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포크 트래블 - 세계를 바라보는 더 느린 방법
존 번스 지음, 김선희 옮김 / 윌북아트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킨포크〉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미국의 잡지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2011년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네이선 윌리엄스와 그의 아내 케이티 설-윌리엄스, 그리고 이들과 친구였던 덕과 페이지 비숍이 주축이 되어 창간되었다. 여담으로 네이선 윌리엄스는 부인 케이티의 사랑과 헌신에 힘 입어 킨포크를 창간했으나 나중에 네이선이 게이로 커밍아웃하고 이혼하기에 이르렀다. 주된 주제는 라이프스타일, 음식, 집, 일, 그리고 공동체이며 매 이슈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한다. 큰 반향을 일으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으며 깔끔한 표지 디자인 덕에 국내에서도 온갖 분야에서 디자인 소품으로 자주 접할 수 있다.

물론 킨포크의 주제는 디자인이 아닌 미니멀 라이프이며 이 분야의 성장과 연관되어 함께 주목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에는 그 자체로 디자인 소품이 될 정도로 깔끔하고 유려한 디자인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표지 뿐만 아니라 내부에 실린 사진들도 굉장히 호평 받고 있으며 이런 부분 때문잡지를 구매하는 이들도 적잖을 정도이다.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 지역 예술 공동체에서 출발했지만 창립자 네이선에 이 2015년 코펜하겐으로 거점을 옮기고 스웨덴 스톡홀름에 소재한 디자인 하우스인 퍼스펙티브 스튜디오(Perspective Studio)와 협업을 하게 된다. 킨포크는 21세기 대중 미학의 중심을 이루게 된 소박하고 심플한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3년간의 팬데믹 동안 우리가 가장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연결’과 ‘여행’이다. 비행기를 타고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갈증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점점 더해간다. 이 책은 이 같은 목마름을 해소해줄 〈킨포크〉의 여행 에세이 한국어판이다. 〈킨포크〉의 편집장 존 번스와 킨포크 팀은 ‘소통과 느림의 미학’으로 요약되는 킨포크 스타일의 전파자다. 『킨포크 테이블』과 『킨포크 가든』에 이어 이번에는 ‘여행’을 주제로 우리와 세계를 하나로 이어준다. 6대륙 27개 나라를 방문해 각각의 지역에서 자신만의 삶을 가꾸는 작가, 요리사, 뮤지션 등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그들이 소개하는 세상 속으로 우리를 가만히 이끈다.

킨포크만의 시선으로 담아낸 세상 구석구석의 이야기는 ‘여행의 클리셰’를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선물한다. 고딕과 오스만 양식이 가득한 파리에서 포스트모던 건축물을 짓는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거나, 사막 이미지가 강렬한 세네갈에서 패션 디자이너를 만나 그가 말하는 패션 철학에 귀를 기울여보는 식이다. 꼭 먼 곳에 있는 장소와 사람만 다루는 건 아니다. 책에 등장하는 서울은 이곳에 거주 중인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면 우리의 기존 인식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지녔다. 킨포크가 제안하는 여행의 방식은 ‘천천히 바라보기와 느리게 느끼기’다. 이 책과 함께라면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법을, 그리하여 어느 곳에 있든 여행의 위안을 얻는 법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여행지 가이드’를 넘어 ‘참신한 여행의 방식’을 제안하는 동시에 ‘여행의 진정한 기쁨’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이미 소셜미디어나 TV 프로그램에 각종 여행 정보가 흘러넘치는 지금, 킨포크의 여행이 주는 특별함은 무엇일까? 바로 킨포크만의 가만한 감성, 그리고 느림의 가치와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힘이다. 〈킨포크〉의 편집장 존 번스와 킨포크 팀은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라는 그들만의 모토에 따라 세계 곳곳의 여행지를 탐방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결코 최고의 호텔이나 레스토랑, 명소 등 고급스럽고 ‘인스타그래머블’한 곳을 소개하거나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곳을 들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그저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세상 한구석에 숨겨진 장소들을 보여주고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줄 뿐이다.

북적북적한 런던의 모퉁이에 남몰래 자리한 아기자기한 탐조 명당부터, 누구에게나 각자의 내면에 고요한 파장을 일으킬 스코틀랜드 먼로 하이킹 코스, 자연의 향취가 가득 담긴 조그마한 슬로푸드 레스토랑, 걷는 속도보다 느린 보트를 타고 바라보는 영국 그랜드 유니언 운하의 잔잔한 풍경까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외지인으로서는 절대 알 수 없는 한 장소에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발붙여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소개해주는 그 여행지의 모습에 주목한다. 『킨포크 트래블』은 이처럼 화려하고 자극적인 매력이 아니라 자세히 보아야만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전하고, 안에서 보는 시선으로만 볼 수 있는 소소한 기쁨을 소개한다.

