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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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뒤늦게 추리·미스터리 소설에 흥미를 느끼고 책을 읽었다. 대략 3~4년 전쯤이니 일년에 대여섯 권씩 계산해도 스무 권 가까이 읽은 셈이다. 우리 나라 미스터리 소설은 아쉽게도 많지 않아 두 권인가 기억될 뿐이다. 주로 일본 소설이 많았고, 대부분 영미 소설이었다. 독자로서는 읽어본 범위 안에서 심리적 묘사가 잘 된 것은 일본 소설이고, 스케일이 크고 사건 중심으로 쓴 작품은 영미 소설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일이 제목이나 작가 이름을 말할 정도는 못 되니 사실 많이 읽은 편은 아니다. 또 독자가 읽은 미스터리 소설 상당 부분은 판타지와 결합된 작품인 점을 감안한다면 순수한 미스터리 작품은 몇 권 읽지 못한 셈이다. 이 책 『이토록 완벽한 실종』의 저자는 이미 30여 권의 소설 작품을 쓴 작가이라 하니 이름 정도는 기억에 남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저자가 집필한 책 목록을 눈여겨 살폈으나, 출간한 책의 목록 중에서는 독자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독자의 과문한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겨우 3~4년 스무 권 정도 읽고 '제법 읽었다'고 생각한 사실이 새삼 쑥스럽다. 이 소설의 저자인 줄리안 맥클린은 장르 불문, 어떤 작품을 출간해도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작가라니 일단 소설의 흥미는 보장된 것으로 알아도 손해 볼 일 없다는 마음으로 책을 대했다.

저자 맥클린은 특유의 다차원적인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몰입도 높은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평가에 구미도 당겼다. 또 출판사 측 소개글에도 독자들의 열렬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압도적 흡입력의 짜릿한 '미스터리로맨스'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최근 책과 드라마, 영화까지 각종 매체에서 미스터리 로맨스 장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로맨스와 미스터리라는 각 장르는 양극 지점에 위치하여 서로 닿지 않을 듯하지만, 이 작품 『이토록 완벽한 실종』은 독자들에게 두 장르의 쾌감을 동시에 선사하며 극도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아직 미스터리 로맨스의 전율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가슴 저릿하게 애틋하면서도 소름 돋는 미스터리 반전이 담긴 이 책을 독자들과 함께 읽기를 바란다.

 


 

이 소설은 남편의 실종을 기점으로 딛고 있던 세상이 무너진 '올리비아'를 중심으로 그녀의 남편 '딘', 딘과 엮인 '멜라니 브라운'이라는 여성 등 세 사람의 시선이 교차로 진행된다. 각 캐릭터에 완벽한 서사가 켜켜이 쌓여, 결말로 향하며 독자들에게 로맨스와 미스터리적 쾌감이 동시에 폭발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구축의 장인이라 불리는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빈틈없는 서사의 미스터리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다각적인 캐릭터들이 각자의 서사를 조금씩 드러내면서 독자들에게 작고 미묘한 의심의 불을 지핀 다음, 교묘하게 연결해 내어 종국에서 불길을 삼키는 방식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적잖이 입체적이면서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의 단면을 그대로 담은 캐릭터들의 가슴 절절하고 애틋한 사랑과 미스터리를 담았다. 거기에 미스터리 소설의 핵심이라는 엄청난 반전, 그리고 끝내 모든 캐릭터와 독자들까지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결말을 보여준다. 이 책은 미스터리 로맨스 장르의 한 획을 긋는 것으로, 저자 맥클린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이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넉넉한 집안에서 부족함 없이 지낸 올리비아가 생애 가장 열망한 단 한 가지는 한눈에 반해 모든 걸 내어줄 수 있을 거 같은 남자, 딘이다. 어려운 집안에서 자라 심리치료사의 길을 걷기까지 그가 이겨낸 모든 그의 삶과 단단함까지 사랑한다. 집안의 반대에도 결혼을 강행하여 상담사로서 고통스러워하는 딘에게 그의 오랜 꿈이었던 파일럿이 되는 것을 제안하고 그들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낸다.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세상 모든 불행을 끌어안고 살았던 지난 세월을 어렵게 이겨낸 딘이 가장 이겨내고 싶은 단 한 가지는 장벽이 너무나 견고해 보이는 눈앞의 여자, 올리비아다. 태어난 순간부터 너무나 다른 환경을 살아온 그녀는 모든 걸 갖추었고 그에 비해 그의 삶은 그저 하루하루 견뎌내는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그녀와 딘 사이에 가장 두터운 장벽은, 딘이 지금 가진 이 비밀이다. 이걸 묻고 그녀와 행복할 수 있을까?

 


 

이 남자와 함께라면 세상 그 어느 것도 더 필요하지 않았던 올리비아의 삶이 어느 날 한밤중의 전화 한 통으로 무너진다. 딘이 비행 도중 사라졌다. 비행기 파편조차 남지 않은 남편의 실종을 받아들일 수 없는 올리비아는 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결국 딘이 남긴 '마지막 선물'이 배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제야 그녀는 그의 사망을 받아들인다. 이후 나름 안정적인 새로운 삶을 꾸려가던 올리비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두 명의 형사가 찾아온다. 이 작품의 진정한 발단 단계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남편이,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것이다. 실종된 남편의 사망신고서까지 접수한 지가 언젠데 이제야 살인사건 용의자로 떠오른 것이다. 사람이 살아 돌아온다면 이처럼 반가운 일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꿈이냐, 생시냐'라고 아무나 얼싸안고 좋아할 경사 아닌가? 한데 묘하게도, 얄궂게도 살인 사건 용의자라니... 실종된 자리에서 돋아난 이 불가해한 사실들은 올리비아의 딘을 향한 강렬한 사랑, 심지어 그녀가 굳게 믿고 있던 세계를 완벽하게 뒤흔들고 만다.

소설은 어차피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허구의 사실을 형상화해 독자들에게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설득력을 가져야 읽힐 터다. 독자들의 눈을 잡아두려면 현실성 있는 허구의 팩트를 나열하더라도 독자들이 빠져드는 '구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저자의 머릿속의 사건이나 관념들이 독자들에게 현실성 있는 사실로 받아들여지려면 사건의 묘사가 중요한 요인이다. 남편 딘은 심리상담사이지만 파일럿이 꿈이었다는 사실은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 벌어지는 곳이 제격이다. 이곳은 말로만 들어도, 사실 확인보다 오히려 과학적 상상력이 무한히 뻗어나갈 수 있다. 과학 기술의 총집합체인 항공기가 특별한 이유없이 갑자기 교신이 끊어진 후 조종사는 실종되고, 항공기 기체 잔해도 발견되지 않은 묘한 곳이다. 이곳은 실재하는 곳으로 독자들도 많이 들어 익숙한 지역이다. 이렇게 말로만 듣던 곳은 어떤 사건의 중심에 있게 되면 실제로 벌어지는 신비에 독자들은 빠져든다. 일말의 공포감도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이곳처럼 신비감과 독자들의 동경심을 자아낼 곳도 드물다.

