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 명작 영화의 촬영지로 떠나는 세계여행 여행이 좋다
세라 백스터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그림, 최지원 옮김 / 올댓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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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889년 에디슨이 발명한 지 불과 50년도 안 되어 미국에서 산업화됐다. 대량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다른 예술에서는 쉽게 꿈꿀 수 없는 산업화의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처음 발명 시에는 신기함과 눈앞의 '움직이는 사진'에 현혹되었겠지만 산업화가 이루어진 이후 영화는 상품화가 가능했다. 오늘날 영화는 우주나 해저, 지하를 막론하고 관객들을 모두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제처럼 느끼게 하는 데는 최고의 예술이다. 물론 연극의 형태를 빌어 스토리와 배우, 감독 등이 꼭 필요하지만 이들은 대중의 인기를 사로잡을 때는 명예와 함께 돈방석에 앉을 수도 있다. 물론 상업성을 들어 영화를 예술의 범주에 넣기를 반대한 적이 있지만 오늘날 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인류가 해왔던 미술 음악 문학 무용 등 모든 예술 행위가 약 두 시간의 움직이는 사진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예술'로 자리 잡았다.

영화는 이처럼 아름다운 화면,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 능력에 따라 우리 관객들에게 번잡한 일상을 잊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다. 영화는 인생의 교훈과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고 압도적인 풍경을 담아 관중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영화는 TV라는 새로운 매체 발달로 잠시 주춤한 적이 있지만 TV로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큰 화면과 음향 시스템으로 여전히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도 영화 도입 100년 만에 영화계 최고의 상이라는 아카데미 감독상(봉준호, 〈기생충〉을 수상하는 등세계적 수준으로 인정 받고 있다. 영화의 이처럼 다양한 분야는 때론 영화의 내용 못지않게 압도적인 광경이나 아름다운 배경이 마음에 남는 경우도 많다. 영화의 배경은 주인공의 심리나 내용 전개, 영화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화의 촬영지가 주인공이나 줄거리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된다고 이 책 『영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는 말한다.

 


 

평범한 장소도 일단 영화의 스토리가 입혀지면 그 장소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있는’ 장소가 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곳을 찾아가 사진을 찍거나 영화의 감동을 되살려보고 싶어한다. 여행 작가인 저자 세라 백스터는 이 책에서 심혈을 기울여 고른 스물다섯 편의 영화와 그 배경이 된 세계 곳곳의 영화 촬영지를 소개한다. 히치콕의 고전적인 스릴러부터 〈레버넌트〉, 〈런치박스〉, 〈기생충〉 등 비교적 최근의 명작까지, 〈피아노〉 같은 시대극, 〈델마와 루이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같은 로드무비, SF, 로맨틱 코미디, 예술적인 스릴러, 첩보물, 우화, 액션, 스포츠 영화까지 시대도 장르도 다양하다. 또 유럽, 미국, 캐나다, 중남미,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 지역도 다채롭다.

