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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 전 세계를 뒤흔드는 트럼프 2.0시대 최악의 충격파
추동훈.이승주.강영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5일(미 동부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교착 상태에 빠진 양국간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양국의 '관세 전쟁 휴전' 이후에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지속과,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및 중국인 학생 미국 유학 차단 시도 등으로 더욱 첨예해진 미중 간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략) 미국과 중국은 지난 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90일간 무역 협상을 위해 서로에게 부과하던 100% 넘는 관세를 대폭(115% 포인트) 낮추는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양국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중국이 비관세 조치 해제를 약속하고도 핵심 광물 및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는다며 합의를 전반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국은 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반도체 등 일부 품목 수출통제 및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차별 조처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연합뉴스의 보도 내용이다. 이번 '관세전쟁'은 트럼프 2기가 출범한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선언이라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은 아니라고 독자는 본다. 트럼프 1기때 미중 '무역전쟁'을 선포한 경험이 있어서다. 다만 관세율이 상상을 초월해 100~150% 수준의 인상인데다 무역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지금 이 전쟁에서 극복해 나갈 원동력이 별로 없다는 데서 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원자폭탄급'이라는 인식에 독자는 공감한다. 더욱이 지난 12월 3일의 비상계엄부터 6개월간 이에 대한 대책이 정부 입장에서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했다는 것은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되기에 안타까움이 더한다.
이 책 『관세전쟁』은 지난 4월 2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폭탄으로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진 이후 극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자세히 짚어보고, 적절한 대책으로 이제부터라도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집필됐다. 지난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기엔 너무 늦었고, 지금은 그럴 시간도 없는 상태다. 다행히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를 강조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이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게 되기를 바라는형국이다.

4월 2일 트럼프의 발표 이튿날 나스닥은 6% 급락, 3일 하루 증발한 시가총액만 무려 약 3조 1,000억 달러에 이르러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한다. 환율 역시 급락하는 등 전 세계 경제에 충격파가 급속도로 퍼져 전 세계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중국과는 연일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145%(미국) vs 125%(중국)’까지 보복 관세를 올리는 등 '치킨게임'으로까지 치달았으나 중국이 강경한 맞대응이 미국 내 물가 상승과 달러화 가치 하락 등 이상 증상을 잠재우기까지 일단 수면 아래로 감춰진 듯하다. 중국의 맞대응은 미중 경제전쟁으로까지 번질 위기는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진화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관세’는 트럼프 2.0 시기에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화약고에 다름 아닐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실 당사국인 중국과는 달리 미국의 관세 대응에 맞대응이 곤란한 나라들은 희생양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은 그의 당선 이전에도 일정 부분 예견된 바 있다. 노벨 경제학상에 빛나는 폴 크루그먼은 일찍이 “트럼프는 경제를 협상의 수단으로 보며, 관세를 외교 무기로 사용한다. 그가 돌아오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무시하고, 동맹국들까지 대상으로 하는 관세전쟁을 재시작할 것이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 역시 2024년 말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10% 전면 관세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글로벌 GDP를 최소 0.5% 이상 끌어내릴 수 있다”고 했으며, 골드만삭스는 2024년 대선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관세 인상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중 간 디커플링(decoupling)이 본격화된다”라고 예측했다. 지금의 위기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관세전쟁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생존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이 책이 출간된 까닭이기도 하다.
이 책은 추동훈(매일경제신문 산업부), 이승주(문화일보 경제부), 강영연(한국경제신문) 등 3명의 기자(이하 저자)들이 과연 우리가 '무역전쟁' '경제전쟁' '관세전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짚어보고,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를 짚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어 썼다.

저자는 「돌아온 트럼프, 관세전쟁의 서막」이라는 제목의 〈서문〉을 통해 "4년 만에 복귀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전보다 강하고 공격적인 정책으로 무장했다. 그의 정책은 훨씬 맵고 짜게 변했다. 이는 전 세계 경제구조를 뒤흔드는 듣도 보도 못한 레시피다."고 지적한다. 이 무기는 경제를 중심으로 무역, 외교, 안보를 하나로 엮어 미국 중심의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어내려는 트럼프의 노골적 의도를 선명하게 담은 무기다. 그리고 재집권 초기에 이를 수행하는 핵심 첨병이 바로 '관세'다."라고 저자는 규정한다.
