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처음 만나는 세계 - 메타버스, 블록체인, 암호화폐로 펼쳐지는 새로운 예술의 장 서울대학교미술관×시공아트 현대 미술 ing 시리즈 1
심상용 외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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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NFT, 처음 만나는 세계』는 이렇게 시작한다. "2021년 3월 11일에 크리스티 뉴욕 지사에서 있었던 한 경매 건으로 NFT 미술은 일거에 미술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소설처럼 이 글을 시작하는 데는 저자로서는 다른 이유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 사건이 매우 극적이고, NFT 미술의 시작점이었기 때문일 거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날 '비플'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크립토 작가 자이크 윈켈만의 JPG 파일 하나가 유서 깊은 미술픔 경매사의 경매에서 6,930만 달러에 낙찰된다. 이 '사건'으로 1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에 NFT 미술은 미술계의 이슈들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존재로 부상했다. NFT는 어떤 스타일이나 장르와 무관한, 디지털 소스를 암호화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다시 말해 이론 인해 디지털 이미지의 '소유권' 등록과 '거래 가능성'이 가능하게 된다는 기술의 약호일 뿐이다.

따라서 NFT 미술은 온라인상에서의 거래 형태에 관한 기술일 뿐, 그 밖의 다른 무엇이 아니다고 이 책의 저자 심상용(서울대학교 미술관 관장)은 말한다. 사실 NFT는 매일 기술 혁신을 거듭하는 오늘날에 놀랍지 않다. NFT 미술이라는, 불완전한 개념이 이토록 커다란 스캔들이 되는 이유를 NFT 자체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책의 공동저자들은 입을 모은다.(이 책은 심상용, 디사이퍼, 캐슬린 김, 이민하, 김성혜, 정현 등 6명의 공동저작이다) 이들 저자는 비플의 경매건과 마찬가지로 뇌관은 맹렬한 자본의 쇄도와 시장 논리에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NFT 미술이 예술의 풍경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은 상당히 일리 있는 리포트다.

 


 

이 책의 「프롤로그」 집필자 심상용은 용어부터 낯선 NFT의 기술적 이해, 이것이 미술(예술)에 접목되면서 비롯된 현상들의 짧은 역사,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성찰이 이 책의 주된 요소임을 강조한다. 이에 따르면 "오늘날 예술에서는 믿음을 갖는 것 이상으로 의구심을 발동시키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NFT 미술은 정말 새로운 기회이고 가능성일까? 그것의 행보는 문명의 긍정적인 진화를 허용하는 쪽일까? 오히려 욕망으로 취급되어야 더욱 맞아떨어지는 주제는 아닐까? 이 작은 책에서 너무 멀리 나아갈 필요는 없겠지만 하나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

두뇌의 강력한 알고리즘의 한 형태인 '편 가르기'다. 인간인 우리 모두는(내용과 무관하게) 자신의 편으로 정의된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고,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착착하는 강력한 경향을 지닌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관점을 선택하는 저차 자체가 그것을 통해 추출된 관점이나 입장보다 더욱 질문들이 시작되어야 할 진정한 지점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어 NFT(NON-FUNGIBLE TOKEN)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간단명료한 뜻을 제외한 활동 영역, 가치, 효과 등이 정해지지 않아서 독자들의 요구와 희망에 답하는 입장에서 이 책이 쓰였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이 책은 NFT가 강력한 힘을 뻗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예술계에서 그것의 영향력과 논쟁을 다룬다. 모든 의문과 의혹에 관한 완전한 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NFT의 정의, 기술적 이해, 그리고 NFT 미술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성찰까지 담아낸 정수와 같은 책이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6명의 공동 저작이다. 책의 구성은 6개의 장(章)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NFT와 현대 미술」, 2장 「역사와 현장: NFT 미술의 출발부터 현재까지」, 3장 「NFT 미술과 문화 민주주의: 기회의 확장과 새로운 관계 모색」, 4장 「NFT 미술의 시장 가치」, 5장 「예술, 기술, 존재: NFT 미술에 대한 미학적 사유」, 6장 「NFT, 기게스의 반지」로 각각 이루어져 있다. 제목만 나열해서는 얼핏 NFT의 모든 것이 담겨 있을 것 같지만, 저자들의 말처럼 NFT 미술의 옳고 그름에 대한 글이 아니고, NFT 이미 시작된 NFT 미술의 올바른 방향을 함께 탐색하는 차원에서 NFT 미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전망 등을 위주로 기술되어 있다. 물론 저자들이 대부분 '예술', '미술'에 관여한 분들이라 미술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각각의 견해를 충분히 감안한다면 논의에 참여할 충분한 능력을 갖춘 분들로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도 않은 NFT 미술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NFT 미술의 정체성 파악과 흐름, 예술 특히 미술에서의 NFT 시장의 활동 등을 충분히 의견을 낼 분들이라는 생각에서다. 저자들의 훌륭한 저자들에게 NFT 미술을 알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무척 감사한 마음과 앞으로 더 열정적 활동을 기대한다는 점을 독자로서 전하고 싶다. 저자들의 자신의 의견을 가능한 자제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NFT 미술도 예술의 한 부분으로 정착됐기 때문에 예술의 색채를 분명히 할 수 있는 분야로 진행되고 발전하기를 희망하는 의견들은 언뜻 언뜻 비친다. 그 점이 오히려 NFT 문외한인 독자로서는 더욱 반갑다. 예술의 기본적 정신에 벗어나, 과학이나 그를 이용한 예술품의 가치를 가격으로 환산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 예술인으로서의 긍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1장 「NFT와 현대 미술」은 예술과 기술, 특히 현대 미술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디사이퍼)*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미술의 창작과 소비의 공간은 변해 왔다. 동굴 벽에서부터 종이와 캔버스로 진화해 왔고, 오늘날에는 디지털 공간으로까지 확장 중이다. 한편, 파일의 위조와 변조나 복제가 쉬운 디지털 공간으로의 확장은 창작과 그 가치에 초점을 맞춘 미술 시장의 온전한 환영을 받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NFT는 미술품의 창작과 소비, 두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상의 콘텐츠가 갖는 한계점을 분명히 해결해 준다. 창작 측면에서 예술가는 NFT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증명할 수 있다. 소비 측면에서 예술가는 다른 플랫폼이나 제3자의 개입 없이 작품을 직접 거래하여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보상을 오롯이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는 본인의 작품 소유권을 인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관점에서 NFT와 블록체인의 연관성을 설명한다. 블록체인상에서 발행된 암호 화폐가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서,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투자 상품, 투기, 코인, 변동성 같은 키워드와 연관하여 생각하는 듯하다고 밝힌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읽거나 쓰기만 할 수 있는 쓰기 전용(append-only) 구조의 데이터베이스와 비슷하다.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위조와 변조를 방지할 수 있어 디지털 자산을 구현하고 거래하기에 적합한 플랫폼이라 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블록체인의 순기능인 위변조 불가능을 적용한다면 미술품 경매나 거장들의 그림 경매 등 위변조 가능을 사전에 완전 차단할 수 있다. NFT는 메타버스 가상 공간과 연결해 활용한다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활용 가능한 재화가 되며, 이러한 재화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NFT라고 한다.

