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새롭게 경기도 -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도시로의 초대 경기별곡 3
운민 지음 / 작가와비평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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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경기도에 대한 책을 실컷 읽고 구경했다. 독자는 서울에 살고 있어 경기도에 관해 보고 들을 기회가 많아서(직접 가본 곳도 많고)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역시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를 깨우치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이 책 『여기 새롭게 경기도』도 사실 경기도의 모든 지역을 수록하지 못해 〈경기별곡〉시리즈 중 제 3권일 뿐이다. 사실상 직접 가보기 어려워(개성 등) 일부 지역을 빼놓은 상태로 마무리 한다고 「경기도로 떠나는 마지막 발걸음」이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저자 운민은 밝히고 있다. 저자의 프롤로그에 앞서 우리나라 행정구역과 이 책 시리즈의 명칭 '별곡'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하고 들어간다. 우리 한반도 행정구역은 삼국시대부터 연원한 것으로 배웠다. 당연히 고구려·백제·신라가 각각의 행정구역 개념에 의해 지역의 명칭을 정했지만 통일신라 시대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물론 신라의 수도인 '경주'를 중심으로 행정구역 체제를 완비했고, 거의 그대로 고려로 이어져 조선시대에는 명징한 국경선을 정한 후 한반도 전역을 8개도로 나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오랜 시간 변화하고 발전해 지금의 명칭을 조선시대에 거의 확정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남북 분단으로 양측으로 나뉘어 각각의 행정구역을 재정비해 인구나 지형 등을 고려해 남·북도로 확대되었다. 경기도와 강원도, 황해도는 인구가 적고(강원), 지역이 비교적 좁아 남북 분할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별곡이란 명칭은 시조와 함께 고려 중기 이후에 형성된 시형(詩形)이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원래의 곡, 즉 원곡과 전연 내용이 다르게 만들어진 곡이라는 뜻으로, 보통 한글로 기록된 고려의 속요를 일컫는다. 별곡은 조선시대에도 가사라 일컫는 정철의 《성산별곡》과 《관동별곡》 등으로 이어져 그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형식과 내용면에서의 차이 때문에 경기체가는 ‘별곡체’라는 이름으로 따로 분류하고 있다. 즉, ‘별곡’은 자연과 인간만사를 정교하게 그린 민요체로 된 자유시로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진지하고 소박하게 표현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이 책 『여기 새롭게 경기도』은 행정구역 상 경기도 지역을 살아가는 민간의 생활 변천을 자세하게 안내한다. 또 경기도의 행정 구역 변천과 맞물려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귀중한 자료로서의 역할, 관광 안내 및 삶을 위한 국민의 노력 등이 모두 담겨 있는 풍물지로서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또 행정구역 변천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역추적해 들어갈 수 있고, 앞으로의 삶의 변천을 짐작할 수 있는 영감도 제공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반도는 조선시대 이후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8도(道)로 행정구역이 나뉘어져 있다. 이를 북에서부터 살펴보면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제주도는 전라도에 포함)로 나뉜다. 한반도 지도를 살펴보면 이는 지형, 문화, 언어 등에서 많은 부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은 팔도라는 말이 지역 구분을 뜻한다기보다는 우리나라 전국을 칭하는 보통명사처럼도 쓰인다.

이 책의 저자 운민은 한국여행작가협회 소속 작가로 활동 중이지만, 동서양 역사·문화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지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들로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독자로서는 처음 접하는 작가지만 〈경기별곡〉 시리즈의 2, 3권 책임 집필자이다. 시리즈의 저자로서 시각의 일관성과 책의 주제에 대해 뚜렷하게 쓸 수 있어 적절한 집필라고 이해된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7개 지역 12개 도시의 이야기로 직접 다니며 썼다. 모두 7장이어서 이 책에는 새로 형성된 도시들은 2개씩 묶어 12개 도시들이 등장한다. 1장 「고양-경기 북부의 600년 고을」, 2장 「부천, 의정부-해방 후 급변기에 형성된 동네에서 이제는 콘텐츠의 도시를 꿈꾸다」, 3장 「시흥, 안산-죽음의 호수에서 생태도시로의 극적인 변화」, 4장 「양주, 동두천-경기 북부의 너른 고을 양주와 현대사가 켜켜이 쌓여있는 동두천」, 5장 「광주-가는 곳마다 사연이 깃든 경기도의 넓은 고을」, 6장 「구리, 하남-경기도에서 가장 작은 고장 구리, 가장 굵직한 문화유적을 가진 하남」, 7장 「광명, 성남] 사연 많은 도시, 미래를 고민하는 도시」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도시는 고양시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산은 잘 알지만 고양은 어디에 있는 곳인가?"라는 반문을 할 정도로 명칭 상으로는 오히려 어리둥절할 정도로 신도시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다. 이는 뒤에 언급되는 성남의 분당과도 같다. 두 지역은 모두 기존 도시에 신도시로 성장한 곳이기 때문이다. 일산 신도시는 고양시에 포함된 구(일산동구,일산서구)일 뿐, 독립된 시·군은 아니다.(이는 성남의 분당도 마찬가지다) 책에 따르면 일산은 덕양구와 묶여 고양시로 경기 북부를 이끌어가는 수부도시로 자리 잡았다. 수부도시란 하나의 도(道) 안에 감영이 있던 곳, 요즘 말로 도청소재지를 말한다. 저자는 일산이 1기 신도시로서 발전해온 유래, 그리고 현재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을 고루 책에 담아내고 있다. 또 고양의 많은 명소들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유적지와 유물 중 '가와지볍씨 박물관'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조그만 볍씨 한 톨이 한반도 농경문화의 기원을 청동시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 앞당겼다고 하니, 과연 고양의 중요성이 크지 않을 수 없다는 느낌을 준다.

이어 등장하는 부천과 의정부이다.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해방 후 형성되기 시작한 도시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수도권에서 내노라하는 거대도시로 성장했다. 부천의 경우 면적 54.45제곱킬로미터로서 서울의 웬만한 구(區)보다 작다. 그러나 1973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시로 승격했다. 서울과 인천의 중간에 자리하는 잇점으로 전철 1호선의 혜택을 충분히 받은 도시다. 이로 인해 개발이 일찍 이루어진 탓에 인구가 90만까지 폭발적으로 늘었고, 한때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시로 성장했다. 인구의 급팽창으로 최초로 분구도 이뤄졌다. 의정부는 저자로서 썩 좋지만은 않은 추억(징집 집결지)이 있지만, 조선시대 양주군에 속해 있는 곳이었지만 1963년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이유로 시로 승격된 이후 서서히 발전해 지금은 '예술의 도시'로 꽃 피우고 있다. 이와 함깨 '부대찌개'를 떠오르게 하는 수도권 북부의 도시의 선도자로 떠올랐다.

