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너머로 달리는 말 (리커버 에디션)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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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말(馬)‘이 주인공이다. 인간의 삶이 자연에서 분화하지 못해 서로 뒤엉켜있던 시원의 공간이다. 역사 이전의 이야기라고 봐야 할 듯하다. 말과 하나가 된 사람들의 무리, 서로를 침범하고 정복하던 야만의 시대지만 자연에 순응해 살아가는 인간 모습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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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리커버 에디션)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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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의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이 개정판(리커버 에디션)을 새롭게 냈다. 그동안 김훈은 수많은 역사소설을 써왔지만 강한 민족의식과 국방의식이 함께 어우러져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를 함께 잡아내는 힘을 민중으로부터 받았다는 맥락으로 정당성을 획득했고, 독자들의 호응과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소설 독자들이 잘 아는 『칼의 노래』가 그랬고, 『남한산성』, 『현의 노래』가 그랬다. 이 모두의 소설은 나라와 겨레의 가장 큰 환란인 전쟁을 바탕으로 수호에 나선 영웅과 백성(민중)들의 이야기와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됐기 때문에 독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는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소설은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다. 판타지적 요소들을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김훈의 소설에서는 이러한 장르 규정은 중요하지 않다. 역사소설 3부작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의 ‘일러두기’를 통해 저자가 직접 밝혀왔던 것처럼, 그의 소설은 ‘오직 소설’이고 ‘다만 소설’이며 ‘오로지 소설’일 뿐이다.

특히 이 소설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는 문장은 표현의 정확성이 담보된 것 또한 김훈 소설의 특성이다. 소설가 김훈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문장과 표현의 힘이다. 이 소설 에서는 그 힘이 더욱 빛을 발한다. 문장은 잘 벼린 칼처럼 예리하고 표현은 냉정한 듯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시원(始原)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한다. 굳이 시대를 밝히자면 인간이 말(馬) 등에 처음 올라탄 무렵이지만, 그 시기를 인간의 역사에서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록이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역사 이전의 시대이며, 인간의 삶이 자연에서 분화하지 못하고 뒤엉켜 있는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접해본 적 없는 전폭적이고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설정이다. 기록으로 전하지 않는 아득한 시간과 막막한 공간을 작가는 신화적 상상력으로 채워간다. 이야기는 세계를 인식하는 바탕과 삶을 구성하는 방식이 다른, 결코 하나로 묶일 수 없는 두 나라 초(草)와 단(旦)의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야만과 문명이 충돌하며, 그 속에서 무연한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울부짖으며, 태어나고 또 죽어간다.

소설의 중심에 두 마리의 말이 등장한다. 초승달을 향해 밤새도록 달리던 신월마(新月馬) 혈통의 토하(吐霞)와 달릴 때 핏줄이 터져 피보라를 일으키는 비혈마(飛血馬) 혈통의 야백(夜白)이다. 두 마리 말은 초와 단의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누비며 인간의 참혹하고 허망한 전쟁을 목도하고 전후의 폐허에서 조우한다. 이와 관련해 작가는 “말은 문명과 야만의 동반자였다. 나는 인간에게서 탈출하는 말의 자유를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공과 모든 수는 죽음과 삶 사이를 가른다. 그러므로 공에서 수로, 수에서 공으로 쉴 새 없이 넘나드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이 엎어지고 뒤집히는 틈새를 사람의 말로는 삶이라고 부른다."(p.23)

 

 

