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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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만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100세 시대다. 노년은 길다. 건강하게 오래 쓰는 몸을 위해서는 스트레칭이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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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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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독자가 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체조(맨손체조)를 가르쳤었다. 맨손체조라고도 했고, 도수체조라고도 했다. 5~10분간에 걸쳐 자리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모두 함께 동작을 반복하는 맨손체조다. 그것은 독자가 군대 갈 때도 있었다. 매일 아침 6시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도수체조(맨손체조)다. 그 효과는 사실 컸다. 다만 그 체조 동작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느끼지 못할 뿐이다. 전신운동인 데다 각종 동작을 2회 반복함으로써 굳어질 몸을 풀어주고 유연하게 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관계자들과 학계, 의사들까지 동원되어 만들어진 체조라는 사실은 뒤에 가서야 알았다.

맨손체조가 그렇듯 이 책 『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도 몸 전체의 건강한 흐름을 강조하고 있다. 맨손체조도 스트레칭의 모음이다. 저자인 제시카 매튜스는 서양의학의 ‘물리치료’를 기반으로 손쉽게 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스트레칭법을 만들었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 “스트레칭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이하 존칭어를 예삿말로 바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세계의 문헌과 예술작품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다. 스트레칭의 신체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수 세기 전부터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운동치료 및 물리치료, 전술훈련에 이르기끼지 늘 주효했다. 스트레칭이 심신을 건강하게 지켜주고 전반적인 체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의 신체는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 개인의 차가 있기는 마련이지만 노인병 중 가장 많은 것은 아마 근육 및 관절 이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병들은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노인의 경우 가장 괴로운 병일 것이다.

 


 

이들 환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뒤틀린 자세’다. 저자는 그들의 자세 개선을 위해서도 평소 스트레칭이 좋다는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몸의 하중 균형이 무너져 관절과 근육 기능이 저하되고 장기와 신경, 혈관까지도 압박한다. 그 결과 어깨 결림, 목 통증, 두통, 피로감, 요통, 불면증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다르게 말하면 자세만 바로잡으면 이 모든 질병을 어느 정도 혹은 아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하루 5분 미만 투자해 스트레칭을 이용, 몸의 균형과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노인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근육이나 관절 질환 등은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게 저자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체육학 전공자여서 유연성 강화 운동을 책으로 접한 적이 있고, 스트레칭의 원리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연성이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진정으로 깨달은 것은 첫 요가 수업을 듣고 나서였다고 말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기반 운동이 주를 이루었고 스트레칭에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에 운동을 학업과 일로 병행하던 저자나 고강도 유산소 운동법 지도자들도 근육이 늘 긴장된 상태로 지내긴 매한가지였다고 이 책 「머리말」에서 밝힌다. 하지만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면서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일상생활도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관절 주변 근육이 늘어나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도 넓어지면서 유연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늘 달고 살았던 통증도 점차 줄어들었다는 것. 이로써 저자는 매일 스트레칭을 하며 깊이, 천천히 호흡하고 내 몸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느긋한 삶과 내 몸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미덕을 깨닫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의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운동학 권위자이자 요가 지도자인 제시카 매튜스다. 그는 운동법 지도에 몸담아 온 16년간의 경험을 통해 스트레칭이야말로 100세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최고의 운동이라고 말한다.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관절가동범위)를 넓히고 주요 근육군을 골고루 늘여 유연성을 키워주는 스트레칭은 근력 강화, 통증 완화, 신체 기능 개선, 운동 능력 증진, 부상 예방, 우울증 완화 등의 효과가 있어 신체·정신 건강을 조화롭게 증진시킬 수 있다. 아프지 않고 사는 ‘건강수명’ 연장은 비단 노년의 얘기만은 아니다. 예쁜 몸을 ‘디자인’하는 데 치중하는 젊은 세대, 오래 앉아 일하는 중장년 세대, 약과 통증을 달고 사는 노년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스트레칭이 필요한 이유다. 34개의 주요 관절 스트레칭 동작을 상세히 소개하고 이들 개별 동작을 엮은 일상활동별·만성질환별·주제별·운동별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총망라한 이 책은 활기차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필수 가이드북이다.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힘이 달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신체활동이 줄어서가 아니라 으레 근력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잘못 넘겨짚기 쉽다. 체력을 키워볼 생각으로 찾은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개개인의 몸 상태나 연령, 운동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몸을 ‘예쁘게’ 디자인하기 위해 근육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데만 급급하다. 근력 강화에 치중한 운동을 강행하면 금세 지치고 쉽게 다친다는 사실을 경시하는 것이다. 부상을 입으면 운동 능력이 더 빨리 퇴보하고 다시 운동할 수 있는 수준까지 몸을 회복하는 데는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중요한 건 근력과 유연성의 균형이다. 근육의 부피를 키우기 전에 근육의 길이를 늘여야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저자가 격렬한 근력 강화 중심 운동법에서 유연성 강화 운동 위주의 운동법으로 방향을 바꿔 지도하기 시작한 것도, 프로 운동선수가 유연성 강화 운동을 반드시 실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30대 중반부터 서서히 노화가 시작되면 전반적인 신체 기능과 근육도 점차 약화되기 때문에 근육 발달에 집중한 고강도 운동보다는 노화로 변화하는 몸에 걸맞은 강도로 운동을 해야 부상을 방지하면서도 오래 쓰는 몸을 만들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운동 목표도, 운동 방법도 자연스레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스트레칭이 가장 적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령과 체력을 불문하고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유연성 운동이기 때문이다.