 

 

올리비아에게는 '첫사랑'이라 해야 할 순수한 사랑은 '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런데 올리비아의 사랑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멀어져간 사람은 '딘'이다. 올리비아의 사랑은 순수했고, 그렇기에 헌신적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올리비아 삶의 전부였던 딘이 갑자기 죽었고 그 사실을 올리비아는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처지다. 이 책의 첫 문장은 "그 때 그 말들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이다. 올리비아의 후회 가득한 말이고 혼잣말이다. 재력가인 부모가 반대한 결혼한 올리비아는 딘과 함께라면 꿈꾸던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 불우한 환경을 딛고 자란 딘을 더 높이 평가하고 존경했다. 딘을 사랑한 올리비아는 그를 위해 뉴욕에서 마이애미로 이주하며 딘의 어릴 적 꿈인 조종사의 꿈까지 이루게 한다. 그리고 그와의 아이를 갖고 싶어하고 실제로 모두 이루어졌다. 앞서 언급한 대로 행복의 중심에 날벼락처럼 날아든 비행기 실종 신고에 따른 남편 딘의 증발(?). 살아 있기를 바라며 올리비아는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딘의 실종, 사망을 확인하지만 사실을 확인하기에는 쉽지 않다. 조종사의 시체나 비행기 잔해마저 발견되지 않으니 추락한 것인지, 납치된 것인지도 모른다. 관련 문서들을 찾아 읽어보지만 완벽한 마음의 정리를 할 수 없다. 사망이라 확인할 수도 없는 상태니 결국은 관련 법에 따라 사망신고를 접수하게 된다. 이때 한 여성(멜라니)가 이야기에 등장한다. 멜라니는 버뮤다 삼각지대에 관한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입자물리학 학생이다. 멜라니는 최근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일에 흥미가 떨어졌고 그로 인해 논문 작업에 차질이 생기자 학과장의 권유로 상담실을 찾게 된다. 그리고 상담사인 로빈슨 박사에게 깊이 끌리게 되며 고백을 한다. 로빈슨 박사는 흔히 일어나는 '성적 전이(Erotic Transference)'이라며 밀어낸다. 하지만 결국 상담사 역시 자신의 힘든 상황으로 인해 상담사의 규칙을 어기게 된다.

잘생긴 그(로빈슨)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그의 뺨 위에 손을 올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우리가 상담을 계속할 거라면 제가 선생님을 이름으로 불러도 될까요? 로빈슨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건 너무 형식적이고, 딱딱한 느낌이라서요. 저를 브라운 양이라고 부르지 않고 멜라니라고 부르시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누구러진 표정으로 말했다.

"좋아요, 멜라니. 그렇게 하는 게 좋다면 제 이름을 부르셔도 괜찮아요. 다음 주부터는 저를 딘이라고 부르세요."(p.133~134)

 


 

두 사람(로빈슨과 멜라니)의 등장으로 사건은 급진전하지만 올리비아에게는 오리무중이다. 읽던 작품을 잠깐 눈을 떼고 되짚어본다. '실종 사건' 처음부터 딘은 죽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이 위로받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던 멜라니와의 관계를 감추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그럴 만한 이유는? 저자 줄리안 맥클린의 소설적 상상력과 구성의 완벽함으로 자칫 미궁으로 빠져들어가던 사건의 진행 과정, 이유와 원인 등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멜라니가 죽음에 이르렀음에도 그녀를 유기하고 너무도 완벽한 사랑의 주인공 '올리비아'를 보호하겠다는 핑계로 계략을 꾸민다. 이를 위해 딘은 버뮤다 삼각지대의 공공연한 사고를 위장한 것이다. 원인도 모를 뿐만 아니라 불가사의한 행방불명. 원래 버뮤다 삼각지대는 그래서 널리 알려진 곳이고, 아직 불가사의한 사건·사고가 미확인된 채 남아 있는 곳이다. 지구 자기장 등 각종 과학적 가설도 아직은 증명되지 않은 곳이니까. 딘의 계략은 과학적 입증이 불가능한 버뮤다 삼각지대에서의 '초저공비행'이라는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딘은 계략의 미스터리 부분을 극대화하기 위한 교신도 조작하고, 인기스타 마이크 미첼의 버뮤다 삼각지대 사고 발언까지도 세심하게 짜 맞춘다. 실종된 것으로 위장하고 20년 간이나 여전히 자기가 좋아하던 요트선장의 일을 하고 살았다.

딘이 자라온 환경의 탓보다 그에게 주어진 신의 은총(외모, 언어능력, 영리함, 뛰어난 손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원하는 바를 취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순수한 사랑의 완전한 실행자 올리비아마저 희생양이다. 그러나 그의 악마적 발상이나 실행은 말 그대로 범죄 행위에 지나지 않은 파렴치한의 행동이다. 파렴치한 범죄 행위는 결코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올리비아) 앞에서는 결국은 무너져 내린다.

딘이 사라졌을 무렵, 올리비아에게는 그토록 기다리던 새 생명이 찾아와있었다. 생사를 알 수 없어 모두가 다신은 남편을 만날 수 없음을 인지시키고자 했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올리비아를 위로했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사라져버린 것이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언젠가 딘이 돌아올 거라 생각하며 홀로 딸 로즈를 키운다. 그러다 딘을 만나기 전, 남자친구였던 가브리엘과의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

 


 

모든 사건은 가브리엘을 다시 만난 순간부터 해결의 조짐을 보이도록 철저히 저자 맥클린의 머릿속에서 구상돼 있었다. 4부로 이루어진 이 책 3부에서는 딘이 실종된 이후부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들이 찾아온다. 시간이 지난 후, 올리비아는 전 남자친구 가브리엘과 제 2의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경찰이 찾아오면서 소설은 다시 반전을 맞는다. 올리비아는 '이토록 완벽한 실종' 상태에 있는 딘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들이 하나씩 펼쳐진다. 가브리엘은 올리비아가 딘이 돌아오게 된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한다. 올리비아는 딘과 가브리엘을 향한 사랑이 다름을 알고 있다. 어떤 것도 잴 수 없던 뜨거운 사랑과 조금 더 이성적인 사랑. 올리비아가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랑은 어떤 것이 될까.

로즈(딘과 올리비아 사이의 딸)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생명체였다. 모든 면에서 그랬다. 조그맣고 예쁜 코, 사랑스러운 주근깨,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약간 비뚤어진 미소까지. 로즈를 보고 있으면 딘이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다. 로즈는 딘에게서 받은 도톰한 입술과 시선을 사로잡는 푸른 눈을 가지고 있었다.

둘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가브리엘 앞에서 꺼낸 적은 없지만, 가브리엘은 딘을 만난 적이 있었고 사진을 보기도 했다. 당연히 그도 로즈가 딘과 얼마나 닮았는지 알고 있을 터였다. 그럼에도 그는 로즈를 친자식처럼 사랑했다.