 


 

이 책 『킨포크 트래블』은 크게 「도시」, 「야생」, 「교통수단」으로 나뉘어 있다. 직접 그곳에 가지 않아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는, 킨포크 특유의 압도적인 사진도 가득하다. 책의 판형도 기사의 내용에 걸맞게 보관 가능한 지질을 사용했고, 정감 있는 재질의 종이에 인쇄했다. 이 책의 사진들은 주변이 너무나도 정체된 것처럼 느껴져 마치 다녀온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편안한 컬러와 정적인 느낌의 풍경, 될수록 일상과 가까운 것들을 소재로 삼았다. 만약 생활의 환기가 필요하다면, 나를 일깨워줄 색다른 감각을 원하고 있다면, 자기 자신을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킨포크적 여행을 체험해볼 것을 권유한다. 당장 이 책에 실린 여행지로 떠나지는 못하더라도, 나와 세계를 바라보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을 이해하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첫 장인 ‘도시(URBAN)’에서는 파리, 뭄바이, 산티아고 등 세계 곳곳 유명 도시의 숨겨진 면면을 담았다. 지명만 보고 가본 곳, 뻔한 곳이라며 안일한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면 크게 놀랄 것이다. 원래 알던 장소라도 아주 조금만 새로운 각도에서 들여다본다면 놀라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서점, 건축물, 미술, 패션, 미식 등 한 콘셉트에 맞춰 한 도시를 탐험하는 팁도 가득하다. 두 번째 장은 ‘야생(WILD)’이다. 이 장에서는 자연의 장엄함을 오롯이 마주하며 일상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야생에 그대로 몸을 맡긴 채 산을 오르고 물속에 몸을 담그며 자연의 일부인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이 장에서는 탐조, 낚시, 하이킹, 사이클 등 야외 활동을 즐기기 좋은 세계 곳곳의 가볼 만한 장소도 소개해준다. 세 번째 장 ‘교통수단(TRANSIT)’이다.

 


 

킨포크 팀은 이동 수단 역시 여행의 일부로 바라본다. 한 목적지로 이동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좀 불편해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방법을 선택해보자. 수단으로서의 이동이 아닌 이동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이다. 케이블카 너머로 펼쳐진 스위스 산자락의 모습, 배를 타고 바라보는 수면 위의 풍경들, 베르겐선 기차 창밖에 스치는 겨울의 한 장면을 감상하고 있다 보면, 어디로 떠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여행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꼭지마다 각 이동 경로를 한눈에 파악하는 지도가 실려 있으며, 특정 지역의 여행 팁과 숙박 시설, 식당 정보도 담겨 있다.

책에 따르면 1845년,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콩코드를 덮고 있던 얼음이 녹기 시작하자 깊은 숲으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10년 뒤, 자연에서의 생활을 담은 『월든』이 세상에 나왔다. 17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소로가 느낀 것과 같은 영감을 얻고자 야생으로 캠핑과 트레킹 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책임 있게 여행하고 있는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소로가 살던 시대와 달리 전 세계 인구가 77억 명에 달하는 지금, 우리의 방문은 자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소셜미디어 위치 태그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몰리는, 일종의 ‘침략’과도 같은 현상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장 말미에는 이처럼 각각 세 편씩 여행하기에 대한 다양한 사유가 담겨 있다.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여행, 여행지에 대한 보존을 넘어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재생 여행’ 등 여행에 관한 윤리적이고 인문적인 고찰은 물론 기내식이 주는 기쁨이나 발리의 ‘천국의 문’, 노르웨이의 ‘트롤퉁가’ 등의 세계적 포토 스팟을 대하는 씁쓸한 시선까지 여행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흥미로운 키워드가 가득하다.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이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 했다. 낯선 지역의 낯선 사물과 공간을 마주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사유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지만, 이 책에서는 어떤 것도, 어떤 방식의 여행도 폄하하지 않는, 우리의 사유의 공간을 열어두는 멋진 글들로 여행의 의미를 채운다. 킨포크의 여행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고, 낯선 세계를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변화일 터다.

작가이자 뮤지션 오지은은 "이젠 어딜 가도 비슷해 보여,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잠시 공감하기도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건 내가 어딜 가도 같은 스타벅스에 들어가고 같은 디자인의 호텔 체인에 숙박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시선, 깊은 시선을 가지기 위해서는 느리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신비로운 뒷골목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그 입구는 간단히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는 여행자들의 귀한 뒷골목과 마음이 있다. 겨울에 노르웨이에서 기차를 타면 어떤 기분인지, 런던에서 새를 본다는 것은 어떤 일인지, 윤리적인 여행은 무엇인지, 결국 우리는 왜 여행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압도적인 사진들."이란 추천평을 남겼다. 〈킨포크〉는 현재 미국 외에도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판이 출간되고 있다.

 


 

암스트롱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일정을 짭니다. 우리가 원할 때 일정을 변경하고요. 아름다운 외딴 해변을 보거나 마음에 드는 곳이 나오면 그냥 거기에 머뭅니다. 그리스인들이 말했듯이 ‘시가 시가siga siga(‘천천히’라는 뜻)’, 주변과 하나가 되는 느린 여행을 추구합니다.”(p.301) - 「그리스 섬 주변 항해」 중에서

 

저자 : 존 번스(John Burns)

일상의 아름다움을 미니멀한 사진과 글로 담아낸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KINFOLK]의 편집장이다. 2011년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킨포크]는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예술가들의 커뮤니티로,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잡지와 책을 출간한다. 절제된 글과 감각적인 사진, 새로운 삶의 태도가 담긴 계간지 [킨포크]는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젊은 세대들을 매료시켰고 미국은 물론 유럽, 호주, 일본까지 급속도로 퍼져나가 수많은 킨포크족을 낳으며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바꾸고 있다.

