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쩐 : 상 - 김원석 극본
김원석 지음 / 너와숲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만 대본집이 풀어쓰지 않은, '날 것' 그대로 출판돼 인기를 모은 사례가 많다. 이 책 『법쩐』도 지난 1월 6일부터 2023년 2월 11일까지 방송된 SBS 금토 드라마 대본집이다. '법’과 ‘쩐’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돈장사꾼’과 ‘법률기술자’의 통쾌한 복수극으로 시청률 10% 안팎을 매회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독자도 거의 매회 '본방'을 고수한 시청자 중의 한 명이다. 이 드라마는 검찰의 권력을 조명하며 잘못 행사할 경우 얼마나 큰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가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의 역할도 하기에 더욱 인기를 끈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대한민국 대통령이 검찰 출신인 데다 취임 후 각종 요직에 전·현직 검사들을 배치해 권력 남용의 경우 국민들이 또 다른 독재에 시달릴까 걱정하는 점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지켜보는 시청자의 마음을 졸이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특히 현 대통령 역시 특수부 출신이어서 검찰 특수부가 비리에 연루될 경우 나라를 운영하는 대통령에게 위기를 가져다 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 곳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이 갖기에 충분할 정도로 세부적 묘사도 적절했다고 생각된다. 이 드라마가 단순히 '법'과 '돈'을 둘러싼 고위층의 비리를 주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유추 가능할 정도로 수위가 높은 탓에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란 평가도 받는다고 시청자는 알고 있다. 이는 작가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 저의가 있는 드라마라는 말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혹시 그런 의외의 평가가 있어서인지 책 뒷 부분에 작가 김원석이 방영 전후 「자문자답 형식의 인터뷰」를 따로 실었다.

 


 

이 대본집은 드라마 인기를 반영하듯 화려하고 심혈을 기울여 출판한 느낌이 독자들 눈으로 바로 전해온다. 배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인물 사진의 효과야 크다는 당연한 예상을 비켜서라도 잘 만들어진 대본집다운 면모를 자랑한다. 상, 하 두 권 세트로 제작된 이 대본집은 드라마 장면을 중심으로 컬러 사진을 대폭 늘렸고, 등장 인물에 대한 소개부터 드라마 주제에 일관된 역할을 부각시킴으로써 독자들의 눈길을 끌어모은다. 모두 12회가 방영된 이 대본집은 상권에 1~6화, 하권에 7~12화를 나눠 실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상권에 작가 인터뷰는 자문자답이라고 못 박음으로써 혹시 일어날지 모를 구설수를 차단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말」, 「인물관계도」, 「작가 인터뷰」와 1화 「쩐쟁의 시작」, 2화 「법이 아닌 돈으로」, 3화 「너 이제 내 손 잡아」, 4화 「당신에게 정의란 무엇입니까」, 5화 「네 손으로 수갑 채워」, 6화 「쩐쟁의 위기」로 이어진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른 이 드라마는 '믿고 보는' 김원석 작가가 내놓은 7년 만의 신작이어서 방송가에서 큰 관심이 됐다고 말한다. 또 이원태 감독의 뛰어난 영상미와 이선균, 문채원, 강유석, 박훈, 김홍파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던 그야말로 주말 드라마로서의 '갖출 건 다 갖춘' 작품이다. 특히 『법쩐』은 다른 드라마에서는 보지 못했던 은용의 몽골 신을 비롯해 윤혜린의 죽음과 관련한 '떡밥 추리' 등 다채로운 이야깃거리가 풍성했을 뿐 아니라 지상파 드라마에서 만나기 힘든 영상미라는 반응들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황금 피에 굶주린 아귀들로 가득한 자본의 정글에서 살아남은 돈 장사꾼, 은용. 그는 비루했던 어린 시절 자신을 존엄하게 대해 줬던 ‘좋은 사람’의 기억을 잊지 않았다. 바로 김미숙이 연기한 준경 엄마다. 독자도 물론 보았고, 김미숙의 아름다움과 고운 마음씨에 사회 인식도 곧아 매우 적절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문무를 겸비한 엘리트로 성장했으나 증오심에 불타는 법률 기술자, 박준경(문채원 역). 그녀는 법을 버리고 복수를 설계했지만,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아가는 모습에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폼 나는 계급 상승의 출세를 꿈꾸며 죽어라 노력 중인 싸움꾼 청년 검사, 장태춘. 그는 아직은 덜 영글어 욕망에 갈등하고 흔들리지만, 끝내 자신이 손에 쥔 ‘칼의 무거움’을 깨닫는다. 하지만 이들 모두 ‘우리 편’인 까닭은 욕망의 전장에서 ‘함께’ 싸움으로 서로를 통해 ‘최소한의’ 사람됨을 지켜가기 때문이다.

