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 노래로 알아보는 마음의 작동 방식
박진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은 분류상 심리학 책이다. 다만 우리가 듣고 부르는 ‘노래’의 가사와 곡들을 받아들이는 감정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준다. 왜 노래를 듣고 부르고 감정이 몰입되는가를 심리학 차원에서 해석해 주는 것이다. 이 해석은 우리가 노래를 듣고 부르며 감성적으로 어떻게 처리하기에 우리 감정을 순화시켜 주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노래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각각의 개인이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기 마련이다. 애창곡이나 즐겨 듣는 노래를 심리학적 방법이나 이론에 의해 '나의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까지 탐색 범위를 넓혀간다.

저자 박진우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른바 '인생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 〈들어가는 말〉을 통해 "그 노래가 어떻게 인생 노래가 되었나? 어떤 노래가 인생 노래가 되려면 '네 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며 네 박자의 조건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결정적 시기다. 남들이 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했고, 그 순간에 어떤 음악을 만났다면 그 음악은 잊지 못할 노래로 남는다. 그러나 특별한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이 인생 노래를 만나는 결정적 시기는 엇비슷하다고 말한다. 응원하는 프로야구팀이 결정되는 시기도, 정치적 성향이 확립되는 시기도, 그리고 인생 노래가 각인되는 시기도 정해져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치적 견해가 형성되는 시기는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시기, 즉 투표권이 생길 때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 때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렇다면 인생 노래가 결정되는 시기는 언제일까? 저자는 최고의 시기를 빛나게 해준 순간이어었거나 반대로 최악의 순간에 위로받았던 노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인생의 최고와 최악의 시기는 대략 언제쯤일까? 저자에 따르면 유독 좋은 일과 나쁜 일을 함께 겪는 시기가 있다. 사람들은 굴곡의 세월을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런 평탄했던 시기보다 더 많이, 더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변화를 많이 경험하는 시기는 대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기에 만난 노래를 인생 노래로 기억한다. 따라서 인생 노래는 그 나이대에 만났을, 혹은 만나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힌다.

두 번째는 결정적 시기에 만난 결정적 관계가 인생 노래를 탄생시킨다고 한다. 결정적 관계는 가족, 친구 선후배, 짝사랑하는 상대, 연인 등 다양하다. 음악은 '진화심리학'에서 볼 때 사회적 상황에서 상호 결속력을 강화해 준다. 올림픽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도 이런 원리라고 한다. 음악과 언어 활동을 관장하는 뇌신경 영역은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저자는 심리학을 대입시킨다. 엄마의 자장가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길러주고, 부모와 자식 간의 유대를 강화하며, 아이의 언어기능을 발달시켜 준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에게 음악은 사회적 맥락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으므로, 인생 노래 역시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가장 자주 듣는 것이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뇌는 가장 처음 좋아하게 된 노래를 계속 찾아 듣도록 유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뇌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와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을 때 뇌의 반응 패턴은 전혀 다르다는 실험 결과로 밝혀진 사실이다. 음악치료의 마이클 타웃 교수는 초기 치매 환자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3주 동안 하루 한 시간씩 들려주었다. 그러자 의사결정, 행동 조절,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피칠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한다.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었을 때는 뇌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불안과 공포 같은 부정적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의 기능이 완화되었으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불쾌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극에 잘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인 것이다. 이로 인해 결정적 시기에 결정적 관계를 통해 좋아하게 된 노래가 있다면, 그 노래가 아주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거나 그저 스쳐 들리기만 해도 뇌는 모든 신경을 그 노래에 집중한다는 것. 남들은 듣기 힘든 사운드나 비트를 듣고 '이거 내 노래야"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또 다른 장점은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압이 낮아지고 마음이 안정화된다는 실험 결과도 소개한다. 그래서 화가 나거나 불안하고 초조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나아질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인생 노래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르거나 악기로 연주한다면 우울한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저자는 제시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부르고 연주할 때, 불안이나 우울 수준은 낮아지고 일상적 행복 수준은 높아졌다는 실험 결과로 자주 듣는 노래가 어떻게 좋아하는 노래가 되는지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있다. 마지막은 노랫말이다. 책에 따르면 오랜 세월 시와 노래는 하나였다. 인류의 조상들에게 시는 노래하듯 읊는 맛이었다. 눈으로만 읽는 시는 없었다. 노래가 된 시는 언제나 인간의 삶에 가까이하며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위로한다. 그러다 시와 노래가 분리된 뒤 시는 언어에만, 노래는 리듬에만 더 치중한 독립된 장르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가 지닌 철학, 꿈, 희망, 그리고 치유와 위로의 힘이 있다. 그래서 시적인 노랫말은 어느 순간 마음에 꽂혀 인생 노래가 된다.

 

 

이처럼 심리학의 눈으로 깊이 들여다보고 곱씹으면 좋은 노랫말이 있다고 저자가 '네 박자'를 제시하는 것이다.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 자체는 저마다의 취향일 수 있지만, 노랫말을 통해 배우는 심리학은 시를 통해 느끼는 보편적 깨달음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을 맺는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3~4분 남짓의 노랫말로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타인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집필 취지를 밝힌다. 이를테면 아이유의 〈라일락〉을 통해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뇌가 왜 마음과 정반대의 방어기제를 드러내는지 명쾌하게 풀어니다. 또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를 통해 ‘비가 오면 왜 그 사람이 생각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밝혀내기도 한다. 그리고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를 통해 부러움이 자기 자신을 부정, 파괴하는 감정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통해 잊고 싶은 기억일수록 자꾸 생각나는 까닭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스텔라장의 〈빌런〉을 통해서는 개소리가 난무하는 어지러운 세상에 현혹되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세심한 선곡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인디음악부터 팝송까지 가사와 멜로디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던 노래들이 저자의 인문학적 사유와 만나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나에서 우리로 세계를 넓혀가며 사고의 확장을 돕는다. 1부 「나를 알아가는 마음의 지도 그리는 법」에서는 타인을 이해하기에 앞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돌볼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타인의 고통이나 불행을 보며 기뻐하는 심리, 끝 모를 우울함이 우리의 뇌와 몸에 작용하는 메커니즘,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쓰는 예민한 성격이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어떻게 고갈시키는지, 선택지가 많을수록 왜 피로감이 밀려드는지 등을 다양한 노래와 심리 실험으로 함께 풀어내면서 그에 걸맞은 심리 처방을 내린다.

 


 

2부 「건강한 관계를 위한 사랑의 방정식」에서는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만남부터 이별까지 이른바 사랑의 단계로 나아간다. 결국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나를 아끼고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랑이 다 같은 것은 아니고, 핵심은 ‘건강한 사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의 노랫말을 읊으며 집착을 초래하는 뇌과학적 원인을 짚은 뒤에 집착이 왜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다줄 수밖에 없는지를 알려주면서 건강하게 관계 맺는 방법들을 자연스레 펼친다. 또한 김동률의〈취중진담〉과 멜로망스(김민석)의 〈취중고백〉, 태연의 〈Happy〉를 통해 사랑 고백법과 적절한 고백 타이밍 등을 설명한다.

