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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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지울 수 없는, 그렇게나 빛나는 시들을 보았는가? 우리에게 잊히지 않는 세계의 시를 한 권으로 읽는다. 이 책을 촘촘히 읽다보면 위대한 시인들은 왜 시를 썼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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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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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짓지도, 잘 읽지도 않는 독자가 어느 날 갑자기 『시의 역사』을 읽자고 달려들었다. 평소 시와 멀리 하는 생활을 하지만 아직도 젊은 날의 '시'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올라와서다. 사춘기를 지나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감성이 한창 높은 시기에 우리들은 '시'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 그리고 아름다운 언어의 조합을 감탄하면서 시를 읽는다. 그리고 한 편쯤 써보자고 노트에 끄적끄적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감성에 치우쳐 감정 섞인 몇 마디 써놓고는 더 이상 잘 나가지 않는다. 한숨을 내쉴 때도 있다. 시란 아무나 쓰는 게 아니구나... 그러나 그 시에 대한 미련이나 동경은 삶의 일상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계속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를(번역시) 놓고 잘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짧은 시는 무조건 외워보기도 한다. 그러다 한 권 두 권 시집을 사다 읽어보기도 한다. 또 세계 명작 시집이 나오면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필사도 해보고 읽기도 하면서 시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지 않는다. 독자의 청춘 시절 경험했던 일들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시란 무엇인가'부터 정리해두어야 할 듯하다. 사전에서 '시(詩)'에 대해 찾아본다. 간단하게 한 줄로 표현한 사전도 있고, 장황하게 시의 형식, 시의 역사까지 늘어놓은 책도 있다. 국어사전에는 대체적으로 "자신의 정신생활이나 자연, 사회의 여러 현상에서 느낀 감동 및 생각을 운율을 지닌 간결한 언어로 나타낸 문학 형태"라고 풀이돼 있다.

 


 

백과사전류에는 장황한 설명이 들어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서겠지만 시의 기원, 형식적 구분(서정·서사·극시), 시의 시대적 구분, 시의 변천 등을 함께 다루어 설명한다. 두산백과는 시대적 분류를 하면서 서양의 시의 변천사를 기술했다. 이에 따르면 서양의 시는 호메로스의 작품이라는 그리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BC 800?)에서 비롯된다. 두 가지가 다 트로이전쟁을 제재로 하여 반전설적인 영웅들의 활약상을 그린 장편시로서 그 후 서양 서사시의 교과서가 되었다.

이 두 서사시로 출발한 그리스 문학은 서사시·서정시· ·산문의 순으로 새로운 문학형식을 완성해 나갔는데 그 서사시 시대는 앞에서 말한 호메로스와, 교훈서사시 《일과 나날》의 작자 헤시오도스에 의해 대표된다. 이어서 BC 7세기에서 BC 6세기에 걸쳐 서정시의 시대가 오는데 사포와 아르카이오스 두 사람의 작품이 두드러진다. 특히 사포는 그리스 최고의 여류시인으로 명성이 높다. 그 후 그리스 문학은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3대비극시인의 등장으로 극(劇)문학은 최전성기를 맞이하지만, BC 4세기의 산문시대 이후 시는 거의 쇠퇴의 길을 걷는다. 그리스의 시에서 배운 로마 시인들 가운데에는 BC 1세기의 철학 시인 루크레티우스와 서정시인 카툴루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3대시인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가 유명하다.

 


 