저자에 따르면 또 관세전쟁(Tariff War)은 더 이상 경제지표 몇 줄로 요약될 수 있는 간단한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려는 트럼프의 복잡한 셈법이자, 미국식 패권주의의 새로운 표현 방식이다. 중국에 집중했던 트럼프 1기와 대조적으로 2025년 트럼프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캐나다처럼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들과도 전쟁을 선포했다. 관세는 이제 그 자체로 미국의 외교 수단이면서 지정학적 메시지다. 표면적으로는 '거래 조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압박 도구'로 쓰이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선포 이후 드러난 현상을 토대로 트럼프의 의도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첫 100일 동안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거의 모든 산업을 관세의 영향권 아래 두고 있다. '국가안보'와 '경제주권'이라는 명분이 내세워졌지만 그 이면에는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사업가 트럼프의 진면모가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직전 정부인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반독점'을 내세우며 상대적으로 점잖게 진행했던 동맹 기반 협력 체계는 트럼프 정부 들어 '네 편도, 내 편도 없는 전면전'으로 선회했다. 트럼프의 협상 기술을 장착한 미국의 관세정책은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을 어지러이 흔들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 할 것 없이 전 세계 주식시장은 관세정책에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다. 달러와 금, 채권 시장은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널을 뛰고 있다."(p.5)
저자는 이에 따라 이번 관세전쟁은 '미국의 보호무역' 논리로만 접근할 단순한 일차 방정식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트럼프의 철저한 정치적 의도와 안보적 계산 등 매우 까다로운 조건들이 결합한 고차원 방정식이라고 규정짓는다. 심지어 그 정답이 있는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난제에 가깝다는 말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제도적 울타리를 오래전에 넘어갔다. 걸림돌이 되는 조약과 약속은 과감하게 무시했다. 트럼프는 전 세게가 합의하에 수십 년간 지켜오던 '글로벌주의'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저자는 더 나아가 이 관세전쟁은 포퓰리즘 정치가 나쁘게 진화된 형태라고 강조한다. 복잡한 공급망과 무역흑자, 기술수출, 서비스 교역 등의 이야기는 소수의 전문가만 이해할 수 있고, 그마저도 엉터리로 작성됐다고 과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26%로 바꾼 뒤 또다시 25%로 회귀한 것이 대표적이라는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책 『관세전쟁』은 트럼프 2기 정책의 핵심이자 전 세계에 연일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관세전쟁'의 배경과 원인, 그리고 그 전망을 두루 살펴본다. 관세전쟁이 불러올 경제적 충격과 세계 경제의 방향을 조망하며, 특히 한국에 미칠 여파와 그에 대한 생존 전략을 도모한다고 저자는 밝힌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와 기업 입장에서 관세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대응법을 알아보는 것이 핵심이라는 말이다.