 

역자 : 김선희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공부했다. 번역가이자 한양대 국제교육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단편소설 「십자수」로 근로자 문화 예술제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뮌헨 국제 청소년도서관(IJB)에서 소속 연구원으로 어린이 및 청소년 문학을 공부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는 『토머스 모어가 상상한 꿈의 나라, 유토피아』, 『얼음 공주 투란도트』, 『우리 음식에 담긴 12가지 역사 이야기』, 『둥글둥글 지구촌 음식 이야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윔피 키드』 시리즈,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 『위저드 오브 원스』 시리즈, 『멀린』 시리즈, 『구스범스 호러특급』 시리즈, 『생리를 시작한 너에게』, 『팍스』, 『베서니와 괴물의 묘약』, 『공부의 배신』 『누나는 벽난로에 산다』 등 200여 권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중일기 - 뮤지컬 《순신》, 영화 《한산》 《명량》 《노량》의 감동을 『난중일기』와 함께
이순신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때부터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는 교과서, 책, 선생님으로부터 재미있게 듣고, 읽고, 봤기 때문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우리 5,000년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다. 그의 우국충정은 후손 대대로 이어받을 민족의 영웅이다.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적 없는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이지만 나라를 지키고 겨레를 사량하는 데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나서는 롤 모델이기도 하다. 애국심을 따로 주입시킬 필요가 없이 그에 대한 이야기는 늘 존경과 동경의 대상이었고, 자연스럽게 애국심이 일어날 정도지 않은가. 그는 전쟁에서 완벽한 전술과 휘하 군에 대한 엄격한 통제로 군의 사기를 높일 줄 아는 장군이었다.

그가 군의 사기를 높이는 데에 남모르게 마음을 쓴 것도 열악한 군 장비와 당시 수군의 패배의식을 씻어낼 수 있었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는 '이순신 장군과 함께 싸우면 이긴다'는 수군의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절대적인 전술전략의 귀재이기도 했다. 그의 이런 빈틈없는 전략은 책보다는 영화로서 잘 나타나기도 했다. 영화 〈명량〉에서도 표현했다시피 수 군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다. 헤아릴 수 없이 새까맣게 몰려드는 적선을 향해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이 맞싸워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전략과 수군의 사기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2척의 배로 적선의 3분의 1 가량인 330여척을 침몰 파손시키는 세계 해전 사상 전무후무의 전과로 전세를 완전히 뒤집고 왜군이 물러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죽음을 각오한 솔선수범의 전투 정신이 군의 사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군사는 장군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스스로도 놀랄 사기가 오르는 것이라는 것을 충무공은 알고 있었다.

 


 

이 책 『난중일기』는 이순신이 임진왜란이 발발하는 조선 선조 25년(1592년) 음력 1월 1일(양력 2월 13일)부터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이틀 전인 선조 31년(1598년) 음력 9월 17일(양력 10월 16일)까지의 2,539일간의 군중에서의 생활과 전란의 정세에 대한 내용을 적은 일기이다. 무려 7년을 끌던 전쟁터에서 일기를 적는다는 것은 세계 어디에도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조라고 다소 팔이 안으로 굽는 해석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충무공의 '난중일기'는 분명 임진왜란이 끝난 후 자료로서 귀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던 탓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막연한 생각이지만 그의 사적인 감정과 혼합돼 나오는 날씨와 전투 상황은 변화하는 자연 환경과 조류 등에 어떤 전략이 승리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리기에는 더 없이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전투가 여유가 있어 소일로 적은 일기가 아니고 해전에서 필수적인 매일의 날씨와 임전태세, 실제 전투 결과, 사용한 전략 등을 일기에 남긴 것이 이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임진년 6월」 일기에서 이런 말이 남아 있다. "맑음. 아침에 출발하여 바로 당진 선창(唐津船倉, 통영군 산양면)에 이르니 왜적의 배 20여 척이 나열하여 정박하고 있었다. 둘러싸고 싸웠는데 큰 배 한 척은 크기가 우리나라 판옥선만 하고, 배 위에 꾸민 누각은 높이가 두 길은 됨직했다. 누각 위에는 왜장(倭將)이 우뚝 버티고 앉아서 끄떡도 하지 않았다. 화살과 크고 작은 승자총통(勝字銃筒)을 비 오듯이 어지럽게 마구 쏘아 댔다. 왜장이 화살에 맞아 떨어지자 여러 왜적들은 일시에 놀라 흩어졌다. 여러 장병들이 한꺼번에 모여들어 사격해 대니 화살을 맞아 쓰러지는 자 얼마인지 알 수 없었다. 남김없이 다 섬멸해 버렸다. 이윽고 왜적의 큰 배 20여 척이 부산으로부터 바다에 대열을 지어 들어오다가 우리 군사들 바라보고는 도망쳐서 개도(介島, 통영군 산양면 추도楸島)로 들어가 버렸다."

 


 

그의 임전태세와 전쟁 준비도 엄격함을 알 수 있다. 「임진년 2월」 일기를 인용해본다. 24일, 가랑비가 온 산에 내려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 비를 무릅쓰고 출발하여 마복산 및 사량에 이르러 배를 타고 급히 노를 저어 사도에 이르니 흥양현감이 이미 와 있었다. 전투선을 점고했더니 날이 저물므로 거기서 잤다. 다음날 25일 흐림. 여러 가지 전투 장비에 탈난 곳이 많이 있어서 군관과 아전들에게 벌을 주고 사도 첨사(김완)를 잡아들이고, 교수(수령의 하위벼슬)를 내어 보냈다. 방비가 다섯 포구 중에서 최하였지만 순찰사가 표창하는 장계를 올려 죄를 단속하지 못했으니 가소롭다. 역풍이 크게 불어 배가 떠날 수 없어 거기서 잤다. 수군의 전투 준비 태세가 엉망이란 점을 적시하고 있다.

