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 제목 『모비 딕』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흰고래의 이름이다. 이 때문에 옛날 우리나라에서 많은 번역본들이 '백경(白鯨)'으로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흰고래는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진 향유고래이다. '모비 딕'은 그를 잡으려다 다리 하나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가 붙여준 이름이다. 엄청나게 긴 분량의 소설 『모비 딕』의 스토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에이해브가 모비 딕을 쫓아다니다 마침내 발견한 후 그와의 치열한 싸움에서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이 배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선원 이슈메일이 이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이 소설은 단순한 해양모험소설이라기보다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품은 다면적 소설로서의 문학적 위치를 갖는다.

특히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이 유명한 첫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닌다(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30’). 주인공 이슈메일뿐 아니라 에이해브, 요나, 욥, 프로메테우스, 페르세우스, 나르키소스 등 성경과 그리스신화 인물들이 주요 모티브와 알레고리로 작용한다는 점도 문학적 서사를 더한다. 마치 우리가 알고 있는 『오딧세이아』, 『일리어스』를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소설은 인류의 절반인 '여성'이 등장하지 않은 점도 독특하다. 에이해브 선장과 모비 딕의 극적인 대립, 선원 커뮤니티의 계층·인종 간 갈등, 등장인물의 개성적인 캐릭터와 심리가 복합적으로 뒤얽힌 채 장엄하게 서사가 흘러간다. 현대지성에서 펴낸 이 책은 7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뿐만 아니라 문학적 위치에 대해 문학평론가 이종인이 완역하고 「해제」를 추가했다. 드라마, 영화 등뿐만 아니라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 이 소설이 인용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고전문학 반열에 올라 있다.

 


 

1851년에 출간된 『모비 딕』은 이미 반세기 앞서 20세기에 도래할 모더니즘을 예고했다. 세상 모든 진리를 안다는 듯 신의 위치에서 소설을 써 내려간 19세기 리얼리즘 소설가들과는 달리, 20세기 모더니즘 소설가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주관적 관점과 내면 심리를 극화하는 데 집중했다. 이 모더니즘의 첫 시도가 이 작품 『모비 딕』이 꼽히고 있다. 획기적인 퓨전풍 스토리텔링, 독창적인 작품 구조, 다양한 인간 군상 추적, 이야기와 상징의 절묘한 결합, 인생의 신비를 둘러싼 깊은 종교적·철학적 탐구, 뛰어난 유머 감각과 풍자, 열린 결말 등등 기존에 없던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형식으로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효시이자 상징주의 문학의 대표작이 되었다. 사실 이 작품은 발표 당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 작가라는 점과 아직 문단에서 크게 인식되지 못한 개인적 위치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유럽에서 발간된 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이 저자 허먼 멜빌은 가난과 짧은 학력 때문에 문단 교우가 별로 없고 대우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유명 작가는 1850년 『주홍글씨』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일 정도다. 『모비 딕』은 멜빌이 1891년 사망한 후 20~30년이 지나 열풍이 불기 시작한 모더니즘으로 다시 부각돼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미국의 몇 안 되는 '대가' 반열에도 올랐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궁극적으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은 무엇을 의미할까? 색깔이 ‘흰’ 고래는 하나로만 해석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것을 상징한다. 독자가 부여하는 빛에 따라 상징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종인 역자 해제에서는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 측면에서 각각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했다. 이 다섯 가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읽으면 작품의 의미가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베테랑 고전 번역가 이종인 선생이 멜빌 특유의 장중하고 거침없으면서도 재치 있고 섬세한 문장을 탁월하고 가독성 높은 우리글로 옮겨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이제 해석은 독자 각자에게 주어졌다.

 


 

앞서 언급한 대로 『모비 딕』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흰 고래 모비 딕 때문에 한쪽 다리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가 이를 복수하기 위해 다시 고래를 찾아가 사투를 벌이지만 결국 죽고 만다는 모험담이자 비극적인 복수극이다. 하지만 단조로운 스토리에 비해 소설의 분량은 이상하리만치 방대하다. 작가 허먼 멜빌은 고래처럼 거대한 소설에 도대체 무엇을 채워 넣은 것일까? 소설 첫 페이지를 열면, 느닷없이 히브리어부터 에로망고어까지 13개 언어로 고래의 어원을 소개한다. 그다음 페이지에는 『성경』에서부터 플리니우스의 『박물지』, 몽테뉴, 베이컨, 셰익스피어, 홉스, 버니언, 밀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고래에 관한 발췌록 80개를 죽 나열했다. 길고 긴 발췌록의 향연이 끝나면, “나를 이슈메일로 불러다오”라는 문장으로 본격적인 모험담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내가 소설을 읽는 건지 고래학(學) 백과사전을 읽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고래의 종류와 생태, 해부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포경업의 역사와 기술, 장비, 고래 처리 및 가공 과정까지 방대하고도 디테일한 지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멜빌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고 거대한 도서관을 누볐다”라고 실토했다. 출간 당시 이 소설은 도서관 문학 코너가 아닌 수산업 코너에 꽂혔다는 후문이 돌 정도였다.

소설 중간중간 희곡 형식도 눈에 띈다. 엄연히 1인칭 관찰자 시점 소설인데, 난데없이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이어지고, 행동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지문이 덧붙는다. 어느새 배의 갑판은 연극 무대로 변해 있고, 등장인물 말투도 연극배우의 발성을 닮았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가슴을 울리는 대사의 호소력에 이내 빠져들고 만다. 멜빌은 희곡 작가 셰익스피어에게서 강한 영감을 얻어 드라마 형식을 소설에 그대로 반영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설 전체도 셰익스피어의 극 구성과 동일한 5막짜리 드라마 형태(1~23장[1막, 고래 사냥 준비], 24~47장[2막, 포경업 소개], 48~76장[3막, 고래 추격], 77~105장[4막, 고래 포획], 106~135장[5막, 고래와의 대결과 시련])를 취했다.

