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오수영 지음 / 별빛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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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착하고 여린 사람은 세상의 모든 일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혼자서 몰래 앓는다. 그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며 서서히 마음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깨져버린다. 한 번 깨져버린 마음을 한 조각씩 주어 담아 다시 이어붙여 볼 수는 있겠지만 한 번 깨졌던 흔적은 끈질지게 살아남아 그 사람의 여생을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2020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심성을 잘 표현해내고 있는 말이다. 작가가 서문 첫머리에 이 글을 둔 의도는 소시민의 삶을 사는 보통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상처받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집약된 말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이렇게 시작한 산문집이라 사적인 글 위주의 책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 가족이 있고, 그의 삶이 있고, 특히 독자의 삶도 있었다.

여리기도 하고, 힘이 있는 글은 전적으로 작가의 경험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깨지기 쉬운 마음들에게 전하는 오수영 작가의 글은 평온한 마음으로 읽기 좋다.





우연히 눈에 띈 책 안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나를 만날 때의 기분이다. 공감이 그렇게 쉽게 형성되는지 독자는 이 책을 보며 느꼈다.

그 묘한 동질감과 위로가 참 오래 남았다.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는 그 제목처럼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다뤄야만 할 것 같은 책이다. 공들여 읽었다. 마음에 닿은 부분은 다시 읽고 두 번, 세 번 보기도 했다. 깨지기 쉬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건 얼마나 힘겨울까. 또 한편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걸까. 예민한 성격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독자도 담이 작고 소심한 덕에 마음을 졸이면서 살아가는 날들이 많다.

상황과 말들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옥죄이는 성격이다. 그런 점이 싫을 때도 많지만 성격이라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기에 어쩌다 만난 작가의 글에 동질감을 느끼며 독자에게는 큰 위로와 격려가 됐다. 연대감이라 표현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수년 전부터 에세이 읽는 것을 좋아한다. 에세이는 쓴 사람의 세계로 초대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단절되었던 전혀 다른 세계로의 초대. 낯설고 두렵고 기대되는 마음이 모두 겹치면서 글 속으로 빠져든다. 대부분 감정이입이 쉬워 이해하기에도 도움이 된다.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아 제목과 잘 어울리는 글들이다. 표지마저 잘 고민한 흔적이 있다. 사람의 얼굴이면서도 깨진 마음 같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커버의 재질이 마음에 들어서 만지작 만지작 하게 된다. 책도 일반적인 크기보다는 작아서 독자의 작은 손에 쏙 들어온다.

미리 밝히지만 오수영 작가는 남성 작가다. 이름도 그렇고, 문장이 여린 느낌이 날 때마다 여성 작가로 오해할 수 있어 독자들에게 미리 말해둔다. 그도 그럴 것이, 남성 작가라고 생각할 만큼의 필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읽어보면 남성 작가들만의 우직하면서도 힘 있는 문장들도 눈에 띈다. 이전에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했다는데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도 있다.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는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문학 활동을 하는 오수영 작가의 2년 만의 신작이자, 그의 세계를 대변할 오롯한 증거다. 이 책은 작가 오수영이 오랫동안 ‘깨지기 쉬운 마음’과 함께 하면서 지나 온 작은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생활과 문학, 장면과 시가 있는 정직하고 아름다운 기록이다. 그는 제목처럼 깨지기 쉬운 사람이지만 그렇기에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누군가를, 무엇을 위한다는 말은 달가워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부끄러움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용기를 내어 말한다. 그에게 있어 가장 깨지기 쉬운 마음에게. 그만의 방법으로. 이 책은 정말 제목처럼 깨지기 쉬운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 될 것이다.





"날마다 다른 일상을 보낸 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같은 모습의 밤의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분명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지만 이 풍경 앞에서는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바깥의 소란에 휩쓸렸던 날도, 내면의 고독에 잠겼던 날도, 여기서 밤의 거리를 내려다보면 잠시나마 일었던 파문이 잠잠해진다. 어디에도 없는 어디서도 없는 이곳이 바로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장소이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콧날이 시큰해졌다. 독자에게 참 필요한 말이었고 위로의 말처럼 귓가를 스쳐 마음이 따스해졌다. 문제가 생기면 남 탓보다는 내 탓을 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고 따박따박 논리 있게 말을 하기보다는 돌아서 눈물을 머금으며 감정에 묻어버렸던 시간들도 떠오른다. 그 시간들 속에 불안했던 마음까지도.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초연해질까 싶었던 순간들이 쌓여 벌써 5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웅크리고 나약하기만 하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독자를 제일 괴롭히는 내게 주문처럼 다가왔던 글이었다.

마치 독자를 위로하기 위해 쓰인 듯한 글을 볼 때의 유대감은 절실하다. 특히 독자에게 그렇다. 성별도 나이도 모르는 작가에게 품는 고마움이 번진다. 좋은 작가를 만났다는 기쁨도 함께 번져간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말은 슬픔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닌 행복에도 공평하게 적용되는 말인데 우리는 제멋대로 그것을 받아들인다.

