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 괴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하드코어 심리학
야오야오 지음, 권소현 옮김 / 더페이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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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는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심리학을 다룬다. 이 책은 인간 심리 중에서도 범죄 심리를 파헤친다. 표제어에서 드러나듯 '악'의 근원을 파고 들어가, 악을 행하는 행위의 저변에 깔린 인간 심리를 분석한다. 범죄 심리란 말이 성립하려면 범죄 행위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실행한 후의 범죄자의 마음의 변화를 읽어내야 가능할 것이다. 그 이전에 이미 우리는 고전을 통해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해 배웠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혹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지 악한지를 판단하는 이론이지만 각각의 주장은 저마다의 논리를 갖고 있다. 두 개의 설(이론) 가운데 어떤 것이 옳은지 과학을 맹신하는 현대인에게도 아직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이에 따라 악을 행하는 심리 상태 등 가장 은밀하고 치명적인 인간 심리의 깊숙한 곳을 파헤친다. 실제 벌어진 최악의 사례를 통해 우리 머릿속에 사는 파충류의 본능을 분석한다고 할 정도로 인간의 뇌의 구조와 뇌의 진화 등의 이론을 도입해 적용하기도 한다.

저자는 야오야오는 독자는 물론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어쩌면 공포심마저 심어줄 '악'의 탄생에 대한 연구와 분석에 집중한다. 무심코 이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어떤 공포 영화의 문구처럼 '임산부나 심신미약자'의 독서를 금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범죄의 심리를 연구하듯 먼저 범죄자들도 범죄에 대해 계획하고 많은 연구(나름대로의)를 했을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성선설에 가까울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 책의 저변에 깔아놓는다면 이 책을 읽을 때 훨씬 충격적이지만 한편으로 안도감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독자는 성선설을 굳게 믿는다. 여기에 관한 저자의 입장은 이 책에서 밝혀지지 않지만 역시 성선설을 더 신뢰하지 않을까 하는 추정을 해본다. 잔혹한 범죄 심리나 수법 등을 읽다보면 일부 독자들은 책장을 덮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참 동안 마음을 진정한 뒤에 다시 용기를 끌어모아 책을 펼쳐 들 것이다. 이런 상상이 가능한 것은 원래 선한 인간이 무엇 때문에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심리 분석을 통해 설명해주는 글이 이 책에 담겨 있는 까닭이다.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잔혹한 범죄자의 심리 한 가닥이 내 마음속 깊은 곳의 어딘가와 조금은 닮아있다는 불편한 진실에 전율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저자는 다년간의 실전 심리 상담 경험과 독특한 분석 방법을 통해 인간 심리의 진면목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범죄자의 끔찍한 행동 뒤에는 특정한 이유가 있음을 알려 준다. 저자는 이러한 심리학적 지식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고 일과 삶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구체적 조언을 건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저자의 글들이 모여 책으로 펴내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2011년 7월 중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당신에게서 멀기도 가깝기도 한, 정말 자극적인 심리학 파헤치기’라는 제목이었다. 인간 심리의 가장 깊숙하고 어두운 심연에 숨어 있는 비밀을 파헤친 이 글은 빠른 속도로 조회수가 올라가며 말 그대로 ‘바이럴(Viral)’하게 입소문만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던 저자 야오야오는 익명으로 글을 올렸지만 열화와 같은 팬들의 재촉에 후속 연재를 이어 갔고, 그의 글은 장차 100만 부 이상 판매될 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저자 야오야오는 심리학 전공자이자 국가 공인 심리 상담사 자격증을 가진 밀리언셀러 작가다. 그는 이미 국내에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등의 책을 출간하여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는 그의 작품 중 누적 판매 부수가 100만 부를 넘어선 밀리언셀러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국내에 번역 출간하게 되었다고 출판사 측은 밝히고 있다. 평소 하드코어 공포 또는 괴기한 컬트 장르의 영화를 즐기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뇌가 보여 주는 신비로움과 잔혹한 범죄로 이어지는 심리의 비밀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야오야오는 독자가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책 전반에 걸쳐 질의응답 형식의 대화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글은 독자가 마치 이야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내용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며 깨달음을 얻게 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힘들어했던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 물리칠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성인이 되어서 꼭 극복해야 할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바로 자기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적을 알아야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며 자신의 마음속 깊은 심연까지 들여다볼 용기를 가지라고 강조한다. 독자들은 그와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했던 범죄자들의 마음속 어두운 비밀을 탐구하다 보면 어쩌면 자신이 과거에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며 살 수 있었는지, 앞으로도 어떻게 어두운 심연의 유혹을 극복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또 이 사회에서 누가 마음속에 악마의 씨앗을 품고 사는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도 갖추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심연이 나를 응시할 때」란 제목의 〈서문〉을 통해 '마음이 아플 때' 찾아가는 곳이 심리상담사라고 전제한다. 그런데 두 가지 이유로 환자의 저항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심리상담사는 신비감과 낯섦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일반인들은 인식하고 있어서이다. 이런 이유로 심리상담사를 찾는 것을 꺼리고 또, 심리상담사는 내담자의 '자기 실현' 본능을 자극해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와 치료자의 마음이 합쳐야 효과적이다. 두 번째는 환자의 저항감이다. 치료가 필요하지만 약을 싫어하는 환자가 있고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도 있다. 치료 자체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심리 치료도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짚어내는 과정이 쉽지 않다. 저자는 심리는 몸의 구조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심리의 일부분인 의식 측면만 알아볼 뿐이고, 그 아래 숨겨진 기억, 상처, 고통 등은 깨닫지 못한다. 육체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와 마음을 치료하는 심리상담사의 고충은 비슷하다는 것.