 


 

역자 이종인의 「해제」에 따르면 성향상 모험가보다는 철학자나 명상가에 가까운 멜빌은 자신의 소설에 인생이나 운명에 관한 철학적 성찰과, 종교나 인종 문제에 관한 사회적 비판을 담고 싶었다. 멜빌은 해양소설 『타이피』(1846)와 『오무』(1847)로 인기를 얻으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철학적 이상과 알레고리가 가득한 『마르디』는 전작들과 달리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대중이 읽고 싶은 소설을 쓰느냐, 작가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느냐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멘토이자 동료인 너새니얼 호손은 후자를 선택하라고 격려해주었다. 자신감을 얻은 멜빌은 『모비 딕』을 출간했지만, 판매량이 고작 2천 부에 그치며 보기 좋게 실패했다. 기존 문법과는 다른 낯설고 파격적인 형식과, 모험소설인지 철학소설인지 알 수 없는 요상한 내용에 평단과 대중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멜빌은 끝내 자신의 소설이 불후의 고전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호손과 같은 천재만이 멜빌의 천재성을 알아봤을 뿐 멜빌은 동시대인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불행한 작가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멜빌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는 다시 무덤에서 소환된다. 1919년 컬럼비아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레이먼드 위버가 멜빌을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하자 다시금 『모비 딕』이 주목받으면서 이른바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1923년 영국 작가 D. H. 로렌스도 『미국 고전문학 연구』에서 “멜빌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더불어 세계가 두려워하는 작가”라고 평했다. 게다가 1924년 유작 중편소설 『선원, 빌리 버드』도 발표되면서 이른바 ‘멜빌 부흥’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 소설에서 궁극적으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이 상징하는 바가 가장 의미심장하다. 그렇다면 흰 고래는 무엇을 의미할까? 색깔이 ‘흰’ 고래는 한 가지로만 해석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것을 상징한다. 독자가 부여하는 빛에 따라 상징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자 해제에서는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 측면에서 각각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했다. 이 다섯 가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재독, 삼독하면 그만큼 작품의 의미가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해제는 '흰 고래'는 신이 지상에 내려보낸 시련 혹은 '고래의 모습으로 나타난 하나님'이다. 여기서 신은 기독교의 신이다.

『구약성경』은 리바이어던을 시편 74편 14절과 욥기 41장 1~8절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고, 요나서에서 고래는 요나의 잘못된 행동을 질정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모비 딕』 45장 「진술서」는 이렇게 언급한다. "이따금 사람들에게 들이닥치는 신의 심판이 고래에 의해 기이하면서도 전도된 방식으로 수행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저자 멜빌이 소설 속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또 작품의 화자인 이슈메일은 『구약성경』 창세기 16장에 나오는 인물이다. 『모비 딕』 9장 「설교」에서 매플 목사의 요나 설교가 나오고, 82장 「포경업의 명예와 영광」에서 요나가 다시 언급되며, 이어서 83장 「역사적으로 고찰해본 요나」에서 요나를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이슈메일만 고래의 배 속에 있었던 것 같이 인자도 밤낮 사흘 동안 땅속에 있으리라. 심판 때 니느웨 사람들이 일어나 이 세대 사람을 정죄하리니 이는 그들이 요나의 전도를 듣고 회개하였음이거니와." 이쯤 되면 이슈메일을 요나의 분신으로 읽고 싶어진다.

 


 

이번 현대지성 완역본 『모비 딕』은 독자로서도 처음 읽은 완역본이다. 어렸을 때 발췌본 그리고 언젠가 영화로도 본 기억이 있지만 그때는 모험과 거대 동물 고래와의 싸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독자 또한 그렇게 읽었다(발췌본이지만). 독자가 본 영화는 컬러영화였지만 제목이 〈백경〉이었다. 당연히 『모비 딕』이 이렇게 방대한 분량이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오래 전 기억이라 독자의 기억에서 많이 사라졌는지 등장인물도 많이 늘어났다. 그때 발췌본에는 이처럼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고, 설령 있었다고 해도 선원들 모두의 이름이 적힐 정도는 아니었다. 예상외로 큰 배였고, 선원의 수도 많았다. 마치 전쟁 때 쓰는 군함 같은 범선의 판화를 보고 깜짝 놀랐으니... 출판사 측도 거대한 고래를 찾아 떠나는 길고 험난한 항해를 묘사하기에 1930년대 스타일의 흑백 목판화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고 여겨 국내 최초로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 29점을 수록했다.

분량이 많은 데다 활자만 700페이지를 읽어나가기에는 눈의 피로가 상당할 텐데 이를 완화시켜 주고, 부족한 배의 헝태와 선원들이 하는 일, 배의 구조와 선원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책 앞부분에는 ‘『모비 딕』의 이해를 돕는 당시의 판화들’을 실어 독자들에게 생소한 19세기 포경 현장을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소설은 소설의 스토리나 구성의 흥미로움은 물론 많은 지식과 상식을 보태기에 충분해 고전 작품 읽기의 목적에 다가가기에 매우 귀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완역본으로 읽음으로써 당시 미국 사회의 시민들의 관심사, 생활 방식, 의식 등을 엿볼 수 있었으며 바다 소설이니만큼 정치 외교적인 부분에서의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시각 등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 책의 앞 부분에서 갑자기 아프가니스탄 나라 이름이 튀어나와 깜짝 놀랐는데 이미 그때도 아프가니스탄은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첫 문장이 인상적이었다면 마지막 문장도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다. 이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실종된 아들을 찾으로 다니다가 또 다른 고아인 나를 발견한 것이다."(p.691)

 


 

저자 :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1846)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바다 생활을 담은 『오무Omoo』 (1847)에 이어 발표한 『마디』(1849)에는 철학적 논의들을 담았지만 평단의 차디찬 반응에 멜빌은 다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바다에서의 모험으로 돌아가 『레드번』(1849), 『하얀 재킷』(1850)을 발표하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틀비, 월 스트리트의 한 필경사 이야기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Street』(1853)는 1856년 다른 중단편들과 함께 『회랑 이야기The Piazza Tales』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대표작 『모비 딕Moby Dick or The Whale』(1851)조차도 그 실험적인 형식으로 인해 혹평에 시달린다. 그는 작가로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뉴욕 세관의 감독관 자리를 얻어 근무했다. 그래서 소설 창작은 접고 시 창작에만 몰두했다. 남북 전쟁을 그린 『전쟁 시와 전쟁의 양상』, 종교적 장시 『클라렐』, 그리스와 이탈리아 여행의 인상을 담은 『티몰레온』이 그때의 시집들이다. 마지막 소설 『선원 빌리 버드 인사이드 스토리Billy Budd, Sailor: An inside story』를 원고로 남긴 채, 1891년 9월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이해브 선장이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모비 딕(백경)』은 멜빌의 대표작으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작가 하수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포경선 선원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는 한편, 악·숙명·자유의지 등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까지 담고 있다. 그의 다음 작품인 『피에르』는 전작처럼 경험에 입각한 해양 이야기에서 탈피하여, 시골의 부유한 평민 집안의 외아들 피에르가 이복누이 이사벨을 구하려다가 빠져 들어간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있다. 이 작품은 캘비니즘적 그리스도교 사상에 의지하면서도 때로는 그 범주를 넘은 견해를 제시하여 인간심리의 착잡함을 비유적·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 역시 오늘날에 와서 더욱 각광받는 부분이 되었다.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철학적 사고, 풍부한 상징성이 뭍어나는 작품을 쓴 하먼 멜빌. 살아생전에는 단순한 해양 탐험 소설을 썼다과 평가되었을런지 모르지만 1920년대에 극적으로 재평가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친구 N.호손과 더불어 인간과 인생에 비극적 통찰을 한 상징주의 철학적 작가로,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림 : 레이먼드 비(Raymond Bishop)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목판화가로 활동했다. 1933년 앨버트 앤 찰스 보니(Albert and Charles Boni)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된 『모비 딕』에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가 수록되었다. 거대한 고래를 찾아 떠나는 길고 험난한 항해를 묘사하기에 1930년대 스타일의 흑백 목판화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고 여겨 이 책에도 국내 최초로 그의 그림을 수록했다.