3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에서는 나 자신을 오롯이 지켜내면서 타인과, 세상과 한데 어울려 현명하게 살아가고 살아낼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통찰과 깊이 있는 해석 덕분에 익숙했던 노래들이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이와 함께 책 곳곳에 풀어놓은 저자의 경험담은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값지고 피부에 와닿는 조언들을 얻게 될 것이다.

누구나 지치고 힘이 들 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위로를 건네는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친구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는 음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싶을 때, 사랑과 우정이 엇갈리기만 할 때, 왠지 모를 불안함과 우울함에 잡아먹힐 것 같을 때, 지난날의 선택으로 후회가 밀려들 때 등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보았을 문제들을 음악을 매개로 해서 하나씩 풀어나간다. 이 책은 특정 음악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BTS, 트와이스, 멜로망스, 이무진, 잔나비, 폴킴 등 33곡의 다양한 노래들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한다. 게다가 독자들이 손쉽게 노래를 찾아 들을 수 있도록 각 꼭지마다 QR 코드가 있어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우리가 이 책을 읽고 들을 수 있는 이유이다.

 


 

문화인류학자 제임스 프레이저James Frazer의 ‘전염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은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어떤 것의 속성이 다른 것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퀴벌레나 대변이 담겨 있던 컵을 세제로 깨끗하게 씻고 살균 처리까지 해서 깨끗한 물을 담아서 주어도 사람들은 선뜻 물을 마시지 못한다. 마음속에서는 혐오하는 무언가가 컵에 닿는 순간 이미 혐오적 속성이 전이되었다고 속단하기 때문이다. 전염의 법칙은 부정성에 더 강하게 나타나지만, 긍정성일 때도 나타난다. 그런데 전염의 법칙이 꼭 접촉을 통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이 매개가 되면 아무런 접촉이 없더라도 전염이 쉽게 일어난다. 멜로망스의 〈선물〉에서 별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이 예뻐 보였던 이유도 감정 휴리스틱 때문이다. - 「3부, 감정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p.226~227」 중에서

 

우리는 노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니 나 자신조차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플레이리스트를 확인해보자. 내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노래가 들어 있을 것이다. 또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을 때도 노래를 활용해보자. 대화가 없더라도 노래를 통해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나오는 말, p.287~288」 중에서

 

저자 : 박진우

 

성균관대학교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오롱인재개발센터, SK네트웍스, 한국정보화진흥원(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조직개발과 인적 관리 실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직장인의 심리적 안녕감과 조직의 성과 향상을 위해 심리학 연구 성과를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강의와 컨설팅을 하며 글쓰기에 힘쓰고 있다. 음악에 심리적 치유의 힘이 있음을 믿으며, 곱씹을수록 가사가 좋은 노래와 여러 사람이 함께 곡을 만들고 연주하는 밴드음악을 좋아한다. 그동안 쓴 책으로 『심리학, 직장 생활을 도와줘』『리더는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필라테스 베이직
질리언 헤셀 지음, 임은주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라테스가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운동이라고 한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필라테스(pilates)'는 운동이라기보다 우리에게는 '요가'의 아류쯤으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필라테스의 동작과 요가의 동작이 비슷하게 보인 데서 잘못 알려진 내용이고, 필라테스는 요가와 더불어 현대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운동법이다. 우아하고 스타일리시한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운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흥미를 느끼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시기쯤부터는 격렬한 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치솟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제는 '필라테스'라는 상업용 간판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독자도 천식환자라 격렬한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된 지 20년쯤 되었다. 이로 인해 요가도 생각해 봤지만 쉽지 않은 동작이 너무 많고, 때로는 전혀 불가능한 동작을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막상 시작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필라테스의 동작이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리 털어놓지만 몇 동작은 흉내내기조차 어렵다. 나이 탓일까?

