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유리멘탈 개복치로 판정받았다 - 예민한 나를 위한 섬세한 대화 처방전
태지원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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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유리멘탈'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착한 사람 컴플렉스'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신의학자나 정신과 의사로부터 '판정'받은 것은 아니지만 사석에서 몇 마디 말을 듣고 가능성을 경계하는 조언을 해준 사람은 간호사였다. 자신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지만 들은 바가 있다는 것이다. 혹시 계속 문제가 발생된다면 의사나 심리상담가를 찾아볼 것을 권유했다. 이후 특별한 자각 증상이나 문제가 더 커진 사례가 없어 잊혀졌지만 마지못해 다른 사람에게 이미 해준 보증 등으로 꽤 오랫동안 경제적·심리적 압박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이후에는 다행히 그런 일이 없었지만 겪지 않아야 할 경험을 한 것이란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일종의 후유증이랄까, 어쩌면 스트레스 증후군처럼 혼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해본 적이 여러 번이다. 혹시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내심 걱정도 하면서 지낸 일은 지금도 악몽처럼 뇌리에 남아 있다. 독자는 이 책 『어느 날 유리멘탈 개복치로 판정받았다』는 제목에 나오는 '개복치'도 무슨 비유로 쓰는지 몰랐다. 심리적으로는 정신의학이나 심리적 건강 측면에서 단 한 번의 이상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건강한 의식과 정신 상태를 보인다고 했다. 그러니 정신의학이나 우울증 등이 의심되어 책을 읽은 적도 없다. 표제어의 '개복치'라는 물고기는 알지만 왜 '유리멘탈'이란 단어와 결합해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지 의아해 했다. 책 소개글을 듣고서야 비로소 우울증으로 발전될 수 있는 심리 상태를 말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책은 매주 ‘유랑선생’이라는 이름으로 브런치에 다양한 글을 연재하고 있는 저자 태지원이 불안한 마음, 불편한 마음, 소심한 마음, 때론 질투와 원망 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 예민한 사람, 이른바 ‘유리멘탈 개복치’의 시각에서 풀어낸 에세이다. “그냥 나대로 살 순 없을까?” 뒤끝 없는 시대, 쿨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마음앓이하는 유리멘탈 개복치, 예민보스를 위한 실존 처방 차원에서 브런치를 진행하고 경험한 일을 나누다 보니 책으로 펴내 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각종 증세나 상태, 경험과 치유 방법 등을 썼다. 책에 따르면 ‘유리멘탈’ 혹은 ‘개복치’는 겉으로는 괜찮은 척 보이나 사소한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을 의미한다. 자신을 유리멘탈이라고 여기며, 나약한 마음과 멘탈로 버티며 살아온 저자는 나름의 대화 처방전을 제시한다. 카카오톡 대화를 끊지 못해 괴로웠던 지난날, 벼락치기조차 실행하지 못해 원망스러웠던 자신을 뒤로 하고 ‘나에게 너그럽게 대하기’ ‘게으른 완벽주의자임을 인정하기’ ‘내 감정을 의심하지 말기’ 등의 사소하고 실용적인 치유 방법을 말한다.

살다 보면 솔직한 게 좋다고, 조언이랍시고 무례한 말을 계속 날리거나, 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야 하는 경우, 삶의 변수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 등 당황과 당혹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대개 유리멘탈이거나 섬세한 마음을 지녔다면 이렇게 선을 넘는 사람을 보고도 속으로만 삭이거나 빙빙 돌려 말하기 일쑤다. 자신이 그랬듯이. 상대방의 무례함을 짚어주는 대신 자신을 탓하는 사람이거나 분위기가 불편해질 거 같아서 참다가 후회한 경험이 많은 저자는 다양한 경험담과 나름 터득한 대처법과 적절한 대화법을 알려주며 이 세상의 유리멘탈 개복치에게 전하는 마음속 작은 응원을 함께 담았다.