이 책에서 저자는 수많은 범죄 사례와 그 심리적 동인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충동 범죄와 계획 범죄, 연쇄살인법과 사이코패스의 범죄 사례를 다루며 괴물이 탄생한 이유를 심리학, 뇌과학을 넘나들며 살펴본다. 독자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범인의 마음속을 탐구하면서 범행의 원인이 되는 심리적 초상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전문가 못지않은 범죄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최강 두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장 〈신의 블랙리스트, 세 가지 죄악〉, 3장 〈당신은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가〉, 4장 〈악마의 작품을 프로파일링하다〉 등이다. 각 장마다 3~5개의 관련 소제목을 글을 구분해 독자들이 일목요연하게 책의 내용을 살필 수 있도록 돕는다. 심리학을 배우지 않은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열하고, 설명과 해석, 해설을 달아 전체 책의 주제에 맞게 배려하고 있다. 1자은 심리와 뇌의 관계이다. 심리는 뇌에서 관장하는 기능이다. 뇌를 연구하는 과학인 '뇌과학'이 따로 있지만 뇌의 기능에 주된 연구를 하고, 뇌의 기능 중 하나인 심리 변화 등은 심리학에서 다룬다. 인간의 뇌는 복잡하고도 또 복잡하다. "뇌는 '트랜스포머'의 '에너곤'이나 '아이언맨'의 에너지원처럼 삶의 거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뇌는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처리하고, 수많은 반응과 결정을 하고,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배하며, 심지어 잠을 잘 때도 바쁘게 일한다(꿈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도 뇌의 기능은 10% 정도밖에 개발되지 않았다." 어느 뇌과학자가 한 말은 사실에 가깝다고 한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뇌의 무궁무진한 역량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다른 장기도 마찬가지지만 뇌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가장 간단하면서도 거친 방법은 바로 뇌를 절개하는 것이다. 뇌를 여러 방향으로 절개해 보면(정말 호두와 닮았다), 뇌에 분포된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계곡'과 작은 구역들을 볼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이 부위들은 후뇌, 중뇌, 전뇌, 후두엽, 두정엽, 전두엽 등 각자의 이름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 절개하든 뇌는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① 의식 구역 ② 의식과 잠재의식의 교차 구역 ③ 잠재의식(고급) ④ 잠재의식(저급)이다. 이렇게 구분한 이유는 인류의 기원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가 탄생한 이후 인간의 뇌는 쉬지 않고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뇌가 없어지고 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진화는 기존의 뇌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뇌의 비밀이 있다는 주장이다.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윗부분에 아이스크림 한 스푼을 더 얹듯이 뇌는 고등 기능을 추가하며 진화해 왔다는 것. 개구리-쥐가 가지고 있는 부분과 같다(뇌간, 소뇌, 중뇌, 대뇌). 마지막 얹혀진 아이스크림 한 스푼, 발달한 대뇌피질이 중요하다. "뇌는 이렇게 오랫동안 진화의 역사를 쌓아 온 빌딩에 비유할 수도 있다. 이 빌딩은 첨단 기술을 갖추었으면서 오래된 설비를 그대로 남겨 두었다."(p.51~53)는 비유가 인간 뇌의 진화를 잘 설명해 준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처럼 뇌의 구조와 각 부위의 기능, 진화 과정을 통한 뇌의 발달 등을 알고 뇌에서 하는 기능 중 '기억'과 '착시'(감각 기능), 뇌의 손상과 성격 등에 관해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물론 뇌과학서가 아니기에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뇌의 전체를 충분히 조망하고 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인간의 세 가지 죄악에 대한 설명이다. 물론 사례가 적절히 들어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 세 가지 구분은 '흥분 전이 이론'과 '로드 레이지', '부정 본능' 등 다소 어려운 전문 용어가 등장하지만 저자는 장의 시작 부분에서 이를 말끔히 정리한다. 필요한 독자들은 한 번 훑어본다면 금세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이런 모든 부정적 본능이 잠재돼 있다는 점은 사실 성악설과 성선설로 구분하자면 성악설에 해당된다. 타고날 때부터 지니는 본능이기에 그런 생각이 든다. 이를 저자는 서양 문화권에서 죄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구약성경』 「잠언」을 귀절을 인용한다.

"거만한 눈, 거짓말하는 혀, 죄 없는 피를 흘리는 손, 악한 계략을 꾸미는 마음, 악한 일을 하려는 빠른 발, 거짓말을 쏟아붓는 가짜 증인, 형제들 사이에 불화를 심는 사람." 또 『성경』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곱 가지 큰 죄를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정욕으로 설명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동양권에서는 불교의 18층 지옥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지옥은 오를수록 난도가 높아지는 기분이다. 1층의 혀를 뽑는 지옥, 2층의 가위 지옥부터 17층 맷돌 지옥, 18층 칼톱 지옥에 이르기까지 층을 오를 때마다 놀랍고 두렵다.