그런 이유로 나는 가브리엘을 존경했다. 내 인생에 그가 있다는 점에 감사했다. 나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이건 고요한 사랑이었다. 아마도 조금 더 이성적인 사랑.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는 나를 품 안으로 당겼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지금 이 기분은 과거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과거를 놓아주는 건 달콤하면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선물 같았다.(p382)

 

저자 : 줄리안 맥클린

 

줄리안 맥클린은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컬러 오브 헤븐Color of Heaven》 시리즈를 포함해 서른 권 이상의 소설을 썼다. 로맨스 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리타상 최종 후보에 네 차례 올랐으며 북셀러 베스트와 《로맨틱 타임스Romantic Times》의 리뷰어 초이스를 포함해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렸고 열두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줄리안 맥클린은 캐나다 노바스코샤 핼리팩스의 킹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노바스코샤 울프빌의 아카디아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는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에서 지내기도 했다. 지금은 남편, 딸과 함께 캐나다 동부 해안 호숫가 집에서 살고 있다.

 

역자 : 한지희

 

재미 삼아 번역한 원고로 호기롭게 출판사 문을 두드려 번역에 발을 들였다. 취미를 업으로 삼는 삶이라니. 늘 그렇듯 운이 좋았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책을 미리 염탐한다는 짜릿함에 매료돼 기획안을 만들고 번역을 한다. 두 세계의 고랑을 자연스러운 언어로 메우는 번역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옮긴 책으로는 《낯선 마을이 너를 부른다》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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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 지브리 음악감독과 뇌과학자의 이토록 감각적인 대화
히사이시 조.요로 다케시 저자, 이정미 역자 / 현익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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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일본 음악계에서 '천재' 알려진 히사이시 조와 뇌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대담집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음악에 대한, 음악을 좋아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학문적 성찰과 이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책이다. 독자는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 지는 5년 여에 불과해 아직 초보이고 이해도 깊지 못하지만 이 책에 관심을 둔 것은 이 책에 표기한 몇 개의 제목 때문이다.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음악에 감동하는가?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에 대한 두 저자의 대담 내용에 관심이 갔던 것이다. 특히 히사이시 조는 일본 현대 음악가로서는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스튜디어 지브리를 대표하는 많은 명작의 음악 감독으로서 더 잘 알려진 작곡가이기도 하다. 이와 대담을 가진 뇌과학자 요로 다케시는 독자로서는 다소 생소한 인물이지만 뇌과학자로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고 한다. 두 거장의 대담은 예술과 창작,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며 지적 자극을 선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감각적인 문장은 삶과 예술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인간은 왜 음악을 만들고 예술과 감각은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큰 주제 안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대담은 음악을 비롯한 예술, 과학, 철학, 사회학, 인문학, 곤충의 생태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독자들에게 풍성한 지식을 전해주기도 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유쾌하고 흥미롭게 읽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폐부를 찔러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사랑하며 그의 음악적 사상을 엿보고 싶은 독자와, 음악과 인간을 잇는 섬세하고도 감각적인 연결고리에 흥미를 느끼는 클래식 애호가라면 꼭 읽어 볼 것을 권할 만한 책이다.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맡아 작곡한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은 다채로운 영상미에 감동과 몰입감을 극대화해주는 아름다운 음악이 더해져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환상적이고도 서정적인 스토리에 더해진 음악들은 이젠 지브리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음악가 히사이시 조가 있다. 그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 지브리의 전성기를 빛낸 작품들의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특히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로 쓰인 〈인생의 회전목마〉는 한국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히사이시 조는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외에도 여러 영화음악을 비롯한 작곡 활동을 이어 가는 한편 뛰어난 연주자이자 지휘자로서의 기량도 아낌없이 뽐내며 명실상부 현대 클래식 음악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활발한 음악적 행보를 지속하며 늘 ‘좋은 음악’을 고민해 온 그가 이번에는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해부학자인 요로 다케시를 만났다.

히사이시 조와 요로 다케시의 만남과 그들의 이야기를 엮어 펴낸 이 책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음악과 인간을 잇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결고리를 조망한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음악을 듣는지, 좋은 음악의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떤 감각이 필요한지 등 다양한 화제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두 저자의 이야기는 유쾌하게 술술 읽히면서도 독자들에게 생각할 지점을 남긴다. 두 거장은 이 책에서 음악과 예술에 대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나눈 지적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고의 폭이 넓어진 것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다. 이 점이 이 책의 특장점이다. 특히 히사이시 조의 팬들에게 이 책은 그가 지향하는 음악과 작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 작업 과정의 내밀한 사유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히사이시 조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로서 대중적 인기를 끌었지만, 뇌과학자와 만나 나눈 대담에서의 이야기는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음악과 사람이 왜 친숙하고, 음악을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가? 등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음에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히사이시 조는 뇌과학과 곤충 연구를 중심으로 한 해부학, 그리고 사회·문화적 비평에 있어서 요로 다케시의 전문 지식과 견해를 존중한다. 또 요로 다케시 역시 히사이시 조가 음악 이론과 작곡법, 녹음 현장에 대해 논할 때 적극적인 경청으로 논의를 풍요롭게 한다. 같은 주제 안에서도 과학의 시선과 음악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는 대화의 장에서 두 저자의 시너지는 톡톡히 빛을 발한다.

 


 

이 책에서 요로 다케시는 〈프롤로그〉를 히사이시 조는 〈에필로그〉를 각각 썼다. 요로 다케시는 〈프롤로그〉에서 "히사이시 씨의 조리 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치 좋은 음악을 듣는 기분입니다. 히사이시 씨와 대화하며 음악과 언어가 깊은 차원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p.5)라고 말하고 있어 존중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음악과 함께 그를 존경하는 마음이 드러난다. "대화해 보면 알겠지만 히사이시 씨는 아주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차근차근 생각하고 그 결과를 잘 다듬어서 표현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대화를 나눠도 질리지 않습니다. 그와 대담을 나누다 무릎을 탁 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히사이시 조 역시 〈에필로그〉에서 요로 다케시에 대한 존경과 칭송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모든 이야기는 나선을 그리듯 연결되어 있어서, 대화가 무르익어감에 따라 세계의 인과관계에 대한 비밀을 풀어내는 듯한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꼈습니다. 그 내용이 어떤 영화보다도 재미있어서 저는 그저 감동과 설렘을 느끼며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요로 씨는 잠시 침묵했다가 '오래 들을 수 있는 것, 시간이 지나도 빛바래지 않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대답해 주셨습니다. 음악가라면 누구나 품은 의문이고, 그 대답을 찾기 위해 평생을 보내는데 요로 씨는 몇 초 만에 산뜻하게 즉답을 내놓으신 겁니다."(p.264~265)