소설은 긴박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를 종횡무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특히 신화적 요소가 가득한 배경은 자칫 판타지로서의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소설 읽기를 흥미롭게 하는 데 수단으로 사용된 언어들과 말들의 감정과 생각을 인간의 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이 더 환상적 분위기 조성에 큰 몫을 차지한다. 등장인물의 사사로운 감정에 개입하지 않는, 자칫 무심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간결한 문장은 역설적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끌어낸다. 책장을 덮고도 시원의 초원을 달리던 말들이 들려주는 '땅의 노래'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책에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말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붙여 놓았다. 작가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사람의 이름은 한 글자로 말의 이름은 두 글자로 지었다. 더불어 독자가 소설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체 공간을 옮겨 놓은 지도를 수록하고 있다. 이야기의 무대로 가상의 시대와 공간, 그것도 아득하고 막막한 원시의 한 지점을 설정했다는 것 자체가 이전의 소설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제까지 김훈의 소설이 ‘역사’가 아닌 ‘존재’에 초점이 맞춰 있기는 하지만, 그 존재는 대게 당대에 발이 묶인 자들이었다. 이 소설은 당대성의 족쇄가 풀린 채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찍이 고유하고 확고한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서는 파격이라 할 시도이며, 문학적 도전이기도 하다.

 


 

저자 김훈은 책 발간에 맞춰 가진 인터뷰를 통해 소설 속의 말(馬)을 중요한 인물로 등장시킨 이유를 밝혔다.

- ‘말’을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 말은 힘이 강하고 성품은 강인하며 외모는 아름답다. 말은 문명과 야만의 동반자였다. 나는 인간에게서 탈출하는 말의 자유를 생각했다. 말 두 마리, 야백과 토하의 최후는 미리 설정했다. 이 말 두 마리는 인간에게 끌려다니면서도 저항한다. 그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여러 번 철거와 재공사가 있었다.

-초(草)와 단(旦) 두 나라를 구상할 때 참고한 역사 속 나라가 있는가?

* 모델로 삼은 고대국가나 시대는 없다. 거칠게 말해서, 초는 유목적이고 단은 농경적이다. 세계를 인식하는 바탕도 다르다. 인간집단 사이 적대의식의 뿌리와 전개 과정을 나는 늘 의아하게 여긴다.

- 무엇을 더 쓸 작정인가?

* 여생의 시간을 아껴서 사랑과 희망, 인간과 영성, 내 이웃들의 슬픔과 기쁨, 살아 있는 것들의 표정에 관해서 말하고 싶다. 시원의 공간은 역사를 신화로 환원한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던 이병주의 말을 빌자면, 이 이야기는 햇빛에 드러난 지나간 사실로서의 세계가 아니고 달빛이 어른거리는 상상의 세계이다. 작가는 상상의 공간에 숨결을 불어넣고 이야기에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완전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낸다. 노년에 이른 작가의 상상력은 그 어떤 젊은 작가의 소설보다 활달하고,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물론 자연과 동물에 대한 묘사까지 살아 숨 쉬듯 정교하다. 우리가 본 적이 없는 달의 뒤편을 그려내듯, 작가는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독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낸다.

 

이야기의 발단은 이렇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강의 이름은 나하(奈河). 이 강을 사이에 두고 북으로는 초(草), 남으로는 단(旦) 나라가 소수부족들을 통합해 지배 세력을 형성한다. 초는 초원에서 이동 생활을 하는 유목 집단이다. 문명의 부산물들은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므로 문명을 등진 채 육체의 힘에 기대어 야생의 삶을 살아간다. 그들은 성을 쌓지 않고 신전과 무덤이 없으며, 문자를 배격한다. 반면, 단은 땅에 들러붙어 소출에 기대어 사는 농경 집단이다. 문자를 숭상하며 거대한 왕궁을 짖고 전각을 세운다. 결코 화합할 수 없는 두 세력 사이에 전쟁과 일상은 구분되지 않는다. 전쟁은 숙명과도 같고 잔혹했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 전쟁은 생소하지 않다. 임진왜란(『칼의 노래』), 병자호란(『남한산성』), 신라의 가야정벌(『현의 노래』) 등이 그 예다. 이 소설에서도 전쟁은 매우 주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수평적 세계관과 수직적 세계관으로 상징되는 유목과 농경의 서로 다른 가치관이, 야만과 문명의 화합할 수 없는 이념이 부딪치는 처절함 속에서 세상과 인간은 공허한 민낯을 드러낸다. 작가와의 대화에서 “문명과 야만은 지금도 뒤엉켜 있다”고 했거니와, 이 전쟁을 문명의 탈을 쓴 현대의 야만성에 빗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근사한 이념으로 포장되든 인간의 욕망이 발흥하는 곳에 아수라가 펼쳐지기 마련이다. 작가는 그것에 저항하는 ‘생명의 힘’을 그리려 했다.