특히 독자는 남성이라 요가와 비슷한 동작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필라테스도 머뭇거리고 있었다.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곳도 수강료가 비쌀 것 같은 느낌이어서 며칠 다니다 힘들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는 의미에서 선뜻 시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 『필라테스 베이직』을 보는 순간부터는 필라테스가 ‘나’에게 맞는 운동일 것이라는 자신감이 든다. 더욱이 이 책의 저자 질리언 헤셀은 독자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는 듯이 책 속에 이런 말을 남겼다. “필라테스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이 책은 필라테스의 기초부터 시작해 몸이 움직이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열어 준다. 자세와 호흡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체력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책에서 안내하는 자세를 따라하다 보면 척추가 재조정되어 자세가 바르게 개선되고 코어의 힘이 단단해질 것이며, 연습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라테스는 원래 동양의 요가와 선(禪), 고대 로마 및 그리스에서 행해지던 양생법 등을 접목하여 만든 것으로 반복된 동작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신체 단련 운동이라고 한다. 필라테스를 창시한 사람은 독일의 스포츠 연구가인 요제프 필라테스라는 사람이다. 고유명사가 보통명사가 된 것이다. 그는 어렸을 때 병을 앓아 몸이 허약했는데 건강을 위해 다이빙, 스키 등의 운동을 하게 되어 성장한 다음에는 체육교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램커스터 포로수용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포로들의 건강을 위하여 다양한 운동 방법을 고안하였는데 이것이 필라테스의 원형이 되었다고 알려진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필라테스를 보급하기에 힘썼고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기에 이르렀다. 육체적으로 단련시킨 몸을 이완하고 이를 통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라테스의 목표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양적인 기운의 흐름을 도입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므로 단순한 스트레칭이라고 볼 수 없고 일부 정신 수양적 특성을 보유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대한체육회가 2008년 발간한 스포츠백과에 따르면 필라테스는 반복된 운동과 연속 동작을 통해 근육을 운동시키며 통증 없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아랫배와 엉덩이 부분을 '파워하우스'라 명명하고 이 부분이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고 여긴다. 모든 동작에 고유의 호흡 패턴을 접목하여 운동 효과를 최대화 하고 있다. 몸의 파워하우스 강화로 자세 교정과 구체적인 근력 강화로 유연성을 향상시키며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를 통해 상해를 방지하고 재활에도 효과가 있다. 심폐 능력과 순환기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과정을 통해 긴장 해소와 스트레스 감소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의 두 장(1~2장)에서는 필라테스의 기본과 함께 조셉 필라테스가 어떻게 이 운동법을 개발했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필라테스가 ‘파워하우스’라고 부르는 신체의 모든 중요 부분을 확인하고 자신의 자세를 평가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제3장에서는 저자가 제시하는 빔 원리(B.E.A.M. Fundamentals)의 기초를 익히고 운동을 시작한다. 제4장에서는 3장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클래식매트 변형 동작을 소개한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5분 루틴 시퀀스를 알려 준다. 매트를 깔거나 소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5분 이내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이 책의 저자 질리안 허셀은 필라테스의 창시자 조셉 필라테스의 제자들과 함께 공부한 필라테스 마스터이다. 빔 원리(B.E.A.M. Fundamentals)라는 자신만의 방법을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안전하게 시퀀스를 진행한다. 이 책의 사진에 담긴 그녀의 완벽한 자세는 입문자뿐만 아니라 초보 강사에게도 바이블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출판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새로운 나로 향하는 길」이란 제목의 글에서 필라테스를 설명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의 첫 문장도 "필라테스는 모든 사람들 위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독자들이 운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수행하는 모든 작업 동안 더 잘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활용하고 개발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우리 모두는 무한하고 다양한 움직임의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일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움직일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에게 있어 운동이라는 것이 바쁜 삶에 꼭 필요악이 되었다는 점이다. 하루 일을 끝내고 나면 너무 지키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운동을 위한 시간을 만들지 않는다고 필라테스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만약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조언한다. 운동을 하지만 현재의 프로그램이 지루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은 또한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모든 사람을 위한' 운동임을 강조한다. 이 특별한 운동을 위해 필라테스는 기초부터 시작해서 몸이 움직이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필라테스는 척추를 재조정하고 배를 평평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세를 개선하여 10년 더 젊어 보이도록 4~5kg 정도 더 가벼워 보이게 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 책의 제목이 '필라테스 베이직'이라고 붙여진 이유도 설명한다. 필라테스를 해본 적이 없는 '초보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베이직이라는 표제어가 붙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재고안해 제시하는 빔(B.E.A.M, Fundamentals) 안에서 필라테스 운동을 배움으로써 매우 큰 효과를 보았다고 자신 있게 밝힌다. 왜냐하면 1930년대에 조셉 필라테스가 그의 독창적인 운동법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오늘날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반면에 더 활동적이었기 때문이다. 필라테스 운동은 신체 인식, 정신 집중 그리고 호흡 조절을 필요로 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에 자신의 몸과 단절되어 있다면, 어떻게 해야 몸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을까? 나는 빔 원리가 그 해답이라고 믿는다. 기본이 답이다는 말은 창시자 필라테스가 처음 고안한 것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여기서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호흡을 위한 'B(Breathe)'로 시작한다. 모든 요가 수행자가 알고 있듯이 호흡은 몸과 마음을 조용하게 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호흡은 당신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느리고 깊은 호흡과 짧고 리드미컬한 호흡을 번갈아 가며, 당신은 의식적으로 몸의 에너지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에너지를 위한 'E(Energyize)'로 이어진다 - 이는 당신이 운동을 할때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빔(B.E.A.M, Fundamentals)의 'A(Align)'는 정렬을 위한 것이다. 필라테스 운동을 하는 동안 신체의 정확한 형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M(Move)'은 움직임을 위한 것이다. 완벽한 형태로 역동적이게 움직이는 법을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필라테스의 기본적인 동작으로, 신체의 올바른 정렬 유지와 코어 근육 강화에 효과적이다. 필라테스는 몸을 이완하면서 동시에 복부와 엉덩이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이다. 이러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필라테스의 기본 원리 6가지인 호흡, 중심화, 조절, 집중, 흐름, 정확성에 기반하여 각 동작을 수행해야 한다. 즉, 깊은 호흡으로 복부 근육에 집중하면서, 강화하고자 하는 개별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며, 각 동작에 집중하여 정확한 움직임을 만들어내지만,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동작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시자인 조셉 필라테스는 32개의 기본적인 동작을 만들었으며, 모든 동작은 특별한 기구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질리안 허셀은 여기에 현대인들의 생활과 운동 방식에 맞춰 빔(B.E.A.M, Fundamentals) 운동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창시자 필라테스가 고안한 기본 원리 6가지 동작은 그대로 지금까지 수행되고 있으며, 32개 동작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헌드레드(hundred) 동작은 무릎을 구부리고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들어 시선은 발끝을 향하도록 한다. 이 자세에서 깊은 호흡을 유지하며 두 팔을 위아래로 100번 움직인다. 또 롤 업(roll up)은 두 팔을 위로 들고 누운 상태에서 척추를 하나씩 말아 올린다는 느낌으로 상체를 천천히 일으켜서 앉는다. 이마가 다리에 닿을 때까지 상체를 굽힌 후, 천천히 원 자세로 돌아온다. 롤 오버(roll over with legs spread) 동작도 그대로다. 누운 상태에서 쭉 편 양다리를 머리 뒤쪽으로 넘긴 후, 이 자세에서 가능한 만큼 좌우로 다리를 벌린다. 천천히 누운 자세로 돌아오면서 가능한 만큼 다리를 벌린다.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펴서 큰 원을 그리듯이 다리를 돌린 후 반대쪽으로도 동일하게 실시하는 한 다리로 원 그리기(one leg circle )도 마찬가지 동작이다. 뒤로 구르기(rolling back) 역시 기본동작이다. 앉아서 무릎을 굽히고 두 팔로 다리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뒤쪽으로 굴렀다가 원 자세로 되돌아 오는 동작이다. 이런 동작들은 이 책에 사진과 함께 단계별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질리언 헤셀이 필라테스 운동의 확산들 위해 힘쓰고 있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의 확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당초 창시자 필라테스가 말한 "모든 사람을 위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 : 질리언 헤셀(Jillian Hessel)

 

조셉 필라테스의 1세대 제자들과 함께 공부했으며, 1981년부터 지금까지 40여 년이 넘게 전 세계에서 필라테스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마스터, 즉 거장들의 집합체’로 활약하면서, 현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 비버리힐즈에서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필라테스 강사들을 멘토링하고 있으며, DVD와 웹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필라테스애니타임(Pilatesanytime.com) 같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그녀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역자 : 임은주

 