이 책은 모두 6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음악에 감동하는 인간」, 2장 「감수성이 움트는 감각의 토양」, 3장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 4장 「인간의 의식과 말」, 5장 「공감과 창조」, 6장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 등이다. 이들 6개 장에서는 각각 10~15개의 소제목들로 대담의 핵심 내용이 흐트러지지 않게 지지하는 역할을 하며 장의 주제에 맞게 수렴되어 가고 있다. 내용 자체만으로 '잘 빚어진 항아리'를 생각나게 한다. 읽고 이해를 하고 나서도, 다시 읽어보면 다른 아름다운 의미가 깃들어 있는 대화를 나누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의 진행 과정은 잘 계획되고 방대한 두 저자의 이야기를 다른 분야로 확대시켜 독자들의 지적 충족의 관심을 끈다는 점에서 편집 기획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장 「음악에 감동하는 인간」에서는 인간이 왜 음악을 듣고 감동하는가?를 두 거장의 대화를 통해 이끌어내고 있다. 두 거장이 자신의 분야에서의 의견이나 이론 지식을 서로에게 제시함으로써 서로의 의견이 같아질 수 있다는 결론으로 수렴되고 있어서이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언어는 꼭 필요한 요소지만, 세상에는 언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다양한 형태의 예술은 바로 그 빈 부분을 채우고 표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책에서 요로 다케시는 ‘오늘날 사람들의 나쁜 버릇은 무엇이든 언어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처럼 현대 사회는 언어로 대표되는 인간 의식의 영향력이 비대해져 상대적으로 몸의 감각이 경시되는 경향을 보인다. 인간의 의식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고층 빌딩 사이에서 생명력이 박동하는 자연의 감각은 설 자리를 잃어 간다. 두 저자는 그러한 의식 중심주의의 풍조를 경계하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감각을 깨우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원래 주제로 다시 돌아가서, 2장 「감수성이 움트는 감각의 토양」에서 마지막 소제목 '음악을 가장 감동적으로 듣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음악은 당연히 공연장에서 듣는 것이 가장 감동적일 것이다. 옛날의 앨범, 요즘의 CD로 듣는 것은 사실 정화된 음질을 위해 다양한 소리를 제거하고 듣는 것이라서 현장감이 없어서 감동이 덜 한다. 그래서 '감동적으로 듣기 위한 방법'을 말하는 것이란 생각이다. 두 저자는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감동적이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공연장 가기 전이나 혹은 공연장에서의 작은 '경험'이 감동을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임에 의견의 일치를 보인다. 예를 들어 표를 구하지 못해 쩔쩔 매다가 가까스로 극적으로 표를 구해 공연장에서 직접 음악을 감상했다면 그것은 감동으로 이어진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저는 음악에서 그런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휴대전화 버튼을 몇 개 누르면 쉽게 받을 수 있는 음악에는 마음이 담기지 않아요. 금방 질리고 말 거예요. 무엇이든 그렇지만, 스스로 움직이고 노력해서 얻어낸 것은 쉽게 버리거나 그만둘 수 없어요. 처음에는 다운로드해서 들어도 좋으니, 그것을 계기로 그 뮤지션의 팬이 되어 CD를 사고, 콘서트가 언제 어디에서 있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표를 사고, 들으러 가기를 바랍니다. 음악을 가장 감동적으로 듣는 방법은 그렇게 스스로 노력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그 음악은 들을 수 없게 되지요."

이에 대해 요로는 "그렇습니다. 스스로 뛰어들어야 해요. 요즘 사람들은 미리 깔린 선로나 포장된 길만 가기 때문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지 못하죠. 포장도로 위에서는 재미를 찾을 수 없어요. 가끔 초등학생들을 곤충채집에 데려갈 때가 있어요. 저는 그저 곤충을 잡고 싶어서 나가는 거고, 아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돌보지만요. 대략 스무 명 정도의 아이들을 데려갑니다. 그리고 저는 혼자 마음대로 곤충이 있을 법한 풀숲 같은 곳에 들어가지요. 잠시 있다가 돌아봐 보면, 아이들이 전부 길 위에 있어요. 산에 곤충을 잡으러 갔는데 길어서 벗어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길은 곤충이 걸어 다니는 곳이 아니야. 곤충을 잡으려면 깊에서 나와야지'라는 기본 중의 기본부터 말해줘야 해요."(p.103~104)

 


 

이 책은 또 음악을 큰 주제로 삼고 있지만 감각에 대한 논의의 범주를 청각에만 제한하지 않고 시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오감을 모두 언급하며 몸의 여러 감각을 통해 우리의 세계를 내·외부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뿐만 아니라 6장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의 마지막 소제목 '야생의 사고'에서 요로는 "다들 제가 이야기하는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불안한가 봐요. '어떻게 그렇게 태평하세요? 신기하네요.'라고들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걱정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지 그게 훨씬 더 신기합니다. 살아남았으니 안심하자는 건 틀린 말이에요. 살아 있는 상태는 곧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니까요."

이와 관련, 히사이시 조는 의식의 틀에 갇힘으로써 발생하는 현대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잊고 있었던 몸의 감각을 다시금 되살리자는 방안을 제시한다.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 인간은 원래 민감한 반응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그 감각을 얼마나 간직한 채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감각은 명백히 쇠퇴의 길에 들어섰지요. 우리의 안테나가 무뎌졌어요. 거기서 비롯되는 문제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고요. 역시 야생의 사고로 돌아가서 원래 인간이 가지고 있던 것을 일깨우는 생활 방식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p.262)

감각을 되찾는 일은 ‘살아 있음을 온전히 느낀다’라는 측면에서 삶에 대한 태도와도 관련이 깊다. 이 책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노년에 접어든 두 저자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응원 섞인 조언이자 인간의 삶에 대한 찬미이기도 하다. 생의 감각을 날카롭게 벼려 살아가는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는 인생은 아름답다.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우리가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이자 음악을 듣는 이유가 아닐까. 히사이시 조, 요로 다케시 두 사람이 긴 세월 각자의 분야에 매진하며 쌓은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이 대담집은 예술과 음악을,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음 하나를 시간 속에 톡, 놓습니다. 거기서 여러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시간 속에 음악을 구성하는 건축 작업이 시작된 순간부터 쭉 객관적인 대상으로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음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지만요. 그런 점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시간 속에 객관적으로 구축한 걸작이기에 시대를 넘어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이 될 수 있었다고 봐요.(p.127) - 「제3장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저자 : Hisaishi Joe (히사이시 조, 久石讓)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지브리 작품들의 OST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영화음악가이자 작곡가. 공연과 지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표하는 명작들의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하나비>,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에서도 감동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다. 베니스영화제 최우수 영화음악상,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음악상 등을 수상하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저서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가 있다.