몽골 초원에서 유목민들과 어울리며 ‘하루 동안 말을 달린 거리만큼의 땅’을 사들이는 중인 헤지펀드 대표 은용은 조카 장태춘 검사가 한때 돈 장사의 스승이었던 명 회장의 주가 조작을 수사하는 것을 돕게 된다. ‘우리 편’ 준경이 싸움을 시작하자 한국으로 돌아온 은용은 윤 대표의 억울한 죽음의 배후에 명 회장과 그의 사위 황기석 검사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황기석 검사는 장인 명 회장을 수사하는 장태춘에게 세련된 방식으로 회유의 손길을 내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리한 복수전을 준비하던 은용은 명 회장이 있는 구치소로 넘겨져 죄수 살인죄 누명까지 쓰게 된다. 급기야 뇌물죄 조작 증거를 터뜨리려는 준경을 의식불명 상태로까지 만드는 명 회장과 기석. 준경의 소식을 듣자 분노를 폭력으로 폭발시킨 은용은 징벌방의 어둠 속에 갇히게 된다. 인물들의 치밀한 두뇌 플레이와 몸 바친 활약은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

 


 

드라마는 역시 다음 장면을 기대되게 해야 제맛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이 책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정면 돌파한다. '우리편'과 '나쁜놈편'의 갈등과 분쟁이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재밌는 드라마' 주요 요인인 구성의 묘미를 한껏 뽐낸 작품이 될 수 있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물론 독자가 드라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은 인정하더라도 시청자 관점에서 보아서 작가와 연출자의 능력에 기인한다고 생각했다. 작가 김원석은 〈태양의 후예〉(2016), 〈맨투맨〉(2017)을 연속 집필해 '믿고 보는'이라는 드라마 집필의 대명사로 부각된 작가이다. 이번에 그 명성에 못지 않게 멋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고 방송가는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의 면면도 화려하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비롯해 영화 〈악인전〉, 〈대외비〉 등 최근 히트작만 해도 5~6개에 달하는 영화감독으로 '미다스의 손'이라 할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흔히 대본집이나 시나리오, 희곡집은 그대로 출판되면 독자의 상상력을 방해하기 때문에 인기가 없다는 게 평설이었다. 한편으론 실제 연극이나 영화 제작에 참여하지 못한 일반 독자들은 대사와 지문만으로 쓰여 있는 출판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평설도 있어서 그동안 선뜻 출판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희곡 작가였지만 그를 소설가로 알고 있는 독자들이 더 많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희곡으로 쓰인 것이지만 세계 많은 사람들이 소설로 옮겨 출판한 것도 소설과 다른 문체나 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에게 책을 많이 판매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그간 많지 않는 두세 편의 희곡집과 시나리오 1편, 드라마 대본집 1편밖에 읽지 못한 독자가 주장하기에 조금 겸연쩍은 일이다.

 


 

독자는 사실 문채원 배우가 나온다고 예고 방영돼 보고 싶었다. 그의 전작 연기 중 독자가 관심 있게 봤던 공주의 역할에 잘 어울리는 연기력보다 외모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그녀의 팬이 되기에 독자로서는 충분했다. 이번 드라마를 챙겨보는 것도 문채원의 역할 때문이라는 점도 있었다. 언제 봐도 가슴이 설레는 외모가 좋아서다. 방영 횟수가 거듭될수록 문채원의 역할은 마음에 들지 않아 조금은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팬심까지 변할 정도는 아니었다. 연기자는 이런 저런 역할을 모두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이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독자로서는 대사가 훌륭했다는 점이다. 매우 훌륭한 대사가 많아서 대중 사이에서 유행어가 될 법도 한데 별로 크게 유행한 대사는 없었던 점을 독자는 의아하게 생각한다. 마침 이 책에서는 훌륭한 대사가 많았다는 자평 차원에서 '명대사를' 상, 하 각 권에 나눠 방영 회차별로 수록했다.

1화 「쩐쟁의 시작」에서 나온 명대사 한 줄 "신의 마음은 바꿔 봐야죠. 돈으로.", "검사가 진짜 권력을 쥘 때는 수사를 할 때가 아니라 수사를 안 할 때예요. 그렇다고 옛날처럼 다 덮을 수는 없고 반만 하는 거죠."

 

저자 : 김원석

 

영화 〈닥터K〉(1999),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짝패〉(2006) 연출부.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2009) 극본, 공동연출.

드라마 〈여왕의 교실〉(2013), 〈태양의 후예〉(2016), 〈맨투맨〉(2017) 극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트라 셀프 ULTRA SELF - 나를 뛰어넘어 스스로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법
이리앨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울트라셀프』의 저자 이리엘은 독자로서는 처음 접하는 분이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난 셈이다. 그를 잘 몰랐던 탓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출판사 측이 제공한 저자 소개를 통해서이다. 이에 따르면 저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 통찰을 전하는 지식큐레이터이다. 3000만 조회 수, 35만 구독자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그가 이 책을 출판하게 된 동기는 명징하다. 우리 시대 특히 지난 세기말부터 줄곧 우리 서점가의 가장 큰 판매 부수는 자기계발서와 에세이이다. 우리의 대형 서점에서 매년 집계하는 책 분류 상으로 판매된 집계 결과다. 수십년 동안 판매 분야 1위는 자기계발서라고 매년 한 번씩 신문과 방송 등에 공표된다.