 


 

저자는 말한다. 어느 날, 아무도 날 피곤하게 하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피곤해졌다거나, 친구와 평범하게 대화하다가 상처를 입거나, 피로감이나 회의감에 종종 빠져든다면 내 안에 ‘예민함’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잘 파악하기에 배려심이 높고, 타인에 대한 기대치 또한 높은 편이며, 완벽주의 성향인 경우도 많다.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이들은 우울, 외로움, 신경증, 낮은 자존감,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 태지원은 이런 크고 작은 파편들을 모으니, 비로소 유리멘탈 개복치임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대화 도중 쉽게 지치고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끼는 유리멘탈 개복치와 예민보스’ ‘스스로의 완벽주의로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드는 사람’ ‘대화 자체가 피곤한 사람’ ‘무례함에 사이다킥을 날리지 못하고 끙끙 앓는 사람’ ‘내면의 대화에서 무기력해지는 사람’ 등을 위해 어떻게 상처받지 않으면서 대화할 수 있는지, 타인의 반응에 쉽게 상처받거나 요동치는 마음을 가라앉게 해 주는지 조심스럽게 책에 써내려간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가지는 최대의 목표는 피곤함이 덜하고, 덜 지치고, 회의감이 적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참견만 하는 사람에게 왜 솔직하게 받아치지 못했는지, 선한 오지랖에 그저 끄덕이기만 했는지 나중에 집에 와서 이불킥만 날린다고 했다. “왜 그렇게 못된 말을 하세요?” “제 인생은 제가 알아서 살게요” 등의 명확한 감정 표현은 유리멘탈 개복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이쯤 읽어보니 저자와 독자는 마음이나 심리 상태가 무척 여린 것 같다.(저자는 예민하다고 표현한다) 독자의 착한 사람 컴플렉스나 저자의 유리멘탈 개복치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심리 기저가 비슷한 '여림'이다. 저자는 불쾌한 말에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 불편한 감정을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방법을 택했고,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을 바라볼 때 ‘어쩌라고’와 ‘아님 말고’ 정신을 마음에 되새겼다고 한다. 이에 비해 독자는 이렇게 대처하지도 못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설명해주는 방법을 택했다. 신용보증을 서 달라는 사람들에게 딱 잘라 거절하는 말투로 내뱉지 못하고, 일일이 보증 서줄 형편이 안 된다는 식의 설명을 구체적 예까지 설명하며 완곡히 거절해왔다. 저자는 스스로 대처하기 위해 예민함이 숨 쉴 수 있는 '나만의 몰입의 순간'을 만들었다고 언급한다. 마음을 조금 놓아주는 일, 새로운 형태의 자유를 만들어 주는 일은 유리멘탈 개복치로 살면서 섬세한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상대의 반응을 민감하게 살피며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는 사람은, 남들이 나에게 관심이 많다는 착각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내가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불편한 감정을 안겨줄까 염려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상대의 기분은 엄연히 그 사람만의 선택 영역이다. 내가 타인의 감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일종의 오만일 수 있다.(p.21~22)

 


 

저자는 이 책 「프롤로그」를 통해 자신의 성격이나 대인 관계, 성향, 심지어는 분위기까지 낱낱이 밝히고 시작한다.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 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피느라 대화 주제에 집중하거나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친한 이의 무례한 발언에도, 그걸 지적하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까 봐 반박하지 못하고 꾹 참는 순간도 있었다. 무례한 발언을 듣거나 재미없는 대화를 하느니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자주 했고, 실제로 혼자 있는 시간을 반드시 만들며 지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면서도, 한 번씩은 반드시 혼자 있어야 하는 나를 이방인처럼 낯설게 보는 이들도 간혹 있었다. 나의 성향과 버릇, 쉽게 지치는 대화, 별생각 없이 넘겼던 습관이나 행동이 한 줄로 꿰어지는 순간이었다. 유리멘탈 개복치라고 판정받은 그날부터 스스로의 대화 패턴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대화의 상황과 패턴이 무엇인지, 무례한 말폭탄에도 반박하지 못하는 이유는 왜인지 되짚어 보았다. 뿐만 아니라 나와의 대화를 시도하다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마음이 요동치는 경우도 있다. 내면의 대화 때문에 더 피곤하거나 무기력한 감정에 빠져드는 까닭도 따져 보았다."

저자의 경험과 대처를 위한 깊은 생각과 하나씩 실천하며 깨달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젠 예전의 유리멘탈 개복치가 아니란 점을 강조한다. 독자와도 매우 비슷한 성향과 성격이어서 공감이 크게 간 부분이다. 다만 독자는 이제 실천을 할 차례이다.