임진년 2월이면 아직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이니 아마 다른 군현에서는 대부분 적당히, 대강 하는 시늉만 냈던 모양이다. 충무공의 눈에 걸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순찰사는 표창하는 장계를 올렸다 하니 죄를 다스리기는커녕 표창을 하다니 가소롭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충무공이 일기에 더 이상 적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다시 단속했을 터다. 이런 점을 일기에 남긴 이유이다. 제대로 시정돼야 유사시 전투에 임할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지금의 전투 준비는 아무리 전쟁 때가 아니라고 하지만 너무 소홀함을 지적하고 일기에 남긴 것이다. 반드시 바로잡기 위해서다. 그냥 지나가면 훗날 전투에 임했을 때 결과가 드러나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기에 남겼을 것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순신은 어쩌면 임진왜란을 예상하고 있었을까? 일기로 봐서는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래서는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일기를 보면 잘 드러난다. 임진왜란은 4월에 발발했다. 4월 14일까지는 적의 침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이 평상시 공무에 집중한 것 같다. 드디어 15일 임진왜란 발발일이다. 15일 맑음. 나라의 제삿날(성종비 공해왕후 한씨의 제삿날)이르로 공무를 보지 않았다. 순찰사에게 보낼 답장과 별도의 문서를 작성하여 즉시 역졸을 시켜 달려 보냈다. 해질 무렵에 경상우수사(원균)가 전하는 전령에 왜선 19여척이 나와서 부산 앞 절영도에 정박한 것이라고 했고, 같은 시각에 또 경상좌수사(박홍)의 공문이 왔는데 왜선 350여 척이 이미 부산포 건너편에 이르렀다고 했으므로 즉각 장계를 올리고 아울러 순찰사·병사·우수사(전라우수사 이억기)에게도 공문을 보냈다. 경상 감사의 공문도 왔는데 같은 내용이었다.

16일 밤 10시경에 경상우수사가 공문을 보내왔는데, 부산진이 이미 함락되었다고 했다. 분하고 비통함을 이길 수 없었다. 즉시 장계를 올리고 또 3도(전라도의 순찰사·병사·우수사를 통칭하는 말)에도 공문을 보냈다. 17일 흐리고 비가 오다가 늦게 개었다. 경상우병사(김성일)가 공문을 보냈는데, 왜적이 부산을 함락시키고 계속 머무르면서 물러가지 않는다고 했다. 늦게 할쏘기 5순을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당번을 드는 수군과 세 교대로 당번을 드는 수군이 연달아 방비처에 이르렀다. 18일 아침에 흐림. 이른 아침에 동헌에 나가 공무를 보았다. 순찰사의 공문이 왔는데, 발포 권관이 이미 파직되어 갔으니 임시 장수를 정하여 보내라고 했으므로 나태용을 즉일로 정하여 보냈다. 오후 2시경에 경상우수사의 공문이 왔는데, 동래도 역시 함락되었고, 양산·울산 두 군수(조영규와 이언함)도 조방장으로 입성하였다가 모두 패배한 것이라 했다. 그 분하고 원통함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경상좌병사(이각)와 경상좌수사(박홍)가 군사를 통솔하고 동래 뒤쪽까지 이르렀다가 즉시 퇴군했다 하니 더욱 원통했다. 저녁에 순천의 군사 거느린 병방 아전이 석보창에 머물러 있으면서 군사들을 거느리고 오지 않으므로 잡아 가두었다.

 


 

부산 인근에서 왜군에 연전연패하는 장계만 받을 뿐 조정의 명령 없이 군사를 직접 움직일 권한이 없는 충무공으로서는 애가 타고 원통했을 것이다.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공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충무공의 군인 정신이 엿보인다. 드디어 달이 바뀌고 5월 1일 수군들이 모두 앞바다에 모였다. 이날은 흐리고 비는 오지 않고 남중이 크게 불었다. 진해루에서 방담 첨사·흥양현감·녹도만호를 불러들였다. 모두 격분하여 자기 몸을 잊어버리니 의사(義士)들이라 하겠다. 2일 맑음. 삼도순변사(이일)의 공문과 경상우수사의 공문이 왓다. 송한련이 남해에서 돌아와서 말하기를, 남해 현령·미조항 첨사와 상주포 권관·곡포 권관·평산포 만호 등이 한 번 왜적의 소식을 듣고는 이미 도망쳐 버렸고, 군기 등의 물건도 다 흩어져서 남은 것은 없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웠다. 낮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내려가 진을 치고 여러 장수들과 약속을 하니 다 기꺼이 나갈 뜻을 가지고 있었으나 낙안 군수(신호)는 피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한탄이 나왔다. 그러나, 군법이 있는데 비록 물러나 피하려 한들 그대로 될 것인가. 저녁에 방답의 연락선 3척이 앞바다로 돌아와 정박했다. 비녀사의 전령 3통이 내려왔다. 창평 현령이 도임했다는 공식 서한을 바쳤다. 저녁에 군호를 용호라 하고 복병은 산수라 했다. 요즘말로 보초들의 암구호를 정하고 야간 불침번을 서는 것이다.

준비와 전투 태세 점검을 거듭하던 충무공에게 준비 명령이 떨어진 것은 5월 3일인 것 같다. 그러나 전투 명령은 아니었다. 충무공은 가랑비 내리는 아침 내내 대기하다 녹도 만호가 보자고 청하므로 앞에 불어들여 물어 보았더니 우수사는 오지 않고 적은 점점 서울로 가까이 다가가니 통분함을 이길 수 없거니와 만약 기회를 잃으면 후회막급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곧장 중위장(이순신)을 불러 내일 새벽에 출발할 것을 약속하고는 즉시 장계를 써서 내보냈다. 이날 여도의 수군 황옥천이 적의 소리를 듣고 집으로 도망간 것을 잡아 와서 목을 베어 효시했다.

