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 -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지음, 양정무.이차희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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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파울 쿨레) "나는 본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대로 그린다."(파블로 피카소) "내가 그림을 그리는 까닭은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서다. 감정이 없는 화가는 그림을 그리지 말아야 한다."(앙리 마티스) 세계적 거장들의 그림(미술)에 대한 각자의 정의다.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든 그것은 예술가의 자유 영역이며 각각의 그림이 다르듯 표현도 제각각이다. 이들 세계적 화가가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도 대부분 각각의 이유다. 그럼 예술가들에게 공통점은 없는 걸까.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삶만큼이나 예술 작품에 대한 감상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예술 작품은 멈춰 있는 듯 보여도 살아 숨 쉬며 현재의 우리와 소통한다.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을 나누는 이곳 ‘예썰의 전당’에서는 미술, 역사,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작품과 작가를 여러 관점에 조명하며 보다 재미있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이해는 문화를 보는 시각을 넓힐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림은 좋아하는데 미술사가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 역사는 재미있는데 그림은 잘 모르겠는 사람, 문화의 흐름을 쉽게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 이 전당에 가볼 일이다.

이 책 『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은 KBS 화제의 교양 프로그램 〈예썰의 전당〉에 출연하는 미술사학자 양정무 교수, 정치학자 김지윤 박사, 피아니스트 조은아 교수, 역사학자 심용환 교수와 함께 미술, 음악, 문학, 건축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각각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흥미롭고 입체적으로 풀어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서양미술을 주제로 엮었으며 위대한 화가들이 각각의 이야기를 담았다. 「위대한 도전,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전쟁과 평화, 파블로 피카소」까지 각 장(章)에 한 명씩 모두 17장 17명이다.

 


 

이야기는 바야흐로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넘어가던 르네상스 시기에 그림 역시 교회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사람으로 시선을 옮긴다. 사람 중에서도 왕과 귀족 등 특정 계층에 한정돼 있던 그림은 점차 농민과 노동자로 범위를 확장시키게 되는데 이는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백성에서 시민으로 변화되는 과정과 닮아 있다. 르네상스는 14~16세기 이탈리아에서 생겨나 전 유럽으로 확산된 '문예부흥운동'을 말한다. 중세 종교에서 해방되어 인간 탐구에 관심을 돌렸으며, 해부학과 원근법이 발전되고, 유화물감이 도입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르네상스 시대 초기는 우리가 학교에서부터 배운 3명의 위대한 미술가가 떠오른다. 「모나리자」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비드상」의 미켈란젤로, 「아테네 학당」의 라파엘로다. 이 가운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조각, 건축, 해부학, 식물학, 도시계획, 천문학, 지리학, 음악에까지 호기심이 많고 창조적 활동을 주도한 인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바대로다. 대표작 중 하나인 「모나리자」의 이야기가 이 책의 서두를 장식한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던 이 그림이 하룻밤 사이 도난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럽을 발칵 뒤집어놓았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2년 뒤 이 작품을 훔친 절도범이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에 작품을 팔려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나리자」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지금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넓은 벽에 「모나리자」 한 점만 단독으로 걸려 있을 만큼 대접을 받지만 당시 「모나리자」는 다빈치의 의미 있는 여러 작품 중 하나였을 뿐 그렇게까지 유명하진 않았다. 그런데 20세기 초 신문 산업 발달과 더불어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모나리자」는 처음으로 전 세계가 본 그림이 됐다. 이후 1962~1963년에는 「모나리자」의 첫 순회 전시도 열렸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이 전시에서는 「모나리자」 관람 시간을 20초로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총 170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인기를 확인했다.

 


 

독자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정확하게 알게 된 화가 중 한 명이 알브레히트 뒤러다.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으로 불리우는 그림도 수난(?)을 겪은 후 훨씬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1905년 겨울, 이 작품은 전시돼 있던 뮌헨의 알테 파나코테크 미술관 경비가 이 작품 앞을 지나던 중 작품이 훼손돼 있는 것을 발견한다. 누군가 그림 속 인물의 눈을 날카로운 핀으로 긁어낸 것이다. 그로부터 100년 넘게 흐른 지금, 그림은 복원됐지만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2013년 〈가디언〉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범행 이유를 두고 놀라울 정도로 날카로운 그림의 눈빛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추측한다. 실제 사람 크기 정도의 그림이라 그 앞에 서면 뒤러를 실제 마주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1500년 뒤러가 스물여덟 살 되던 해에 그린 그림으로 작은 1,000년을 맞아 작가로서의 각오를 새로이 다잡으며 그린 그림으로 보인다.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밝힐 순 없으나 그림의 조명이 굉장히 독특하다. 조도를 낮춰 모든 질감을 살린 것이다. 양쪽으로 풀어 내린 머릿결의 한 올 한 올, 모피코트의 털 하나 하나 질감이 모두 살아 있다. 이 그림 속 눈동자에는 정말 반대편의 창이 어려 있다.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강렬하게···.

전 세계 조각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다섯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그중에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틀림없이 포함될 것이라고 책은 전한다. 이탈리아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피에타〉는 십자가형을 받고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미켈란젤로 나이 겨우 스물넷이었다고 하니 이 또한 놀라울 만한 일이다. 미켈란젤로의 완벽 추구 성향으로 보면 〈다비드〉는 '신의 모습을 닮은 인간, 인간을 닮은 신의 모습'에 걸맞게 완벽한 작품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그는 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면서도 늘 "조각 작품은 작업 전, 이미 대리석 안에 만들어져 있다. 나는 다만 그 주변 돌을 제거할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할 때 〈천지창조〉를 빼놓을 수 없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보지 않고서는 한 인간이 어느 정도의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괴테가 칭송한 그림이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중 '아담의 창조'라 불리는 이 그림은 신이 보여 주는 확정적인 자세, 그리고 아담이 보여 주는 약간 나른하지만 깨어나려 하는 부스스한 움직임이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압도적이다. 그림 속 아담의 크기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정도라 한다.