유연성은 관절이 정상 ‘관절가동(운동)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회전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어깨·팔목·발목·무릎·고관절·척추 등 우리 몸을 지탱하고 제어하는 주요 관절의 유연성이 늘면 움직임이 한결 수월해져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직된 부위가 부드럽게 이완돼 통증도 점차 사라진다. 활동이 편해지면 움직임도 덩달아 늘어 차츰 근력이 붙고 기력이 회복된다.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자리를 잡으면 생활에 다시금 활기가 넘치고 일상이 즐거워진다. 비로소 선순환을 되찾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몸의 생리학적 기능을 떨어뜨리는 노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스트레칭은 흔히 생각하는 준비운동 이상이다.

 


 

누구나 독립적인 삶을 꿈꾼다. 한편으론 누구나 제 몸을 외부에 의탁하는 순간이 찾아올 그날을 두려워한다. 위기감은 내 몸을 새롭게 바라보고 점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일상 속 작은 생활습관부터 바꿔보자. 지금부터라도 틈틈이 몸을 움직인다. 누워 있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뻗어 전신을 최대한 늘려보거나 앉아 있다면 발목을 가볍게 회전시켜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몸을 지지하기 어렵다면 벽이나 의자에 기댄 상태에서 해도 좋다. 근육을 살살 달래듯 가볍게 압을 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본격적인 활동 전후에도 잊지 않고 관절을 풀어준다. 단, 그날그날 달라지는 컨디션에 따라 강도를 달리해 꾸준히, 규칙적으로 스트레칭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되지 않아 가랑비에 옷 젖듯 몸에도 서서히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병원과 약, 타인에 의지하는 노년이 아닌 독립적인 노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이 책은 3개 파트 15개 챕터(장, 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3개 파트는 1부 〈최강의 운동, 스트레칭〉, 2부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 3부 〈하루 30분 스트레칭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각 부마다 3~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만 죽 읽어도 이 책이 매우 효율적인 구성으로 나뉘어진 데다 실천 프로그램 중심으로 엮었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 1부는 「스트레칭의 효과」, 「올바른 스트레칭법」, 「스트레칭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3개 챕터로 이뤄져 스트레칭의 개념에 대해 기술했다. 2부엔 신체 부위별 「목, 가슴, 어깨」, 「팔, 손, 손목」, 「등, 몸통」, 「고관절, 둔근」, 「무릎,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 등 6개 챕터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신체 전체에 걸쳐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3부는 하루 30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장소와 시간, 여러 가지 환경 등을 고려, 하루 동안 약 30분 정도만 지속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스트레칭 총량을 의미한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데 스트레칭이나 운동이 필요 없다는 말은 잘못된 주장이다. 노력하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스트레칭이 현대인들이 가장 적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장소에 관계 없이 할 수 있는 운동법으로 개발돼 여기에 적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하게 느낄 수 있지만 사실은 맨손체조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가장 쉽게 하루 30분, 어디서나 부분 운동을 가능하게 구성해 놓았기에 일반인들 누구나 자신의 상황이나 환경에 맞게 스트레칭을 함으로써 각종 질병 예방은 물론 통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호응을 얻게 되었다. 최근 ‘바른 자세’를 이야기하는 책이 서점에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 책의 대부분이 스트레칭에 관한 것이다. 또 일부는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권한다. 물론 자세를 유지하려면 근육이 필요하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책들이 중요한 관점이 빠져 있다. 바로 몸을 ‘부드럽게’ 하는 유연성에 관한 것이다.