 

역자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고전』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1984』, 『그리스인 조르바』, 『보물섬』, 『촘스키, 사상의 향연』,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문화의 패턴』, 『호모 루덴스』, 『중세의 가을』, 『지상에서 영원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헨리 제임스 단편선』, 『조지 오웰 수필선』, 『유한계급론』(소스타인 베블런), 『리비우스 로마사 I, II』, 『로마제국 쇠망사』, 『고대 로마사』, 『숨결이 바람 될 때』, 『변신 이야기』, 『작가는 왜 쓰는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마인드 헌터』, 『군주론·만드라골라·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움직이는 사물,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 - 교통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김창균 지음 / nobook(노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자는 이 책 『움직이는 사물,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기발하다', '이색적이다'란 느낌을 가졌다.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미래학자나 산업 관련 관계자들이 인간을 능가하는 AI로봇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너무 기계에만 의존하다 보면 기계에 지배당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기계를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기계를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위해서다. 자칫 기계의 편리성과 일부 분야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능력을 훨씬 웃도는 로봇에 의존하다 보면 점점 인간이 하는 일도 모두 기계에 빼앗긴다는 우려에서다. 충분히 합리적 주장이라 설득력이 있다고 독자는 생각했다. 이 책도 제목을 읽었을 때는 자율주행에 의존하는 것은 자칫 인간의 운전 능력도 기계에 빼앗긴다는 우려를 제시하는 책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정작 책을 펼쳐보니 독자의 예상이 빗나갔음을 '프롤로그'부터 확인시켜 주었다. 어쩌면 정반대의 입장을 저자 김창균은 펼치고 있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을 대체할(필요없는) 자율주행차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교통정책이나 미래의 교통 상황 등이 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극심한 트래픽 현상이 불가피해 혼잡하고 정체가 심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란 경고를 하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으로 남지 않기를···」을 통해 현재 우리의 교통 문화가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한다. K-컬처, K-방역 등 국내 많은 분야가 선진국 수준인데 왜 교통문화는 개선되지 않는가?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최근 '암행 단속', '5030 속도 제한', '4대 불법 주정차 신고 강화', '구간 과속 단속' 등 획기적인 교통안전 정책들이 시행 중인 동시에 교차로 '정지' 표지 같은 기본 법규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자책한다.

 


 

저자는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이 좀처럼 줄지 않고, 주차가 주행보다 어렵고, 예기치 않은 사고와 혼잡으로 목적지까지 통행 시간은 계속 늘어난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동차 대수는 2,500만 대를 넘어 3,000만 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자동차 수 증가는 대중교통의 이용 감소를 의미한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버스 이용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도시철도는 차내 혼잡, 노선의 장거리화, 청결하지 못한 공간 등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지난 2년, 코로나 비대면 시대는 대중교통 기피 현상을 불러왔다. 대중교통은 앞으로 연계 환승과 공유 교통의 도입 증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만일 이 사태를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의 삶을 뒤흔들었듯 '트래픽 팬데믹'이 우리를 덮칠지도 모른다고 경계한다. 고무적인 사항도 있다. 무인 자동차의 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율주행의 시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AI, 통신, IoT 등 관련 첨단 기술과 개발에 속도가 붙어 무인 자동차 도입을 위한 기술 발전이 성과를 내고 있다. 흑사병 이후에 르네상스가 싹을 틔웠듯 코로나 이후 무인 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 수단의 탄생이 현재 우리의 교통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 저자의 이 책 발간 취지도 경쟁만 심하고 교통 본연의 임무 수행이 어려웠던 시대를 넘어서 '청색 시장(Blue Ocean), 즉 사업과 정책의 성공이 보장되는 새로운 시대가 되도록 교통의 개념을 바꾸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교통 시스템을 확장 개선할 때에는 무인 자동차의 도입을 감안해 추진해야 하고, 이젠 자동차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교통 제도와 체계를 구성해야 할 시점임을 밝히고 있다.

 


 