이 발표는 우리 나라 독자들이 자기계발서를 가장 많이 읽는데도 정작 읽는 만큼의 자기계발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서에 매달리는 악순환을 지적하고 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잘못 쓰인 책이라면 아무리 읽어도 생각만큼의 이득은 없을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고, 독자가 공감하고 동의한다면 실천해야 책을 읽은 보람이 있고, 뭔가 변화를 시작해 자신이 원하는 단계로 지속적 성장을 이루어야 하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저자의 독선적 판단이 아닐 것이란 짐작은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도 서점에서는 돈, 성공,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 '자기계발서 과잉의 시대'란 말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저자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빠진 자기계발서 독서 노력은 헛수고에 가깝다고 신랄한 비평과 주장을 내놓는다.

 


 

저자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이 종교처럼 여기는 그들만의 성공 철학은 인간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비밀과 연관성이 있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던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능력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라는 말은 인간이기만 하면 누구나 자기 잠재력을 꺼내어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감옥 같은 인생에서 자기 자신을 해방시켜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인생 성공의 상수를 개발했고,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표제어로 쓰인 '울트라셀프'(Ultra-self)다.

관절 건강, 근육량, 장내 유익한 균 등 건강한 사람들은 비슷한 이유로 건강하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혈관, 식이, 체질의 문제처럼 각자만의 허점이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건강하지 않은 것이다. 성공과 실패도 이와 같은 원리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실패한 사람들은 그들만의 매우 특이한 이유로 실패한다. 반대로 성공한 사람들은 울트라셀프의 실현이라는 놀라운 공통점에 근거해 성공한다. 타인의 부를 물려받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성공 기술은 적용할 수 있다. 인간이기만 하면 즉시 할 수 있다. 이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했던 인간의 본질, 울트라셀프, 그 본질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는 인생에서 확연한 속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당신이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할 때 성과가 가장 좋았는지, 남들에게 무엇으로 소질이 있다거나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찾는 게 우선이다. 잘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로 당신을 인도해 줄 것이다."(p.118)

 


 

저자는 책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동물적 본능에 굴복당해 비스트셀프(Beast-self) 상태에 머물며 알고리즘에 갇혀 있는 삶을 산다고 말한다. 그들은 근시안적 사고에 매몰되어 늘 경제적·시간적 결핍을 느끼는 한편, 타인의 가치를 무분별하게 따름으로써 그대로 이어받은 탓에 자기 자신을 잃는다. 반면 동물적 본능을 거부하며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경제적·시간적 자유를 누리는 다른 차원의 존재들이 있다. 이들을 자기 자신과 싸워 자기를 뛰어넘는 사람, 즉 울트라셀프(Ultra-self)라 부른다.

저자는 이에 따라 ‘자기 자신과 싸워 자기를 뛰어넘는 사람’을 저자는 초자신이라는 뜻의 ‘울트라셀프(Ultra-self)’라 명명했고, ‘인간의 본질’을 이해한 후 쏟는 노력이 얼마나 압도적인 성과로 이어지는지 몸소 보여줬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인간’을 이해하고 ‘나’를 알아갈 것이며 자신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 존재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그 깨달음을 기반으로 비스트셀프에서 벗어나 울트라셀프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비스트셀프'와 '울트라셀프'라는 낯선 용어를 내세워 둘 사이의 명확한 차이점을 제시한다. 즉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대로 사는 사람과 이를 극복하고 자신을 잘 알고 절제하지만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실적 인간으로 구분한다. 당연히 후자의 삶을 사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성공의 정답은 스스로의 내면에 있다고 역설한다. ‘나’에 대해 알고 ‘인간의 본질’을 안다면 그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계를 규정 짓지 않는 초자신이 되기 때문이다.

 


 

'울트라셀프'는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혹시 저자 개인이 만든 신조어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용어가 아니다. 어떤 의미인지 정확한 논리와 과학적 근거가 됫받침된다면 새로운 학설이나 이론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자연스레 잊혀질 것이므로 독자들은 거기에 중심을 둘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자신의 성장, 성공에 도움이 되는지, 그렇지 아니한지만 판단하고 실천해보면 될 일이다. 다만 용어에 대한 오해가 있을지 모르니 비슷한 용어가 이미 존재한지, 다르다면 어떤 의미에 구분된 것인지를 미리 알아둔다면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훨씬 도움은 될 것이다. 독자는 울트라셀프란 용어를 처음 듣고(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0 용어 자체의 해석으로 유추해 프로이트의 '초자아'(superego)나, 니체의 '초인'(Ubermensch)의 개념과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니체의 초인은 인류가 자기를 뛰어넘어 그 위로 나왔을 때의 그 이상상(理想像)으로서 말한 용어이다. '권력에의 의지'의 체현자로서 인류의 지배자이며 이에 대해 민중은 복종자로서 '초인'의 의미를 말했다. 또 프로이트의 초자아는 정신분석의 인격이론 중 구조론에서 인격의 사회가치·양심·이상의 영역이다. '상위자아'라고도 한다. 구조론에서는 인격을 하부의 충동·본능영역의 이드(id)와 의식적 주체의 중핵이 되는 자아, 그리고 초자아의 영역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초자아는 대부분 무의식적이다. 초자아의 기능으로서는 개인의 행동에 대해 내부로부터 선악의 판단을 내려서 그 행동을 촉진하거나 제약하거나 한다. 또 행동을 비판적인 눈으로 보기도 하고, ‘나쁜’ 행동을 하였을 경우 죄악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착한’ 행동을 하였을 경우 자존심을 높여 주기도 한다는 개념으로 사용한 용어다. 울트라셀프는 둘과 직접적이거나 연관성은 없어 보인다.

