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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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도서판매량 분야별 집계는 늘 '자기계발' 분야가 1위를 차지한다. 대형서점은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는데 역시 거의 모든 서점에서 1위는 단연 '자기계발' 분야라고 한다. 이는 최근의 일이 아니고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현상이라는 게 서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유는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발전해 가면서 경제적 성장과 함께 자기계발에 많은 독자들이 힘을 쏟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기계발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발전과 더불어 굳건히 지속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자기계발서들은 대개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의 정신분석학, 칼 융(1875~1961)의 분석심리학, 아들러(1870~1937)의 개인심리학이 계승하고 발전시켜온 심리학적 자기계발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생활과 경험을 중심으로 시작한 실용적 자기계발이다.

두 종류의 자기계발은 연구와 임상경험 등을 통해 발전해온 점과 실제 삶에서 얻은 지혜에 의한 자기계발이란 차이점일 뿐이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성공적이며, 행복한 삶에 이르기 위한 목표는 같다. 후자의 자기계발서는 시작점으로 단연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 꼽힌다. 또 우리에게 수많은 명언을 남겨 인상 깊은 미국의 사상가이지 시인인 랄프 에머슨(1803~1882)도 손꼽히고 있다. 다만 에머슨에 비해 프랭클린이 약 100년 앞선 시대의 사람이란 점이 자기계발의 시작점은 프랭클린에 더 가까워진다. 또 심리적 연구를 통한 자기계발은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중심으로 제시됐고, 실용적 경험에 의한 자기계발은 신대륙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실용적 자기계발은 오늘날의 최강국 미국을 만든 청교도 정신, 개척 정신, 실용 정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벤저민 프랭클린은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미국에서도 ‘미국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 인물로 존경받고 있으며, 무에서 시작해 맨손으로 여러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어낸 삶이라는 데서 더 큰 평가를 받고 있다. 스스로 '개척'하고 신앙과 같은 '삶의 원칙'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평생 그 신조에 따라 살아왔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부'와 '공익'에 헌신할 수 있었으며, 특히 미국의 건국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을 대표할 만한 존경 받는 한 사람이 됐다. 그도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이라고는 초등학교 2년이 전부였다. 그러나 21세에 인쇄 일을 배우면서 성실과 근면함을 기반으로, 순전히 독학으로 짧고 명료한 글쓰기 능력을 연마했고, 글에 대한 안목 덕분에 인쇄업자로 성공했다. 물론 이 책을 보면 그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유난히 좋아했던 것으로 나온다.(p.28)

그는 부유하지 않았고 대단한 권력도 없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남다른 학습 능력을 발휘하며 근면과 절약과 인내로 홀로 일어섰다. 작가, 우체국장, 발명가, 시민운동가, 정치인이자 외교관 등으로 활동했고, 정치와 과학 등에서도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 그는 일상의 불편함을 적극 개선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이웃의 유익을 위해 자기 지식을 최대한 선용한, 실용적 지혜자였다. 그가 미국 건국의 아버지, 미국 정신의 대표, 미국인의 표상으로 추앙 받는 '특별한 인물'이 됐다.

 


 

프랭클린은 자수성가한 사람의 표본이기도 하지만, 초기 미국 역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미국적인 남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는 부유하지 않았고 대단한 권력을 쥐지도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남다른 재주를 발휘하면서 근면과 절약과 인내라는 덕목을 제대로 실천했을 때 얼마나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지 몸소 증명했다. 이런 점에서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그의 가르침을 따르면 기회의 땅에서 어떤 결과를 성취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지난 200년 동안 막스 베버나 데이비드 흄, 카를 마르크스 등 위대한 사상가와 실천가들도 이 자서전의 탁월함을 인정했다. 실제로 프랭클린이 자서전에서 밝힌 절제와 근면 등 13가지 덕목은 발간 후 200년이 넘는 동안 자기계발의 키워드로 자리 잡는다. 많은 미국인은 이 덕목을 따라 실제로 성공했고, 그가 제시한 성공의 길은 인생 공식이 되었다. 이러한 상징성으로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화 100달러 지폐의 모델로 앞면에 등장한다. 그의 인생이 ‘미국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다는 의미다. 현대에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 관리, 자기 관리, 인간관계 관리, 습관의 힘, 인격 성장, 공공의식, 실용정신, 개척정신, 신뢰라는 자산, 지식 축적 등에 관한 중요한 원리와 실천 사례를 우리는 프랭클린의 삶을 통해 발견하고 체득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직간접적으로 밝힌 몇 가지 삶의 원리 중 하나라도 받아들여 적용해본다면 누구라도 자기 분야에서 큰 진전을 경험하고, 일가를 이루게 될 것이다.