저자는 동서양 종교 방식을 모방하여 죄악을 세 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죄악은 게임의 관문을 통과하듯이 다음 관문으로 나아갈수록 난도가 높아지고 치가 떨린다. 다음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두 실제 일어난 사례다. 하지만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 낸 범죄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끔찍하다. 어쩔 수 없다. 가끔은 삶이 진짜 같지 않고 현실이 소설보다 더 감정을 끓어오르게 한다. 저자는 이 장에서 「충동범죄」, 「계획범죄」, 「사이코패스」 등의 지옥의 관문을 들어 설명한다. 충동범죄는 분노, 계획범죄는 탐욕, 사이코패스는 정신질환과 함께 취급된다. 저자의 오랜 사유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독자들처럼 일반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가?에 대한 답이 준비되어야 한다. 저자는 3장에서 4가지 관점을 제시하며 설명한다. 첫째 「신체적 관점」, 둘째 「뇌과학 관점」, 셋째 「심리학 관점」과 넷째 「자녀를 '망가뜨리는' 부모」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신체로 범죄의 원인을 파헤치는 방법이다. 세계 최초로 범죄인의 성격을 연구한 체사레 롬브로소는 "누가 범죄를 저지를지 생김새로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세 강간범의 경우 원두증 기형이 있었다. 귀가 길고 귓볼이 매우 컸으며, 앞이마는 푹 들어가고 눈은 삐뚫고 사시였으며, 코가 낮고 턱뼈가 매우 커서 생김새가 기이했다. 정신병원에서도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롬브로소는 강도의 생김새도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손이 빠르고 작은 눈으로 주위를 힐끔거린다. 눈썹은 짙고 눈썹 사이가 짧다. 이마가 좁고 귓바퀴는 강간범의 머리에 꽂혀 있는 것처럼 돌출귀 모양이다. 상습적인 살인범은 눈빛에 생기가 없고 차가우며 충혈되어 있다. 코는 매부리코인데 더 정확히 말하면 올빼미의 주둥이를 닮았고 매우 크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오늘날 범죄인을 가리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 두 번째 방법은 뇌과학적 분석법이다. 뇌의 한 부위인 ① 편도체 ② 측좌핵 ③ 전대상피질 ④ 안와전두피질 등을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이 가운데 전두상피질은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편도체와 연결된다. 전대상피질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뇌의 오류 방지 시스템이다. 전대상피질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부문'에 제안만 할 뿐 다른 '부문'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관여하지 않는다. 또 전대상피질이 제시한 '건의 사항'은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행위가 아니라 뇌가 당시 생각한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위이다. 이 행위가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가장 어리석고 무서운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이런 의미에서 전대상피질은 '권위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만 하는 배심원이다. 저자의 비유도 탁월하다. 다음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사이코패스 살인범들은 '대뇌피질의 최저 각성 수준'이 선혈이 낭자하거나 길에 쓰러져 있는 시신을 봐도 각성이 활성화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다른 일'을 찾아야만 한다. 어떤 사람들이 자극적인 것만 찾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그들의 각성 수준이 높은 것이다. 평범한 자극으로는 그들을 흥분시킬 수 없다. 하지만 '대뇌의 자동차 시스템'과 '최적 각성 수준 이론'으로 범죄의 원인을 설명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p.181)

 


 

정신병 범죄자는 자신이 한 나쁜 짓을 덮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이들과 논쟁을 하고 자신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기까지 한다. 그들은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굳게 믿고 자신의 행위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 자신의 공로를 세우기 위해서라고 판단한다. 반면에 일반 범죄자는 평소 범죄를 은닉하지만 다른 범죄자와 함께 있을 때는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과시하며 자신이 얼마나 무섭고 파렴치한 인간인지 드러낸다. 그들은 자신의 행위에 변명하지 않고 오히려 과대 포장한다. 동시에 자신의 행위가 사회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p.214)

 

저자 : 야오야오

 

응용심리학 박사이자 국가 공인 2급 심리상담사인 야오야오는 자신만의 성(城)에서 생활하며, 성에 난 창문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그 속에서 정신생활의 큰 즐거움을 찾는 것이 특기다. 동시에 자극적인 것을 좋아해 컬트나 공포 장르의 영화를 즐기는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녀의 데뷔작 『자극적 심리학(重口味心理?)』 시리즈는 중국 아마존에서만 누적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심리학 분야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는 이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주요 저서로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등이 있다.

 

역자 : 권소현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한중 전문통번역학과를 졸업 후?현대자동차 통번역사로?근무했다.?현재는?정부기관 및 다수 기업의 통번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까망이와 하양이』,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가장 친절한 색연필 세밀화 수업: 동물편』 외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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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심중일기 2 - 혁명이냐 죽음이냐 그의 진짜 속마음은?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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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함대의 목표는 왜놈들의 본토다”

“난 결행하고 싶다!”

“조선 땅을 농락하고, 파괴하고, 마음대로 유린한 그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수많은 가옥을 불태우고, 부모 형제를 살육한 그들의 죄과를 어찌 필설로 용서될 수 있겠는가?”