 


 

왜군의 침략에 일사분란하게 대응해도 어려운 지경이었을 텐데 부산 지역과 진주 등이 뚫리면서 왜군은 곧장 서울로 치고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가 다 알다시피 충주에서 신립 장군의 패배로 말 그대로 일사천리로 서울이 함락되는 것이다. 이렇게 준비만 하던 이순신은 5월 29일에야 우수사(잔라우수사 이학기)가 오지 않아 홀로 여러 장수들을 인솔하고 새벽에 출발하여 바로 노량(남해군 설천면)에 이르니 경상우수사가 만나기로 약속한 곳에 와 있었다. 함께 상의하다 왜적이 있는 곳을 물으니 적의 무리는 지금 사천 선창에 있다고 하므로 바로 그 장소로 가 보니 왜인들이 벌써 상륙하여 산 위에는 진을 치고 산 밑에는 배룰 쭉 나열해 놓았는데 항전 태세가 아주 굳건했다. 나는 여러 장수들을 독촉하여 일시에 돌격하니 화살이 비 오듯 하고, 각종 총통을 사나운 우레같이 어지럽게 쏘아 대니 적의 무리는 두려워서 물러나다가 화살에 맞는 자들이 몇백 명이나 되는지 알 수 없었고, 왜적의 머리도 많이 베었다. 군관 나대용이 탄환에 맞았으며, 나도 왼쪽 어깨 위에 탄환을 맞아 등으로 뚫고 나갔으나 중상에는 이르지 않았다. 활 쏘는 격군으로 탄환을 맞은 사람도 많았다. 13척의 적선을 불태우고 물러나 주둔했다.

전투는 계속 이어지지만 충무공은 임진왜란 발발 한달 반이 지나도록 전투에 투입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는 이순신이 훌륭한 제독이라는 사실을 왜군이 몰랐을 테니 이순신을 남기고 서울로 직접 올라간 것이 아니라 목표가 당초 서울 함락이었을 테니 뒤에 투입되는 왜군들에게 맡기고 서둘러 올라가지 않았나 싶다. 조정도 경황이 없었겠지만 연전연패의 전투 장계에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직접 이순신에게 전투 참여 지취권을 주지는 않았으니 명령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을 테니 얼마나 가슴 아프고 원통했을까 싶다.

 


 

『난중일기』는 이처럼 7년간의 전쟁 동안 출정한 날, 이순신 본인이 항명죄로 한양으로 압송되어 있던 시기에는 일기를 쓰지 못한 경우가 있었으나, 날짜마다 간지 및 날씨를 빠뜨리지 않고 틈나는 대로 적었다. 내용은 시취(時趣)에 넘치는 일상생활, 동료·친척과의 왕래 교섭, 사가(私家)의 일, 수군(水軍)의 통제에 관한 비책(秘策), 충성과 강개의 기사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식구와 관련된 내용은 물론, 상관과 장수 및 부하들 간의 갈등문제를 비롯해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임진왜란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사료이다. 충무공은 동시에 우리 민족에게는 한없는 자긍심과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해군 제독이다.

 

저자 : 이순신 (李舜臣, 본관 : 덕수(德水), 자 : 여해(汝諧), 시호 : 충무(忠武))

이순신(1545-1598)은 1643년(인조21년) 3월 '충무(忠武)'란 시호가 내려진 조선 중기의 무신이다. 그의 본관이 덕수德水이며 서울 건천동(을지로 4가와 충무로 4가 사이), 넉넉하지 못한 양반가에서 태어나 22세 때 처음으로 무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1576년 32세에 무과 시험에 합격하여, 함경도 동구비보 권관, 훈련원 봉사, 충청병사 군관, 발포 수군만호, 함경도 건원보 권관 등 주로 함경도 등지에서 관직 생활을 했다. 1589년 한때 정읍 현감이 되어 지방관 생활을 했으며 임진왜란 직전에 당시 재상 유성룡의 천거로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임명되어 48세때 임진왜란에서의 활약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중요한 해전을 치루며 왜선 320척을 격파했다. 49세 때 그는 한산도로 진을 옮겨 삼도 수군통제사가 되었으나 53세 때 원균 일파의 모함과 상소로 서울로 압송되어 투옥되던 중 우의정 정탁의 변호로 출옥하게 되었다.

정유재란이 발발하여 칠천량 해전에서 원균이 대패하자 삼도 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어 남은 12척의 배와 120명의 군사로 130여척의 왜선과 맞서 싸웠고(명량대첩), 54세 때 명의 수군과 연합해 왜선 500여척과 싸우다 노량해전에서 11월 19일 새벽에 전사하였다. 6년 후 선무공신 1등에 녹훈되었고, 덕풍부원군에 추봉됨에 이어 좌의정에 추증되었으며, 15년 뒤에는 영의정에 추증되었으며 '충무(忠武)'란 시호가 내려져 역사에 충무공 이순신이라는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영원히 기억되게 되었다.

 

역자 : 장윤철

부산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북경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하였다. 저서를 기반으로 중국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을 중국에 소개하는 한·중 문화 교류가 꿈이며 또한 전쟁과 혼돈의 중심을 산 지도자 조조의 삶과 재능에 관심을 갖고 그를 연구하여 복잡한 현대를 사는 삶의 지혜를 얻고자 했다. 전작으로 왕경국 박사와 편저한 『유식의 즐거움』, 『조조 같은 놈』, 『조조 같은 놈 매뉴얼』, 『내 안에 적을 깨워라』가 있으며, 역서로 『징비록』, 편역서로 『삼국지의 영웅 조조』, 『조조는 어떻게 영웅이 되었나』, 『조조의 용병술』이 있다. 편저로는 『단순하고 재미있는 심리학의 재발견』, 『조조의 진면목』 외 다수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시인 김용택의 인생 100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
김용택 지음 / 테라코타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자는 시인 김용택을 좋아한다. 그를 생각하면 시인 윤동주와 시인 나태주가 떠오른다. 그들의 시는 일맥상통한 점이 있어서다. 그들의 가슴속은 온통 사랑과 삶의 아름다움이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 책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도 좋다. 제목에는 월요일이 길다고 돼 있지만 독자가 보기에는 제목이 더 길다. 친근하게 농담도 한마디도 해본다. 시인이 용서해줄 것만 같아서다. 이 책은 시인 김용택이 쓴 것이지만 모두 그의 시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다. 그의 시는 불과 다섯 편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저자에 가슴속 깊이 남아 있는 시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남의 시를 해설해주는 느낌의 에세이 같기도 하다.