저자는 영화의 줄거리, 제작에 얽힌 사연, 촬영 에피소드와 함께 촬영지의 정치, 지리적 특성과 역사도 함께 풀어놓는다. 여기에 마음을 사로잡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70쪽이 넘는 삽화는 영화 속으로 독자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특히 영화의 줄거리를 뛰어넘는 영화에 대한 지식은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는 독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영화를 제작하고 선보일 때, 장르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뿐 관객들은 '명작'이라고 손꼽히는 영화에는 뭔가 다른 느낌을 갖는다. 영화에 대한 설명과 해석은 우리가 영화를 이해하고 즐기는 데 필수적이다. 점점 영화가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세상을 표현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요즘 유행하는 장르인 SF나 스릴러의 긴장감, 심리적 변화를 보여주는 영화들이다. 영화에 '명화'의 해석을 입히는 사람은 주로 영화평론가들이지만 관객들의 호응도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흥미로운 스토리, 극적인 플롯, 아름다운(또는 강렬한) 비주얼, 효과적인 배경음악과 OST가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면 영화보다 좋은 것은 별로 없다.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인 〈들어가며〉를 통해 "스포일러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고 말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영화는 이미 모두 개봉된 것인데다 명화로 손꼽히는 영화가 대부분이어서 이 책의 내용이 스포일러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란 게 독자의 판단이다. 저자가 선정한 25편의 영화는 이미 관객들로부터 많은 칭찬과 관심을 가지고 '우수한 영화'로 판정된 것들이다. 물론 많은 영화를 모든 사람들이 다 관람했을 수는 없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명하고 관객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영화엔 '뭔가' 있다. 주인공의 이야기부터 스토리, 배경, 역사적 배경, 감독의 역량 등이 '영화 팬'들에게는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그 영화를 못 봤을 때는 소외감을 느낄 정도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수가 5,200만 명 정도인데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한 영화를 봤다면 그건 이미 '사건'이 된다. 우리 영화 중 '1,000만 관객'이라 불리는 영화가 얼마나 많은 지를 보면 미루어 짐작할 일이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는 스토리를 제외한다면 소통의 핵심이다. 우리의 경제가 좋아지고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영화 촬영지가 관광의 중심지가 되어 있는 곳을 들를 때가 많다. 배경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주인공의 감정, 영화의 분위기, 심지어 영화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주인공이 깃들었던 영화의 촬영지를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영화의 감동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한다는 것. 이 책에서는 세계적인 명작 영화 촬영지 스물다섯 곳(편당 한 곳)을 소개하고 있다. 보통은 이미 본 영화와 모르는 영화의 목록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책을 읽노라면 이미 본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고, 영화를 보면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그간 잘 알지 못했거나 무심하게 보았던 장소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때도 있다. 사진과는 이 책에서는 또다른 감성의 아름다운 '삽화'가 그 감동과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해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독자 개인적 입장으로는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영화를 다 여기에 소개하고 싶지만 저자가 말하는 '스포일러 주의' 때문에 독자가 보았던 영화 두 편만 소개한다. 영화의 내용(스토리)과 함께 감독, 배우는 물론 배경지의 역사, 역사적 의의 등 스토리에 얽힌 많은 것들을 저자는 이 책에서 알려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영화는 우리가 편의상 분류하는 많은 장르로 나뉘지만 사실 그 내용의 구분일 뿐이다. 영화의 완성도는 장르보다는 스토리나 연기, 감독의 연출 능력에 크게 좌우한다고 본다. 다만 배경지 선택도 감독의 임무이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별도의 '장소 헌터'를 고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혹은 영화 스토리와 분위기에 맞는 촬영은 촬영감독이라는 직업도 따로 있다. 음향 감독, 조명 감독, 미술 감독 등 분야별 책임자도 따로 있다. 영화 한 편을 완성시키기에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에서 '종합 예술'임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독자가 가장 먼저 소개할 영화는 〈킬러들의 도시〉(마틴 맥도나, 2008)에 등장하는 도시는 벨기에 수도다. 유럽 여행을 몇 번 갔지만 독자는 아직 벨기에는 가보지 못했다. 유럽의 통로라는데 이상하게 벨기에는 인연이 없었던 듯하다. "굳이 안 가도 책에서 배운 도시"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웃 네덜란드에 들렀을 때도 벨기에는 선뜻 떠오르지 않은 이유는, '베네룩스 3국'이라고 교과서를 통해 배웠는데도 네덜란드에 비해 독자에게는 인지도가 낮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적은 있다. 화면에 운하가 많이 나와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비슷하다고 느낀 적은 있다. 저자는 벨기에 브뤼해를 "꼬불꼬불한 길, 낭만적인 다리, 길쭉한 탑으로 둘러싸인 이 도시는 흡사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고 묘사했다. 도시의 풍경 묘사는 이뿐 아니다. "박공지붕을 얹은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거리에선 말발굽 소리가 울려 퍼지며, 잔잔한 운하 위로 백조가 우아하게 물을 가른다.(p.56) 디즈니 마법의 왕국처럼 생긴 〈킬러들의 도시〉에는 누구에게는 천국 같은 도시가 누군에겐 지옥이 되고 만다.