 


 

3장 「NFT 미술과 문화 민주주의: 기회의 확장과 새로운 관계 모색」에서는 신기술이 갖고 있는 다양성과 개방성이 미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미치는 영향력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예술의 본질 중 하나인 미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여러 갈래의 서로 다른 해석을 해 볼 수 있다. 비록 오늘날의 미술이 과거처럼 단편적인 미의 추구를 넘어, 보다 열린 방식으로 확장된 개념을 갖게 되었지만, 기술 환경의 변화로 이루어진 새로운 예술 창작과 향유의 맥락에서 미술품의 미적인 가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다.

NFT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선 단어였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반인들에게는 아직까지 비트코인을 만드는 기술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블록체인은 앞으로 금융, 의료, 유통 등 각 산업 분야의 전통적인 체계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동력을 지닌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디지털 원본 증명서'다. 작품 거래 기록 등 작품에 관한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여 만든다. NFT 미술품 거래라고 하면 작품 실물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품의 증명서 역할을 하는 디지털 파일을 사고파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독자는 하나의 의문을 갖는다. 아날로그 인식에서 못 벗어났지만 소유도, 감상을 위한 것도 아닌 미술품의 가격이 그렇게 높이 올라가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그것의 활용도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디지털 환경을 더 이해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아득한 느낌도 있다.

 


 

이 장에서 독자의 의문이 풀리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른 예술 장르와 비교해 볼 때 미술은 상대적으로 관객과의 거리가 먼 장르로 알려져 왔다. 전통적으로 미술의 존재 이유와 목표는 정치적·사회적 기능과는 분리되어 미술만의 순수성과 자율성을 추구하는 데 있었다. 미술관은 오랜 시간 동안 '화이트 큐브(whate cube)'라 불리며, 세속과는 분리된 일종의 성전과 같은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예술품에 신성성을 부여하고 일반 대중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미술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미술품의 소유와 거래는 일부 계층에 의한 독과점으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간 미술 시장의 구조가 고가의 미술품과 유명 작가에 집중된 형태로 유지되다 보니 소수의 컬렉터나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일반 대중의 유입을 통한 새로운 감상층과 컬렉터층이 생겨날 가능성을 애초에 배제하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 등장한 '암호와 수집품'이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말 그대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암호화된 디지털 자산인 NFT를 수집하는 것이다. NFT 미술품 경매의 경우 하나의 미술품을 여러 개의 NFT로 분산하여 판매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미수계에서 암호화 수집품의 확산에 기여했다. 이렇게 미술 작품의 지분을 분산하여 소유하는 것은 이전의 미술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방식이다. 일반 대중에게는 높게 여겨졌던 미술품 수집의 장벽을 허무는 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로써 NFT의 등장은 미술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공동 소유와 분산 판매의 개념을 만들어 내며 많은 사람들이 미술 향유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NFT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미술계에서는 1년여의 짧은 기간의 이력을 갖고 있다. 장점은 대체 불가 토큰은 파일의 위변조나 복제가 쉬운 디지털 공간의 맹점이었던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면서 디지털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소스를 자산화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라는 점을 인식한 것은 아날로그 세대인 독자에게는 큰 기쁨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의 가격이 45파운드에서 4억5,000만 달러로 치솟는 동안, 적어도 서구의 선진국들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설파하고자 했던 것들인 사랑, 희생, 영혼의 밝음으로서의 은총, 그리고 성 토마스 아퀴나스가 『신학대전』에서 방점을 찍고자 했던 예수의 '신성한 선량함에 동참할 수 있는 본성'은 그 가격 상승과 거의 정확하게 반비례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져 왔다. 2021년 루이스(크립토 작가)가 NFT로 만들면서 〈살바토르 문디〉는 다시금 세간의 화제로 부상했다. 루이스는 그리스도가 그것의 구원을 위해 희생양을 자처한 행성을 달러 뭉치로 대체하고, 작품의 제목을 〈살바토르 메타버시〉로 바꿔 달았다. 오늘날 만연한 신성 모독의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풍자였다.