 


 

시흥과 안산은 인공 방조제가 있는 시화호를 인접하고 있는 도시들이다. 1994년 바다를 막은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인 시화호는 한때 '죽음의 호수'라 불릴 정도로 인위적 개발로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여겨지기도 했던 곳이다. 개발 당시에는 바닷물을 빼낸 뒤 담수호로 만들어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이었다고 하지만 인근 도시의 인구 증가로 인한 주택지와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하수를 예측치 못했다고 한다. 개발 우선 정책에 우리 환경이 얼마나 심각한 오염 피해를 입는지 증명해준 사례로서 인식되는 곳이다. 그러나 이후 들어선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들의 개선사업들로 수질개선이 이루어져 지금은 방조제 건설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고 저자는 전한다. 시흥시와 안산시는 이러한 시화호의 생태 문화자원을 활용해 오히려 친환경 수변생태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니 개발과 환경이 우리 삶에 미치는 아이러니한 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책의 시흥과 대부도를 잇는 다리 건설과 주변 경치 등을 표현한 저자의 글솜씨가 드러나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독자도 가본 곳이라서 그곳을 상상만 해도 즐거운 추억이 있는 곳들이다. "숨도 가빠지고 지쳐서 맥이 빠질 무렵, 갑자기 발밑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탁 트인 경관이 내려다보인다. 대부도에서 구봉도를 잇는 다리가 가늘게 이어진 지점이 개미허리라 불리는 곳이다. 시야 왼편에는 영흥대교가 길쭉하게 이어져 대부도와 선재도, 영흥도를 연결하고 있고 서해안의 수많은 섬을 한눈에 담으니 걸어오며 힘들었던 기억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다리를 천천히 걸으며 이제 곧 지나갈 구봉도의 자태를 감상한다. (중략) 드리어 구봉도 낙조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은 육지의 끝이라 가리는 것 없이 해가 넘어가는 일몰을 가장 아름답게 살필 수 있다."(p.132)

지금의 시흥시)는 조선시대의 시흥과는 같은 지역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예전에 시흥은 서울 영등포구와 금천구 시흥동 일대를 말하는 것이고, 지금의 경기도 시흥시는 한때 영등포·금천·구로·동작·관악·과천·안양·의왕·양산·광명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지역이었다. 영등포가 서울에 편입되면서부터 시흥에 속해 있던 많은 읍들이 빠져나갔다고 한다.

 


 

양주와 동두천은 서울의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양주시(楊州市)는 고려 때에는 12목의 하나로 불려질 정도로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고을이다. 회암사가 있는 곳으로 서울과 북쪽으로 향하는 길 가운데 위치해 교통의 중요도도 큰 곳이었다. 양주군을 관할하던 사람은 현감보다 높은 목사였다. 양주가 예전에는 지금의 서울 노원·중랑·도봉·광진을 비롯해 의정부·남양주·동두천·구리를 아우르는 거대한 고장이었다. 고려 시대에는 지금의 경기도 일대를 광주와 양주의 두 글자를 따서 양광도라 불릴 정도로 세가 큰 고을이었다. 특히 지금은 폐선된 교외선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 서부역을 출발하여 가좌역을 지나 일영역과 장흥역을 지나던 교외선은 50대 이상의 서울 사람들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아련한 추억의 고장이기도 하다.

동두천시(東豆川市)는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로 해방 이후 진주하여 이곳에 주둔한 미군부대로 인해 성장한 도시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용산 미 8군 클럽과 동두천 일대는 한국 록음악의 요람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동두천에서 신중현이 국내 최초 Rock Band인 ADD4(애드포)를 결성했다. 이외에도 며칠 전 작고한 현미를 비롯 패티김, 인순이, 유현상 등도 이곳에서 활약했다. 저자는 동두천을 상징하는 명소로 소요산을 들고 있다. 여기에는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은 후 소요산에 들어와 창건한 자재암이 이곳의 중심사찰이다. 인근에는 원효굴과 원효폭포 등 원효 관련 명소들이 꽤 많다고도 한다. 독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체크리스트에 이곳을 따로 적어둔다. 가까운 시일 내 한 번 방문할 곳으로 메모한다.

이어 광주시다. 경기도 광주시는 예향의 도시 전라도 광주광역시와 한글이름은 같지만 한자가 다르다. 경기도 중앙부에 자리하고 있는 광주시에는 청나라 홍타이지에게 항복했던 당시 인조가 피난했었던 남한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책 역시 이곳에서부터 광주 이야기를 시작한다.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꿨던 사건이 있고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치욕적인 사건의 현장이다. 할 말은 많지만 꺼내지는 못한 산성에서 내려다본 한강 쪽 풍경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장소이다. 이 밖에도 이색적인 많은 지역을 남한산성에 묻고 있는 광주에서 독자의 관심을 가장 끈 곳은 화담숲이다. 이곳은 도요지 광주분원 등 볼 만한 곳이 많다.

 


 

여섯번째로 장에는 구리와 하남이 등장한다. 현재 서울 강남·송파·노원구보다도 작을 정도로 경기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다. 구리시(九里市)는 1914년 조선총독부의 행정개편에 따라 구지면과 망우리면이 통합되면서 구리면이 처음 등장한다. 그 이전에는 양주군에 속해 있었지만 해방 후 남양주군으로 편입되었다가 1986년 구리시로 승격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짧은 역사의 구리시지만 고구려와 신라가 대치하는 역사의 한복판에 있던 고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차산이 바로 그 증거로 발굴된 수많은 고구려의 보루와 산성, 유물과 유적들이 당시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조선왕조 최대의 왕릉군인 동구릉이 바로 구리시에 자리하고 있다다. 이름 그대로 9개의 왕릉이 있는 곳으로 추존왕을 포함한 7명의 왕과 10명의 왕후가 안장되어 있다고 한다.

햐남시(河南市)는 도시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 남쪽, 한강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도시이다. 원래 광주에 속해 있던 하남은 1989년 시로 승격되면서 백제의 옛 도성인 하남 위례성에서 그 이름을 차용했다고 알려진다. 아직은 그 역사적 실체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백제 초기의 수도 위례성에 대해서는 지금도 그 위치가 어디인지 의견이 분분하다기 때문에 자세한 조사가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이 유력하긴 하지만 하남의 이성산성이 위례성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들도 꽤 있다고 하니 말이다. 가장 알려진 곳은 역시 미사리이다. 80~90년대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으로 명성을 날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사라졌고 일부 명맥만 이어지고 있으며, 일대에 신도시가 조성되어 당시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에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암사동 선사유적지 규모를 훌쩍 능가하는 미사리 선사유적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성남시가 나온다. 처음 나온 고양시처럼 이곳 분당 지역은 1기 신도시 지역이다. 성남시(城南市)도 명칭에서 도시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1943년 남한산성 남쪽에 위치한다고 성남이란 지명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1973년에서야 시로 승격된 성남시는 원래 광주에 포함된 지역으로 6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도에서 가장 한산한 곳이었다고 한다. 서울의 무허가 빈민촌 정리계획에 따라 철거민들을 성남의 허허벌판에 텐트 한 동 달랑 주고 강제이주시키면서 인구가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성남은 1989년 분당신도시 개발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녹지비율이 경기도의 다른 도시보다 높은 분당 신도시는 경관이 아름다운 공원이 참 많죠. 시내 중심은 탄천이 흐르고 그 중간엔 분당천이 분당중앙공원을 거쳐 율동공원까지 이어지고 있다. 1968년 '광주대단지사건'이라 불릴 정도로 가슴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성남시는 식용 개고기를 파는 모란시장으로 대표되고 있었지만 분당 신도시로 고양 일산 신도시처럼 원주민과 신도시 주민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안고 조용히 삶을 지속하고 있다. 지금은 2010년 조성되기 시작한 판교테크노밸리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떠들석하게 한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일들이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정계를 뒤흔들고 있어 결과에 따라 엄청난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저자 : 운민(이민주)

