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게 말해도 마음을 얻는 대화법 - '할 말' 다 하면서 호감을 얻는 대화의 기술!
후지요시 다쓰조 지음, 박재영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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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는 대부분 특정한 목적이 있다. 대화의 목적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고, 사고의 변화도 이루어지며, 대부분 비즈니스 미팅의 목적인 행동의 변화가 일어난다. 간단한 인사로 이웃 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관계의 변화도 일어난다.

이렇게 대화 이후에는 감정, 사고, 행동, 관계에 어떤 변화가 발생한다. 『뻔뻔하게 말해도 마음을 얻는 대화법』의 저자 후지요시 다쓰조는 이 '번화'를 이끌어내는 '대화'에 주목한다.

감정, 사고 등이 달라지면 침울했던 사람이 활기를 되찾거나, 생기 넘쳤던 사람이 풀이 죽는 등 기분 변화가 일어난다. 결국 어떤 기분의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지가 대화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대화를 좋은 분위기로 이끌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말투나 논리적인 언변 등이 아니라 ‘기분 조절’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다음 14가지의 를 독자에게 제시함으로써 마음을 얻는 대화법을 제안한다. 책의 목차만 전부 게재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 책의 경우 독자들의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끌어내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어서 전재한다.


1. 당당하게 말하고 호감을 얻는 대화법

2. 호감을 얻으려면 기분부터 바꾸라

3. 좋은 기분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4. '3초'만에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

5. 표정을 바꾸면 감정도 달라진다

6. 자신의 표정을 보는 습관을 들여라

7. 최고의 상태를 떠올리며 기분을 전환하라

8. '바른 자세'가 진짜 중요한 이유

9. 무의식중에 하는 동작에 주의하라

10. 부정적인 기분을 전하는 동작을 버려가

11. 행복감을 높이는 말을 덧붙여라

12. 어떻게 신뢰감을 얻을 것인가

13. 상대방의 자긍심을 높여 주는 방법

14. 뻔뻔하게 말해도 마음을 얻는 사람들의 공통점

책에 따르면 대화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는 ‘기분’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3단계가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신이 원하는 기분을 찾고, 이것을 표정이나 동작으로 표현하며, 그 기분에 말을 덧붙이는 것이다.





[STEP 1. 자신이 원하는 기분을 찾는다]

- 대화의 목적을 정한 뒤 감정, 사고, 행동,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떠올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기분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

[STEP 2. 기분을 표정이나 동작으로 표현한다]

- 감정과 사고가 하나로 합쳐져 파악하기 쉬운 기분으로 저절로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항상 기분이 상대방에게 전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대화할 때는 적극적으로 표정과 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STEP 3. 기분에 말을 덧붙인다]

- 밝은 기분에 덧붙인 “안녕하세요.”와 어두운 기분에 덧붙인 “안녕하세요.”는 같은 말이라도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항상 이 점을 유념하고 자신이 원하는 기분에 말을 덧붙여 보자.

저자는 익숙해지면 이 3단계를 실행하는 데 단 ‘3초’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이 책은 누구든지 3초 만에 대화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아주 쉬운 대화법을 소개하고 있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사람들이 지닌 공통점을 잘 파악한 후 따라 하다 보면, 보다 쉽게 ‘호감형 인간’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소개한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그들은 ‘밝은 사람’으로 능숙하게 변신하고, 상대방의 말을 정확하게 캐치하며, 유머 감각을 통해 웃음을 끌어낸다. 이뿐만 아니라 상대방과의 공감대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건설적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은 대화로 채워져 있다. 미래 지향적으로 서로 간의 이익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눈다면, 상대방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대화력을 높이고 말과 행동을 일치시킬 수 있다면,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하고 싶은 말을 여러가지 여건과 상황을 보면서 쉽게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던 것 같다. 수시로 변화하는 많은 일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진실되게 다 하고 살다보면 다양한 의견 대립도 생기고 감정 상하는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감 부족이다. 내가 느끼는 모든 생각을 상대가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의견이나 감정을 잘 전달될 수 있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휩싸일 때가 많다. 더 쉽게 말하하면 내 감정이나 느낌,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는 훈련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화보다는 글로 써 전달하는 게 정리도 잘 되고, 제대로 표현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물론 글로 표현이 안 돼 말로 한 적도 있긴 하다. 대체적으로 감정 표현이 그렇다. 하지만 가끔 내가 너무 남을 배려해서 그런 건 아닐까? 독자도 이 말은 꼭 했어야 했는데... 라고 후회한 적이 많다. 뒤돌아서 후회하는 경험도 많았다.

가끔은 뻔뻔하게 말할 필요가 있을 때를 느껴도 '그놈의 배려와 착한사람 콤플랙스'는 왜 제대로 작동하는지... 참고 넘어가면 유무형의 손해에 후회와 '못난 놈'이란 자책으로 끝맺음하게 될 텐데도 말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면서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뻔뻔하게 말해도 마음을 얻는 대화법'은 독자에게 절실하게 다가온다.





'뻔뻔하게'란 단어가 주는 약간의 낯설음과 불편함이 싫다면 독자들은 우선 '당당하게'로 바꿔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뻔뻔하게란 단어를 제목에 붙인 저자의 의도는 자신감이나 지식의 부족으로 대화를 꺼리는 독자들을 위한 의미로 해석된다.

어쩌면 번역 과정에서 다소 강렬한 의미에서 바뀌었을지도(독자가 일어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하는 추측) 모른다.

아무튼 뻔뻔하게는 성실과 예의를 무시하는 뜻은 아니고, 품위와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대화를 하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집필 의도와 전체적인 내용에 비춰 적절할 것 같다.