 

"산맥 위로 초승달이 오르면, 말 무리는 달 쪽으로 달려갔다. 밤은 파랬고, 신생(新生)하는 달의 풋내가 초원에 가득 찼다. 말들은 젖은 콧구멍을 벌름거려서 달 냄새를 빨아들였고, 초승달은 말의 힘과 넋을 달 쪽으로 끌어당겼다. 한 마리가 달 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모든 말이 소리를 토해내며 달려갔다. 말들의 울음소리는 날카롭게 치솟았다. 말들은 한없이 달렸다. 초승달은 가늘었고 빛에 날이 서 있었다. 초승달이 희미해지면 말들은 사라지는 달을 향해 소리를 모아 울면서 더욱 빠르게 달렸다. 초승달이 지고, 달 진 어둠에서 흐린 별이 보일 때까지 말들은 달렸다."(p.48)

 


 

전쟁이란 극한 상황에서도 김훈은 인간의 이기적 욕망과 희생 정신을 적절히 나타내며, 결국은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대해 전쟁을 형상화시켜 답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저자 김훈은 얼마 전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글로써 우리의 삶을 사는 작가로서 지켜야 할 본분을 넘어서 인간을 계도하거나,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고 말하는 작가들에 대한 호통으로 들리기도 한다.

"나는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하는, 이런 개소리를 하는 놈은 다 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 무슨 지순하고 지고한 가치가 있어 가지고 인간의 의식주 생활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현실을 관리하고 지도한다는 소리를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문학이란 걸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세상에 문제가 참 많잖아요. 우선 나라를 지켜야죠, 국방! 또 밥을 먹어야 하고, 도시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애들 가르쳐야 하고, 집 없는 놈한테 집을 지어줘야 하고…. 또 이런 저런 공동체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여러 문제 중에서 맨 하위에 있는 문제가 문학이라고 난 생각하는 겁니다. 문학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언어행위가 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펜을 쥔 사람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가지고 꼭대기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데, 이게 다 미친 사람들이지요. 이건 참 위태롭고 어리석은 생각이거든요. 사실 칼을 잡은 사람은 칼이 펜보다 강하다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왜냐하면 사실이 칼이 더 강하니까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런데 펜 쥔 사람이 현실의 꼭대기에서 야단치고 호령할려고 하는데 이건 안 되죠. 문학은 뭐 초월적 존재로 인간을 구원한다, 이런 어리석은 언동을 하면 안 되죠. 문학이 현실 속에서의 자리가 어딘지를 알고, 문학하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자기 자리에 가 있어야 하는 거죠"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이며 또 "우연하게도 내 생애의 훈련이 글 써먹게 돼 있으니까" 쓰는 것이라 말했다. 그의 희망은 희망이 여러 가지 있는데 첫 번째가 음풍농월하는 것이라 한다. 또 음풍농월 하면서도 당대의 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말을 타고 달릴 때 말이 몰고 가는 모든 힘은 말 탄 자의 창끝에 한 점으로 집중되었다. 집중은 빛나고 강력했다. 닥쳐오는 힘이 지나간 힘을 끌어당겼고, 지나간 힘은 닥쳐올 힘과 합쳐지는 순간에 다시 살아나서 창끝의 힘은 늘 살아 있는 현재였다."(p.196)

 

저자 : 김훈(金薰)

 