마치 슬픈 일만 모두 지나갈 것이고, 행복한 일들은 영원히 우리에게 머물게 될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모든 것들이 결국은 소멸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부터 다 부질없다는 회의적인 말이 아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기에 우리는 지금의 이 순간을 최대한 붙잡아둬야 한다는 것이다. (p. 77)


말은 과정이고 행동은 결과이다. 혹시나 결과만을 원하는 사람일지라도 과정이 따뜻하고 아름답다면 더욱 충만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가끔씩 말로 인해 마음이 소란스러운 날들이 찾아온다면, 말을 상대방에게 건네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고를 때처럼 세심한 마음으로, 상대방이 이 선물을 받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그렇게 단어를 고르고, 말투를 골라서, 정성껏 건넨다면, 우리의 말에서 향기로운 꽃이 만개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p. 135)





사랑에 대한 소문들이 사람들 주위를 배회한다. 사랑은 할수록 손해라는 말이, 설렘의 달콤함에 취하지 말라는 말이,

그 사람의 전부를 믿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불변의 진리가 되어 사람들로 하여금 안전벨트를 조금 더 움켜쥐게 만들곤 한다. 사랑에 대한 무수한 소문들 중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짜의 말을 가려낼 수 있을까. (p. 22)


사랑한다는 말은 연애에 있어서 커다란 동력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러면서도 매끄러운 연애를 위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무기로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 말에 담긴 의미를 포착하지 못하고 사랑과 사랑의 언어에 대한 허무에 빠지게 될 것이다. (p. 53)


말은 과정이고 행동은 결과이다. 혹시나 결과만을 원하는 사람일지라도 과정이 따뜻하고 아름답다면 더욱 충만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가끔씩 말로 인해 마음이 소란스러운 날들이 찾아온다면, 말을 상대방에게 건네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고를 때처럼 세심한 마음으로, 상대방이 이 선물을 받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그렇게 단어를 고르고, 말투를 골라서, 정성껏 건넨다면, 우리의 말에서 향기로운 꽃이 만개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p. 135)





저자 : 오수영


연약한 마음은 나약함의 상징이 아닌 남들보다 섬세하게 세상을 관통할 수 있는 선물이라고 믿으며 살아간다.그 믿음이 바로 깨지기 쉬우면서도 결코 깨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하며.


시인 오은


오수영은 신중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을 슬로 모션으로 바라볼 줄 안다. 거기에서 마주하는 삶의 이면을 그는 외면하지 않는다.

거울에서 유리 조각의 날카로움을, 눈부신 추억 속에서 돌아갈 수 없는 회한을, 이사 갈 집을 둘러보면서도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찾을 생면부지의 누군가를 떠올린다. 엄마와의 마지막 산책이 될지도 모를 상황에서조차 엄마의 손을 처음 잡는 것처럼 꼭 잡는다. 깨질까 걱정되는 마음을 하나둘 헤아리며 그는 조금씩 단단해진다.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에 실린 많은 글들이 사랑 끝에서, 이별 앞에서 쓰였지만 그것이 어떤 시작처럼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깨지기 쉬운 마음 앞에서 나는 잊기 어려운 표정을 마주한다. ‘진짜의 마음’으로 내일을 향해 이륙하는 사람의 당찬 얼굴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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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을 쏘았다
호레이스 맥코이 지음, 송예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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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호레이스 맥코이가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대 실제 체험한 경험적 사실을 모티브로 쓴 『그들은 말을 쏘았다』는 출간 초기 대중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1940년대 중반 장 폴 사르트르, 앙드레 지드, 앙드레 말로 등 프랑스 작가들을 중심으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이 소설을 가리켜 “미국에서 탄생한 최초의 실존주의 소설”이라고 극찬했다. 유럽에서 맥코이는 윌리엄 포크너, 존 스타인벡,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국 작가로 주목받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무명 배우 글로리아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라톤 댄스 대회에 참가하지만, 정작 그곳에서 만난 삶은 끝없이 견뎌야만 하는 악몽이었다. 마침내 그것이 자신의 삶에 내려진 형벌임을 깨달은 글로리아는 자신의 파트너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이 지점에서 소설은 삶의 의미와 공허함을 보여준다.

서정적이면서 음울한 이 소설은 섬세하고도 적나라하게 삶의 아이러니와 공포를 그려내 맥코이 작품 세계의 정점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학적이리만치 적나라한 이 작품은 그 시절 사람들의 시대 인식이 진지하지 못했다는 오해를 바로잡아줄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오락거리처럼 구경하는 이 작품의 플롯은 토머스 홉스와 찰스 다윈의 머리에서 나왔을 법한 설정으로 서바이벌 ‘리얼리티쇼’를 연상시키며, 맥코이는 여기에 살인, 성폭력, 낙태와 같은 주제를 과감히 덧붙인다.

인물들의 삶은 실로 끔찍하고 혹독하며 허무하다.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열정과 힘은 찬사받아 마땅하다. 이 소설은 작가가 샌타모니카에서 벌어진 마라톤 댄스 대회의 경비원으로 일할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1시간 50분 동안 춤을 추고 단 10분만 쉴 수 있는 마라톤 댄스가 실제로 있었던 행사라니 쉽게 믿기지 않는다. 지금 TV 리얼리티 쇼처럼 PPL(영화나 드라마에서 특정 제품을 노출시켜 광고 효과를 노리는 간접광고)이 그때 이미 있었단 것도 흥미롭다. 당시 마라톤 댄스 대회에 참가한 커플들이 후원사 이름이 크게 적힌 스웨터를 입고 춤을 췄다니 당시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롭다. 미국의 가장 어두운 구석으로 독자들을 데리고 가는 이 소설은 현대 사회에도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글로리아와의 인연은 조금 우습게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그때 그녀도 나처럼 어떻게든 영화판에 들어가려 애쓰는 신세였다. 그 만남이 아니었다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나는 지금도 그때 그녀를 보러 간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이혼과 근친 성폭력 등 비참한 삶을 살아온 글로리아. 우연히 놓친 버스의 정류장에서 로버트를 만나게 되고 둘의 운명은 시작된다.