 

 

프랭클린이 자서전 쓰기를 중단하고 10년쯤 지났을 때, 필라델피아의 상인 에이블 제임스가 프랭클린에게 자서전을 계속 쓰라고 재촉하는 편지에서도 그의 자서전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아직 뒤를 이어 쓰지 않았다면 더는 늦추지 말길 바랍니다. 삶은 불확실하지요. 설교자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치지 않습니까. 친절하고 인간적이며 자애로운 벤저민 프랭클린이 친구들과 세상에 재미와 교훈을 주는 작업, 즉 소수에게만 아니라 수백만에게 유익한 즐거움을 주는 그런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세상이 무엇이라 하겠습니까?”(p.128)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윌리엄 프랭클린에게」, 2부 「내 삶에 관한 이야기」, 3부 「집에서 계속 쓰다」이다. 1부는 벤저민 프랭클린이 아들 윌리엄에게 보낸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당시 65세이던 프랭클린은 할아버지, 삼촌들, 아버지와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를 전해주는 것으로 자서전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아버지의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열 살 때 정규 교육을 끝내고 제임스 형의 도제로 들어가 인쇄 기술을 배운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형제간에는 다툼이 잦아졌고 벤저민은 형의 그늘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형의 입김 때문에 보스턴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뉴욕을 거쳐 필라델피아로 이주한다. 3부는 1788년 8월 프랭클린이 필라델피아로 돌아와 자서전을 다시 시작하려 하지만 독립전쟁 중에 많은 자료가 사라졌음을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시작된다. 1부가 끝난 시점으로 돌아가 1732년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을 처음 발행해 성공을 거둔 과정을 회상한다.

 


 

이 자서전 중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자기계발의 텍스트로 사용되고 있는 부분이 2부이다. 2부 「내 삶에 관한 이야기」는 프랭클린이 1780년대 초 파리에서 지낼 때 받은 두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둘 다 그에게 자서전 집필을 계속하라고 독려하는 편지다. 그래서 파리 외곽에 있는 파시에서 프랭클린은 1784년 자서전 2부를 쓰기 시작하며 공립 도서관 설립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고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겠다는, 대담하면서도 몹시 어려운 계획”에 관해 언급하며 13가지 미덕을 나열한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대부분 진실한 성품을 훈련하여 체득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이즈음 나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겠다는, 대담하면서 몹시 어려운 계획을 마음속에 품었다. 나는 언제든 어떤 잘못도 범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타고난 성향, 습관, 인간관계로부터 유혹당하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싶었다."(p.152)

"나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았다. 아니 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항상 옳은 걸 선택하고 잘못된 것을 피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 구분이 내가 상상한 것보다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다." 시행착오를 겪은 프랭클린은 도덕적으로 완벽해질 수 있을 거란 사변적인 신념만으로는 일탈과 실수를 막기에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힌 후에야 일관되고 올곧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란 결론도 얻었다. 이런 목적으로 도덕적 덕목을 고치고 또 고치면서 13개 덕목으로 '자신의 목록'을 만들었다. 프랭클린의 이 모든 덕목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덕목을 동시에 습관으로 만들면서 집중력을 분산시키기보다 한 번에 하나씩 바로잡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한 주에 한 개씩 13주다. 일년이면 이를 4번 반복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1년 안에 이 모든 덕목이 습관화될 것은 예상하지 않는다. 평생 지켜나갈 다짐도 함께한다.