인류는 출현과 동시에 '이동'을 했다. 단순한 '먹을 것'을 위해서부터 '안전한 곳'을 위한 집단 이주했다. 이동은 의식주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시작해 왔으며, 농경 생활로 정착한 이후부터는 집단적으로 공동체 생활, 또 더 발전된 공동체인 '국가' 단위로 발전하면서 더 쉽고 빠르고, 안전을 위해 바퀴와 말을 고안하고 가축을 도입했다. 바퀴는 수천 년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말보다 빠르고 안전한 자동차, 기차를 만들었고, 이젠 비행기로 하늘로 이동하는 능력까지 지녔다. 그러나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만큼 거리가 단축된다는 개념과는 친하지 않았던 듯 적정 인구 정책은 시작된 지 이제 200년도 안 된다. 우리에게 빠른 이동이 가능하게 된 일이 이젠 인구 증가로 오히려 더 늦게 움직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미리 계산해 두지 않은 탓이리라. 이제는 우리의 모든 일상이 움직임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여전히 이동하는 일은 크나큰 고역이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있다. 교통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그에 따라 교통혼잡은 악화되고 사고위험도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각종 이동 경로의 꾸준한 증가에도 교통 혼란, 체증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향후 무인 자동차의 시대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AI, 통신, IoT 등 관련 첨단 기술에 대한 개발이 가속화됨으로서 무인 자동차 도입을 위한 기술 측면에서의 성과와 발전은 점차 늘어만 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 무인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의 탄생으로 인해 현재 우리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모든 교통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실낱같은 희망이 생긴 것이다. 이제는 진짜로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의 교통 제도와 체계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교통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2부 〈우리는 과연 안전한 세상에 살고 있는가?〉, 3부 〈자동차 3천만 시대가 오고 있다〉, 4부 〈우리의 일상은 교통의 연속이다〉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의 움직임을 제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단순한 이동의 제한이 우리에게 얼마나 무섭고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비로소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전반적인 교통과 평범한 일상이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여건이 축소 지향적으로 전환됨으로써 인간 삶의 질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코로나 시기 동안 화물은 인간을 대신하여 그 통행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해왔다. 생필품을 비롯한 다양한 물건의 구매가 예전과 달리 택배와 온라인을 통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 움직이는 화물'로 보고 이 책의 제목을 연결해 냈다. 이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에 인류의 시름은 점점 깊어만 간다.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트래픽(교통혼잡) 팬데믹'을 대비하는 일에 직면해 있고 하루빨리 대비책을 내놓아야 한다. 교통 문제는 우리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산업, 과학, 예술 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다른 모든 나라가 그렇듯이. 그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수많은 분야와의 협력과 조정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광범위한 국가적인 사안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융·복합적인 사고와 공정한 정책 집행을 하지 않는다면 국가 성장은 멈추고 또 다른 파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4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1, 2부를 통해 지금 우리 앞의 교통 현실과 정책 집행, 교통 시스템 등을 되돌아보고 분석 판단하고 있다. 또 새로운 이동 수단인 '자율 주행' 시스템에 대한 준비 등을 중심으로 교통 정책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대중교통의 몰락」, 「철도 르네상스」, 「버스 공영제」, 「스마트 시티와 모빌리티」, 「청색교통 시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교통 정책과 관련, 「교통 법규」, 「음주운전 단속」, 「암행 단속」, 「어린이보호구역 실효」, 「각종 교통 표지판」 등을 재점검한다. 이어 3부에서는 자동차 3,000만 대 시대를 눈앞에 두고 「회전 교차로」, 「유령 교통체증」, 「교통 스트레스」, 「내비게이션」, 「교통 약자」, 「도로 운영관리」 등 실질적인 교통 시스템과 정책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공유 교통의 연착륙을 위해」, 「대기오염의 주범 교통」, 「교통 균형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룬다」, 「생활교통이란 무엇일까요?」, 「고령 운전자의 안전 운전 묘책」, 「대중교통 이용 예절은 그 사회의 수준을 대변한다!」, 「아직도 버스 타기 겁난다!」, 「교통벌금 차등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 실제 적용하고 실시되고 있는 우리나라 교통 시스템 및 정책에 대해 하나씩 각각의 장(章)을 마련, 짚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현재 상황처럼 도로가 부족하고 자동차는 증가하고 아파트는 늘어나며 바이러스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교통 문제는 절대로 나아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게대가 정부기관, 기업, 학교가 계속해서 지금과 같이 수도권에 집중된다면 조만간 수도권은 폭발 상태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목한다. 현재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상주해 있다는 사실은 2000년도 초반 수도권의 집중화 완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시행해왔던 국가균형발전 계획이 실패했음을 말해준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도 행정수도와 혁신도시가 제자리를 잡지 못한 현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서울 수도권의 비대화를 해소하기 위한 교통 대책의 첫 번째는 교통수요관리 정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버스의 공영화는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경험했던 버스 이용객 감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격한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날이 늘어나는 자동차와 코로나 바이러스도 버스 이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도로 혼잡이 가중되고 교통사고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단거리 이동과 교통약자 통행 보장 측면에서 대중교통의 역할은 오히려 그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무인 자율자동차 시대가 오면 대중교통 활용도는 크게 변화할 것이다. 따라서 대중교통의 새로운 역할과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서울 수도권의 경우 도시철도는 이용 분담률이 약 40%, 버스를 합하면 60% 초중반이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승용차 시장을 고려하면 대중교통의 분담률이 70%를 넘기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새로운 대중교통 수요를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대중교통 수요의 지속적인 수용을 목표로 하면서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역시와 중소도시는 버스 공영제가 해법일 수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버스와 도시철도의 이용률이 높다 해도 대중교통 이용 분담률이 20~30%를 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치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교통약자 중심으로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편하고 벽지 노선에 집중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적합할 것이다."(p.49~50)

 

저자 : 김창균

 

서울에서 태어나 동성고(서울), 성균관대와 미국 뉴욕대를 거쳐 버지니아 공대에서 교통공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한국교통연구원을 시작으로 가톨릭관동대, 서울시청, 액센추어(Accenture, 싱가포르), 단국대, 한양대 등에서 약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였다. 우리 사회의 경제, 문화, 산업, 생활 등과 교통의 연관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있으며, 심각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 중이다. 특히, 모빌리티 개념을 통해서 현재 사회의 최대 현안인 도시화와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 각종 위원회 활동을 해왔으며, 교통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경험과 지식을 쌓아왔다. 현재는 모빌리티 정책연구소와 UI Networks에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움직이는 모든 것은 교통이다』(2018년)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이스 헤이의 긍정확언 - 전 세계 5천만 독자의 삶을 바꾼
루이스 L. 헤이.쉐릴 리처드슨 지음, 최린 옮김 / 센시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속으로 수십 번 되뇌는 습관은 불행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습관은 고칠 것이 아니라, 지금 끝내야 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이스 헤이의 긍정확언 - 전 세계 5천만 독자의 삶을 바꾼
루이스 L. 헤이.쉐릴 리처드슨 지음, 최린 옮김 / 센시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에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입사 시험 때 면접에서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말해보라고 인사담당관이 묻는 경우가 많았다. 대체적으로 대인관계에 필요한 '원만함', '부드러움', '긍정적'인 대답이 많았다고 한다. 회사 조직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대인관계에서 좋은 점수를 따기 위해서였으리라. 그러나 가끔은 인사담당관이 원하지 않았던 대답도 나왔다고 한다. '초지일관', '시작하면 끝을 본다' 등 성실함을 강조하는 말이었으리라. 이런 답변을 했을 경우 어떤 점수를 주는지 당시 피면접자인 독자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긍정적 성격'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여겨진다. 그렇게 답변했던 사람들이 함께 합격했으니까.

물론 어떤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는지에 대한 내용보다도 답변을 하는 자세 등을 체크했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회사 생활이든, 학교 생활이든 긍정적인 성격은 모두 환영하는 것 같다. 아마 우리의 삶이나 삶의 일부인 가정, 학교, 회사 등에서 필요한 인물이어서 그럴 것이다. 세상 일이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훨씬 잘해낸다는 공식이나 원칙도 없을 텐데 왜 긍정적인 성격을 좋아할까. 우선 서로의 관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삶은 코로나19 이전까지 한 번 본 사람은 두 번 본 사람보다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오랜 관계를 계속하면 굳이 만나지 않아도 서로에게 맡겨진 일을 처리해 내기도 한다. 그것은 독자도 직장 생활을 꽤 오래했지만, 경험상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자주 만날수록 서로를 잘 알기 때문 아닐까? 그런 점에서 한때 긍정적 성격은 직장 생활의 필수요건이기도 했다. 그러나 MZ세대들에게 들어보면 긍정적인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긍정적이면 환영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는 태도다. 일을 하는데 중요한 것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성격이 가름하는 게 아니고 능력에 따른 것이라는 생각으로 들린다. 물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더 합리적인 태도인 것도 같다.