 

저자 : 요로 다케시 (Takeshi Yoro,ようろう たけし, 養老 孟司)

일본에서 대표적 지성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요로 다케시는 1937년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곤충채집에 열정을 쏟아 대학에서 곤충 연구를 희망했지만, 최종 진로는 의과대학을 선택했다. 1962년 도쿄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에서 해부학을 전공하면서 해부학자의 길을 걷게 된다. 오랫동안 도쿄대 의대 교수를 지내다가 1995년에 퇴임한 후, 지금은 도쿄대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사회시민단체 모임을 주도하고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뇌’를 주요 화두로 삼는 요로 다케시의 세계는 자연과학뿐 아니라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함으로써 각계각층에 새로운 ‘앎’을 전파하고 있다. 특히 요로 다케시의 저서는 전공인 해부학, 과학철학에서 사회비평, 문예비평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담론을 형성해 일본 문화계에 ‘요로 열풍’을 일으켰다. 저서로는 『바보의 벽』, 『신체를 보는 법』, 『유뇌론』, 『죽음의 벽』 등이 있다. 특히 『바보의 벽』은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신체를 보는 법』은 산토리 학예상을 요로에게 안겨주었다. 그중 『바보의 벽』은 ‘요로 철학’의 돌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일본에서만 400만 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역자 : 이정미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테니스 전술 교과서』,『배드민턴 전술 교과서』,『하버드 스탠퍼드 생각수업』,『7일 마스터 주식 차트 : 이해가 잘되고 재미있는 책!』,『자산이 늘어나는 주식투자』,『가격 경제학』,『주식 데이트레이딩의 신 100법칙』,『나의 첫 경제 공부』,『주식투자 1년차 교과서』,『줄서는 미술관의 SNS 마케팅 비법』,『사운드 파워』,『패권의 법칙』,『성공하는 말투 실패하는 말투』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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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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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우리말 '~답다'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사람을 표현할 때 어떤 말에 붙여도 그 사람의 성격과 본성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름답다' '사람답다' '학생답다' '스포츠맨답다' 등이다. 이 책 『인간다움』에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삶은 어떤 것인지를 탐구한 한 철학자의 깊은 사유가 담겼다. 저자 김기현은 철학자다. 인간과 인간다운 삶을 탐구하는 것이 철학이라면 '인간다움'을 탐구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 가장 중요한 철학적 과제가 아닌가 생각하는 저자에 독자는 크게 공감한다. 2023년 대한민국 사회는 인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서구와 미국, 그리고 일본에서도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시대임을 저자는 경고하고, 인간다움을 하루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이 책에서 부각시키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 닥친 문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AI와 로봇의 놀랄 만한 속도의 발전이다. 인류는 AI와 로봇의 편리함에 이미 익숙해져 가고 있는 듯하다. 이 새로운 문제는 이전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후변화, 사회적 갈등, 빈부의 양극화 등의 문제에 더해져 설상가상의 상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다움의 상실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이미 1차 산업혁명에서 기계에 의한 인간 노동의 가치와 필요를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경험했다. 처음에는 '기계파괴운동'도 벌어지는 등 암울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 과도기를 극복해냄으로써 우리는 고단한 노동을 기계에 미루고, 오히려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디지털 시대 4차 산업혁명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문제는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현실이다. 사후보다는 예방이 먼저고 최우선이란 생각은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은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배우고 가르쳤다. '우리는 인간이지 짐승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머릿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아니 어쩌면 수만 년 이상 그 생각이 유전자로 인간의 몸 전체에 전해져 내려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 한편에서는 인간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온다. 인간의 행위가 점차 과학적으로 해명되면서 '인간도 동물에 불과하다'라는 생각이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 환경과 생태계 문제에 들어가면 인간의 인간다움은 정말 없어졌는지 모를 정도다. 과연 인간의 민낯은 어느 쪽에 가까운 것일까?

 


 

현대인이 ‘인간다움’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이 진단을 위해서는 '인간다움'이란 정의에 저자를 따라 먼저 접근해 본다. 저자는 「우리는 여전히 인간답기 바라는가」란 제목의 〈들어가며(프롤로그)〉에서 "인간다움은 우리의 열망을 담고 있다. 인간다움은 서로를 평가하는 기본적 잣대이며, 한 사회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리고 전제한다. 인간다움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야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문명으로 인도한 성품으로, 우리의 자부심을 구성한다고 정의한다. 그러나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반대 의견도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 마음 한 켠에는 전혀 다른 생각도 자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 말이다. 인간은 동물 계열의 연속선상에 있는데, 다른 동물에 비해 지능이 탁월하다 보니 연속선상에 있지 않은 별종이라는 착각을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가치관과 이념이 대립하고 갈등할수록 우리가 속한 사회의 물리적 측면뿐 아니라 정신적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오늘날 사람들의 관심이 환경의 변화나 경제적 측면에 쏠려 있는 반면, 인간의 내면세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 책은 거대한 변화의 급류 한가운데 서 있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내면세계, 즉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요소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인간다움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기반으로 인간성 소실이 일어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해온 저자는, 그냥 주어지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 ‘인간다움’을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 잃어버린 인간으로서의 자부심을 되찾는 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오랜 인고의 과정을 통해 획득된 인간다움이 인류의 자산이 되기까지, 인류가 인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 걸어온 희생의 연대기를 펼쳐낸다. 인간의 정의가 흔들리는 지금, 인간다움이 어떤 도전을 견뎌냈고 어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 다룬 이 책이 인간성을 재정립하고 회복하는 길로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인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대개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고 존엄하게 사는 것인가라는 문제에 주목한다. 이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 앞서 가장 기본이 되고 누구에게나 공통분모로써 적용할 수 있는 가치, 즉 ‘인간다움’ 자체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간다움의 핵심 가치가 ‘공감’, ‘이성’, ‘자유’의 3가지 축을 통해 현실 속에서 구체화된다고 강조한다. 즉 인간다움은 공감을 연료로 하고 이성을 엔진으로 하며 자유로써 규범을 구성하는 성품이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과 인간다움에 대해 정의(의미)를 세우고 연대 순으로 인간다움의 형성 과정의 역사를 살펴본다. 1장 「입문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조건」, 2장 「고대 : 이끌리는 삶이냐, 개척하는 삶이냐」, 3장 「중세 : 내면세계라는 집은 짓는 기나긴 여정」, 4장 「근대 : 개인의 탄생, 온전하고 자유로운 삶의 발견」, 5장 「현대 : 포화 속에 흔들리는 위기의 인간」, 6장 「미래-나는 무엇이 되는가」 등이다. 1장에서 저자는 '인간답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논문처럼 격을 갖췄다. 하나의 음식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식재료가 적절히 결합해 음식이 어우러져야 하듯 인간다움이라는 성품도 몇 가지 재료들이 적절히 결합해 만들어진다고 저자는 밝힌다. ‘공감’, ‘이성’, ‘자유'의 각 요소를 일컫는다. 이들 각 요소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서로를 보완해 인간다움의 개념이 만들어지는지를 살핀다. 이 3가지 요소는 인류 역사에서 각기 다른 시점에서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이 책의 2~4장에서는 인간다움의 요소들이 문명의 형성과 함께 잉태되고 성숙하며 인류의 자산으로 자리 잡는 역사적 과정을 고찰한다. 공감은 문명이 시작되기 전, 아주 오랜 과거에 형성되었다. 반면 이성과 자유(자율)은 상대적으로 어린 자산이란 말이다. 세상의 이치를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으로서의 이성은 기원전 7~8세기에 씨가 뿌려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능력으로서의 자율은 그보다 훨씬 뒤인 14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싹을 틔운다고 역사적 과정을 밝힌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형성이 중요한 접착제 역할을 한다고 덧붙인다. 여기서는 권위주의가 붕괴되고 개인(자유주의적 개인주의)이 형성되면서 세 요소가 결합해 오늘의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형성됨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인고의 과정을 거쳐 인류의 자산으로 자리 잡은 인간다움은 19세기 들어와 수난을 겪는다고 저자는 밝힌다. 인간다움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속속들이 비판을 받는다는 것. 이때부터 인간다움에 대한 믿음과 그에 대한 반발이 동시에 우리의 세계관에 자리를 잡는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오늘 우리가 겪는 인간다움에 대한 인지부조화라고 역설한다. 독자들은 19세기에 인간다움을 이루는 요소들이 정면에서 공격받았다고 말하는 저자가 '공격'이 무엇인지를 알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질 것이다. 이때 전통적인 인간다움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에 대응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전은 가랑비에 옷깃이 젖듯 우리의 의식에 은근히 스며들고 있다고 말하며, 생활 속에서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는 편리한 기계들에 의존하는 사이 인간다움을 이루는 자산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2장에서 저자는 인간은 언제부터 만물의 지배자가 되었을까?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과정 자체가 한 시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 점차적으로 이루어진 데다, 역사적 기록이 있기 전부터 발생했기 때문에 그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인류가 내놓은 각종 대답에 대한 검토를 먼저 해보고 독자들이 판단하기를 기대한다. 인류는 지배자의 위치에 스스로 올랐지만, 불의 사용, 도구의 사용, 손가락의 형태, 직립보행, 언어 사용 등이 그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하나만 꼽아 원인으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해답을 생존 문제에서 찾는다. 자신보다 우월한 각 짐승들, 특히 오늘날까지 포식자라고 인식되는 동물들을 어떻게 이기고 지배자에 올랐나 살펴보는 것이다. 저자는 '협동'이라고 단정한다. 포식동물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협동의 힘을 이용했다는 자연스러운 결론에 도달한다. 지배자가 되는 과정에 협력이라는 요소가 엔진으로 작동했고, 지능, 언어, 신체 구조 등이 인류의 협동으로 다른 종들의 협동에 비해 우월하게 만드는 윤활제로 작동했다는 결론이다.