 


 

독립전쟁 당시 프랑스와의 전쟁을 앞두고 여러 식민지를 대신해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디언들과의 협상 대표로 선출된다. 이때 프랭클린은 식민지 연방을 제안하지만 그 제안은 채택되지 않는다. 두 연대를 이끌고 영국에서 들어온 브래독 장군이 군대 식량과 군사 장비를 운반할 마차와 말을 구하는 일에서도 사비를 털어 보증까지 서가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앞장선다. 특히 그는 종교가 달라도, 정치적 진영이 달라도, 불편부당한 일처리와 함께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끔 사업을 진행해 나갔기에 심지어 반대편에 선 총독까지도 사석에서는 그의 편을 들었다. 이후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 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후에 이 책을 썼다(어떤 이유에선지 그가 살아 있을 때 출간되지는 못했다). 그는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잘못과 부족함, 실수를 소상하게 밝히고 인정함으로써,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근면하고 인내하며 꾸준히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개인적인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그런 불리한 태생과 인간 조건에도 불구하고 깊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독학과 지적인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렇게 해서 인생의 많은 약점을 벌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필라델피아에 먼저 자리를 잡은 인쇄소 두 곳과 경쟁해야 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는 매일 두세 시간씩 자신이 도입하고 만들어간 공공 도서관에 파묻혀 지내며 아버지가 허락해주지 않았던 교육의 기회를 조금씩 만회해나갔다고 고백한다. 요즘 말로 하면, ‘흙수저’ 물고 태어나 평생 가난과 씨름하며 형제들(17명의 형제자매 중에 15번째였다)에 치여 형들 눈치나 보며 주눅 든 채 살 수밖에 없었던 그였지만, 균형 잡힌 지성과 치우침 없는 인간관계, 내면의 미덕 훈련 등을 통해 날마다 1%씩 성장하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미국 건국 초기에 독립선언문 초안에 참여하고, 미국 독립전쟁 때 프랑스의 경제적·군사적 원조를 이끌어내는 등 외교적인 성과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0년간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삶에 자기계발의 공식처럼 인정받아 온 프랭클린의 삶이자, 그것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저자 :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년 1월 17일 뉴잉글랜드 보스턴에서 17남매 중 15번째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집안 형편 때문에 열 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양초와 비누공장을 하던 아버지의 일을 도왔다. 열두 살에 형이 운영하는 인쇄소 견습공으로 일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열여덟의 나이에 영국으로 건너가 인쇄 기술을 배워온 뒤, 1728년부터 인쇄업을 시작하였다. 1729년에는 <펜실베이니아 가제트>지를 인수하여 발행하였다. 1732년 12월, 1733년도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을 처음으로 발행하여 1758년도 달력까지 발행하였다. 그는 회원제 도서관과 병원을 만들고,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전신인 필라델피아 아카데미 창설, 미국철학협회 창립 등 폭넓은 교육문화 활동을 벌였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전토(Junto)’라는 독서토론 클럽을 결성하여 바람이나 일식, 월식, 지진 등 자연과학에 대해서 토론하고 연구하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1742년에 개방형 난로인 ‘프랭클린 난로’를 개발하였다. 1752년 6월에는 연을 이용하여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증명하였고, 피뢰침을 발명하였다. 영국 왕립협회는 그 공로를 인정하여 프랭클린을 왕립협회 회원으로 임명하고, 코플리 상을 수여하였다. 1748년 인쇄업에서 은퇴한 뒤, 필라델피아의 시의회 의원, 펜실베이니아 식민지의회의 의원을 역임하였다. 1755년에 영국에 대한 미국의 독립전쟁이 시작되자, 이듬해에 프랭클린은 토마스 제퍼슨 등과 함께 미국 독립선언서를 작성하였다. 또 그는 프랑스로 건너가 미국과 프랑스의 동맹 관계를 이끌어내었다. 1788년에 모든 공직에서 은퇴하고, 1789년에는 자서전을 정리하여 영국의 지인들한테 보냈다. 이후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학 실험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다가 1790년 4월 17일 84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평생을 통하여 자유를 사랑하고 과학을 존중하였으며 공리주의(功利主義)에 투철한 그를 일컬어 사람들은 ‘가장 지혜로운 미국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저서로는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과 《자서전》이 있다. 뛰어난 기지와 경구가 넘치는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는데, 프랭클린은 “나의 출판업 중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낸 작품”이라고 밝혔다. 사후에 출판된 《자서전》은 18세기 영미문학의 대표적인 산문으로 손꼽힌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그를 가리켜 ‘신대륙에 있어서 자장 위대한 철학자이자 문필가’라고 하였다.