 

역사, 여행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한국여행작가협회 소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중국의 역사부터 동남아 그리고 유럽까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지식과 이야기로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경기도의 도시 이야기를 다룬 <경기별곡>(오마이뉴스)과 다양한 문화, 예술, 비즈니스 종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운민이 만난 사람들>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팟캐스트를 비롯한 각종 방송에 꾸준히 출연하는 등 역사와 여행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경기별곡 01),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경기별곡 02)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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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섬 게임 (ZERO-SUM GAME) -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무의미한 경쟁에서 벗어나라
김윤동.김준기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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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제어로 쓰인 『제로섬 게임』이란 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제로(0)가 되는 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게임에 참가하는 양측 중 승자가 되는 쪽이 얻는 이득과 패자가 되는 쪽이 잃는 손실의 총합이 0(zero)이 되는 게임을 가리킨다. 즉, 내가 10을 얻으면 상대가 10을 잃고, 상대가 10을 얻으면 내가 10을 잃게 되는 게임이다. 이처럼 내가 얻는 만큼 상대가 잃고, 상대가 얻는 만큼 내가 잃는 승자독식의 게임인 만큼 치열한 대립과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제로섬 게임이라는 용어는 게임이론으로부터 등장했지만 정치·경제·사회 분야 등 무한경쟁 상황에서 패자는 모든 것을 잃고 절대강자만 이득을 독식하는 현상을 설명할 때에도 자주 사용된다. 대표적인 제로섬게임으로는 포커나 경마 등 도박을 들 수 있으며, 경쟁 스포츠나 정치에서의 선거, 선물거래나 옵션거래 등도 제로섬 게임에 해당된다. 『게임의 이론과 경제행동』을 집필한 폰 노이만 (Johann Ludwig von Neumann)과 모드겐쉬테른(Oskar Morgenstern)에 의해 처음 발안(發案)되었다고 한다. 한편, 양측 경쟁자의 이득과 손실 합계가 0이 아닌 경우는 논제로섬 게임(non-zero-sum game)이라 한다.

이 용어가 전 세계가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 남는 방식의 한 유형으로 본다면 인류는 전쟁보다 더 가혹한 생존 경쟁 방식에 돌입했다고 볼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일부 분야에만 적용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계속되는 경쟁 사회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 해결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 책의 공동 저자 김윤동과 김준기(이하 '저자'로 표기 통일)도 행복을 최종 목표로 추구해야 할 선의의 경쟁이 불행이나 절망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집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무의미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성공의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다.

 


 

저자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수저로 구분되고 있는 현실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개인의 능력이 아닌 부모가 얼마나 재력이 있고, 탄탄한 직업이 있는지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등의 계급으로 나뉘는 일 말이다. 결국 개인의 노력과 열정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절망감은 세상과 사회에 대한 분노로 이어져 자신의 불만과 불행감을 키우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과연 해결방안은 없는 것일까? 공동 저자는 “금수저와 흙수저 같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말은 우리를 ‘수저 프레임’에 가두고, 남들과 의미 없는 비교만 하게 만든다. 수저 프레임을 깨부숴 '성공한 수저(스푼)’를 만드는 게 더욱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수저 프레임’을 깨부숴 세상이 정한 성공의 기준, 즉 몰개성의 ‘제로섬 게임’을 벗어나 자신만의 성공을 이뤄내야 한다고 이 책에서 강조한다.

『제로섬 게임』은 삶에 대한 경험과 통찰로 매월 5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삶의 영감에 대한 콘텐츠를 전하며, 수많은 공감과 지지를 받는 〈성공한스푼〉*의 글을 담은 책이다. 〈성공한스푼〉의 공동대표인 두 저자가 오랜 시간 고군분투하며 깨달은 배움과 경험, 그들이 찾은 방법들을 모두 담아냈다. ‘성공, 경쟁, 나 자신’이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바탕으로 사회와 개인, 그리고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변화시키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기 삶의 ‘맞춤형 성공’을 찾을 수 있으며, 자신만의 진정한 행복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세상이 정한 금수저와 흙수저 프레임을 깨라」란 제목의 '프롤로그'를 통해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류가 누리는 모든 혜택이 성공을 향한 열망 때문인 것은 맞다. 그것들이 지금 우리 인류에게 크나큰 선물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열망이 광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략) 내 삶의 주체는 나다. 설령 미쳐도 내가 되고 싶은 것이 되기 위해서 미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제로섬 게임'을 깨부숴 자신만의 성공한 수저를 얻어 독자들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 「성공은 왜 경쟁을 통해서만 얻는가?」, 2장 「진정한 성공을 이루려면 먼저 비워내라」, 3장 「당신의 숨겨진 유능함을 깊게 궁구하라」, 4장 「당신의 모든 것이 성공 요인이다」 등이다. 각 장마다 8~11개의 항목으로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1장은 스스로 과연 지금 성공했는지를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커스 무대에서 춤추는 코끼리처럼 세상의 시스템에 맞춰 꼭두각시 역할을 멈추가 자신은 성공했는가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분석을 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어린 시절에는 서커스 코끼리처럼 살았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 한 번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선택하는 시간을 가져라고 권유한다.

누구든 선택을 내릴 자유가 있고, 그 자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성공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항목에서 '질문의 중요성'과 '초고속 근대화'의 결과에 대한 조용히 되돌아볼 것을 조언한다. 강요된 선택을 벗어나야 성장할 수 있고, 성공의 비밀은 다양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 항상 고통과 시련이 더 큰 성공을 만든다는 인류 삶의 진리에 다가갈 것을 강조한다. 인간이 문명을 어떻게 탄생시켰는지에 대한 진지한 사유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흔히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제목을 매우 잘 뽑아 제목만 읽어도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요점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2장에서는 8개의 세부 항목을 두고 '성공을 위해 비워내라'는 제목을 충분히 설명하고 보충해준다. 2장에 있는 8개의 세부 항목 제목만 열거해 본다. 〈01. 당신은 자신이 뭘 모르는지 알고 있는가?〉, 〈02. 아는 게 많을수록 모르는 것도 많아진다〉, 〈03. 참된 앎이란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이다〉, 〈04. 당신은 당신 자신과 친하다고 여기는가?〉, 〈05. 세계적으로 명상 붐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06. 우리에게 진정한 경쟁은 무엇인가?〉, 〈07.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과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08. 넓은 반경에서 나만의 재능을 찾아내라〉이다.