 

 

책에 따르면 라이트 형제,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사람들은 이런 혁신가들에게만 특별한 지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고의 틀을 바꿔 인간의 본질에 집중하면 인지능력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내가 무슨 그런 사람이랑 같아?’라는 생각의 프레임이 당신 삶의 한계를 규정지었을 뿐 인간은 본질적으로 같다. 우리는 살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으며 남들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 바로 '자기'를 모른 채 '계발'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언컨대 자기에 대한 이해가 빠진 계발은 스스로를 마음의 감옥에 가두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그 정답은 바로 당신의 내면에 있다. '나'에 대해 분석하고 '인간'의 본질을 안다면 그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한계가 규정되지 않는 '울트라셀프(초자신)'가 된다.

독보적인 글로벌 지식큐레이터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이리앨 저자의 신작 『울트라셀프』가 출간되었다. 출간 전부터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와 관심을 받았던 이 책에는 『휴먼카인드』의 저자 뤼트허르 브레흐만, 『컨테이저스』의 저자 조나 버거,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의 저자 데이비드 엡스타인,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의 저자 찰스 핸디, 『프레임의 힘』의 공저자 빅토어 마이어 쇤버거, 케네스 쿠키어, 프랑시스 드 베리쿠르, 『10배의 법칙』의 저자 그랜트 카돈 등 25명의 세계적인 석학과 베스트셀러 작가부터 최고의 혁신기업을 세운 CEO까지 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직접 문답하며 집대성한 성공의 본질이 담겨 있다.

 


 

이 책은 1, 2부로 구성돼 있다. 컴퓨터의 언어에 따른 것인지 0과 1 두 개의 파트를 'ON'과 'OFF'로 나누었다. 1부는 「울트라셀프 OFF」, 2부는 「울트라셀프 ON」이다. 각 파트는 해당되는 설명과 실천 방법 등 자신을 알아가서 성장을 이루고, 최종 목표 달성에 성공하는 방법 등을 설명한다. 울트라셀프는 결국 최고의 삶을 사는 개인적 방법과 실천을 지속함으로써 최종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는 저자의 당부이자 이 책의 발간 취지이다.

특히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능력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제목으로 한 '프롤로그'와 「울트라셀프 독서법」이란 별도의 장(章)을 책 앞에 배치시켜 주목해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의 독서법을 앞에 써둔 저자 이 책을 읽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면 꼭 읽고 이해하고 있어야 할 주의 사항도 함께 실었다. 독자들의 주목이 요구된다. 저자는 독서법에서 "한 권의 책은 또 다른 책으로 가는 다리를 놓아준다"며 다리를 건너감으로써 지식의 폭은 넓어지고 결국에는 지혜를 얻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을 간곡하게 독자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한다. ① 마음을 열고 읽어야 한다 ②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 ③ '울트라셀프 ON'은 반복해서 읽어라 등이다.

 

저자 : 이리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 통찰을 전하는 지식큐레이터이자 3000만 조회 수, 35만 구독자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다.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던 중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져 한국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자신의 상황을 비관했으나 이내 ‘왜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는가?’라는 물음에 심취했다. 그리고 그 답을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바로 인간 본질의 힘에서 찾았다. 『휴먼카인드』의 저자 뤼트허르 브레흐만, 『컨테이저스』의 저자 조나 버거,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의 저자 데이비드 엡스타인,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의 저자 찰스 핸디, 『프레임의 힘』의 공저자 빅토어 마이어 쇤버거, 케네스 쿠키어, 프랑시스 드 베리쿠르 등 25명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직접 문답하며 『울트라셀프』를 기획했다. 세계 최고의 지성들과의 열띤 토론, 수백 권의 책과 논문을 연구해 얻은 깨달음은 놀라웠다. 성공의 본질은 끊임없는 실패 속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곳에 계속 거하는 울트라셀프에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동물적 본능에 굴복당한 채 비스트셀프 상태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현재는 자신이 산증인이 된 울트라셀프를 세상에 알리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꿈을 이루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며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사명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은 책으로는 『그들은 알지만 당신은 모르는 30가지』(2021)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 온도가 전하는 삶의 철학
김미영 지음 / 프로방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제목에 들어가 있는 '기억'이란 단어에 주목해 봤다. 기억의 뜻을 우선 생각해 본다. 기억은 사전에서 크게 세 가지로 풀이돼 있다. ①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②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③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 등으로 분류된다. 의미는 알겠지만 백과사전을 이용해 더 세밀하게 생각해 본다. 생명과학대사전은 인상, 지각, 관념 등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기능의 총칭이라고 말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경험한 것을 특정 형태로 저장하였다가 나중에 재생 또는 재구성하는 현상이라는 의미다. 새로운 경험을 저장하는 작용, 기명된 내용이 망각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작용, 유지하고 있는 사항을 회상할 수 있는 활동을 기억의 3요소라 한다고 기록돼 있어 더 자세한 의미에 다가갈 수 있었다. 백과사전은 덧붙여 기억은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시간적 측면에서 불필요하면 잊게 되는 단기기억과, 장시간, 때로는 평생 동안 유지되는 장기기억이 있다고 쓰여 있다.