 


 

그렇다면 마음을 단련하고, 멘탈을 다스린다고 유리멘탈이 강철멘탈로 바뀔까. 정답은 아니다. 겉으로 무던하고 씩씩한 척을 하고, 강한 멘탈이라고 주문을 외우듯이 살면 움푹한 마음에 들어찬 예민함이 치유될까. 이 또한 아니다. 수많은 다짐을 하지만 주변 사람의 말에, 상황에 갈대보다 심한 마음의 파동이 계속될 때도 있다. 즐겁게 대화를 하다가도 상대의 표정 하나에, 카톡의 마침표 하나에 느닷없이 피곤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저자를 단단히 붙들어 준 말이 있다고 밝힌다. “그렇지만 어쩌겠어. 살아나가야지.” 유리멘탈에게 처방전 같던 이 말 한마디는 조금 더 멘탈이 단단해질 수 있던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한다.

누구나 조금씩은 흔들릴 수 있고, 상처받을 수 있음을 깨달았고, 그리고 단단하게 서 있을 만큼의 용기를 가지는 것이 유리멘탈 개복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음을. 저자는 이 책이 ‘절대 멘탈이 흔들리지 않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저자가 일상에서 겪었던 멘탈이 깨지는 상황을 견디고, 흔들린 마음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의 대화와 대처를 담은 것이다. 흔들리고 조각난 마음으로 괴로워하는 유리멘탈 개복치에게 저자는 이런 격려의 말을 전한다. “방패 없이도, 두 발을 땅에 잘 딛고 서 있을 당신에게 작은 응원을 보냅니다.” 저자는 책을 낸 입장에서 독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를 내지만 독자는 저자의 격려을 받는 입장에서 한 문장을 가슴 깊이 간직할 생각이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 안에 있는 성취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았기에 힘들었다는 사실을."(p.111)

 


 

대놓고 무엇인가를 요구한다는 건 뻔뻔한 태도라 생각했다. 자신의 욕구에 솔직한 사람은 사랑받기 어렵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었다. 이성적이고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훌륭하고 배려 있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라 여겼다. 그러나 정작 남의 욕구를 세심하게 살피느라, 또는 뻔뻔한 사람으로 보일까 두려워서 내 욕구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사실은 뒤늦게 깨달았다. 남들에게 배려 있는 나로 남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은 뒤편으로 미루어 놓았다. 내가 원하는 걸 잘 모르니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일조차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p.119~120)

 

저자 : 태지원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교사. 한국교원대학교 일반 사회교육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중·고등학교에서 사회 교사로서 경제, 사회문화, 역사, 지리 등 다양한 사회 과목을 약 10년간 가르쳤다. 학생들이 자칫 지루하게 생각하거나 암기 과목으로 여기는 사회 과목을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 이러한 소망으로 전국사회과교과연구회에서 활동하며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독도를 부탁해』, 『미술관 옆 사회교실』, 『경제 선생님, 스크린에 풍덩』, 『독도 바로알기 대회 한 권으로 끝내기』를 비롯하여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경제법칙』, 『토론하는 십대를 위한 경제+문학 융합 콘서트』,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등의 책을 집필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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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의 일류, 이류, 삼류
기류 미노루 지음, 이지현 옮김 / 지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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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줄여서 명확한 메시지만 전달하라. 구체적인 예시로 상대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으며 늘 중요한 부분의 초점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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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의 일류, 이류, 삼류
기류 미노루 지음, 이지현 옮김 / 지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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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평생 직장생활을 해왔다. 개인 사업, 자유업, 전문직도 아니고, 회사에 다니며 생계를 꾸려왔다. 평범한 다른 사람들처럼 월급에 의해 생계를 유지해온 셈이다.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로 프리젠테이션(설명회)에 많이 참석했다. 독자가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설명회에 참석해 설명회 제품 구입이나 사업 아이템 도입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다. 물론 많은 기회는 아니었다. 그러나 몇 개의 설명회는 기억이 생생하다.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사람이 잘 설명을 해 그냥 듣고만 있어도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잘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설명회는 대개 우리 회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기회가 제공됐기 때문에 기억에 더 생생하게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가 하면 뭔지 굉장히 많은 설명을 한 것 같은데 비해 기억에는 별로 남지 않은 설명회도 여러 차례다. 이때 공통적으로 주어진 것은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압축적으로 정리해 놓은 보고서(파워포인트 사용으로 시각 이미지 강조)다. 역시 설명 잘한 사람이 내놓은 보고서와 설명을 많이 한 사람이 내놓은 보고서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제품이나 아이템을 두고 다른 사람이 하는 설명회가 아니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설명회로 설명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결과는 달랐다. 설명 잘한 쪽은 사업 투자자를 구하기에서 항상 앞서갔다.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일해보면 역시 리포트나 결재서류 작성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말하려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숙지가 되어 있고, 상대가 무슨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도 알고 있는 듯했다.