바른 자세를 위해선 자세가 틀어진 원인부터 알아야 한다. 그 근본적 원인은 심신의 긴장이라고 저자는 생각한 것 같다. 안 그래도 긴장해서 굳은 몸을 더욱 긴장시켜 바른 자세로 만들려고 하니 좋아지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책 서두에 밝힌 바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스트레칭은 몸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힘을 빼고 스트레칭을 하고 또 일부 스트레칭은 근력 강화를 위해 힘이 조금 들어가는 것도 있다. 이때 자세와 호흡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부분에도 자세하게 기술했다. 모두 저자의 경험과 실천에서 나온 지혜일 것이리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힘을 쓸 때와 뺄 때의 호흡에 관한 점 역시 저자의 지적대로 행하면 큰 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스트레칭에 대한 8가지 오해를 책에 적었다.(p.35) 이를 독자가 '주의점'으로 바꿔 여기에 적는다. 독자들의 확인을 부탁하기 위해서다.

① 스트레칭은 유연한 사람만 하는 운동이 아니다

② 핵심 근육군을 골고루 늘려라

③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④ 다양한 스트레칭으로 지루함을 덜어라

⑤ 통증을 느껴야 유연해지는 것은 아니다

⑥ 천천히, 꾸준히 해야 안전하다

⑦ 가동성과 안정성을 조화롭게 높여라

⑧ 늦은 때란 없다, 지금 바로 시작하라

 

저자 : 제시카 매튜스(Jessica Matthews)

포인트로마나사렛대학, 미라코스타컬리지에서 운동학 및 요가학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운동위원회에서 건강교육 분야 수석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건강지 「셰이프」의 객원편집자로 참여하고 있다. CNN, NPR,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으며 「요가저널」, 「헬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등 미국 언론이 가장 많이 찾는 운동학자 중 한 명이다.

 