대공황 시절이라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도 힘겨운 암울한 시기. 배경이 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들이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곤 삶의 단조로움과 무료함, 그리고 죽음뿐이다. 그곳에서 댄스 마라톤이라는 명목하에 참가자들이 수개월 동안 마지막 커플이 남을 때까지 원형 경기장을 끝없이 도는 행사가 열린다. 이 대회에 참가하면 숙식이 제공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글로리아는 로버트에게 한팀이 되어 출전할 것을 제안한다.





글로리아의 제안으로 로버트는 그녀와 함께 댄스 마라톤 대회에 커플로 참가하게 된다.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춤을 추고, 대회 중간중간 마라톤 경주도 한다. 남녀 한 조가 커플이 되어 쓰러질 때까지 춤을 춰야 한다.

잘 수도 없고, 쉴 수도 없고, 오로지 10분의 휴식 시간에 세면과 식사, 수면을 해결해야 하는 광란의 대회. 심신이 피폐해진 버려진 영혼 같은 젊은이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삶의 목적이나 꿈도 상실한 채 오로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 그들을 이용하여 온갖 쇼와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흥행업자. 동물원처럼 우리에 갇힌 비참한 동물들을 구경하고 즐기기 위해 입장한 관객들. 이 모두가 한데 어우러진 총체적인 비극은 끝을 알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고 믿을 수 없는 이 기괴한 댄스 마라톤 대회는 인생의 무작위와 불합리, 그리고 무의미를 완벽히 보여주는 삶의 축소판이다.

대회가 막바지에 이를수록 글로리아는 끝없는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그런 그녀를 애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로버트도 함께 절망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고 긴 암울한 현실의 터널 끝에서 작고 소박했던 그들의 꿈은 점점 사치로 변질한다. 소망하는 작은 평범한 삶조차도 버거운 그들에게 희망이 피어날까? 아니 헛된 꿈이라도 품어 보기는 한 걸까?

“나는 가만히 바다를 내다보며 할리우드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그곳을 가본 적이 있기는 했던가. 혹시 이 모든 게 꿈이어서, 곧 아칸소 집에서 깨어나 배달할 신문 더미를 안고 허겁지겁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 건 아닌가.”





대회가 진행될수록 극도의 피로감에 꿈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추악한 인간의 욕망이 치부를 드러내며 처절하게 이어지던 대회는 몇 발의 총성으로 또다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죽어야만 끝날 것 같은 이 대회는 역설적으로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황망하게 끝이 난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우리의 삶처럼 이 대회는 막을 내리게 되고, 더는 삶의 의미가 없다고 얘기하는 글로리아. 그녀는 로버트에게 총을 건네고 마지막 부탁을 한다.


판사가 내 앞에 앉아 안경 너머로 날 바라보며 뭔가를 말하고 있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안경을 관통하는 그의 시선처럼, 그의 말도 나오는 족족 내 몸을 관통해버린다. 판사의 안경이 그의 시선을 잡아두지도 가둬두지도 못하는 것처럼, 내 귀와 머리는 그의 말을 좀처럼 담아두지 못한다. (p. 176)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안개가 자욱한 바깥공기는 축축했지만 상쾌했다. 마치 내 폐가 맑고 묵직한 공기 덩어리를 한 입 베어 무는 느낌이 들었다. (p. 197)





마라톤 댄스 대회는 한때 해상 유원지의 무도회장으로 쓰인 대형 건물에서 열렸다. 바다에 말뚝을 박고 세운 다리 위에 지어진 건물이었다. 건물 아래로는 파도가 밤낮으로 철썩였다. 청진기로 심장 소리를 듣는 것처럼. 나의 두 발이 파도의 솟구침을 느낄 수 있었다. (p. 30)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었고 손님들은 신이 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마라톤 댄스 대회에서는 언제라도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겨난다. 뭔가 일이 벌어지면 장내는 순식간에 들썩거린다. 이런 점에서 마라톤 댄스는 투우 경기와 비슷하다. (p. 51)


마리오가 살인죄로 체포되었을 때는 참 많이 놀랐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착한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착한 사람이 살인자일 수도 있다는 게 이제는 이해가 간다. 나는 누구보다 글로리아에게 친절했다. 결국엔 그런 내가 총을 쏴 글로리아를 죽이고 말았지만. 그러니 착하다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p. 58)





바닥에 드리운 삼각형의 햇살 조각이 점점 쪼그라들었다. 마침내 삼각형이 작은 덩어리로 뭉개져 내 다리에 달라붙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내 몸을 타고 위로 올라왔다. 그 작은 덩어리가 턱까지 올라왔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얼굴에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발뒤꿈치를 들었다. 눈을 부릅뜨고 창밖 태양을 똑바로 응시했다. 하나도 눈부시지 않았다. 순식간에, 햇빛은 자취를 감췄다. (p. 64)


새로운 경험이란 건 없다. 어떤 일을 겪어본 적 없다거나 생전 처음 겪는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에 불과하다. 무언가를 보거나 냄새를 맡고, 듣거나 느끼는 순간, 처음인 줄로만 알았던 그 경험을 과거에 이미 겪어보았음을 깨닫게 된다. (p. 80)





저자 : 호레이스 맥코이


미국 테네시주 인근의 가난한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주 방위 공군에 입대하여 프랑스에 파병되었다. 소설가가 되려고 신문사에 들어가 스포츠, 범죄 취재기자로 일했으나 부유층과 교류하면서 지나친 소비와 방탕한 삶을 보내며 가산을 거의 탕진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맥코이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마라톤 댄스 대회의 경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소설 〈그들은 말을 쏘았다〉를 완성해 출간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이 소설을 가리켜 “미국에서 탄생한 최초의 실존주의 소설”이라고 극찬했다. 유럽에서 맥코이는 포크너, 헤밍웨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국 작가로 주목받았다. 새 소설을 집필하던 중 1955년 12월 쉰여덟 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내는 그가 모아둔 책과 재즈 앨범을 팔아 겨우 장례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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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과 역설 - 본질을 알면 모순이 보인다
천공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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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과 역설』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통찰'과 '역설'의 뜻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

통찰이 담고 있는 철학적, 이념적 뜻은 '역설'이라는 문학적 용어와 잘 어울릴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책 전체의 의미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사전적 의미라도 정확히 해두는 게 좋다는 의미에서 여기에 적어둔다.