 


 

3장은 중세의 이야기다. 흔히 4세기부터 10세기까지 유럽은 온갖 전쟁에 고통스럽고 가난에 허덕이며 혼란했다. 암흑기라고 불리는 기간이다. 유목민족인 훈족이 4세기 중엽 서쪽으로 이동해 유럽을 침입하자 그들에게 밀린 게르만족이 대이동을 하면서 로마를 침공하게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워 알고 있다. 이 무렵 유럽의 중심축이었던 서로마 제국이 게르만족에 의해 멸망한다. 문명의 중심은 지중해 연안에서 유럽 내륙으로 이동한다. 이 결과 오늘날의 프랑스와 독일 지역에 걸쳐 있는 프랑크 왕국이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 글로벌 종교가 된 기독교는 유럽 전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이념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키우기 시작한다.

10세기에 들어서면서 중세는 중요한 변화를 맞는다. 기독교에 의해 싹이 심어졌던 평등사상이 성숙하기 시작하고, 동시에 개인들의 내면 세계에 대한 관심도 점차 확대된 것이다. 한 사람의 내면세계는 그 사람의 사적 영역이다. 평등사상 역시 존엄한 개인이 만들어지는 데 있어 중요한 조건으로 저자는 말한다. 이렇게 중세를 거치며 평등의 정신은 확장되고, 내면세계에 대한 관심은 점차 깊어진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성취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 그리고 이러한 권리에 한해서는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성장해간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개인이 형성되는 과정을 역사 속에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중세 이후 종교 개혁과 르네상스으로 넘어가면서 개인의 존엄을 강조하는 것은 예술이 가장 적절하고 또 그렇게 되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내적인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게 되었다는 것은 단지 예술을 발전시켰다는 의미 이상이라는 것. 욕망과 정서가 머무는 내부에 대해 자유롭게 쓰고, 묘사하고, 이야기하면서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는 나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나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영역임을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저자는 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르네상스 시대에는 개인의 이상과 꿈이 존중받고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영위할 권리를 인정받는 것에 인간의 존엄과 진정한 행복이 있다는 생각이 확산된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과거의 권위주의를 송두리째 흔들면서 개인을 사유의 중심에 놓는다. 4장의 이야기다.

 


 

자유로운 개인들이 미래를 새로 구성해나가기 위해 의지할 것은 다시 '이성'이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신화적 세계관을 대체하면서 철학이 생겨날 때 인류의 유산으로 자리 잡은 바로 그 이성을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이 이성이다. 나의 경험, 지각, 판단 등이 참을 향한 올바른 이정표인가를 되돌아보면서 세계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갈 능력, 이런 능력이 이성이다. 신화에서 벗어나 이유와 근거가 있는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에서 철학이 시작되었다. 마찬가지로 약해진 기독교적 세계관을 버리고 세계에 대한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할 때 이성이 또다시 부각된 것이다. 이 시기는 기존의 세계관을 버리고 개인이 세계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던 때다. 이런 상황에서 의지할 것은 당연히 개인의 이성적 판단일 수밖에 없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으로 탄생한 개인이 이성을 통해 세계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가는 16~18세기는 이성이 주도한 시대이기에 '이성의 시대'라고 했으며, '계몽시대'라고 불리기도 했다. 우리가 많이 접해서 이름이라도 들어본 철학자 홉스와 로크 외에도 장 자크 루소, 애덤 스미스, 이마누엘 칸드,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정치학과 정치철학에서 언급되는 고전 사상가들의 상당수가 이 시대 사람들이다.

고대에 태어나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인간다움을 이루는 귀중한 자산으로 인정받았던 이성은 이후 다각도에서 비판을 받는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위와 삶을 지배하는 주요 동력을 이성이 아니라 성적인 본능에서 찾았고, 카를 마르크스는 도덕과 이념의 근원을 인간의 이성이 아니라 경제적 구조에서 찾았다고 설명하며, 이성에 대해 비판을 가한 인물들을 꼽는다. 특히 20세기 초에 세계적 실천에 들어갔던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 사회주의는 20세기가 끝나기도 전에 짧은 기간 '권위주의적 전체주의'만을 유산으로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실패 경험'으로 끝났지만 그렇다고 카를 마르크스의 이론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카를 마르크스 사상을 자세히 언급하며 이론 자체에 이미 권위주의로 회귀할 수 있는 맹점을 안고 있었다고 이 책에서 평가한다.