역자 : 박서령

십여 년 넘게 암 환자의 심신을 보살피는 일에 전념해 온 현직 간호사. 연세대 간호대학원에서 종양전문간호 석사학위를 받았다. 근무 중 사고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희귀통증질환을 얻은 후 만성통증 환자이자 환자의 통증을 살피는 의료인으로서 통증과 함께 사는 삶이 더 이상 소수의 현실이 아님을 절감했다. 통증이라는 개별적 경험과 건강한 회복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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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글에 마음을 담는 18가지 방법 better me 1
박솔미 지음 / 언더라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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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오늘 하루’라는 드라마의 대사이자, ‘나’라는 작품의 설명서이며, ‘내 마음’이 읊어 내는 노랫말이다"는 저자의 말에 깊은 감명을 느끼고 이 책을 읽으니 저자의 글 뜻이 더 쉽게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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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글에 마음을 담는 18가지 방법 better me 1
박솔미 지음 / 언더라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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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란 질문은 인류가 문자를 발명해서 사용한 이후부터 줄곧 글을 쓰는 사람들의 화두였다. 쓰려는 사람들에겐 꼭 넘어야 할 산으로 느껴졌으리라. 수많은 방법들이 이에 답하기도 하고,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두 가지 부류의 답은 모두 정답이다. 수많은 방법은 나름대로 경험하고 수없이 글을 써보고, 평가받은 후에 한 답이라 정답이기도 하다. 또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말하고 "그럴 시간에 무조건 써보는 것이 지름길이다"라고 표현한 것도 정답에 가깝다.

이런 저런 답들을 모두 종합하면 한두 문장으로 압축된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와 "3다(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이다. 이 두 문장을 압축하면 글을 잘 쓰려면 3다, 즉 다독(多讀), 다(多作), 다사(多思)가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빠르고 복잡해진 현대 사회는 글쓰는 방법에 대해 좀더 빠르고 복잡한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즉 같은 시간에 글쓰기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고, 다소 복잡하지만 문장의 구성이나 단어의 선택 등에 더 무게를 두고 글쓰기를 장려하는 책 등으로 분류되는 형국이다. 이 책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의 저자 박솔미는 매일 타인의 글을 읽고, 쓰고, 고치며 좋은 글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에디터와 카피라이터가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저자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마음을 잘 정리하여 담아낸 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저자가 10년 간 일하며 배운 글쓰기 방법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마음을 잘 다듬어 글로 쓰는 법, 소재를 찾는 법, 단어를 고르는 법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18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의 글쓰기 목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마음을 잘 다듬어 글로 쓰는 것이다. 이 사실은 이 책을 어떤 관점에서 읽어야 할까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좋든 싫든 우리는 매일 글을 쓰며 산다. 소설가나 시인은 아니지만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겨 구독자와 소통하는 자발적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은 물론, 글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매일 글을 쓰며 산다"고 전제한다. 21세기 우리 인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는 물론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겨 구독자에게 전달한다. 거래처에 보내는 이메일,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광고,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목적의 글쓰기를 한다. 이런 이유로 글쓰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글을 읽는 이들에게 글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한다.

 

"우리는 글을 시작하고 끝맺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내 손으로 써나가는 글자의 주인은 우리니까요.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 사이의 어색함을 애써 지우고자 습관처럼 깔아오던 글자들을 과감히 지워봅시다. 생각만큼 큰일이 나지 않아요. 오히려 문장에 간결하고 단호한 호흡이 생겨, 글이 숨쉬기 시작할 겁니다."(p.89)

 


 

카피라이터로, 콘텐츠 기획자로, 에세이스트로 일해온 저자가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고 말한다. “마음에 가닿는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저자 역시 좋은 글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고민한 끝에 한 가지 답을 찾았다. 바로 ‘글에 마음을 담는다, 내 마음에서 그 마음으로 잘 전달한다, 잘 정리된 속마음이 진짜 좋은 글’인 것이다. ‘진심이 담긴 글’이 좋은 글쓰기의 핵심이다.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글 쓰는 법을 알려주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우선 글을 쓰기 전에 마음을 준비하라고 한다. 마음을 준비한다는 뜻은 글의 목적을 생각하는 것이다. 뭐라도 써야 해서 파일은 열었지만, 대체 뭘 써야 할지 모를 때는 글의 목적부터 생각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진실로 내가 얻어내고자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게,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글에 마음을 담으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내 마음을 담았다고 모두 좋은 글은 아니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기 위해 비난의 마음을 담은 글은 결코 좋은 글이 아니다. 삐딱한 마음을 글로 덮는다 해도 밑에 깔린 마음은 다 보이기 마련이다. 저자는 글을 지키려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을 쓴다고 글이 완성되는 게 아니라, 글과 닮은 모습으로 살 때, 글은 비로소 완성됨을 강조한다. 좋은 글을 고민하고,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방법을 제시한다. 독자들에게도 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저자는 이어 글에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제는 디테일을 몸에 익혀야 한다. 10년 간 저자가 일하면 배운 좋은 글쓰기의 18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글을 쓰는 이유를 찾았다면 이제는 조금 더 세련되게, 조금 더 정갈하게 문장을 만들어보자.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닌 만큼 꾸준한 실천을 요구한다. 첫 번째로 뻔한 것들은 빼버린다. 사람들은 수만 번 반복하는 ‘좋아요’를 보고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단어가 떠오는 자리에 가장 낯선 단어를 배치하고, 닳은 단어는 지양하고 새로운 단어로 넣어본다.