저자가 마지막에 쓴 에필로그 「신과 기술이 뿌리 깊은 예술과 동거할 때 제기되는 것들」에서 "NFT 미술이 제도화된 글로벌 미술 체계의 고착된 문제들을 극복하고, 다양성과 기회 균등 같은 민주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늘 기대해 왔던 바다. 비록 늘 실패를 거듭했던 요구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기술이란 제아무리 삶의 편의를 제공한다고 해도 자체로는 덧없는 인생의 재편에 불과하다. 익숙한 귀결이다. 예술은 덧없음, 죽음에 대한 저항이다. 기술은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드는 과학의 열매인 반면에 예술은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명제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한다. 현재 미술의 위치, NFT 미술의 제기, 장단점, 예술계의 반응 등을 한데 묶어 표현한 말로 독자는 공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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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보는 르네상스 미술
노성두 지음 / 스푼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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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미술사가 에른스트 곰브리치(Ernst H.J.Gombrich)는 1950년 출판한 저서 『서양미술사(the story of art)』에서 "사실상 미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술이라는 단어는 시대나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곰브리치는 모든 미술 작품은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미술가는 작품을 통해 시대가 부여하는 목적의식을 표현한다고 믿었다. 개별작품 해설에 치우치거나, 통시적 사실 나열에 그쳤던 미술사는 곰브리치에 의해 '역사성'을 획득했다. 이 책은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미술 입문서로 자리잡았으며, 세계 32개국 언어로 번역돼 600만부나 팔렸다. 또 H.W 젠슨의 동명의 저작도 전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리며 곰브리치의 저작과 함께 현대 미술학계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다.

두 책은 서양미술사의 시대 구분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고 한다. 두 책을 인용했던 책을 읽은 독자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연대순 시대 구분은 고대 미노아-미케네-그리스-에투루리아-로마-중세-로마네스크-고딕-비잔틴-르네상스-바로크-로코코-고전주의-낭만주의-인상주의-표현주의-20세기 미술로 흘러왔다. 이후 서양미술사는 시대별 구분을 할 때는 대체로 이 연대순의 시대별 구분을 따른다고 한다. 우리가 초·중·고등학교에서 배우던 미술교과서도 이 구분에 따라 기술한다. 이 가운데 중세와 르네상스, 근대 미술이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지고, 사실적으로 작품 수도 가장 많다고 한다. 독자도 학교 다닐 때 화가나 작품 수가 많은 데다 영어 표기와 원어 발음이 달라 혼동되고 암기는 암기는 더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 『단숨에 보는 르네상스 미술』은 르네상스 미술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르네상스(Renaissance)란 14∼16세기에 서유럽 문명사에 나타난 문화운동을 지칭하는 것으로 중세와 근대로 혁명적 역할을 하고 있다. 미술사뿐만 아니라 역사, 음악사 등 서양의 역사 관련 책은 모두 이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르네상스는 학문 또는 예술의 재생·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어의 renaissance, 이탈리아어의 rina scenza, rinascimento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고대의 그리스·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새 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운동으로, 그 범위는 사상·문학·미술·건축 등 다방면에 걸친 것이었다.

5세기 로마 제국의 몰락과 함께 중세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그때부터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야만시대, 인간성이 말살된 시대로 파악하고 고대의 부흥을 통하여 이 야만시대를 극복하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의 모든 것을 명쾌하게 해설해준다. 하지만 문제집 요약본처럼 작가의 특징과 작품 해석과 포인트를 짚어 주지는 않는다. 당시의 사회가 어떠했는지, 작가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작품의 디테일은 어떠한지 설명하면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제공하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예술 작품을 독창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초에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썼다는 말이다. 그러나 독자가 볼 때는 굉장히 밀도 있고 차분하게 글을 전개시켜 한 번 읽음으로써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쓰인 것으로 보인다. 독자도 배움의 자세로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독자가 앞서 언급한 '서양미술사' 책이 아니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의 성격 규정과 역할, 어떤 작품이 어떤 의미로 창작됐으며 화가와 작품 중심의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더불어 아름다운 비유를 통한 작품의 묘사는 한층 몰입도 있게 르네상스 시대에 빠져들게 하고, 풍부한 시각 자료를 통해 더 깊은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예술이 꽃피운 르네상스 시대를 이해한다면 독자들에게는 소장 가치도 큰 귀중한 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저자 노성두는 중세와 르네상스의 차이점을 부각시킨다.

이는 르네상스는 중세 암흑기(신[神] 중심)에서 그리스로마 문화의 부흥이 예술의 부흥 운동이라는 점에서 르네상스는 인간 중심의 인문주의, 휴머니즘 등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르네상스 기(期)에는 거의 모든 미술과 음악, 역사, 사상 등의 가치관이 바뀌어 간다. 그러나 르네상스가 유럽 전체가 통일된 양식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알프스슬 경계로 북쪽과 남쪽 지역은 양식이 발현된 시기와 성격에 차이가 있어서,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 운동이 북유럽으로 전파되기까지 거의 100년이 걸렸다. 북유럽에서는 고딕 양식의 극복, 이탈리아에서는 비잔티움 양식의 극복을 통해 르네상스 미술이 자신의 지위를 확보했다는 사실도 서로 다른 점이다. 이에 따라 르네상스 미술은 고딕과 비잔티움 미술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해결을 제시한 셈이라도 저자는 말한다.