 


 

독자의 경험 내용을 서평 앞머리에 쓴 것은 이 책 『설명의 일류, 이류, 삼류』의 집필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모티베이션 &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운영하면서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설명의 방법’, ‘말하기 방법’에 관한 세미나를 1만 회 이상 개최한 기류 미노루가 썼다. 그는 일본에서 이 분야에서 '달인'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동안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비즈니스맨과 경영인을 만났다는 저자는 설명을 탁월하게 잘하는 사람은 100명에 한 명 꼴이라고 말한다.

그가 밝힌 탁월한 재주의 근거는 ‘결론부터 말한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포인트는 세 가지로 정리한다.’라는 일반적인 평가 기준이 아니다. 이 탁월한 재주를 가진 이들은 앞의 일반적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설명 방법을 알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그들은 더 좋은 방법을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한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설명의 일류가 실천하고 있는 모든 설명의 방법을 수록했다. 그리고 ‘삼류는 이렇게 한다, 이류는 이렇게 한다, 그렇다면 일류는 어떻게 할까?’의 순서로 집필했다. 또한 누구라도 간단하게 일류의 설명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구체적인 답을 준비했다. 분명히 독자들도 즐겁고 재미있게 그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설명하는 힘’을 기르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설명의 하수로 형편없는 영업 실적으로 고생했지만 지금은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설명하는 방법’, ‘말하기 방법’을 가르치는 비즈니스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다. 노력과 재능은 아무 관계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저자에 따르면 설명을 잘하기 위한 방법론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설명하는 방법’ 세미나의 1만 회 분에 해당하는 방법(METHOD)을 응축한 것이다. 분명히 당신의 ‘설명하는 힘’을 향상시키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실천을 거듭한다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언어로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무엇보다 업무적인 측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설명을 잘못해서 고생하는 사람, 자신조차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사람, ‘그래서 결론이 뭐야?’라는 핀잔을 자주 듣는 사람 등에게 희망이 될 것이란 주장을 내세우는 자신감은 저자 자신이 바로 그 증거다.

이 책에는 45가지의 설명 방법이 실려 있다. 일단 그중에서 한 가지 방법을 뽑아 보자. 그리고 실천해 보자. 분명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그리고 하나 더 실천해 보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내에서 당신을 이길 사람이 없을 만큼 당신은 설명의 일류가 되어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항목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설명한다’라는 내용을 다뤘다. 사실 저자는 그 항목부터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 한 번뿐인 인생, 가장 의미 있는 설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드시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모색하고 설명한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의미를 승화시킨다. 설명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사에게 혼이 나는 사람도 자신감을 잃은 사람도 괜찮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이 책을 집어든 지금 이 순간부터다.

 


 