두 번째 없어도 되는 것은 과감하게 생략하라. 그런데, 그래서, 사실은 말이야, 다름이 아니라, 혹시 괜찮으면, ㅋㅋ, ^^, ;;;, !!!가 꼭 필요한지를 고민한다. 없어도 된다면, 없앨 줄 아는 용기도 낼 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는 노래에 리듬이 필요하듯 글에도 리듬이 필요하다. ‘습니다, 입니다, 합니다’의 말꼬리에 변주하는 것만으로도 문장에 리듬이 생긴다. 네 번째, 글은 간결하게, 비유는 작고 평범할수록 위대하다. 나만 아는 멋있는 것들로 문장을 꾸미기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비유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는 글의 마무리는 소리 내어 읽어본다. 듣는 사람이 소화하기 벅차진 않은지, 미리 소리 내어 읽으며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마음을 글로 옮겨 담을 때 눈치 보지 말 것을 강조한다.

“그 마음을 글로 옮겨 담을 때 너무 눈치 보지 말고, 너무 깎지 마세요. 문장을 다듬는 것도 거기 담긴 마음이 빛을 잃지 않는 선에서 끝내요. 잘 닦인, 그러나 첫 빛을 잃지 않은 문장이 여러분의 하루를 환히 빛낼 겁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마음을 글에 옮겨 담는 법〉, 2부 〈내 마음에서 그 마음으로, 글이 무사히 도착하도록〉, 3부 〈잘 다듬어진 속마음, 그게 바로 좋은 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쓰고 싶은 건 마음」, 「일부러 쓰는 낯선 단어」, 「있어빌리티의 함정」, 「전송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 등 4개 장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2부는 「말꼬리라는 재주」, 「색다른 글이라는 과제」, 「없이도 쓸 수 있다(1)」, 「없이도 쓸 수 있다(2)」「자랑과 질투는 옳지 않아」, 「제목, 의리 있는」 등 6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3부는 「닮은 단어는 새 단어로」, 「강약중강약」, 「비문이라는 못된 카드」, 「뭐든지 한 페이지」, 「뻔한 구석 대청소」, 「마음을 위한 맞춤법」, 「마무리는 소리로」, 「언제나 글보단 삶」 등이다.

모두 여기에 해석과 설명을 할 수는 없어 독자가 임의로 인상적이란 느낌의 장(章) 한두 개만 소개해본다. 1부 「전송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 장은 글은 보내주는 것이지, 보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란 부제를 갖고 있다. 요즘 많이 쓰는 이메일 등에 관한 이야기다. "손가락이 거침없이 쏟아지는 말들을 여과 없이 보내서 죄다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글을 마음대로 휘갈기게 되면 글을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보내버리는 것'이 된다"란 설명이다.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 마음대로 휘갈기는 글은 상대로부터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고 오로지 분노나 파괴적 감정만 되살리기 때문에 그런 글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어떤 글도 파괴력을 갖고 태어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생명력을 갖고 싶어 해요. 가뜩이나 사건 사고가 많은 세상, 글 때문에 누구도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p.55)