 


 

책에 따르면 예술에는 그 시대의 모든 것이 농축되어 있다. 뛰어나든 그렇지 않든, 예술 작품을 보면 그 시대의 특징과 문화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다. 또한 예술은 이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분야이다. 작가의 구상이나 창작욕을 감성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지식과 기술은 이성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술을 공부하는 것은 전인적인 인간이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기나긴 미술의 역사에서 르네상스가 차지하는 위상은 특별하다. 그것은 르네상스가 암흑기라고 불리는 중세 시대를 극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 중심의 사상에서 출발한 르네상스 미술은 거룩하고 신성한 신의 모습이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고민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모델북이 아닌 실물 모델을 보고 그리는 사생 미술과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원근법을 발명하고 인체 비례를 재발견하기도 했다. 르네상스는 과거를 계승하면서도 창의적인 시도가 끊이지 않던 혁신의 시대였다. 그러나 저자는 중세 미술을 일방적으로 매도하지는 않는다. 중세 시대는 성직자를 제외하고는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아주 적었다고 한다. 라틴어로 계약서나 공정 증서를 작성하는 상인 계급은 중세 말기에나 등장한다는 것을 그 증거로 삼는다. 서기 600년께 교황 그레고리오 1세의 시기에 글을 배우는 것은 아주 특수한 경우였다. 심지어 카룰루스 왕조를 세운 샤를마뉴 대제도 까막눈이었다고 한다. 그런 시기에 교황이 권장한 종교 미술은 성서의 말씀을 가르치기에 가장 적합한 도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르네상스, 즉 인문주의 운동은 고대 문헌의 발굴과 연구로부터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르네상스를 처음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시인 페트라르카는 알프스 골짜기를 뒤지면서, 수도원 지하의 먼지 쌓인 고문서들을 뒤적이며 고대 로마 시대의 흩어진 단편들을 모았다. 여기서 역사상 처음으로 옛 문헌을 고증하여 이를 비평하고 해석하는 학문인 '비교 문헌학'의 체계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라르카는 알프스 몽방투 위에 오른 다음 기록을 남겼는데, 그 기록은 시대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하늘과 대지와 바다가 굽어보이는 몽방투 꼭대기에서 불현듯 품속에 간직했던 책을 꺼내 손 가는 대로 펼쳤는데, 이런 구절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인간들은 높은 산, 바다의 드센 파도, 유장히 흐르는 강물, 대야의 순환과 별들의 공전에 대해서는 감탄하면서 정작 자신의 내면은 들여다볼 줄 모른다."

페트라르카가 꺼내 든 책은 초대 교회가 낳은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이었다. 이 책에는 인간의 내면 가장 깊은 곳을 들여다봄으로써 창조주의 신비와 만날 수 있다는 가르침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900년이 지난 페트라르카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인간이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자연의 도전에 맞서며 자신의 사유를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중세라면 마땅히 신에 대한 도전이자 불신으로 해석될 일이다.

 


 

페트라르카가 연인 라우라에게 바친 소네트 77번은 연인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폴리클레이토스, 그리고 빼어난 명성을 떨친 숱한 예술가들이 / 목을 빼고 수천 년을 찾아본들 / 내 심장 정복한 그녀의아름다움에 비기면 터럭만큼도 미치지 못하리."

저자는 이 시를 "페트라르카는 폴리클레이토스를 들먹이며 그런 거장조차도 상상하지 못할 아름다움을 라우라가 가졌다고 뽐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폴리클레이토스는 고대 그리스의 조형적 아름다움의 기준을 세운 기원전 5세기의 조각가이다. 저자는 "성서의 예언자들과 제자들, 천사들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고전 문학과 고대 신화의 주인공들, 그리고 고대 미술의 거장들이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렇게 태동된 르네상스는 미술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찾아온다. 이 특별한 변화를 8가지로 여기에 적는다.

① 사생 미술

② 금색의 제한적 사용

③ 원근법의 발명

④ 고대 인체 비례의 재발견

⑤ 고대 건축의 재발견

⑥ 고대 미술의 소재들

⑦ 고대 예술가들의 일화 소재

⑧ 동시대 예술가들의 공모 경쟁

 


 

저자는 르네상스의 특징으로 꼽은 '8가지의 변화' 외에도 르네상스 시대에 3대 거장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및 천재 건축가 브루넬레스키에 대해 각 장(章)으로 나누어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특히 유럽의 건축물에서 흔히 보는 '돔'의 형태가 브루넬레스키의 디자인이라고 해서 독자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고대에나 중세에 돔 지붕이 없었나?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저자의 설명에 새로운 건축기술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당시 건축술로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돔 지붕을 브루넬레스키가 완성시킨 사실은 처음 배웠다. 이와 함께 메디치가(家)에 대한 설명도 매우 흥미로웠다. 르네상스 미술의 대표적인 후원 가문이라고 들었고, 지금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메디치'는 곧 '예술계 후원'으로 통하고 있다. 물론 '메세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피렌체가 메디치를 낳았고, 메디치 없는 피렌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후원의 규모나 열정에 대해서도 감동을 받았다. 당시 피렌체시(市) 의회는 일개 시민의 신분에 블과했던 메디치가의 코시모에게 국부(나라의 아버지) 칭호를 선사했다고 한다. '국부'는 고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이후 유일하게 메디치의 코시모에게 주어진 명예스러운 칭호였다고 저자는 전한다.