일본인은 상대방의 눈을 보며 말하는 것에 서투르다고 한다. 그래서 대화법과 관련한 자기 계발서 등에서는 눈을 보기보다 눈과 눈 사이나 콧날 주위를 보면 좋다고 조언한다. 눈에는 우리의 기분이 나타난다. 시선을 피하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기분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동작이다. '뭔가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니?'하고 상대방을 경계하게 만든다.

그러나 일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다. 대체적으로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유교적, 제왕 시절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대화할때 상대방과 나는 맞댄 거울이다. 불안은 상대방에게 영향을 주고, 불안해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본다면 더욱더 불안해질 것이다. 이 연쇄 작용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불안한 메세지를 주는 동작을 하지 말아야 한다.





대화도 캐치볼과 같다.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대화를 나눌 때 서로가 일방적으로 말하기만 해서는 대화가 성립되지 않는다. 상대방의 말을 확실히 받아들여서(캐치해서) 자신의 의견을 다시 던져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다시 던질 수 없다.

뻔뻔하게 말해도 마음을 얻는 사람들은 대체로 성격이 밝아 항상 밝은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중요한 용건에도 웃음을 띠며 상대방을 끌어들이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마치 토크쇼에서 주도적으로 진행을 하는 MC처럼...

주변에서도 신뢰를 바탕으로 항상 밝은 기운을 내며 분위기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필요에 의해서 신경 쓰는 척, 배려하는 척하며 가식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경우에만 잘 보이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초반에는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의 가식을 깨달아 신뢰가 무너지면 그 사람 말은 믿지 않게 된다.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뻔뻔하게 말할 수 있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대로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무슨 말을 할 것인지’와 ‘어떻게 말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안 해도 되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말주변이 없어서, 너무 긴장해서 등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우리 주변에는 대화법에 관한 책들이 넘쳐 나고, 그 노하우를 소개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그 대화법에 따라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실전에서는 잘 안 먹히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매너를 갖추고 정중하게 표현해 봐도, 목소리를 가다듬고 분명하게 의사를 전달해 봐도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많은 사람이 가진 대화법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이 책 『뻔뻔하게 말해도 호감을 얻는 대화법』은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로 하는 일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아 고민인 사람들에게는 선물처럼 다가올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필요하지만 회사 업무 상 만나게 되는 다양한 상대방들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계약할때 어떤 방법으로 대화를 해야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사회 초년생과 비지니스를 하는 직장인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 : 후지요시 다쓰조


1991년, 일본 와세다대학교 제1문학부를 졸업한 후 플러스 주식회사에 입사해 영업, 기획, 신규 사업 설립 등에 종사했다. 2009년에는 일본 전국 플러스 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장으로 취임해 노동조합 활동에 코칭을 도입했다. 2013년, 코칭을 중심으로 각종 심리 기법과 무술, 명상 등의 경험을 통합해 꿈 실현 응원 대화 기법을 확립했다. 2015년에는 『일하는 습관을 바꾸는 10초 행동력』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일본에서 40만 부가 넘게 팔렸다.

2016년, ‘GONMATUS’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를 모토로 삼고, 경영자에서부터 학생까지 폭넓은 층의 개인을 대상으로 꿈 실현을 위한 코칭 및 연수,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역자 : 박재영


서경대학교 일어학과를 졸업했다. 출판·번역 분야에 종사했던 외조부의 영향으로 언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것에 재미를 느껴 번역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강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책을 번역, 소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는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이제부터 민폐 좀 끼치고 살겠습니다』, 『YES를 이끌어내는 심리술』, 『부자의 사고 빈자의 사고』, 『힘내라는 말보다 힘이 나는 말이 있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천문학 이야기』, 『나쁜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꾸는 기술』, 『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됐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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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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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아홉 번째 책이다.

이 책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판타지’이다. 요즘 대세인 '판타지 문학'을 살짝 차용해 편성해 의도하려는 의미가 아니라 설화나 전설, 기담, 괴담 등의 대부분이 판타지라는 뜻이다.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현실은 늘 만족스럽지 못하다. 좀처럼 뜻대로 되는 일도 없고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살려는 인간의 본성과 의지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게 자연스러운현상일 뿐이다.

특히 현대의 우리 인류는 풍요를 대신해 얻은 크고 작은, 많은 사회적 문제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사회는 너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워 미래도 불확실하다. 이러니 자신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부푼 꿈조차 갖기 어렵다. 왠지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게 현실이다.

그 때문인지 사람들은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삶을 염원하는 소망하고 선망한다. 이른바 판타지의 세계, 환상의 세계를 그려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인간의 모습을 하였으되 초능력을 장착한 수많은 신들이 등장하여 인간은 결코 할 수 없는 환상적인 스킬을 선보이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영웅들이 신비롭고 화려한 무용담을 펼치는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세상에는 우리의 사고와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물론 그 가운데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기적과 같은 우연으로 일어난 놀라운 상황들도 있다. 또 상상과 공상, 환상이 만들어낸 존재들의 이야기나 납득하기 어려운 괴담과 기담 등이 우리의 삶 속에 오랜 역사를 지니고 변함없이 존재하며 호기심과 공포감을 주는가 하면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비상식적인 환상의 주인공들은 일찍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신화와 전설에 수없이 등장하고, 오늘날에도 때때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호기심과 공포감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실체를 알 수 없고 현실감이 없는 상상의 존재들은 어떻게 태어났고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것은 인간 사유(思惟)의 한 부분으로 우리의 욕망, 욕구, 선망 등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일종의 환상, 즉 인간의 판타지(fantasy)라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삶을 통해 무엇을 욕망하고 갈망하며 선망하는가?

바로 이 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은 흥미로운 신화와 전설, 괴담, 기담, 미스터리한 이야기 등을 통해 인간의 판타지를 들여다본다.





