람이 들려 주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자연이 그렇듯 우리는 흙으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간다. 무언가를 잃었다면 살면서 받은 선물이 사라진 것이다. 잃은 것은 없다.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이렇게 책에서 인용한 문장들은 삶 속에서 녹여냄으로써 저자의 살아감의 힘이 되고 감사의 마음과 함께 어울려 지금의 행복의 정원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4의 일곱번 째 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꽃가게 전면에 붙여놓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라는 글귀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한 번쯤 우리의 유한한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그 순간이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리라. 우리는 갈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늘 깨어 있을 수 있다면, 우리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게 될 텐데, 더 사랑하며 살 텐데.(p.189)

저자 : 김영미

 

플로리스트, 사람꽃농원 대표

· 간호사로 수원의료원과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재직

· 2004년 사람꽃농원 창업

· 국가공인 화훼장식기사

· 국가공인 화훼장식기능사

· (사)한국프리져브드플라워작가협회 작가

· 퍼스널 웨딩플라워 전문가

· 꽃집 플라워 상품 컨설턴트

· (사)한국 꽃예술작가협회 수향회 전문강사

· 전국 트랜드 리더스클럽 전문강사

블로그 : https://blog.naver.com/ymhamin

인스타그램 : http://instagram.com/_human_flower_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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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 -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이석용 지음 / &(앤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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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사형 제도 폐지나 마찬가지로 현재 실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 벌써 20년도 넘은 일 같다. 집행하지 않을 제도라면 공식 폐지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혹시 여론이 아직 사형 제도를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다른 선진 외국들은 사형 제도를 없앴다고 하던데... 사실 사형 제도는 인류 역사와 함께한 제도이긴 하다. 인류가 공동 생활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제도 아닐까 하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문구는 사형 제도를 의미한다. 그러나 인류와 함께 법 역시 조금씩 발전해 나간다. 사형 제도는 국가 권력이 아무리 엄격하다고 해도,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마땅히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인식이 근대 이후 확산되면서 인권 보호 차원에서 사형 제도는 차츰 사라져 갔다. 그러나 법 감정은 다른 것도 사실이다. 끔찍하고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까지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냐는 문제에 부닥친 것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법자라도 종신형(무기징역)으로 사회와 격리시키면 된다는 논리다. 인간에게 인간을 죽일 권리를 어디에서 받았는가?라는 원론적 주장에 부닥치면 사형 제도 폐지는 마땅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 역시 그 중간에서 어정쩡한 스탠스를 유지한 것이다.

이 소설 작품 『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 사형 제도를 다룬 내용은 아니다. 책에 등장하는 3명의 범인들은 흉악한 범죄를 저질로 법으로부터 사형을 선고 받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사형을 실제 집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형 대기자'의 신분인 것이다. 이를 정부가 사실상 사문화된 사형을 집권자의 저조한 인기를 끌어올릴 방법 중 하나로 사형을 집행하려는 집권 세력의 '음모'에 의한 사형 집행을 갑자기 추진하려는 것이다. 너무 끔찍하고 비인륜적, 반사회적 범죄이기에 '사형'시켜야 한다는 국민 감정에 편승해 집권자에 대한 인기를 끌어올리겠다는 비루한 계획에 의한 사형 집행 강행이라는 무리수를 두려 한다. 이쯤 되면 집권 세력을 위한 '살인'에 더 가깝다.