 

저자 : 노성두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 철학부에서 서양미술사, 고전고고학, 이탈리아어문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서양 미술에 대한 100여 권의 책을 쓰고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주요 저서로《유혹하는 모나리자》《성화의 미소》《노성두 이주헌의 명화 읽기》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알베르티의 회화론》《예술가의 전설》《바보배》등이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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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메타버스 2 -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메타버스 판타지 2
차유진 지음, 에이리 그림 / 슬로래빗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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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 이번 메타버스 소설에서 독자는 메타버스 스토리 설정이 상상력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이번 작품은 마틴 루터 킹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 실태를 어린이들에게 알리고,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를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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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메타버스 2 -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메타버스 판타지 2
차유진 지음, 에이리 그림 / 슬로래빗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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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난데없이 메타버스』는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소설(동화) 시리즈다. 이번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편은 그 두 번째 책으로, 전작 『줄리엣에게 웃음을 돌려줘』에 이어 차유진 작가가 다시 펜을 잡았다.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설명의 취지로 제작된 이 책을 독자가 선택해 읽고자 하는 이유는 최근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메타버스의 실체를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인 데다 디지털 문화마저 아직 익숙지 않은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사실 독자는 스마트폰을 쓰긴 하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거의 통화와 문자, 사진만 사용한다. 최근에야 인터넷 검색 등의 방법을 익히고 사진 전송, PC와 결합 사용법을 배워 이용하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메타버스에 완전 문외한이다. 특히 지난 대선 때 모 후보가 메타버스를 인용해 선거방송 버스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들어 착잡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직업도 많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으로 대체된다는 말도 있고, 살아가려면 '최소한'의 디지털과 디지털 이용 능력이 필요할 것 같아 배움의 기회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번 기회에 메타버스의 개념이나 컴퓨터로 구현되는 각종 디지털 혁명의 세상에 접근하고자 한다.

 

 

저자 차유진은 『애슬론 또봇』 『엉뚱발랄 콩순이』 『다이노코어』 등 다수의 TV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등의 어린이 교양서로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다니 독자의 디지털 스승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배움에 임하려 한다. 특히 이 책은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현실적 교훈을 스토리텔링 삼아 어린이들에게 메타버스란 무엇인가를 확실히 심어주기 위해 제작된 것이어서 독자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메타버스는 이 책에서 아이들의 일상 속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사총사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주인공 효동이 ‘입주민 팔찌’를 받으면서부터다. 입주민이 아닌 친구들은 더 이상 함께 ‘아파트 편의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된 것. 홀로 편의점을 찾은 효동은 같은 반 왕따인 봄비를 우연히 마주치고, 난데없이 나타난 메타버스(BUS)에 함께 오른다. 운전기사는 마틴 루터 킹! 메타버스에 가면을 쓴 아이들도 함께 올라타면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흡혈귀다!’

편의점 한쪽 구석 테이블에서 조봄비가 혼자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옆자리에는 커다란 검은색 가방이 놓여 있었는데 아마도 학원에 가기 전, 요기하는 모양이었다. 조봄비도 파란색 팔찌를 차고 있었다. 말했지만, 조봄비는 우리 아파트에 산다. 그것도 우리 집 바로 옆 동이다. 조봄비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응.”

-너 지금 어디니?

스마트폰 너머 소리가 내가 서 있는 곳까지 들렸다. 나는 근처 냉장 진열대에서 우유를 고르고 있었다. 조봄비의 엄마 같았다. 볼륨이 높게 되어 있는지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나왔다.(p.44)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에 내린 후 오아시스 같은 화물 기차역을 발견한 효동과 봄비. 그랜트 역장에게서 중요한 아이템을 획득한 둘은 이제 팀이 되어 기계수 총잡이들을 상대해야 한다. 현실과 연결되어 있지만 현실이 아니라 모든 게 꼬여 있다는 메타버스 세상 아닌가. 과연 이들이 무사히 돌아왔을 때는 어떤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까? 전편에서 셰익스피어의 문학 작품을 매개로 가족의 사랑을 전하고자 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을 통해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난데없이 메타버스』는 메타버스 세계를 경험하려는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와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올곧게 바라보는 시선까지 키워 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가상인 듯 가상 아닌 메타버스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본다. 책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현실과 연결된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첫 책은 『줄리엣에게 웃음을 돌려줘』 편이다. 엄마, 아빠의 불화에 고민하던 열두 살 지유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메타버스(BUS)가 나타난다. 엉겁결에 올라탄 메타버스에서 마주한 운전기사는 바로 셰익스피어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메타버스는 보랏빛 우주를 건너 메타버스 세계에 진입한다. 수많은 아바타가 등장하는 가운데, 전사로 변신한 지유 앞에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 무사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전작과 이번 메타버스 소설에서 독자는 메타버스 스토리 설정이 상상력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전편이 셰익스피어의 문학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매개로 하고 있다면 이번 작품은 마틴 루터 킹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 실태를 어린이들에게 알리고,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를 부각시킨다. 아마 미국 사회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의 시선으로만 볼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까지 들여다보고 눈을 뜨게 하는 효과를 독자로서는 기대한다. 전작에서는 고전과 신기술의 만남이란 설정이 흥미롭다.