굳이 백과사전을 들춘 이유는 이 책 『시의 역사』 역시 서양시에 대해 기술하고 있고, 특히 고대시의 기원이나 발전 과정에 대표적 시와 시인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두산백과에는 베르길리우스는 『목가(牧歌)』 『농경가(農耕歌)』 그리고 로마 건국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등 3대 작품을 썼다. 호라티우스는 카툴루스로 시작되는 로마 서정시를 완성시켰으며 오비디우스는 사랑이야기를 꾸미는 데 특출한 재능을 보였다고 기술돼 있다. 이 책에도 앞 부분에 「길가메시 서사시」를 시초로 보고 있다는 부분만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 앞에 붙였다. 독자는 학교 다닐 때 세계 최초의 서사시로 「일리어드」, 「오디세이아」로 배웠지만 이보다 앞서 바빌로니아 문명의 지금 이라크 지역에서 「길가메시 서사시」가 적힌 발굴돼 일부 해석됨으로써 세계 최초 서사시를 「길가메시 서사시」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우리는 왜 시를 읽을까?란 진부하지만 버릴 수 없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영문학의 거장 존 캐리가 주관적인 관점에서 써내려간 시 한 편이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따듯한 위로를 건네줄까?에 대한 답을 대신해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주의 깊게 읽다보면 우리가 '문학의 원형'이라고 하는 고대시가 수천 년이 흘렀는데도 잊히지 않는 시의 생명력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에 대한 해답도 독자들이 건져낼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현재를 사는 우리는 누가 지었는지, 왜 지었는지, 어떤 독자나 청중을 염두에 두고 지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고대의 서사시를 여전히 명작으로 받아들이며 그 의미를 곱씹고, 때론 논쟁의 대상으로 삼는다. 신과 영웅, 괴물, 전쟁, 모험, 종교, 죽음, 사랑, 정치 등 인간의 삶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쓰인 시는 현대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의 관점과 동떨어진 세계를 그리는데도 그 옹골진 파노라마는 쉽게 빛바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시가 갖고 있는 매력이자 신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저자 존 캐리가 고대의 서사시부터 현대시까지 시대별로 두드러진 시인과 그 대표작을 인용, 시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면서 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시 읽기의 즐거움을 전해주고자 한다. 물론 시인이 언어의 우물에서 길어 올리는, 짧지만 의미와 운율이 조화를 이루는 시를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들일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 각자의 주관에 따를 수밖에 없다. 똑같은 시를 읽더라도 선호도가 다르고 미학적 판단에는 옳고 그름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시를 읽는다는 것은 곧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생활에서 놓쳐버린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맞닿아 있다. 그런 시들이 고대부터 중세, 그리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는 수많은 논쟁과 비판, 그리고 해석이 존재한다. 시어 하나에, 또는 시행 하나에 시인은 어떤 의미를 담으려 했는지, 어떤 맥락에서 그 시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대중에게 널리 읽히는 그 시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등 시대에 따라, 지역(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시의 변천사를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정곡을 찌른다. 영시의 시초가 된 장편 서사시를 출발점으로 삼아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대륙의 문예사조에 따른 변화, 근대의 미국 시인들, 동서양의 만남, 세계대전과 국내외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내는 시인들의 삶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술술 풀어낸다. 시의 형식 또한 끊임없이 변화했는데 주로 구술하거나 노래로 전해진 고대에는 특별히 정해진 순서를 따르지 않았지만 이후 두운시, 수수께끼 시, 소네트, 무운시, 대화시 등 다양한 형식이 창안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형식이 어떻게 나타나고 반영되었는지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시라는 프리즘을 통해 투사된 역사의 중요 지점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한 시대를 풍미한 시인의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시대적 요구 사항을 담아냈다. 점토판에 새겨져 보존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인 『길가메시 서사시』는 폭군을 질책하고 경고하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시편들은 후대 시인들에게 극적인 상상력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또한 중세 유럽의 기독교적 신앙이 투영된 시와 찬송가, 서정담시, 그리고 18~19세기를 수놓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들을 거쳐 20세기 초의 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형식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여정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사실 이처럼 광범위한 시의 발자취를, 서로 다른 언어와 주제로 쓰인 시를, 수많은 비평가의 논조까지 받아들이면서 작품 또는 시인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시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써내려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타임스 추천평)

 


 

책에 따르면 시의 역사는 단순히 연대기로 살펴볼 수도 있지만 각각의 주제, 한 시대의 사상적 흐름, 지역 등과 같은 기준으로 읽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모든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과 죽음은 이 책의 출발점인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드러난다. 인간의 본성과 감정에 순순히 따르는 시의 주제는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진다. 그중 사랑은 흔히 이성 또는 동성 간, 신 또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등 여러 형태로 시에서 표현된다. 때로 그것은 명료하고 관능적이고 열정적이다. 불투명하고 슬프고 절망적이기도 하다. 불행한 사랑을 다룬 담시도 있고 찬송가로 불리는 종교적 사랑도 있다. 전쟁 중에는 여성 시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비탄을 시로 썼다. 그토록 많은 사랑시가 한 개인에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어 오늘날까지도 감명 깊은 시로 남아 있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시의 역사는 곧 시인의 역사이다. 따라서 이 책은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한 시인들을 살펴본다. 중세 후반에 위대한 걸작 『신곡』을 쓴 단테, 타국의 문학과 그리스·로마인의 유산을 자신의 시에 녹여낸 『캔터베리 이야기』의 영국 시인 초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로서 후대의 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셰익스피어, 과거의 낡은 틀을 깨뜨리고 새로운 종류의 시를 발명한 미국 시인 휘트먼과 디킨슨, 현실로부터 도피해 예술, 신화,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한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 등이다.

 


 

왕정 시대에서 종교적 가치가 우선된 중세를 지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분야의 대변혁에 호응한, 18~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시인들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다. 17세기 말 영국의 권력 기반이 요동치는 중에 드라이든과 포프는 엄격한 양식의 시를 쓰면서 신고전주의자로 불렸다. 그리고 18~19세기에는 독일과 영국에서 낭만주의적인 경향이 선연했다. 낭만주의를 발명한 괴테에서 하이네, 그리고 릴케가 독일의 시를 주도했고 영국에서는 워즈워스와 콜리지, 키츠, 셸리, 블레이크, 바이런 등이 개성 강한 시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세기 후반에는 보들레르, 말라르메, 랭보 등과 같은 상징주의 시인들이 득세했고 20세기 초에는 엘리엇과 파운드가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 개인에 기반을 둔 모더니즘의 길을 열었다. 또한 미국, 스페인, 칠레,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에서 주목받는 시인들이 등장하고 동양의 시가 영어권에 번역 소개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대다수 시인들의 삶이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알게 된다.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거나 성장배경이 불우했거나 실연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생을 마감한 시인도 있다. 그런 중에도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과 희망을 짧은 시어로 그려내고, 때로는 시대의 부조리와 깊은 고뇌를 오롯이 뿜어냈다. 이 책은 또한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언어의 장벽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려보고자 하는 바람에서, 인용된 시들의 영어 원문을 함께 수록했다. 평소에 시를 읽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흥미로운 교양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20세기는 세계사에서 가장 정치화된 시기였다. 그 시작은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이었고,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가 세워졌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종족 학살을 저지른 파시즘 독재정권이 세계 정복을 목표로 독일에 들어섰으나 1939~1945년의 전쟁에서 패배했다. 전쟁은 유럽의 식민주의 열강의 힘을 약화시켰고, 신흥국가들이 독립을 추구하면서 제국들이 해체되었다. 전 세계의 민족국가 수는 약 50개국에서 200개국으로 늘어났다.(p.476)