 


 

표제어와 다르게 소설의 첫 문장은 대통령 집무실 표정을 담았다. "대통령은 제 방에 손님처럼 앉아 있는 법을 안다. 우두커니 앉은 폼이 집무실과 함께 압축 포장된 부실 식재료 같다. 느슨한 올가미처럼 보이는 넥타이와 짝짝이로 걷어 올린 셔츠 소매, 흐트러진 행색이 그나마 부패한 이미지보다는 부실한 쪽으로 거들고 있다. 옷걸이 아래 널브러진 고급 브랜드의 양복 상의가 같은 처지처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리라. 그렇게 대통령은 혼자서 집무실의 시공간을 일그러트리는 중이다.(P.7) 분위기 설명은 이어진다. 임기 3년차의 대통령의 인기는 당선 이후 꾸준히 내리막이다. 이대로라면 지지율은 한 자리, 아니 시간만 충분하다면 제로에 수렴할 것이 분명하다고 저자 이석용은 표현하고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지만 임기 3년차라면 대개 지지율을 걱정해서는 안 될 자리다. 설혹 정체되거나 다소 떨어져도 권력에 적신호다.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때문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각 부처 장관이나 참모들이 꺼내든 문제 해결 카드가 걸작이다. 임동수 법무 장관과의 대화.

 

대통령은 말 그대로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여론의 질타가 검경을 넘어서 정부와 대통령 자신을 향해 쏟아질 거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 장관은 사법부의 한 관계자가 사안의 위중함이 탄핵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한 말을 덧붙였다.

“괘씸한···. 어, 어쨌거나 뭔가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이곳저곳 물어보니 이 사안은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아니, 그럴 거라고 했습니다.”

“누가요?”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르시는 게 더 낫고요.”

“그건 알았네. 그런데, 그 결단이라는 게···?”

“돌려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매달면 어떻겠습니까?”

“매, 매달아? ···뭘?”

“사형숩니다.”(p.10)

 


 

사형 집행을 갑자기 실행한다면 그 뒷 감당이 만만치 않을 것을 대통령이 모를 리가 없다. 법의 후퇴, 전 세계로부터 여론 악화, 국민의 시선 등 한두 가지 걸림돌이 아니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대통령과 장관, 비서관 등 참모들의 대화가 이런 거라면 흔히 하는 시쳇말로 "볼짱 다 본 집안"이다. 고위 관리의 부정부패에 입막음을 위해 동분서주하다 보니 정상적인 회복 방안보다는 급한 불 끄기 식의 짧은 의견밖에 더 나오겠는가? 정치를 모른 시민들이라도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거기에 줄줄이 이어지는 선거 때문에 지지율에만 신경 쓰다 보면 결과는 오히려 역행하거나 말 그대로 한 석도 못 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걱정만 늘어놓고 있는 사이 시의적절하게 국민의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사건이 하나 해결된다. TV를 통해 뉴스 자막엔 '철물점 초등학생 연쇄 납치 살해 사건 용의자 강현태 검거'라고 쓰여 있다.

 

"저, 저놈, 이제 잡힌 거요?

대통령이 놀랍다는 듯 물었다.

"그러게요? 벌써 잡힌 줄 알았는데···.

정의원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그동안 누구 하나 아무 얘기도 안 한 거예요?"

대통령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p.17~18)

 

 

청와대 본관 2층 백악실. 테이블 위엔 여러 종류의 술과 탄산수, 안주들이 즐비하다. 앞으로의 일을 대비하자고 모였던 게 그만 술판이 되어 버렸다. 여당 중진인 정경수 의원, 강영민 정무수석, 임 장관, 그리고 대통령. 전장을 앞두고 둘러앉은 장수들의 표정이 어둡다. 이른바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대통령과 술판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표졍이 어둡다는 것은 술판과 어울리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상황이 좋지 않다. 국제 신용도가 특히 그렇다. 그런 이유로 수출이 전반적으로 주저앉고,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과 교육비 부담은 최악이다. 가계 대출도 대형 지뢰로 작용할 게 틀림없다는 강 수석의 보고다. 대통령이 반문한다. 경제지표는 나쁘지 않다고 그러던데?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니까 건설업계가 물량을 넘치게 뽑아내고 있기 때문이란 답이 되돌아온다. 그럼 괜찮다는 게, 어쨌든 다행이란 게 대통령의 인식이다. 그것도 정식 회의도 아닌, 술좌석에서 생각나는 대로 꺼낸 말들의 잔치... 이 정부의 앞날이 캄캄하다는 인식은 독자들을 답답하게 한다.