"트럼프 2기 무역 정책은 미국이 자국 중심의 질서를 재편하려는 구조적·전략적 선택이다. 그리고 그 마중물로 ‘관세’라는 통상정책을 택했을 뿐이다. 이제 관세는 더 이상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경제 정책의 하위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외교 전략이자 산업정책이며, 안보 수단이다. 미국의 관세라는 칼의 한쪽 날이 경쟁국을 겨누고 있다면 그 반대편 날은 다름 아닌 동맹국을 스치고 있다. 이게 바로 트럼프가 손에 쥔 양날검의 무서움이다. 관세는 시작에 불과하다. 트럼프의 진짜 목표는, 세계 경제의 규칙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다."(p.7)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관세전쟁의 충격-발발 원인과 방향〉, 2장 〈관세전쟁이 뒤흔드는 글로벌 경제-글로벌 경제 전망〉, 3장 〈관세전쟁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법-한국의 현황 분석과 대응 전략〉, 4장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개인의 투자 전략과 기업의 리스크 관리법〉 등이다. 이번 관세전쟁에서 우리로서는 우리 한국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당장 자동차와 반도체, 조선 등 국가 경제의 주축을 담당하는 수출 품목에 관세의 올가미가 씌워지느냐 마느냐, 씌워진다면 그 폭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국가 경제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수출과 내수 부진에 따른 경제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경제, 그리고 기업과 개인에게는 공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관세 정책이 단기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화될 경우 국가와 기업, 개인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지대할 것이고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의 실체를 파악, 이에 대해 적절하게 대비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의 1장에서 트럼프 2기 정책의 핵심인 ‘관세전쟁’의 배경과 원인 그리고 그 전망을 두루 살펴본다. 또 관세전쟁이 불러올 경제적 충격과 세계 경제의 방향을 전망하며 특히 한국에 미칠 여파와 그에 대한 생존 전략을 도모해본다. 무엇보다 개인 투자자와 기업의 입장에서 관세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대응법을 알아보는 것이 핵심이다. 4장에서는 개인의 투자 전략과 기업의 리스크 관리법을 살펴본다. 앞서 언급한 대로 트럼프 2기의 무역 정책은 결코 즉흥적이거나 일회성 대응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미국이 자국 중심의 질서를 재편하려는 구조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다. 다만 그 수단으로 ‘관세’라는 전통적 무기를 택했을 뿐이다. 이제 관세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경제 정책의 하위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외교 전략이며, 산업 정책이고, 안보 수단이다. 그리고 때로는 동맹을 압박하는 신호탄이 되기도 한다. 관세는 시작에 불과하다. 트럼프의 진짜 목표는 세계 경제의 규칙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명확하게 읽고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소중한 도구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가 매겨지면 관세 부담 없이 자유롭게 미국과 교역하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고 판매 저하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관세는 한국산 제품에만 매겨지는 게 아닌 큼, 그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산업군별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 가장 주목되는 품목은 우리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다. 반도체는 4월 초 품목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자동차 등 다른 산업군보다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향후 관세가 부과될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반도체는 우리 수출 최대 품목이지만, 미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적은 편이라 피해는 다른 산업군 대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반도체는 2024년 기준 대미 수출 3위 품목이다.(p.152) 한국은 미국에 106억 달러의 반도체를 수출한 바 있다.

관세전쟁을 치르면서 확실해진 것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이든 연설로든 강조했던 부분은 반드시 관련 정책이 나온다는 점이다. 상호관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강조하던 내용이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통상정책 공약에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레이스 초반에는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일률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는 강화됐고, 대선 직전에는 최대 20%를 매길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물론 실제 상호관세는 이 같은 예상을 모두 뛰어넘었지만 방향성은 예고됐던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그간 트럼프가 강조했던 정책과 아젠다를 확인하며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p.196~197)
"트럼프 2.0 시대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단기에서 장기로, 나무에서 숲으로 확장하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p.249)
저자 : 추동훈
매일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2013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디지털테크부, 부동산부, 증권부, 정치부, 뉴욕특파원 등을 거쳤다. 현재 산업부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경영 전략, 사업 트렌드를 취재하고 있다. 세계 유명 기업들과 브랜드의 이야기를 다루는 〈흥부전(흥미로운 부랜드 전)〉 코너를 네이버와 매일경제에 연재 중이다. 저서로는 《일론 머스크 디스럽션 X》, 《부동산 1만 시간의 법칙》, 《최소한의 정치공부》 등이 있다.
저자 : 이승주
문화일보 경제부 기자. 2014년 뉴시스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부동산부·금융부·증권부·정치부·국제부 등을 거쳤고, 3년 전부터 세종시에서 경제정책을 맡고 있다. 최근까지 산업통상자원부를 출입하며 트럼프 당선을 지켜봤다. 저서로는 《토익보다 부동산》, 《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것》, 《통계로 미리보는 핵심키워드7》(공저), 《코인 부자는 무엇이 달랐나》(공저) 등이 있다.
저자 : 강영연
한국경제신문 기자. 2011년부터 한국경제신문에서 일하며 산업부·IT과학부·생활경제부·국제부·증권부·정치부·뉴욕특파원 등을 거쳤다. 저서로는 《주식, 나는 대가처럼 투자한다》, 《대치동이야기》(공저), 《이토록 쉬운 경제학》(공저), 《시네마노믹스》(공저)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