 


 

좋은 내용을 마음을 담아 전하려면 마지막에 글을 다듬고 맞춤법과 문장이 올바른지,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를 보통 퇴고라고 하지만 저자는 직업상 표현으로 3부 「「뭐든지 한 페이지」에서 '간결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좋은 건 대체로 간결하다'는 부제를 달아 설명한다. 저자는 "글은 짧을수록 좋습니다. 문장뿐 아니라 글 전체 분량도 짧을수록 좋죠. 글이 길어서 좋다는 칭찬은 근래에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바쁘다, 바빠"라고 외치는 현대 사회잖아요. 우리에게 진득하게 앉아 글을 곱씹어 읽을 시간은 없으니까요"라고 전제한다.

저자는 "넘쳐 흐르는 마음을 한 장으로 요약해 내려면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누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각에 읽는 글인지는 염두에 두는 건 기본이죠. 대부분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대충 읽는다고 가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쓰는 사람이 아무리 오래 걸려 완성한 글이라도요. 바쁜 하루, 바쁜 일과에 허덕이는 우리는 글쓴이만큼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읽을 여력이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첫 번째 줄, 세 번째 줄, 그리고 마지막 줄만 읽을지도 몰라요. 다들 바쁘거든요."라고 간결한 글을 강조한다. 분량도 짧게란 의미도 포함된다. 그러나 분량에 대해서는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리라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려는 것은 간결한 문장이지, 짧은 분량이 아님이 분명하리라. 어쩌면 카피라이터나 에디터라는 직업상 분량도 짧아야 한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을지 몰라도. 문장이 간결하다는 것은 읽는이로 하여금 호흡과 리듬을 주는 데 좋고, 한 문장이 머리에 쏘옥 들어가 박히기 쉬우니까 짧게 쓰라는 것이다. 주로 비지니스 글에 이런 짧은 분량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오늘 하루’라는 드라마의 대사이자, ‘나’라는 작품의 설명서이며, ‘내 마음’이 읊어 내는 노랫말이에요. 우리가 우리의 평범한 자리에서 매일 같이 쓰고 있는 글들이 더 나은 작품이 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우리가 먹은 마음이 우리가 쓴 글에 잘 담길 수 있도록. 더 정확한 빛깔로, 더 정확한 무게로, 더 정확한 지점에 닿을 수 있도록, 저의 글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이 글을 쓰다 막힐 때, 요긴하게 써먹는 체크리스트가 되길 바랍니다. 몇 가지만 기억하고 다잡으면 오늘부터 잘 쓸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의 생활에 멋과 맛과 색을 더해줄 좋은 글을.(p.7)

 

우리가 하루에 수없이 주고받는 이메일이나 메시지도 카피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듣는 사람이 소화하기 벅차진 않은지, 미리 소리 내어 읽으며 다듬어야 합니다. 나의 호흡이 딸리는 구간에서, 그 글을 읽게 될 상대방도 시선을 거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부분을 다듬으세요.. 거기서 숨을 고르고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죠.(p.180)

 

저자 : 박솔미

 

어려서부터 글이 좋았다.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2011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카피라이터가 되었다. 2017년 딸에게 물려줄 에세이 『오후를 찾아요』를 출간했다. 같은 해 글로벌 IT 회사로 이직해 앱과 게임을 알리는 글을 써오다 2020년 싱가폴 지사로 옮겨와 AI의 언어를 바르고 정겹게 다듬는 일을 시작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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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 - 소중한 당신에게 전합니다
히조 지음 / 키효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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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의 저자 히조는 그림 그리는 분이다. 낯선 필명 히조는 영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어로 ‘초록빛’이란 의미라고 한다. 자신의 이름으로는 처음 낸 책이 이 에세이다. 전에 '그림 작업'을 했던 작품은 베스트셀러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공부가 이토록 재미있어지는 순간』,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이다. 이 때문에 작가로서의 히조보다는 그림 그리는 히조(heezo)로 더 널리 알려졌다. 독자도 『너에게 하고 싶은 말』(김수민 저)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책은 그의 첫 책인 셈이다.