 

역자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다.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어제까지의 세계》 《문명의 붕괴》 《12가지 인생의 법칙》 등 100여 권이 있고, 지은 책으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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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닳는 것
임강유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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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사람의 감정은 물감이라고 말한다. 좋게 말하면 빛이 나는 무지개일 수도 또는 불필요한 변덕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런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시(詩)를 통해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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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닳는 것
임강유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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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 『바라만 봐도 닳는 것』의 시(詩)들은 아스라한 기억 속에 있는, 애닯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낸다. 기억 속의 것들뿐만 아니라 현재도 함께하지만 늘 조금씩 닳아가는, 늙어가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슬픔을 신비로움으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시인의 시선이 멈추는 것은 주변의 가까운 것들이다.

이는 아스팔트처럼 무생물인 것도 포함되지만 할머니처럼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서도 느낀다. 그리고 시인의 감정에 일체화한다. 강아지도, 첫사랑도 시인의 눈에는 관념적이지만 아름다움으로 각인된 것들이다. 독자들은 아름다움으로 각인된 모든 것들에 대한 시인의 기억이 점점 닳아가는 것 같은 애잔함과 아름다움이 시인의 언어로 재탄생돼 위로하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표제작인 「바라만 봐도 닳는 것」에서 시인의 눈에는 세상 천지 그 어떤 것이든 가치를 갖는다. '인생', '세월', '시간'들이다.

시인은 노래한다. '만인에게 가장 공평한 것은 세상이란 호수처럼 흐르는 시간과도 같다.' 이 때문에 '맑은 호숫가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흐르게 할지언정 흐르지 않게 할 수 없듯이' 그것들을 거스를 수는 없다.

시인의 '이마에 나이테가 하나 둘 생길 때마다 오히려 할머니는 닳는 것 같아 나이 먹기 되레 두려워진다.' 할머니가 금지옥엽 바라만 봐도 닳는 자신을 키우느라 닳아버린 허리를 보며 할머니의 고마움으로 자신도 닳아간다고 말한다.

 

 

'무언(無언)'에서 시인은 나뭇가지를 태우며 생각의 관념에 빠진다. '헤아린다 하여 헤아릴 수 있었다면 그 추운 날의 재가 되지 않았을 텐데'라는 나뭇가지의 소멸도 나뭇가지가 원해서라기보다 낙엽을 떨어뜨릴 때부터 이미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다시 필 새순을 보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더 크다. 나뭇가지는 재가 되는 선택의 기로에서조차 '누군가의 추위'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시인은 '낙엽의 희생으로 오늘이 올 수 있었다.'는 점을 깨닫는다. 시간, 세월, 인생이 어제가 가고 오늘이 오는 것처럼 순리적이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긴다.

 

 

2부 〈슬픈 뒤 아픔〉의 「회색도시」에서 서울은 회색도시이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본 도시 서울은 시인의 눈에는 '달을 삼켜버린 까닭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낮과 밤이 같은 곳'이란 표현을 한다.

지방에 사는 시인에게 서울은 그렇게 회색의 빛을 띤 채 달도 못 보고, 사람들이 뱉은 침방울 모여 별이 되고 달이 되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서울은 '아무리 몰라줘도 젊음의 고생을 용기로 쳐주는 섬'이다. 시인이 사는 곳과는 가깝고도 멀어서 우주선을 타야지만 착륙할 수 있는 다른 행성, 서울이다. 그래도 시인은 서울을 향한 기대를 접지 않는다.

 

우유니 사막엔 모래가 없다는 이상한 말에도

회색도시의 한 모험가는 사막으로 떠났고,

내가 사는 곳에선 우유니 사막엔 모래가 있다고 한다.