 

내 함대(艦隊)는 할 수 있다. 나의 수군은 최강이며 내 함대는 무적이다. 소설에서는 야음을 타고 김충선의 철포대와 곽재우, 정기룡 장군의 주력 정예 부대까지 일본의 해안으로 무사히 상륙했다. 이순신도 판옥선에서 내려와 최종 전술 점검에 합류했다. 일본 천황을 사로잡고, 조선의 국왕 앞에 항복시키고 전쟁의 참화에 다른 배상을 하게 하리라. 이순신의 꿈은 원대했다. 그리고 이순신을 구명하기 위해 노력하던 김충선은 놀라운 역사적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이순신이 작성하였던 장계(임금에게 올리던 보고서)였다. 감쪽같이 실종되었던 그 장계로 말미암아 조선의 명운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김충선은 장계의 행방을 추격하고, 그것으로 왕 선조와 담판을 짓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감추어졌던 추악한 역사적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는 수정되어야 한다. 이순신은 당시 조정 대신들의 상소 덕분에 살아난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장계를 찾아냄으로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것이다. 이순신 장계의 비밀, 그것이 이순신 자신의 목숨을 구원했으나, 그로 인해서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는 이루어지지 못한다. 꼼꼼하고 세심한 기록의 역사 『난중일기』를 작성했던 이순신의 그러한 습관이 조선의 운명을 바꾸었다.

 


 

이순신은 조선의 국왕 세종대왕과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의 한 분이다. 그가 반란을 꿈꾸었다는 역사적 증거는 있을 수도 없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이순신의 평생은 구국을 위한 명장으로서의 삶이었다. 1592년 임진왜란을 당한 조선은 불과 20일 만에 서울이 점령당하고 왕과 신료들은 도주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만약 수군의 절대자 이순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조선은 그때 멸망했을 것이다.

그런 이순신을 왕 선조는 1597년 2월에 억울한 누명을 씌어 관직을 삭탈시키고 의금부로 압송하여 하옥시킨다. 이 책은 바로 이순신이 죄인의 신분이 되어 34일간의 구금을 당하는 그 한 달여의 기간을 다룬 소설이다. 오직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왜적들과 고단한 사투를 벌여왔던 이순신은 그동안 빠짐없이 기록해 왔던 난중일기를 접어야 했으며 대신 심중일기를 작성하기에 이른다.

소설 속 인간 이순신은 왕의 불신에 절망하고 당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여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자 인간으로 고뇌하고 갈등한다. 그는 조국을 위하여 싸우고 또 싸웠건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오직 왕의 저주와 증오뿐이다. 이런 이순신에게 이순신의 나라를 제의하는 젊은 장수가 있었다. 그는 항복한 일본인 김충선.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선봉으로 참여했다가 항왜 장수가 된 조총의 명인이다. 이순신은 그의 심중일기를 통하여 무능한 왕에 대한 증오와 당쟁만 일삼는 부패한 신하들을 모조리 잡아 들여 한산도 앞바다에서 목을 베고자 꿈꾼다. 일본을 정벌하여 조선이 당한 치욕을 만회하고자 이순신의 무적함대가 기습을 위해 출동하게 된다. 이순신이 원하는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실로 충격적인 증언(證言)이 터져 나왔다. 장예지는 끝내 숨겨오고, 가슴에 담아 두었던 핏덩어리를 토해내고는 파르르 경련했다. 그녀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이 철철 넘쳐흘렀다. 가는 어깨가 더욱 쳐지고 맥없이 몸이 무너졌다. 감당하기 어려운 애사(哀史)를 지녔던 장예지를 사야가 김충선이 부축했다.

“그렇구나. 덕령 형은 세자 저하에 대한 충성심으로 감옥을 다시 찾아갔고, 왕은 세자에게 충성스러운 신하가 두려웠던 것이었어.”

홍의장군 곽재우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도 실상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는 탄식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도원수 권율의 수염이 부르르 떨렸다.

“익호장군 김덕령이 정녕 그리 원통하게 눈을 감았단 말인가?”

장예지는 그 날을 기억하기 싫었지만 당대의 중신들이 한꺼번에 모인 중요한 자리인지라 입술을 떼었다.(2권, p.126~127) - 「22장 장계의 비밀」 중에서

 

사야가 김충선은 이순신의 발아래 네모난 상자 하나를 개봉했다. 거기에는 채 피가 마르지도 않은 수급 하나가 덜렁 들어 있었다. 사헌부 지평 강두명의 목이었다. 이순신을 추종하며 따르던 영의정 유성룡과 도원수 권율, 의병장 곽재우는 이제 반역이 시작되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나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는 강한 나라.

백성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백 년이고 천년이고 다시는 외부의 침략을 받지 않는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

 

길은 외길이다.

반란(反亂)!(2권, p.283~284) - 「34장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 중에서

 

저자 : 유광남 (유운하)

 

소설가와 문화 창작 기획자로 활동했으며 약 5년간 대학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의했다. 만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던 《대물》을 소설로 발표하고 『사야가 김충선』을 간행했다. 『사야가 김충선』은 뉴시스와 대구 영남일보에 연재한 소설 ‘항왜 김충선’을 재손질한 작품이다.