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 심의위원 이사, 국민일보 부국장 및 출판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부국장급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휘문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산악부에 들어가서 등산을 많이 다녔다. 인왕산 치마바위에서 바위타기를 처음 배웠다 한다. 대학은 처음에는 고려대 정외과에 진학했다.(1966). 2학년 때 우연히 바이런과 셸리를 읽은 것이 너무 좋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정외과에 뜻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영시를 읽으며 영문과로 전과할 준비를 했다. 그래서 동기생들이 4학년 올라갈 때 그는 영문과 2학년생이 되었다. 영문과로 옮기고 나서 한 학년을 다니고 군대에 갔다. 제대하니까 여동생도 고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김훈이 언어로 붙잡고자 하는 세상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선원들이기도 하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민망하게도 혹은 선정주의의 혐의를 지울 수 없게도 미인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는 현미경처럼 자신과 바깥 사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언어로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느낌을 메타적으로 보고 언어로 표현해낸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그를 일러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평하고 있기도 하다.

1986년 [한국일보] 재직 당시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것을 묶어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으로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빼어난 여행 산문집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한국일보에 연재하였던 독서 산문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등의 저서가 있으며 1999∼2000년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쓴 에세이 『자전거여행』(2000)도 생태·지리·역사를 횡과 종으로 연결한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칼의 노래』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동인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전략 전문가이자 순결한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이 시대 본받아야 할 리더십을 제시한다. 영웅 이순신의 드러나 있는 궤적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복원하여 현실성을 부여하되, 소설 특유의 상상력으로 이순신 1인칭 서술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전투 전후의 심사, 혈육의 죽음, 여인과의 통정, 정치와 권력의 폭력성, 죽음에 대한 사유, 문(文)과 무(武)의 멀고 가까움, 밥과 몸에 대한 사유, 한 나라의 생사를 책임진 장군으로서의 고뇌 등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의 저서로 독서 에세이집 『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 『풍경과 상처』,『자전거여행』,『원형의 섬 진도』, 시론집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밥벌이의 지겨움』,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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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양 - 5주 만에 끝내는 인문학 수업
로랑 아베주.자멜 벵아씬.필립 씨에라 지음, 강현주 옮김 / 더좋은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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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현대사의 ‘결정적 장면’을 씨줄로 삼고, 10개 분야의 이슈를 날줄로 엮은 흥미진진한 역사 교양서 ‘오늘의 교양’은 독자들의 지식 확장은 물론 삶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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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양 - 5주 만에 끝내는 인문학 수업
로랑 아베주.자멜 벵아씬.필립 씨에라 지음, 강현주 옮김 / 더좋은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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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늘의 교양』은 고대부터 현재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인류가 쌓아온 문명과 역사를 낱낱이 파악할 수 있도록 팩트 중심의 교양서이다. 특히 따분한 역사서나 어려운 인문학 책도 아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인류의 삶의 방식을 알 수 있고, 이룩한 문명과 과학기술 등이 빠짐없이 적혀 있다. 특히 지구 생태계 위기, 기후변화,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결정적 장면’을 씨줄로 삼고 10개 분야로 세분화해 날줄로 삼음으로써 지구 곳곳의 우리 삶을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지구 미래를 점쳐 볼 수도 있고, 과거 모른 채 지나갔던 아픈 상처를 건드릴 수 있지만 책을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더 발전된 방향으로 자신을 던져넣을 결심을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책은 지금껏 누구도 시도한 적이 없는 독특한 구성과 흥미로운 내용이 지루할 새도 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마법의 역사 교양서로서 과연 출판사 측이 홍보하는 언어들이 '참'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 세계사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걸까? 독자 역시 처음 경험하는 이 책을 펼쳐 들었을 때 즉각 빠져들면서 식사도 거른 채 촘촘히 읽었다. 마치 수험생 시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통찰력을 얻는 방법서로 생각되기도 했다. 수험서가 아닌 교양서인데 5주 완성 체제로 되어 있다. 각 주의 현대사·인물·정치·경제·구조·철학·지리·지정학·자연·과학·환경·신화·예술·취미 등 10개 분야로 구성된 본문 내용 말미에는 80문제씩의 퀴즈까지 배치하여 확인 학습까지 시켜준다. 시험 문제가 아니라 ‘퀴즈’다. 퀴즈 문제 뒤에는 정답만 달랑 제시하지 않고 각각의 퀴즈에 대한 친절한 해설(미주)까지 달아 완전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5주 완성이라고 해서 무슨 수험서처럼 순서대로 볼 필요는 없다는 말은 중언부언일 뿐이다. 현대를 사는 세계 어느 곳에 살든 가장 주의 깊은 곳부터 찾아 들어간다. 아무 주든 눈길 먼저 가는 대로, 마음 먼저 닿는 보면 그만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땐 어쩌면 세계의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이 한층 더해졌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조금만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엊그제 발간된 수십 권의 백과사전을 다 읽어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방대한 양이지만 최대한 간략하게 파헤치기 위해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기술부터 책이 기술한다. 많은 분량을 사전식으로 분류하면(가나다순) 조금 읽다 말 것이 분명해서인지 분야별로 분류해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의 글을 먼저 읽어도 되고, 거꾸로 읽어도 놓쳐선 안 되는 부분만 가려 뽑았기 때문에 결국 다 읽게 될 것이다. 참 괜찮은 책 한 권을 선물 받은 기분이 이럴까. 이 책을 읽고 보관한다는 느낌은 최소한의 가장 최근의 백과사전을 전집을 집에 구비해둔 넉넉한 느낌도 준다.