두 단어 사이의 뜻에 혼란이 올 경우 책의 취지를 오해하는 우를 범해 저자 집필 취지에 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통찰(洞察, insight) : 생활체가 자기를 둘러싼 내적·외적 전체 구조를 새로운 시점(視點)에서 파악하는 일. 문제 해결이나 학습의 한 원리이다. 시행착오와 대비되는 단어다. 통찰이 가능하려면 주위의 상황을 새로운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고쳐보는 것(知覺的 再體制化)이 필요하다고 한다.(두산백과사전)

역설(逆說, Paradox)참된 명제와 모순되는 결론을 낳는 추론. 표면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즉 자기 모순적이고 부조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해석의 과정을 거쳤을 때 그 의미가 올바르게 전달될 수 있는 진술, 곧 진실을 담고 있는 진술을 말한다.(문학비평용어사전)





이 책의 저자 천공의 이력이 사뭇 서먹해 미리 밝혀둔다. 어릴 때 고아원에서 자랐다. 33세 때 경남의 신불산으로 들어가서 무려 17년 동안 수행하다가 50세에 비로소 세상에 나왔다. 이후 정법시대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사회 전반에 걸친 부조리와 잘못된 관습을 무너뜨리기 위해 유튜브 강연을 시작, 6년 동안 무려 1억 8,00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그의 강연은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미국, 호주, 이탈리아 등 한인사회에 깊은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 책 『통찰과 역설』은 상식에 갇혀서 삶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딜레마에 빠져 있는 국가와 사회, 개인에게 선견과 지혜를 던져준다.

테크노 사이언스가 발달한 산업사회에서 개인의 삶은 외롭고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 속에서 인간은 마음의 안식과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만 멀게만 느껴진다. 과연, 내가 찾고자 하는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그 삶의 해법을 풀어주는 현자(賢者)가 마침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누구나 그렇듯이 인간은 시련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한다. 그런 과정에서 어떻게 나를 계발하고 성장시킬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다.

이 책에는 어려움에 빠진 지금의 나를 극복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알차게 제시되어 있다.





도대체 그의 강의에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그가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내뱉는 말 속에는 일반적인 상식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생각의 오류를 바로잡는 날카로운 통찰과 비판적인 힘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을 것이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그의 강의는 주로 인간관계, 부부관계, 좋은 인연을 맺는 법, 운과 복을 부르는 행동, 그리고 사회와 국가가 행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잘못을 꼬집는 통렬한 비판이 핵심이다. 하지만 그의 강의는 결코 거창하지 않으며 또한 공허하지도 않다, 다만, 그 울림이 매우 강하고 독특해서 하루 종일 그의 유튜브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엄청나다. 그만큼 그의 강의 주제들은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매우 매력적이다.





책에 따르면 누구나 사회적인 증오, 혹은 대인관계의 갈등이나 원한을 풀 수 있는 것은 개인이 아닌 공적인 관계로 풀어보려 한다. '법대로 하자'가 바로 그것이다. 개인간 갈등이 심해지면 화해 에너지가 사라지고, 정신과 마음이 현실과 따로 노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를 모으면 작은 볼록 렌즈도 불꽃을 일으킬 수 있고, 모든 일은 사람의 에너지가 모여서 좋은 기운을 이뤄 성공의 핵심이 된다. 가족과 사람들, 조직간에도 에너지 흐름은 있다고 본다. 사실 우리는 매일을 인사하면 좋은 하루를 보내자고 하지 않는가.

좋은 운이란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부단한 시간과 노력이 투영된 것이란 저자의 주장도 설득력 있다. '운이 좋아 성공했다'는 겸손하기 위해 축하에 대한 답례일 뿐이다.

"본질을 알면 모순이 보인다"는 저자의 주장처럼, 우리는 본질을 보려 하지만 주변의 아우라에 휩쓸리거나 자신의 선입견 때문에 시야가 가려 그 본질을 못 볼 때가 많다.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면 어떤 노력과 환경에 처해야 하는가. 저자는 이를 '대자연의 7가지 법칙'이라 칭한다.

1, 사람을 만날 때는 그 사람에게만 집중한다.

2. 타인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라.

3. 타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버려라.

4. 일등보다 중혀한건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이다.

5.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 해라.

6 사기꾼과 도둑이라도 배울 것은 배워라.

7. 자신의 진짜 얼굴은 오십부터 드러난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약속했다면 그에 대한 과거의 정보를 깨끗이 지워버리고 만나라. 그래야만 그에게 집중할 수 있다.

"과거가 곧 그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며, 한 사람의 과거는 때론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근거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수도 있으며 보통 우리는 사람에 대해 판단할 때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에 더 끌리기 마련이라 항상 이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그래서 먼저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될 때는 일단 선입견 없이 만나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올바른 기도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지성껏 기도하면서 거기에 상응하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오직 기도만 해서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하는 건 진실한 종교가 아니라 거의 사이비 종교에 가깝다.