판타지의 세계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도, 상상력의 경계도 없다. 판타지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아득한 옛날부터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왔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은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책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은 영원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신화와 전설의 주인공들, 한끗 차이로 신에서 괴물로 곤두박질한 불운의 존재들, ‘세상에 이런 일이,’ 싶은 미스터리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염라대왕과 옥황상제까지, 인간의 염원과 환상이 투영된 존재들이 시공간을 종횡무진하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물론 수많은 판타지를 책 한 권에 모두 담기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판타지들을 간추렸다.

우리나라의 판타지도 다소 생소한 것들도 있겠지만 거의 모두 우리 민족의 삶과 가까이 있어서 익숙하고 친숙한 것들이다. 내용도 되도록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꾸미려고 노력했다. 독자들은 이상화 저자의 노력이 그의 글쓰기 실력보다 훨씬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PART ① 신화와 전설

중국의 창세신화, 일본의 창세신화, 도깨비, 치우, 신화 속의 여신들, 서왕모, 마고할미, 바리데기, 희생양, 미인계, 아마조네스, 피그말리온, 루시퍼, 미다스.

PART ② 영물과 괴물, 요괴

우리나라의 영물, 우리나라의 요괴, 불가사리, 메두사, 키메라, 피닉스와 스핑크스, 히드라와 켄타우로스, 동양의 용과 서양의 용, 빅풋, 마귀.

PART ③ 괴담과 기담

늑대인간, 판도라, 아킬레우스, 카이사르, 황후의 매춘, 라스푸틴의 성기, 여성의 피임, 다이아몬드,마법.

PART ④ 믿기 어려운 사실들

신탁, 오이디푸스, 고르디우스의 매듭, 엄지 척, 밀로의 비너스, 13일 금요일, 숫자 666, 노스트라다무스, 신내림, 빙의와 퇴마.

PART ⑤ 이승과 저승

삼수갑산, 옥황상제, 염라대왕 326, 저승사자, 좀비와 강시.





앞서 열거한 단어들은 대부분 동서양의 신화, 전설, 괴담, 기담 등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의인화된 가상 인물들이다. 인물을 수식하는 형용사 등은 뺀 채 단어만 선택해 독자가 임의로 열거한 것임을 밝힌다. 전부 역사가 있고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것돌, 문자가 등장한 이후엔 물증이나 기록을 근거로 저자가 선별해 이 책에 실었으리라 생각된다. 모두 싣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 될 테니... 독자에게도 익숙한 단어들이 대부분이라는 데 깜짝 놀랐지만 자세히 읽어보고 나서 잘못 안 것이나 오해하고 있었던 것도 꽤 있었음을 고백한다. 뒤늦게나마 저자의 책을 통해 바로 알게 된 것도 감사드린다.

개인적 취향으로는 '저주받은 다이아몬드' '13일의 금요일' '숫자 666' 등이 흥미로웠다.

각 주제마다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 종교적 메시지까지 담고 있어서 흥미를 더했고, '마귀'의 정체에 대해서는 단테의 신곡이라든가 밀턴의 '실낙원', 괴테의 '파우스트' 등 문학작품들이 거론돼 이 책에 대한 몰입도 높이 올라가기도 했다.

'반인반수'는 "타락한 인간은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동물에 불과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말엔 설득력이 크게 높아졌다. 마지막 부분의 인간 악마 '히틀러', 성폭력 '가해자'까지 언급돼서 시사적 흥미를 높인 것도 저자의 문학적 능력으로 보인다.





<믿기 어려운 사실들>에 나오는 666에 대한 해석은 재미 있기도 하고 숙제로 남겨진 부분도 있다.

고대 히브리어로 된 문자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착오와 오역이 있었다면 해석이나 이해가 더욱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이 차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전제척으로는 독자의 부족한 지식욕을 돋아줘 매우 감사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일본작가들의 서적들을 읽다보면 당연히 일본 위주의 설화만을 만나고, 우리의 것을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부분에 대한 갈증도 다소 풀어준다. 우리의 설화, 우리의 요괴, 우리의 영물들 역시 함께 다루기 때문이다.

책은 동서양의 다양한 창조설화나 민중설화를 이야기하기도 하며, 다양한 영물과 괴물, 요괴들을 추적한다. 심지어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며, 늑대인간, 강시, 좀비처럼 판타지 소설에서나 만날 법한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오랜 신화 속 영물들 뿐 아니라, 빅풋이나 예티와 같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 미확인생물들에 대해서도 접근하고 있어,

책 속에서 만나는 설화나 기담, 요괴들의 스펙트럼이 참 넓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을 ‘판타지’라는 테두리로 묶고 있다. 저자의 판타지에 대한 정의 가운데 이런 정의가 있다.

“인간들이 현실을 살면서 이루기 어려운 줄 알면서도 염원하는 소망하고 선망하는 것도 판타지다.” 그러니 설화나 전설, 기담 속 존재나 이야기들은 결국 아직 도달하지 못한 삶 속에서의 희망이나 염원이 반영된 판타지라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이는 판타지가 허무맹랑한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도리어 삶에서 시작된, 희망과 염원의 실체가 바로 판타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책을 통해, 동서양을 뛰어넘고, 시대를 넘나들면서 만나게 되는 민중들의 염원을 만나게 되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저자 : 이상화


1973년 방송작가로 데뷔하여 30여 년 동안 〈TV 손자병법〉 〈호랑이 선생님〉 등 수많은 TV 드라마와 라디오 드라마를 집필했다. 특히 1990년대 초 KBS-2TV를 통해 방영된 〈TV 손자병법〉은 서민과 직장인들의 애환을 해학적이고 심도 있게 다룬 문제작으로 ‘안방 관객’들을 사로잡은 공전의 히트작이다.

경원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KBS와 MBC 방송아카데미 등에서 지속적으로 후진들을 양성해왔다.