 

 

3장과 4장에서는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깊게 끝까지 탐구할 것을 제시하고 누구든 현재의 위치 상황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성공 요인'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우리에게 성공이란 과연 무엇인가? ‘성공’을 생각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지 자문해보고 실제로 떠올려 본다. 멋진 자동차? 강남에 있는 아파트? 높은 지위와 권력? 대부분 사람은 돈을 성공의 척도로 삼으며, 경제적 자유가 삶의 만족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공의 욕구가 충족되어도 더 많이 가진다고 해서 만족감까지 계속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저마다 성공에 대한 열망은 가지고 있지만, 그 성공에 대한 정의는 뚜렷하지 않다. 각자의 열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표면적인 ‘거짓 성공’만 좇는다면 결국 남은 것은 공허함뿐이라고 저자는말한다. 따라서 성공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자기 삶의 목표가 없다면 우리는 많이 가지려 할수록 욕망의 고통을 느낄 것이며, 더 많이 가질수록 권태의 고통을 느낄 것이다.

이에 따라 성공의 조건은 재력이나 학벌, 배경, 인맥 등이 아닌 자기 삶을 대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에 달려있다고 언급한다. 이 책은 성공과 일, 삶에 대한 통찰로 수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진정한 성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을 정리했다고 밝힌다. 두 저자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다양한 경험과 수만 권에 달하는 독서의 흔적으로 채워져 있다. 참고로 〈성공한스푼〉은 2인이 운영하는 미디어 콘텐츠 브랜드로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를 이루고, 스스로 정의하는 각자만의 성공을 찾아 행복한 여정을 걷기 위해 필요한 모든 동기 부여와 영감을 제공한다. 누구나 훨씬 더 풍요롭고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게 가능한데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흙수저, 금수저 같은 말들을 하면서 현실에 안주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 살아간다. 이에 따라 두 대표가 만든 미디어 콘텐츠 브랜드, 〈성공한스푼〉을 통해 개인적인 경험과 여러 사례들을 통해 개인의 성장과 성공에 도움이 될 만한 지혜와 용기를 전달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제로섬 게임'의 시스템은 우리에게 무한 경쟁을 요구하고,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용어 사용은 경쟁에서 승리만이 최고이자 유일한 수혜자란 점에서 불공정 게임의 시스템을 깔고 있다는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용어들이 자주 쓰인다는 자체가 개인의 열망보다는 세상이 짜놓은 게임판의 체스 말처럼, 누군가 얻으면 누군가 잃는 흙수저들끼리의 ‘제로섬 게임’을 해왔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즉 이 세상은 우리가 태어난 순간부터 ‘성공해야 한다’라는 관념을 추구하도록 만들었다. 심지어 더욱 월등해질 것을 강요하며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기 다른 개성은 존중되지 않으며,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 이는 우월감을 느끼고, 낙오된 이들에게는 배척감을 안겨준다. 틀린 질문에는 옳은 대답이 나올 수 없다. 이제 ‘나는 어떤 수저로 태어났는가?’가 아닌 ‘나는 어떤 수저를 만들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로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금까지 강요받아온 성공의 기준을 떨쳐내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하는 게 이 책 발간의 취지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제 당신의 성공 여정을 떠나라」는 제목의 '에필로그'에서 각자가 다르기에 성공에 대한 '나만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들'이 만든 '규칙'을 따르면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고, 만약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평범함의 틀에서 벗어나겠다고 결정한다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할 것이라고도 말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을 따르는 것이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사회가 당신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세상에 굴복하면서 그저 다른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이 원하는 성공을 찾기 어렵다. (중략) 우리는 성공을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성공이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원하는 것을, 원하는 장소에서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이러한 삶 속에서 의미와 목적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삶이다."(p.308~309)

 


 

책 발간 후 두 저자는 〈채널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각각의 답변을 낸 적이 있다. 〈성공한스푼〉을 만날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인터뷰 일부를 여기에 게재한다.

김윤동 : '성공한스푼' 미디어 회사를 운영하면서 지난 2년 가까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팔로워 분들, 구독자분들로부터 디엠이나 메일을 통해 저희가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삶이 변화했다는 말을 전해 들을 때 너무나 큰 감동을 받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도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지금처럼 미친 듯이 몰두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저희의 콘텐츠와 도서 『제로섬 게임 ZERO-SUM GAME』을 통해 독자분들이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찾고 그 여정 자체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준기 :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습니다. 베스트셀러 책이나 영화의 공식은 역경을 이겨내고 끝에 승리하는 겁니다. 독자분들, 그리고 저희 팔로워 분들 모두 각자의 베스트셀러 스토리를 채워 나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챕터에는 어떤 내용을 채울 지도 각자가 선택입니다. 우리의 인생 책은 나 혼자 쓰고 끝나지 않습니다. 모두가 읽게 될 거고 그 안의 내용은 주변의 사람들까지 모두 영향을 끼칠 거란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주변의 낯선 사람들과 지인들은 물론이지만,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들마저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니 멋진 스토리를 채워 보시기 바랍니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창의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만의 시스템을 개발한다. (…) 창의성이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지금은 창의성에 대한 편견을 깨고, 모두가 어디에서나 창의적 사고의 힘과 잠재력을 끌어낼 때이다. 확실한 성공은 창조하는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p.173~181)

 


 

저자 : 김윤동

새로운 세상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으로 15세에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UMass Amherst)에서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했던 그는 ‘기회가 주어졌을 땐 준비가 되기 전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본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영업활동을 했다. 미국, 대만 등 해외에 거주하며 무역과 마케팅 사업을 했다. 16년간의 해외 생활 정리 후 한국에 돌아왔지만, 기대와 다른 현실 탓에 한동안 무기력하고 우울한 날들을 보냈다. 이런 그를 잡아준 건 독서였다. 책에서 얻은 영감과 새롭게 배운 전략을 사업에도 적용하며, 내수시장에 집중하던 사업영역을 해외시장까지 확장해갔다. 현재는 연 매출 50억 원 규모의 동물용 사료첨가제 회사 ‘휘드메이트’를 운영하며 미국,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아시아권 등 전 세계 많은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또한, 미디어 회사 ‘성공한스푼’의 공동대표로 다양한 성공 스토리와 노하우를 ‘메신저의 역할’로 전달하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매일 함께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연락을 주면서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고 발전했는지를 알려줄 때 가장 큰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낀다. 일상의 사소한 습관들을 개선해 매일 1퍼센트씩 더 성장하고 노력하며, 독서를 사랑하고, 더불어 요리와 사색을 즐긴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도와 다음 세대 훌륭한 리더들을 양성하는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저자 : 김준기