 

저자 : 존 캐리(JOHN CAREY)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 비평가, 도서 평론가, 방송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지식의 원전(THE FABER BOOK OF SCIENCE)」, 「역사의 원전(THE FABER BOOK OF REPORTAGE)」 등을 엮었고, 지은 책으로 「필독 실낙원(THE ESSENTIAL PARADISE LOST)」과 「예술의 효용(WHAT GOOD ARE THE ARTS?)」, 존 던과 에밀리 디킨슨 연구서, 윌리엄 골딩의 전기가 있다. 회고록 「뜻밖의 교수(UNEXPECTED PROFESSOR)」는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100명의 시인들(100 POETS)」을 집필했다.

 

역자 : 김선형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르네상스 영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이노센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프랑켄슈타인」, 「시녀 이야기」, 「미 비포 유」, 「수치」, 「도롱뇽과의 전쟁」, 「캐주얼 베이컨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센서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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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푼 영화 - 술맛 나는 영화 이야기
김현우 지음 / 너와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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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도 술깨나 마신 사람 중에 속한다. 예전 이야기다. 지금은 '너무' 많이 마신 탓으로 술이 가져오는 부작용 등에 노출돼 의사로부터 경고를 여려 번 들은 후에야 겨우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 물론 몸이 회복될 때까지지만. 술은 의학적으로 5년 이상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아야 그동안(5년) 술을 끊은 것으로 인정해준다는 말도 들었다. 의사가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위해서 하는 말인 줄 뒤늦게 알았지만. 의학적으로 알코올에 중독될 경우 현재까지의 치료 방법으로는 죽을 때까지 한 잔도 마시면 안 된다고 책에 쓰여 있다. 알코올 중독은 진행성 질병이라 오랫동안 안 마셨다고 해도 '술을 끊었다'고 표현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의학적 용어로는 '중독'이라는 말이 거부감이 있어 '의존'이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영어 표현을 그대로 번역해서 쓴다고도 책에 나와 있었다. '알코올의존증(alcohol dependence)'이라고 한다. 알코올의존증은 개인의 신체적, 사회적 문제를 심각하게 드러내 '공공의 적'이 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백과사전에도 풀이돼 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병적인 음주의 양상을 나타내거나 음주에 의한 사회적 또는 직업적 기능 장애와 더불어 내성(tolerance)이나 음주의 감량·중지에 따라 금단 증상(이탈 증상)이 생기는 현상을 가리킨다. 알코올의존증이라는 병명은 최근에 사용된 용어이며 이전에는 만성알코올중독이라 했다. 그러나 음주를 하는 동안에 일어나는 행동상의 변화는 중독의 개념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는 그 행동상의 변화에 주목하여 알코올병(alcoholism)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의사의 말을 직접 듣지 않아도 알코올의 해악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히 알려져 있다. 독자가 서평에 왜 알코올의존증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한마디로 이 책 『술푼 영화』가 술에 대해 쓰여 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다는 알코올이 이렇게 심각한 질병인데 왜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최근에야 이러한 내용이 알려질 정도로 알코올의 해악을 말하기에는 알코올이 주는 선한 영향력 때문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사실 단순히 술 자체가 좋아 술을 지나치게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술을 좋아하다 보면, 술기운에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 그래서 알코올의존증을 '습관성 질환'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알코올은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위, 간 등 내장기관은 물론 뇌신경에도 공격을 한다. 이 때문에 알코올 중독을 정신과에서 치료하는 것으로 독자는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이 책 속에도 알코올 중독자의 이야기도 나온다.

영화 〈물랑루즈〉에 나오는 압생트는 독자가 마셔보지도,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술이지만 굉장히 관심이 간다. 압생트라는 술은 술병에 압생트 라벨이 붙어 있고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압생트의 원료인 향쑥의 라틴명 압신티움(absinthium)에서 유래했다. 알코올 도수가 높게는 80도나 되는 강력한 독주였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향쑥은 간질과 환각을 일으킨다고 해서 원산지인 프랑스와 스위스에서도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압생트의 위험성은 조연으로 출연한 실존인물인 화가 앙리 드 톨루즈 포트레크의 생애에서 잘 드러난다. 천부적인 예술적 재능과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용기를 가진 똑똑한 남자였지만 로트레크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독자가 알기로는 화가 고흐도 이 술을 함께 즐겨 마셨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김현우는 '영화인'이다. 작가로도 영화제작사의 대표이사와 프로듀서를 겸하고 있다. 저자도 영화 못지 않게 술도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책이 영화 이야기보다는 술 이야기에 치우쳐 있어 하는 말이다. 읽다 보면 '세계의 모든 술'을 설명할 듯하다. 저자는 책에서만큼은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한다. "무언가를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 또는 남보다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전문가스러워지고 싶을 때, 대부분 다양한 방법으로 무언가를 찾아 읽고, 듣고, 스크랩하여 각기 나름대로의 정보를 축적하게 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것’의 이야기는 거의 ‘탄생’이나 ‘기원’부터가 그 시작이다. 그런데 다들 그렇지 않나? 우린 어떻게 태어나서… 이런 부분보다는 ‘그래서 하루아침에 뒤바뀌게 되었단 말이지’… 대충 이런 부분에 주목하게 되지 않느냐는 말이다.