- p.229

가장 헛된 말이 ‘남을 용서한다.’는 말이다. ‘용서’의 반대말은 ‘복수’인데 원래 이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대자연만이 할 수 있다.

어리석은 인간의 지혜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분별력으로 누군가를 용서하거나 복수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 p.263





‘인복’이 진짜 많은 사람은 자신이 삶의 중심을 잃고 헤맬 때 바른 길을 가라고 귀싸대기를 올려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그런 이가 곁에 많은 사람이다.

술을 잘 사주거나 선물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스스로 인복이 많다고 착각하지 마라.

- p.268

교수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럼 선생님, 여여함은 어떤 상태를 말하고 깨달음은 무얼 말하는지요?”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저녁에 잠드는 것이 여여함이요, 이게 인생임을 느끼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교수는 갑자기 무릎을 탁 쳤다.

“선생님은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입니다.”

- p.286





사람은 기억의 동물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뉘우치지 않는다는 건, 자신의 미래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이와 달리 자신이 한 실수나 잘못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 불교의 참회나 기독교의 회개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가르침이다.

- p.320

진정한 깨달음은 무속이나 점이나 신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진정한 깨달음을 얻으려면 먼저 마음의 지혜가 열려야 하는데 진정한 수행자는 마음을 스스로 정화시켜서 지식을 통해 지혜를 증득한다. 따라서 진정한 깨달음은 신통이 아니라 청정(淸淨)한 마음에서 오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 p.326

스님에게 삼배를 하지 마라.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사람은 바로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이다. 그러므로 삼배는 자신의 부모님에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 p.32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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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백범
홍원식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백범 김구는 한국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존재로, ‘독립운동’ 하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생각하게 되고 ‘대한민국임시정부’ 하면 ‘백범 김구’를 떠올린다.

그만큼 독립운동을 초지일관 전개하며 주도하였고 그 중심 기관으로 널리 알려진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끌었다.

생명의 위협 속에서 임시정부 활동을 하던 김구는 어린 자식들에게 유서를 남기고자 장편의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백범일지』의 시작이다.

일종의 유서였던 『백범일지』 〈상권〉은 1929년에 완성되었고, 이어 1942년 『백범일지』 〈하권〉을 완성했으며, 해방된 후 1947년 국사원에서 단행본 형태로 처음으로 『백범일지』가 출간되었다. 이후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백범 김구에 대한 연구가 해방 75년이 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백범의 사상은 독립뿐만 아니라 통일의 측면에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남북한이 공통으로 존경하는 민족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백범맨'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백범 김구를 연구해 온 저자 홍원식이 혼신을 다해 썼으며, 『백범일지』를 '미래지향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평등과 화합을 주장한 백범의 사상과 정신을 자연스럽게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백범일지』에서 못다 한 이야기, 백범 김구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소설 백범』에 담아냈다.

이는 백범을 최측근에서 모셨던 분들과의 인터뷰와 각종 사료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우리가 몰랐던 백범을 실감나게 재현해 냈다.

문화의 힘을 키워 독립적인 국가의 건설을 그토록 꿈꾸었던 백범 김구. 『소설 백범』은 그가 살았던 시대 상황과 당시 김구의 위상을 디테일하고 흡인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의 저자 홍원식은 지난 2000년 동학군 애기접주의 파릇파릇한 첫사랑. 아버지를 여의고 맞은 여옥과의 옥과 같은 사랑. 안창호 선생의 여동생과의 혁명가적 사랑. 평생의 반려자일 줄 알았던 아내와의 뼈아픈 사별. 피신의 세월, 장막이 되어 주었던 이국 여인의 백범 사랑. 환국 후 충실한 조언자였던 오주경의 신앙적 사랑. 민족제단에서 순교하기까지의 영원한 겨레사랑. 백범 김구의 못다한 사랑과 위대한 역사를 그린 장편소설 『소설 백범 김구』(상, 하)를 펴낸 바 있다.

당시는 백범 김구의 사랑과 역사에 초점을 맞춰 백범정신의 위대함을 그리는 게 집필 의도였다. 이때 쓴 소설을 토대로 전문가 인터뷰와 자신의 사료 연구를 더하여 한 편의 소설로 압축하고 새로 밝혀진 것을 보충해 다시 펴냈다.





백범 김구의 아명은 김창수다. 적군인 동학 토벌군의 수령인 안 진사(안태훈, 안중근의 아버지)가 동학군으로 활동하는 어린 창수를 보고 담대한 기개를 높이 평가해서 어린 나이에 동학군으로 활동하다가 목숨을 잃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인재라는 판단으로 설득했다.

그때 안 진사와 어린 동학군 창수는 '나를 치지 않으면 나도 치지 않는다'는 불가침협정과 함께 '어느 한쪽이 불행에 빠지면 서로 돕는다'는 공동원조동맹을 맺었다는 일화도 소개한다.

이후 사형수로 수감됐으나 집행 직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하고 애국지사들과 함께 민중 교육사업을 한다. 하늘을 우러러 나라와 민족 앞에 부끄럼 없는 삶을 다짐하며 그 길로 백범 김구로 이름을 바꾼다. 3.1독립운동을 계기로 김구의 삶은 상해임시정부와 함께 최전선에서 독립 투쟁을 지휘한다.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함께하는 장면도 담아내고, 일본 제국주의의 무자비한 침략과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힘쓰는 장면을 문학적 감각을 더해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재구성한다.





백범이 광복군을 무장시키고 대일본 공격에 미군과 함께 참여하려 했지만 일제가 예상치 않게 이른 시점에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무장 광복군의 대일 전쟁 길이 막히는 안타까움과 앞으로 다가올 우리 운명에 어두운 그림자를 예상하는 듯한 모습도 그려낸다.