소위 말하는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4년제 대학을 나와 대학원 졸업 후 남들처럼 취준생을 거쳐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다. 나쁘지 않은 급여를 받으며 3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지만, 반복되는 일과 ‘월급 노예’가 된 나 자신을 보며 퇴사 후 내 사업을 시작했다. 성공한 사업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하지만, 난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처음부터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거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모아둔 돈은 계속 줄어들고, 방구석에서 나올 용기조차 없을 정도로 나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이 고군분투의 과정을 생각하면 모두 나에게 필요한 경험이었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 내 능력을 키우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성장시켜왔고,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돈을 버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더 이상 남들이 만든 틀에서 사는 게 아닌, 내가 좋아하는 진정한 나의 일을 하면서 ‘나’라는 주체로 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시작해 상품 기획과 개발을 하고, 유통과 판매까지 하는 법인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난 흙수저, 금수저 같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단어는 사람들을 프레임에 가둬 핑계만 더 만들어내고, 남들과 의미 없는 비교만 더 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다. 이러한 프레임을 깨부수고 성공한 수저(스푼)가 되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으며,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리더들이 더 있어야 사회 발전에도 더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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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포그래픽 미국의 모든 것 이다미디어 지포그래픽 시리즈
크리스티앙 몽테스.파스칼 네델렉 지음, 유성운 옮김 / 이다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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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1세기 현재 세계 1위의 초강대국이다. 현재 1위 국가란 점은 군사력뿐만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단연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또 국토 면적, 인구와 교육, 과학기술 등 어느 모로 봐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다. 북극권에서 열대 지역까지 커버하는 국토 면적이 세계 3위인 데다 드넓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마치 앞마당처럼 지배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의 자리에 올라선 지는 사실 100년 전 일이다. 1차 세계대전 때 미국은 중립국의 위치를 견지하다 뒤늦게 참전을 결정했다. 더 이상 중립국으로 남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래 17세기 초부터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인들의 북동부 지역 진출로 이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종주국 영국과 독립 전쟁, 노예제 폐지를 둘러싼 남북 전쟁, 19세기의 서부 개척 시대를 거치며 오늘날 미국의 모습을 완성했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세계 각지에서 이주한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답게 미국은 인종적 다양성과 함께 광활한 대륙의 지리적 다양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래서 미국은 단일 국가로 해석하기보다는 하나의 문명권으로 이해하는 게 차라리 올바른 접근법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서양 역사의 근간이 되는 로마 제국의 모습을 딱 닮았다고 보는 사람이 독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 책 『지포그래픽 미국의 모든 것』은 미국의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토의 지리적 특징과 환경을 바탕으로 이른바 ‘미국의 모든 것’을 파노라마처럼 펼치며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지리학자와 지도 제작자가 다양한 데이터와 자료로 만든 컬러 지도와 도표를 통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참모습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지리학적으로 접근하면 미국의 장단점에 대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견해는 세계 각지로부터 잘못 알려진 고정관념이나 가치관 등이 산더미처럼 모여든다고 한다. 예를 들면 눈부신 경제적 성공, 점차 확대하는 불공평과 불평등, 자유를 위한 끊임없는 투쟁, 친미와 반미를 둘러싼 국가별 대립 등이다. 따라서 미국은 여러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은 나라다. 한반도에 있는 우리 대한민국도 미국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일제 강점기 때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갖고 있던 일본은 끝없는 영토 확장 야욕을 채우기 위해 가장 큰 장애가 되는 미국에 대해 무모한 전쟁을 벌였다. 우리 국민들이 잘 아는 진주만 공습이다. 선전포고도 없는 기습으로 성공적으로 미 해군을 일단 무력화시켰지만, 강력한 미 군사력에 의해 결국 패전했다. 당연히 일본 제국주의의 피지배 상태에 있던 많은 동남아 국가들이 일제의 식민 지배를 벗어나 독립하게 된 것이다.

한반도 역시 광복을 얻었다. 다만 한반도에는 소련이 미군의 승리를 예상하고 종전을 얼마 앞두고 참전을 명분으로 재빨리 한반도 북쪽의 통치권을 차지했다. 한반도는 이에 따라 남북 분단의 질곡으로 빠져든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독립운동 중 미국의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에 힘을 보태는 등 미국과의 친밀한 관계에 있던 이승만이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을 주도하고 초대 대통령에 오른다. 결국 남한과 북한은 민주주의와 공산사회주의 이념과 정치 체제의 제물이 되고 골육상잔의 한국전쟁을 치르고 복잡하고도 이해 관계가 얽히고설킨 분단의 땅으로 남게 된다. 황폐한 땅에서 자본도, 자원도 없는 우리의 삶은 굳이 역사 기록을 보지 않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미국은 한국전쟁 때 우리에게 군사적 원조는 물론 전후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바람에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다.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돈 벌기 위해,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찾아들어 간다.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다는 것은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에서 노력과 인내를 통해 장애물을 극복하고 개인의 자유와 번영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에서 고등교육과 단독주택 두 가지로 상징된다. 이는 미국인의 평균적인 아메리칸 라이프 스타일의 기준은 고학력 중산층에 속하고, 차량 2대가 들어가는 차고를 가진 단독주택에서 가족과 함께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생활이다. 아메리카 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을 찾아든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의 이주나 노동을 이유로 갔지만, 이주 기준을 채우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턱없이 부족한 자격이었다. 때문에 아메리카 드림을 이룩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미국은 건국의 기초가 된 북동부 지역은 지금도 국가의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 걸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뉴욕을 중심으로 한 항구도시와 그 안 내륙도시들이다. 그러나 IT와 바이오 등 하이테크 산업의 성지인 서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남부의 선 벨트 지역도 에너지 등 첨단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면서 지역 균형이 회복되고 있다. 서부가 동북 지역만큼 발전하게 된 이면에는 서부 개척부터 시작해 100년 이상이 걸린 셈이다. 이민은 미국의 국가 정체성과 발전의 기반이자 상징이지만 사회적 불평등과 정치적 분열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국가 차원의 동화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인종차별 논란은 여전히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존재한다.

미국의 사실상 역사는 1776년 독립선언의 해부터 시작된다. 독립전쟁을 치르기 전에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강대국의 식민지 상태였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란 프랑스의 정치 사상가이자 법률가는 1835년 『미국의 민주주의』란 책에서 "1억 5,000만 명의 인구가 북아메리카에 살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대의에 뿌리를 두며 같은 문명, 같은 언어, 같은 종교, 같은 습관, 같은 생활 태도를 보존하고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고 예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미국의 인구는 이누이트인부터 하와이인, 멕시코인, 아일랜드인, 아프리카계 에리트레아인까지 다양하고, 그래서 의견과 문화도 복잡하고 심지어 대립적이다. 사회적 부의 분배는 매우 불평등하다. 도시의 흑인 빈민가나 남부 농촌의 가난한 지역이 있지만, 부동산 개발기업의 월턴 가문(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으로 엄청난 부동산과 월마트 소유), 대형 식품회사 마즈(전 세계 74개 국가에서 연 매출 1조가 넘는 브랜드 11개를 보유하면서 세계 식품업 선도), 에너지 관련 대기업 코크 등 거대 재벌과 가문도 있다.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첨단 산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은 신흥 갑부도 있다.