이순신에 대한 관심은 연재소설의 자료 수집 중에 탄생되었다. 지인의 제안으로 여수와 한산도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순신의 진짜 속마음을 헤아려 본 것이다. 이순신 관련 작품들의 탄생 배경에는 ‘억울함’이 있다. 이순신은 왕과 조정에 억울하였고 저자는 사회에 억울하였다. 모함을 받아 죽음에 이르는 이순신에 비하면 사소한 억울함이었으나 그 아픔이 몇 편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저자는 늘 심중일기를 쓴다. 심중일기는 이순신의 ‘반역’에서 이순신의 ‘제국’으로 이어진다. 또한 그 일기는 우리 모두가 매일 쓰고 있는 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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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심중일기 1 - 혁명이냐 죽음이냐 그의 진짜 속마음은?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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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은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처참한 침략을 받은 전쟁으로 기억된다. 왜(倭)로 지칭되던 일본의 침략 야욕은 자신들의 전국(戰國)시대를 통해 통일국가를 만들어냄으로써 마감하고 전역 지배권을 손에 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늘 식량 부족과 물자 부족을 겪던 섬나라 일본은 대륙 정벌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다. 특히 막 전쟁을 끝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쟁을 도왔던 지방세력가인 다이묘들의 눈을 외부로 돌리고 힘을 분출시키기 위해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품었다. 무력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전쟁에 참여한 다이묘나 군사들에게 전리품도 안겨야 했다. 도요토미가 혼란 정국을 풀어낸 방식은 대륙 정벌을 위한 한반도에 먼저 눈을 돌린 것이다. '정명가도(征明街道)'란 명분을 내세워 한반도를 불법 침략했다. 그들이 명분으로 내세운 정명가도는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이 전쟁이 7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한반도를 피로 물들인다. 임진년(1592년)과 정유년(1597년) 각각 쳐들어 왔다. 앞의 것을 임진왜란이라 하고, 뒤의 침략을 정유재란이라고 표기한 것이지만 하나의 전쟁의 일직선에 있다.

이 소설 작품 『이순신의 심중일기』는 임진왜란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소설의 내용에 따라 붙여진 제목이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을 비틀어 다른 각도로 들여보는 것은 문학적 상상력으로 작가의 자유이지만 저자 유광남은 사실을 비틀어 한 발 더 나아간 상상을 했다고 밝힌다. 즉 무능하고 사리사욕만 챙기는 조정 대신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나라를 세웠으면 백성들에게 훨씬 더 좋은 나라, 살기 좋은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이었다. 이는 충무공의 애민 정신을 높이 산 것이고, 그 애민 정신이 전장에서 스러짐에 대해 아쉬움의 작가적 표현으로 독자는 추정한다. 저자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단행해 조선에 새로운 하늘을 열어줘야 했다는 아쉬움으로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작가의 심중일기」란 제목의 〈머리말〉을 통해 밝힌다. 저자는 이순신의 삶을 따라가면서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시기를 포착했고, 이 시기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한 팩션(Faction)을 그려냈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이순신이 당시 조정 대신들의 상소로 살아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명분을 찾았다고 확신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한, 이순신은 구금으로 인해 난중일기 대신 마음속의 심중일기를 작성하게 된다. 조선의 미래와 백성을 위해 무능한 선조와 전쟁 중에도 사익을 위해 당파싸움에 매몰된 조정을 뒤엎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역사에 기록된 대로 전쟁이 끝나고 어명을 거역한 죄로 고역을 치를 것인가에 대한 갈등과 고뇌하는 충무공의 인간적인 모습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역사에 '만약'이란 있을 수 없다. 이미 벌어지고 지나간 일을 훗날 뒤돌아보는 것은 교훈을 얻고 뼈저린 반성을 통해 두 번 다시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 소설도 '만약'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을 상당히 자제한다. 자칫 역사를 뒤틀리게 해석함으로써 역사를 공부하는 의미를 없애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라를 구하는 등 '영웅'에 대한 문학 작품은 더욱 영웅적이고 존경할 수 있는 인물로 미화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더욱이 우리는 당시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조선이란 나라는 아예 없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배웠지 않은가. 왕의 무능함, 조정 대신의 사리사욕에 의한 정파싸움... 국제 정세에 어두운 관리들이 조정에서 세력 다툼만 한다면 나라의 앞날은 어둡지 않을까. 또 그런 왕과 조정 대신들을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이런 의심도 사실은 무의미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조정은 무능했다. 다행히 몇몇 대신들은 신하로써 충성과 나라의 앞날에 대한 비전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국의 일념으로 조선의 바다를 지키던 충무공은 전쟁 이후의 나라와 백성들의 삶에도 지극한 정성을 엿보이는 『난중일기』를 남김으로써 쿠데타로 역성혁명을 통해 새 왕조를 열 생각은 없었다는 점이 밝혀진다. 다만 위대한 장군에 대한 개개인이 그나마 희망이요, 삶의 미래라고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역사는 실록 등 글로 남겼다.