 


 

사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와는 일 처리 방식뿐만 아니라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이 상당 부분 다르다. 이를 아날로그 세대는 사람간의 '정(情)'이 있어야 협력도 잘 하고 일의 성사도 더 쉽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세대인 신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디지털 세대는 '악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악습은 일을 '정실'에 치우쳐 처리하는 것은 실패하기 쉽다는 생각인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사실 우리가 엄청나게 빠른 경제 성장으로 수십 년만에 산업화를 이룬 사실은 아날로그 세대의 힘이었지만 그 세대는 혈연, 지연, 학연을 중시했다. 혈연, 지연은 스스로가 선택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것을 중시한다고 악습이라고 비판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너무 중시해서, 관계에 얽매여 능력이 무시되는 점이 문제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혈연 지연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동양 문화권에서는 대체로 최근까지 혈연, 지연은 중요시했다. 중국의 경우 아직도 사업이나 삶에 있어서 사람간의 '관계(중국어로는 '꽌시'라고 한다)'는 여전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독자가 갑자기 '긍정과 부정', '혈연과 지연' 등을 꺼내는 이유는 이 책 『루이스 헤이의 긍정확언』의 제목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 5,000만 명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삶을 바꿨다는 부제에 따른 뜻은 '긍정'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터다. 이 '긍정 확언'이란 더 나은 삶을 위해 긍정적 성격이 중요하다는 말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루이스 헤이와 셰릴 리처드슨, 두 사람의 공저로 되 있는 이 책은 제목에서 보여지다시피 루이스 헤이의 '긍정 확언'이 무엇이고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라고 보면 된다. 공저인 만큼 '들어가는 글'(서문)을 두 사람이 모두 썼다. 루이스 헤이는 「삶의 즐거운 창조자가 되기 위한 여정」으로, 셰릴 리처드슨은 「내가 좋아하는 한마디를 나에게 들려줄 때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는 서문을 각각 썼다.

 


 

루이스 헤이는 '들어가는 글'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를 '삶의 피해자'라고 느끼는 감정에서 벗어나 '즐거운 삶의 창조자'가 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안내하고 싶다"며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이 더 나은 삶이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과정을 안내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은 기쁨을 가져다주는 여행이지 목적지를 향해 달려야 하는 경주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또 셰릴 리처드슨은 루이스 헤이의 말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주력한다그의 서문에 따르면 우리를 창조하고, 존재하게 하고, 서로 연결시키는 보편적인 에너지인 신성한 힘이 있다. 이 신성한 힘은 우리의 생각, 말, 행동과 협력하여 우리 삶의 경험을 만든다. 우리가 이 자애로운 힘과 협력하는 것을 깨닫고, 배울 때 우리는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독자 스스로 기분 좋게 만드는 생각을 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선택을 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긍정의 말'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셰릴 리처드슨은 자신의 삶은 실제로 루이스 선생님에게 배운 지혜로부터 중요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다. 예를 들면, "1년 전에 저는 긍정 확언에 영감을 받아서 매일 아침마다 연습을 했습니다. 그러데 놀랍게도 이 방법을 실천하자마자 뚜렷한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삶에 대한 열정이 더 커졌습니다"고 고백한다. 리처드슨은 뿐만 아니라 매일매일 이 방법을 더 오래 연습할수록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더 깊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몇 달이 흐르자 자신이 만들고 있는 긍정의 말들에서 하나의 주제가 보이기 시작했고, 특히 한 가지 주제가 늘 중심에 있었다. "나는 영감을 주는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치유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해서 창조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개의 서문을 통해 "삶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창조하는) 것이고, 그 과정은 좋은 생각-좋은 행동이 꾸준히 되풀이됨으로써인격과 습관이 바뀌는 것임을 확인시켜 준다. 이 창조적 삶의 공식은 자기계발서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것이다.

 


 

리처드슨은 자신의 서문 마지막 부분에서 되풀이해서 강조한다. "이 책에 담긴 긍정 확언과 깊은 대화가 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삶의 습관을 가져다주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그렇게 될 때, 루이스 선생님과 제가 가장 중요한 보편적 진리로 깨달은 이 사실을 독자 여러분도 곧 발견하게 됩니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천천히, 분명하게 긍정의 시간을 향해 걸어가기」, 2장 「우리는 모두 최고의 삶을 만드는 위대한 창조자」, 3장 「아침 시간 10분의 긍정 확언이 어떤 하루를 살게 될지 결정한다」, 4장 「일상의 모든 순간에 긍정 확언을 활용하라」, 5장 「부정적인 습관은 고칠 것이 아니라, 지금 끝내야 하는 것」, 6장 「나이듦의 과정과 행복하게 동행하려면」, 7장 「집으로 가는 길, '죽음'을 받아들이기」이다. 부록으로 「매순간 나에게 건네는 긍정의 말들」을 모아 실었다.

각 장의 소제목에서 보여지듯 이 책에는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떴을 때 건네는 긍정 확언에서부터 샤워할 때, 출근할 때, 직장에서, 집에 돌아왔을 때, 잠자리에서 등 일상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긍정 확언을 소개한다. 출판사 측에서 책을 소개하기 위해 쓴 글이다. 일상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어러운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건강이 안 좋아졌을 때, 부정적인 습관과 패턴을 끊어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긍정 확언도 소개한다. 그리고 암시 중 가장 강력한 방법인 미러 워크도 소개한다. 독자들의 삶을 긍정 확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측은 루이스 헤이 책 독자의 서평에는 유독 이런 말이 많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내 삶이 변한 건 루이스 헤이 책이 처음이다." 이 책의 소개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긍정 확언으로 삶이 변했다. 당신의 삶도 바뀔 것이다. 긍정 확언의 성공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유럽에서 1,2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켈리 최 회장도 20년 넘게 아침 긍정 확언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긍정 확언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종일 나 자신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건네 보라. 당신의 아침은 달라질 것이고 아침이 달라지면 하루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삶이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루이스 헤이의 삶이 바뀌었고 오천만 독자의 삶이 바뀌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심리치료사이자 영적 지도자, 긍정 확언의 세계적 대가인 루이스 헤이는 지난 30년 동안 5,000만 독자의 삶을 바꾸었다는 찬사를 받아온 긍정 확언의 핵심 내용과 일상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모두 아울러 이 책에 담았다. 루이스 헤이는 어린 시절 계부의 학대와 이웃의 성폭행 등 지독한 고통을 견뎌야 했고, 성인이 되어서도 이혼과 암 투병을 하는 등 마흔이 넘도록 그녀의 세상은 암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긍정 확언을 통해 내면의 힘을 찾아 자신을 치유하고 밝은 세상으로 나왔고 이때 깨달은 메시지를 세상에 전파해왔다. 루이스 헤이는 이 책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과 말은 하나의 암시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쳐 생각과 습관을 형성하고 이것이 나의 미래를 만든다는 것이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대로 '자기계발서의 공식'과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무의식에 긍정적 믿음을 각인하는 확언을 내 삶에 끌어들여 부정적 생각과 습관을 끊어내라고 강조한다. 긍정적 암시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북돋고 내면의 평화와 기쁨을 주어 상처를 치유할 힘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삶의 변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는 루이스 헤이의 주장은 독자에게 가장 합리적 설득력을 가진다.