그러나 백범은 해방 후 남북분단이 고착화되기 전 통일 국가를 세우지 않으면 남북한간 전쟁을 예고하며 당시 분계선인 38선을 넘나들며 북한 집권층과 통일에 대한 남북간 단합이 필요하다며 설득하지만 끝내 이념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념의 벽에 막혔지만 사실 강대국의 이익에 의해 저지된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백범의 독립과 통일 이외에는 아무 욕심이 없는 진정한 민족 지도자상을 부각시키는 대목에서 독자들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머무르던 경교장에서 남한 정부 정적 앞잡이에 의해 암살되면서 백범 김구의 삶은 마감한다.

하지만 그의 사상과 정신은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 살아가는 한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그 점을 되살리고자 저자가 혼신의 힘을 다해 쓴 소설이다.





김창수가 부리부리한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그의 범 같은 기세에 압도되어 어느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 틈에 창수의 발밑에 밟혀 있던 왜놈은 몸을 빼내어 잽싸게 칼을 거머쥐었다. 그러고는 칼날을 번쩍이며 달려들었다. 그 순간 김창수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칼을 용케도 피하며 왜놈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그자가 ‘억’하는 소리를 내며 거꾸러졌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동학군의 접주로 활약하며 민족무예 택견으로 다져진 창수의 몸엔 기선을 제압할 웅기(雄氣)가 서려 있었던 것이다.

김창수는 다시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칼자루를 쥔 왜놈의 손목을 밟아 눌렀다. 언 땅에 칼이 떨어졌다. 옴짝달싹 못한 채 씩씩거리고만 있는 왜놈을 바라보는 김창수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 「치하포 의거」 중에서


김구는 하늘을 우러러 나라와 민족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리라 다짐하면서, 결단코 변절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각오를 심장에 새기고 싶었다. 그러한 결심의 표시로 김구는 이름과 호를 바꾸었다. 그렇게 바꾼 이름이 구(九), 호는 백범(白凡)이었다.

‘백(白), 범(凡), 김(金), 구(九).’

그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이름을 ‘구(龜)’에서 ‘구(九)’로 고친 것은 일제의 민적(호적)에서 이탈하겠다는 강한 의지이기도 했다. 그는 백범 김구로 다시 태어났고, 이 이름은 곧 그의 인생이 되었다.

- 「백정범부(白丁凡夫)로 다시 태어나다」 중에서





백범은 거무스름한 눈자위가 움푹 패이고 거죽뿐인 볼이 오목해진 아내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뼈만 앙상한 손마디와 더욱 작아진 두 어깨를 찬찬히 쓰다듬었다. 수건에 물을 적셔 쩍쩍 갈라진 입술을 닦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행위들이 너무 늦어 버린 것만 같아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렇게 보내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백범은 애써 외면하려 안간힘을 썼다. 회한의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가족에게 드리워진 그림자」 중에서


백범은 밤사이 가흥을 빠져나와 엄항섭, 안공근과 함께 남경에 도착했다. 미리 연락을 받고 진과부의 명에 의해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던 요인들이 백범 일행을 숙소로 안내했다. 이튿날 밤 백범은 진과부가 제공한 차를 타고 통역을 해 줄 박찬익을 동행하여 장개석의 자택으로 갔다. 안내해 주는 이를 따라 들어간 방에는 장개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개석은 환하게 웃으며 오래된 친구를 대하듯 아주 반갑게 백범을 맞이했다.

- 「장개석과의 정상 회담」 중에서





당시 일반 노동자의 한 달 급여는 30원 정도였다. 그런데 백범 한 사람 에게 걸린 현상금은 자그마치 60만 원이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를 백범의 목에 내걸 만큼 백범에 대한 일제의 두려움과 경계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던 것이다. 곳곳마다 백범의 얼굴이 벽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일제의 감시는 치밀하고도 집요하게 백범의 활동 반경을 조여 왔다. 어딜 가나 정탐꾼들이 득실거렸다. 백범의 신변은 어디서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다.

- 「상해 탈출」 중에서


“빛과 어둠 중 지금 우리는 흑운이 짙게 깔린 어둠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어둠의 마수가 영원할 줄 알고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동족의 피를 빨아 살아가고 있는 ‘어둠의 자식들’이 많다는 것은 고국 생활에서 보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인아, 신아, 잠 못 이루던 밤에 경험해 본 적이 있겠다마는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새벽은 머지않았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시절의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의로운 이들에게 머지않아 찬란한 광명은 비춰 오게 되어 있단다. 어느 시대에나 두 부류의 사람이 있지. 어둠의 자식들과 빛의 사자들. 그러나 자연의 섭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참된 승리는 반드시 빛의 편이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란다. 훗날 너희들의 눈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야. 내가 들려주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역사는 빛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역사다.”

- 「가족과의 재회」 중에서





집무실 안에 정오의 햇살이 가득 차고 있었다. 안두희는 분노도 위협도, 하다못해 두려움조차 없는 백범의 그 눈빛에 담긴 의미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하얘지며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기다릴 테니 떨지 말고 내 가슴을 쏴라! 그래야 산다!”

백범의 육중한 음성이 나직이 울렸다. 안두희는 눈동자의 초점마저 상실한 채 엉거주춤 서 있었다.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쓰던 안두희는 자신의 왼손에 쥐어져 있는 권총을 쳐다보았다.