무궁무진한 지하자원의 활용, 대서양과 태평양의 지배력, 자본의 집중과 혁신 그리고 세계화를 주도하면서 발전을 거듭한 미국 경제는 빛과 그늘이라는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소수의 첨단기업에 경제 발전의 혜택이 집중되면서 계층별 불평등이 심화하고 국토의 환경도 더 나빠지고 있다. 경제 기반이 복잡하고 다양하다 보니 국가 차원에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또 세계 유일의 강대국 지위에 도전하는 중국과 유럽연합의 부상으로 절대 우위가 상대 우위로 변하면서 쇠락의 조짐을 보인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도 있다. 세계화를 주도한 미국이 오히려 탈세계화를 외치는 등 다극 체제로 전환 중이라는 것이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아메리칸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표현이 대중의 이미지 속에 뿌리내린 것은 1930년대라고 한다. 건국 이념인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면서 부동산의 소유와 재화의 축적이 가능한 미국인의 경제적 번영이야말로 전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아메리칸 드림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이룰 수 있는 대상은 제한적이라는 내부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등장한 미국의 군사력과 외교력 등 하드 파워는 국제질서가 자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반면 미국의 소프트 파워는 아메리칸드림의 실체로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의 소비가 세계인에게 가지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미국과 미국인이 세계를 향해 뿜어내는 매력은 동경과 반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초월적인 힘으로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 등이 새로운 경쟁자로 나타나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은 자유와 국민의 권리(1787년 제정된 헌법 전문의 첫 마디가 '우리 국민'이다)를 지키기 위해 건설된 국가인데, 이 고상한 신조에는 평등이라는 개념은 들어 있지 않다. 두 얼굴을 가진 로마 신화의 야누스처럼 이 나라에는 현재 상반된 두 얼굴이 있으며, 이것은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건재한지를 다루는 최근 출판물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초상화를 충실히 그리고자 한다면 언제나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견해가 충돌한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이런 이원성은 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양극단을 조정하는 국가 차원의 매커니즘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극단적일 정도로 화려한 성공 신화와 구조적인 인종차별이다. 한편에서는 이민과 혼혈이 진행되면서 점점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를 지닌 사회가 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인종차별이 뿌리 깊게 남아 수천 년 전부터 살았던 원주민과 4세기 전부터 살았던 흑인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경제 번영으로 대다수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어 활력 있는 공동체가 늘어나고 사회를 지탱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중산층이 후퇴하고 인구의 5분의 1이 아메리칸 드림에서 소외되고 있다. 일자리가 없거나, 있더라도 임금이 낮고 건강보험도 없어 국가의 보호망 바깥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도 많은 미국인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거나 언젠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지역에서 민주 정치의 주역으로 활발한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적 정치 시스템인 선거에서 선출된 정치인들은 수십~수백만 달러씩 정치자금을 거두어들일 뿐 아니라, 다양한 이익단체들의 로비와 영향력을 벗어나기 힘든 현실도 부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 이념이나 이해 관계에 따라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해 행정이 마비되는 일도 잦아지고, 유권자 일부는 정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상태이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진영의 대립이 심각해짐에 따라 유권자들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가게 되고, 트럼프 정부 시대에 사회 갈등이 극단적으로 노출되었다. 즉, 다른 진영을 배제함으로써 사회 양극화가 진행되어 미국의 민주주의가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

비정상적 운영되는 부분은 교육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이 책의 공동 저자(크리스티앙 몽테스·파스칼 네델렉)의 주장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권위 있는 대학들이 지식 경제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기술혁신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립학교가 총체적으로 무너지면서 공교육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그리고 대학 시스템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돈이 들어 고등교육기관이 사회의 사다리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전제척으로 흉악한 범죄는 감소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빈곤에 의한 범죄가 증가(미국의 수형자는 200만 명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하고 수억 정이 넘는 총기가 시중에 풀려 있다. 미국 사회는 뜨거운 감자를 안고 있는 꼴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에 관한 데이터는 어느 분야든지 간단하게 입수할 수 있지만, 우리는 지도를 그린 시릴 쉬스의 귀중한 조언을 기초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을 신중히 선택하되 기계적인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며고 유의했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두 저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평균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는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토의 3분의 1이 무인 지대이고(예를 들어, 알래스카), 미국인의 3분의 2가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에 사는 나라에서 1제곱킬로미터 당 인구밀도가 36명이라고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반문으로 두 저자는 이 책에 사용된 데이터의 신뢰감을 확보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미국의 탄생과 민주주의의 발달」, 2장 「세계를 통제하는 강대국의 딜레마」, 3장 「아메리칸 스타일은 세계인의 이상인가?」, 4장 「초강대국 파워로 동경과 반감을 동반」이다. 미국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든, 미국과 거리를 두는 독자들이든 이 책은 미국에 관한 객관성이 담보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미국 사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예상까지도 가능한 국가 운영의 흐름을 잡아낼 수 있는 자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 : 크리스티앙 몽테스

프랑스 리옹 제2대학 교수이자 지리학자. UMR 5600 EVS(환경, 도시, 사회에 연구자 단체)의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전공 분야인 미국의 공공 공간과 도시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2014년 《미국의 주와 도시-지리로 보는 역사》를 시카고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했다.

 

저자 : 파스칼 네델렉

도시와 사회의 지리학을 연구하는 지리학 박사. 전공 분야는 미국의 도시로 박사논문인 《라스베이거스 대도시권》(렌 대학교 출판부)을 책으로 출간했다 현재 파리의 명문 장송 드 사이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역자 : 유성운