 


 

2015년 폴란드 정부는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에 걸려 있던 피터르 브뤼헐의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한다.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39년 나치 총독 오토 바흐타의 아내 샤를로테가 폴란드 크라쿠프 박물관에서 이 그림을 가져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스트리아는 17세기부터 오스트리아에서 소유해 온 그림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렇게 두 나라가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싸우는 이유는 이 그림이 그만큼의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 그림의 추정 금액은 한화로 약 880억 원. 평생 일해도 벌기 힘든 액수이기에 두 나라는 지금까지도 양보 없이 대치 중이라고 한다. 사실 880억 원이라는 금액도 이 그림이 경매 시장에 나왔을 때의 최소 시작가에 불과하다. 이 그림은 크게 왼쪽과 오른쪽 둘로 나뉘여, 왼쪽은 사육제, 오른쪽은 사순절을 보여 준다.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을 당하고 3일 만에 부활한 날을 부활절로 기리는데, 부활절 전 40일간은 '사순절'로서 탐욕을 줄이고 절제를 하는 기간이고, 이 기간이 시작되기 전 열흘은 '사육제'로서 한바탕 놀며 즐기는 기간이다. 그림 왼쪽을 보면 술통 위에 뚱뚱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게 보인다. 그가 바로 사육제를 상징하는 대표 주자, '사육제의 왕'이다. 손에 든 꼬치에는 돼지와 통닭을 끼워서 언제든 먹을 준비가 돼 있고, 음식을 온몸에 다 두른 상태에서 행진 중이다. 반면 맞은편에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사람이 사순절을 대표하고 있다. 비쩍 마르고 한 손에는 삽을 들고 있는데 그 위에는 청어 두 마리밖에 없다. 그가 쓰고 있는 모자는 꿀벌통으로, 종교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변에 놓인 프레첼이나 홍합 등도 절제된 삶을 보여 준다.

14세기 흑사병이 지나간 직후 의외로 사람들은 대부분 잘살았다고 한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나니 노동력이 부족해져 임금이 급상승했고, 15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농민의 식탁에 항상 고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사회가 안정되면서 오히려 인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임금은 낮아지며,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까지 오르면서 다시 힘든 시기가 찾아온다. 게다가 1550년부터 100년 간 기후 변화(소빙하기)가 왔고 흉년까지 겹쳐 기근의 시대로 되돌아갔다. 이 시기에 가로 164cm, 세로 118cm의 화폭 안에 200여 명의 등장인물을 빼곡하게 그려 넣었는데 인물마다 역할이 있다. 이는 유럽 사회의 균열을 표현한 점에서 익살과 해학의 그림으로서 독보적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놀이터」도 그 연장선상의 작품이다.

 


 

「모나리자」에 비견되는 또 하나의 그림이 있다. 가로 40cm, 세로 11cm 정도로 작지만 여성 초상화라는 점과 특유의 신비로운 느낌의 「진주 귀고리 소녀」다.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란 별명으로도 불리운다. 네덜란드 화가 얀 페이메이르의 작품으로 신비로우면서도 굉장히 실체감 있게 다가와 그림 속 소녀와 눈이 마주치면 마법처럼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림 속 귀고리는 하나의 액세서리이지만 우리 눈을 완전히 끌어당기는데 이는 페이메이르가 자주 사용하던 '푸앵틸레' 기법이 주는 매력 때문이다. 이 기법은 점묘처럼 계속 점을 찍어서 두께를 주는 것으로, 회화처럼 보이지만 직접 보면 굉장히 입체감이 있다고 한다. 그림 속 진주귀고리는 하나의 소품이지만 제목에도 쓰인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페르메이르는 푸앵틸레 기법을 그림의 중심에서 살짝 비켜난 부분에 섬세하게 사용했다. 그림 속 소녀가 실존 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에 대한 기록이 없어 다소 아쉽다. 신윤복의 「미인도」처럼 특정 인물이 아니라 이상화된 여인의 얼굴을 그린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페이메이르는 당시 유명하긴 했으나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 공식적으로 인정된 작품 수는 서른여섯 점이다. 계산해 보면 1년에 한두 점의 작품을 그린 셈이다. 거기다 당시 이탈리아 교회의 그림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으나 네덜란드 교회는 교회 내부의 그림을 아예 없앴다. 그렇게 교회로부터의 그림 주문은 끊겼으니 페이메이르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한 작가로서도 이름이 남았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은 전 세계인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우리도 어렸을 때 미술교과서를 통해 배웠다. 나이든 세대는 이발소에 가장 많이 걸린 그림이라고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농담 삼아 하던 말이다. 밀레의 그림이 당시 우리나라 소시민들에게도 인상 깊게 각인되었나 보다. 밀레 그림에 대한 인기는 원래 프랑스가 아닌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하낟. 그중에서도 보스턴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보스턴은 청교도들의 정착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책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 화단엔 바르비종파의 그림이 유행이었다. 바르비종파는 편견없이 자연만을 주로 담았는데 테오도르 루오가 대표적 작가라 한다. 밀레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연 풍경보다는 자연 속에서 일하는 농민의 삶, 인간의 삶을 묘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온 대표적인 작품이 「이삭 줍는 여인들」이다. 그림 속 여인들은 극빈층 농민이다. 하지만 그림 속 그들에게선 어쩐지 여유와 우아함이 느껴진다.

 


 

특히 「괭이를 든 남자」의 주인공을 보면 옷도 신발도 다 해져 있고 남루하다. 괭이 하나 들고 거친 땅을 개간하다가 지쳐서 잠깐 쉬고 잇는데 쉬는 자세조차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하고, 살짝 벌린 입은 이미 말라 타 들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 그림에도 혹평이 쏟아졌다. '눈은 흐리멍덩하고 바보처럼 히죽거리는 괴물', '이 농부는 일을 마친 것인가 살인을 마친 것인가' 등등의 평이 이어졌다. 「이삭~」, 「만종」 이후에 그려진 「괭이를 든 남자」에게는 앞의 작품들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지평선이 허리 아래로 내려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의 시선 역시 그림보다 살짝 아래에 머물도고 해서 관객이 남자를 올려다보는 듯한 구도다. 이는 대개 신분이 높은 사람들을 볼 때의 시선 구도인데, 이 그림에서는 힘든 노동의 가치를 더 위대하게 보여 주는 장치로 사용됐다고 할 수 있다. 황량한 땅을 옥토로 만들어 내고 있는 저 사람은 얼마나 훌룡한가. 비록 그것이 고단하고 서글프더라도 삶의 양식을 길러내는 고귀한 농부의 일, 정직하게 땀 흘리는 농부의 삶을 위대하게 기록한 밀레. 그는 평생에 걸쳐 그림을 통해 노동하는 인간의 고귀한 삶을 보여 주고자 했다고 책은 전한다. 그리고 그의 입을 빌려 독자와 시청자에게 말을 건넨다. "오늘도 힘들게 일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예술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실제와 똑같이 그리던 데서 그리는 사람의 순간적인 인상을 다루는 것으로, 더 나아가 그 인상에 화가의 감정과 느낌을 담는 것으로 변화하였고 이는 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나’ 자신에 대한 집중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는 음악, 문학, 건축 등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사회는 예술에 영향을 미쳤고, 예술은 또다시 사회에 영향을 주며 그렇게 오늘날까지 변화해 오고 있는 것이다.