시인이 평소에 마음에 담아둔 시를 꺼내 하나씩 하나씩 자상하고 세심하게 시의 의미를 짚어준다. 세계 여러 시인들이 등장하고 우리나라 시인도 근·현대를 넘나들며 나온다. 볼수록 정감 있고 의미가 깊어지는 그림은 보너스다. 김용택은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운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시집』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하였다. 그의 초기시는 대부분 섬진강을 배경으로 농촌의 삶과 농민들의 모습을 정감있게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연작시 「섬진강」의 경우, 시적 서정성만이 작품의 지배적인 정조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농민들의 일상이 조밀하게 사실적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현실의 각박한 변화와 농촌의 퇴락을 비판과 풍자의 시선으로 지켜보기도 한다. 이 연작시는 첫 시집 『섬진강』(1985)을 통해 묶이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가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우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에 따르면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김용택의 시적 경향은 보다더 직관적이면서도 깊이있는 정서를 담는 격조 있는 서정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특히 소월시문학상의 수상작이 된 시 「사람들은 왜 모를까」와 같은 작품에 이르면 더욱 분명하게 하나의 시적 개성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가 다루고 있는 시적 언어의 소박성과 그 진실한 울림은 토속적인 공간으로서의 농촌이 지니는 전통적인 가치와 새로운 현대적 변화를 연결해주는 정서적 감응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일상의 체험을 시적 대상으로 하면서도 그 소탈함과 절실함을 동시에 긴장감 있게 엮어내는 시적 상상력은 독자적인 시적 경지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가 부박한 모더니즘에 휩싸이지 않고, 격정적 이념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정서적 균형과 언어적 절제를 지키면서 아름다운 시로써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저자 김용택 시인은 “시인이 생각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삶이 쌓이면 저절로 시가 되어 나온다, 즉 인생은 시다”라는 대답을 한다. 김용택 시인은 열일곱 살이라고 해서 인생을 모르는 것도 아니며 나이 예순이라고 해서 인생을 다 아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며 우리 모두 하루하루의 삶을 묵묵히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김용택 시인은 생의 시작부터 100년을 사는 동안 삶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는 한 편의 시들을 마음속에 늘 품고 있었으며, 이 책에서 그 시들을 꺼냈다. 이 책을 통해 어김없이 돌아오는 월요일은 길고 지겹게 느껴질 때가 많고, 반면 살면서 행복한 날은 짧게만 느끼지만, 지나고 보면 모든 순간이 잘 지은 한 편의 시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상을 다독이는 언어’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에 쉼표가 되어 준 김용택 시인은 앞서 언급한 대로 시와 삶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며 한 편의 시가 삶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태어나서 100년을 사는 동안 삶의 순간을 이야기하는 한 편의 시, 또는 시의 한 구절을 시인은 마음속에 늘 품고 있었다. 그는 생의 시작부터 노년까지 지난날을 잘 살아왔고, 다가올 날을 좀 더 잘 살아갈 독자들을 위해 마음속 시들을 꺼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월요일은 길고 지겹게 느껴질 때가 많고, 반면 살면서 행복한 날은 짧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모든 순간이 잘 지은 한 편의 시와 같다.

 

사람이, 사는 것이

별것인가요?

다 눈물의 굽이에서 울고 싶고

기쁨의 순간에 속절없이

뜀박질하고 싶은 것이지요.

사랑이, 인생이 별것인가요?

- 김용택, 「인생」

 


 

이 책은 태어나 100세까지 나이와 시구절을 연결하여 인생의 어느 시간에 마주하게 될 삶의 진짜 모습들을 보여준다. 일곱 살엔 따라 하고 싶은 게 많고, 스물아홉 살엔 하루에도 백 번이나 꽃처럼 많은 생각이 피어난다. 서른다섯 살엔 서운하거나 억울한 일로 등 돌린 채 울기도 하고, 예순한 살엔 어떤 일이든 웃어넘기게 된다. 김용택 시인이 고른 시 한 구절이 지금 나의 인생이 어느 시간에 머물러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성찰해 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하루가 지나면 또 하루가 와 있다.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가 버린다. 그러나 하루하루 매 순간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 또 하루가 모여 한 해를 채운다. 그렇게 한 살, 두 살 나이가 모여 삶이 된다. 인생을 시간으로 재면 인생이 짧다는 사람도 있고, 인생이 길다는 사람도 있다. 인생을 양으로 재면 어떻게 될까? 충분한 삶이 있고 모자란 삶이 있다. 이처럼 삶은 모두에게 똑같지 않고, 인생의 어디쯤 머물며 짧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 충분하다 느끼고, 길어도 모자라게 살 수 있기에 괜찮은 것이다.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지나요?

그래요, 끝까지 그래요.

오늘 여정은 종일 걸릴까요?

아침에 떠나 밤까지 가야 해요.

그렇지만 밤에 쉴 곳은 있겠지요?

서서히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쉴 곳이 보이지요.