이 책은 지금까지 루이스 헤이가 여러 책을 통해 들려준 긍정 확언의 내용과,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집약적으로 정리했다. 독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기 삶에 긍정 확언을 적용할 수 있게끔 하는 ‘긍정 확언 컬렉션’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올림픽 경기 결승전에서 우리 펜싱 박상영 선수가 거의 질 것 같은 분위기의 절망적 상태에서 "할 수 있다"를 수없이 되풀이하고 결국 금메달을 따내는 감격의 순간을 우리가 보아왔다. 이후 "할 수 있다"는 주요 대회에 나가는 모든 선수들의 '주문'이 되었다. 마법의 주문처럼 인식돼오고 있다. 이것이 긍정 확언이다.

 


 

박상영이 기자들이 "경기 마지막 장비를 고치는 잠깐 동안 무슨 말을 혼자 했느냐"는 질문하자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를 되풀이 했다고 답했다. 이후 모든 선수들이 그를 따라 하는 것은 긍정적 메시지를 자신에게 들려줌으로써 경기력이 올라간다는 걸 스스로 깨우친 사람들이다. 책에 따르면 유럽 11개국에서 1,2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켈리 델리의 CEO 켈리 최 회장도 20년 넘게 아침 긍정 확언을 하고 있다. 루이스 헤이의 책을 읽은 5,000만 독자가 그녀의 말에 찬사를 보낸 이유도 긍정 확언으로 삶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책은 각 장마다 루이스 헤이의 경험담과 긍정 확언으로 기적을 일군 사람들의 일화를 통해 긍정 확언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들이 사용한 긍정 확언의 실례를 보여준다.

누군가의 드라마틱한 인생 스토리를 통해 감동과 희망을 주는 책도 물론 의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러한 감동과 희망을 구체적인 긍정 확언으로 바꾸어 내 삶에 적용하는 실행력에 초점을 맞춘다.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나의 삶에 적용할 때 이 책의 의미는 더 깊어진다. 우리는 매 순간 끊임없이 뭔가를 말하고 생각한다. 지금 당신의 상황이 뭔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말과 생각에 변화를 줘야 한다. 무의식에 긍정적 믿음을 각인하는 긍정 확언을 내 삶에 끌어들여라. 긍정 확언으로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 종일 긍정의 말을 자신에게 건네 보라. 당신의 삶은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루이스 헤이는 긍정 확언을 위한 요소는 몇 가지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① 복잡하게 생각을 더듬지 말고 단순 명료하게 생각하라. ② 언제든 절망적이어도 낙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판단하라. ③ 주의력과 인내심을 가져라. ④ 신뢰는 성장의 밑바탕이다 ⑤ 자신의 눈앞의 이익보다 타인의 상황을 더 배려하라. ⑥ 늘 좋은 생각 좋은 행동을 해라 등이 독자가 루이스 헤이와의 여정에서 읽은 내용이다.

 


 

저자 : 루이스 L. 헤이(Louise L. Hay)

심리적, 영적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대표적인 형이상학 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출판회사 헤이하우스 설립자이자 발행인. 심리 치료 전문가로서 30년 이상 수천 명의 상담 고객에게 인간이 지닌 창조성과 잠재력을 일깨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줌으로써 개인적인 성장과 자기 치유를 도왔다.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 쇼’와 ‘필 도나휴 쇼’는 물론 세계의 많은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인 『You Can Heal Your Life(번역서명 : 치유-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라)』는 35개국 이상에서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5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저자는 『미러』에서 하루 5분 동안 거울을 보고 말하는 것만으로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으로 인해 당신의 삶이 바뀐다고 말한다. 이것이 거울이 가진 힘_미러 워크mirror work_이다. 저자 자신이 미러 워크를 30년 이상 실천해왔고, 수많은 독자가 미러 워크를 경험하고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는 찬사를 보냈다. 미러 워크는 ‘오프라 윈프리 쇼’와 ‘필 도너휴 쇼’는 물론 전 세계의 많은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됐다. 『나를 치유하는 생각』 『삶에 기적이 필요할 때』 『나는 할 수 있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루이스 헤이 ‘헤이하우스 출판사’는 책, 오디오, 비디오를 출간하여 지구의 의식을 치유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헤이 하우스 출신의 영적 교사들이 지구의 영혼 치유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루이스 헤이는 1926년에 10월 8일에 태어나 2017년 8월 30일에 긍정 확언한 대로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게 잠에 든 상태에서 이 세상을 떠났다.

 

저자 : 셰릴 리처드슨(Cheryl Richardson)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담가이자 베스트셀러 《당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라 Take Time for Your Life》의 저자. 국제코치연맹(International Coach Federation)의 초대 회장을 지냈고, 미국에서 최초로 마스터 공인 코치 자격증을 취득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신문과 잡지에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오프라 윈프리 쇼’, ‘투 데이쇼’, ‘필 도나휴 쇼’, ‘CBS 모닝쇼’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했다. TV 프로그램 ‘라이프 메이크 오버 프로젝트 (The Life Makeover Project with Cheryl Richardson)’ 시리즈의 제작 및 진행을 맡기도 했다. 현재 미국 전역과 유럽을 오가면서 활발히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역자 : 최린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후 뜻하지 않은 계기로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 유학했다. 귀국 후 번역을 하며 출판사에서 일을 하였고, 기획과 편집도 하며 지금까지 출판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리얼 노르딕 리빙》, 《매일 조금씩 자신감 수업》, 《당신의 무기는 무엇인가》, 《지정학: 지금 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Go! Go! 화성 탐험대》, 《어린이 산책자를 위한 자연의 신호》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정시몬 지음 / 부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할 말 많은 미술관』은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부제를 읽었을 때 "이 책은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림을 좋아해서 전시회를 자주 다녔지만 사실은 독자의 의사보다 같이 가자는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따라다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다. 혼자 열심히 책을 통해 배우거나 실제 그림 연습을 한 적도 없다. 쉽게 표현하자면 '문외한'이라고 봐도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전시회를 자주 가다 보니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식으로 미술 이야기가 나오면 꼭 끼어든다. 최근 2년 동안 읽은 미술 관련 책이 적잖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다닐 때는 가끔 설명을 듣거나 그냥 보고 나오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사적 대화에서 미술 이야기 나오면 그림에 대한 감상 한두 마디 정도는 했고, 자주 끼어들기도 했다. 독자의 빈약한 미술 지식은 코로나19로 전시회가 상당 기간 열리지 않았을 때부터 중단했던 독서를 다시 시작하면서 크게 늘었다. 서양 명화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대부분 전시회를 못 가는 그림 애호가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거나, 비대면 소통 부재에 따른 '코로나 블루' 로부터 치유의 힘을 주기 위해 출간됐기 때문에 독자도 읽기 시작했다. 한두 권 읽을 때만 하더라도 몰랐지만 여러 권을 거듭 읽게 되니 의외로 그림에 대한 지식은 많이 늘었다. 서양미술사는 물론 서양 명화 감상을 위한 여러가지 감상법, 에피소드 위주의 에세이 책 등이 한결같이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고, 제목이나 화가의 이름 정도를 아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책 제목에 따라 선택되는 에피소드가 약간 다른 것도 있지만 이 책 저 책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읽고 잊어먹을 수도 있는 내용들이 반복되니 미술 지식은 오히려 늘어난 것 같다.