하나 덧붙이자면, 현대사라고 해서 현대의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동서양의 주요 신화를 망라하고 있어서 고대와 현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절묘하게 보여준다. 신화가 신화에만 머물지 않고 어떻게 역사가 되었는지, 그 오래된 역사가 현대의 국제관계와 지정학에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은연중에 깨달을 수 있도록 세부 주제를 구성한 점이 지은이들의 탁월한 안목을 보여준다. 이 책의 최대 장점으로 꼽아도 될 것이다.

 


 

이 책은 매주 30개씩 다양한 주제의 상식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독자들은 굳이 찾아서 헤아려 볼 필요도 없다. 그저 읽어나가다 막히면 다음날 읽어도 상관 없다. 이 책의 발간 목적은 독자들의 지식의 깊이를 더하고, 그런 다음 한 주 분량이 마무리될 때마다 객관식 문제 형식의 퀴즈가 있어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발견된다면 재차 읽을 수 있게 구성했다. 새롭게 습득한 지식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역사, 그것도 세계 현대사 공부에 겁먹은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즐겁게 도전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역사 교양 도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첫째 주의 주제로는 1990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통일된 독일, 보통선거로 당선된 러시아 최초의 대통령 보리스 옐친,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지도제작법, 최초의 지리학자 중 한 명인 헤로도토스, 혈통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여동생과 결혼해야만 했던 이집트 파라오 등을 다루었다. 또 둘째 주의 주제로는 우주에 간 최초의 인간 유리 가가린, 미군 네트워크용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6천 개, 지표면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대양,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브리지 등을 다루었다. 셋째 주는 1948년에 국가로 선포된 이스라엘, 1990년에 발발한 첫 번째 걸프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중국, 지구 역사상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인 인류세,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들로서 로마를 건설했다고 알려진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 루이 14세 때 처음 등장한 오페라 등을 다루었다.

 


 

넷째 주의 주제로는 1962년부터 1990년까지 28년간 투옥된 넬슨 만델라, 1947년에 독립을 선포한 인도와 파키스탄, 50만 종의 다양한 식물 가운데 재배되고 있는 건 3천여 종, 전 세계 군사 지출비의 36퍼센트를 차지하는 미국 국방 예산, 뤼미에르 형제 및 조르주 멜리에와 더불어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탄생한 영화 등을 다루었다. 다섯째 주 주제는 변호사였던 간디, 1995년에 발효된 솅겐 협정, 1523년 이후 처음으로 이탈리아 출신이 아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거의 100퍼센트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에서 생산되는 재생 가능한 전력, 그르넬 협정의 타결과 대학 개혁을 끌어낸 68운동, 1905년에 시행된 프랑스 정교 분리법 등을 다루었다.