무엇이든 정해진 룰보다는 변주곡이 가능해야만 대중의 흥미 역시 가능하다. 술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술에 관한 어떤 다양한 사실과 재미를 내 안에 쟁여놓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주저 말고 『술푼 영화』를 펴면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술에 대한 배경을 알고 나서 그것을 마셔보는 경험도 덤으로 즐겨보시길." 독자도 한때는 술을 '지나치게' 좋아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흥미를 느낀다. 특히 세상의 모든 술에 대한 설명은 듣고만 있어도 즐겁다. 지금은 아쉽지만 언젠가는 마실 수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술이나 영화에 관한 깊이 있는 전문서적이 아니다. 좋은 영화를 리뷰하거나 강력하게 추천하는 내용도 아니다. 그저,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도 편히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친구 같은 에세이다. 읽다 보니 그 영화가 다시 보고 싶고… 가끔 그랬었지, 라는 추억이란 것도 돋고… 그래서 알고 마시니 그 술맛이 좀 더 좋아지고… 그렇게 쉽고 부담 없이 꺼내 보고 싶은 이야기 한 편씩을 엮었다. 굳이 저자의 말이 아니라도 이 책 전체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잘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와 얽힌 '썸씽 스페셜' 이야기다. 영화 내용과 출연 배우들의 이야기를 거쳐 본 내용에는 이 술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주인공 입에서 엉겹결에 튀어나온 '스페샬'이라는 단어가 연결고리다.

"위스키에도 등급이 있따. 발렌타인 17년산, 로얄살루트 등 숙성 기간 15년 이상의 슈퍼 프리미엄(SP)급, 발렌타인 마스터스, 임페리얼 15년 등 디럭스(D)급, 윈저 12년 등 프리미어(P)급 등으로 구분된다. 이제 더 이상 '스페셜'하지 않은 썸싱스페셜은, 사실 태생부터도 가장 가격대가 낮은 스탠더드(S)급이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된 1991년 당시 썸싱스페셜은 이름 그대로 아주 특별한 술이었다. 광고 카피도 한껏 오만했다. '많은 분들께 제공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술의 팔자가 아닐 수 없다."(P.19)

 


 

저자가 영화인이자 작가란 말대로 그의 영화와 술에 대한 지식은 보통 사람들보다 매우 엄청나다는 사실을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다. 또 영화 속의 술 이야기는 영화를 더 기억하게 또는 필요한 장치로 사용되었을 것이란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저자는 영화 속의 술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이 책도 술 이야기로 집중되는 것 같다. 물론 술을 많이 마시라는 광고 차원의 책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사랑했던 영화 속의 저자가 사랑했던 술 이야기를 덧댄 것으로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기억속에선가, 아니면 책쓰기 때문인지 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 책을 집필한 것처럼 느껴진다.

동서고금의 잘 알려진 영화 속 술 이야기니 대체적으로 영화가 생긴 이후의 술 이야기가 맞다. 술의 무한한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은 그 술을 마셔본 사람도, 마셔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흥미롭다. 몰랐던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으니 호기심 충족과 함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곁들이니 '안주 없이 술 마셔도(읽어도) 좋을(재미있을) 책'이다. 독자는 세상 모든 술을 다 줘도 바꿀 수 없는 술이 있다. 바로 '소주'다. 저자는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여주인공 배우 손예진이 한 잔 '원 샷'을 계기로 술 이야기와 연결한다. 그야말로 '술맛 나게' 만드는 장면이다. 그러나 독자는 우리 술 소주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술 회사 '진로'라는 브랜드이고, 한때 유행했던 CM송이 기억난다. 소주는 당연히 우리 '국민술'이었고 무엇보다 값이 쌌다. 그래서 가벼운 주머니에 알맞은 술이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열중할 때 산업 현장 최일선에서 뛰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는 '위안주' 성격을 띠기도 했다.

 


 

국내에서 양주 수입이 허가되지 않았을 때도 간혹 양주를 시중에서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바로 '진빔'이나 '조니워커'라는 술이었다. 둘 다 위스키 종류였던 것 같다. 이 이야기도 이 책에서 빠지지 않는다.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란 영화를 저자는 가장 섹시한 남녀 배우의 만남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영화 속 인연은 콜롬비아의 어느 술집에서 이루어진다. 임무를 끝낸 킬러 존(브래드 피트)은 바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그런데 혼자 여행하는 외국인 암살자를 쫓는 경찰이 갑자기 들이닥친다. 이번에는 역시 임무를 마친 듯한 여자 킬러 제인(안젤리나 졸리)이 술집으로 들어온다. 두 킬러는 일행인 척하며 위기 상황을 모면한다. 당연히 남녀는 함께 술을 마신다. 영화 속 두 남녀는 결혼도 하고 잘 지내다 서로의 직업을 숨긴 채 6년을 산다. 그러다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가 실패함으로써 알게 된 두 사람의 정체. 그리고 남자를 죽이라는 동료의 조언에 괴로워하는 여자. 제인이 존과의 지난 사랑을 회상하며 마신 술이 바로 '조니워커 레드'다.