저자의 설명은 점점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글자 크기를 조금만 더 크게!’라고 부탁했는데, 글자 크기가 전혀 커지지 않았거나 ‘이번 제안서는 평소보다 양을 좀 많게!’라고 부탁했는데, 전혀 많아지지 않았던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언어에 대한 해석이 항상 상대방과 일치할 수는 없다. 완벽하게 일치하려면 하나에서 열까지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매번 그러려면 지치고 만다. 가령 자료를 작성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이다.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 사이즈는 세로 19.5cm, 가로 25.4cm로, 장수는 25~30장으로 해주세요. 출력한 자료를 스테이플러로 찍을 때는 왼쪽 구석에서 2cm 정도 떨어진 곳에…’라고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데 바삐 일하다 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설명은 부족해도 탈이고 자세하게 해도 탈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에서 선을 그어야 할까? 정답은 ‘공통 체험을 기준으로 선을 긋는다.’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클라우드형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듣고 뭔지 알겠는가? 나는 어떤 것인지 이미지가 딱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혹은 클라우딩을 사용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과거에 함께 일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자 크기를 작게’라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요구 사항이 잘 전달되지만 함께 일했던 적이 없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회사라서 전달이 잘된다’, ‘동종 업계라서 전달이 잘된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통 체험이 있어야 잘 전달되고 공통 체험이 없으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설명'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실천적 검증 단계로 진입한다. 저자는 인터넷 검색창에 ‘결론부터 말한다’를 쳐볼 것을 요구한다. 몇 건의 기사가 검색될 것 같은가? 정답은 약 1,000만 건이다.(일본의 경우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게 된다’가 약 600만 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법’이 약 400만 건이 나온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론부터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대목이다. 실제로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결론부터 명확하게 말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맞다. 독자도 경험으로 느꼈다. 저자는 질문을 거듭한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는 것이 정말로 좋은 설명 방법일까? 상사에게 ‘지난번에 부탁한 자료는 다 되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다 되었습니다’ 또는 ‘아직입니다’라고 결론부터 말할 필요가 있다. 매출 달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현재는 OO입니다’라고 결론부터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부하 직원에게 갑자기 ‘내일부터 오후 3시에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떻겠는가? 갑자기 이런 말을 듣는다면 곤란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결론보다는 그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 듣고 싶을 것이다. 즉 설명 방법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귀납법과 연역법을 언급하고 있다.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습성이 있다. 그것이 본성이라고 전제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많이 저장하면 정작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목부터 저자는 이 책과 관련된 본격 설명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일류는 설명할 때 무엇부터 시작할까? 일단 일류는 상대방의 머릿속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매출 달성 상황, 비즈니스 상담 결과, 의뢰한 일의 진척 상황 등… ‘예, 아니오’가 확실한 것은 결론부터 듣고 싶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전제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은 결론보다는 세부 사항부터 듣고 싶을 것이다. 평소에 ‘결론은?’이 입버릇인 사람에게는 결론부터 말하고, ‘근거는?’이 입버릇인 사람에게는 근거부터 제시하고 그다음에 결론을 말한다. 어서티브(assertive)하게 설명한다는 말이다. 어서티브란 자신의 의견을 무리하게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솔직하게 자기주장을 펴는 것을 말한다. 일단 상대방의 요구를 자세하게 듣는다.

“내일까지 완성해야 하는군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렇다면 서두를 수밖에 없지요.” 그런 후에 자신의 주장을 편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가능하다면 어떡해서든 하고 싶지만 내일까지 스케줄이 꽉 차서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만일 대안이 있다면… “내일까지는 어렵지만 다음 주 월요일까지라면 가능합니다”라고 말한다. 고객에게 억지에 가까운 불만을 들은 경우에는 ‘규약이 그렇게 정해져 있다’라고 말하면 고객은 ‘당신하고는 이야기가 안 통한다. 더 높은 사람을 데려오라’고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정론을 들이대면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스타트 포지션(start position), 즉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가 매우 중요하다. 일단 두 가지 ‘시선’을 준비한다. 첫 번째는 상대방의 시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시선이다. 처음에는 관심을 끌기 위해 상대방의 시선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대화 주제로 삼는다. 그런 후에 마음을 다듬어서 자신의 시선에서 자신의 주장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린다. 이렇게 하면 카타르시스 효과가 나타난다. 카타르시스란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화(淨化)’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쌓인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 책은 6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딱 한 가지 목표를 향하고 있다. '설명 잘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자세하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꼭 전하고 싶은 것으로 시야를 좁히라고 조언한다. 설명의 달인이 되려면 과감하게 줄이고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주제이자 집필 이유다.