 

시인은 이래서 '우주선을 타고 회색도시로 가야겠다고 결심한다. 회색도시의 모험가에게로'

 

 

시인은 「착각의 밤」을 통해 자신의 희망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가늠한다.

 

'조약돌을 집어 쌓는다 하여

사람들은 그것을 탑이라 부르지 않았다.

 

버스에서 만난 이성이 나를 쳐다봤다고 해서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시인은 '별들이 전쟁'을 하는 착각의 밤을 지나 '잠들지 못한 새벽, 안갯속을 유유히 걸었다. 가슴에 희망을 품고.'

 

 

시인은 이제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위로와 격려를 준다.

 

힘겨운 하루를 살아간다.

이른 새벽 누군가는 무거운 법전을 들고 가방을 메고

또 누군가는 자신보다 큰 콘크리트 폼을 등에 진다.

 

몸이 힘들지언정 요령 피울 순 없다.

경쟁이 빈번한 사회의 한 축에는

오롯이 땀과 노력만이 성공이란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목적지가 다른 것처럼 삶의 지표와 목표도 제각각이지만 공통된 한 가지가 있다.

'인생이란 책의 하루라는 한 장을 넘긴다는 것.'

 

 

사람의 감정은 물감이다. 좋게 말하면 빛이 나는 무지개일 수도 또는 불필요한 변덕일 수도

그런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시(詩)를 통해 위로를 건넨다.

 

아픔이 잊히도록

슬픔에 음표를 넣어 노래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슬픔과 고통은 새로운 시작의 전 단계.

사람은 언젠간 혼자가 된다. 새까만 검정처럼.

- 「저자의 말」 중에서

 

저자 : 임강유

 

1993년 6월 경기도 작은 도시 평택에서 태어났다. 죽백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평택중학교를 졸업하였다. 동일공업고등학교에 입학 후 설비과를 졸업했다. 15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꿈이 굳이 직업이 될 필요가 있을까? 자기위안 삼고 도전조차 하지 못한 20대 초반을 보내고 25살. 독립출판을 통해 작가로 데뷔하고 총 4권의 시집을 출판했다. 한 권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전국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다. 글로 누군가에게 단 1g이라도 기쁨이 된다면 성공한 작가지 싶어요. 제 글이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제가 힘이 된다면 제 글에 머물렀다 가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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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 쓰기 - 인생이 바뀌는
양병무 지음 / 행복에너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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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는 최고의 자기계발이다. 쓰다 보면 행복해지는 글쓰기와 책 쓰기의 노하우를 ‘책 쓰기 전도사’ 양병무가 이 한 권의 책에 담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독자들의 호평이 예상되는 이 책으로 자신의 인생을 ‘창조적‘으로 바꿔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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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 쓰기 - 인생이 바뀌는
양병무 지음 / 행복에너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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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인생이 바뀌는 행복한 책 쓰기』의 저자 양병무는 '책 쓰기 전도사'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많은 책을 쓰고, 책 쓰기 강연도 많이 한다. 저자는 국내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미국에서도 석·박사 모두 경제학을 전공했다. 전형적인 경제학자의 길을 걸어온 분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로 신문 칼럼을 모방해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전공과는 무관한 책 쓰기를 시작했다고 밝힌다. 글쓰기를 6개월 정도 했다고 하니 원래 글을 잘 쓰는 분이었으리라 짐작케 한다. 그러나 정작 저자 본인은 "원래 글쓰기에 소질이 있었던 건 아니다"며 전공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글쓰기를 따로 배운 적도 없다고 부인한다. 20여 년 전 직장에서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생겨서 신문 칼럼을 모방해서 글쓰기를 시작하고 익혔다고 말한다.