저자는 이 술의 원산지와 활약, 현재의 위치까지 모두 좔좔 꿰고 있다. 조니워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운 사람은 존의 아들 알렉산더다. 영국 내수용과 수출용이 각각 다른 이름으로 판매되던 술을 1908년 조니워커로 명명하고 레드 라벨과 블랙 라벨로 분리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애주가라면 조니워커의 상징인 '스트라이딩 맨'을 알 것이다. 만화가 톰 브라운이 그린, 실크해트를 쓰고 지팡이를 든 남자. 그의 모습은 활기차고 미래 지향적인 조니워커의 상징이다. 스트라이딩 맨도 알렉산더가 처음 만들었고 1996년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이 책에는 모두 44개의 영화와 같은 수의 술이 소개된다.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술이 멋진 인테리어로 디자인된 주류상점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한때는 수입금지 품목이었고(산업화 과정에서 사치품으로 분류됨), 지금은 우리가 만들어서 파는 술보다 더 많이 소비될 것이다. 술이 삶의 한 부분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과, 어두운 곳에서 악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는 마시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한자로 술을 표시하는 '酒'는 한자를 풀어보면 '물 수, 닭 유'자다. 닭이 물 마시듯이 조금만 마시라는 의미란다. 독자에게 누군가 술 좌석에서 해준 한마디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술과 어울리되 경쟁하지 마라."

 

저자 : 김현우

 

영화 만드는 사람이면서 글 쓰는 사람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범죄 누아르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시작으로 〈신세계〉, 〈브이아이피〉, 〈시간 위의 집〉, 〈살인소설〉, 〈뷰티풀 데이즈〉, 〈마녀: PART 1. THE SUBVERSION〉, 〈낙원의 밤〉, 〈미드나이트〉 등 많은 한국 영화를 제작한 ㈜페퍼민트앤컴퍼니의 대표이사이자 프로듀서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콘텐츠투자 부문 이사, 산수벤처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이며,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작품인 〈명량〉을 비롯하여 〈국제시장〉, 〈설국열차〉, 〈수상한 그녀〉, 〈괴물〉 등 많은 흥행작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영화 이외에도 공연,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기획, 제작했다. 여성 잡지, 패션 잡지, 스포츠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소프트뱅크미디어에서 발행한 디지털 경제·문화 매거진 ENABLE 편집장으로 2000년대 닷컴 벤처 붐의 중심에 있었다.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첫 직장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글로벌 IT기업의 엔지니어였으나 3개월 만에 사표를 던진 것을 시작으로 10여 차례 취직과 사직을 경험했고, 일찍이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드라마틱하게 살았다. 최애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의 말미에 나오는 ‘꿈꾸지만 말고 행동하라’는 문구를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다. 현재 영화 〈마녀 PART 2. THE OTHER ONE〉이 개봉됐으며, 아울러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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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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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이 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처음 읽지만 줄거리는 알고 있다. 저자도 들어서 알고 있다. 뮤지컬을 봤기 때문이다.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라 감동은 물론 내용을 공감하면서 읽으니 더욱 흥미로웠다. 특히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초의 프랑스가 배경이 되어 독자의 아날로그 감성까지 함께 만족시켜 주는 그야말로 '명작'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책으로 읽는 느낌은 뮤지컬과 다른 감동이 더했다. 독자는 이른바 중년 세대이다. 아날로그 세대인 셈이다.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장르나 시대에 관계 없이 잘 읽지만 이런 고전은 읽을 때마다 감동이 새롭고 더욱 깊어진다.

요즘 소설은 대체적으로 심리스릴러와 SF 문학, 판타지 문학이 대세다. 무척 재미있는 소설도 많지만 독자 세대는 아무래도 아날로그 감성과 지식을 갖고 있어서인지 감동보다는 줄거리의 과학적 지식으로 따라가기도 벅찬 경우가 많다. 과학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라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판타지 문학의 즐거움을 설파하는 작가들도 많이 봐왔다. 맞는 얘기다. 문학 작품의 대부분은 상상력의 산물이지 지식의 산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학적, 디지털 지식이 부족하면 상상력도 그만큼 빈곤해진다는 점을 최근 SF소설이나 심리스릴러를 읽으면서 독자는 절감한다. 그렇다고 『오페라의 유령』 작품이나 당시 배경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는 뜻은 아니다. 감성적으로 잘 동화된다는 의미다.

 


 

가스통 르루가 집필한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연극, 영화 등 여러 장르로 각색되어 극찬을 받았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많은 기록을 세우며 오랜 시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이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 글은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줄거리나 당시 배경이 되는 파리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않다. 이 제목의 뮤지컬은 팬데믹 시기에 주춤했던 공연이 재개되면서 새로 상영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 영화로 나온 것을 방영하는 것 같다. 이에 맞추어 소담출판사가 프랑스어 원서를 직번역한 완역본을 2022년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해본다.

영화는 못 봤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소담출판사의 "정확하고 섬세한 번역으로 프랑스어 원서만의 색깔을 잘 살렸다"는 문장은 '참'이다. 책 수많은 곳에서 '원주'라는 주석을 달아놓은 것은 책으로 읽는 『오페라의 유령』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고 당시 사회 분위기 등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오페라의 유령』은 파리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존재에서 비롯된 시종일관 공포, 불안, 긴장감, 신비, 마법, 의문, 수수께끼 같은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전형적인 추리 소설이자, 순수한 크리스틴을 두고 흉측한 괴물인 에릭과 라울 드 샤니 자작이 사랑을 다투는 흥미진진한 연애 소설이기도 하다.