 

 

사람들이 생각한 개인의 명예나 이익보다는 '나라를 구한다'는 것이 곧 '백성을 구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생각한 것으로,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기록으로 남겨졌다. 이를 통해 전쟁이 끝난 지 50년 가까이 지난 1643년(인조 21)에서야 ‘충무(忠武)’의 시호를 받았고, 1659년(효종 10)에 남해의 전적지에 그의 비석이 세워졌다. 1707년(숙종 33)에는 충청도 아산(牙山)에 세워진 그의 사당에 ‘현충(顯忠)’이란 호가 내려졌으며, 1793년(정조 17)에는 영의정으로 추증되었다.(두산백과) 이런 이순신이 역성혁명을 꾀한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저자는 '난중일기'를 '심중일기'로 바꿔 백성들의 삶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면 해볼만한 가정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결국 이순신이란 영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아니라 얼마나 위대한 영웅인가를 강조하는 의미로 되돌아가는 소설이 『이순신의 심중일기』이다. 난중일기가 그의 사후에 밝혀졌다. 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고, 백의종군한 사실도 조작된 누명이라는 사실을 '수정실록'에서 밝혀지며 누명은 벗게 되었음을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이순신을 역성혁명의 주역으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임진왜란 당시 나라와 백성의 상황이 얼마나 최악이었는지를 난중일기와 조선왕조실록 등을 토대로 오랫동안 탐구하고 사유를 거듭해 이순신이 꿈꾸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에 대한 사유의 결과를 이끌어낸다. 저자는 이순신에 대해 신무기를 개발한 창의력, 천재적 전략전술, 자급자족의 경영능력, 신분을 가라지 않는 인재발탁, 전투의 시작과 끝을 예측한 혜안을 가진 영웅으로 규정 짓는 데서 출발한다. 임진왜란은 16세기 말에 끝났다. 17세기를 새롭게 시작하는 동아시아 한·중·일의 영웅들은 어땠을까? 당시의 국제 정세를 살펴보면, 이들은 임진왜란을 통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여진족)의 누르하치는 청나라를 세우고,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막부를 세웠다. 저자가 안타까운 지점이다. 가장 먼저 바꿨어야 할 조선의 이순신은 왜 전사해야만 했을까? 저자의 안타까움이 그대로 배어 있다. 이로써 저자는 "역사는 때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전쟁 중에도 압송하여 34일간 옥에 가뒀던 이순신을 선조는 왜 방면할 수밖에 없었을까? 노력 끝에 저자는 그 답을 선조수정실록에서 찾아냈다고 털어놓는다.

 


 

저자에 따르면 1592년 임진년에 발생한 조선과 일본의 임진왜란은 조선왕조 역사 중 가장 참혹한 전쟁이었다. 그 위기의 조선을 구한 명장이 바로 성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 장군이다. 그가 남긴 난중일기는 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충성으로 가득하며 왜적과의 전쟁에 소홀함이 없는 위대한 장군의 기록이다. 그러한 이순신 장군이 반역을 꾀하였다? 이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상상으로 풀어낸 일종의 픽션 소설이다. 그러나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다.

 

무능한 왕 선조와 당쟁부패(黨爭腐敗)의 신하들

이들은 병마(病魔)이며 내 절망적 고통의 시작과 끝이다.

그들을 모조리 달 밝은 한산도 앞바다로 끌어내 목을 베고 싶다.

아마도 그들의 피는 붉지 않을 것이다.

오염(汚染)된 그 피를 거북도 외면하리라.

길은 외길이다. 반란(反亂)!

-이순신의 心中日記 중에서-

 


 

이순신은 정유재란을 목전에 두고 모함을 받아서 하옥된다. 백성들의 혼란은 안중에도 없고 당권의 당쟁만을 일삼는 조정의 중신들과 왕에게 아첨하며 부패해 가는 그들에게서 이순신은 절망한다. 무능한 왕 선조에 대해서 인간적 배신감도 느낀다. 그의 가슴은 분노로 격탕하게 되고 옥중에서 마음속의 일기 심중일기를 작성한다. 그런 나라를 세우자는 젊은 장수가 한 명 있다. 이름은 김충선, 항왜, 즉 조선에 항복하고 귀순한 일본인으로 이제는 조선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조국 일본과 대적하는 불가사의한 그가 절규한다.

“이순신의 나라는 백성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이순신의 나라는 강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백성들이 꿈꾸는 나라가 될 것이옵니다.”

 

조선의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나의 소원은 결코 외롭지 않다. 이순신은 고립되어 있지 않다. 그의 탁월함으로, 놀라운 지도력으로, 조선의 사대부들도 지지를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의 역모는 이순신의 함대처럼 순항한다.

- 김충선의 옥중일기(亂中日記) 중에서-

 