시대순으로 화가들의 그림과 삶, 나아가 문화와 역사를 훑는다는 건 분명 흥미로운 일이지만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 좀 아는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이 에피소드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림 말고 다른 길을 찾으라는 평을 들으며 미술학교에서 불합격했지만 결국 사람을 설레는 그림으로 성공한 무하의 이야기를 포함해, 기성세대들의 거센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갔던 인상파, 분리파, 야수파, 입체파 화가들의 이야기는 자신의 한계, 또는 사회적 환경이나 시선에 매이지 않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준다. 노동의 고귀함을 그린 밀레를 통해서는 오늘의 수고를 위로받고,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임을 확인받고 싶어 했던 고흐를 통해서는 공감을 얻으며, 절규를 태양으로 변화시킨 뭉크를 통해서는 희망을 확인할 수 있다.

 


 

뭉크는 “나는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본 것을 그릴 것이다.”라고 말한다. 인상주의는 보이는 대로 그리다 보니 인상만 있고, 정작 중요한 감정이 빠져 있다. 하지만 자신은 자신의 감정, 기억을 그리겠다는 의미였다. 철학적이었던 뭉크는 눈에 보이는 인상이 아닌 그 속에 있는 본질, 불안의 본질, 고독의 본질, 실존의 본질을 인식해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p.308~309)

 

저자 :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하나의 예술 작품에는 예술가의 삶뿐만 아니라 당대의 시대상과 사회상이 담겨 있기 때문에 미학, 역사, 심리학, 과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예썰의 전당>은 대한민국에서 ‘썰’ 푸는 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박사들이 모여 예술 작품을 둘러싼 창의적인 감상법을 공유하고, 어제의 예술이 품은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통찰과 위로가 되고자 한다.

 

감수 :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어린 시절, 다락방에서 발견한 백과사전의 삽화에 마음을 빼앗긴 후 미술을 운명이라 믿게 됐다. 유학시절 도서관보다 박물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미술관, 박물관 가이드를 가장 재미있게 하는 학생으로 유명세를 탔다.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술사를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어서 지금도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인기 강사다.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미술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이다. 한국예술연구소 소장과 19대 한국미술사교육학회 회장, 한국미술경영학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와 메릴랜드 미술대학에서 방문교수로 미술사를 연구하는 등 학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양미술의 발전을 상업주의와 연결시킨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문학의 꽃’으로 불리는 미술사를 우리 사회에 알리는 데 관심이 많다. 국립중앙박물관 강의를 비롯해 다양한 대중강연과 학술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네이버, 매경이코노미, 중앙일보 등 여러 매체에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7권, 『시간이 정지된 박물관 피렌체』, 『상인과 미술』, 『그림값의 비밀』, 『벌거벗은 미술관』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 『신미술사학』, 『조토에서 세잔까지-서양회화사』, 『그리스 미술』이 있다.

 

감수 : 이차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했고, 현재 동 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전문사 과정 중이며, 한국 현대 미술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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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여인들 - 지나 오의 오페라 이야기
지나 오 지음 / 모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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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페라의 여인들』은 ‘글 쓰는 성악가’ 지나 오가 그동안 오페라를 노래하며 직접 겪은 오페라의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자신이 노래하는 아리아의 여주인공들이 작곡가별로, 나라별로, 시대별로 달리 해석되는 것에 흥미를 느껴 그녀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풍성하게 엮어냈다고 한다. 성악가이지만 스스로 오페라 ‘덕후’임을 자처하는 저자는 오페라라는 종합예술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문학과 역사, 미술 분야까지 오페라와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섭렵해 나갔다. 그러는 동안 노래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꼈고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오페라를 좀 더 입체적이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오페라의 배경 지식과 뒷이야기를 글로 담아내고, 팟캐스트와 유튜브까지 운영하며 오페라 인문학을 전파했다. 이 책은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저자 지나 오는 독일 언론으로부터 ‘버터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메조소프라노’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오페라 공연뿐만 아니라 노래를 곁들인 인문학 토크 콘서트 ‘사계’와 오페라 클래스를 통해서도 꾸준히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작곡가들의 뮤즈가 된 열 명의 여인들을 선정해,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와 가곡 등 음악 이야기를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함께 버무려 세심하게 그려냈다.

이 책은 오페라의 주인공 역할을 하는 가수보다는 오페라의 여주인공이 된 여성들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페라 가수란 우리가 많이 듣는 말 '프리마돈나(prima donna)'란 뜻이지만 이 책의 여주인공은 오페라의 실제 주인공을 의미한다는 풀이다. 프리마돈나란 이탈리아어로 '제1의 여인'이란 뜻이다. 원래는 18세기 오페라의 기본이 되는 배역(配役)의 명칭으로 주역 여성가수를 프리마돈나, 제2의 여성가수를 세콘다 돈나(seconda donna)라고 불렀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프리마돈나는 보다 넓은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예를 들면 뽐내고 질투심 많으며 변덕스러운 오페라의 주역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오페라 이외의 분야에서도 사용하게 되었다. 오페라에서 프리마돈나는 가장 중요한 소프라노 가수인 경우가 많다.

 


 

이 책에는 모두 10명의 오페라 실제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우리가 역사나 걸작 문학작품의 여주인공이 많다. 이 열 명의 여성들이 각각 한 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책은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졌다. 이 10명의 여인을 저자가 구성한 순서대로(번호는 독자가 임의로 붙였다) 나열해본다. 일반 독자들에게도 모두 익숙한 인물이지만 오페라를 많이 감상했거나 취미를 가진 분들에게는 수십 번, 수백 번씩 들었을 이야기다. 이 인물들은 역사 속에서도 무수히 등장하며, 문학 작품에서도 수시로 등장한다. ① 「줄리엣 : 집안의 반대를 사랑의 이름으로 넘다」 ② 「메리 스튜어트 : 모든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갖지 못한 여인」 ③ 「엘리자베스 튜더 : 여왕의 비밀스러운 사생활」 ④ 「로지나 : 당신의 몰락은 누구 책임인가요?」 ⑤ 「신데렐라: 한 여인의 인생 역전 이야기」 ⑥ 「잔 다르크: 성녀인가, 마녀인가」 ⑦ 「로렐라이 : 나를 끌어당기는 라인 강의 전설」 ⑧ 「마르가레테와 그레첸: 파우스트의 하나이자 둘인 여인」 ⑨ 「마농: 당신을 위해서라면 내 모든 것을!」 ⑩ 「미미 & 무제타: 〈라 보엠〉의 두 여인이 가진 것」 등이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이 〈줄리엣〉이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셰익스피어는 영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이 희곡의 배경을 왜 이탈리아 베로나로 정했을까? 사실 독자로서는 한 번도 의문을 가진 적이 없는 점에 저자는 주목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두 어린 여인의 이야기가 이탈리아에서 처음 기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작은 루이지 다 포르토가 쓴 『새로이 발견된 두 고귀한 연인 이야기』다. 이를 원작으로 한 최초의 오페라는 니콜로 징가렐리의 〈줄리에타와 로메오〉이고, 그 뒤로 니콜라 바카이의 〈줄리에타와 로메오〉 그리고 빈첸초 벨리니의 〈카풀레티 카와 몬테키 가〉가 이어졌다. 특히 벨리니가 그리는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바탕을 둔 샤를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사뭇 다르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구노의 줄리엣이 올리비아 핫세처럼 상큼하고 청순하다면, 벨리니의 줄리엣은 이성적이고 침착하다. 그녀는 로미오를 사랑하지만 가족과 조국을 져버릴 수 없다며 함께 야반도주할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각기 다른 매력의 로미오와 줄리엣 오페라를 즐기고 싶다면 구노의 작품으로 입문해 벨리니, 바카이, 징가렐리 순으로 감상할 것을 권한다. 또 기구한 여인들의 운명과 역사 이야기가 연이어 뒤를 잇는다. 특히 영국 튜더 왕가의 두 라이벌 여왕 스코틀랜드의 메리와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는 엇갈린 운명으로 수많은 소설가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실제 소설의 주인공이 되거나 영화, 연극 등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도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 인물들이다. 그중 독일의 극작가 실러는 참수형으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메리 스튜어트의 편에서 쓴 희곡 『마리아 스튜아르트』를 남겼다. 작곡가 도니체티는 실러의 희곡을 바탕으로 〈마리아 스투아르다〉라는 오페라를 작곡했다.