 


 

5장에서 19세기에 시작된 인간다움에 대한 반발의 과정과 그 여파를 추적한데 이어 마지막 6장에서는 미래의 인간다움에 대해 논의한다. 인공지능과 생명과학의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기술은 인간다움에 대한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을 제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이 19세기의 도전보다 훨씬 위협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다움에 닥친 새로운 위협을 해명하기 위해, 이 책은 다층적인 사고실험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내면세계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정교하고 예리하게 고찰한 이 책은 우리의 삶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지만 역사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설득력과 신뢰감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깊은 내용이다.

이로 인해 이 책 『인간다움』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구성 요소와 형성 과정,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 책이지만 동시에 원하는 삶과 미래를 스스로 찾고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길을 고민하는 책이 될 수 있다. 이 책에는 어떤 미래가 우리에게 올 것인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원하는 삶과 미래의 모습을 고민하고, 스스로 개척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인간다움을 완성하는 가치의 의미를 이 책을 통해 되돌아볼 것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추천한다.

 

인간다움에 대한 고대인들의 생각이 오늘 우리의 생각과 다르듯 인간다움에 대한 오늘의 생각도 역사 속에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성찰하지 않고 그저 변화하는 세태에 몸을 맡길 수는 없다. 우리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에 도달했다. 그런 만큼 현재 우리가 처한 도전이 무엇인지 올바르게 인식한 뒤, 보존할 것은 보존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p.323)

 

저자 : 김기현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 미국 아리조나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부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서울대발전기금재단 부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며, 학생들에게 인식론을 인지과학과 연결하고 심리철학으로 확장하여 가르치고 있다. 세바시, TED 등 대중강연과 기업 및 사회 각 계층의 리더십 인문학 강연 등으로 삶에 철학을 적용하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활동해왔다. 지은 책으로는 『공존과 지속』(공저), 『인문의 길 인간의 길』(공저), 『현대인식론』, 『지식의 최전선』(공저) 등이 있으며, 서울대학교 교무처장, 한국인지과학학회 회장, 한국분석철학회 회장, 한국철학회부회장, 2008년 세계철학대회 한국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대통령직속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인간다움』은 한국 인문학계를 대표하는 김기현 교수가 오랜 기간 고민해온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지적 여정을 담고 있다. 문명의 형성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쌓아온 지적 유산을 조망하면서 존엄한 삶의 가치가 어떤 인고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 지금 어떤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인간다움’의 연대기를 추적하는 김기현 교수의 프로젝트에 담긴 인사이트를 통해,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거대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 그리고 희망적인 미래로 이끌어줄 방향키를 얻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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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설렘의 시작 - 50대 이후 또 다른 나 찾아가기
조인숙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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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나라 이혼율이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혼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더욱이 이혼한 여자라고 하면 남자에 비해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혼한 여자들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적 냉대가 여전하다는 이야기다. 이 책 『50, 설렘의 시작』의 저자 조인숙도 첫 마디가 "싱글맘들이 참 살아나가기 힘든 나라"라고 말한다. 이혼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제도적 보호장치나 실질적인 지원책은 너무나 미비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국가적 지원책이 미비하다는 것은 사회적 여론이 곱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족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아직 한부모 아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역시 좋지 않다는 말이다. 이 책은 이혼하고 싱글맘이 된 지 올해로 20년이 된 저자가 세상과 홀로 마주하며 두 딸을 키워야 하는 막막함과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절망감에 휩싸였던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처럼 깊이 아파봤거나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혼 후 처음에는 "들판에 홀로 버려진 들개처럼 두려움과 외로움에 몹시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정신을 수습하고 혼자서라도 두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좌절만 하게 두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엄마만을 바라보는 두 딸의 눈망울을 보면서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다고고 한다. 저자의 당시 상황이라면 엄마들은 새로운 의지가 생기는 것일까? 희망을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읽어내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마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럴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가 혼탁해져 뉴스에 등장하는 이혼녀의 일탈은 말 그대로 '뉴스감'일 뿐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독자 주위에도 이혼한 사람들은 많다. 물론 대부분 남자들이어서 여성의 경우 얼마나 힘들까?라는 안타까움만 더할 뿐이지만.

 


 

저자 역시 처음에는 막막했을 것이다. 안타까워서 배려하거나, 특혜를 베푸는 분위기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찾을 수 없다. 아이 양육에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 결혼율이 떨어지고, 아이 출산도 꺼리는 시대다. 나라의 장래를 걱정할 만큼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들자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기 시작한 지 몇 해 되지 않았다. '인구 절벽'을 벗어나기 위해 시행되는 고육책이다. 이마저도 저자가 이혼할 당시였던 20년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양육비를 내준다는 조건에 합의했더라도 그것마저 주지 않는 아이 아빠인 남편들이 주지 않는다는 뉴스도 자주 나온다. 여성이 사회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지금은 조금 사정이 다를지 몰라도 예전에는 혼자 먹고 살기 어려워 이혼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독자는 남자이고, 주위에 이혼한 친구들도 있지만 이들이 이혼한 전처에게 양육비 지원을 해줬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저자가 이혼 당시 직장인이 아니었으면 홀로 독립해 아이 둘을 키운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일 터다. 그러나 이혼은 대부분 돈 문제보다는 서로의 의견 차이나 성격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하는 것이 사회적 추세임을 볼 때 이제 남겨진 아이와 자신의 생계도 오롯이 여성 혼자서 담당할 몫이 된다.

어느새 아이 둘은 20대가 되어 지금은 여전히 싱글맘인 작가와 함께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옛날 일 이야기하듯 저자가 고백하지만 20년의 세월 동안 저자가 감내했을 고통과 난관은 눈앞에 떠오를 정도로 공감이 된다. 저자는 이혼을 경험한 '돌싱 남녀'들에게 작가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며, 이혼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님이나 자녀들에게도 세상을 헤쳐나갈 희망과 용기를 건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저자는 깊이 아파 본 사람에게는 깊은 치유력이 있다는 말에 용기를 내고 자신이 가진 공감이라는 치유력으로 싱글맘, 싱글대디, 그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고 고백한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아파하지 말자. 우리의 마음은 작은 물고기가 아니다. 우리의 마음 안에는 단단한 코뿔소가 들어앉아 있다." 저자의 말에 깊이 독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있다. 저자의 바람대로 싱글맘, 싱글대디들이 책을 통해 위안받고, 아픔을 뛰어넘는 힘을 얻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이혼은 결코 무겁고 아픈 것만은 아니며, 새로운 인생을 향한 출발점이다. 이혼을 계기로 좀 더 나은 새로운 세계를 향해 변화해가는 자신을 맞이하자.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즐기자. 저자가 이 책에 쓰는 내용의 요지이자 주제이다. 사실 이혼 당시 저자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스스로 이혼녀 딱지를 붙이고 위축되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참고 버티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고 한다. 부모님께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어차피 알게 될 일이고 부모님께는 알려야 한다는 마음에 알리고서는 일체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털어놓는다. 비난의 시선이 두려워서일지, 자존심을 세워야 했기에 그랬는지는 독자로서 알 수 없지만 철저히 혼자 되는 연습을 한 것으로 보면 될 일이다. 여동생은 지방에 거주하고 있어서 아이들을 맡길 형편도 되지 않아 오롯이 혼자서 아이들을 키워야만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독자는 생각하고 싶다.