 


 

이 소설 작품은 「프롤로그」를 통해 저자가 "오페라의 유령은 실제로 존재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믿었던 것처럼 예술가들의 영감이나 극장 감독들의 미신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발레단 아가씨들, 그녀들의 어머니들, 여자 안내원들, 휴대품 보관소 직원들, 극장 수위 아저씨들이 흥분해서 꾸며 낸 하찬은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 오페라의 유령은 살과 뼈를 지닌 살아 있는 존재였다."고 쓰면서 시작한다. 저자 가스통 루르가 왜 소설을 이렇게 시작했을까?에 대답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독자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는 상당 부분을 할애하며 오페라의 유령이 어떻게 존재했으며 왜 오페라의 유령이 소문에 그치지 않고 실재했는지를 먼저 밝히고 있다. "최근에 예술가들의 육성 녹음을 지하에 보관하기 위해 인부들이 곡괭이로 오페라 극장의 지하를 파 들어가다가 시체 한 구를 발견했다. 그런데 그것이 오페라 유령의 시체임을 증명할 수 있는 물증을 곧바로 입수했다. 행정관에게 직접 그 물증을 손으로 만져 보게 했다. 신문에서는 파리 코뮌 시절에 희생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고 떠들지만 나는 그 기사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파리 코민 시절 오페라 극장 지하에서 학살당한 희생자들은 그곳에 매장되지 않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소설은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쓰였다. 저자가 사건의 모든 상황이나 전개, 등장인물의 행동, 일어난 사건 등 소설 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전지적 시점이다. 화자 역시 작가가 직접 나서는 2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이루어진다. 어쩌면 소문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썼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확인시켜 주는 장치인 듯하다. 소설은 오페라 극장에서 해골 같은 얼굴에 장의사처럼 까만 옷을 입은 유령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속속 전해지면서 극장은 술렁이는 장면부터 전개된다. 그날 공연에선 몸이 불편한 오페라 배우 카를로타를 대신해 크리스틴이 마르그리트 역을 맡아 열창하며 찬란한 영예와 명성을 얻는다. 크리스틴의 오랜 친구인 라울은 공연을 보고 그녀에 대한 사랑이 샘솟는다. 라울은 크리스틴을 찾아가지만, 그녀는 라울을 모르는 척한다. 라울은 크리스틴과 대화하는 ‘어떤 남자의 목소리’를 엿듣고 질투심에 타오른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의 두 감독에게 편지를 보내 크리스틴에게 마르그리트 역을 맡기라고 하지만 거절당한다. 카를로타 또한 노래를 부르지 말라는 경고장을 받지만 무시한다. 그러자 카를로타는 공연 도중 끔찍한 두꺼비 소리를 내게 된다. 관객들은 경악과 공포에 휩싸인다. 카를로타가 다시 노래를 시작하자 거대한 샹들리에가 떨어지면서 한 여자가 사망하고 많은 사람이 부상을 당한다.

 


 

두꺼비 사건 후 크리스틴은 극장에서 사라지고 라울은 질투에 휩싸인다. 이윽고 화려하게 무대에 복귀한 크리스틴은 라울에게 비밀 약혼을 제안한다. 크리스틴은 라울에게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오페라의 유령’인 에릭이라는 것을 말해 주며 자신을 데리고 도망쳐 달라고 부탁한다. 그녀는 에릭에게 마지막 노래를 들려준 후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크리스틴이 혼신을 다해 노래하는 순간 극장은 어둠 속에 잠기고 크리스틴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추리소설의 성격을 띠는 호기심, 긴장감, 박진감, 치밀한 구성 등 추리소설의 진수를 보여 주는 이 작품이 지금까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그 안에 의심, 증오, 질투, 연민, 사랑, 희생, 화해 등 인생의 본질적인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오페라 극장과 눈부신 상류층 인사들의 세계에 숨어든 어두운 지하 속 흉측한 괴물 에릭은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불리며 오페라 극장에 큰 공포를 안긴다. 오페라 극장에 음습하게 퍼져 있는 괴물의 통치는, 독자들이 작품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느끼도록 하는 요소이다. 시종일관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발생하며 오페라 극장에 뻗은 괴물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인간 족속’에게 외면을 당해 그들을 날려 버릴 계획을 세운 괴물의 모습과 그런 괴물의 계획을 알지 못한 채 호화로운 지상 세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서로 대비되면서 그 간극이 극명하게 와닿는다. 지하 세계의 흉측한 괴물을 피해 극장의 옥상으로 올라가는 크리스틴과 라울의 상황을 통해 대비가 더욱 뚜렷하게 느껴진다. 눈부시게 찬란한 지상 세계와 어둡고 공포스러운 지하 세계의 대비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이면을 대변하는 듯하다.

 


 

괴물 에릭에 작가가 공을 들인 표현이 역력하다. 루앙 근교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석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에릭은 끔찍한 괴물이다. 부친은 앋르의 얼굴을 거들떠보지 않았고, 어머니는 아들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제일 먼저 가면을 선물을 주었을 정도다. 해골 같은 얼굴, 눈동자 없이 휑하니 뚫린 두 눈, 코, 입, 이 네 개의 까만 구멍에서 뿜어 나오는 분노와 광기, 밤에만 이글거리는 눈빛, 입술 없는 입, 죽은 살, 앙상하고 축축한 손에서 나는 축음의 냄새, 시체 안치소처럼 불길하고 음산한 그의 거처, 침실로 이용하는 관, 심지어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괴물인 에릭은 살아 움직이는 시체에 불과하다.