이렇게 일주일에 30개의 주제, 모두 150개의 주제를 통해 세계현대사와 지구 현실의 맥을 짚어낸다. 그런 예리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우리 지구 환경의 미래까지도 내다보게 한다. 가령, 환경은 국경이 없는데, 정치가 국경에 갇혀 저마다 이기적으로 돌아간다면 환경도 미래가 없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준다. 독자는 역사 공부를 고등학교 이후 따로 한 적이 없지만 사회 생활하는 동안 책과 신문, TV 등을 통해 얻은 현대사 지식과 우연한 기회에 들은 강연이 전부인데도 이 책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시사성 있는 주제들이 많이 수록됐기 때문일 것이다. 사는 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시사 역사는 대부분 상식과도 비슷하니까 아마 머릿속에 잘 저장돼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내용은 물론 처음 들어본 단어도 많다. 러시아 혁명은 1917년 공산주의 혁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에 앞서 1905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니콜라이 2세가 청원을 하러 온 평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함으로써 먼저 일어난 사실도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독자가 학교 다닐 때는 러시아가 공산권이라는 이유로 정치나 경제, 사상서는 읽지도 못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최근의 사건은 많이 알지만 일제 강점기 이전의 러시아 상황은 전혀 알 길이 없어서였는지 문외한이다.

 

 

'플라스틱 대륙'은 기후 변화 이후 생겨난 신조어인 줄 알았다. 실제로 사진을 통해 엄청난 양의 폐플라스틱 뭉치들이 바다 위해 떠 있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사실은 환경보호단체가 제공한 사진이었던 것 같다. 각 신문마다 1면을 장식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그 내용을 다루고 있다. "1997년 과학자들은 북태평양의 한 환류 지점에서 플라스틱 파편들이 거대하게 뭉쳐 있음을 확인했다. 환류는 소용돌이 형태로 회전하는 큰 규모의 해류를 가리킨다. 다른 거대 환류를 관찰하다가 그 중심에도 플라스틱이 집중되고 있는 동일한 현상을 관찰했다."p.31)

책에 따르면 5개의 대륙(북태평양, 남태평양, 북대서양, 남대서양, 인도양)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플라스틱 대륙은 진짜 대륙은 아니다. 이 플라스틱 대륙은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며, 이것을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사실 오염된 해안선 사진을 이용한 것이다. 플라스틱은 아주 작은 조각의 형태로 있었으며, 5밀리미터보다 더 큰 조각은 드물고 두께도 약 30밀리미터로 밀도가 낮다. 요약해서 말하면, '대륙'은 관찰된 현실이라기보다 단지 더 강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이다. 그러나 이러한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해 우려해야 할 이유는 많다. 인간에게 위험하지 않더라도, 해양동물군에 수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바다거북이 해파리로 착각하여 삼킨 비닐봉지는 위험한 덫이 되어 바다거북을 질식사하게 만든다. 이런 특별한 경우 외에도 바다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잔해를 수많은 물고기가 삼키게 되고, 이는 먹이사슬을 통해서 점점 쌓여간다. 게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는 특정 미생물의 이동을 촉진시켜 다른 종을 해치고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플라스틱은 해양 오염 문제를 일으킨다.