책에 따르면 『마리아 스튜아르트』는 총 5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메리는 과거의 숱한 과오를 참회하고 죽음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또 엘리자베스는 메리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에 가득 차 있고, 급기야 자신의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고 교활하게 메리의 사형을 집행하게 만드는 역할로 설정돼 있다. 극적인 재미를 더하기 위해 실러는 몇 가지 역사 왜곡을 감행했는데, 그중에서도 두 여왕이 3막에서 설전을 벌이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이다.(실제로 두 여인이 서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 시대에도 많은 영화나 드라마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런데 이런 일은 과거에도 비일비재했다. 실러는 역사책을 쓸 정도로 역사 분야에 정통했지만, 극작가로서는 철저히 드라마에 충실했다. 엘리자베스가 훗날 대영제국의 초석을 놓은 위대한 성군으로 칭송받았음에도, 실러는 철저히 역사의 패자인 메리 편이었다.

저자가 실러가 역사를 왜곡했고, 철저히 메리 편이었다고 하는 부분에서 독자는 조금 생각이 다르긴하다. 누구나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을 정식 역사서도 아닌 문학 등 예술 작품에 비틀거나 주제를 바꾼다고 역사 왜곡으로 규정하는 것은 너무 엄격한 잣대를 예술에 들이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지금의 우리 한일 관계처럼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주장하고 교과서에 싣거나 국제적으로 주장을 펼친다면 역사 왜곡이 마땅하다. 오페라를 한 번도 못 보고 저자의 주장에 반대한 점이 무례하지만 실러가 역사를 왜곡할 목적으로 희곡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란 독자의 의견을 내놓을 뿐이니 양해바란다.

 


 

지금은 〈세비야의 이발사〉 하면 로시니를 먼저 떠올리지만 당대에는 앞서 조반니 파이지엘로가 작곡한 〈세비야의 이발사〉가 훨씬 인기를 끌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로시니가 초연을 올릴 때는 파이지엘로의 열성 팬들이 몰려와 훼방을 놓는 바람에 결국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첫 공연은 실패로 막을 내려야 했다. 지금은 파이지엘로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이들이 많지만, 당대에는 가장 성공한 작곡가로 모차르트에게도 영향을 준 거장이었다. 이 책에는 〈세비야의 이발사〉와 그 후속편인 〈피가로의 결혼〉이 탄생하기까지 원작을 쓴 시대의 풍운아 피에르 보마르셰의 일생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유적지가 풍부한 로마에는 역사나 유서 깊은 극장들도 많다. 그중에서 '아르젠티나 극장'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초연된 곳이다. 1731년 개장해 18세기 내내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극장으로 여겨졌다. 이 극장을 세운 이는 스포르차 체사리니 가문으로 로시니 시절의 극장장은 프란체스코 스포르차 체사리니 공작이었다. 그는 오페라를 무척 사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의 재정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1816년 2월 20일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아르젠티나 극장에서 초연된 날짜다. 그런데 초연 4일 전에 체사리니 극장장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개막 공연을 코앞에 둔 극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어수선했을지 충분히 상상이 될 것이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초연 당일에 파이지엘로의 제자들과 열성 팬들이 조롱과 야유를 퍼붓고 소란을 피우며 훼방을 놓았다. 새파랗게 젊은 로시니가 대선배 파이지엘로의 작품과 같은 제목의 오페라를 작곡한 것을 괘씸하게 여긴 때문이었다.

현대의 엄숙한 오페라극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흔한 일이었다고 저자는 전한다. 20세기 중반까지도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는 이탈이아 무대에 섰을 때 라이벌 소프라노인 레나타 테발디의 팬들이 보내는 야유나 그들이 시든 꽃다발을 던지는 모욕을 견뎌야 했다. 물론 마리아 칼라스는 꽃다발을 발끝으로 살짝 차버릴 정도로 담대하게 응수했지만. 아무튼 중요한 점은 그런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사정으로 인해 〈세비야의 이발사〉의 첫 공연이 실패로 막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데렐라(Cinderella) 스토리는 무려 345개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콩쥐팥쥐〉도 비슷한 동화라고 보면 될 듯하다. 가장 유명한 신데렐라 이야기는 프랑스작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의 동화와 그림 형제 버전이다. 동화로는 그림 형제 버전이 유명할지라도 해피 엔딩으로 기억하는 이야기는 거의 샤를 페로 버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당시 주인공 상드리용(Cendrillon :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민담으로 전해내려오던 것을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 그의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e)』에 수록하면서 처음 출판이 되었다. 이후 다른 언어들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흔히 알려져 있는 영어명 신데렐라(Cinderella)도 '재를 뒤집어 쓰다'는 뜻으로 항상 부엌 아궁이 앞에서 일을 하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저자에 따르면 가장 유명한 오페라는 단연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의 이탈리아 이름)이다. 그런데 로시니의 오페라에서 신데렐라는 왕자가 선택해줄지 말지 모르는 운명에 기대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랑하는 상대를 직접 선택하는 자기 주도형 여인으로 그려진다. 또 최근에야 서서히 부활하고 있는 프랑스의 쥘 마스네가 작곡한 〈상드리용〉은 신데렐라의 상대 역인 왕자 역으로 팔콘 스타일의 여성 가수를 설정하고 있다는 게 재미있다. 과연 그의 의중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심지어 상드리용과 왕자 역할은 '적절한 체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외모에 대한 요구 사항까지 악보에 적어두었다. 작곡가가 가수의 외모에 대한 언급을 적는 것은 오페라사에서 매우 드문이이라고 한다. 이 정도이니 악보 위의 어떤 음표도 그냥 쓰인 것은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 마스테를 상상하며 오페라를 감상해볼 것을 저자는 권유한다.