현재는 방송작가의 업(業)과 더불어 ‘미래성문화연구소’를 개설해, 인간이 지닌 성적 역할과 그 심층적 의미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성의 문화와 역사를 탐구하고 집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는 《아줌마 손자병법》 《천재를 만드는 엄마, 바보를 만드는 엄마》 《여자에게 다 줘라》 《여자의 자격》 《혼돈의 시대, 당신의 멘토는?》 《최후의 툰드라》 《여자의 사생활》 《류중일 업포스 리더십》 《호감력》 《생각의 투망을 던져라》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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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 - DNA 속에 남겨진 인류의 이주, 질병 그리고 치열한 전투의 역사
요하네스 크라우제.토마스 트라페 지음, 강영옥 옮김 / 책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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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유럽으로 가려는 중동지역 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난민의 여름’이라는 진통을 겪은 유럽 대륙, 그리고 2018년 제주도에 온 예맨 난민을 받아들이는 문제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겪은 우리나라와 이주민(인종)에 대한 불합리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미국 등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권력자들은 이주를 고약한 바이러스와 같은 이미지로 부각시켰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이주(난민), 폭력, 질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천 년간 인류의 이동과 이동성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인류는 이토록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수 없었을 것이란 게 학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주는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으로, 우리는 아주 오래된 인간의 뼈를 통해, 죽은 자의 유전자 프로파일뿐만 아니라 이러한 유전적 특질이 확산된 방식, 쉽게 말해 우리의 조상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나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인류의 이주와 관련해 중대한 전환점이 된 작은 손가락의 뼛조각에서 시작된다. 이 작은 손가락은 새로운 인간 유형이 알려지고 초기 유럽인들과 네안데르탈인의 유사성을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 발견된 새로운 인간 유형은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공통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로, 그때까지 호모 에렉투스의 DNA 염기 서열은 분석된 적이 없었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발견된 이 작은 뼛조각을 통해 우리는 최초의 유럽인들은 왜 검은색 피부를 가졌는지, 민족이나 국적을 유전자로 구분할 수 없는지와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가져왔다.

작은 손가락뼈 분석 자료를 토대로 한 이 책은 빙하기에서 시작해 진화의 실체를 완벽하게 밝히기 직전인 현대까지 이주를 통한 인류의 역사와 문화, 언어 및 사회구조의 변화, 전염병의 대유행 등 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을 가이드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으로 과거를 추적해보면 우리 모두는 이민자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 인류는 새로운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장소를 옮겨 다니며 인간은 새로운 도전을 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유전자의 여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인류 이주의 역사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호모 에렉투스, 유전자 지도, 그리고 고고학. 이 책은 이 세 가지를 연결하고 융합해 탄생했다.

호모 에렉투스는 160만년 전부터 25만년 전까지 지구상에 생존했던 직립원인으로서 현존하는 화석 인류에 근거해 인간의 조상으로 정의되고 있다.

게놈 프로젝트가 최근 급발전함으로써 고고학자들은 그동안 화석으로 존재해왔던 인류의 원형이 되는 뼈의 유전자 본석이 가능해졌다.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작은 손가락 뼛조각 하나가 우리를 새로운 원시 인류의 세계로 안내하는 근간이 된 것이다. 이 뼛조각을 분석한 학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정확한 원시 인류의 실체를 알아낸 것이다.

고고유전학은 이제 인류의 조상인 원시 인류의 시대까지 DNA에서 역사를 추출해낸다. 이 결과로 이제까지 알고 있던 인류의 조상 네안데르탈인은 일부분 허상에 불과했다.

이 책의 공동 저자 요하네스 크라우제와 토마스 트리페는 서문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유럽은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발칸반도를 넘어 대륙의 중심으로 밀려드는 이주 물결은 그야말로 시대의 전환을 이루는 사건임을예고한다. 이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농경 문화의 대가족들이 유입되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새로운 땅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왔던 유럽인들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처음에는 유럽인들이 물러났고, 그 다음에는 고대 유럽 문화가 사라졌다. 유럽 대륙의 정착민들과 침입자들의 모습은 달랐다. 이렇게 민족의 교류는 시작되었다."





이후 8,000년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서야 겨우 민족 대이동에 관한 보다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기존 고고학의 연구 결과를 뒤집는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내고, 근거가 부족했던 고고학 이론을 확정하는 증거가 된다.

여기에 발전된 의학의 DNA 분석 기술은 고고학 분야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오랜 세월 인간의 삶에 영향을 준 개와 말, 질병의 매개가 된 박쥐, 곰쥐, 물개, 아마딜로 같은 동물, 질병의 원인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DNA마저 실험대에 올랐다. 고고학과 유전학이 결합한 고고유전학은 시간이 파묻어버린 모든 비밀의 열쇠로 등장한다.

공동 저자는 책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인간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책에 따르면 요하네스 크라우제가 분석했던 손가락뼈는 '데니소바인'의 것이었다. 일명 '데니'라고 불리우는 이 소녀의 유전자는 원시 인류에 대한 기존 지식을 상당 부분 수정했다.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시대를 산 또다른 인류 종이 있다는 것이 밝혀짐과 동시에 두 종의 유전자가 섞여 있음이 드러났다. 또 이후의 연구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현생 인류와도 DNA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현생 인류가 다른 인류 종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은 배척됐다.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게놈 비교 결과 현생 인류는 네안데르탈인은 물론 데니소바인의 유전자도 일부 가지고 있었다. 2005년 이후 고고유전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고 이 책에서는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자의 연구 결과물이 담겨 있다.





책의 주요 내용을 기술하면서 추가로 알아야 할 정보는 따로 단락을 만들어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배열돼 있다. 예를 들면 3장에서는 인류의 이주에 대해 언급하며 큰 원인은 기후가 꼽히므로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공동 저자는 친절하게 '과거와 현재의 기후 변화'라는 단락을 추가해 기후 변화와 이주의 관계를 설명해 문외한인 독자도 읽기 쉽게 배려했다.