 

저자 : 기류 미노루(桐生 稔)

주식회사 모티베이션 &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일본능력개발추진협회 정신심리 카운슬러. 일본능력개발추진협회 상급심리 카운슬러. 일반사단법인 일본음향진단협회 음성심리사. 1978년 출생. 일본 니가타현 토오카마치시(新潟? 十日町市) 출신으로 2002년 일본 전역에 1200개 지점을 운영하는 대형 파견회사에 입사하였다. 영업 부진으로 입사 3개월 만에 좌천당함. 이를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매출 달성률 NO.1을 기록함. 이후 음악스쿨로 전직하여 사업 부장으로 근무함. 2017년 사회인을 대상으로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말하기 방법’을 교육하겠다는 목표로 주식회사 모티베이션 & 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함. 현재 일본 전역을 오가며 연간 2000회에 달하는 말하기 방법 세미나와 연수를 개최함. 구체적이면서도 알기 쉬운 말하기 방법이 호평을 받으며 일본 닛케이신문, 프레지던트, 도요케자이 ON LINE, YAHOO! 뉴스에 개제됨. ‘설명의 하수에서 벗어나자! 30초 만에 전해지는 핀 포인트 토크’, ‘3초 만에 머릿속을 정리한다! 논리 대화법’ 등 수많은 히트 세미나를 진행함. 《10초 만에 쓱 전달되는 말하기 방법(10秒でズバッと?わる話し方)》. 《잡담의 일류, 이류, 삼류(雜談の一流、二流、三流)》, 《30초 만에 전달하는 모든 기술(30秒でズえる全技術)》

 

역자 : 이지현

이화여자대학교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여자대학교로 교환 유학을 다녀왔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번역과를 졸업했다. 현재 엔터스코리아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영업의 일류, 이류, 삼류》 《영업의 신 100법칙》 《접객의 일류, 이류, 삼류》 《100일을 디자인하라》 《스틸》 《부자의 관점》 《세상의 이치를 터놓고 말하다》 《WIN의 거듭제곱》 《하루 커피 세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등의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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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의 지도 - 야, 너두 부자될 수 있어
우종국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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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2030 부의 지도』는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사회에는 두 부류의 2030이 있다고 전제한다. 지금 2030 세대는 업무와 일상에서 현실 경제를 온몸으로 만나고 있다.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해야 한다. 이 책은 두 부류의 2030, 즉 경제의 기본을 아는 2030과 결과에만 목메는 2030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2030을 위한 재테크 기술과 부의 지도를 담았다. 2030 가운데 경제 행위에 있어 실패를 맛보는 다수가 경제의 기본을 모르는 경우다. 벼락치기 공부와 얕은 지식으로 결과에만 목을 메다보니 좌절과 실패를 거듭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2030에게 탄탄한 기초 정립과 투자 근육을 키울 수 있게끔 도와준다. 이 책의 첫 번째 목적이자 집필 취지이다. 우리가 부를 이루는 데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는 금리, 저축, 대출, 은행, 투자, 주식, 펀드, 비트코인, 공매도, 부동산, 아파트, 청약, 보험, 연금, 노후대비, 잡테크, 차테크 등 현실 경제를 총망라해 성공으로 가는 핵심 키를 제공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금수저가 아닌 일반인이 부자가 되기 위해 해야 하는 과정을 흔히 ‘재테크’라고 부른다. 하지만 막상 재테크를 하려니 막막함이 다가온다. 이젠 노후를 걱정하고 준비해야 할 나이의 독자가 이 기본적인 재테크 책을 교과서로 삼는 이유이다. 지금 열심히 저축하는데, 이 방법이 맞는 걸까? 남들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데, 내가 시대에 뒤쳐진 것은 아닐까? 누구는 집을 샀다는데, 부동산에 관심을 갖지 않은 내가 이상한 걸까?

 


 

지난 몇 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은 급격하게 솟아 올랐고, 여러 가지 자산의 가격 역시 급등 랠리를 이어갔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더 이상 근로소득만으로는 가족과 자신의 몸을 의지할만한 집을 살 수 없으며, 노후에도 빈곤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져 갔다. 혹시 1억 원을 쉽게 만드는 방법은? 그 방법은 바로 주식에 2억 원을 넣는 것이라고 한다. 우스갯소리인지, 진정성 있는 말인지도 헷갈리는 이 말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이 개운찮다. 운이 좋게 급등 랠리에 탈 수 있었던 사람은 적지 않은 돈을 벌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에 변했고, 운 역시 절대로 계속되지 않는다.