국내 최초 미국필라테스연맹(Pilates Methods Alliance, PMA) 강연 발표와 최다 학술 발표를 한 필라테스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연구에 기반한 필라테스를 개발하고 있는 교육자이기도 하며, 현재 새로운 기구과 소도구에 대한 교육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육하는 엔케이트레이딩(발란스드 바디 코리아)의 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녁 한자 - 인생의 깨달음이 담긴
안재윤.김고운 지음 / 하늘아래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자는 예전 학창 시절에 어른(선생님)들로부터 주의를 받을 때 "책을 읽고 수양 좀 더 해야겠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주의를 줄 때는 꼭 "책 보고 수양 좀 더 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잘못을 지적 받은 자리이기에 수긍하는 듯 머리를 조아렸기 때문에 더 이상의 주의나 경고의 말은 듣지 않았다. 그러나 독자는 내심 '무슨 수양을 책 읽고 하라는 거야' 하는 반발심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잊었다. 선생님도 잊었고, 독자도 더 이상 주의 받은 사항을 되풀이하지 않았기에 그냥 잊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수십 년이 지난 오늘 이 책 『인생의 깨달음이 담긴 저녁 한자』(이하 『저녁 한자』)를 읽으면서 그때의 일과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수양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구나. 그 말이 "책을 통해 옳고 그름을 깨닫고 실천해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독자 학창 시절 때 '책을 본다'는 의미는 '공부한다'는 의미였고, '공부'는 지식을 얻는 것이었다. 그것도 교과서가 아닌 다른 책을 읽을 때 일이었고, 교과서는 대학 입학을 위한 책일 뿐이었다. 수양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체적으로 공부는 대학 입시를 위한 도구로서의 의미 이상의 것을 준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물론 독자의 공부량이 많지 않아서 공부에 대한 깨달음이 적어서이겠지만. 이 책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읽고 배우던 한자(漢字)와 한문(漢文)에 대해 글자의 뜻과 문장의 의미를 깨닫게 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 펴냈다. 몇 페이지 읽지 않아서 학창 시절 이야기가 떠오르며 수양을 책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공동 저자 안재윤과 김고운은 이 책 〈머리글〉을 통해 인생의 깨달음이라는 주제로 한자 어휘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성찰할 수 있도록 알려주기 위해 쓴 책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머리글〉은 한자 20자로 된 오언절구의 싯구로 시작한다.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산속에 사는 은자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동자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눈다.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 선생님은 약 캐러 가셨다 하네. / 이 산속에 계시긴 하나 / 구름이 깊어 계신 곳을 알 수 없다네) 『尋隱者不遇』란 책의 가도(賈島) 편에 나오는 싯구인 것 같다. 저자들은 "옛글을 탐함은 구름 깊은 산속에서 약을 캐는 것과 같다. 무엇이 약이고 무엇이 독인지 알지 못하고 함부로 캐 먹으면 예상치 않은 불행을 겪을 수도 있다. 무엇이 약인지 알았더라도 어디에 가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노력이 제값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았더라도 때를 살펴 가지 않으면 좋은 상태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 아예 찾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 이 싯구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옛글은 한자와 한문으로 되어 있다. 우리 옛글을 탐하는 이들에게 한자와 한문은 적잖은 걸림돌이다. 전문 역자들이 작업한 잘 번역된 글이 있지만, 그 온 모습을 살피려면 역시 기본적인 한자와 한문을 익히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48가지의 한자 어휘 속 지혜의 발견을 담았다고 말한다. 독자가 임의로 4개의 장(章)으로 나눴다. 1장 「믿음으로 세상과 소통시키는 저녁 한자」, 2장 「배려와 용서의 온기를 채워주는 저녁 한자」, 3장 「안목을 밝히는 지혜가 담긴 저녁 한자」, 4장 「기다림의 미덕을 일깨워 주는 저녁 한자」이다.

 


 

저자들은 한자에 익숙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우리말 번역만으로는 심심하다 싶었던 여백을 한자와 한문을 풀어 익히면서 채워가도록 했다. 한자를 풀어 이해하는 것은 약을 알아가는 것과 같다. 무엇이 약이 되는지, 어디에 가면, 언제 가면 좋은 놈을 만날 수 있는지 한자가 안내해 줄 것이라고 귀띔한다. 새로운 한자 어휘를 발견해 가며 삶을 살아가는데 마음의 공부가 될 수 있으며, 멘탈 관리와 함께 더 좋은 삶을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들은 앞서 살폈듯이 한문을 풀어 이해하는 것은 은자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한자 몇 자 알았다고 대번에 깨달음이 오는 게 아니라고 한다. 한문 표현 몇 개알았다고 문리가 트이는 것도 아닐 터다. 그저 아침마다 한두 문장씩 옛 글을 한문으로 풀어 익히다 보면, 책 끝머리에서 한자에 담긴 삶의 이치를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고 밝힌다. "은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동자는 무심하게 대답하고는 제 할 일만 한다. 은자를 찾아온 화자는 스스로 해답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는 문장을 비유적으로 덧붙이는 것은 〈머리글〉의 시작 부분에 나온 『尋隱者不遇』 싯구처럼 매일 읽고 깨닫고 실천하기를 거듭하다 보면 어느 덧 마음 수양은 자신 속에 들어와 있을 것 같다.

저자들은 전작 『인생의 지혜가 담긴 아침 한자』에서 인과(因果), 분배(分配), 집착(執着) 등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생활한자에서부터 옥불은하(玉不隱瑕), 화광동진(化光同塵),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등 동양 고전에 나오는 주옥같은 옛글에 이르기까지 드넓은 한문의 바다를 종횡무진 횡단하며 한자에 담긴 삶의 이치를 현 세태에 맞춰 재미있게 풀어낸 바 있다.

 


 

전작 『아침 한자』가 '지혜를 담았다'면 『저녁 한자』는 '깨달음을 담았다'고 한다. 아침과 저녁에 대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제목으로 보인다. 1장은 믿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한자·한문들이다. 한자 통(通)과 통(痛)을 통해 소통을 가르쳐준다. 이에 따르면 옛사람은 우리 몸에 통증이 생기는 것은 기혈이 막혀서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서로 오해하고 불신한다. 오해와 불신으로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하고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통(痛)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통(通)이다.

'?(착)'은 가는 동작을 나타낸다. 본래 글자는 '?'이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 ?으로 모양이 바뀐다. 윗부분은 네거리를 본뜬 행(行)의 반쪽 '?(척)'이고 아랫부분은 걷는 발을 나타내는 '지(止)'다. 가는 동작과 관련한 글자에 많이 쓰인다. 앞으로 가면 진(進)이고 뒤로 가면 퇴(退)이다. 용(甬)은 용(用)과 같으며 통나무 속을 깊이 파서 만든 나무통이다. 통(桶)의 본래 글자다. 甬과 用은 손잡이가 있고 없고 차이다. 甬이 다른 뜻으로 더 많이 쓰이자 본래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목(木)을 덧붙여 桶을 만들었다. 물건을 담는 나무통은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쓸모가 있는 것이다. 甬과 用에 대해서는 제물로 쓸 소를 가두어 두던 '우리'라는 설명, 중요한 일을 알리는 '종'이라는 설명, 점칠 때 쓰던 '뼈'라는 설명도 있다. 痛=?+甬. '?(녁)'은 사람이 병들어 누워있는 침상이다. 疾(병 질), 病(병 병), 疫(돌림병 역) 등 병과 관련한 글자에 많이 쓰인다. 痛은 몸 어딘가 빈 곳이 있어서 아파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몸이 아플 수도 있고 마음이 아플 수도 있겠다.

[옛 글을 읽어보자] 變?痛 通?久(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 變(변)은 '변하다', ?(즉)은 접속사인데 '~면 곧 ~'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變?痛은 '변하면 곧 통한다'가 된다. 通?久는 '통하면 오래 간다'다.

 

 

「배려와 용서의 온기를 채워주는 저녁 한자」 중에 〈화광동진(和光同塵)〉이란 말이 나온다. '타인의 능력을 존중한 뒤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라'라는 뜻이다. 두 저자는 단어의 뜻을 풀이하기에 앞서 사람은 저마다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을 앞세운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 성격, 사고방식, 외모가 다르고 정신적·육체적 능력이 다르다. 이처럼 개성과 개인차가,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가족을 이루고 사회 조직을 이루며 살아간다. 한 부모를 둔 형제자매도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르다. 심지어 소질과 능력도 다르다. 형은 이런 재주가 있고 동생은 저런 재주를 갖고 있는 경우가 보통이다. 더러 형과 동생이 같은 재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p.96)