 


 

책에 따르면 신참 살인청부업자인 레이(콜린 파렐 분)는 첫 번째 임무 중에 실수로 무고한 소년을 죽이는 바람에, 선배인 켄(브랜단 글라슨 분)과 함께 브뤼헤에 몸을 숨긴다. 두 사람을 피신시킨 두목 해리(랄프 파인즈 분)는 심각한 사이코패스이지만, 어린 시절에 딱 한 번 다녀간 브뤼헤에 깊은 애정을 표한다. "그 운하며 다리며 자갈길이며 성당이며, 제기X, 동화 속 마을에나 있을 법한 그런 것들을, 제기X, 누가 감히 자기 취향에 안 맞는다고 해?"

캔은 브뤼헤와 사랑에 빠져서 건축과 운하, 그림, 경치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반면에 레이는 최악의 관광객이다. 그에게 이곳은 자신의 죄가 심판받기 전까지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연옥이나 다름없다. 아름답게 보존된 이 중세 도시를 찾은 방문객이라면 대부분 레이보다 캔과 같은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브뤼헤는 보물상자 같은 곳이라, 우리의 눈만 아니라 입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 프릿(벨기에식 감자튀김) 노점과 수많은 와플 가게, 초콜릿 상점들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더욱이 브뤼해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저자는 귀띔한다. 유럽의 구시가지들은 늘 미로 같은가 보다. 브뤼헤도 미로 같은 골목을 따라 브릭 고딕 양식의 정교한 건축물이 늘어서 있다. 그물망처럼 연결된 운하에는 이제 관광용 배와 백조들만 한가롭게 떠다니지만, 한때는 이 운하도 중요한 무역로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준다.

영화 〈킬러들의 도시〉는 이 도시 전체를 무대로 하고 있다. 캔과 레이는 추운 겨울날 브뤼헤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감탄하거나 불만을 터뜨린다. 이들이 묵었던 를레 부르곤디스 크라위스 호텔은 단아한 반목조 건물로, 운하 옆에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은 현지의 인기 비스트로인 츠바르트 하위스에서 술을 마신다. 찬 바람을 맞으며 나룻배도 탄다. 바실리크 성혈 예배당에도 들어가는데, 켄은 레이에게 이곳에 예수의 성혈이 담긴 유리병이 보관되어 있다고 가르쳐준다(실제 이 장면은 브뤼헤의 예루살렘 예배당에서 촬영했다고 저자가 주를 달았다). 이들이 잠시 들르는 로젠후드카이(묵주 부두라는 뜻-역자 주)는 과거에 묵주를 팔던 곳이며, 현재는 브뤼헤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영화 스토리나 이들이 나눈 자세한 대화는 소포일러를 걱정해 독자가 임의로 생략한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lejandro Gonzalez Inarritu)는 로키산맥이라는 가혹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비극과 역경, 복수와 인내에 관해 이야기한다. 원시적이고 단순하게, 언어가 아닌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이리저리 배회하는 카메라워크와 산속 풍경의 상호작용,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통해 조명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난폭함이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주역이다. 촬영 감독인 엠마누엘 루베즈키Emmanuel Lubezki가 아카데미 촬영상을 거머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p.162) -캐나다, 앨버타

 

저자 : 세라 백스터(Sarah Baxter)

잉글랜드 노퍽에서 자랐고 현재는 바스에 산다. 여행에 대한 열정과 멋진 세상에 이끌려 아시아와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와 미국을 횡단한 뒤 작가로 자리 잡았다. 독립심이 강한 여행자들에게는 성서와 같은 잡지 [원더러스트(Wanderlust)]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가디언],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에 광범위한 여행 관련 글을 썼다. 또한 십여 권이 넘는 『론리 플래닛』에도 글을 썼으며, 『500개의 길에 담긴 세계의 역사』와 『500곳의 기차 여행지에 담긴 세계역사』, 이 책의 시리즈인 [Inspired Traveller’s Guide] 의 첫 번째 책 『Spiritual Places』의 저자이다.