투자의 대가 버핏의 말처럼 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벗고 있는지 알게 된다. 최근 몇 년은 미국 연준의 유동성 잔치로 인해서 통화량이 증가했고, 자산 가격은 급하게 상승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 수혜를 받아 누리는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로 인해서 우리 나라의 자산 시장 역시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주린이'들이 자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었\다. 그리고 이때 나온 많은 책들이 주린이들에게 수익을 빨리 올릴 수 있는 방법론을 설명하는 책들이다. 물론 책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저자와 출판사는 독자가 원하는 내용을 써야만 하니요. 다만 준비 없이 하루 빨리 부를 얻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심은 가벼운 지식으로도 거대한 자산 시장의 여러 요소들을 무시한 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만들었다. PER, EPS 같은 용어를 알려주는 서적 몇 권을 읽고 나면 곧바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제태크를 먼저 공부하라고 권한다. 다른 말로 기본에 충실하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내용을 잘 담은 책이 바로 『2030 부의 지도』이다. "떠나는 기차 놓칠까 두려워서 주식이나 코인에 빨리 탑승부터 하고 보자"가 아니라, 재테크의 필요성과 기본을 대화하듯이 나눠주는 책을 읽어보길 저자는 바란다. 사람들의 심리는 당장의 부동산, 주식, 코인의 가격에 집중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재테크는 자산의 가격 변동을 넘어서 존재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제태크의 기본은 바로 우리가 생활에서 직면하는 금융에 대한 이해이다.

저자는 간단한 예로, "많은 사람들은 저축은행이 은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산다. 은행에서 우리가 이용하는 예적금 역시 은행의 주요 상품이라는 사실도 모른다. 다만 은행이라고 하면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은행이 소개하는 여러가지 상품들 역시 안전하다고만 믿는다. 그리고 미국 연준에서 겨우 0.25%, 0.5% 금리를 올린다는데 주식의 가격은 왜 폭락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쓰는 게 과소비 습관을 막을 수 있다는 조언에,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다가 막상 대출이 필요할 때 난감한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제태크를 공부하며 알아가야할 내용이다. 주식도 부동산도 은행도 금융의 주요 수단이다. 기본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투자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망상이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금리와 저축으로부터 시작해서 주식과 펀드, 부동산, 연금과 노후 그리고 직장과 자동차까지 여러 영역에 걸친 이야기를 언급한다. 대부분의 내용이 우리 삶 속의 사례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론적인 지식을 나열하는 책들과는 다르다.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 강요하지 않아도 투자의 필요성을 직접 깨달을 수 있다. 저자의 실제 경험담이 많이 담겨 있어서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혹시라도 "제태크에 밝은 부자 아빠나 훌륭한 선배가 주위에 있었으면, 나도 그들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서 일찍 제태크에 대해 눈을 뜰 수 있었을텐데···"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분들을 위해서 유용하게 쓰여진 책이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금융에 대한 이해와 직장 생활의 팁까지 선배와 대화나누듯이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준비 없이 주식과 코인에 뛰어드는 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사람들의 환상과는 달리 건물주가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국민연금 고갈에 따른 리스크를 어떻게 대비하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고민과 생각들이 쌓여서 경제적 자유로 향하는 길에 서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여는 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에서 "재테크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 재산을 하나의 투자 대상에 '몰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테크의 유명한 말이 탄생한 모양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 말이다. 여기서 계란은 종잣돈, 영어로 시드머니를 말한다. 바구니는 투자 대상을 말한다. 시드머니를 주식이 예금 혹은 부동산이라는 하나의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뜻이다. 이상은 어디까지나 추상을 비유하면서 좀 더 구상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든 저자의 설명일 뿐이다. 현장에서의 현실을 사례로 들어가며 저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책에 따르면 '몰빵' 아닌 '재테크'의 좋은 사례가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다.

국민연금이야말로 전 국민의 노후를 위해 어마어마한 금액을 운용하는데, 하나의 투자 대상에만 집중 투자를 할 수가 없다. 국민연금 기금(연기금)의 투자 대상과 비율을 보자. 국민 개개인이 납부한 국민연금이 모인 덩어리를 연기금이라고 한다. 연기금은 자산 중 안전성이 가종 높은 채권에 43.1%(국내+해외)의 비중을 두고 있다. 은행의 정기예금이 더 안전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908조 원 규모의 금액을 감당할 은행이 많지 않다. 은행은 예금으로 들어온 돈으로 대출을 하고, 대출금과 예금의 금리 차인 '예대 마진'을 주 수익으로 삼는다. 채권 거래는 예금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은행이라는 중간 매개체가 없다. 채권은 자금을 가진 투자자와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은행을 통하지 않고 직거래하는 상품이다. 망할 염려가 없는 국공채나 망할 염려가 적은 대기업 채권에 투자하면서 은행 이자보다 높은 금리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깔끔하고 구체적 설명으로 독자의 어수선한 머리에 밝은 빛이 비추는 듯하다.