이 전제는 이 단어의 정확한 뜻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내 개성만 제일이고 내 재주만 최고라며 뽐내고 드러낸다면 분란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좋은 재주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 위에서 부려야 아름답다. 제 잘난 줄만 알고 까부는 재주꾼은 조직의 화합을 해치고 조화를 깨뜨린다. '눈빛을 누그려뜨려 속세와 하나가 되라'는 화광동진의 자세는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이 미덕인 현 세태를 꾸짖는다"고 풀어낸다. 글자의 조합을 살펴본다. 和=禾+口(?, 피리 약). 禾는 '벼'다. 여기서는 '화'라는 음을 나타내는 발음 기호 역할을 한다. 口(?, 약)은 '피리, 피리 소리'다. 和는 '조화로운 피리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흔히 '화목하다'로 새기는데, '자기를 누그러뜨리고 상대에게 맞추다, 어우러지다'라는 뜻이다. 光=火+?(人,인). 불을 들고 옆에서 시중드는 사람을 나타냈다. '광채, 빛'이다. 同=凡(무릇 범)+구. 凡은 '여러 사람들, 모두'다. 口는 '말하는 입'이다. 同은 여러 사람들이 같은 말을 하는 상황을 나타냈다. '같아지다, 똑같게 하다'다. 塵=鹿+土. 塵은 사슴이다. 사슴, 노루와 관련이 있다. ?(노루 균), ?(고라니 균), ?(고라니 포), ?(큰사슴 미) 등이 그렇다. 塵은 사슴 떼가 달려갈 때 나는 먼지를 나타냈다. 본래 글자에는 사슴 셋을 표시했었다. '먼지, 티글'이다. 여기서는 '보통사람, 보통내기'를 뜻한다.

 


 

이 책의 마지막(마흔여덟 번째 저녁)에 不倒翁(부도옹)을 풀이했다. 옛날 우리와 등지고 살았던 때 중국의 등소평(덩샤오핑)이 기억난다. 그의 별명이 不倒翁이었다. 등소평은 모택동(마오쩌둥)과 함께 중국 공산주의 운동을 함께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하는 데 큰 몫을 했던 인물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러나 마오쩌둥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른바 숙청당했다. 모진 수모를 감내하고 다시 돌아와 결국 모택동 사후 주석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그래서 그에게 '부도옹'이란 별명이 붙었다. 오늘날 중국이 있게 한 개혁개방 정책을 펴고 상하이 등 여러 개 도시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운용하면서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다시 올라서도록 한 인물이기도 하다. 우리말로 하면 '오뚝이'로 하면 되겠다. 이 책은 꾸준하게 읽고 읽히면 마음 수양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책이다. 어휘력 늘리는 데도 더 없이 잘 씌어진 책이다.

 

저자 : 안재윤(安載允)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와 서울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그리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철학과에서 공부했다. 출판기획과 편집을 주업으로 하면서 간간이 뜬금없는 책을 쓴다. 주제넘게 동서 고전 해설서 두 권을 내더니, 내친김에 한자 상식과 시사 상식까지 썼다. 요즘은 정이·주희의 해설과 후대 학자들의 주석을 모은 『주역전의대전』과 들뢰즈의 초기 저서 『차이와 반복』을 친구들과 함께 자세히 읽고 있다. 모순이 삶의 본질임을 뒤늦게 깨닫고 강호로 돌아갈 생각을 버렸다. 속세를 누비며 유유자적 투명 인간처럼 사는 게 소원이다.

 

저자 : 김고운

 

옛것을 야무지게 좋아하여 일찍이 나름 사서(四書)를 비롯한 고서를 섭렵하더니 시체(時體) 공부에는 흥미가 가지 않았다. 이른 나이에 무사독학(無師獨學)으로 한자와 한문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동양 상고사와 한의학, 동양철학, 문자학을 들고 파더니 어느덧 강호의 고수가 되어 있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 -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세대 갈등 솔루션
조관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대간 갈등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사실이고 단어다. 이 책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란 표제어로 볼 때도 '꼰대'라는 단어가 좋은 뜻이 아니라는 전제로 만들어진 어구다. '지수'가 높다는 의미는 '꼰대'라는 말이 이미 상용화된 말이고, 자주 듣는 사람은 '지수가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할 때 자주 듣고 싶지 않은 단어임이 분명하다. 사실 꼰대란 단어는 오늘날 21세기 들어 생긴 말은 아니다. 오래 전 산업화 시대, 일제 잔재가 사회 곳곳에 남아 있을 때 원리원칙을 강요하는 학교 교사들에게 학생들이 붙여주는 별명쯤으로 치부되고 사용했다. 어감도 좋지 않아 널리 통용된 말은 아닐 것이다. 어원 역시 불확실한 말이다. 일본어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하고 당시 이 말을 쓰는 사람(주로 고등학생)들 사이에 은어로 사용되던 말이다. 한때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에 잊혀진 유행어쯤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던 이 단어가 기성세대와 신세대(특히 요즘 세대로 일컬어지는 'MZ세대')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다시 폭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생각 외로 컸다. 방송에서만 못 쓰게 하는 단어일 뿐 책이나 영상 등에서는 스스럼없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신세대가 기존 세대를 비하할 때 쓰는 용어로 고착화되면서 최근의 신세대 불만이 증폭되면서 이젠 나이든 어른이면 누구를 막론하고 비하하는 대명사처럼 쓰인다. 독자도 중년 세대로서 이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알게 모르게 노력하고 있다. 방법은 소통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언어에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조어를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신세대가 말하는 꼰대들의 약점은 소통 부재라는 데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하는 선에서 더 이상의 공부가 필요없어졌다는 생각에서 요즘은 아예 포기했다.

 


 

바로 인터넷 상의 줄임말(축약어가 아닌 머릿글자 나열하는)은 신세대의 특징으로 부각되면서 인터넷 용어도 따로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공부가 막힌 것이다. 그렇다고 신세가 쓰는 말이 국어 순화에도 어긋나는 일이며, 쓰지 말고 고운 우리말을 쓰자고 말한다면 '꼰대 지수'만 높아질 게 뻔한 상황이어서 말로 다독여 나쁜 말은 쓰지 말자고 말하는 것은 신조어를 배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의 저자 조관일도 독자와 비슷한 기성 새대인 듯하다. 이에 따라 은어식으로 사용되는, 어감마저 나쁜 말을 유행어처럼 아무데서나 사용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신세대의 일부, 즉 꼰대와 병렬적으로 배치되는 ‘빤대’와 ‘낀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밝힌다. 빤대란 이유 없이 반항하고 삐딱한 관점으로 무조건 반대하며 자신의 몫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채 빤질대는 젊은이를 칭한다. 낀대란 꼰대와 빤대 사이의 어정쩡한 중간 세대를 뜻하는 말로, 나이로 구분하기보다는 양쪽의 특성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 계층을 뜻한다.