이 책에는 유전자 연구를 통해 밝혀진 새로운 정보들이 가득하다. 사르디니아 섬 사람에게는 수렵민과 채집만의 유전적 요소가 섞이지 않은 초기농경민의 순수한 유전자가 남아 있다. 아메리칸 인디언의 유전 정보는 아시안인의 것보다는 유럽인의 것과 더 가깝다.

시궁쥐는 페스트로부터 유럽인을 구했다. 한센병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전파된 것이다. 지금 들은 예만 봐도 우리가 지금까지 배우고 알던 것과는 다른 놀라운 결과들이 많다. 이 같은 결과을 얻기 위해 수행한 일련의 유전정보 분석 과정과 논리적 맥락도 자세히 기술돼 있다.

독자가 워낙 지식이 없는 고고인류학의 '~~인' 등 낯선 단어가 많이 등장하고 유전자의 발달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어쩔 수 없이 그냥 넘어가도 지금까지 이 책에서 보여준 놀라운 연구 결과는 앞으로 우리 인류가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야 할 많은 이유에 대한 정보가 많아 읽을 만하다. 조금 더 관심 있는 독자들이 천착해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초기 단계라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이 엄청난 연구 결과를 간단히 이야기하려고 저자들은 인류 역사와 유전공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내공을 풀어낸다. 감탄스럽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은 쉽다. 쉽게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어렵다는 말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체화된 말이다.

이 책은 두명의 저자가 쓴 책인데, 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쪽은 요하네스 크라우제다. 그는 DNA를 통해서 인류의 역사를 풀어낸다. 우리가 읽는 역사책은 대부분 결과만 이야기 해준다. 과정을 함께 얘기하려면 엄청나게 길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중요한 부분은 원인, 과정, 결과, 전망 등도 함께 나와만 하지만... 아무튼 이 저자들은 누가 더 기여를 했는지는 독자가 따질 몫도 아니고 신경 쓸 이유도 없다.

'아프리카인들이 북쪽으로 이동했다.' 혹은 '가부장제도가 생겨났다'는 사실에 대해 저자들은 고고유전학 유전공학 등에 기반해 추론해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다른 저자는 토마스 트라페이다. 그는 요하네스 크라우제가 서술한 글을 보충 설명해준다. 그도 분명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 : 요하네스 크리우제


고대 DNA 연구분야에서 떠오르는 인재로 인정받고 있는 요하네스 크라우제는 1980년 독일 라이네펠데에서 태어났으며, 독일 예나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와 막스플랑크 하버드 연구센터를 맡고 있다. 그는 네안데르탈인 게놈 해독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원시 인류 형태를 발견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지금도 팬데믹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그는 독일 라이프치히에 거주하고 있다.


저자 : 토마스 트리페


1981년 독일 존더하우젠에서 태어난 토마스 트라페는 과학 및 정치분야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디 차이트(DIE ZEIT)〉, 〈쥐트도이체 차이퉁(S?DDEUTSCHE ZEITUNG)〉,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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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 - 흔들리고 아픈 중년을 위한 위로와 처방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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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 이 책은 그런 혼란스럽고 아픈 중년들의 이야기를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려내고 있다.

엉뚱발랄하고 톡톡 튀는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진짜 리얼리티가 이런 거구나를 느끼는 한편, 느닷없이 웃음이 터져 나올 뿐만 아니라, 삶의 2막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의욕이 되살아난다.

또한 중년이라고 애써 잠재워 두었던 욕망이 다시 꿈틀거리며 삶의 열정이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 연령대를 딱히 특정할 수 없이, 언제부턴가 삶이 느슨해지고 뒤처지는 것 같고 억울함이 밀려오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고 치유받을 수 있는 치유 에세이이자, 건강한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이다.

청춘과 노년 사이, 기혼이든 비혼이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시기 ‘중년’. 아무리 자신을 긍정하려 해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고, 삶의 무게는 더 묵직해지는데 보상은 없으며, 인생 무대의 센터 자리는 어느덧 빼앗긴 지 오래. 느는 건 주름과 뱃살과 책임감뿐. 중년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되는 어른스러움과 무거운 책임감 앞에서, 때로는 억울하고 초라해지고 우울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마이뉴스〉와 〈인천 투데이〉에서 1년 넘게 연재했고, 현재까지 300만 뷰 이상의 누적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명랑한 중년’ 가운데 일부를 엮었다.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인 《다락방 미술관》의 저자이기도 한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친구들 대신 연애편지를 쓰고, 이불속에서 미친 듯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던 문학소녀가 결혼과 출산, 육아, 그리고 휴직을 거치며 잃어버린 자아 찾기에 성공, ‘문학중년’이 되어 돌아오는 과정에서 겪은 삶과 사랑, 그가 만난 사람들과 예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결혼하고 두 아들이 스무 살 넘을 때까지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삶에 충실하면서도 음악과 미술과 문학에 대한 사랑만큼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작가로서 인생 2막을 살게 된 작가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평범한 주부이면서도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지 낳고, 늘 치열하게 살아온 작가의 인생이 많은 이들에게 교훈과 도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삶, 사랑, 나이듦, 사람, 예술 등 총 다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겉으론 조용했지만 장기자랑 무대가 있으면 다짜고짜 솔로로 나서서 친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시절을 지나, 간호사로 일하면서 환자에게서 옮은 결핵과 사투를 벌인 이야기, 아픈 몸으로 5수째 연필을 잡고 있는 아들, 고2 때 가출했던 아들과 다정한 친구로 살아가는 쿨한 엄마의 이야기, 치매 앓는 시아버지의 말이 통하는 동무이자 연애 카운셀러가 된 사연, 수목 드라마가 유일한 낙인 남편을 위해 드라마를 쓰고 있는 작가로서의 삶 또한 오롯이 보여준다. 간결한 어휘로 많은 걸 담아내는 문체에 강한 흡인력이 있다.