 


 

1장 금리 - 저축과 대출

2장 투자 - 주식과 펀드

3장 부동산 - 내 집 마련하기

4장 보험 - 연금과 노후 대비

5장 잡테크 - 직장 생활의 기술

6장 차테크 - 참을 수 없는 유혹

 

저자는 책의 맨 앞 부분에 「머리말」을 따로 마련해 재테크의 개념부터 설명한다. 흔히 '재테크할 돈도 없는데, 재테크를 알아야 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서두를 꺼낸다. 독자와 비슷한 경우를 지적한 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운전면허 학원에 처음 등록했을 때를 생각해보자. 당장 차를 몰 것도 아닌데, 왜 운전면허를 따려 했을까? 보통 학생 때나 취업 전에 운전면허를 따두고 나중에 취업해 돈을 벌어 차를 산다. 재테크도 비슷하다. 돈이 생기면 재테크 기술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재테크 면허를 따두면 실전에서 써먹을 일이 올 것이다. 물론 재테크 면허는 어디서 발급해주지 않는다." 설명이 간결하고 명쾌해 한 번 읽으면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재테크 수단이 되는 것들에 대해 자세히, 그러나 간결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은 차분하게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준다. 만일 모두 익힌다면 어느 새 재테크 달인의 경지에 오를 것 같은 느낌이다. 가다가 조금 어려운 부분엔 어김 없이 사례와 비유를 적절히 사용하며 보완 설명을 해주니 정말 재테크의 원리, 원칙, 방법, 기대수익, 현실적 난제 등 거의 모든 것을 언급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부자가 되기 위해 해야 하는 과정을 흔히 '재테크'라고 한다. 그러나 재테크가 쉬운 일은 아니다. 성공하지 못한 숱한 사례도 보고 들었다.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런 궁금증도 설명해준다. 저자에 따르면 첫째 재테크가 쉬웠다면 구구나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부자는 상대적이다. 국민 모두의 자산이 늘어 모두가 부자가 된 것처럼 느껴도, 주자라고 불리는 사람은 늘 상위 10%다. 둘째 이유는, 국내에서 재테크라는 개념이 200~2008년 거품 경제 시절에 전성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화폐 유동성이 넘쳐나 금리, 주가,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이고, 누가 언제 투자를 시작해도 실패가 거의 없던 시절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반대다. 자세한 얘기를 원한다면 이 책 「머리말」을 보기를 권한다. 수많은 설명을 해주는 이 책의 결론은 역시 하나다. 유튜버들이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신박한 스킬을 알려주는 것처럼 포장하고 그것이 눈길을 끌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기본적인 것을 평소에 묵묵히 실행하는 사람이다. 상급자의 것이라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게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금방 부자가 되지 않아 조금해하기보다, 일상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몇 달 뒤, 몇 년 뒤 달라진 자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저자는 기대한다.

 

저자 : 우종국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2003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 줄곧 경제 분야를 맡고 있다. 2000년대 중반 거품 경제 시절의 주가 폭등, 2009년 리먼 사태로 인한 자산 가격 폭락, 2010년대 중반 역대급 부동산 과잉 공급, 2010년대 후반 부동산 가격 폭발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제경영 이슈와 함께했다. “성공한 스포츠 지도자 중에 현역 시절 슈퍼스타였던 이가 드문 이유는, 부족함을 가진 플레이어일수록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재테크를 하면서 겪은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와 고민을 전하기 위해 『2030 부의 지도』를 썼다. 세상은 성공한 순간에만 주목하지만, 일상을 묵묵히 노력으로 채워야 성공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듯이 ‘재테커’로서 채우는 일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마흔을 위한 경제학』, 『한국은행 총재도 모르는 B급 경제학』, 『글쓰기를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삼성맨의 글쓰기』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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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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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처럼 정확하면서도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고, 뻔해 보이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중독성 있는 이야기를 쓴˝ 소설로 확실하게 독자들 뇌리속에 심어졌다는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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