저자는 연구하고 숙고해서 사용한 말일지 모르지만 이런 말이 먹힐 리가 없다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꼰대 또는 빤대와의 갈등은 세대 갈등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입장, 즉 상사와 부하 직원의 처지가 달라서 발생하는 ‘입장 갈등’이라고 표명한다. 더군다나 조직 내에서는 가장 어린 신입사원과 나이 많은 경영층의 간격이 30년 내외고, 직속 상사와 부하 직원의 나이 차는 그보다 현저히 적다. 실상이 이러함에도 직장에서 MZ세대가 기성세대를 못마땅히 여기는 것은 합리적이고 숙고된 판단 없이 사회적·문화적 분위기에 휩쓸리고 세대 차이를 주장하는 이들의 부추김을 받은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기존의 세대론은 기성세대에게는 꼰대 프레임을, MZ세대에게는 개인주의적이라는 편견을 공고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2020년 출간되었던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의 개정판으로, 기존 세대 담론의 중심추를 신세대에서 기성세대의 중간 지대로 옮겨놓아 세대론에서 조연처럼 여겨졌던 기성세대를 재조명함으로써 세대 갈등을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어준다고 개정판 출간 취지를 밝히고 있다.. 국내 최고 명강사이자 한국의 데일 카네기로 불리는 조관일 박사는 지나치게 신세대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대론에 의문을 품고 이에 맞서는 도발적 세대론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세대라는 프레임 속에서 서로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법을 배워봄으로써 갈등 시대를 슬기롭게 건너는 전략을 익혀볼 수 있을 것이다. 독자도 비슷한 세대이기에(정확히는 직접 '꼰대' 소리를 들은 적이 없기에)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저자의 말은 "이 책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는 언젠가부터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할 정당한 상식이 꼰대 문화로 매도당하고, 꼰대라고 취급당할까 봐 상사나 선배조차 후배에게 정당한 조언이나 지적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출간했다는 말이 설득력을 갖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봐야 한다. 저자는 "상대방을 무조건 이해하라는 말이 아니다. 서로 머리로만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존중할 것을 권한다. 그럼으로써 기업 현장의 세대 갈등을 허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지만 쉽게 고쳐질 것 같지 않다는 게 독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다고 없어질 기세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이 책은 꽤 호소력이 있을 것이란 데는 공감한다. 저자의 의도가 너무 솔직하고 간절하다는 생각에서다. 역시 책을 통해서 배운 말은 책을 통해서 고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책에 따르면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MZ세대와 기성세대가 서로를 바로 앎으로써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데 있다. 1부에서는 MZ세대는 선이고 기성세대는 악으로 대표되는 요즘의 세대론의 문제를 파헤치고, 중립적 시선으로 세대 차이와 세대 갈등이 남기는 과제를 풀어본다. 2부에서는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자기의 맡은 바나 책무를 다하지도 못하면서 늘 삐딱하고 반항적으로 구는 ‘빤대’인 MZ세대에게 지혜로운 회사생활을 위한 각성을 촉구한다. 3부에서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나이 듦이라는 의미에 대해 알아보며 세대론에 비추어 상사나 선배의 입장은 무엇인지, 회사와 경영자의 입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배워본다. 4부에서는 기성세대가 꼭 마음에 담아야 할, MZ세대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지 않고 좋은 상사나 선배로 인정받기 위해 꼰대지수를 낮추면서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직장에서의 세대 갈등은 어느 시대에서나 존재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변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각 세대가 공유하는 문화의 차이가 커지면서 차별과 낙인이라는 세대 간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더 서로의 관점과 차이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각양각색의 사람이 모인 직장이라는 하나의 사회에서 나를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어나가는 방법을 배워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런 개인적 노력보다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뤄 공식적으로 토론을 한다거나 세대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원인을 찾아 사회가 함께 노력한다는 취지의 공개 토론도 병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독자의 생각을 덧붙이고 싶다.

 


 

아직까지 모르고 있었지만 한국의 꼰대는 이미 세계시장(?)에도 얼굴을 내밀었다고 한다. 저자는 「거꾸로 쓰는 역발상의 세대론」이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를 통해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서 'kkondae'라는 단어를 소개하면서, '거들먹거리는 나이 든 사람'을 뜻하는 한국식 표현임을 밝혔고,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는 'kkondae'를 '오늘의 단어'로 선정하고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이 사실은 〈동아일보〉 2019/ 11. 23, 「시대정신이 된 '안티꼰대'」 보도) 이제 기성세대에 대한 신세대의 공격은 '꼰대'라고 비아냥거림이나 불평불만에 머물지 않고 갈등으로 심화되고 결국 '세대 혐오' '세대 증오'의 구조적 문제로 증폭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초판본의 제목을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라고 붙였다고 한다. 개정판에서 이를 다시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로 제목을 바꿨단 이야기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제목을 개정판 2부에 그대로 실었다.(더욱이 '꼰대의 일격'이란 어구까지 붙여서) 이는 올바른 해결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 듣기 싫다고, 옳은 표현이 아니라고 고치라고 한다고 말이 없어지는가? 오히려 더 반감을 불러 더 쓰게 되고 더 이상 손댈 수 없게 굳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언어다. 그리고 그것이 신세대다. 다시 말해서 잘못된 것은 고치자고 토론을 하든지 정식 거론해서 개선하면 되고, 언어를 지적해서 말버릇이나 말투 등을 지적한다면 오히려 더 크게 확산될 뿐이다. 물론 은어나 속어 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언어 활동 차원에서도 권장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억제해서도 안 된다. 일시적으로 나온 유행어라면 그 원인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저자의 순수한 의도에 조금 더 언어에 대한 사려가 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독자가 아는 바를 덧대었다. 오해 없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저자의 진심을 살필 수 있는 한 단락의 문장을 여기에 적시하며, 저자에 공감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먼저 저자의 뜻을 읽고 이해한 한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추천할 하고 싶다.

 

세대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다. 신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투쟁을 부추기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쪽을 나무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많은 세대론이 기성세대를 힐난하는 식이었다. 일방적으로 코너로 몰아넣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신세대가 기성세대를 이해해야 하듯이 기성세대 또한 신세대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함께 가기 위해서다.(p.234)

 

저자 : 조관일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대한석탄공사를 흑자 기업으로 전환한 ‘人(인) 테크’ 이론의 창안자이며, 친절서비스 분야 국내 선구자로 꼽히면서 한국 HRD 대상 명강사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강원도 정무부지사, 강원대학교 초빙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창의경연연구소 대표, 한국샌더스은퇴학교 교장으로서 기업체 및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2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조관일TV’의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청와대, 대검찰청,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업 및 단체에서 수천 회의 강의를 진행했다. EBS, KBS, MBC, SBS TV특강에 고정 출연해 호평을 받았으며, 춘천MBC TV의 토크쇼 「세상만사」 및 ‘강원방송’ TV시사토크 MC로도 활약했다. 지은 책으로는 베스트셀러 『비서처럼 하라』, 『멋지게 한말씀』, 『오십의 말 품격 수업』을 비롯하여 『멋지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왜 마음이 약할까』 등 60여 권이 있다.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는 국내 최고 명강사이자 한국의 데일 카네기로 불리는 조관일 박사가 우리 사회 이슈인 기성세대의 꼰대 문화를 재조명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는 세대 갈등을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어줄 세대 갈등 해소 가이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기존의 세대론은 기성세대에게는 꼰대 프레임을 씌웠으며 MZ세대에게는 개인주의적이라는 편견을 공고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기존 세대 담론의 중심추를 신세대에서 기성세대의 중간 지대로 옮겨놓아 존중과 공존으로 재조립된 세대론을 제시한다. 세대라는 프레임 속에서 서로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법을 배워봄으로써 갈등 시대를 슬기롭게 건너는 전략을 익혀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한우의 인물지 - 유소 『인물지』 완역 해설
이한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에 위대한 왕으로 기록된 인물들은 대부분 인재 등용을 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나라 이세민, 명나라 주원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세종대왕이나 정조 등은 인재 등용에 소홀함이 없고, 탁월한 안목이 있었던 것을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제왕들의 인사의 기본원칙도 세워지고, 발굴하는 등 시스템적인 구조화로 나라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것이 "인사는 만사다"는 말이 나온 이유이다. 한 나라를 창업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나라의 튼튼한 기반을 정립시키는 일은 더 어렵고 중요하다고 한다.