고전 문학을 통해 상식과 교양을 쌓는 것은 물론, 마치 게임처럼 캐릭터와 아이템을 고르고 미션을 수행하는 친숙한 전개로 읽는 재미와 상상력까지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이번 작품은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미국의 현실에 대해 무조건 좋은 나라, 좋은 사람들만 사는 곳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미국을 이끌어 부강한 나라를 이뤘고, 현재의 미국 사회는 어떤 사람들이 노력해 이뤄었는지, 현실적으로 어떤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지 등도 제대로 알아야 미국에 대한 어린이들의 올바른 시각임을 은연중 깨닫게 하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스토리는 앞서 일괄 설명한 대로 효동과 봄비는 각자 다른 이유로 현재 친구가 없다. 효동에게는 매일 게임하며 아지트에서 뭉치던 ‘사총사’가 있었지만 입주민 팔찌를 차게 된 날, 하루아침에 절교당한다. 같은 반 봄비는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로 통한다. 공부에 극성인 엄마 때문에 친구랑 대화할 여유도, 아니 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다. 서로 말 못하는 고민을 떠안고 한숨 쉬던 그때, 둘 앞에 ‘난데없이 메타버스’가 나타난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봄비는 서둘러 메타버스(BUS)에 오르고, 엉겁결에 메타버스 세계로 초대된 효동도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그랜트 역장님을 만나, 둘이 있을 때 무적이 되는 젤리 건을 획득한 효동과 봄비는 현실 세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모험을 해 나간다.

귀여운 KK-2와의 만남, 보면 볼수록 낯익은 여우 가면과의 조우, 열차 위에서 펼쳐지는 기계수 총잡이들과의 대결 등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거대한 현상금이 걸려 있는 무법자 제이제이의 정체와 입주민들에게 팔찌를 나눠 준 입주민 대표의 비밀까지, 생각지도 못한 연결고리와 함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과연 효동과 봄비는 메타버스에서처럼 달라진 모습 그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현실 세계에서 효동과 봄비의 주변은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이번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편은 마틴 루터 킹이 운전기사로 등장해 평생 일궜던 삶을 매개로 교훈을 전한다. 어린이 독자들이 꼭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할 주제, 혐오와 차별이다.

“야, 너희는 일어서서 가. 가면 없는 사람은 이등 시민이니까.”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메타버스에 오른 효동과 봄비에게 가면을 쓴 아이들이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봄비는 다투기 싫어 자리에서 일어나지만, 효동은 이해할 수 없어 대화로 맞선다.

“자리가 이렇게 많은데 왜 서서 가야 해? 가면이 있든 없든, 우리도 앉을 자격이 있어.”

 

책에서 이 장면은 ‘로자 파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 사회는 1960년대만 해도 인종 차별이 곳곳에 만연했다. 로자 파크라는 흑인 여성은 단지 흑인이 좌석에 앉아 있다는 이유로 백인 남성에게 신고를 당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틴 루터 킹이 주축이 되어 흑인 인권 운동이 시작됐다. 이처럼 저자는 ‘서로 보듬고 사랑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임에도 ‘우리 사이에 혐오와 차별이 고여 있다’며, 주변을 세심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읽는 재미와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의 시선을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변화시킨 이야기를 보여 주며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더불어, 효동과 봄비처럼 상황을 직면하고 용감하게 헤쳐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현실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어둠은 어둠으로 몰아낼 수 없답니다. 어둠은 빛으로만 몰아낼 수 있죠. 효동이와 봄비가 현실의 처지를 낙담하고 괴로워만 했다면, 결코 친구들의 사랑을 되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기에 메타버스의 세상은 두 친구에게 멋진 선물을 준 거예요. (중략) 우리, 주변을 한번 둘러봐요. 우리 교실에, 우리 운동장에, 우리 학원에 혐오와 차별이 고여 있지 않은지, 사랑에 목마른 친구가 없는지 살펴봐요. 그런 친구들이 있다면 다가가 꼭 껴안아 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 주세요.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 차유진

사실, 저는 요정들을 데리고 있어요. 녀석들은 오픈월드에서 제 지시에 따라 열심히 글을 쓰고 있지요. 부끄럽지만 저는 아이디어가 막힐 때마다 메타버스를 타고 오픈월드를 드나들며, 녀석들이 써 놓은 원고를 슬쩍해서 돌아와요. 그리고 당당하게 제 작품이라고 발표하지요. 슬쩍한 글들이 뭐냐고요? 〈애슬론 또봇〉 〈엉뚱발랄 콩순이〉 〈다이노코어〉 〈젤리고〉 〈정글에서 살아남기〉 〈벅스봇 G〉 등의 TV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레너드 요원의 미스터리 보고서〉 오디오북이에요. 또 《우리 반 다빈치》《우리 반 베토벤》 《우리 반 김홍도》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같은 책들을 현실로 가지고 왔답니다. 물론 저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요. 저를 사기꾼 소설가라고 흉봐도 좋아요. 하지만 이 책 《난데없이 메타버스》는 아니에요. 제가 심혈을 기울여 직접 썼다고요. 믿어 주세요! 제발요.

 

그림 : 에이리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어요. 현재는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지요. 경제학 공부를 잠시 내려놓는 시간에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요. 그중에서 사람들의 추억을 담아내는 캐리커처 작업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종종 작품 전시도 이어 가고 있고요. 요즘은 네이버 만화 베스트 도전에서 ‘서울신이전’을 연재 중이에요. 따뜻하고 행복한, 살랑살랑 봄바람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게 소박하고도 큰 꿈이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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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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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 개전 초, 파죽지세였던 독일군에게 영국은 마지막 퍼즐을 꿰맞추는 나라였다. 이때 독일 공군은 1940년에서 1941년에 걸쳐 바다 건너 영국에 대규모 폭격 및 공습을 감행한다. 독일 공군은 무차별 공격을 위해 전략폭격기를 이용했다고 한다. 우리의 대한해협처럼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좁은 바닷길이 도버해협이다. 독일은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전역을 손아귀에 넣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를 영국 측에서 일컬은 말이 '영국 대공습'이다.