 

그림 : 에이미 그라임스(Amy Grimes)

런던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연과 그 안에서 발견되는 자연스러운 무늬에서 영감을 얻어 밝고 강렬한 소재, 꽃과 나무의 풍경을 자주 그립니다. 출판과 디자인 업계와 협업하는 동시에 그림과 문구 등을 판매하는 ‘헬로 그라임스’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잠들기 전 5분 잠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역자 : 최지원(崔智媛)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에머슨 칼리지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다. 미국에서 문화산업 관련 일을 했으며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을 번역해 왔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해리 포터 지팡이 컬렉션』, 『해리 포터 무비 스크랩북: 주문과 마법』, 『신비한 마법의 기록: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영화 속 숨은 이야기들』, 『해리 포터 무비 스크랩북: 다이애건 앨리』, 『해리 포터 무비 스크랩북: 호그와트』, 『로키: 장난의 신』, 『Marvel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얼티밋 가이드』, 『어벤저스 얼티밋 가이드』, 『마블 스파이더맨 백과사전』, 『마블 스파이더맨: 게임 아트북』, 『DC 아쿠아맨 아트북』, 『옥자: 디 아트 앤드 메이킹 오브 더 필름』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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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4-2028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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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불과 50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세계에서 보기 힘든 나라,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을 큰 자부심을 갖고 산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의 댓가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50년 간 대한민국에서 민주화에 피 흘리고, 산업화에 땀 흘린 분들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독자는 돈 버는 재주가 없기에 부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굶을 정도의 가난을 겪은 적도 없다. 가깝게는 부모 덕이겠지만 우리 모든 국민의 단결된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긍심을 갖게 되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국제 뉴스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전쟁과 기아 속에서 나라를 떠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말이다. 우리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이나 산업화 과정에서의 땀의 댓가가 균형적으로 보상, 배분되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자칫 그들의 헌신적이며 희생적인 노력들이 '돈'에 의해 오히려 희석될 수도 있기에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보상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할 수밖에 없는 일. 민주화된 정부가 30여 년 간 해온 노력들이 있을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런데도 혼돈의 시대란 말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극복해 낼 것이란 의욕도 있었다. 또 선거가 혼탁해질 때도 "원래 선거 때는..." 하면서 결국은 우리가 이길 것이란 생각은 독자만의 것이었을까? 신·구 세대간 갈등을 넘어서 남녀 성 갈등, 여기에 인종 차별까지 우리가 돌아보지 못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느낌이 지난해부터 들기 시작했다. 21세기에 들어온 지 20년 이상 지났고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굳건히 보존해온 나라가 경제적 위협으로부터 뿌리째 흔들린다는 경제 전망은 마음을 무겁게만 한다.

이 책 『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4-2028』을 독자가 읽게 된 이유다. 표제어대로 단순히 전망이라고 밝혔지만, 읽다보면 어두운 점이 있듯이 밝은 점도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저자 곽수종은 경제 전망을 내놓기까지 엄청난 연구와 공부를 했을 것이다. 그의 네임밸류는 이미 경제에 문외한들이라도 독자들로부터 그가 주장하는 내용은 몰라도 이름 한 번쯤은 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경제 지식과 전망은 정확해서 읽어두면 좋을 것이란 독자들로부터 평가된 저자이다.

 


 