오페라 〈로렐라이〉에 들어서서 저자는 클라라와 리스트, 당대를 대표하는 두 피아니스트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하이네의 시 〈로렐라이〉에 곡을 붙여 각각 다른 가곡을 남겼다는 사실을 묻기 위해서다. 클라라의 가곡은 비록 그녀 생전에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화려한 반주부가 돋보이며 극적인 구성도 훌륭하다. 리스트의 가곡은 짧은 오페라를 보듯 드라마틱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두 사람은 왜 로렐라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저자는 두 사람의 〈로렐라이〉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음미해보길 권한다. 이것이야말로 클래식 마니아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니까.

 


 

오페라에 관한 푸치니의 이야기가 빠진 곳이 없다. 그만큼 오페라사에서는 베르디 못지 않은 영향력과 대중적 인기를 끈 작곡가는 드물었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마농 레스코〉는 푸치니 오페라로 유명하지만 원작은 프랑스 작가 아베 프레보의 소설 『마농 레스코와 슈발리에 데 그리외 이야기』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당시의 사회적 가치를 전복시키는 여성상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것. 청순하고 아름답지만 선악을 구별하지 못하고, 욕망 앞에 솔직한 여인! 바로 마농이다. 캐릭터 역시 뚜렷한 가치관이 있으니 생명력이 길 수밖에 없을 터다. 마농의 이야기는 쥘 마스네를 비롯해 여러 작곡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여러 버전의 〈마농 레스코〉가 탄생한 이유다. 그중에서도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가 가장 유명하다. 그런데 이 오페라의 대본은 처음에 루제로 레온카발로가 맡았다는 것을 아는가. 물론 푸치니의 집요한 요구에 지쳐 일찍이 대본 작업에서 빠지지만 이후 두 사람의 악연은 〈라 보엠〉으로 이어지며 희대의 스캔들을 불러온다. 결국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는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자에 의해 완성된다. 이 두 명은 〈라 보엠〉, 〈토스카〉, 〈나비 부인〉의 대본을 함께 써서 푸치니가 불멸의 작곡가로 등극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된다. 물론 이들의 작업 과정이 순탄할 리는 없었다. 이들의 티키타카를 관전하는 것도 이 책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라 보엠〉은 푸치니의 곡으로 익히 잘 알려져 있지만, 당시 루제로 레온카발로의 〈라 보엠〉도 이에 못지않게 유명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오히려 초연에서는 푸치니가 혹평을 받았고, 레온카발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역사는 푸치니에게 완벽한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런데 두 개의 〈라 보엠〉이 무대에 올려지기까지 사회적인 이슈가 될 정도로 엄청난 스캔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바로 두 사람 간의 표절 논란이다. 과연 푸치니는 어떻게 〈라 보엠〉의 원작 소설을 알게 됐을까. 이 책에서는 작곡가들의 오페라 열전 외에도 원작 소설의 두 여주인공 미미와 무제타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미술 작품을 함께 실어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훌륭한 예술과 위대한 예술가를 둘러싼 이야기는 그들의 삶보다 몇 배나 증폭해서 우리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 우리가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해본다.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한 여인이건만 그녀에 대한 평가는 야박했다. 셰익스피어는 『헨리 6세』에서 영국군의 입장에서 본 잔 다르크를 마녀로 묘사하고 있고, 광신을 혐오한 프랑스 계몽주의자 볼테르?그는 영국 예찬론자였다?는 「오를레앙의 처녀」라는 미완성 풍자시에서 잔 다르크의 애국적이고 종교적인 희생을 평가절하하고 비난했다. 이처럼 마녀 혹은 광녀로 취급받던 잔 다르크에게 인간성을 부여한 사람이 바로 프리드리히 실러였다.(p.157)

 

자코모는 딸의 사랑을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딸을 악마에게 홀렸다며 마녀로 몰아세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정(父情)을 깨닫고, 딸을 화형 직전에 구출해 전쟁터에서 순교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악당과 따뜻한 아버지라는 두 역할을 한 작품 안에서 소화하느라 동분서주하지만 극의 개연성은 무대 위를 떠난 지 오래다. 오페라계에서는 종종 천재적인 연출가가 죽은 오페라도 다시 살려내는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부디 탁월한 연출가가 등장해 메스를 잡고 이 엉성한 얼개를 잘 수술해주길 바랄 뿐이다.(p.161)

 

저자 : 지나 오

 

메조소프라노 지나 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성악을, 독일 쾰른 음악대학교와 마인츠 음악대학교에서 오페라를 전공했다. 2013년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타이틀 롤로 마인츠 국립극장에서 데뷔했다. 바로크, 모차르트 및 로시니의 오페라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녀는 독일 언론으로부터 “버터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2017년 국립오페라단 프로덕션 <오를란도 핀토 파쵸> 중 티그린다 역으로 고국의 무대를 찾아 호평을 받았으며, 같은 해 <신데렐라>와 이듬해 <코지 판 투테>로 국내의 오페라 팬들을 만났다. 2018년에 성악 전문 팟캐스트 ‘노래에 살고 독일에 살고’를 시작했으며, 2019년부터는 월간 『객석』의 독일 통신원으로 활동하며 유럽에서 열리는 오페라의 리뷰를 써왔고, ‘오페라 속 여인의 삶과 사랑’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살면서 연주 활동 외에도 인문학 토크 콘서트 시리즈인 ‘사계四季’, 오페라 클래스 등을 통해 오페라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전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jina.oh.5