 


 

미술은 고상한 취미, 지식인들의 전유물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미술계의 이야기다. 서양미술사를 읽다보니 예부터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우리나라와는 완전 달랐다. 그들은 예술이나 예술가를 대하는 것이 무척 자신이 고위층(귀족)이나 지식인임을 내세우는 데 적절했던 것 같다. 그림을 대하는 인식도 우리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서양 미술은 이런 점에서 크게 발전을 하고 '신의 시대'인 중세를 딛고 문예부흥도 가능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미술 전공자나 관련 전문가가 아니라 ‘미술 덕후’가 썼다는 점에서 다른 명화 책과는 결이 다르다. 책 프롤로그 「미술관 혹은 지식과 감성의 교차로」에 따르면 저자 정시몬은 어린 시절,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 하나 없이 집 서가에 꽂혀 있던 미술책을 우연히 보고 예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다. 그 강렬한 순간을 시작으로 이후 다양한 미술책을 탐독하고 틈날 때마다 미술관을 찾아 미술품과 수다를 떨었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은 그중에서도 특히 유럽 미술관 7곳에 소장된 미술품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자 편견 없이 시작된 예술적 탐구 과정이 맺은 결실이다.

물론 미술관에 가는 것이 의무 사항도 아니고, 미켈란젤로나 다빈치의 미술품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일상을 영위하는 데 지장은 없다. 다만, 저자는 미술관 방문이 무척이나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체험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전한다. 그동안 미술과 벽을 두고 있었다면 이제부터라도 이 책으로 미술과 대화의 물꼬를 터 보시기를 바랄 것을 독자는 권유한다. 작품이 품고 있는 넘치는 말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그 대화가 당장 삶을 눈에 띄게 바꾸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더 풍요롭고 다채로운 삶을 선물해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프라도 미술관이 불길에 휩싸인다면 무엇을 건져 낼 것인가?” 프랑스 시인 장 콕토는 이 질문에 ‘불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한술 더 떠서 ‘산소’라고 말했다. 산소가 없다면 불길도 없을 테니, 모든 미술품을 지키겠다는 재치 있는 답변이었다. “지구가 멸망할 때 단 하나의 미술품을 구해 낼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세계 저명인사들이 저마다 다른 대답을 한 일화도 유명하다.

‘미술 덕후’ 저자는 그들에 대적할 위트도, 뛰어난 예술 지식도 없지만, 그 질문에 망설임 없이 최애 작품을 고른다. 바로「진주 귀고리 소녀」다. 에필로그 「세계의 종말과 한 점의 그림」에서 저자는 밝힌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람이 붓을 움직여 만든 결과물이라는 것이 선뜻 믿어지지 않았던 그 작품이 첫 만남 이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그 그림이 나중에 유명해졌을 때는, 틈날 때 꺼내 보며 혼자 좋아하던 것이 갑자기 전 세계의 공유 자산이 된 듯한 느낌에 떨떠름할 정도였다고 한다. 과연 우리는 같은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까? 좋아하는 음식이나 노래, 영화에 관해 말할 때는 망설이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미술 작품을 묻는 말엔 괜히 작아지곤 한다. 어쩌면 미술은 고상한 취미이며 예술적 지식 없이는 즐기기 힘들다는 인상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미술에 다가가기도 전에 먼저 겁부터 먹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가볍게’ 미술에 접근하길 권한다. 특별한 미술 지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그저 좋아하는 작품 하나쯤 품겠다는 마음이면 된다는 것이다. 미술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나만의 인생 작품을 말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이제 『할 말 많은 미술관』 관람을 시작해 보자.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구성됐다. 독자들이 직접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감상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7개 미술관으로 나눈 것이다. 직접 방문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그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엄두도 못낼 터다. 나라별로 모두 대단한 그림들이 있고, 화가나 그림들도 분산 소장돼 있기 때문에 사전 준비 없이 모든 미술관을 다 돌아다닐 수도 없는 일이니 이런 기회를 갖는 것도 독자로서는 매우 귀중한 경험이 된다. 더욱이 아직도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지 않아 해외 여행이 아직은 제한된 곳도 있고, 제한은 풀렸다고 해도 '어느 나라에, 어떤 미술관에, 어느 화가의, 어떤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분류한 1관은 〈루브르 박물관〉이다. 저자는 '왕궁에서 미술관으로, 절대 왕정의 보물단지'로 표현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미술관이다. 물론 자타가 공인한다는 말은 독자가 붙인 것이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 최고의 미술관은 국민의 자존심이기 때문에, 나라마다 자신들의 미술관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니 뭐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각국의 주장이 틀렸다고 볼 수도 없잖은가? '예술의 도시'라서 파리의 루브르를 첫 번째로 저자가 내세운 것은 아마 대체적으로 이곳을 최대의 미술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 싶다. 아니면 「모나리자」가 있어서일까? 저자도, 그 누구도 '제일의', '가장 좋은', '가장 큰' 등 최고의 미술관으로 꼽을 수는 없을 터니 독자가 여기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는 일이다. 그냥 저자의 기술대로 따라가면서 그림에 대한 지식과 감상법을 얻고, '화가와의 대화'만 할 수 있다면 그곳이 독자들에게는 최고의 미술관이 될 것이다. 2관 〈오르세 미술관〉, 3관 〈오랑주리 미술관〉, 4관 〈내셔널 갤러리〉, 5관 〈우피치 미술관〉, 6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7관 〈바티칸 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루브르엔 「모나리자」 이외에도 「날개를 펼친 승리의 여신」, 「밀로의 비너스」 조각상이 있다. 독자가 루브르에 갔을 때 그곳 가이드는 서슴없이 '세계 최대의 미술관'이라고 말했다. 그런 줄 알았고, 「모나리자」를 보려고 1시간이나 줄 서서 기다리다 막상 보고 나니 그림이 너무 작아 놀랐고, 그것마저 줄 쳐놓고 더 이상 접근 금지뿐만 아니라 카메라 촬영도 불가였다. 어이가 없을 정도의 대우에도 「모나리자」 앞에 여전히 줄 서서 기다린다고 하니 예술품이 인간에게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하는 깨달음이 생길 정도다.