저자는 21세기 신질서의 화두는 ‘각자도생’이라 할 만큼 지금은 질풍노도와 같은 혼란과 혼돈의 시대이면서 변화의 시대라고 전제한다. 국가는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판단과 결단을 내려야 하고, 지속적인 생명력을 위해선 세계 모든 정부가 의도대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p. 8) 이에 따라 이 책은 세계경제, 특히 미국과 중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를 다루며, 각 부문별로 거시적, 미시적 요인을 살펴봄으로써 한국경제가 미중 간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경제학의 모태는 철학이라는 모토 아래, 경제학자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들며 세계경제 흐름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분석력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어온 분이다. 특히 이 책이 미국과 중국경제에 대한 중단기 전망을 토대로 한국경제의 2024~2028년 전망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다.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게 맞는가?” “미국 소비자들, 즉 가계부채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이 같은 질문이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한국은행과 우리 가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 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ED)이 금리를 5.5%까지 올리고 다시 한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향후 한국과 중국경제를 포함한 신흥국 및 개도국 경제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가져올까? 2024년 미국 대선 결과는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책은 복잡한 수식이나 경제학적 모델 표기를 사용하기보다는 논리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20세기 초입부터 말까지 미국은 글로벌 질서의 표준이었고 룰 세터(rule setter)였다. 21세기 미국의 새로운 역할 변화를 제대로 리포맷(reformat)하지 못하고 리부팅(rebooting)하지 못한다면, 21세기는 혼돈의 한 세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세기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는 미중 간 이극체제를 거쳐 21세기 이내에 미국, 중국, 유럽 및 인도 등 다극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p.30)

 


 

이 책은 3개의 PART(부)로 구성된다. PART 1 〈미국경제, 다가올 위기와 기회〉, PART 2 〈중국경제, 다가올 기회와 위기〉, PART 3 〈2024년 이후 한국경제 빅픽처〉 등이다. 1부는 두 개의 장(章)으로 나뉜다. 1장 「미국경제, 다가올 위기와 기회」와 2장 「미국경제의 미시적 요인」이다. 2부 역시 2개 장으로, 1장 「중국경제의 거시적 요인」, 2장 「중국경제의 거시적 요인」을 미국과 같은 비중으로 탐구한다. 1부에서는 미국의 경제적 현상을 해석하고 예측 가능한 전망들을 살핀다. 현재의 통화정책과 향후 변화될 모습,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 갖는 의미, 미중 간 갈등 전개 양상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브릭스(BRICs)의 지역 통화 거래와 관련된 내용도 알아본다. 20세기 글로벌 질서의 표준이었던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여러 나라의 출현, 즉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미중 간 이극체제를 거쳐 미국, 중국, 유럽 및 인도 등 다극체제로 전환되는 모습에 주목한다. 미국의 부동산시장, 장단기 금리차이 등 미국경제의 미시적 요인과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도 살펴본다.

2부에서는 2008년 급부상한 중국경제가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 혹은 또 다른 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조명한다. 휘청거리는 중국경제, 미중 간 디커플링 문제, 중국-대만의 관계, 반도체 기술 확보 가능 여부부터 중국의 부동산시장과 금융 시스템 등까지 거시적·미시적 차원에서의 중국경제를 파헤친다.

PART 3 〈2024년 이후 한국경제 빅픽처〉에서는 2024년 이후의 한국경제를 전망하는 12개의 시나리오들을 제시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성공 여부와 미국의 대선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여부, 미중 간의 갈등 전개 양상, 대외 정치경제 환경에 대한 한국경제의 정책 대응 능력 보유 정도 등 8가지 국외·국내 상황을 전제로 한다.

시대 전환기에 우리는 약하다. 정부와 기업은 상대적으로 우리 개인보다 강하다. 하이데커의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을 굳이 정독하지 않아도 안다. 이대로는 좀비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2025년 이후 세계경제는 1990년 다우지수의 J 커브 모양을 보여줄 것이다. 미국과 중국 중심이다. 그 결과물을 가장 빨리, 많이 차지하는 국가가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맹주가 될 것이다.(p.308)

 


 

1부는 미국 경제의 현 주소와 전망에 대해 많은 자료를 토대로 향후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미 연준의 통화 및 금리정책은 기술개발과 산업구조 전환을 나타낸다. 또 미국 채권 중립금리 정책은 세계경제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고금리에 취약한 경제 주체의 어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인플레를 억제하는 고금리와 인플레를 유발하는 보조금의 모순된 정책이 아직은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요즘 다시 부각되는 금리 문제는 미국이 불경기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거나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 금리는 물론 금융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미국은 강(强)달러 기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까지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피치(Fitch)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시킨데 따른 신용등급 강등의 의미, 환율 전쟁과 기축통화 전쟁을 포함한다. 깊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외에도 키신저 중국 방문의 의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태, 중국-대만의 통일 문제, 미국의 경찰국가 역할 실패, 브릭스 통화 구축 움직임 등 미국경제가 당면한 거시적 위기 요인을 하나씩 알아본다.