- 「내 가슴을 쏴라!」 중에서


저자 : 홍원식


<통일헌법 이념으로서의 백범사상>을 연구하여, 국내 최초 백범 전공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중학 졸업 이후 3년 동안 청소년 노동자 생활을 했던 저자는 ‘우리 민족이 인류 행복을 선도하는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백범 정신’에 큰 영향을 받아 학업을 시작해 독학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초빙교수 및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남북공동 백범추모행사와 도서 6,000권의 북한 보급 등을 위해 15회에 걸쳐 남북을 왕래하면서 남북관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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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운명의 상대를 ‘DNA 매치’ 기술로 찾아준다. 『당신이 사라진 순간』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유명한 소설가 존 마스는 이 흥미로운 설정을 바탕으로 운명의 연인을 찾는 다섯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 『더 원』이다. 하지만 모두의 매치 결과가 뜻밖이다.

결혼을 앞둔 남자에게 동성의 연인을 추천하고 심지어는 연쇄살인범에게 경찰을 매치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인위적 사랑의 가능성과 어쩌면, 그 ‘한계’에 대해 말하려고 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스릴러다.

머리카락 한 올, 입속에 넣었던 면봉 하나만 있으면 완벽한 행복을 보장하는 연인과 연결해주는 가상의 사업 ‘DNA 매치’가 소설의 핵심 소재다. 올 하반기에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10부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소설 속 ‘DNA 매치’는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관계로 추앙받지만 주인공들이 반응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매치되지 않은 이와 사랑에 빠졌을 때,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해야 과학과 ‘DNA 매치’를 탓하지 않고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뇌한다.

책은 어쩌면 인간이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순정에 대한 이야기다.





‘DNA 매치’가 발달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스릴러 『더 원』. 사랑에 대한 이 기발한 상상은 굿리즈 4.2점, 영국 아마존 4.5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았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2018년 최고의 SF소설’, BBC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더 원』은 참신한 소재, 기존의 어느 작품과도 닮지 않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파고든 심리 묘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웰메이드 스릴러다. 장르적으로는 당장 한 페이지 뒤의 일도 예측할 수 없는 서스펜스 스릴러에, 감정 이입할 수밖에 없는 로맨스, 언뜻 유토피아처럼 보이지만 사실 디스토피아라고도 할 수 있는 입체적인 세계관의 SF까지 환상적으로 버무려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추리소설 종합 세트를 완성한다.

작가 존 마스는 데뷔작 『당신이 사라진 순간』을 출판사들에게 거절당한 뒤 자비로 출판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며 독자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았다.





사랑의 성공률은 100%, 실패율은 제로. 더 이상 실연으로 고통받을 일도, 고독에 몸부림칠 일도 없이 운명의 짝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데...

『더 원』 속 세계는 ‘DNA 매치’가 발명되어 상용화된 지 10년이 지나 이미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매치를 찾아 기존의 배우자 또는 연인을 떠났거나, 자신의 매치를 따라 대륙을 가로질러 이주했거나, 매치를 찾기 위해 유전자를 제공한 뒤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다.

이혼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대신에 결혼 역시 신경 쓸 거리도 안 되는 시대, 매치를 찾았다는 것만으로 결혼을 통해 무엇도 증명할 필요가 없는 시대, 매치에 대한 신뢰가 인종 차별과 각종 혐오를 무너뜨리는 시대.

『더 원』은 ‘DNA 매치’를 통해 운명의 연인을 만나지만, 각자 다른 상황에 처하고 마는 다섯 커플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아이를 낳고 싶은 이혼녀 맨디는 매치를 만나러 달려갔지만, 그는 이미 죽고 그의 냉동 정자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런던 전역을 공포에 빠트린 연쇄살인범 크리스토퍼, 그의 매치는 놀랍게도 그의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다.

결혼을 앞둔 닉이 여자친구의 권유로 마지못해 받은 테스트에서 지목된 그의 매치는 어느 잘생긴 남자다. 매치를 찾아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간 제이드를 맞아준 연인은 앙상한 몸의 시한부 환자다. 절대적인 ‘영혼의 짝’을 갈구하던 이들이 빠진 딜레마. 예측할 수 없는 연애 블록버스터가 펼쳐진다.





소설 속 ‘DNA 매치’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위한 도구적 장치가 아닌, 사랑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와 인간 본성을 잘 드러내는 설정으로 활용된다. ‘DNA 매치’는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관계로 추앙받지만, 인물들이 거기에 반응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아기를 갖는 게 꿈이던 맨디는 매치인 리처드를 찾은 뒤 매일같이 그의 SNS를 염탐하며 자신보다 열 살은 어리고 건강한 육체를 엿본다.

리처드가 죽고 냉동 정자만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는 우성 유전자를 타고났을 그의 아기를 선뜻 갖기로 한다. 제이드는 케빈이 자신의 매치라는 사실을 알지만, 앙상하고 머리가 벗겨진 그에게 이성으로서의 설렘이 일지 않는다.

또한 연쇄살인범 크리스토퍼는 경찰인 에이미가 자신의 정체를 모른다는 데 희열을 느끼며, 그녀를 예비 희생자와 조우하게 하는 장난을 친다.





그러나 존 마스가 서로 다른 욕망과 결핍을 지닌 인물들을 시니컬하게만 그려내는 것은 아니다.

인물들은 각자 결핍을 채우려 하는 한편으로 순수하고 절대적인 사랑을 갈구한다. 매치된 사람끼리의 관계든 매치되지 않은 사람끼리의 관계든, 자신의 감정과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까지가 사랑임을 실감한다.

책 속에는 5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맨디’ ‘크리스토퍼’ ‘제이드’ ‘닉’ ‘앨리’이다. 각 인물들마다 특징이 있다.