이 책 『기억의 온도가 전하는 삶의 철학』에서 저자 김미영은 기억의 온도를 묻는다. 독자 개개인은 자신이 갖고 있는 기억의 온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저자는 기억의 온도를 구체적으로 수치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따뜻하다, 싸늘하다 등 감각적 온도를 말한다. 모든 사람은 흔히 '추억'이라고 표현되는 과거 기억을 갖고 있다. 과거 경험했던 일이나 어떤 현상에 대한 느낌을 뇌의 기억장치에 저장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뇌에서 관장하는 일이라고 배운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억은 '감정'이 동반된 과거의 일이나 현상을 되새기는 것이다.

 


 

기억에 관한 한 우리가 오늘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감정이 섞인 기억이라면 컴퓨터가 인간을 아직은 따라오지 못한다. 컴퓨터는 기계일 뿐이어서 감정이나 느낌, 이것들이 동반된 기억은 아예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에서 인공지능(AI)이 여러 가지 면에서 인간의 뇌를 능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감성이나 감정, 느낌 등은 인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이것마저 인간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긴 하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것이라면 감정이나 느낌 등에 대한 지적 능력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인공지능이 이것마저 뛰어넘을 태세이긴 하지만 말이다. 예술이나 법적 판단 등 고도의 인간 활동은 이미 AI가 정복했다고도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책은 저자가 과거 기억들로 더 풍부한 감정을 기억하고, 그 기억들이 '따뜻한 것'이었다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능을 한다는 의미에서 쓰인 것으로 읽힌다. 저자는 어렸을 때 엄마가 이불을 풀 먹인 홑청을 시침질해 푹신하게 덮어준 기억을 끄집어 낸다. 여름 내내 덮었던 시원하고 얇은 이불을 다 걷어 내고, 하얀 솜이 도톰하게 들어있는 푹신한 이불을 꺼내 아이들 침대에 각각 세팅을 해준 엄마를 기억하는 것이다. 이젠 저자 자신이 엄마가 돼 아이들에게 뽀송뽀송하고 푹신한 이불을 덮어 주면서 과거 어렸을 때의 똑같은 일을 한 엄마를 추억하고 있다. 그 이불은 따뜻했고, 따뜻함은 '사랑'으로 마음속에 저장돼 있었다는 의미와도 뜻이 통한다. "살아가다 보면 문득, 그 어떠한 기억이 스쳐 지나갈 때가 있는데, 그 당시 엄마의 이부자리는 지금까지도 나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곤 한다."

 


 

이 책은 기억을 끄집어내 그 기억의 온도를 글로 표현하면서 우리 삶에 얼마나 깊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자 해묵은 일기장이기도 하다.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뇌는 그런 선별 작업은 못하나 보다. 기쁨과 즐거운 기억만 남아 있는 게 아니라 슬프로 안타까운 기억도 모두 남아 있기에 하는 말이다. 독자의 기억도 마찬가지다. 서로 비교할 수 없지만 이처럼 따뜻했던 기억이나 슬펐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사람 뇌가 인공지능처럼 기계라면 다 뒤집어 비교해서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살았나를 비교해 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저자는 「기억의 소환, 그 온도를 느끼며」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첫 책을 집필할 당시의 기억을 꺼낸다. "무척이나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자료들을 찾고, 취재하고,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첫 시작에 대한 순수한 열정!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아직 경험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알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가슴 벅찬 일이었다. 그때 그 열정, 그 끓어오르던 열정에 대한 기억이 가끔은 삶의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일으켜 세워주기도 한다.‘그래, 지금 이 나이에도 못 할 게 뭐 있어?’ 그렇게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힘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 힘으로 계속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기억이라는 것은 문득 스쳐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러 소환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특히 마음이 외롭고, 허전하고, 삭막할 때 그런 기억들을 소환함으로써 깊은 사색에 빠지곤 한다. 저자는 남동생에 대한 기억도 끄집어 낸다. 지금은 미국 시민권자가 되어 있는 남동생이 언젠가 나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은 사춘기 때 그 누구에게도 마음 터놓을 가족이 없었다고 했다. 가족이자 누나였던 저자가 그런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기억이 저자의 가슴이 아프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기억들을 소재로 모두 4개의 장(章)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따뜻했던 기억들(내 삶의 이유)」, 2장 「열정적이었던 기억들(내 삶의 힘)」, 3장 「싸늘했던 기억들(내 삶의 깊이)」, 4장 「추웠던 기억들(내 삶의 상처)」 등이다. 4개의 장에서 온도를 나타내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따뜻했던, 열정적이었던, 싸늘했던, 추웠던' 등이다. 일년 춘하추동과 맞게 조합했다. 구성 능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것은 삶의 기억들이 우리의 사계절과 같이 다양했다고 볼 수도 있고 계절이 우리에게 삶의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두 독자들의 몫이고 독자들이 판단하면 될 일이다. 저자에게 봄의 기억은 '삶의 이유'가 되고, 여름의 기억은 '삶의 힘'이 되었다. 또 삶의 깊이는 가을의 싸늘했던 기억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돋보이고 겨울을 '삶의 상처'로 표현해 추위를 연상케 한 것은 저자의 사유가 깊었다고 이해된다.