저자가 혼자 아이와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다는 의지는 자신을 독려하는 용기에서 나왔을 것이고, 한편으론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막다른 곳으로 자신을 밀어내야만 가능할 일이기에 독한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 동마다 돌아 다니면서 영어 과외 모집 광고지를 붙이고 다닌 일부터 시작했다. 아이들을 돌보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공부방이 제격이라고 판단해서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 아무리 잘 하는 일이라도 남의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막중한 책임이 주어지는 일이다. 수업 준비를 하느라 하루 2~3시간의 수면으로 버텼다. 투 잡도 아닌 포 잡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야만 했다. 이렇게 30대 중반의 저자는 초슈퍼맘과 초슈퍼대디를 겸한 '억척'의 대명사가 되어갔다.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동안 과외하는 아이들도 많아져 수입도 안정되어 갔다. 자신의 아이들도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지난날을 돌이키는 저자는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착수하며 대신 늘어난 생활비며 학비를 감당하느라 더 일에 매달렸다고 말한다. 집도 아파트는커녕 빌라 전세도 얻을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서울에서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돌보는 일은 말처럼, 바라는 것처럼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해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저자를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까지 일하게 했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짜증도 내고, 꾸중도 했단다.

 


 

이 때문인지 모르지만 막내 아이의 사춘기 서막이 시작됐다. 중학교 1학년 때 시작된 사춘기의 방황은 그 후로도 6년 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그 시절을 저자는 되짚어본다. 심지어는 '인생의 암흑기'였다고 표현한다. 막내 아이의 방황이 오래 지속된 데다 비행을 일삼아 학교와 경찰을 오가며 뒤치다꺼리를 했다는 말과 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부모의 잘못이니 아이는 졸업만이라도 시켜 달라고 떼를 쓰듯 매달렸다고도 말한다. 우여곡절 많은 막내는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한 뒤 아예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다행히 잘 적응해 이제는 여엿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니 '대단한 엄마'인 것은 틀림없다. 별 말썽이 없었던 첫째는 음악 전공 대학에 가서 기쁨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엄마와의 싸움도 잦았고 방황하고 비행도 일삼던 막내 아이가 더 저자 자신을 살갑게 대한다고 삶의 즐거움을 맛보는 말도 한다. 지금은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하고, 죽을 때까지 같이 살고 싶다는 말을 하는 막내가 대견하고 즐거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책은 모두 5부(PART)로 구성돼 있다. 1부 〈내가 싱글맘이 될 줄이야〉, 2부 〈아이 둘 싱글맘, 혼자 세상과 마주하다〉, 3부 〈재혼보다 아이를 선택한 이유〉, 4부 〈50, 설렘의 시작이다〉, 5부 〈행복에는 책임이 필요하다〉 등이다. 각 부는 6~8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만 봐도 연도 순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썼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진심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나온 길에 추호의 거짓이 없이 오직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는 진심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는 느낌이다. 지금에서야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다는 말이 곳곳에서 보인다. 특히 4부에선 설렘이 시작되는 나이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말이다. 여자 50이 넘으면 "다 살았다고" 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저자는 어떻게 설렘이 시작될까? 독자는 이 부분을 읽다가 설렘의 이유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했다. 보통 나이 50이면 슬럼프가 온다고 말한다. 남자든 여자든... 저자는 설레는 이유를 슬럼프에서 찾았다. "슬럼프가 온다는 것은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이다. 운동 선수들도 슬럼프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다가 한 번쯤 찾아오는 데 비유한 것이다. 여성으로서는 '갱년기'가 그 슬럼프일 수도 있다. 그때 저자의 생각은 기발하다. 기발하다기보다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내고 실천했던 것 같다. 슬럼프가 오면 세 가지를 꼭 기억하기를 주문한다. 첫째, 내가 참 열심히 사는구나. 둘째, 원하는 바를 이루는 날이 곧 오겠구나. 셋째, 그러니 계속 가야겠구나.라고...

 


 

저자는 이젠 자신 있게 말한다. "살다보면 앞이 막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노력하는 과정 중에 내공이 쌓여가고 있고,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p.163) 5부는 버킷리스트도 담아냈다. 저자는 자신의 첫 번째 버킷리스트는 "내 이름 석 자가 들어간 책을 내는 것이다"고 말한다. 이 책을 내는 순간 하나의 버킷리스트는 달성한 셈이다. '독파만권 행만지로'라는 말을 한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리길의 여행을 떠나라'는 뜻이란다. 그리고 "내가 창조한 운명과 데이트를 즐겨라"고 권유한다. 바딤 젤란드의 『리얼리티 트랜서핑』에 나오는 구절로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따온 명언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는 증거다. 엄청난 중압감의 삶을 살아내면서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기에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로 판단된다. 책을 읽는 게 정적인 영역이어서 삶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정반대라는 주장이다.

" 내 머릿속은 책 속의 세상에 동화되어 춤을 추고,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하루에도 수천 킬로를 달린다. 만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만 번의 간접 경험을 한다는 의미다. 또한, 책은 내가 실의에 빠지거나 우울할 때, 위로의 말을 건네준다."(p.218)

저자 : 조인숙

 

중학교 때부터 글을 끄적거리곤 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사춘기 내면의 소용돌이를 글로 휘갈기며 일기를 썼던 기억도 있고요. 결혼이라는 그 흔한 제도에서 실패와 아픔을 겪고 아이들을 혼자의 힘으로 키웠습니다. 쉽지 않았죠. 아이들도 저도 성장통을 겪으며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아이들이 20대 어른으로 성장하고 나서 더 이상 저라는 사람의 존재가치가 없어졌다는 불안감에서 바둥거리다 다시 펜을 들게 되었네요. 글을 쓰면서 50대는 인생에서 나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때로는 아프고 쓰라린 인생의 경험이 자신을 치료하는 약이 됩니다. 이 책과 함께 새롭게 태어나는 제2의 인생을 맞이하게 되어 너무 신나고 좋아요. 눈을 뜨고 오늘도 설렘의 시작입니다.

E-mail : joink20070@naver.com

Instagram : essay_writer

Blog : https://blog.naver.com/joink2007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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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디 툭 던지는 상대의 말투에 상처 많이 받으시죠? - 예의에 진심인 이들의 유쾌한 인간관계를 위한 말 습관
요시하라 타마오 지음, 황미숙 옮김 / 나비의활주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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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무례하지 않는 말 습관을 들여놓으면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상대로부터 신뢰감을 얻어 사회에서 인정받는 지름길로 들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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