영국의 주요 도시가 모두 전격폭격의 대상이 되었지만, 보통 '전격폭격'이라 하면 그 중 가장 유명한 '런던 대공습(London Blitz)'을 말한다. 아돌프 히틀러와 헤르만 괴링은 영국 왕립공군을 궤멸시키고 영국에 상륙(바다사자 작전)하려 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이 와중에 독일 공군이 런던을 오폭하자 영국측도 베를린을 보복 폭격했고, 이에 히틀러와 괴링은 민간에 대한 폭격으로 전술을 바꾸었다. 영국군만 아니라 본토의 민간인들이 대거 폭격을 받았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1940년 9월 7일에서 1941년 5월 21일 사이에 영국의 주요 도시 16곳에 최소 100 임페리얼 톤(미터 톤의 111.6% 배) 이상의 고폭탄이 투하되었다. 267일간 런던은 71회, 버밍엄, 리버풀, 플리머스는 8회, 브리스틀은 6회, 글래스고는 5회, 사우스햄턴은 4회, 포츠머스와 헐은 3회, 나머지 8개 도시도 최소 1회 이상의 대형 폭격을 겪었다.

당시만 해도 폭격기는 항상 이겨내며,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특히 야간일 수록 더하다는 믿음이 존재했다고 한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전략폭격이란 산업시설과 정부기관, 산업시설, 통신시설을 파괴함으로써, 상대가 전쟁에 나설 수단을 빼앗게 된다. 민간 폭격은 사기를 꺾고 남은 공장만으로 생산 저하를 유발한다. 대중의 여론이 고려되는 민주주의 국가일수록 특히 취약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기나긴 전쟁도 미군 참전, 소련군의 대반격 등으로 전세가 바뀌면서 더 이상의 런던 대공습은 없었다고 한다. 런던 시민들은 전쟁 전과 같은 일상 생할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생계와 산업시설 복구 작업으로 다시 뛰어든다. 우리가 알다시피 제 2차 세계대전은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고 런던 시민들은 폐허로부터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한다. 이 소설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는 대공습으로 폐허가 된 런던 중심가에 부서지지 않고 버틴 낡은 건물에 한 사무실이 개소하면서 시작된다. 영리하고 충동적인 아이리스 스파크스와 현실적이고 사려 깊은 그웬덜린 베인브리지가 주인공들이다. 성격도 외모도 딴판인 두 여성은 VI 로켓 폭탄을 맞고도 멀쩡히 살아남은 이 건물에, 그래서 어떤 희망 같은 게 느껴지는 이곳에 의기투합해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를 열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성행했던 결혼상담소(결혼 중개)다. 지금은 우리도 젊은 세대가 결혼을 포기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활동도, 상담소 숫자도 많이 줄었지만 한때는 호황을 맞아 엄청난 특수를 누렸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모두들 서둘러 무너진 일상을, 정상적인 삶을 다시 재건하던 때, 아이리스와 그웬도 그 누구보다 자립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탄탄대로 같았던 창업의 순간도 잠시,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새 고객이 피살된 채 발견되고 살해 용의자는 두 사람이 소개해준 남편감 후보로 밝혀진 것. 경찰은 용의자를 살인 혐의로 체포하지만, 두 사람의 생각은 다르다. 억울한 용의자의 누명을 벗기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상담소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스파크스와 베인브리지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일이 자신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모험이 될 줄은 까맣게 모른 채로.

 

 

종일 울리는 항의 전화에 그웬과 아이리스는 연신 이런 해명을 되풀이했다. 사무실에 들이닥쳐 집기며 증거가 될 만한 서류들을 헤집어놓은 경찰들과 소문을 듣고 사무실에 잠입한 악성 루머 제조 기자까지,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됐다.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의 명예를 걸고 찾은 디키 트로워가, 그 누구보다 멀쩡해 보이던 남편감이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로 지목됐다. 디키 트로워는 출셋길에 오른 회계사였다. 잘난 체하는 구석이 전혀 없고, 숫기 없어 보이지만 남들의 진짜 가치를 꿰뚫어볼 줄 아는 진지함을 갖춘 꽤 괜찮은 남자였다.

그런 그가, 틸리하고 편지를 주고받았고, 만났고, 약속 장소 근처 인적 드문 골목에서 틸리의 심장을 날카로운 도구로 단 한 번 찔러 그녀를 살해했다. 경찰의 말대로라면 그렇다. 그러나 교도소에서 만난 디키 트로워는 절망과 두려움에 휩싸인 채 항변할 뿐이었다. “제 침대 매트리스 밑에서 그 여자 피가 묻은 칼이 발견됐다잖아요. 난 그날 밤 그 여자를 만나지도 못했다고요.” 누가 이 남자에게 이토록 완벽한 덫을 놓은 걸까? 결혼상담소를 찾았던 틸리 라살이 원했던 건 그저 평범한 것이었다. “제가 원하는 건 이제껏 만난 인간들하고는 다른 멀쩡한 남자 하나, 그뿐이에요.” 희망을 손에 넣어야 할 밤에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여자. 그녀를 죽인 진범은 누굴까? 사건은 지극히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범행 동기가 완성된 용의자나 피살 이유가 확실함이 없는 상태로 복잡하게 꼬여가기 시작한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끔찍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던 그웬은 그 치료를 빌미 삼아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아간 시어머니로부터 인형처럼, 쥐 죽은 듯 살아가기를 강요받는다. 창살 없는 감옥에서 또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던 그웬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충동적인 아이리스와 우연히 재회한 일이 결혼상담소를 차리자는 다소 황당하고 무모한 것처럼 보이는 결혼상담소 개업으로까지 이어졌고, 그 기회를 냉큼 붙잡았다.