미국에서 아파트 건물은 오랫동안 안전하게 여겨졌지만, 최근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서 주요 경제적 불확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저자는 높아지는 임대료가 투자 수요를 급증시키면서, 아파트 다세대 건물의 가격도 상승한다고 분석한다. 아파트 부문의 수요는 여전하지만, 임대료 상승을 앞지르는 대출 금리 급등은 아파트 소유주들을 유동성 위기에 몰아넣게 된다. 임대료 증가율의 급격한 둔화, 인플레와 높아지는 보험료,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감소 등도 위협적이라고 설명한다. 부동산 투자 신탁의 신규 대출 중단, 부동산 투자 기업의 실탄 확보, 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 긍정과 부정이 상반된 경제지표, 무디스의 은행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살핀다.

연방준비은행은 물가 안정과 실업율 축소라는 상반된 목표를 가진다. 미국 경제와 시장 연착륙 전망은 단언하기 어렵다는 불투명한 전망이다. 연준의 통화긴축에도 경제는 강세며, 실업율은 낮지만, 고물가, 장단기 금리 역전 등은 위험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2부는 중국경제에 대해 중국이 경제적 권력의 정점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책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불확실성이 강조되면 중국 투자가 줄어든다. 중국의 시장 가격과 리오프닝 정책을 통한 무역확대 정책은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물가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재투자를 통한 경제성장세 유지 정책은 부동산 및 증시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저자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중국 경제의 근원적 문제, 지정학적 환경 변화 등을 분석한다. 또 미중 간 디커플링이 경제에 미치는 심각성을 알아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이후 계속되는 대중국 견제 정책, 자유시장과 중국 공산당이 중심되는 이중적 경제 구조, 인민은행의 정책 방향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과의 갈등을 이용하는 중국정부의 미흡한 경기부양책 등을 저자는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부채, 중국 주식시장의 거품,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중국경제의 위기 요인이다. 시진핑 체제가 불안정할 경우 대만 침공에 미치는 영향, 대만 봉쇄 가능성, 대만 사이버 침공, 중국 가계재정 악화, 가계부채 증가, 소비여력 둔화, 심각한 실업문제 등 시장 신뢰도가 약화되는 위험요소를 제기한다. 중국은 이밖에도 중국경제의 문제점, 인민과 공민의 차별 정책, 경제정책 경험 부족, 공산당원에게 부와 기득권의 편중된 부의 집중 등 중국경제의 거시적 위험요소를 분석해 낸다.