요즘 한때 유행하던 '좀비'의 모습에 얼굴은 썩어 들어가는 해골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작중에서 크리스틴이 이름을 묻자 에릭은 자신에게는 이름도 국적도 없으며 에릭이라는 이름도 우연히 붙이게 된 것이라고 대답한다. 에릭은 부모, 가족,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에릭은 인간에 대한 어떤 의무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어떤 범행을 저질러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은 부재하고 증오심으로 타오른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물신 숭배에 빠진 괴물이 아니다. 신의 피조물 중 가장 완벽하고 가장 아름다운 제 1천사였던 루시퍼가 신에게 도전하다가 지옥의 왕으로 전락한 악마처럼 초인적인 재능을 소유한 괴물이다. "에린이 비길 데 없는 훌륭한 음악가라는 사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호수의 거처에서 「의기양양한 돈 주앙」이라는 그 유명한 악보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단정할 수 있겠는가?-원주"(p.537)

 


 

에릭은 오페라 극장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고 악마처럼 지배한다. 에릭은 오페라 극장의 설계자인 필리프 가르나에의 수석 석공 중의 한 명이었다. 1870년 보불 전쟁, 같은 해의 파리 공략 그리고 1871년 파리 혁명 정부 구성으로 공식적으로 중단된 동안에도 혼자서 은밀히 가장 조용한 자신의 거처를 만든다. 에릭의 꿈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 일상의 행복과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을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보통 창문과 문이 달린 조용한 집에서 정숙한 여자와 함께 살고 일요일마다 사랑하는 여인과 산책을 하고 싶은 것이다.(p.549)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 :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

『오페라의 유령』으로 널리 알려진 가스통 르루는 기자 출신답게 간결하고 명쾌하며 박진감 넘치는 기사체로 치밀하고 정교하게 작품을 구성하는 프랑스 최고 추리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며 시나리오 작가이다. 가스통은 1868년 1868년 5월 6일 파리의 포부르 생 마르탱 거리 66번지에서 태어난다. 작품으로는 『오페라의 유령』, 『노란 방의 비밀』, 『감자튀김 장수』, 『보물 추적자』, 『하얀 러시아의 단말마』 등이 있다. 1902년 1월, 가스통은 탁월한 편집 능력과 여러 신문사의 기자로서 뛰어난 공로를 인정받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1910년 2월에 출간된 『오페라의 유령』은 가스통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나중에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각색되어 재생산되고 더욱 유명해진다. 영국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10월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여러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1925년 유니버설사에서 최초로 흑백 무성 영화로 제작하였고, 1963년 영국의 해머 스튜디오에서 다시 만들었으며, 1987년에는 에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역자 : 이원복

원광대학교 불어불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불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프랑슈콩테 대학교에서 미셸 투르니에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광대학교 유럽문화학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주요 번역서로는 『오페라의 유령』, 『일곱 가지 이야기』, 『좁은문』, 『환상여행』, 『마왕과 황금별』,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 『샘과 덤불』, 『로빈슨과 방드르디』, 『렐리아』, 『메테오르1, 2』, 『지독한 사랑』, 『바틀로 신부의 교육 사상』, 『폴린 총장의 생애』, 『비잔틴 살인사건』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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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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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안나라수마나라』는 3권으로 이루어진 하일권 작가의 웹툰이다. 이 책은 이 가운데 1권으로 주인공 윤아이는 부모와 멀리 떨어진 채 어린 여동생 유이와 어렵게 살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아버지는 빚쟁이를 피해 도망다니고 있고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부모를 대신해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생계를 꾸리고 있다. 빚쟁이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 아버지와는 거의 연락이 닿지 않은 상태이다. 전교 상위권 성적으로 알 수 있듯이 머리가 좋고, 청순한 외모를 가졌으며, 착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를 원망하기보다는 이해하려 할 정도로 품성도 착하고 곱다.

하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구멍난 스타킹을 버리지 못하고 신고 다닐 수 밖에 없고, 점심 시간에는 수돗물로 주린 배를 채울 수 밖에 없다. 옛날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후 위인전 등에 자주 나오는 입지전적 인물의 위인전에 자주 나오는 모습이다. 웹툰 속 다른 등장인물은 100% 흑백인데, 윤아이만 홀로 입술이 붉은 빚을 띄고 있다. 겨울에는 머리를 풀고 다니지만, 여름에는 머리를 묶고 다닌다. 작가의 의도로 보인다.

 


 

그러던 중 윤아이는 마술사 'ㄹ'을 만나게 된다. 만원 한장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바람에 돈이 날아가면서 이를 쫒아가다 우연히 폐쇄된 놀이공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때 'ㄹ'이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라고 묻자, 윤아이는 "아니"라고 답한다.

다음날 윤아이의 스타킹 구멍을 보면서 반 친구들이 윤아이의 가난을 슬슬 눈치채기 시작한다. 학교를 마치고 윤아이는 마술사 'ㄹ'에게 어제 미처 받지 못한 만원을 받기 위해 놀이공원에 찾아간다. 빛바랜 놀이동산을 보면서 잠시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감상에 빠진 순간 'ㄹ'이 나타난다. 'ㄹ'은 윤아이의 구멍난 스타킹을 아름다운 물방울 무늬의 스타킹이라고 달리 말하면서 예쁘다고 말해준다. 돈 만원도 추가로 얹어 준다. 하지만 윤아이는 철없어 보이는 'ㄹ'의 모습을 보면서, 도피생활 중인 아버지의 모습을 겹쳐본다. 이제 반 친구들은 윤아이의 가난을 알게 되었고, 비웃음을 당하게 된다.