김충선은 모함으로 압송당하여 죽게 될 이순신을 구하기 위해서 반역을 도모하기에 이른다. 오직 그 방법만이 극악한 왕 선조로부터 이순신을 살려낼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는 영의정 류성룡과 도원수 권율, 의병장 곽재우 등 당대의 권력가들을 접촉하며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를 위해 왕과 사대부의 권위를 누려오던 특권층의 붕괴를 노린다. 하지만 그들 역시 철저히 가진 자의 권력을 누려왔던 왕권 결탁 세력이었다. 그들은 과연 동조할 것인가? 이 책 『이순신의 심중일기』는 왕 선조에 대한 충성심과 분노, 그리고 일본에 대한 철저한 응징으로 서술되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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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전 시집 : 카페 프란스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정지용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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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 『정지용 전 시집-카페 프란스』는 한때 이름 없는 시인이었던 정지용의 시집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부터 활동하던 시인으로 해방 후까지 시작과 시집 발간에 몰두했으나 6·25 전쟁 중 납북되어 북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 시단에 모더니즘 시인으로 활동하며 적지 않은 시를 남겼다. 한국문단사에도 큰 업적을 남긴 당시 우리 시단의 대표적 시인이었다. 일도 많지만 6·25전쟁 중 납북 이후 북한에서의 활동과 사망이 확인되지 않을 때까지는 시인의 이름은 '정O용'으로 표기되기도 했다. 그는 시인이지만 정치색이나 친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어 어쩌면 북한 인민군이 자신들의 선전용으로 납치해 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지용은 특히 윤동주와의 관계가 돈독했고, 윤동주보다 연배여서 선배로 많은 역할과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해방 후 윤동주의 시집 발간에 앞장 서고, 윤동주의 일제 때의 행적을 가장 소상하게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쓴 시보다 윤동주의 시집을 펴내는 데 더 힘을 쏟았다고 알려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시인 이상을 문단에 등단시키기도 했으며, 조지훈, 박목월 등과 같은 청록파 시인들을 등장시키기도 한 주인공이었다. 이동원, 박인수가 노래로 불러 유명한 「향수」의 시인 정지용은 윤동주가 가장 존경한 시인이자 일본 도시샤 대학의 선배이기도 하다. 정지용은 해방 후 경향신문 주간으로 재직하면서 윤동주의 시를 알리는 데 앞장섰으며 윤동주의 시집이 나올 때 윤동주를 대신해서 〈서문〉을 쓰기도 했다. 윤동주는 살아생전에 정지용에게 문학적 영향을 받았음은 물론 인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첫 시집 『정지용 시집』은 1935년 발간됐다. 이 시집 『정지용 전 시집-카페 프란스』 1부에 그대로 전재됐다. 이 시집은 윤동주 시인의 유품으로 남겨 보관되어 있었는데 그만큼 윤동주는 정지용의 시를 아꼈다. 책에는 1936년 3월 19일 ‘동주소장’이라는 글귀가 친필로 쓰여 있다. 윤동주 시인이 평양 숭실중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문단사에 따르면 정지용 시인은 절제된 언어와 우리말을 감각적으로 활용한 신선한 시 작품들을 발표하며 이후 한국 시에 확연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 책에는 정지용 시인의 작품들을 원본 그대로의 표기를 살려 실은 이유도 그에게서 탄생한 시에 담겨 있는 풍성한 우리말을 가능한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자 한 데 목적이 있다고 출판사 측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지금과 다른 표현에는 각주로 설명을 해 놓아 이해에 어려움이 없도록 출판사가 배려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 시집 『정지용 전 시집-카페 프란스』는 1부 〈정지용 시집〉, 2부 〈백록담〉 그리고 시집에 실리지 않은 잡지 등에서 새로 발굴한 작품과 〈미수록 작품〉들로 구분하여 실었다. 1부에는 우리 전통의 서정성과 이국정취가 배합된 시들이 좀 더 특징적이라면, 2부는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이 그려져 정지용 시인의 변화도 알 수 있다. 한편 이 책은 가톨릭 신자인 그의 신앙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통해서는 그가 받아들인 천주와 성모에 대해서 느끼도록 해 준다.

우리는 대부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그의 시를 처음 알게 됐다. 그가 납북된 이후 그의 시를 소개하는 것도, 그의 이름을 밝히는 것도 매우 어려웠던 남북의 극한의 대치 상황 속에서 우리 역시 납북인사인지, 월북인사인지, 이후 북한에서의 활동 여부가 드러나지 않은 인사들의 이름을 밝힐 수 없었기에 일어난 분단의 비극이 여실히 반영된 증거이기도 하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친일이나 공산주의 사상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비교적 사상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시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터였는데도 말이다. 시 「향수」는 이동원과 박인수 교수가 듀엣으로 노래해(1995) 히트곡이 되면서 조영남 등 많은 가수가 부르게 된다. 가장 유명한 노랫말이 된 시가 되었다. 정지용의 시를 읽으며 당시의 분위기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한국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그의 삶이 여실히 전달되는 감상을 하게 되면서 마음의 위로도 받을 것이다. 그의 시는 모더니즘 경향의 시들을 주로 발표했지만 향토색 짙은 우리의 언어와 사투리, 자신의 신조어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등 시작에 한계를 두지 않았다.

 


 

한국시사는 그의 시를 크게 세 시기로 특징이 구분한다. 첫 번째 시기는 1926년부터 1933년까지의 기간으로, 이 시기에 그는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이미지를 중시하면서도 향토적 정서를 형상화한 순수 서정시의 가능성을 개척하였다. 특히 그는 우리말을 아름답게 가다듬은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여 다른 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을 받는 「향수」가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두 번째 시기는 그가 〈가톨릭청년〉의 편집고문으로 활동했던 1933년부터 1935년까지이다. 이 시기에 그는 가톨릭 신앙에 바탕을 둔 여러 편의 종교적인 시들을 발표하였다. 「그의 반」, 「불사조」, 「다른 하늘」 등이 이 시기에 발표된 작품들이다. 세 번째 시기는 1936년 이후로, 이 시기에 그는 전통적인 미학에 바탕을 둔 자연시들을 발표했다고 한국시사는 기록하고 있다. 「장수산」, 「백록담」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로, 자연을 정교한 언어로 표현하여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해서 산수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정지용은 이처럼 참신한 이미지와 절제된 시어로 한국 현대시의 성숙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분단 이후 오랫동안 그의 시들은 다른 납북 문인들과 마찬가지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다 수많은 문인의 청원으로 1988년 3월 비로소 해금되어 대중에게 다시 알려지기 시작했고, 1989년에는 〈지용 시문학상〉이 제정되어 박두진이 1회 수상자로 선정된 뒤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향수」 중에서

 


 

이 책의 표제어가 된 「카페 프란스」는 정지용이 지상(紙上)에 발표한 최초의 작품이자 그가 쓴 초창기 시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으며 향토적 서정의 상징인 「향수」와 상반되는 모더니즘의 색채를 띠고 있다.