이처럼 위대한 제왕들은 어떻게 사람 보는 눈을 정확하게 가질 수 있었을까. 그들을 불세출 왕으로 존경받게 한 '인사 교과서'가 바로 『인물지』다. 『인물지』는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의 최측근 참모인 유소가 직접 지시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조의 탁월한 용인술이 그의 사상에서 비롯되었으리라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당의 이세민, 명의 주원장, 청의 강희제 등 리더십 대가들은 『인물지』를 탐독하며 지인(知人)과 용인(用人)의 혜안을 얻었다고 이 책 『이한우의 인물지』의 저자 이한우는 밝힌다.

유소가 쓴 책을 왜 저자 이한우는 앞에 자신의 이름을 덧붙여 썼을까. 물론 원전 『인물지』를 자신의 해석으로 번역해 냈다는 점이 첫째 원인일 것이다. 대개 지금까지 『인물지』는 번역에 그친 것을 그대로 출판하거나 자신의 번역으로 옮길 때 오류가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늘날은 번역의 오류가 있지는 않겠지만 『인물지』에 대한 저자 유소의 뜻을 잘못 읽어, 혹은 고의로 오역해 출판된 것도 시판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저자 이한우는 『인물지』의 직접 번역(1차 번역)으로 오류를 바로 잡고, 유소의 『인물지』가 공자의 핵심 사상에 기인해 씌어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책의 이름이 『이한우의 인물지』로 표제어가 된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인물지』는 유학의 전통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공자의 핵심 사상인 ‘지인지감(知人之鑑)’의 원리를 관통하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공자가 『논어』에서 던진 숙제 ‘사람을 알아보는 법’을 통치 현장에서 풀어낸 것이 『인물지』라고 설명한다. 『논어』를 비롯한 공자 사상의 본질을 집요하게 좇아온 이한우는 『인물지』를 옮기면서도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논어』의 큰 주제의식을 염두에 두고 지인지감의 맥락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실용적 지식을 넘어 사람을 보는 데 대한 깊은 통찰에 이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른 번역본과 달리 이 책은 『인물지』를 최초로 주해한 유병(劉昞)의 주석을 빠짐없이 실었고 이한우의 역주(譯註)를 덧붙여 이해를 높였다. 한자에 능통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보기에는 다소 난해할 수도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저자의 기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그 뜻이 이해될 정도로 필요한 부분은 모두 풀어쓰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이한우는 고전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관점과 통찰을 제시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분이다. 주희식 교조적 해석과 역사적 맥락에 묻혀 텍스트 자체의 본질이 훼손된 『논어』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복원하는 연구를 제시하는가 하면, 운명을 점치는 점술서로 폄하된 『주역』에 대해 ‘제왕의 리더십 교과서’로 재평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한우의 설원』(상·하, 21세기북스)을 통해 기존에 이야기 모음집으로 인식되어온 『설원』을 『논어』와 관련지어 해석했다.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접근법이었다. 그 뒤를 이어서 또 다른 고전 번역을 내놓았다. 그 대상은 유소의 『인물지』이다.

 

 

저자에 따르면 유소는 『인물지』에서 사람마다 타고난 자질과 성정이 다른 이유를 규명하고,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하며, 그 자질에 따라 그 인물을 어떻게 평가하여 쓸 것인지 등 지인과 용인의 방법을 구징, 체별, 유업, 재리, 재능, 이해, 영웅, 접식, 팔관, 칠류, 효난, 석쟁 등 열두 개의 주제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저자는 유소의 『인물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풀이하면서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인사’를 살펴본다. 과거의 사례가 현재의 교훈이 되는 당연한 까닭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맥락이 공자의 사상이나 가르침에 따르거나 근접하게 되어 있는 많은 부분을 공자에서 찾아내 조목조목 살펴본다.

유소의 『인물지』는 기존의 경서들과 달리 지인과 용인에 대한 매우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는 조조, 손권, 유비가 활약한 『삼국지』의 시대이다. 사실 삼국시대는 과거의 인사 제도의 모순에서 파생한 것이라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대체로 전한의 외척과 후한의 환관들, 그리고 상서의 직위를 장악하고 파벌을 형성한 파당들의 인사 전횡은 한나라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결국 이로 말미암아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황건적의 난으로 각지의 군웅들이 할거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대단한 배경도 없이 오직 자신의 능력과 순욱*으로 대표되는 모신들의 힘에 의지해 나라를 세운 조조는 이런 상황을 참을 수 없었음이 분명하다. 결국 조조는 극단적으로 “능력이 있으면, 도덕적인 하자가 있어도 상관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허명만 갖춘 인사들의 폐단을 목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 순욱 : 삼방순욱(三訪荀彧)에서 축약 인용된 말로,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하여 참을성 있게 노력함을 이르는 뜻이다. 중국 삼국 시대에, 조조가 순욱(荀彧)을 세 번 방문한 끝에 그를 얻었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유소는 조조의 능력주의를 포괄하면서 그보다 더 체계적인 체제를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인물지』다. 그는 다양한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원리들을 정리해냈다. 『인물지』는 한나라 이전의 인사 제도에서 수당 이후의 과거제로 가는 중간 지점에 있는 과도기적 저작이다. 그래서 『인물지』에서 다루는 내용은 후대의 도식적인 과거제나 전대의 협소한 인재 추천 관행들보다 더 풍부하다. 오늘날에도 훌륭한 리더의 조건으로 업적 달성 능력, 조직 운영 능력과 더불어 인재 육성 능력을 꼽는다. 즉, 인재 없이는 목표한 업적도, 안정된 조직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인재를 올바로 인식하고 적재적소에 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리더들이 고민하는 과제다.

저자는 『인물지』에서 원전 독해와 함께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인사’를 살펴보고 있다. 고전의 세계는 비록 과거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인류의 사유와 경험을 집적한 지혜의 보고이기도 하다. 고전 읽기는 물론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실제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고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소수가 다수에게 미치는 영향이 삼국시대 유소가 이 책을 쓸 때보다 커진 데다 잘못된 인사가 등장할 조건까지 다 갖춰졌으니, 큰 인사에 한 번 실패하면 해댱 조직은 물론 사회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부도덕한 금융가 한 사람이 전체 금융시장을 무너뜨리고 어리석은 지도자 한 명이 한 나라를 거덜낼 수도 있다고 인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이기에 더욱 『인물지』가 조명받고 있다. 유소는 『인물지』에서 "그럴 듯하지만 아닌 일곱 가지 사이비"를 정의하고 이를 "극히 주의하라"고 경계한 바 있다.