저자가 낸 책이 무려 38권(이 가운데 26권은 전공 서적)이다. 전공 서적을 쓰다 일반인을 위한 책 12권을 냈다는 것. 글쓰기와 책 쓰기에 자신감이 생기자 낸 첫 책이 『명예퇴직 뛰어넘기』이다. 이를 계기로 글로써 대중과 소통하는 기쁨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첫 책은 힘에 부치다는 느낌을 가졌으나 두 번째부터는 수월했다고도 이 책 '프롤로그' 「쓰다 보면 행복해지는 글쓰기와 책 쓰기」에서 밝힌다. 이후 『감자탕교회 이야기』, 『주식회사 장성군』, 『행복한 논어 읽기』 등 베스트셀러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38권의 책을 펴냈다. 지금은 '작가'로서, 글쓰는 인생으로 바뀐 셈이다. 물론 정식 직업은 대학 교수이지만 작가로서 활동도 꾸준히 계속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연을 다니며 글쓰기와 책 쓰기를 기업체 CEO난 전문가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그의 강연을 들은 많은 분들이 강연 내용을 책으로 써서 내줄 것을 요청해서 더 많은 분들에게 강연 내용을 알리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 아래 이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강연 내용을 정리하다 책으로 펴내면 '누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대상 독자층을 미리 염두에 두고 쓰기 시작했다. 대상이 확실하게 정리되면 글쓰고 책 내는 데 명확하고 확실한 문장으로 전달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란 생각은 저자가 책을 많이 써본 분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점은 모든 작가들의 공통점 아니겠는가? 저자가 정리한 대상 독자층은 이 책 프롤로그에서 네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글재주가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들에게는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지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 않고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둘째, CEO들을 위해서다. 지식사회에서 소통은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이기 때문에 시공을 초월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길이 '글'이어서 '소통 경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셋째, 전문가들을 위해서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세상을 향하여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글로 써서 전달하는 '책 쓰기'를 권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넷째, 자서전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이 지나온 길에서 얻은 지혜와 업적, 그리고 아쉬움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책을 내고 싶어 한다. 또 평범한 삶을 살았을지라도 자서전을 쓰고 싶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저자 스스로의 강연이나 책 쓰기를 통해서 많이 느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일이 이 책의 출간 이유가 됐다. 네 부류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요즘은 '1인 1책 시대'라고 할 만큼 책을 출간하기가 쉬워졌다.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대상 독자층 모두에게 저자의 말은 굉장한 울림을 준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에 의한 책 쓰기 순서대로 잘 구성돼 있다. 우선 '글쓰기'와 '책 쓰기'로 1부와 2부로 나누었다. 1부 행복한 글쓰기에는 1장 「왜 글쓰기인가?」, 2장 「글쓰기의 기초 다지기」, 3장 「실용적인 글쓰기 연습」, 4장 「교양 글쓰기 연습 사례」를 2부 행복한 책 쓰기에는 1장 「왜 책을 쓰는가?」, 2장 「어떤 책을 쓸 것인가?」, 3장 「책 출간에 도전하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을 읽는 독자라면 1, 2부 각 장(章)의 제목만 읽어봐도 책이 어떻게 구성돼 어떻게 쓰이고 책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1부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글쓰기를 꺼리도록 만드는 이유를 지적하며 누구나 자신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또 뛰어난 글은 천재적인 재능을 통해 한 번에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콘텐츠 발굴과 정리, 초고를 쓴 후 끊임없는 퇴고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일기, 독서노트, 신문칼럼, 여행기 등을 활용하여 자신의 삶을 글감(콘텐츠)으로 정립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2부에서는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책 쓰기를 통해 인생 항로를 스스로 개척하여 바꾼 사람들의 사례와 함께 소개하며, 글을 어느 정도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막막해지기 쉬운 책 쓰기의 과정을 안내한다. 제목만 자세히 읽어도 책을 내기까지의 어렵고 힘든 과정이 쉽게 눈에 보일 듯 한눈에 잡힌다.