단숨에 읽히지만, ‘뼛속 깊은’ 곳을 건드려 오랜 잔상을 남긴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나날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읽히기를, 읽는 동안 웃음이 나오기를”(프롤로그 중에서) 작가는 소망한다.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입니까? 처음부터 아련하고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을 그린 영화 <화양연가>를 왜 떠올리는 걸까? 명랑한 중년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일단 중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자신의 성격도 외모도 눈에 띄진 않았지만, 여고 시절부터 무대만 생기면 무작정 앞으로 나가 노래하던 엉뚱발랄한 소녀라 밝힌다.

대학 축제 때는 심수봉의 ‘그대와 탱고를’을 불러 남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고, 간호사 시절 회식 자리에서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을 불러 병원장을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던 화려한 시절을 보낸 그녀. 결혼 후 두 아들을 낳으며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아이들이 스무 살이 넘을 무렵 문학중년으로 돌아왔다. 책, 영화, 그림, 클래식 음악 감상과 함께 멈추지 않았던 글쓰기.

그녀는 어느덧 프리랜서 작가가 되어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고, 그중 이 책의 원작이기도 한 ‘명랑한 중년’이라는 연재글은 현재까지 누적조회수 300만 뷰(현재도 계속 상승 중)가 넘을 정도로 많은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았다.

첫 번째 이야기 ‘삶’에서는 작가의 이 같은 삶의 1막이 담담하게 전개된다.





두 번째 이야기 ‘사랑’ 편에서는 청춘과는 다른 차원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별과 재혼과 또다시 사별을 반복하며, 잃어버린 사랑에 몸부림치는 시아버지, 47세에 여덟 살 연상의 첫사랑과 눈물겨운 재회 끝에 시골에서 달콤꽁냥한 신혼살이를 하고 있는 친구, 기차에서 한번 스친 남자에게 평생을 ‘올인’한 여자, 몸이 아픈 4수생 아들과 북극곰 삼총사들의 찐한 우정 이야기 등등이 재밌고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세 번째 이야기 ‘나이듦’에서는 느닷없이 찾아온 노화가 당황스러운 중년들의 웃지 못 할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시스루룩에 노브라 차림으로 외출한 친구와 순진한 얼굴로 패션 테러리스트가 된 친구의 사연, 도무지 받지 않는 ‘사진빨’과 중년 남녀의 카톡 프사 총정리까지... 웃긴데 찡한 이야기들이 작가의 톡톡 튀는 문체와 어우러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힐 것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식에 대한 복수심과 연민으로 한없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모두가 자신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살고 있고, 드라마는 갈등”이라는 저자의 말에 ‘그럼 그렇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외에 나이 마흔다섯에 사물놀이반 ‘애기’ 총무가 된 사연,

중년들만 공감할 수 있는 갱년기 이야기와 송년회 대화 등. 이상할 것 없는 중년의 삶 구석구석이 낱낱이 리얼리티로 그려지는데, 추하기는커녕 오히려 아름답게 보인다. 작가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에 감격하고 뭉클해지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네 번째 이야기 ‘사람’에서는 “자세히 보면 다 예쁘다”라는 부제처럼 흔히들 놓치게 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하는 글들이 펼쳐진다.

성형외과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마주쳤던 사람들 이야기, 자기를 아낌없이 다 내주며 오십 넘어도 변함없는 신뢰를 받는 사람 이야기, 치매는 안타깝지만 오히려 다행인 점도 있다는 이야기 등등 작가만의 새로운 시선에 또 한 번 감동의 파노라마가 펼쳐질 것이다.

끝으로 다섯 번째 이야기 ‘예술’에서는 대체로 영화 이야기를 한다. 〈가버나움〉 〈벌새〉 〈콜레트〉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 영화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공포 스릴러 〈추격자〉에 대한 시선은 새롭고 독특하다.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을 쓰고 있는 작가의,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영화평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성형외과에 오는 사람들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시 구절을 몸소 확인해준다. 간호사의 얼굴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한 다음 성형을 했는지, 어디서 한 건지 꼭 묻는다. 어쩌면 예쁜 곳을 찾을 때까지 보기 때문에 예쁘다고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어떤 날은 내 눈이, 또 코가 심지어 귀가 예쁜지를 알았다. 그런데 “언니 너무 예뻐요.”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부조화의 얼굴을 가진 나는 ‘이건 무슨 운명의 조화’인지. <- pp.188~189>


그 위태로운 길 위에서도 존엄을 잃지 않는 그의 말투와 몸짓에 내 눈은 커졌다. 그리고 새삼스레 되뇌었다. 비혼이든 기혼이든 결은 다르지만 비슷한 크기의 고민을 한다는 것을. 다들 고만고만한 돌멩이를 가슴에 얹고 사는구나 싶으니 내 가슴을 짓누르는 돌멩이가 견딜 만한 것이 되기도 했다. <- p.212>


이거 뭔가 냄새가 난다. 아니, 그런 사사로운 감정 말고 좀 그럴싸한 이야기 없냐고 묻는 내게 꽥 소리를 지른다. “지금 당장 그것이 시급하다고!” 드라마가 앞서가야 제도가 따라갈 것 아니냐며 나더러 작가정신이 없다고 난리이다. 이건 뭐, 현장에서 민원을 접수하는 공무원도 아니고. <- p.229>





비로소 생각이 들었다. 시체가 알로샤일지도 모른다는. 그러고 보니 그다음 대사도 인상적이다. 검시관은 자식의 죽음을 부정하는 부모들을 많이 봐왔다며,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유전자 감식을 해보자고 한다. 제냐는 극렬히 저항한다. 아닌데 왜 하느냐는 거다. 그리고 남편 보리스는 벽에 기대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고 오열한다. 제냐도 보리스도 어쩌면 알았구나. <- p.240>


이 영화의 엔딩이 수정되었다는 글을 보았다. 원래는 머리 잘린 미진이 죽기 전 더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죽고 나서도 마지막 두 남자의 격투 장면에서 그녀의 잘린 머리가 흉기로 쓰이는 엽기적인 장면이 있었단다.