뾰족한 대안이 없기에 연일 보도되는 흉악범 강현태 사건으로 국민 관심은 일단 쏠렸다. 이런 가운데 사형 집행 계획은 물밑에서 계속하고 있었다. 구체적 계획도 세웠다. 사전 분위기를 잡기 위해 지금 체포된 강현태에 대한 국민 감정을 부추기는 방법으로 '극악범죄철폐위원회'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위원 구성 계획도 세웠다. 마땅한 인사로 채울 생각이다. 집권당으로서의 권력이고 권한이다. 충분히 이용해 새 위원회로 사형 집행을 결정하려는 것이다. 강현태 흉악범 체포를 계기로 국민의 감정을 "사형시켜라"는 쪽으로 유도한다. 이럴 경우 사형 선고 후 교도소에서 대기 중이던 이들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된다.

 


 

우여곡절이 있지만 사형 집행 대상자 3명은 선별되었다. 대통령이 다짐하듯 결정하고 나면 일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예상은 적중한 듯 보인다.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하고도 회의에 없는 '유령 대통령'으로 역할을 한다. 집행될 경우 자칫 음모가 드러나면 오히려 일이 더 크게 될 것을 우려한 참모들과 극악범죄철폐위원회 위원들이 알아서 진행한다. 법부장관 임동수는 최종 선정을 인권위원회로 미룬다. 인권위원장은 그냥 임 장관이 지명 권한이 있으니만큼 임 장관에게 되돌린다. 유령 대통령이 끼어든다. "아무리 사형수라지만 법무부에서 선정하고 법무장관이 대상을 뽑는다면 그냥 한 사람을 지목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법무부에서 신중하게 후보군을 선정했으니, 인권위원회에서 인권이란 필터를 다시 한번 숙고해 주신다면 크게 실수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p.65)

임 장관이 교정본부장이 답변한다. 사형 집행이 중지된 지 20년이 넘어서 집행 과정이나 세부 규정의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사실을 공지하듯 말하고, 사형 집행을 경험한 연출담당 교도관이 없음을 지적한다. 연출이라니? 사형 집행을 하는데 왜 연출이? 독자의 궁금증은 곧 풀린다. 사형수를 사형장까지 호송하는 걸 '연출'이라고 하는데 이번엔 특히 '마지막 식사'가 집행 전날 저녁 식사로 제공될 예정이어서, 임시 수용실에서 만 이틀을 함께 보내고, 당일 새벽 사형장으로 인도할 교도관들이 필요하는 점을 강조한다. 사형장은 전국에 모두 세 곳이다. 만약을 대비해서 세 곳 모두에 집행을 도울 교도관들을 배치했다고 보고한다. 마지막 식사 메뉴를 묻는 것까지 일련의 조치들을 추가로 덧붙인다. 식사는 누가, 어떻게 준비합니까?란 질문에 교정본부가 연출 과정과 식사 준비에 관한 세부 사항은 모두 허태수 특임교정기획관이 지휘한다고 지목하고 소개한다. 허 기획관에 따르면 사형수는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할 수도 있고, 당국에서 주는 자유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주문식일 경우 일정 비용을 초과하거나, 주류이거나,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불가하다고 사전 고지하며 꼼꼼히 듣고 사형수가 원하는 음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른다고 말한다. 가격은 7만 5천 원이며, 주류 등은 금지된다고 밝힌다.