유튜브 @JinaOh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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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 -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당신에게
제나 커처 지음, 서은경 옮김 / 온워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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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는 평범한 인삿말에 불과한 표제어를 갖고 있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 우연이든, 친분을 확인하기 위한 안부 전화를 주고받으며 하는 필요에 의해서든 큰 뜻 없이 사용하는 인삿말이다. "잘 지내죠?" "응, 잘 지내." 혹은 "그럭저럭." 등으로 지나가는 말처럼 주고받는 인삿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 제나 커처는 '정말'이란 한 단어만 덧붙여 말한다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 질문을 받는 사람의 태도나 생각, 그리고 친분 관계에 대해서도 더 가까워지거나 더 멀어질 수도 있는, 아주 심각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 질문은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정말'이란 단어는 '진심으로 생각할 때'란 의미와 같다. 다시 말해 그냥 인삿말이 아니라 자신의 요즘 일상이 진심으로 좋으냐, 아니면 불만이냐?를 묻는 말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해보면 스스로를 돌아보며 더 나아가는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고, 가는 방향에 더 힘을 기울일 수도 있는 전환점이 된다. 저자의 질문이 이 책의 키워드가 되고, 책을 쓴 이유가 된다. 저자의 질문을 곱씹어 자문해본다. "나는 정말 잘 지내고 있을까?" 저자에 따르면 현대인은 바쁘다. 매일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잊는다. 감정과 육체의 고통을 모른 척하고, 꿈의 실현은 선택받은 자들의 전유물이라 믿으며, 자기의 재능과 역량을 과소평가한다. 자기 인생을 디자인하고 실천하기보다는 인플루언서들의 페이지를 열람하고 사회가 제시하는 매뉴얼대로 산다. 쉬어야 하는데도 쉬지 않는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업무와 응대에 감정은 상하고 몸은 다치고 꿈이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는 것조차 사치스럽다. 그러면서도 일하고 또 일한다. 결과는 번아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삶에 제동을 걸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질문하고 답할 것을 권한다. 저자는 인기 팟캐스트 ‘목표 추구자(The Goal Digger)의 운영자 및 진행자가 되기 전에 창문 없는 사무실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던 일 중독자였다. 그리고 두 번의 유산을 겪었다. 그는 자신에게 “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솔직하게 답해 가면서 상처받은 감정과 몸을 치유할 수 있었고, 번아웃에 빠진 자신을 구출할 수 있었으며,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더 나은 미래를 갈망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하게 묻고 답해 보자. “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 이 질문은 독자들의 참모습을 일깨우고 당신의 성공을 재정의할 단초가 될 것이다. 성공이란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느끼는 것이다. 이 책은 경험을 통해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저자의 솔직한 자기 고백이자 변화를 불러일으킬 동기를 만들어 줄 인생의 지침서가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변화는 솔직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감정은 당신이 곧장 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나침반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주저한다. 변화를 방해하는 것들이 있다. 자신의 결정에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 주변의 기대를 저버린다는 죄책감,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변화를 추구하면 지금까지 해 온 일에 투자한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매몰 비용 오류’다. 거기에 우리를 옥죄는 ‘황금 수갑’이라는 구속이 있다. 회사가 직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수단을 뜻한다. 승진, 급여 인상, 퇴직 연금 등 주로 서류상의 비전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변화를 방해한다. 의미 없는 인간관계를 지속하고, 원치 않는 일을 반복한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회복하고 싶다면 자신의 감정과 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계기판에 켜진 조그만 경고등이 엔진을 빨리 정비하라는 신호라는 걸 아는가? 너무 오랫동안 무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오고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어쩌면 당신 내면의 경고등도 이제 막 깜박일지도 모른다.” 당신이 정말로 변화를 원한다면 이제 경고등의 신호를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의 말은 이어진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을 자주 본다.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직 실행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언젠가는’이라고 말하며 실행을 미룬다. 하지만 그 ‘언젠가는’은 결코 오지 않는다. 저자는 “최선은 선의 적이다”라는 볼테르의 말을 인용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디어 자체를 놓고 일하는 것이지, 아이디어를 위해 우리를 바꾸는 일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완벽한 계획이라는 착각’에 빠져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멋진 생각을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최선’을 추구하느라 ‘선’에도 이르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에겐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잠재력이 있다. 당신에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직관이 있다. 그것이 당신을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했다. 당신에겐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창의력도 있다. 사회가 주입한 이상적인 인간상과 당신을 비교하느라 그걸 잊었을 뿐이다. 당신에겐 타인에게 도움을 줄 역량도 있다. 그걸 발휘할 출구만 필요할 뿐이다.

 

 

저자의 경험상 '완벽한 때'란 오지 않는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다. 완벽한 계획이라는 것도 없다. 우선 하나씩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은 독자의 경험상으로도 맞는 말이란 생각이다. 저자 역시 300달러짜리 카메라로 웨딩 사진 작가라는 꿈을 시작했고, 허름한 주차장 자가용 안에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팟캐스트 첫 번째 에피소드를 녹음했다고 한다. 저자의 경험과 소신은 일관된다. 당신이 불완전한 첫걸음을 내딛기만 하면 당신의 직관, 창의력, 재능이 되살아나 당신을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한 걸음씩 이끌 것이다. 외롭고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당신 곁엔 당신을 응원할 조력자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당신은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당신의 잠재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꿈을 실현할 더 나은 여건이 갖추어질 ‘언젠가’는 결코 오지 않는다. 바로 지금이 최적의 순간이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비전을 추구하는 일에 접어들었더라도 번아웃에 이를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예스”라는 말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참고 극복하는 게 인간의 미덕이라 여기고 긴 시간을 살아왔다. 그래서 거절하고 중단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그렇게 하면 기회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불안해한다. 사회생활을 할 때도 자기의 비전을 실현할 때도 더 많이 일해서 더 많이 쌓으려 한다. 그리고 더 훌륭해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저자는 ‘더 많이’라는 개념에는 정해진 끝이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람을 위대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자신도 한계를 넘어서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당신의 인생은 인간 승리의 견본을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러한 태도로는 곤란하다. 그렇게 해서는 자신에게 부여된 마땅한 휴식의 권리도 누리지 못한다. 우리는 열심히 일해서 시간을 절약한 뒤에 무엇을 하는가. 그 시간에 쉬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일을 한다. 그러면 더 빨리 번아웃에 이르게 된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대신 자기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충분 지점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충분 지점에 맞춰 살아간다면 우리는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알 수 있고 어디서 선을 그을지 자신 있게 정할 수 있으며, 가장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언제 어떤 일을 정말 잘했다고 칭찬할지 알 수 있다.” 자신의 솔직한 감정에 응답하고 자신의 참모습을 긍정하는 삶 그리고 휴식을 누리는 삶, 그것이 성공한 삶이라는 걸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독자에게 전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저자처럼 비전 실현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울 필요가 없다. 그건 저자의 삶이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이 원하는 당신의 모습은 당신만이 알고 있다. 그것은 사회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일일 수도 있고, 좀 더 개인적인 영역에서 만족감을 추구하는 일일 수도 있다. 당신이 무엇을 원하든 그 방향으로 가는 방법은 당신 안에 존재한다. 그러니 모두 자신에게 “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라고 묻고 솔직하게 답해 보자. 그리고 감정이라는 이름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당신의 발걸음을 옮겨 보자. 그것이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여기서 잠깐 멈추고 한 가지 부드럽게 강조하고 싶다. 당신은 휴식할 자격을 갖추기 위해, 또 휴식할 권리를 얻기 위해 애써 노력할 필요가 없다. 휴식은 ‘한 주를 훌륭하게’ 보냈을 때에만 당신에게 주는 귀한 선물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인간의 신체는 휴식을 요구하며, 당신은 하루 동안 얼마나 일을 많이 했든 (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휴식해야 한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생산한 결과로 측정되지 않는다. 당신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휴식은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하는 연료다.(p.323)