고려대학교에서 한국사를 전공했다. 20대 중반까지 인디아나 존스 같은 삶을 꿈꾸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려 입사한 언론사에서 15년 넘게 버티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정치부-사회부-문화부를 거쳤으며, 지면과 온라인에 ‘유성운의 역사정치’, ‘역(歷)발상’, ‘역지사지’ 등 역사 관련 칼럼을 연재했다.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그때 어디에서 살고 있었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학원에서는 기후환경학을 공부했다. 현재 영국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에서 연수 중이며, 서울보다 높은 런던의 집세에 허덕이다 보니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사림, 조선의 586》,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을 펴냈고, 《세계사 속 중국사 도감》, 《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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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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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지배 세상을 뒤엎을 소름끼치도록 강력한 여성 영웅이 등장해 힘으로 억압하는 모순적인 가부장제 사회를 상대로 처절한 복수극을 시작한다. 중국 고대 영웅들이 미래에 벌이는 사랑과 복수 그리고 자유로운 연애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엮여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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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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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이언 위도우』는 중국 고대, 시대를 호령했던 영웅호걸들이 등장하는 SF 소설이다. 오늘날 중국의 국호 'China' 가 있게 한 진(秦), 한자와 종이를 비롯해 세계적 발명품이 쏟아졌던 한(漢)과 중국 역대 최고의 문명 국가를 이룩했다는 당(唐)나라 때의 영웅호걸이 한데 모여 자웅을 겨룬다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이는 서양 문명의 태동이 됐던 그리스·로마 문명을 뛰어넘은 우수한 문무의 대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 작품에 당 태종 이세민(599~649)과 측천무후(624~705)는 동시대 인물은 아니다. 출생연도가 당태종이 한 세대 앞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며 다른 세대의 중국 영웅들이 등장하기에 독자가 상상해본 것이다. 책의 저자 쟈오 재이 시란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책의 서두에 이 소설이 역사 판타지나 대체 역사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역사의 문화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한 이야기로, 완전히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한 미래의 시점을 그리고 있다고 밝힌다. 이 책의 목적이 특정 시대를 정확하게 서술하는 목적이 아니고, 책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은 전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다시 상상하여 창조된 캐릭터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역사적 인물을 다시 상상하는 과정에서 가족 관계나 작중 인물 간의 나이가 바뀌는 등, 창작의 자유에 기반해 수많은 변형이 이루어졌다는 점도 미리 알리고 있다.

이 소설은 출간 즉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의 SF 소설이다. 『아이언 위도우』가 표제이고, 「죽음을 삼킨 여자」가 부제이다. '죽음을 삼킨 여자' 중 1권이 이 책이다. 위도우(widow)란 '미망인', '과부'를 의미하는 영어이다. 표제어를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철의 미망인'일 터 소설의 등장인물 중 측천무후를 가리키는 것. 고대 중국의 시대상과 공상 과학을 적절히 엮어 낸 이 작품은 2021년 보스턴 글로브 베스트북, 북라이엇이 꼽은 ‘역대 최고의 공상 과학 소설 20권’에 선정되었다. 미국 SF 판타지작가협회가 시상하는 네뷸러상 작가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아이언 위도우』의 매력에 푹 빠진 독자들이 세심히 그려 낸 팬아트와 작품에 대한 열정적인 찬사로 화답하고 있어서 올해 하반기에 출간될 후속작도 기대할 만하다. 소설의 시작은 판타지 소설의 신기원을 연 『해리포터』 시리즈를 능가한다. 독자들이 시리즈물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프롤로그」로 문을 열고 있다. "'혼돈'이 다가온다. 짙은 먼지 폭풍을 밤새도록 일으키면서, 거대한 혼돈 떼가 울부짖으며 황야를 달려오고 있다. 반달이 쏟아내는 은빛과 찬란한 별빛이 가득한 하늘 아래, 기(氣) 금속으로 이루어진 얼굴 없는 투실투실한 몸체가 반짝였다. 오늘 놈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전장으로 나가는 조종사는 평소보다 적었다. 하지만 양광은 당황하지 않고 만리장성 바로 바깥에 있는 자신의 망루에서 행동 개시 명령을 내렸다. 바로 자신의 '크리살리스' 구미호에게. 새파랗고 진한 초록빛을 띤 구미호는 7, 8층 건물만큼이나 몸집이 커서, 금속 발톱이 바닥을 쿵 밟을 때마다 땅이 흔들렸다."(p.9)

화하의 남성 조종사들은 거대 병기 ‘크리살리스’에 탑승하여 전쟁에 참여한다. 그 병기는 ‘첩 조종사’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기를 소모하여 움직인다. ‘다 쓴’ 배터리처럼 소진된 여성들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버려지고, 그녀의 가족들은 배상금을 지급받는다. 첩 조종사였던 측천의 언니 역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 언니의 복수를 꿈꾸며 탑승한 첫 번째 크리살리스 전투에서, 측천은 압도적인 ‘기력’으로 남성 조종사를 파괴하고 홀로 살아남는다. 조종실의 문이 열리고 남성 조종사의 시체가 떨어진 순간, 듣도 보도 못한 강력한 여성의 등장에 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남성보다 강하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측천. 그러나 아무도 측천을 막을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을 짓밟으려는 모든 시도를 부숴버리고 여성을 쓸모없는 존재로 치부해왔던 가부장제를 산산조각 낼 것이다. 이제, 화하의 백성들은 새로운 황제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 황제의 이름은 측천무후다.

 


 

실제 중국의 고대 역사에서 '측천무후'라는 호칭은 당(唐) 고종의 황후로서의 지위를 나타내지만, 690년 당의 국호를 주(周)로 고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15년 동안 중국을 통치했던 사실에 비추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무측천(武則天)’이라는 호칭이 더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름인 ‘조(?)’는 ‘비출 조(照)’의 뜻을 나타내는 측천문자로서 해와 달이 하늘에 떠있는 모양처럼 세상을 비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무후는 637년 당 태종(이세민, 재위 626∼649)의 후궁으로 입궁했으며, 4품 재인으로서 태종에게 ‘미(媚)’라는 이름을 받아 ‘무미랑(武媚娘)’이라고 불렸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649년에 태종이 죽자 무후는 황실의 관습에 따라 감업사로 출가하였다. 그러다 651년 고종(재위 649~683)의 후궁으로 다시 입궁하였고, 이듬해에 2품 소의가 되었다. 무후는 고종과의 사이에서 4남 2녀를 낳았으며, 655년 왕황후와 소숙비(蕭淑妃) 등을 내쫓고 황후가 되었다.

위 사실은 역사에 기록된 측천무후에 관한 내용 중 극히 일부를 인용한 것이지만 그에 관한 기록은 정사와 야사를 불문하고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다만 독자들이 소설을 더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독자가 역사적 사실을 인용했다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당초 저자가 주의를 주었던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역사에 기록된 인물과 이름을 같이 하지만 실제 역사와는 무관하다고 책 서두에 저자가 밝힌 사실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독자가 임의로 추서한 점을 밝힌다.

『아이언 위도우』의 배경이 되는 ‘화하’는 가부장제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곳으로, 여성들을 그릇되고 쓸모없는 존재로만 취급한다.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거대한 병기 ‘크리살리스’를 주 무기로 사용하는 화하에서, 남성 조종사들은 어린 소녀들의 기를 배터리로 이용하여 적들을 물리치고 명예를 얻지만, 죽은 소녀들은 이름 없는 한 줌의 재가 될 뿐이다.