저자 히조는 이 책을 통해 흘러가는 계절의 아름다운 빛과 장면을 담아내며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글과 그림을 선보인다. 마음이 힘들어 무너져 내리는 겨울 같은 당신을 따스하게 안아줄 글과 그림을 기다린다면 독자로서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한다. 저자가 전하는 문장과 그림으로 우리의 계절은 언제나 꽃피는 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확신하기 때문이다. 소중한 나에게, 고마운 사람에게, 사랑스런 연인에게 유연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를 통해 사랑을 사랑하는 작가 히조가 전하는 가슴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지금 바로 만나보는 일은 겨울이 오기 전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다.

 


 

그의 그림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선 가늘고 세심한 터치로 작은 마음까지 담아내 울림을 주는 데 쉽게 독자의 마음속으로 파고들 정도이니 누가 그를 싫어할까. 뿐만 아니라 글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로서도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베스트셀러에는 언제나 저자 히조의 그림이 있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독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저자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사랑으로 풀어내는 작가라고 불리워진다. 필명처럼 그의 그림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누군가는 그리운 사랑을 떠올리고, 다른 이는 지난 마음을, 혹자는 내일의 용기를 각각 떠올린다.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는 깊은 위로를 주던 작가 히조가 이번에는 직접 쓴 산문시와 일러스트, 그리고 연작을 빼곡히 채운 첫 단행본을 펴냈기 때문에 그림 작가로만 알고 있던 독자에게는 그의 마음에 한층 가까이 다가서기에 더 좋다. 이번에는 반대로 그림으로만 미처 전하지 못한 속마음을 글로써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그림으로는 다하지 못한 언어는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가늠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그의 그림을 찬찬히 보고 있으면 그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 이제는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를 통해 독자의 마음속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저자 히조는 이 책을 통해 사랑과 행복, 아픔과 위로 등의 감정을 사계절의 단상으로 풀어내며, 80여 점의 일러스트와 자연에 빗대어 써내린 산문시 형식의 글을 수록했다. 첫 단행본을 통해 계절의 아름다움 속으로 푹 빠질 수 있을 거라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저자는 삽화 작업은 화자인 작가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과정이었다면, 직접 쓴 글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일은 오롯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다는 출간 후 심정을 내비친다. 화자가 자신이기에 표현하는데 있어 더 자유롭고 편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명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에 더 부담감이 느꼈다고도 한다. 그림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수없이 되뇌며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는 점을 깨달은 것도 큰 수확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그림만 그릴 때보다 훨씬 오랜 시간(1년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심지가 되는 단어 혹은 짧은 문장에서부터 긴 글과 문장으로 구체화해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하며 온 마음을 쏟았다고 출간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출판사와 함께 고민했던 핵심은 '따뜻한 문장을 선물하자'였어요. 책의 제목은 도서를 집어 든 자신에게도 혹은 누군가에게 도서를 선물 받았을 때도 가장 처음 전달되는 문장이잖아요. 그렇기에 제목 자체가 선물의 문장으로 가닿길 바랐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도서의 주제 의식도 들어가야 했죠. 많은 글과 그림에 피어나는 꽃의 희망적인 단상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요. 당신의 모든 걸음이 소중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마음을 문장에 담아보았습니다."