 


 

그 와중에 아르바이트하던 햄버거 사장에게 성희롱을 당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때 'ㄹ'이 나타나 구해준다. 일등이와는 짝꿍이다. 서로 전교 1등과 전교 2등을 다투는 상황. 이런 상황이면 라이벌 의식을 가질 법한데, 윤아이는 가난과 싸우느라 그럴 겨를이 없다. 부러울 것 없는 가정환경에서 성장하는 나일등을 보면서 그를 부러워한다. 한편 그와 결혼하면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한다. 어느 날, 일이 터지게 된다.

일등이가 뜬금없이 사귀자고 고백을 한 것이다. 윤아이는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 완곡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일등이는 담담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크게 충격을 받는다. 그렇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일등이는 윤아이가 'ㄹ'과 부적절한 관계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윤아이에게 돈을 건네며 수학시험 성적조작을 제안할 정도로 흑화하게 된다. 그러나 일등이가 윤아이를 뒤를 쫓아가는 과정에서 우연히 천막 안에 들어가 마법사를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되며 마법사를 믿게 되자 다시금 원만한 관계로 되돌아온다.

 


 

그 이후 일등이와 함께 등 다양한 사건을 경험하면서, 힘든 현실에 눌려 잊고 있었던 동심을 기억하게 되고, 차츰 삶의 위안을 얻기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 사건 이후 진심으로 'ㄹ'이 진짜마술사라고 믿게 된다. 연재 웹툰 마지막 화인 27화의 후일담에서는 법대에 진학하여 대학교 3학년이 되었다고 한다. 윤아이와 전화를 주고 받는 걸 보면 여전히 교제 중인 듯. 길을 가던 중 사탕을 떨어뜨린 아이를 보고 마술을 보여주며 사탕을 돌려준다. 드라마에 따르면 마지막화인 27화의 후일담에서는 대학교 3학년이 되어,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레스토랑에서 마술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버지는 더 이상 도망다니지 않고 지방에서 직장을 얻는 등 어느 정도 어른이 된다.

이 책 주요 등장인물은 남녀 두 주인공 이외에 'ㄹ'로 불리는 마술사가 있다. 지금은 자산이 진짜 마술사라고 주장하며, 아무도 가지 않는 오래되고 허름한 유원지에서 사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마술을 믿는다고 한 사람에게는 마술을 보여 준다. 윤아이나 나일등에게 현실을 잊게 해주는 마술들을 보여주어 심경의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ㄹ'이라는 가명을 쓰고 있으며 철저히 현실에서 동떨어진 듯한 행동을 하지만, 마술을 믿는다고 한 윤아이에게 호감을 느꼈는지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준다. 반려동물이자 파트너로 '김미녀'라는 앵무새를 키웠다.

 

<사진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인용함. 출처 : 위키백과>

 

작가 하일권은 「작가의 말」을 통해 "'안나라수마나라'를 처음 기획하게 된 계기는 몇 년 전 겨울, 〈태양의 서커스〉를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분명 추운 겨울날의 서울이었는데, 그 서커스 천막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현실과는 완전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가 펼쳐졌고, 저는 그때의 두근거렸던 느낌을 만화로 옮겨보고 싶었습니다. '마술'이라는 소재에 살을 붙여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 '마술'의 속성을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두었습니다. 그렇게 '안나라수마나라'가 만들어졌습니다."고 회고한다. 이 웹툰은 넷플릭스 드라마와 연극으로 제작돼 소개됐다.

연극은 2014년 5월 2일부터 2022년 3월 28일까지 대학로 위로홀과 업스테이지에서 무대 공연을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는 힘겹게 살아가는 여고생이 비밀스러운 마술사를 만나게 되면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그린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로, 신체적 폭력이 등장하나 간접적으로 표현되었으나 빈도가 낮으며, 욕설, 비속어가 있으나 경미한 수준으로 판단된 정도. 긴장감을 주는 공포 요소도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주제,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항목이 경미하고 간결하게 표현되어 있어 12세 이상의 청소년이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수용 가능하므로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저자·그림 : 하일권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졸업. 2006년 PARAN.COM에 『삼봉이발소』 연재로 폭발적 화제를 모으며 만화계에 데뷔해, 2008 대한민국 만화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총 조회수 1천만 회에 달하는 많은 사랑을 받은 『삼봉이발소』는 대학생다운 순수함과 대작가의 노련함이 조화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 외 작품으로 『보스의 순정』, 『3단합체 김창남』, 『두근두근 두근거려』, 『육식공주 예그리나』 등이 있다.

소담출판사 측은 이 책 소개글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삼봉이발소』, 『두근두근 두근거려』 작가 하일권 웹툰 『안나라수마나라』 제1권. 너무도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윤아이, 오직 성공한 삶을 위해 악착같이 1등을 유지하는 소년 나일등,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로 남고 싶어 하는 철없는 마술사의 마술 같은 성장 스토리를 담은 만화다. 사회에서 말하는 진짜 어른, 좋은 어른, 멋진 어른을 꿈꾸는 아이들, 그러나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며 성장에 관한 실마리를 풀어간다. 꿈만 꾸면서 살아가기엔 너무 힘든 세상, 학창 시절에 한 번쯤 느꼈을 법한 감정과 고민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도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해 작품의 묘미를 더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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