 

저자 : 제나 커처(Jenna Kutcher)

 

9,000만 회 이상 다운로드, 별점 5점 리뷰 11,000개 이상을 기록한 미국 마케팅 팟캐스트 1위 ‘목표 추구자The Goal Digger’의 진행자다. 제나 커처는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에게 매우 핫한 ‘The Goal Digger’ 팟캐스트의 진행자이자 운영자이다. 작가·마케터·온라인 교육자로 활동하는 그녀는 ‘레이다 귀 radar ears’라고 불렸을 만큼 주변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호기심 천재다. 어린 시절 국가대표 체조선수를 꿈꾸며 텀블링을 했고, 멋진 바람막이 재킷과 새 롤러 블레이드 그리고 나이키 상표에 열광하며 성장기를 보냈다. 다이빙선수, 웨딩 사진 작가, 수채화 작가, 팟캐스트 운영자 등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향하는 걸 주저하지 않고 변신하는 열정적인 인생 모험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로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성공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고 대담하게 꿈을 추구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제나는 창문 없는 사무실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씩 일하던 자신이 어떻게 꿈을 좇아 웨딩 사진 작가로, 팟캐스터로, 온라인 교육자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꿈을 실현해 왔는지를 솔직하게 전한다. 요즘 그녀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이 인생에 눈을 뜨도록 도와주기와 편안한 바지 입고 다니기를 매일 실천하는 것이다. 그녀가 정말 잘 지내는지 알고 싶다면 www.jenna kutcher.com

 

역자 : 서은경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뉴욕주립대학교 버펄로캠퍼스에서 ELI 과정을 마쳤다. 졸업 후 금융회사에서 국제정산, 정보기획, 신사업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바른번역의 글밥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하고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아이의 진짜 마음도 모르고 혼내고 말았다》, 《미소를 잃어버린 소녀》, 《캔터빌의 유령》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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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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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속은 너무 힘든 사람, 살기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레이존을 의심하라. 고통을 삶의 에너지로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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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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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는 한 인물의 삶을 대상으로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40대에 들어선 교사로 학교와 학생 및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교사'로 인정받고 있다. 학교에서 특별 지원 교육 업무를 맡고 있는 교사로 일하고 있다. 워커홀릭인 그녀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사람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 최근 건망증이 너무 심해져서 하지 않던 실수가 점점 늘어났다. 우산이나 안경, 지갑 같은 걸 어디 두었는지 자주 잊어버렸고, 가끔은 겨드랑에 물건을 낀 채로 어디 있는지를 찾는 경우도 많았다. 또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가 회의 시간이나 학생 면담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일까지 생겼다. 지금까지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는데 이런 일들이 빈번해지자 그녀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급기야는 스스로 발달장애가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이 여성은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까?

저자 오카다 다카시에 따르면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멀쩡하고 사회생활도 무난하게 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이 최근 많아졌다. 그런데 대부분 병원에 가면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어려워하는 사람,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취약해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소외감과 불안감 같은 불안장애를 느끼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저자는 ‘회피형 인간’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일본의 정신과 의사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바로 ‘그레이존’ 인간 유형이라고 설명한다. ‘그레이존(gray zone)’은 말 그대로 경계 영역에 해당된다는 뜻으로 자폐증이나 ADHD, 아스퍼거, HSP 등 발달장애와 비슷한 증세가 있지만 장애라고 진단 내리기는 힘든 사람들을 말한다.

 


 

그레이존의 유형은 매우 폭넓다고 한다. 성인 ADHD 증세를 겪거나, 항상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성공했으면서도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공허함이 강하거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거나, 조그마한 소리에도 움찔움찔 놀라거나, 운동신경이 너무 둔해서 사선으로 걷는다거나 하는 등등 다양한 증세가 있다. 이 책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는 바로 이런 사람들, 딱히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너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 나이가 들수록 적응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사람들의 속마음과 인간관계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사회성과 관계력이 퇴화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출간 이후 단기간 내에 1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교사 U씨의 경우도 그레이존에 해당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녀는 성인 ADHD 증세로 실수를 남발하긴 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성실하게 공부에 임했고 교사가 된 이후에도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발달장애가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녀의 경우에는 어린 시절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한 결핍감을 일로 채우기 위해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될 정도로 과로했고, 그 여파로 잔실수가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혹시 나도?' 하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무시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 치료해야 하는지 여부를 가늠할 것을 조언한다. 많은 수는 치료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경우지만 '과잉 우려'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절대 아니라고 회피한다면 뒤늦게 발생한 여러 증세가 악화될 수 있는 애매모호한 상태를 없애라는 주장이다.

 


 

이 책의 강점은 이론이 탄탄하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빨리 읽힌다는 것이다. 자폐증에 대한 새로운 학계의 정보, 워킹 메모리의 기능,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사회생활의 상관관계, 협조운동 장애가 운동신경과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 흥미로운 이론도 큰 지적 재미를 선사하지만,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오카다 다카시는 임상 경험에서 축적한 에피소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인들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무라카리 하루키, 나쓰메 소세키, 카프카 같은 소설가들뿐 아니라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톰 크루즈 등 현재 살아 있는 셀럽들의 에피소드가 대거 등장해서 읽는 재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독자도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유명인들의 이름이 주욱 나열되는 바람에 관심이 고조되었다.