 

 

사실 꽤 많은 사람들은 ’나의 책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풀어놓고, 자신의 이야기에 타인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뜻 자신의 글과 책을 쓰기를 힘들어하고 꺼리는 이유는 글을 쓰고 책을 쓰는 것은 특별한 예술적 재능이 있어야 가능하며, 그러한 사람들만이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극한의 경쟁사회 속에서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책을 써서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인식 역시 이러한 편견을 강화한다." 글쓰기와 책 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꼭 머릿속에 넣어두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독자도 그랬고, 지금도 단 한 권의 책을 쓰지 못한 채 미루고만 있는 이유가 몇 번 시도해보고 '안 될 것 같아' 하는 포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번의 시도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얻었다. 글쓰기가 치유의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박미라의 『치유하는 글쓰기』에서 "발설하라, 꿈틀대는 내면을, 가감 없이"라고 외친다는 부분을 인용했다. 내면에 있는 생각을 글로 쏟아내면 그 자체가 치유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이는 글쓰기 아픈 마음을 치유해 주는 탁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효과는 단 한 문장으로도, 낙서 한 줄이라도 경험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정신과 의사들이 글쓰기를 치유의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글을 씀으로써 우울증, 스트레스, 분노를 극복하고, 성폭력 등의 범죄에서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며 감정 통제나 사회적인 관계 개선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메모'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이 장에서 '메모'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왜? 어떻게, 언제, 어디서 등의 질문을 자신의 머릿속에 저장하고 이 말을 시작한다. '적자생존'을 '적는 사람이 살아 남는다'는 '아재 개그(요즘은 꼰대 개그)'를 사용하며 머릿속에 그려놓은 '메모'에 대한 설명을 한다. 왜? 글은 상황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때 그 상황에서 글이 나온다. 감동의 순간을 놓치면 재현하기가 어렵다. 이이디어가 스칠 때 메모하지 않으면 제대로 기억이 안 된다. 왜 메모를 해야 하는가?에 명징한 답변이다. 언제? 수시로. 어떻게? 글자 혹은 문자나 부호로. 자신만 알아보면 되니까. 저자는 메모의 중요성에 대해 아직까지 인지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사카토 켄지의 『메모의 기술』은 인용한다.

그가 제시한 7가지 기술은 독자들에게 '메모'에 대한 유용하고도 탁월한 지식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① 언제 어디서든 메모하라. ②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라. ③ 기호와 암호를 활용하라. ④ 중요 사항은 한눈에 띄게 하라. ⑤ 메모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라. ⑥ 메모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라. ⑦ 메모를 재활용하라. 메모에 대한 저자의 정보 전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식생태학자인 유영만 교수는 『청춘 경영』, 『다르게 생각하면 다르게 보인다』, 『곡선이 이긴다』, 『책 쓰기는 애쓰기다』 등 다양한 저서를 발간했다. 그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기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상력을 키우고 싶다면 습관적으로 적고 본능적으로 기록하라. 저자는 메모의 중요성을 더 찾아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메모하는 '수사차록법(隨思箚錄法)을 실천한 덕분에 방대한 저술을 남길 수 있었다. 발명왕 에디슨도 지독한 메모광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주문한다. "기억하는 뇌는 머리에 있으나 기록하는 뇌는 손안에 있다." "기억을 짧고 기록은 길다."

 


 

「실용적인 글쓰기 연습」 장에서는 '글쓰기의 좋은 점 10가지'도 기술해주고, 글쓰기 천재는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문 칼럼 활용법도 썼으며, 출장 방문기, 여행기, 강연 요약 방법 등 실제 글쓰기 연습에 좋은 실제 예를 설명해주고 있다. 「교양 글쓰기 연습 사례」를 통해 독서 노트 활용, 문장력 키우기, 시(詩)의 인용, 수필의 서정성 도입, 책 쓰기는 글쓰기의 '백미'란 표현을 동원하며 독자들의 글쓰기를 응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유명 사례 등과 문인 등을 통해 저자의 지식을 총동원해 글쓰기 독려를 해준다. 이어 2부 행복한 책 쓰기로 들어가기 전에 중간 부분에 1부의 정리 겸 2부의 예습을 거친다. 종이색을 다르게 해 편집 부분에서의 신경도 써서 본론 외의 이야기지만 앞뒤 부와 중복되지 않은 내용을 전개한다.