 


 

이 사실은 유교 사회에 억눌리고 고통받았던 수많은 고대 중국 여성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영혼들이자, 남성이 누린 삶의 단역 배우로서 생을 마감한 여성들 말이다. 뒤틀린 가부장제의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 찬 공간인 화하에 변혁의 피바람이 불어닥친다.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중국의 유일무이한 여황제, 측천무후는 온화한 민생 정치와 권력에 오르기 위해서 가족까지 버렸던 잔혹한 성정으로 칭송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다. 당돌하고 무자비하며 분노하는 여성 영웅을 그리고 싶었던 저자가 이렇듯 명과 암이 뚜렷이 존재하는 측천무후라는 인물에 끌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많은 이들을 짓밟은 악녀이면서도 유교 사회의 억압을 이겨 낸 강인한 여성 주체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그려낸 새로운 ‘무측천’은 언니의 복수를 꿈꾸며 크리살리스의 ‘첩 조종사’가 되기를 자원한다. 그녀의 복수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성공하게 된다. 첫 전투에서 남성 조종사보다 월등한 기력(氣力)으로 그의 정신체를 죽여버리고 만 것이다. 크리살리스의 뚜껑을 열었을 때 보인 측천의 모습은 미친 사람과 다름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언니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을 농간하고 죽인 남성의 시체를 바닥에 떨구고 꽃신을 신은 발로 짓밟는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복수의 서막을 알린다. 모두가 측천을 비난하고 가두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여성이 가진 무한한 힘으로 스스로를 황제의 자리에 올릴 측천의 여정이 궁금한 독자라면 이 작품을 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양광'이라는 인물은 프롤로그에서 자세히 표현된다. 현존하는 조종사 중 가장 강한 정신력으로 혼돈 떼를 격파하기 때문이다. 그의 무용(武勇)은 참혹할 정도로 강인하다. 그는 첩의 정신이 다시 육체로 돌아가지 못하리란 걸 알아고도 무의식적으로 첩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었다. 심지어 심장 박동까지도. 그가 연결을 끊는 순간, 첩의 모든 신경이 끊어지고 심장은 뛸 힘을 잃게 된다. 그렇게 첩은 이 세상을 떠난다고 알고 있지만 전투에 나서는 순간, 자비란 없다. 양광은 냉정한 이성으로 기를 잃을 모든 생각을 애써 떨쳐버린다. 이제껏 양광을 거쳐간 첩 조종사는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런 걸 일일이 떠올렸다간 정신이 흐트러지고 말 것이다. 그의 전투 목적은 조국의 힘없고 선량한 백성들을 지킨다는 명분이다.

 


 

측천을 둘러싼 두 남자의 로맨스 또한 『아이언 위도우』를 읽는 재미를 크게 높여준다. 측천과 이치, 세민으로 이루어진 세 사람의 사랑은 읽는 이의 마음을 간질이고 애달프게 한다. 측천과 이치는 숲속에서 처음 만났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모습으로 측천의 눈앞에 등장한다. 그 모습을 본 측천은 세상에 저토록 하얗고 부드러운 옷이 있으며, 그 옷보다 더 섬세하고 우아한 사람이 존재함을 처음 깨닫는다. 이치는 측천의 힘과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남자로, 측천의 든든한 조력자다.

반면 세민은 거칠고 위험한 남자다. 그는 화하에서 가장 높은 기력을 지닌 조종사로, 그와 함께한 첩들은 전투 당일 모두 죽고 만다. 측천과 함께 크리살리스에 올라탄 날도 세민은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투가 끝난 후 그의 품 안에 있던 측천이 멀쩡하게 걸어 나가자 세민은 충격에 빠진다. 마침내 기다려왔던 자신의 짝을 만났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측천은 처음엔 이치와의 관계 때문에 세민을 거부하지만 그의 내면에 들어찬 갈등과 고통을 이해하게 되면서 측천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다.

측천은 두 남자 중 누구에게로 기울게 될까? 작중 측천의 캐릭터를 독자들이 알아낼 수 있는 대목이다. 작품 속에서 이러한 질문은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을 뿐이다. 이 작품은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다. 측천은 도망치자는 이치에게 자신은 사랑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며, 세상을 바꾸려는 본인의 의지를 막지 말라며 소리친다. 세민에게는 소녀들이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전투에 참전한 일을 큰 소리로 꾸짖는다. 그녀는 고분고분하지 않으며 함부로 자신의 것을 내어 줄 생각이 없다. 또한 그녀에게 사랑은 나누는 것이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어떤 모양이든 가능하며 어느 곳으로든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에 등장하는 사랑은 동성애와 이성애, 다자연애를 모두 포함한다. 그러므로 세 사람 앞에는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하고, 그들의 사랑은 더 넓은 곳으로 흐르게 된다.

 


 

거대 전투 병기 ‘크리살리스’는 ‘혼돈’이라는 침입자에 맞서 싸우기 위해 개발된 무기이다. 혼돈은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이목구비 없는 생명체로, 200년 전 주 지방을 빼앗고 중국을 폐허로 만든 전력이 있다. 이후 ‘신’이라고 불리는 자들이 등장하여 국가를 재건하였다. 화하의 사는 모든 이들에게 혼돈은 혼란을 일으키는 무법자이자 반드시 해치워야 할 주적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전투를 거듭하며 측천은 혼돈의 슬픔과 분노를 감지한다. 그리고 의문에 빠진다. ‘신’이라는 자들은 대체 누구이며 혼돈은 언제부터 이곳에 존재하였는가. 우리가 혼돈에게 준 것은 무엇이길래, 이 생명체는 더 이상 빼앗길 것 없는 피해자들처럼 거세게 저항하고 싸우는가. 혼돈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인가. 과연 한 세상을 움켜쥘 만한 그릇의 인물이다.

『아이언 위도우』에서 측천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인물이다. 스스로가 세상에 속아왔으므로, 화하에 사는 모든 이들이 사회의 거짓말에 기만당해 왔으므로. 측천의 질문은 너무도 당연한 세상의 질서에 물음표를 던진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우리는 당장 어제도 아무런 의문 없이 ‘이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세상의 말에 순응하면서 하루를 살아나가지 않았는가. 삶은 질문하는 만큼 살아지기에 독자들은 측천과 함께 질문하며 이전과 다르게 살 기회를 얻는다. 저자는 화하가 숨긴 것은 곧 세상이 우리에게 숨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그것을 들춰낼 시간이다.

 

저자 : 쟈오 재이 시란

 

쟈오 재이 시란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중국의 작은 마을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온 이민 1세대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에서 보건학을 전공했으나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생화학적 회로에 대한 공부보다는 공상 과학과 판타지 소설을 쓰는 데 관심이 많았다. 그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녀가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에는 중국의 영상과 문화를 설명하는 재미있는 영상이 가득하니, 꼭 들어가 보기를 바란다. 『아이언 위도우』는 그녀의 첫 소설이다.

 

역자 : 심연희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독일 뮌헨 대학교(LMU)에서 언어학과 미국학을 공부했다. 영어와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소설 『덤플링』 『어둠의 눈』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마쉬왕의 딸』 『미드나잇 선』, 그래픽 노블 『인어 소녀』 『스냅드래곤』, 시리즈물로 『이사도라 문』 『인더게임』 『캡틴 언더팬츠』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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