저자는 이 두 조각상을 루브르 관람의 하이라이트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이 조각상은 원래의 모습에서 일정 정도 훼손된 상태로 발굴되었다. 그럼에도 두 작품은 완벽함 혹은 완성됨을 영영 잃어버린 덕분에 전혀 새로운 차원의 미적 자산을 획득하는 역설, 반전을 이루어 냈다. 비록 온갖 상상력과 과학적 추정을 동원하더라도 결코 완성에는 다시 도달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그 조각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날개를 펼친 승리의 여신」은 「사모트라케의 니케」라고도 불린다. 흔히 영어로 '나이키'라고 발음하는 니케는 미국 운동화 회사 이름이기 훨씬 전에 이미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이었다. 신화에서 니케는 원래 티탄족 출신 거인 팔라스와 물의 정령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데, 제우스의 총애를 얻어 승리의 메신저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문명 초기에 니케는 그저 전쟁의 신 아테나의 들러리 비슷한 역할로 별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후대로 갈수록 점점 각광받은 끝에, 드디어 폴리스마다 큰 전쟁이나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하며 니케에게 감사의 제사를 올리는 풍습이 성행하게 되었다. 니케는 로마 시대에 와서도 승리를 뜻하는 라틴어 '빅토리아'라는 이름으로 숭배되었다.

루브르의 또 다른 자랑인 「미로의 비너스」는 1820년 에게해의 밀로스 섬에서 현지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 뉴스는 마침 밀로스 현지에 주둔하고 있던 두 명의 프랑스 해군 장교들의 귀에 들어갔다. 조각의 가치를 눈치챈 이들이 상부에 보고했고 오스만 제국의 파견 프랑스 영사 리비에르 후작이 조각을 1,000프랑에 구입하여 루이18에게 바쳤다. 이를 다시 루이18세가 루브르에 기증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때 생각나는 우리의 책 한 권이 있다. 조선 의궤 한 점이다. 우리의 궁중행렬이 적인 책 한 권이 얼마 전 우리나라에 돌아왔는데 신미양요 때 그들이 강탈해간 것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왔다. 아직은 '임대'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책의 주제와는 다른 이야기라서 이만 줄인다.

 


 

이 책에는 수많은 그림과 조각 등 엄청난 미술품들이 등장하지만 독자의 마음을 가장 평안하게 했던 그림은 여태껏 못 보던 〈오르세 미술관〉 소장 제임스 터너의 「무도회」(1878년 경, 91*51cm, 캔버스에 유채)이다. 저자가 p.s(추가설명)한 이 그림은 티소가 당시 어느 날 저녁 열린 무도회에서 파리 사교계를 풍자한 작품이라고 한다. 책에 따르면 티소는 당대 상류층 여성들의 초상화와 인물화 전문 화가로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전성기에 그의 그림을 받으려면 수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파리에서 신분 상승을 꾀하는 여성은 흔히 상류층 기혼 남성을 후견인으로 두고 사교계로 진출한 뒤 점점 더 부유하고 잘나가는 남성을 찾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 있었다.

그림 속 여성은 화려한 무도회(파티)에 막 입장하는 중인데, 그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연미복 차림 동행자의 뒷모습은 그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한다. 여성이 자신의 파트너로부터 얼굴을 돌려 다른 쪽을 바라보는 것은 이미 사교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 준 것으로 남성 파트너의 역할, 이용 가치가 끝났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차분하다기보다는 어딘가 들뜬 듯한 여성의 표정은 파리 사교계에서 경험하게 될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섞인 복잡한 심사를 반영하는 듯하다. 물론 이러한 풍자의 메시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 그림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감상할 만하다. 가령 화폭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화려한 드레스와 부채만 해도 상당한 눈요깃거리다.

독자가 이 책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이야기거리는 화가들의 '말'이다. 사실주의 화풍을 이끈 쿠르베는 왜 종교화를 그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천사를 본 적이 없소. 천사를 보여 주면 천사를 그려 드리지”라고 응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남긴 말처럼, 쿠르베는 본 적 없는 천국과 지옥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사는 ‘현실’을 직시했다. 완벽주의 성향으로 유명한 티치아노는 “즉흥시로는 결코 완벽한 시구를 지어 낼 수 없다” 는 말을 남겼다. 당시 유행하던 속성 기법을 따르지 않고 오래 공들여 완성한 걸작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그린 화가다운 명언이다. 대중에게 너무도 익숙한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고흐는 “밤은 낮보다 훨씬 풍요로운 색을 띤다”고 했으며, 전무후무한 조각 「다비드상」을 만든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속에 천사가 갇혀 있기에 돌을 파서 그를 해방시켰다”고 했다. 작가들이 생전에 남긴 말들을 곱씹으며 그림을 보면 그들의 예술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예술관이 녹아든 작품으로 세상에 오래도록 ‘말’을 건네고 있다.

 


 

미노스는 그 추악한 얼굴이 다른 등장인물들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미켈란젤로는 당시 교황청을 드나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미노스를 보는 순간 누구를 모델로 삼았는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그린 것 같다. 비아지오 본인 역시 완성된 그림을 본 뒤 미노스가 자기 얼굴인 것을 알고 경악했다고 한다. 그는 교황 바오로 3세에게 미켈란젤로가 묘사한 미노스의 모습을 수정하게끔 해 달라고 간청했는데, 그때 교황의 대답이 교황답다. “나는 천국과 지상을 다스리시는 신으로부터 권능을 부여받았지만 지옥까지는 힘이 미치지 못한다오.” 즉 수정 불가라는 얘기였다.(p.316) - 제7관 〈바티칸 미술관〉 「가장 작은 나라, 가장 큰 미술관」 중에서

 

저자 : 정시몬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현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공인 회계사 겸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한다. 틈나는 대로 좋은 책을 소개, 번역하거나 직접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것을 본업보다 더 좋아한다. 저서로는 인문학 브런치 시리즈 《철학 브런치》 《세계사 브런치》 《세계 문학 브런치》 《클래식 브런치》 등이 있다. 어린 시절 집 서가에 꽂혀 있던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의 화집을 펼쳐 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술 감상을 즐겨 왔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은 그중에서도 유럽의 유명 미술관들을 방문하여 걸작 미술품들과 조우한 경험의 기록이다. 미술 감상은 작품과 감상자 사이의 대화와 같다. 그 대화는 왁자지껄할 수도, 은근한 속삭임일 수도, 아예 침묵 속에서 나누는 교감일 수도 있다. 그런 미적 체험에 굳이 어떤 유별난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미술 이야기만 나오면 말문이 막혀 곤혹스러운 사람들에게, 작품과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해 줄 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