 


 

저자는 '나는 당신의 행복이 당연했으면 좋겠다.'란 문장에 대해 한마디 귀띔한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친 날, 작업실 근처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고된 이야기를 나누던 날도 지금은 즐거운 추억이었고,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문장 곁에 있는 그림처럼 들창 밖으로는 가랑비가 살살 내리고 있었고, 대교 밑으로 비를 피해 산책하는 다수의 사람이 내려다 보였단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요즘의 나는 좋은 일이 생길수록 더 강한 행복을 찾느라 스스로 불만족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건 아닐까?' 몸은 고되지만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 지친 한 주의 끝에 누군가와 술을 기울일 수 있는 것, 매일 뜨고 지는 달을 보며 오늘 빛이 참 밝다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날들. 이런 희미하고 작지만 분명한 행복의 요소들이 내 일상에 있음을. 그리고 그 일상은 과거의 내가 참 바랐던 일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이런 내용도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그림을 보고 상상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곤 했어요. 명확한 표정을 그리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이긴 했지만, 어떠한 장면을 보고 상상하는 것은 각자 깊은 곳에 품고 있던 것을 꺼내어보는 행위와 같죠. 아마도 따뜻하고 좋은 것을 이미 품고 계신 분들이기에, 혹은 그런 마음을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보았기에, 그렇게 느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그림이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그림을 보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가 되길 바랍니다."

 

 

스스로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좋아한다는 저자는 한가지 감정을 가지고 나에게 문답해보며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 감정인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마음을 단단하게 다잡아가는 과정을 가진 것도 보람있는 경험이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새어 나온 그림과 문장들이 독자들의 마음에도 다정히 질문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인다. 마침표처럼 답을 지어주진 않더라도 따뜻한 쉼표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생과 사가 끝없는 흐름을 이루는 이 세상에서

당신은 그저 당신으로 생을 살다 당신으로 마감한다.

전 우주를 통틀어 당신은 오직 단 한 명.

수 세기가 지난다고 해도 당신은 그저 당신이었던 단 한 명.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당신 이외의 당신은

존재할 수조차 없는 이 세상이기에.

 

당신은 소중하다.

- 「프롤로그」 전문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봄의 마음으로」 '사랑을 품어야 하는 이유', 2장 「초록을 걷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3장 「가을밤의 호숫가」 '당신은 그저 당신 그대로이다', 4장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된다」 '나의 삶을 사랑할 때'로 이루어져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상징되는 색과 상징을 사용하고 계절에 맞는 언어도 등장한다. 편의상 장(章)을 나누었지만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몇 개의 키워드로 요약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나는 당신의 행복이 당연했으면 좋겠다.'란 문장이 독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고 전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어느 날 강한 자극으로 다가오는 벅찬 행운보다는

소소하고 바지런하게 찾아오는 기쁨의 잔상들이

가랑비에 젖어 들듯 소복하게 쌓여가기를.

- 「당연한 행복」 중에서

 


 

"그림을 보고 상상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곤 했다. 명확한 표정을 그리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이긴 했지만, 어떠한 장면을 보고 상상하는 것은 각자 깊은 곳에 품고 있던 것을 꺼내어보는 행위와 같다. 아마도 따뜻하고 좋은 것을 이미 품고 계신 분들이기에, 혹은 그런 마음을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보았기에, 그렇게 느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내 그림이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그림을 보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저자 : 히조(heezo)

 

‘Heezo(히조)’는 인도네시아어‘Hijau(히조)’에서 차용한 단어로 ‘초록빛’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주로 자연과 감정에 관한 작업을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저에게는 비우고 채워가는 과정이에요.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화지 위에 풀어내고, 해소되어 비워진 마음에는 새로운 영감을 채워가며 감정의 균형을 잡아가는 행위이지요. 그렇게 지어진 그림과 문장들이 당신의 일상에 머물며 지나친 마음은 비워주고, 부족한 마음은 조금이나마 채워주며 자연스레 곁을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베스트셀러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너에게 하고싶은말> 등의 그림 작업을 했습니다. 저자로는 환경에세이 <적당히 불편하게>를 그리고 썼습니다.

인스타그램 @heezopark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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