저자에게 봄은 봄을 상징하는 냄새와 함께 왔나 보다. 봄의 전령사 '쑥국'에 대한 기억이다. 지금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봄이라고 해서 쑥국을 먹는 일은 드물지만(쑥 자체가 도시에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시 자연산이 시장에 나오면 굉장히 비싸다고 한다) 어렸을 때 농촌 등 지방에선 봄이면 캘 수 있는 쑥이나 냉이 등으로 국을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향도 향이지만 건강에도 무척 좋다고 해서 너도나도 쑥을 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이 기억을 소환해 내며 이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난 모양이다. "지금도 가끔 어디에서 구수한 쑥국 냄새가 풍겨오기라도 하면 그 옛날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엄마와 바구니 끼고 거북산으로 향한던 길, 산꼭대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엄마와 심호흡하던 기억, 메뚜기, 여치가 폴작폴짝 뛰어나디던 드넓ㅇ느 풀밭,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나무, 습한 지대에 쫙 깔려 있는 탐스러운 고사리, 해가 질 때까지 쪼그리고 앉아 쑥을 캐던 일...(p.25)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느끼는 점이 있다. 사람의 기억에는 즐겁고 기쁜 일보다 슬프고 화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한때 독자는 기억을 더듬어볼 때 어렸을 때 기억은 즐겁고 좋은 기억이 많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슬프고 아픈 기억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기억이 선별해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면 왜 슬프고 아픈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고 생각하게 됐다. 인간의 기억의 총량을 따져 슬픈 일이 많은 것은 어쩌면 삶 자체가 슬프고 언짢은 일의 연속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맞설 방법이 없어서이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모든 악이 튀어나올 때 '망각' 이 마지막 튀어나왔다는 것은 그래도 인간에게 다행이라고 했다는 신화의 해석을 맞다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만일 망각이 없다면 인간은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도라의 상자에 대한 어느 문학비평가의 해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맞는 말 같아서 여기서 해본 말이다.

저자의 '추웠던 기억' 중에 으뜸은 아무래도 어머니의 건강과 돌아가시기 전의 어머니의 모습 등이 가장 가슴 아프고 눈물 나는 일이었던 것 같다. "아니, 철심도 있었다. 엄마가 고관절 수술을 할 때 철심을 박아 넣었던 것이 그대로 재와 함께 섞여 나온 것이다. 그 순간, 또 오열했다. 가슴을 갈기갈기 찢으며 상상조차 못할 정도의 고통이 뒤따랐다. 나를 낳고 길러주신 엄마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낸다는 것! 그것은 무엇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한없는 슬픔이었다. 그 슬픔 속에서 헤어 나오기까지 난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간혹 엄마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가 있다."(p.222)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던 세계의 명언들이 책 곳곳에 적지 않게 등장한다. 저자의 글의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장치겠지만 확실한 효과가 있다. 명언에 대해 새로운 해석이라기보다는 기억의 사실들을 뒷받침하는 데 적절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명언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명언'도 되고 '실언'도 될 수 있는 게 많으니까 말이다. 저자의 글 내용이 워낙 인간 본연의 감정에 대한 기억이라 어떤 명언을 갖다 붙여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독특한 구성을 위한 저자가 글 뒤에 붙인 명언들은 대부분 '신의 한 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저자 : 김미영

 

삶을 쓰고…

세상을 쓰고…

희망을 씁니다…

계절마다 느껴지는 분위기, 그리고 그에 따른 온도가 있듯이 내 삶의 기억 속에도 각각의 온도가 전해지곤 한다. 내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삶의 얘기들… 그 진솔한 얘기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내 마음을 비추어 보았고, 그런 내 마음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얘기해 보고 싶었다. 따뜻했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이유가 되어 주었고, 열정적이었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힘이 되어 주었고, 싸늘했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깊이를 더해 주었고, 추웠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상처로 남겨졌다. 기억이라는 것! 지금껏 살아 보니 이렇듯 내 삶을 참 많이도 지배하고 있었다.