저자는 장애도 아닌데 심리적으로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경우 애착 장애를 품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이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가인 제프 베이조스나 일론 머스크를 포함해서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까지 모두가 공통적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마음의 그늘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멀쩡하게 사회생활하면서 잘 살아왔지만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고 마음이 힘들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왜 내가 힘들 수밖에 없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게 된다면 해결책도 스스로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케이스를 상담하고 치료했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살기가 힘들다고 느끼면서도 그냥 가볍게 넘기면 훨씬 힘들어진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 경우 장애로 판정받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배려나 지원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거나 건강한 사람들과 대등하게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는 우려가 높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레이존은 하나 이상의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그 때문에 장애가 아니라고 해서 기분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높은 기대치에 눌려 더 괴로워하게 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는 이들 나름대로의 고통이 있는데, 그것은 장애와는 또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상처 혹은 애착 장애 같은 문제이다. 또 단순히 '장애가 아닌 상태'라기보다는 아예 성격이 다른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게 저자의 경험 상 주장이다. 이에 따라 발달장애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더 다양한 임상 케이스와 대응법, 노하우 등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야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존이라는 용어는 유아기처럼 아직 증상이 확실치 않아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을 때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청년기나 성인기에 증상이 나타났지만 진단 기준에 전부 해당되지 않아서 사용하는 경우 등 두 가지가 있는데 각자 사정이 다르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유아기나 학령기 초기에 그레이존으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이렇게 어린 시절의 그레이존 성향과 성인이 된 이후의 그레이존 성향은 약간 다르지만 시레로는 다 연결되어 있다. 이 둘을 연속된 시점으로 봐야 비로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될지 가늠해볼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있었던 어떤 일이나 어떤 특성 때문에 유래한 것인지를 되짚어보면서 좀 더 깊게 그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은 모두 9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겉은 멀쩡한데 속은 너무 힘든 사람」, 2장 「같은 행동을 고집하는 사람」, 3장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 4장 「상상력이 없는 사람」, 5장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6장 「남들보다 몇 배 더 예민한 사람」, 7장 「주위가 산만하고 정리를 못하는 사람」, 8장 「몸의 움직임이 어색한 사람」, 9장 「공부를 힘들어하는 사람」 등이다. 1장에서 「겉은 멀쩡한데 속은 너무 힘든 사람」에서는 독자들은 장애만 아니라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란 질문에 직면한다. 어렸을 때 그레이존이라는 진단명을 받았지만 크게 나쁘지 않아 방치했을 경우 악화된 사례를 들고 있다. 만약 이때 적절한 교육과 트레이닝을 시작했더라면 이 사람의 상태와 학교 생활은 달라졌을 거란 말이다. 저자는 "그레이존은 결코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상태가 아니라, 세심한 주의와 적절한 지원이 필요한 상태이며, 그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운명이 엇갈린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을 무난히 넘기고 30대, 40대가 된 이후부터 서서히 사는 게 버거워져서 병원을 찾는 사람은 어떨까? 사회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고 사는 게 버겁다는 느낌이 들자 도대체 왜 이러는지 그 답을 발달장애에서 찿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언급한 교사 U씨가 바로 그런 사례라는 지적이다. U씨는 어릴 때 집안 환경이 좋지 않음을 상담을 통해 고백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폭행 등 매일 매일 떨고 살았다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일적으로도 성공하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항상 부족함을 느끼거나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느낀다는 건 마음속 깊은 곳에 어떤 문제가 잠복해 있는 거라고 봐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일반적인 발달장애 검사에서는 잘 하지 않지만 애착 장애(애착 트라우마) 검사를 해본 결과, U씨는 '공포회피형'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저자는 전한다. 공포회피형은 상처받을까 봐 마음을 터놓는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않는 유형으로 그 누구에게도 애교를 부려본 적 없는 U씨의 성품과 일치했다고 한다.

 


 

2장에서는 같은 행동이나 패턴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문제다. 한 가지 행동 패턴에 집착하는 것만으로도 장애로 진단받는 경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상동운동(常同運動) 장애다. 이것은 어떤 단순한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게 특징이라 자폐증이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로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상동운동 장애라고 진단할 수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DSM(아메리카정신의학회의 정신 쟁애 진단 및 통계 메뉴얼)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자폐증의 경우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장애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증세, 이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어야 한다. 또 여기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증세는 ① 상동운동 ② 특정 행동이나 사고에 대한 집착 ③ 한정된 대상에 대한 강한 관심 ④ 감각 과민 또는 둔감, 이상 네 가지가 있는데 이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되어야 한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증세'가 너무 긴 표현이므로 '집착증' 혹은 '고집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말한 네 가지 증상은 자신이 신경 쓰는 것에 대한 강한 집착과 그 이외의 것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장에서 다루는 증세와 경험자 중 이 책에서 사례로 든 사람의 이름을 들어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①에 해당되는 증세를 갖고 있던 사람이 우리가 잘 아는 빌 게이츠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다. 어린 시절 사회성 발달이 늦어 어머니가 한 살 늦게 학교에 보낼까 고민할 정도였다. 백과사전을 즐겨 읽어 지식은 풍부했지만 친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특히 회사의 CEO가 된 이후에도 증세를 고치지 못한 버릇이 있는데 회사 내에서도 유명했다고 한다. 바로 격렬하게 의자를 흔드는 버릇이다. 생각에 집중하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②에 해당하는 증세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갖고 있었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린 시절 독서와 피아노가 취미인 내성적인 소년이었다. 당시로서는 드문 외동아들이었던 것도 약간의 영향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훗날 아내가 된 대학 때 만난 여성과 둘이 재즈 카페를 열었는데 제법 장사가 잘된 모양이었다. 친한 작가 한 명이 무라카미에게 "당신은 손님들이랑 거의 한 마디도 안 하잖아요?"라고 힐난조로 묻자 "아니에요. 제가 원래 말은 안 해도 안 좋은 같아서 노력하긴 했어요. 다들 저한테 사교적이지 못하다고 하시는데, 저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한 겁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저자는 무라카미가 회피성 성향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것은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섬세한 감성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특성임에 틀림없다는 말을 덧붙인다.

 


 

대인관계가 힘들어서 심리치료실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능력에 비해 지각 추론 능력이 낮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중략) 지각 추론이 약한 사람은 자신의 불만과 한탄만 늘어놓을 뿐 그 배경에 들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다.(p.104~105)

 

저자 : 오카다 다카시(おかだ たかし, 岡田 尊司)

도쿄대에서 철학을 공부했지만 중퇴하고 교토대 의과대학에 다시 들어가 정신과 의사가 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오랫동안 교토의료소년원에서 근무한 후, 오카다 클리닉을 개업했다. 정신의학과 뇌 과학 분야 전문가로 주목받는 그가 꾸준히 주장하고 있는 ‘애착 이론’은 청소년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 때문에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가 대표작이며 『나만 바라봐』, 『예민함 내려놓기』, 『심리 조작의 비밀』, 『애착 수업』, 『나는 네가 듣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 등 수많은 책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원제: 발달장애의 그레이존?達障害「グレ?ゾ?ン」)는 딱히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회생활이 너무 힘든 사람들, 나이가 들수록 적응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사람들의 속마음과 인간관계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사회성과 관계력이 퇴화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출간 이후 단기간 내에 1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역자 : 김해용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자로 일하며 다수의 일본 소설과 만화를 번역하고 편집했다. 주요 번역 작품으로, 이사카 고타로의 『AX』, 미야베 미유키의 『브레이브 스토리』, 『퍼펙트 블루』, 오쿠다 히데오의 『버라이어티』, 『방해자 1~3』, 『나오미와 가나코』, 이시다 이라의 『도쿄 돌』, 『슬로 굿바이』, 마미야 유리코의 『존댓말로 여행하는 네 명의 남자』, 히구치 타쿠지의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 다니 미즈에의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1~4』,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지성만이 무기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도라에몽 : 진구의 달 탐사기』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지성만이 무기다』, 『도라에몽 : 진구의 달 탐사기』, 『신공룡 도감 :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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