 


 

이 책은 요즘 자주 쓰이는 용어 '인류세'에도 설명을 해준다. '인류세'는 대기에 대한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파울 크뤼젠과 생물학자 유진 스토머가 제안한 용어다. '인간의 시대'라는 새로운 지질 시대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특히 지구 표면의 역학을 연구하는 사람드에게 열정적인 반응을 일으켰지만, 몇몇 지질학 분야에서는 거부 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환경이라는 주제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특히 인간 과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지질학에서는 채택하지 않았다고 이 책은 밝히고 있다. 이 새로운 지질 세대는 수많은 어려움을 야기했다. 우선 언제부터 인류세로 정할 것인가. 매우 타당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인류화는 한 시점에 동시에 발생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류는 다양한 물결처럼 퍼져 나갔다. 따라서 이에 따른 지질학적 표지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는 이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가설이 제안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크뤼첸은 1784년에 증기기관의 발명을 제안했고, 다른 사람드은 기원전 5,000년 강력한 온실가스 메탄을 대량으로 방출하게 된 쌀 경작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을 제안했다. 결국 1610년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이 시기에 아메리카 대륙과 다른 대륙과의 무역은 끔찍할 정도로 원주민드의 인구 감소를 초래했지만, 그 지역의 산림이 증가하고 온실가스 배출은 줄어들었다. 토양에 방사성 미립자를 남긴 핵 실험을 중단(또는 거의 중단)하기로 한 1964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아니면 퇴적층을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지구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척추동물인 닭 뼈(그들의 끔찍한 운명으로 인해서 계속 재생산되어서 지구상에 230억 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가 인류세의 기준이 되는 화석으로 제안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인류세가 지층학 단계에 들어갈 자격이 있을까? 토론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구의 변형에 있어서 자본주의 사회의 책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말은 독자의 관심을 끄는 시원한 촌철살인을 보여준다. 환경학자 아드레이스 말름은 '자본제'로 부르자는 제안을 했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에는 에누마 엘리쉬라는 두 단어로 시작하는 창조 서사시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두 단어는 제목으로 사용된다. “위에 하늘이 아직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고, 아래 마른 땅이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을 때, 신들의 아버지 압수와 신들을 낳은 모체 티아마트가 자신들의 물을 한데 섞고 있었다. 신이 나타나지 않아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고 운명이 결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신들이 그들 안에서 생겨났다.” 티아마트는 태초의 카오스에서 의인화된 소금물이다. 압수는 담수이다. 그들의 결합으로 안샤르와 키샤르, 즉 ‘하늘의 아버지’와 ‘땅의 어머니’가 탄생했다. 이 신성한 부부는 메소포타미아 신전의 최초의 세 신, 하늘을 다스리는 아누, 인간의 운명을 주관하는 엔릴, 지혜와 원시 바다의 신 에아를 비롯하여 그 밖의 다른 모든 신을 탄생시켰다.(p.34)

 

저자 : 로랑 아베주

현대사를 전공하고 가르치고 있다. 프랑스 역사에 대한 책들의 저자이기도 하다. 『프랑스, 역사의 역사』, 『영광의 제조, 역사의 영웅과 반역자』 등을 저술했다.

 

저자 : 자멜 벵아씬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예술철학을 전공하고, 예술과 철학에 대해서 강의와 기고를 하고 있다.

 

저자 : 필립 씨에라

툴루즈에 있는 생 세르냉 고등학교에서 지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역자 : 강현주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어나 영어로 된 좋은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알파맘과 베타맘 사이를 오가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앗 시리즈' 『새콤달콤 셰익스피어 이야기』, 『새록새록 성경 이야기』 등의 청소년 도서와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문둥이 성자 다미안』, 『남자들은 왜 사랑을 말하며 떠나는가?』, 『내 인생의 자전거』,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차 한 잔』, 『아이의 진실』, 『현명한 여자는 자신감으로 승부한다』, 『마음의 치유』, 『인간관계의 심리학』, 『산은 내게 말한다』, 『커피(ABC시리즈)』, 『사랑의 속도를 늦추어라』, 『고스트 컴퍼니』, 『엄마,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이름』,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 『지도로 보는 세계 정세』,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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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끊어보자고요
안도 미후유 지음, 송현정 옮김 / FIKA(피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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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소중한 것들과 이어지기 위해 나는 오늘부터 연결되지 않기로 했다.” ‘SNS 전도사‘였던 저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쓴 건강한 거리 두기를 통해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47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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