저서로는 PC 바이러스 진단과 치료 함께 하기』, 『대한민국 여자가 아름답다』, 『시험공부 놀면서 100점 따기』 상·하권, 『난 시험공부 맛있게 먹는다』 상·하권, 『사춘기 엄마 처방전』,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통의 온도 - 일, 관계, 삶을 바꾸는 따뜻한 말 한마디
김진이 지음 / 다른상상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의 한마디로 내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것처럼 내가 전한 한마디가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고, 더 나아가 상대방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하는 좋은 대화는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마음의 대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통의 온도 - 일, 관계, 삶을 바꾸는 따뜻한 말 한마디
김진이 지음 / 다른상상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통(疏通)은 사전적 풀이로만 보자면 '①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②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란 의미의 추상적 단어이다.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정밀화되어 갈수록 이 단어의 뜻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코드로 자리 잡아왔다. 공동체도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더욱 커지고 다양화됐다. 소통은 이제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단어로 자리 잡은 듯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자 '소통'이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직접 보고 느꼈다. 소통이 막히자 각종 정신척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대거 발생하는 일이 발생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생겨났다. 의사들은 소통 부재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중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우울증의 한 종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통은 어느 새 우리 일상에서는 필수적인 요인이었다. 다만 형태를 가진 구체적 물건이 아니기에 실체의 의미를 굳이 자주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코로나 직전까지 우리 국가 공동체는 '소통 부재'로 일어난 큰 문제를 하나 넘어왔다. 이른바 국가 최고 지도자가 국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함에 따라 결국 국민으로부터 외면 당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소통 부재가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와 구성원 간의 소통 부재는 그래도 디지털 소통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그것마저 거부할 땐 불가피하게 힘으로 소통을 해야 한다고 국민적인 저항감을 드러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채 일단락됐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에서 보여준 것처럼 디지털만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소통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날로그적 접촉, 즉 직접 만나거나 혹은 스킨십이라는 친밀 접촉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단순히 말만 주고받는 전화, 디지털 영상만으로는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감염병의 확산은 접촉이나 만남이 제한되기 때문에 디지털 접촉은 우리의 완전한 소통에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만 확인하고 숙제를 떠안은 것이다. 이 책 『소통의 온도』는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소통은 필연적인 것이라는 단순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소통'을 강조한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가 공동체를 발전시켜 오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축적해온 소통의 방식이 의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꼭 말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마음의 오고가는 것이 포함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는 서로의 신뢰는 물론 사랑도 함께하는 돈독한 행위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 일을 저자 김진이가 책에서 말하고자 한다.

저자 김진이는 전략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현재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소통에 관한 학문적 이론을 공부했다. 그리고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택함으로써 실습적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전공의 이론적 학습과, 현장의 경험적 활동을 통해 '소통법'을 말하고자 이 책을 쓴 것으로 이해된다. 책의 구성만 살펴봐도 저자의 책 발간 이유가 잘 드러난다. 모두 5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각 장의 제목에 '소통법'이 일괄적으로 들어간다. 1장 「일상의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소통법」, 2장 「마음의 벽을 허무는 소통법」, 3장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소통법」, 4장 「불편한 상황에 대처하는 소통법」, 5장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줄 소통법」 등이다.

 


 

저자는 책 서문 「들어가며」를 통해 책의 내용을 발판으로 책 발간의 취지를 밝힌다. "부디 나의 말이 너에게 순조롭게 스며들기를, 너의 말이 나에게 편안히 와닿기를. 그게 어렵더라도 우리의 마음을 멋지게 지킬 수 있기를."바라는 마음이다.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부터 성찰부터 시작해 수많은 생각을 거듭해 일상의 대부분을 "어떤 말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현재 자신의 상태에서 상대방의 기분을 살펴 진심을 전하려는 자세가 소통의 본보기를 제시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에 책을 냈다고도 말한다. 저자는 "글을 쓰다가 문득 진심은 언젠가 통하고, 결국 우리의 소통은 원만한 길로 가게 되어 있다"라는 결론에 이르러서 책을 낼 용기가 더해졌다고 털어놓는다.

저자의 「들어가며」를 읽으면서 독자의 생각인 '아날로그 접촉'이 이른바 '꼰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요즘 들어 외롭더라도 혼자가 낫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혼자가 익숙한 삶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회사에서는 월급을 받은 만큼만 일하는 조용한 퇴사자가 생기고,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바에는 혼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쓰고 있다. 이에 덧붙여 저자는 생각이 다름을 밝히고, 갈수록 사람이 보고 싶고 온기가 그리워질 거라고 단언한다.