- 크리스티나 로제티, 「오르막길」 중에서

 


 

이 책은 지금 인생의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는 독자들에게 “나는 이 나이에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할까? 혹독한 인생의 고비는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 살면서 좋은 일과 나쁜 일은 결국 다르지 않은 것일까?”라는 질문 등을 스스로 던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듯 김용택 시인이 독자들에게 한 편의 시들을 건넨다.

스물다섯 살인 누군가에겐 윌리엄 블레이크의 「두 번은 없다」라는 시를 건네며 “내가 태어난 곳에서 나는 평생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같은 아침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는 고백을 들려준다. 삶에는 연습이 없고,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지금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흔한 살인 누군가에겐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오르막길」이란 시 일부를 건네며 “한 달이 크면 한 달이 작고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다. …살아온 삶을 이고 지고 우리는 오르막길을 또 올라가야 한다. 그것을 사람들은 인생이라고 했다.”라는 말도 들려준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연습 없이 죽는다.

- 윌리엄 블레이크, 「두 번은 없다」

 


 

그만하면 되었다.

내일 시험

다섯 문제에 세 문제만 하면ㅡ

손꼽아 구구를 하여봐도

허양 육십 점이다.

볼 거 있나 공차러 가자.

- 윤동주 「만돌이」 중에서

 

"그만하면 되었다."

참 좋은 말입니다.

아름다운 말입니다.

다시, 새로 시작하라는 말입니다.

용기, 용감,용서, 희망의

물결 같은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듣기 힘든 말입니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가라.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 중에서

 

저자 : 김용택 (金龍澤)

 

1948년 전라북도 임실에서 태어났다. 순창농고를 졸업하고 임실 덕치초등학교 교사가 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썼더니, 어느 날 시를 쓰고 있었다. 1982년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의 글 속에는 언제나 아이들과 자연이 등장하고 있으며 어김없이 그들은 글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년퇴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시골 마을과 자연을 소재로 소박한 감동이 묻어나는 시와 산문들을 쓰고 있다. 윤동주문학대상,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꽃산 가는 길』,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울고 들어온 너에게』 등이 있고,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전8권),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등 산문집 다수와 부부가 주고받은 편지 모음집 『내 곁에 모로 누운 사람』이 있다. 그 외 『콩, 너는 죽었다』 등 여러 동시집과 시 모음집 『시가 내게로 왔다』(전5권),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그림책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나는 애벌레랑 잤습니다』, 『사랑』 등 많은 저서가 있다.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평생 살았으면, 했는데 용케 그렇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과분하게 사랑받았다고 생각하여 고맙고 부끄럽고, 또 잘 살려고 애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 사이를 산책하기 - 여성동아 문우회 앤솔러지 숨, 소리 2
여성동아 문우회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섯 작가들의 작품을 담은 앤솔러지 문학으로서 각기 다른 여섯 작가들이 각각 다른 시대 우리 삶의 여러 순간들을 포착해 단편소설로 풀어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 사이를 산책하기 - 여성동아 문우회 앤솔러지 숨, 소리 2
여성동아 문우회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별 사이를 산책하기』는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6명의 작가가 각 1편씩 모두 6편의 단편소설이 책 안에서 숨쉬고 있다. 여섯 작가는 여성 월간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 당선자들의 모임이다. 독자들이 잘 아는 고(故) 박완서 작가도 이 문우회 소속이었다. '문우회'는 1974년 〈동아일보〉의 백지광고 사태를 계기로 사회 부조리를 외면하지 않기 위해 결성되었다고 한다.

한국 현대 문학의 거목 고 박완서 작가가 『나목』으로 등단했다. 박완서 작가를 비롯해 수많은 작가들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완서 작가를 굳이 거론한 이유는 이 책에 「레몬」이라는 작품을 내고, 「들어가는 말」에서 그를 말했기 때문이다. 유춘강 저자는 "여성동아 문우회의 구심점이었던 박완서 선생님 생전에는 비교적 자주 모였고, 작품집도 냈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이후에는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여성동아 문우회 작품집을 냈고 점점 기회도 모임의 횟수도 줄어들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별 사이를 산책하기』는 『마냥, 슬슬』을 이은 ‘숨, 소리’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숨, 소리’는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의 여러 소리, 우리 삶의 생생하고 진솔한 소리, 우리 내면의 다양한 소리를 담아내며 숨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문학 시리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인생을 소재로 한 단편 6편이다.

연령도, 시대도, 상황도 각기 다른 여섯 여성의 이야기를 여성동아 문우회의 회원 여섯 작가가 마치 그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생히 보여준다. 이 책의 표제어가 된 유덕희의 「별 사이를 산책하기」에서는 필리핀 사설 어학원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데 어학원에 온 한국 아이들은 저마다 아픔을 안고 있다. 사실, 주인공인 나 역시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도피하듯 필리핀으로 건너왔다. 그들은 어떤 아픔을 품고 있는 것일까.

 


 

이어 박재희 작가는 「홀연」에서 주인공 박동자는 삶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자 출가를 한다. 사실 누구든지 살다 보면 문득 왜 사는 것인지 답답하고 어디론가 떠나고픈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인공 박동자는 '홀연' 떠나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으로부터 떠나서 어디로 간다는 말’인지 명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다 박동자는 출가를 하기로 결심한다. 엄마는 그런 동자에게 “심심하지? 할 일 없지? 젖 보채는 애가 있나, 밥 달라는 신랑이 있나, 똥 기저귀 찬 노인이 있나.”라고 쏘아붙인다.