 


 

유소의 『인물지』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잘 쓰는 원칙을 12가지로 설명한다. 이 책 『이한우의 인물지』 역시 원전에 따라 모두 12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마다 탁월한 번역은 물론 저자의 해석이 뒤따르고, 공자 사상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이외 「자서(自序)」가 맨 먼저 위치해 있고 유소, 완일, 찬에 대해서는 별도 책 뒤에 〈부록1〉, 〈부록2〉로 처리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 이한우는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과 ① 유소의 『인물지』란? ② 뛰어난 신하를 어떻게 알아볼 것인가? ③ 공자의 평생 관심사, 군군신신(君君臣臣) ④ 뛰어난 임금[賢君], 뛰어난 신하[賢臣]가 만나야 한다 ⑤ 덧붙이는 말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1장 「아홉 가지 징후-(九徵)」에서는 '인물의 성정과 재질의 아홉 가지 형태'와 '인재의 다섯 가지 등급'에 관해 설명한다. 2장은 「성격에 따른 구별-체별(體別)」에 대한 설명이다. '사람마다 타고나는 성정이 있다' '성정에 따라 하는 일에도 장단이 있다' '유약한 사람의 지혜는 두렵지 않다' '한 가지 재질에 치우친 성정은 바뀌기 어렵다' '인물 알기의 어려움과 묘미' 등을 말한다. 3장은 「유형에 따른 직분-유업(流業)」에 관한 기술이다. '덕·법·술, 각 방면의 최고 고수: 청절가, 법가, 술가' '덕·법·술의 재질을 모두 갖춘 최상의 인재: 국체, 기능' '덕·법·술, 각 방면의 지류: 장비, 기량, 지의' '기능별 전문가들: 문장, 유학, 구변, 웅걸' 등으로 나뉘어 설명한다. 또 4장에서는 「재질과 이치-재리(材理)」에 대해 말한다. 이 장에서는 '사이비 인재의 일곱 유형'에 대해 풀이하고 있다. 5장은 「재질과 능력-재능(材能)」에 관한 설명으로서 '적재적소'라는 낯익은 단어로 설명되니 이해하기 쉽다.

 


 

6장은 「이로움과 해로움-이해(利害)」편으로 '덕·법·술'의 장단점을 모두 자세히 적시함으로써 인사권자의 올바른 사용을 꾀한다. 7장은 「사람을 알아보는 법-접식(接識)」에 대한 설명으로 '자기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할 때 생기는 오류'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다. 8장 「영재와 웅재-영웅(英雄)」을 설명하고, '영웅은 지혜와 힘의 결합'이라고 표현한다. '영(英)'과 '웅(雄)'의 글자 풀이로부터 이 말의 유래까지도 함께 알 수 있는 재미도 있다. 9장은 「사람을 살피는 여덟 가지-팔관(八觀)」에 대한 설명이다. '전후 관계를 살펴 사이비를 알아내는 법' '자애와 공경의 태도를 살펴 소통하는지를 알아내는 법'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살펴 군자인지 알아내는 법' '단점을 살펴 장점을 알아내는 법' '총명함의 정도를 살펴 수준을 알아내는 법' 등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0장은 「사람을 살피는 데서 흔히 저지르는 일곱 가지 잘못-칠류(七繆)」로서 '명성' '자신의 기준' '포부의 크기' '성취' '배척' '지금 상황으로 판단'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7가지 오류를 말한다. 11장은 「사람을 알아보는 효험의 어려움-효난(效難)」, 12장은 마지막 장으로 「다투는 마음을 내려놓아라-석쟁(釋爭)」을 다룬다. 특히 12장의 석쟁은 "다투지 말라"는 뜻으로 자기의 공을 앞세우거나 자랑하지 말라, 이기기를 좋아하지 말라 등의 겸손과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하라"는 공자의 말이나 "겸양", "공은 이룬 후 물러서라"는 등 공자의 가르침과 매우 흡사한 부분이 많다.

 

사람을 잘 알아보는 자는 자기가 직접 본 것을 갖고서 남에게서 들은 것을 바로잡지만{남의 말을 들었더라도 항상 자기 눈으로 그것을 바로잡는다.}, 사람을 잘 볼 줄 모르는 자는 남에게서 들은 것을 갖고서 자기가 직접 본 것을 내팽개친다.(자신이 직접 참된 실상을 보고서도 오히려 자기에 대한 믿음이 약해 그것을 내버린다.)

- 「제10장 사람을 살피는 데서 흔히 저지르는 일곱 가지 잘못」 중에서(p.219)

 


 

군자는 스스로 덜어내는 것이 더해줌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공로가 하나여도 두 가지 찬미를 얻게 되고(스스로 덜어내면 일을 행하는 것이 이뤄지고 명성이 세워진다.), (반면에) 소인은 자기를 더해줌이 덜어냄이 되는 것을 알지 못하기에 한 번 자랑하다가 (공로와 명예) 두 가지를 아울러 잃게 된다.(스스로 자랑하면 일을 행하는 것이 허물어지고 명성이 손상당한다.) - 「281쪽, 제12장 다투는 마음을 내려놓아라」 중에서(p.281)

 

역자 : 이한우(李翰雨)

 

1961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근처에서 태어나 여름만 되면 팬티만 입고 송도해수욕장을 오가던 개구장이였다. 중학교 때는 가방에 책 대신 야구 글러브를 넣고 다닐 정도로 야구에만 미쳐 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영화 [친구]에 나오는 교사 못지않은 선생님들한테 자주 맞아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1981년 고려대학교에 입학해 데모하다 얻어맞는 여학생을 보고 충격을 받아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겁이 많아서인지 결국 혁명가의 꿈을 접고 공부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1985년 대학원에 들어가 철학을 공부했다. 마르크스에 대한 미련이 컸지만 대학원 과정 때 우연히 접하게 된 하이데거에 매료되어 석사학위 논문으로 [마르틴 하이데거에 있어서 해석학의 문제]를 썼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1985년부터 번역을 시작해 첫 작품으로 《헤겔 이후의 역사철학》을 냈다. 그 후 지금까지 평균 1년에 한 권 정도 번역 작업을 해왔다. 심지어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번역병으로 근무할 때에는 네 권을 번역해 계급마다 한 권씩 번역한 셈이 됐다. 번역은 나의 운명을 바꿔놓기까지 했다. 1990년 제대 후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찾아간 곳이 [중앙일보]의 《뉴스위크》였다. 그때 정식기자로 일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고 ‘번역하는 기자’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기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삶은 점점 그쪽으로 몰고갔다. 1991년 《월간중앙》에 김용옥의 《대화》를 비판한 것이 계기가 돼 [문화일보] 학술 담당기자로 자리를 옮겼다. ‘번역하는 기자’에서 ‘기사 쓰는 기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문화일보] 기자 생활 만 3년째 되던 1994년 12월에 [조선일보]의 제의를 받았다. [조선일보] 학술 출판 담당기자로 일하면서 한국 지식인 사회의 명암을 볼 수 있을 만큼 봤다. 2001년부터 1년 동안 독일 뮌헨에서 연수 생활을 하면서 촌티도 많이 벗었다. [조선일보] 국제부에서 일했고, 지금은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