너무 잔인해서 수정했다는 글을 읽고 이 명대사가 떠올랐다. “고만해라, 마이 무따.” <- p.256>


자인은 사하르를 변기에 앉히고 그녀의 피 묻은 속옷을 빨아 입히며 “부모에게 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부모가 아는 순간 가임기 여성으로 간주되어 팔려 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자인은 입고 있던 민소매 티를 벗어 돌돌 말아 건네며 사하르에게 속옷 사이에 끼우라고 알려준다.

심장이 발끝까지 ‘쿵’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 p.260>





저자 : 문하연


평범한 주부이자 두 아들의 엄마로 살다가 사십 대 후반에 〈오마이뉴스〉와 〈인천 투데이〉 등에 예술 분야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와 화가의 일생을 다룬 ‘그림의 말들’, 클래식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연이 있는 클래식’, 사십 대 여인의 엉뚱 발랄하고 때로는 뭉클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명랑한 중년’을 연재했다.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2018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했다. 이에 탄력을 받아 그간 혼자 공부하며 쌓아온 예술 분야의 내공을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의 여러 장르로 쏟아내고 있다. 미술 비전공자이자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미술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다락방 미술관』에 이어, 유독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명랑한 중년’의 연재글 중 일부를 모아 이 책 『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를 내놓게 되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이때, 엉뚱발랄한 작가의 글들이 큰 웃음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현재는 드라마 대본과 시나리오를 쓰면서 방송 편성과 영화에 도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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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
다카하시 아쓰시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는 스스로가 HSP(매우 민감한 사람, The Highly SensitiveE People)인 것을 깨달은 저자 다카하시 아쓰시가 둔감함을 넘어 무례한 세상에서 내향성 인간으로 살아가는 벅찬 생존기를 담은 에세이다.

식당에 가면 바빠 보이는 점원을 잘 부르지 못하거나 애매하게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봐 사람이 적은 골목길로 다니는 저자의 일상이 얼핏 피곤하게 보이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예민함을 현명하게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예민한 만큼 누구보다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고 돌발 상황을 차분히 준비한다.

그에게 예민함은 상대방의 감정을 센스 있게 눈치채고 삐걱거리는 관계를 좋게 풀어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윤활유 역할도 한다.





물론 자신의 예민함을 긍정하기까지 저자도 고군분투해야만 했다. 스스로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닌지 고독 속에서 고민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HSP에 대해 공부하며 자신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터득해 가면서 견뎌냈다. 그때 자신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공감’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4컷 만화를 그렸고 HSP에 대해 꼭 필요한 정보만 녹여내어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를 펴냈다. 민감한 기질을 갖고 태어난 것은 선택받은 것일 수 있다는 저자의 즐거운 상상처럼, 책장을 덮고 나면 예민함은 이겨내야 하는 기질이 아니라 키워야 하는 재능이라는 유쾌한 믿음이 생길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예민한 게 아닐까?’ ‘나만 불편하게 생각하는 걸까?’ 생각해 왔던 모든 이들이 “난 불편한 게 많아!”라고 당당히 외치길 바란다. 그 불편함이 우리를 위기로부터 구해줄 거라 믿는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학생시절 스스로가 너무 민감한 건 아닌지 고민했다. 사람이 많이 곳에 가면 금방 지치거나, 다른 사람의 기분에 따라 전전긍긍하고, 남들은 괜찮다고 넘어가는 일들이 괜찮지 않았다. “넌 너무 예민한 거 같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마.”라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자주 들었고 그럴 때마다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라는 물음을 마음 한편에 품은 채 나이를 먹으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하지만 민감한 기질을 가진 많은 이들이 그렇듯,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는다고 나아지지 않았다. 스스로의 민감함에 대해 고민하던 ‘나’는 온갖 서적과 인터넷을 뒤져보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지구상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들을 가리켜 ‘HSP’라고 부른다는 것도.





저자는 서문에서 밝힌다. 세상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그들이 사회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지 생각해 본 ‘나’는 민감한 기질에 대해 분석한 많은 책들을 뒤로하고 일단 ‘공감’부터 하기로 했다. 어떤 말보다도 ‘여기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다.’라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민감한 기질을 갖고 태어나 사회인이자, 부모이자, 배우자로 살아가며 ‘내’가 느꼈던 점들을 4컷 만화에 담아 블로그에 올렸고,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알기 쉽게 HSP에 대해 설명한 책은 처음이었다.’

‘살아가는 용기를 얻었다.’ ‘민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한다.’ ‘읽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 등 수많은 공감을 얻으며 한 권의 책으로까지 출간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사회에서 겉돌고, 혼자 있고 싶어 하면서도 외로운 건 싫어하며, 가끔은 스스로의 민감함에 대해 한탄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내 안의 민감함’을 긍정하기로 했다. 세상에는 많은 민감한 사람들이 있고, ‘나’와 같은 사람들도 사회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생각해 보면 세상을 바꾸는 일은 ‘불편함’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았던가. 불편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발명품이 나오고,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세상은 다수가 행복해지는 쪽으로 향하려 노력해 왔다. 그렇다면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는 것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것과 의미상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까?