박동자는 결국 출가를 하고, 삶의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레몬」은 작은 식당 '레몬키친'의 이야기다. 모든 메뉴에 레몬이 들어가는 작은 식당 ‘레몬키친’을 운영하는 주인공 나에게 레몬은 첫사랑의 은유와도 같다. 하지만 많은 첫사랑이 상큼하고 향기로울 수만은 없듯이 주인공 '나'의 첫사랑도 그랬다. 나는 17세 학창시절 첫사랑으로 아이를 낳게 되고 홀로 키운다. 그러가 하면 게이였던 아버지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 버렸다. “쓸데없이 사랑은 참 슬프고 종종 아픈” 것일 수밖에 없을까를 저자 유춘강은 탐구한다.

 


 

한수경 저자의 「나비머리핀」에서 어린 동이는 외갓집에 간 엄마가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지만 엄마는 돌아오질 않는다. 동이네 아빠는 옹기 공방 연합회 회장으로 일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공방 일은 뒷전이고 회장 역할을 수행하느라 바쁘다. 덕분에 엄마는 집안일에 공방 일꾼들 식사며 공방 일까지 맡아 하느라 몸이 둘이어도 부족할 지경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파마 머리에 나비머리핀을 꽂은 젊은 여자를 집으로 데려 온다.

동이네 집안은 이때부터 평지풍파가 인다. "불꽃이 날름거리는 뱀의 혓바닥처럼 동이를 홀리려 들었다. 동이의 몸이 자꾸 흔들렸다." 가마 굽는 집안의 이야기다.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란 제목의 두 편의 에세이가 눈에 띈다. 다른 다섯 편의 단편소설과 달리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는 두 편의 에세이가 실렸다. 하나는 ‘몸시계와 마음시계 맞추기’로 불면증을 겪은 저자의 경험과 사색의 내용으로 꾸며졌다. 나머지 하나인 ‘생은 다른 곳에’는 저자의 유년시절 경험과 함께 부유하는 현재의 삶, 현대인의 삶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마지막 「그 여름 뙤약볕」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조선시대 왕의 아들로 태어나 세자가 되었지만 아버지 영조의 미움을 사는 행동으로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스토리와 배경에 대해 잘 아는 내용이다. 소설, 영화, TV 드라마, 역사학자들이 잘 다루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조의 아들이지만 엄마는 당시 조선시대 천한 신분의 무수리 이씨다. 이 소설은 무수리 이씨의 시선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며 전개된다.

비록 왕의 아내이고, 세자의 어머니지만 역사에서는 그를 조명하지 않는다. 신분이 천했기 때문이다. 그를 역사의 전면에 내세우면 영조가 천한 신분 출신이라는 게 자꾸 거론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삶이 얼마나 기구했을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의 죽음을 숨죽여 봐야 했던 어머니 영빈 이씨의 삶은 또 어떠했을지. 저자는 「그 여름 뙤약볕」은 뒤주에 갇히고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는 아들을 지켜보는 어머니 영빈 이씨의 이야기를 따라갔다.

 


 

 

저자 : 유덕희
부산 동래 온천장에서 53년 태어나, 공무원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4학년 재학시절(1975년)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하얀 환상》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같은 해 KBS TV 연말특집극 〈언니의 연인〉이, 1984년에 MBC 라디오 장편드라마 〈잊혀진 여인이 추억을 말할 때〉가 당선되었다. 장편소설집 《하얀 환상》 《사랑 또 한잔》 《불타는 미루나무》 등을 펴냈고, KBS 라디오 드라마 〈보람이네 집〉〈바다의 노래〉 〈이회영〉 등을 썼다.

저자 : 박재희    
충북 제천출생으로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 산조 최옥삼 류 이수자이다. 1989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춤추는 가얏고'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중단편소설집 『양구』, 장편소설 『더러운 사랑』, 장편동화 『대나무와 오동나무』, 어린이 정보책 『우리 음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흥과 멋이 묻어나는 전통음악』 『단소교실』 『가야금 교본』『징을 두드리는 동안』 등이 있다.

저자 : 유춘강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신중초등학교, 은광여중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처음 쓴 《29세》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이후 소설을 쓰고 있다. 현재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거주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있는 카페 ‘아노말리’와 ‘멜림바가든’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에세이 소설을 준비 중이다.

저자 : 한수경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그들만의 궁전》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7년 시나리오 뱅크 공모전에서 <대여인생〉으로 시나리오 부문 우수상, 2011년〈영웅은 없다〉로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장편 《그들만의 궁전》 《영웅은 없다》 《아라비안나이트인서울》 《탐닉》 《하나아카리》 등이 있고 그 외 다수의 중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자 : 이남희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후 무작정 상경 교사가 되었다. 1986년 소설 《갑신정변》이 당선되어 1989년 전업작가로 나섰다. 이후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여러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게 되었다. IMF 시기에 자기 발견을 위한 '자서전쓰기' 강좌를 시작했ㄲ다. 현재 명상에 집중하고 있는데 6년째 초보자다. 대표작으로 《사십세》, 《플라스틱 섹스》, 《자기발견을 위한 자서전쓰기》, 《나의 첫 번째 글쓰기 수업》 등이 있다.

저자 : 권혜수
1983년 《소설문학>에 단편이 당선되고, 1987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여왕선언>이 당선되었다. 연이어 중편 두 편이 KBS 문학상을 받고, 오 랜 시간이 지난 2007년 SBS 특집드라마 공모에 당선되었다. 한때는 '프랑소와즈 사강'을 꿈꾸었다. '낙양의 지가'를 올리는 오진 꿈도 꾸었다. 그러나 인생이 그러하듯 문학도 지리멸렬, 작가라는 정체성이 궁색할 정도로 요즘 새삼 생각한다. 나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인가.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인가. 어쨌든 죽을 때까지 쓰는 것으로 나 자신과 손가락을 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