전쟁 중 비밀첩보요원으로 활동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했지만 국가와 조직으로부터 버림받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이리스는 이제 국가라는 거대한 이름으로 내려지는 명령, 남자 상관들의 지시라면 신물이 난다. “내가 너한테 이 정신 나간 사업을 같이 하자고 한 건, 무엇보다 평생 남자들한테 이래라저래라 소리 듣는 게 아주 지겨워 죽을 것 같아서였단 말이야. 내가 어떻게 살지는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싶어서였다고. 그랬는데 이제 그게 다 물거품이 될 판이야. 웬 미친놈이 죄 없는 여자를 칼로 찌르는 바람에!”

그웬과 아이리스에겐 이 상담소를 지켜내야 할 이유가 차고도 넘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해당한 틸리도, 용의자로 지목된 디키도 모두 상담소의 고객 아니던가. “이제 나라를 구하는 건 질렸어. 이 5평짜리 사무실을, 그리고 완벽한 올가미에 걸려든 내 고객을 구할 거야. 우린 지금 궁지에 몰렸고, 난 궁지에 몰리면 싸우는 쪽이야. 그것도 아주 지저분하게!”

 


 

복합적이고 매력적인 두 주인공, 그웬과 아이리스가 틸리의 죽음의 진실에 성큼 다가가면서 거듭 일어나는 연속된 사건과 그 사건에 얽히고설킨 인물들은 이 소설의 구조를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든다. 틸리 라살이 살해당하기 전까지 일했던 고급 여성복점의 재단사 톨버트, 그 남자가 서랍 속에 은밀하게 수집해둔 틸리의 외설스러운 사진은 그녀의 죽음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틸리의 전 남자친구이면서 틸리를 미행해 결혼상담소 사무실을 청소부로 가장하여 방문한 로저 필처는 대체 왜 그녀의 행적을 뒤쫓았던 걸까? 위조 배급표를 유통시키다가 체포당한 적이 있던 틸리는, 위조 배급표를 비롯한 모든 품목의 뒷거래 암시장을 주름잡던 보스 아치와는 어떤 관계였을까?

이 촘촘한 인물들과 서사들을 실감 나게 연결하고 매끄럽게 완성시키는 건 무엇보다 생생한 역사 고증에 있다. 저자는 책과 기사문, 사진, 뉴스 필름 등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 1930~50년대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런던 생활사를 현실감 있게 복원해냈다. 독자들에게는 흥미거리가 늘어난 셈이다. 특히 그웬과 아이리스의 눈부신 활약에 재치와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능수능란한 대사는 이 소설의 특별한 묘미이기도 하다. 작은 단서들로부터 극적인 시퀀스로 나아가는 미스터리의 정석에 목이 말랐던 추리소설 독자라면 이 책은 단연코 반길 작품이며, 훌륭한 역사 추리 시리즈의 탄생을 알리는 첫 권이 될 것이다. 두 사람의 활약을 담은 시리즈가 3편까지 영국에서 출간되었고, 저자는 4편을 집필 중이라는 소식도 들었다.

 


 

“방금 그 반응은 너무 티가 났어요. 남을 감쪽같이 속이려면 자기한테 불리한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무심코 반응하지 않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데. 살인자 훈련소에서 맨 처음 가르치는 게 바로 그거예요.”(p.477)

 

저자 : 앨리슨 몽클레어(ALLISON MONTCLAIR)

가족에게서 물려받은 손때 묻은 페이퍼백판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과 제임스 본드 영화에 푹 빠져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처럼 통탄스러운 가정교육 탓에 자연스레 범죄와 음모, 스파이 이야기에 중독된 작가로 성장했다. 지금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역사 속의 구석진 곳과 감춰진 곳, 분열된 곳을 뒤져보며 기묘한 수수께끼들을 찾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소설로 탈바꿈시킨다. 2019년,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런던에서 결혼상담소를 운영하는 아이리스 스파크스와 그웬덜린 베인브리지가 주인공인 역사 미스터리 소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THE RIGHT SORT OF MAN』를 통해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아이리스 스파크스-그웬덜린 베인브리지 콤비가 등장하는 『왕실 연애 사건THE ROYAL AFFAIR』과 『악당의 동행THE ROGUE‘S COMPANY』을 연이어 발표했다. 현재 같은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역자 : 장성주

출판 편집자를 거쳐 번역자 및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에 토머스 새비지의 『파워 오브 도그』,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 『언더 더 돔』, 〈다크 타워〉 시리즈,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제왕의 위엄』, 옥타비아 버틀러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의 우화』, 윌리엄 깁슨의 『모나 리자 오버드라이브』, 레이 브래드버리의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데즈카 오사무의 『아돌프에게 고한다』, 우메즈 가즈오의 『표류 교실』 등이 있다. 2019년 『종이 동물원』으로 제13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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