우선 ‘맨디’는 37살 이혼녀이고 두 번의 유산을 경험했다. 그녀는 자신의 DNA 매치인 리처드 테일러 라는 젊은 남성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그를 만나기도 전 그는 이미 사고로 죽음을 당해 추도 예배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녀는 한번도 보지 못한 자신의 짝을 알고 싶은 마음에 그곳을 가게 된다. 과연 그녀는 무엇에 이끌려 그곳에 가는 걸까? 그녀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두 번째 ‘크리스토퍼’는 33살 사이코패스다. 살인을 즐기며 자신이 목표로 세운 30명의 여성을 죽이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기를 바라며 한 명씩 계획 살인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자신의 DNA 매치인 31살 ‘에이미 브룩뱅크스’여성을 만나 새로운 감정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직업이 경찰관이라는 소식을 접한다. 그는 그녀와의 관계가 지속됨에 따라 자신의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끼지만 목표로 했던 살인 계획을 취소하지는 않는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언제까지 지속 될 수 있을까? 그는 과연 목표한 살인을 성공 할 수 있을까?





세 번째 ‘제이드’는 많은 빚에 허덕이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 이다. 그녀에겐 아직 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한 지구 반대편 호주에 살고 있는 ‘케빈’이라는 남성이 DNA 매치 이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해 빚을 내서 과감히 여행에 오른다.

과연 그녀가 바라고 원하는 이상형의 남성 일까? 그는 왜 그녀에게 오랜 시간 연락을 하지만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까?

네 번째 ‘닉’은 결혼을 약속한 ‘샐리’가 있는 건실한 청년이다. 그는 DNA 매치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지만 그녀가 결혼 전 확인차 해보자는 끈질긴 권유 끝에 하기로 한다. 하지만 너무나 생뚱맞게 그의 DNA 매치는 남성으로 나왔다.

동성애적 기질을 전혀 느끼거나 생각해본 적 없는 ‘닉’은 불같이 화를 낸다. 그의 약혼자 샐리는 한 발 더 나가 한 번 직접 만나 확인해보자고 한다. 결국 그녀의 성화에 못이겨 ‘닉’은 자신의 DNA 매치인 마사지 사인 ‘알렉스’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한다.

과연 ‘닉’은 DNA 매치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 할까? 100% 확률을 자랑하는 DNA 매치는 왜 ‘닉’에게 남성을 추천 한 것일까?





다섯 번째 ‘엘리’는 DNA매치의 유전자를 발견한 과학자이자 4천명의 직원을 둔 CEO이다. 그녀는 자신의 발견한 것으로 초일류 기업을 키웠지만 사람들의 원망과 분노로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고립된 생활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자신의 연락처로 처음 DNA 매치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녀는 ‘티모시 헌트’라는 38살 시스템 분석가을 만나 첫 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과연 그녀는 자신이 계발 한 대로 DNA 매치는 오류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할 수 있을까? 그녀는 이제 건물 속에 갇혀 살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살 수 있을까?

책 속에 등장하는 다섯 명은 모든 인간을 대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결함이 있고 헛점이 있다. 그것을 용인하며 용납하고 포용하며 살아가는 것이 세상이며 이웃이며 친구인 듯 하다. DNA매치라는 것은 이러한 우리의 일상적이고 상식적이며 통념적인 개념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100% 신뢰라는 무기로 우리의 나약한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 헤어지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던 부부가 갈라서고 심지어 죽은 사람과의 매치로 그의 냉동 정자를 받아 자녀를 낳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 충고, 위로는 귀에 들어오지 않은 채 DNA 매치라는 과학적 사실이라고 일컬어 지는 것을 맹신하게 된다.

사이코패스였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사랑하는 이를 만나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 연쇄살인범을 사랑하게 되고 그를 이해해주고 용납해주는 원천은 바로 DNA 매치 바로 ‘단 한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나약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방영 된다고 하니 기대 해 봐도 좋을 듯 하다.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순식간에 읽었던 좋은 스릴러 책이다.

전반적으로 참신한 소재와 설정의 매력이 돋보이는 재미진 작품이다. 스릴러적 감성도 나쁘지 않다. 작가의 문학적 역량에 바탕이 됐으리라 추측해본다.

이 소설은 특히 인간의 감성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랑이라는 관점의 상호작용에 대한 스토리도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고 집중력도 높인다. 단순히 흥미로운 관점에서 대중적인 자극만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딜레마들을 상당히 잘 적용시킨 작품이다.





저자 : 존 마스


독자들이 먼저 인정한 천부적인 스토리텔러. 존 마스는 프리랜서 작가 겸 기자, 자유기고가로서 데뷔 소설 『억울한 아들들(THE WRONGED SONS)』이 출판사 수십 곳에서 거절당한 뒤 자비로 출판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공을 거두었다. 이 소설은 2017년에 『당신이 사라진 순간(WHEN YOU DISAPPEARED)』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이후 『어디에 계시든 환영합니다(WELCOME TO WHEREVER YOU ARE)』, 『더 원(THE ONE)』, 2018년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선한 사마리아인(THE GOOD SAMARITAN)』, 경찰 수사 스릴러 『그녀의 마지막 움직임(HER LAST MOVE)』과 무인 자동차를 소재로 한 SF스릴러 『승객들(THE PASSENGER)』 등 여러 권의 소설을 발표했다.

존 마스는 또 지난 20년간 전국단위 신문과 잡지에 조니 뎁, 비욘세 등 연예계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를 실어왔다.

≪가디언 가이드≫ ≪허핑턴 포스트≫ ≪인디펜던트≫를 포함한 열 곳 이상의 정기 간행물에 글을 기고했다. 현재는 『그녀의 마지막 움직임』의 성공으로 전업 작가 생활을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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