 

옴겨다 심은 종려나무 밑에

빗두루 슨 장명등,

카페·프란스에 가쟈.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뻣적 마른 놈이 압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 처럼 가는데

페이브멘트에 흐늙이는 불빛

카페·프란스에 가쟈. - 「카페·프란스」 중에서

 


 

2부 〈백록담〉의 표제어가 된 '백록담'은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 쓴 시로서 우리 국토와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노래한다. 이 시는 장시이자 산문시다.

1. 절정(絶頂)에 가까울수록 뻑국채 꽃키가 점점 소모된다. 한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마루 우에서 목아지가 없고 나종에는 얼골만 갸옷 내다본다. 화문(花紋)처럼 판(版)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함경도끝과 맞서는 데서 뻑국채 키는 아조 없어지고도 팔월한철엔 흩어진 성신(星辰)처럼 난만하다. 산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러지 않어도 뻑국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긔서 기진했다.

2. 암고란(巖古蘭), 환약 같이 어여쁜 열매로 목을 축이고 살어 일어섰다.

3. 백화(白樺) 옆에서 백화가 촉루(??)가 되기까지 산다. 내가 죽어 백화처럼 흴것이 숭없지 않다.

4.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는 한모통이, 도체비꽃이 낮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 - 「백록담」 중에서

 

또 다른 장시 「슬픈 우상」 역시 산문시다.

 

이밤에 안식(安息)하시옵니까.

내가 홀로 속에ㅅ소리로 그대의 기거(起居)를 문의할삼어도 어찌 홀한 말로 붙일법도 한 일이오니까.

무슨 말슴으로나 좀더 높일만한 좀더 그대께 마땅한 언사가 없사오리까.

눈감고 자는 비달기보담도, 꽃그림자 옮기는 겨를에 여미며 자는 꽃봉오리 보담도, 어여삐 자시올 그대여!

 

그대의 눈을 들어 푸리 하오리까.

속속드리 맑고 푸른 호수가 한쌍.

밤은 함폭 그대의 호수에 깃드리기 위하야 있는 것이오리까.

내가 감히 금성(金星)노릇하야 그대의 호수에 잠길법도 한 일이오리까. - 「슬픈 우상」 중에서

 


 

저자 : 정지용(鄭芝溶)

 

1902년 충북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에서 태어났다. 옥천보통공립학교, 휘문고등보통학교, 일본 도시샤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2년 고교생 때 첫 작품 풍랑몽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시문학, 구인회 등의 문학 동인과 가톨릭 청년, 문장 등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휘문고보 교원을 거쳐 해방 후에는 이화여전 교수, 경향신문 주간, 조선문학가동맹 중앙집행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1950년 한국전쟁 시 납북되어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나, 전쟁으로 인해 폭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아직까지 정확한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1926년 일본 유학중 「카페 프란스」 등 9편의 시를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1933년 9인회를 결성하고 〈가톨릭청년〉의 편집고문을 맡아 다수의 시와 산문을 발표하였으며, 시인 이상을 문단에 등단시키기도 하였다. 1935년 첫 시집인 『정지용 시집』을 출간하였으며, 1939년 〈문장〉의 추천위원이 되어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이한직, 박남수 등을 등단시켰다. 1950년 한국전쟁이 뒤에 납북되어 사망하였다.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를 구사, 생생하고 선명한 대상 묘사에 특유의 빛을 발하는 시인 정지용. 한국현대시의 신경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이상을 비롯하여 조지훈, 박목월 등과 같은 청록파 시인들을 등장시키기도 한 시인이었다. 1902년 음력 5월 15일 충북 옥천읍에서 좀 떨어진 구읍의 청석교 바로 옆 촌가에서 한약상을 경영하던 영일 정씨 태국(泰國)을 아버지로 하동정씨 미하(美河)를 어머니로 탄생한 그는 그 당시 풍습에 따라 12살 때(1913) 동갑의 부인 송재숙과 영동군 심천면 초강리 처가에서 결혼하였다. 이 부인 사이에 3남 1녀가 태어났으며, 그 가운데 차남과 3남은 6·25전쟁 중에 행방불명 되었고, 현재 장남 구관과 장녀 구원만 생존해 있다. 그는 휘문고보 재학 시절 〈서광〉 창간호에 소설 「삼인」을 발표하였으며, 일본 유학시절에느 대표작의 하나인 「향수」를 썼다. 1930년에 시문학 동인으로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전개하였고, 구인회를 결성하기도 하였으며 문장지의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다. 해방이 되서는 경향신문의 주간으로 일하고, 이화여대와 서울대에 출강하여 시론, 수필, 평문을 발표하였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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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뮤지컬
이수진 지음 / 테오리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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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아무리 디지털이 발전을 거듭하고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아날로그 감성의 낭만적 분위기와 사랑의 표현을 담고 있다. 디지털로서는 대체불가 대중예술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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