혹자는 SNS로 엄청난 소통을 하거나 AI와 대화를 함으로써 '혼자라도 끄덕없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생각은 점점 독자와 합류하며 한 가닥으로 흐른다.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때 감도는 행복한 기운으로 위로를 얻는다. 시대가 달라지고, 세대가 바뀌어도 늘 그러하다. 그게 우리의 본능이다. SNS로는 한계가 있다. 직접 내 곁에, 내 앞에,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와 호흡을 주고받는 시간이 필요하다. 온기로 가득한 말들과 곱씹을수록 진하게 느껴지는, 마음이 오가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한다."(p.7~8)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독자가 말하는 '아날로그 소통'이 아니다. 꼭 직접적인 접촉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뜻이다. 저자가 관심을 갖고 강조하는 것은 '좋은 소통'이다. SNS에서 '좋아요'로 표현되는 보여주기식 소통이나, 자신의 마음과 영혼이 담기지 않은, 비공감 소통이 우리의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좋은 소통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좋은 소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진심을 담지 않은 말은 금방 기억에서 사라지지만 진심을 담은 말은 단 한마디라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각 장에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들어 설명하는 것도 천천히 읽어보면 마음이 담긴 소통은 상대의 형편이나 마음을 전제로 한다. 즉각적으로 쉽게 다가오지 않더라도 결국은 상대의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은 어떤 형식으로든 전해진다.

일상에서 우리는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곁에 있고 싶고 자꾸만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결국 말에 따뜻한 마음을 잘 담아내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을 때로는 선물처럼 때로는 무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언제나 말에 존중이 묻어나는 사람, 마음이 캄캄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사람, 감정을 잘 다듬어 표현할 줄 아는 사람, 생각을 잘 정리해서 조리 있게 말할 줄 아는 사람, 무례함을 품격과 우아함으로 잠식시키는 사람 그리고 자신을 향한 긍정의 말들을 쌓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아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은 바로 저자가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는 비결들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좋은 소통으로 좋은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저자의 이 책을 쓴 취지와도 맥락이 같은 출판사 측 소개글을 참조하면 저자의 뜻이 한층 간결하고 정확하게 전해져 온다. “오랜 시간 습관처럼 사용한 좋은 말들은 나, 너, 우리의 삶에 지속적인 긍정 에너지를 불러온 것이기에 우연보다는 필연에 가깝다.(p.219) 지금까지 나를 괴롭혔던 마음속 부정의 말들을 모두 꺼내고, 긍정의 말부터 싣는 게 우선이다. 나는 믿는다. 긍정의 말이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에너지’를 드러낼 것이고,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줄 거라고.(p.243)"

책에 따르면 우리의 하루는 아침에 느낀 기분대로 흘러간다. 맑은 하늘을 보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우중충한 하늘을 보고 찌뿌둥함을 느끼기도 한다. 설렘과 희망이 담긴 노래가사에 에너지를 얻기도, 출근길에 연신 빵빵거리는 차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한다. 아침의 기분이 쭉 이어지기 쉬우니 기분 좋은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은 하루의 시작, 나 자신에게 어떤 첫마디를 건네는가다. ‘피곤해’, ‘귀찮아’라는 불평을 첫마디로 삼으면, 피곤하고 귀찮은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 ‘잘 해내야지’처럼 의욕을 북돋는 말을 첫마디로 삼으면 힘이 나고 목표를 달성하는 하루가 시작된다.

또, 아침에 처음 만난 사람과 어떤 첫마디를 나누는가도 중요하다. 마주치는 사람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물으면, 그전까지는 기분이 좋지 않았더라도 그 말 덕분에 환기되는 효과가 있다. 그 사람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밝은 인사말을 건네면서 나 자신의 기분도 환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소통의 온도를 높이는 시작점으로 ‘하루의 첫마디는 나를 향하든, 다른 사람을 향하든 긍정과 배려를 담아보자’고 제안한다. 호숫가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듯 하루의 시작에 내가 전하는 첫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통의 시작점이다. 내가 아침에 가장 먼저 건네는 첫마디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오늘은 어떤 첫마디로 하루를 시작할까?’라는 설레는 마음을 가져보자. 혹시 부정적인 말들로 시작했다면 이제부터 긍정적인 말들을 하루의 첫마디로 삼고 습관처럼 사용해보자. 분명 나의 일상에 좋은 기운을 불러오고 그것이 지속될 테니 말이다.내가 하는 말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는 마법을 경험해보는 일은 머리 있지 않다. 어렵지도 않다. 다만 꾸준한 노력으로 습관화해야 한다는 점만 유일한 장애물이다.

 

저자 : 김진이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전략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현재 경인방송 아나운서로 활동 중이다. iFM 경인방송 <뮤직테라피 김진이입니다>의 진행자로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대학교에서는 곧 사회에 나갈 학생들이 말하기를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실현해낼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는 스피치, 대화법, 마인드셋 강연을 하고 있다. 소통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에 말의 기능적인 요령보다도 배려의 마음과 태도를 말에 담아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 책을 썼다. 사람들이 말을 매개로 어울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선물하고자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jin2_voice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