중복은커녕 1부에서 빠진 내용을 보충해주고 2부에서 세세하게 지목하기 어려운 부분을 끼워 넣었다. 어쩌면 끼워 넣은 '더부살이'란이 아니라 박스로 처리에 중요성을 강조하는 형식이다. 이 란은 앞서의 설명체라기보다 신문의 '칼럼' 형식으로 저자의 글쓰기와 글의 종류 가리는 능력이 탁월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 란에서는 〈글쓰기 후 인생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라는 제목으로 '당사자'에서 '관찰자'로 역할이 바뀐다는 점을 강조한다. 당연히 머릿속은 맑아질 것이며 냉철한 이성적 판단력도 생길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글은 말보다 정확하다. 말의 정확성은 떨어진다. 우리가 살명서 말 때문에 생긴 오해가 얼마나 많은가. 말은 용기를 주지만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다.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말로서 많은 실수를 하고 있다. 다만 본인이 그것을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글을 쓰면 실수할 확률이 줄어든다."(p.144)

 


 

앞서 언급한 대로 2부는 책 쓰기에 관한 내용이다. 글쓰는 것과 구분하는 것은 책을 내는 데는 비용 등 출판사와의 관계가 중요한 문제이고, 또 책으로 내기까지의 책의 성격이나 내용의 공익성 등의 부적합 여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책으로 낸다는 것은 출판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출판 전문가들에게 책의 성공 여부를 맡긴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물론 요즘은 '1인 출판사'도 있고, '자비(自費) 출판'도 있으니 굳이 출판사와 협의하지 않아도 책을 낼 방법이 있긴 하다. 그러나 혼자서 그 판단과 과정을 다 해낸다는 것은 특히 초보 저자들에게는 어려움이 많다. 저자는 이 관계를 고려해 글쓰기와 책 쓰기로 나누어 설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부 책 쓰기는 책의 종류를 알려주고 어떤 부문에 해당될지를 미리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자기를 널리 알리는 것과 같은 일이므로 책의 내용은 물론 책의 부문도 중요하다. 또 거기에 따라 전문 출판사도 있으니 당연히 출판사에 의뢰할 때는 미리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소재나 많은 책을 읽어야 할 사항 등은 글쓰기 책에서도 많이 다루는 내용이니 굳이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이 책에서 밝히는 책 쓰기의 목차와 내용을 살펴보면 책 출간 구상 때부터 철저히 준비했다는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세부 목차 50개 정도를 작성하라', '책 제목을 먼저 정하라'는 등의 조언이 그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2부에서 독자의 눈길을 가장 끈 항목은 '퇴고' 부분이다. 글쓰기가 끝나면 누구나 퇴고를 할 것이다. 이것은 글쓰기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20회 이상을 주문한다. 자신이 첫 책을 낼 때는 방법을 잘 몰라 '무식한' 방법으로 40회 정도 퇴고를 했다고 한다. 또 유명 작가들도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도 한마디로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잘 쓴 글은 없다. 잘 고친 글이 있을 뿐이다."(p.288)

 


 

이 책은 기존에 발간했던 『일생에 한 권 책을 써라』를 수정하고 보완하여 다시 내게 되었다. 누구나 마음속에 “말하고 싶은 것, 전하고 싶은 것,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을 쓰면 글이 되고 책이 된다. 글쓰기와 책 쓰기는 처음에는 힘이 들지만 쓰다 보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 그래서 책 제목을 『행복한 책 쓰기』로 정했다. 이 책이 글쓰기와 책 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과 영광은 없겠다. 많은 분들이 글쓰기와 책 쓰기를 통해 저자가 되는 기쁨을 맛보고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저자 : 양병무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KDI(한국개발연구원) 주임연구원, 미국 이스트웨스트센터 연구위원, 노동경제연구원 부원장, 한국리더십학회 부회장, 대통령 자문 일자리위원회 위원, 숙명여대 초빙교수,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원장, 서울사이버대학교 부총장, 재능교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천년제국 로마에서 배우는 리더십과 자기계발의 지혜’ 과정을 개발하여 10여 년 동안 강의를 하고 있다. 지금은 인천재능대학교 교수로 있으며, 한국선진화포럼 특별위원과 사단법인 행복나눔125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감자탕교회 이야기』『주식회사 장성군』『행복한 논어 읽기』를 비롯하여 총 30 여권의 책을 발간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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