세상에 대한 불편함을 빠르게 느끼고 그 불편함을 사회에 말하는 것. 저자는 그 역할을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이가 바로 자신과 같은 ‘민감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민감함’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는 한다. 물론 더 많이 느끼고 더 다양하게 느끼는 건 피로한 일일 수 있지만 그게 잘못된 일은 아니다. 오히려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기질이다. 민감한 기질을 활용하여 더 섬세하고 더 빠르게 문제를 잡아낼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중요한 것을 먼저 발견해 낼 수도 있다.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문제라 여겼던 것들이 특별한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예민한 성격을 재앙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 어떤 조언보다도 가장 큰 위로와 생존 전략이 되어줄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HSP란 매우 예민한 사람이란 뜻이다.

이 책은 옛날에도 민감한 사람이 있었다는 전제 하에 4단짜리 짧은 만화로 시작되는데추측하기로 그들은 사회에 쉬이 어울리지 못해 무속인이 되었을거라는 추측이다. 왠지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분명 예민함만은 타고 났을 터.

이런 HSP의 감정적 특징은 공감력이 뛰어나고, 우뇌가 더 발달했으며 섬세함이 지나쳐 머릿속이 복잡할 정도라는데 머리가 갸웃거려진다.

저자는 전제에 쉽게 수긍이 안 가는 독자를 위해선지 테스트를 시작한다. 말 그대로 심리테스트다. 테스트 겸 호기심 겸 독자도 한 번 시도해본다. 책을 읽어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결과는 HSP가 되기에 충분함을 깨닫는다. 심리학적으로 인정된 설문이어선지 믿음이 생길 정도로 구체적이고 다양하다. 생각보다 공감되는 부분은 많았다. 이런 걸 불행 중 다행이다 싶다. 아니면 마른 하늘에 벼락 맞은 셈이 될 테니까. '미러뉴런' '모방세포' '공감세포'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긴장이 더해간다. HSP란 결과를 부정하려 했는데 이 조사 결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독자 자신에 놀라게 된다. 이젠 인정할 만큼 정확한 테스트다는 걸 전제하며 아예 책에 매달릴 심산이다.

고백컨대 사실 어렸을 적 독자는 예민한 성격이라는 점을 담임선생님에게 지적 받은 바 있다. 가정통신란에 적힌 잘 쓴 글씨로 '감수성 짙고 예민한 성격'이란 점을 담임선생님이 쓴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면 예민함을 반증하는 것 아닌가. 사실 그때는 '감수성'으로 받아들였다.





둔감한 사람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중간 정도의 예민한 사람들과 고도로 예민한 사람들은 장점을 강화하면서 살면 된다.

저자는 너무 힘들면 둔감해지는 연습을 하면 된다고 제시한다. 이젠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본격적으로 인정한다. 스스로 힘든데 주변에서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는 힐난을 받고 '버럭' 화를 낸 일도 많다.

반대로 둔감한 사람들도 무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말을 자주 듣는다. 왜? 사회나 조직에서 극단은 화합과 협력에 불편하니까 그럴 것이다.

예민한 만큼 누구보다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고 돌발 상황을 차분히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저자는 부각시킨다. 예민함은 상대방의 감정을 센스 있게 눈치채고 삐걱거리는 관계를 좋게 풀어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윤활 유역할도 한다.

객관적인 세계와 주관적인 세계에 구별 없는 상태로 성인이 되면 민감한 성향을 띠기도 한다. 우뇌 발달, 섬세함 등이 특징이라는 것. HSP <사소한 일에 쉽게 동요하는 당신에게>는 예민함이 위화감이나 괴로움에 의한 높은 감수성에서 비롯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타인의 감정이나 시선에 대해 신경쓰느라 스트레스로 인한 어깨 결림, 만성피로, 허약증 같은 원인 불명의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소모된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묘한 공감력. 다른 사람이 신경 쓰지 못한 부분까지 신경 쓸 수 있다. 좋게 말하면 신중한 거지만 주위로부터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면밀하게 시뮬레이션하고 일을 진행한다.

한가지일에 신경쓰기 시작하면 계속 그 생각만 한다. 존재감이 미미하다. 어떤 분위기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존재다. 감상적이지만 감정을 잘 표현하고 전달하지 못한다. 폐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른 사람이 혼나는 모습을 보면 괴롭다. 화를 자주 안내지만 불공정한 상황에서 화를 낸다. 감춰진 점을 빨리 알아차리고 비수 같은 말을 한다. 주변환경인 나쁘게 흘러가는 것을 빨리 감지한다. 빨리 탈출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 잡힌다.

지나치게 공감하지 않는다. 적당한 거리를 둔다. 자신의 감수성을 자각하고 감수성으로 향할 에너지를 행동으로 바꾼다. 제시하는 거의 모든 항목이 독자와 맞아 떨어진다. 놀랍기까지 하다.





이젠 저자의 제안으로 '무례한 일상에서 내향성 인간으로 살아남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민감한 성향을 지닌 사람은 인구의 15~20%다. 독자도 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문제는 예민함은 '위기에서 나를 구하는 재능'이라는 저자의 이 책에 쓴 부제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저자 : 다카하시 아쓰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출하는 일본 미술학교 ‘세츠 모드 세미나(セツㆍモ?ドセミナ?)’를 졸업한 후, 회사에서 일했다. 하지만 자신의 민감한 기질 때문에 회사에서 근무를 계속하기 어려워져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스스로가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는 것을 알게 된 후, HSP로 살아가는 일상의 곤란함을 기록하고 HSP 기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4컷 만화를 그려 블로그 ‘중년 HSP 일기에 연재했다. 공저로 출간한 『너무 민감해서 곤란한 나의 대처법(敏感すぎて困っている自分の??法)』이 일본에서 14쇄를 찍으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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