 


 

요리사 X가 내정된다. 요리사 X는 사형 집행 계획에서 요리사는 필수적인데 당국의 제안을 요리사들이 거절한다. 호텔 요리사 등 내로라하는 요리사들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일절 회피하고 있어 난항이라는 것이다. 군부대 요리사를 선정할 것을 제안하지만 쉽지 않다. 오히려 보안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는 점도 못마땅하다. 그런데 허 기획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옴으로써 문제는 해결된다. 그는 요리사로 참여하는 데 동의하지만 몇 가지 요구 사항을 내세운다. 하나, 신상정보는 벌대 비밀로 할 것. 둘, 모든 취재 요청과 그 시도로부터 보호해 줄 것, 셋 마지막 식사 이틀 전에는 사형수의 신상에 대해 알려줄 것 등이다. 이는 요리를 시식하는 자에게 가장 적당한 것으로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기도 한다. 특이한 어려운 점이 아니고 어쩌면 당국이 더 신경 쓸 부분이란 생각에 선뜻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X는 보안 서약을 할 것도 약속하면서 자신의 요구 사항을 추가한다. 넷, 요리는 요리사 재량에 맡길 것, 다섯, 사형수의 식사 후 소감을 알려줄 것, 여섯, 보수 없이 재능 기부로 해줄 것. 허 기획관뿐만 아니라 자리에 참석했던 모든 위원들도 미소로써 수락을 했다.

허 기획관은 위원들에게 요리사 X의 몇 가지 개인 정보를 알려준다. "다들 아실 만한 해외 유명 호텔에서 오랫동안 수석 셰프를 맡았던 유능한 사람입니다. 이걸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지만, 비밀로 해 달라는 이유는 조금 알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 떨어져 지내던 아들을 병으로 여의었습니다. 아내가 그 뒤를 따라서 갔고요. 그 죄스러움으로 일을 그만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뒤로 전국 구치소에서 자원봉사를 해 오던 터라 인연이 되어 알고 있습니다."(p.75)

 


 

여기서 요리사가 이름 없는 X로 표기된 이유를 알 것 같지만 정작 이유는 엉뚱하다. 여기까지가 이 소설의 약 3분의 1도 안 되는 부분이다. 약 3분의 2 이상은 요리사와 세 명의 사형수,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기서 전부 말할 수 없는 것은 스포 때문이다. 이 소설의 내용을 알려주는 것보다 더 나쁜 서평은 없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소설,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은 영화 내용의 영화를 미리 알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격이다. 이 점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그러나 여러분의 작품 감상을 위해서 지금까지 내용을 잘 읽고 숙지했다면 내용을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을 귀띔하기로 한다. 앞으로 소설은 요리사 X가 주가 되어 이끌어 가고, X와 사형수, 그의 과거 등이 절묘하게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 복잡하게 얽힌 과정에 반전도 나타나고 사건이 어지럽게 얽히다가 한순간 독자들의 머리가 맑아질 것이다. 이는 저자 이석용의 글쓰기와 유기적이고 치밀한 구성, 필연적인 반전, 그리고 갈등 해소 등이 이 작품의 격을 높여준다. 출판사가 소개한 적절한 표현의 추전평을 하나만 덧붙인다.

신선한 발상과 시의성 있는 소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각의 인물에 얽힌 사연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가독성을 높이고 있으며 일종의 심리 드라마로서 마지막 반전도 뛰어나다. 교정, 교도, 사형, 법, 정의 등 가볍지 않은 의제에 대해 진지한 사유를 가능케 한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저자 : 이석용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국민대 건축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여러 대학의 건축학과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교과서 연구위원과 여러 박물관·미술관 연구에도 참여했다. 제7차 국정교과서(고등학교 건축설계제도) 연구위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연구원(전시분과),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중층화 연구 공동연구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 기본구상 연구 공동연구원 등으로 활동했다.

2011년 첫 장편소설 『파파라치』(청어람)로 제1회 황금펜영상문학상 금상을 받으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마녀 바라쿠다의 정원』으로 2015 한국안데르센상 대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장편 소설 『클럽 페르소나』(책밥)를 출간했다. 건축 교양서로 2016년 『건축, 교양이 되다』(책밥)를 펴냈고, 2019년 동화 『내일도 야구』(창비)를 출간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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