저자는 이와 함께 중국의 관치금융이 글로벌 투자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한다고 강조한다. 환율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위안화 하락을 멈춘 외환 관리 전문가가 인민은행 총재로 선임된 것은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 절하 가능성에 대비한 수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위안화가 높은 위상을 갖기 위해, 재정 및 통화정책을 하나의 포괄적 거시경제 정책으로 운용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은 최근 이미 깊어진 중국 반도체 산업의 탈미국화 전략을 위해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3부에서 독자는 '한국의 빅픽처'라는 표현에 집중해본다. 한국 경제 시나리오는 미국경제, 중국경제, 미국 대선 결과, 러-우전쟁, 미중 갈등,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팬데믹 가능성, 한국의 정책적 유연성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줄줄이 늘어선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설명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국제 분쟁이나 갈등에 한국 경제가 관여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은 현재 산업 인프라 투자와 신기술 개발 부진으로 산업 경쟁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경제정의라는 허구'의 정치적 선전구조에 매몰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저자는 전제한다. 새로운 도약에 실패하면 한국은 무너지게 된다고 경고한다. 바이든 정권의 반도체 법은 반도체 제조 업체를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반도체 생산지원 법안이다. 이에 미국 중심의 산업 표준화, 글로벌 전략에 대응해 한국 정치권과 기업은 별다른 로비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 경제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월등히 많은 시스템적 단점들이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목한다. 급속히 이룬 경제 발전이 늘 갖고 있는 위험요인으로 보는 듯하다. 정치권은 대기업의 횡포만 파헤치려 하고, 세계 경제의 방향성과 미래 산업의 비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도 꼬집는다. 저자는 이에 바탕해 바이든 정권의 지속 여부, 러우 전쟁의 전개, 중국경제 향방 등을 감안해 한국경제를 전망하는 12 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저자는 시진핑이 덩샤오핑의 당부를 무시하고 중국몽이라는 칼날을 미국에 들이대자, 미국은 전략적으로 반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미중간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경쟁에서, 한국은 미중의 위험 요인과 한국의 취약성을 알고 대응해야 한다는 게 이 책에서 열두 개의 시나리오를 내놓는다. 지금 세계는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맹주를 차지하려는 시대 전환기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건 '전쟁'이라는 말이다. 전쟁을 알고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몰락할 것은 뻔하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권, 그리고 경제 국민들에 대한 경고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는 적절한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세계의 패권국 자리 싸움이 아닌 경제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에서 벌이고 있는 상태에서 대한민국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아무 대응도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실망을 넘어서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전문 분야를 불문하고 우리 모두가 다시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시대가 혼란스러울수록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은 그 자체의 생존본능을 작동시키게 된다. 위기가 되었건, 기회가 되었건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 자체에 대한 본질적 변화 혹은 파생적 변화를 직감하는데, 이를 시그널(signal)이라고 한다. 시그널을 제대로 읽어내면 위기 혹은 기회에 미리 적응할 수 있다.(p.18~19) 저자는 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 한국은 강소국가라 이 싸움에 낄 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런 때일수록 생존본능을 발휘해 준비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가 당면한 현실과 큰 흐름을 살펴봄으로써 경제를 보는 시각이 열리고, 한국경제가 살아남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한다.

 

한국경제가 더 이상 신산업과 경제발전전략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일본식 ‘잃어버린 30년’의 저성장과 초고령화 사회로의 불황터널로 진입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한국경제는 1980년대 이후 산업 인프라 투자와 신기술 개발에 부진했기에 새로운 산업 기술 개발과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장점과 이점은 거의 소진되어가고 있는 상태다. 부차적으로 인구의 초고령화, 교육제도의 후진화,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심화, 성장 정체와 분배제도의 왜곡 등으로 인해 일본식 잃어버린 20년의 초입기에 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한국경제는 구조적 리포맷팅과 리부팅의 기회를 사실상 잃어버렸다. 경제정의는 관습과 문화 등 전통적 가치의 연계 사슬에서 오랫동안 묻혀지고 쌓여지는 것이다.(p.271~272)

 

저자 : 곽수종

 

연합뉴스경제TV에서 ‘곽수종의 경제프리즘’, 한국경제TV에서 ‘경제전쟁 꾼’의 진행자를 맡고 있다. 리엔경제연구소를 설립하여, 국제금융과 국제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대학의 교수직을 거쳐, 미 캔자스 주정부에서 일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캔자스대학교에서 파생상품 금융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선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8년 이후 캔자스 주 공공기업위원회(Kansas Corporation Commission)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미주경제 팀장을 지냈으며, 2005년 당시 이미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천 달러까지 상승하고 ‘금본위제도’가 부활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Peterson IIE에 객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2007년 8월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 과정을 미국 워싱턴D.C.에서 직접 연구한 바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혼돈의 시대, 경제의 미래』 『곽수종 박사의 대한민국 경제 대전망』 『매일 경제 공부』 『한국경제 판새로 짜라』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 『세계 경제의 99%는 트럼프에 달려 있다』 가 있다. 경제를 보는 탁월한 분석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등 다양한 경제전문지나 해외 학술지에 ‘Designing natural gas utility hedge programs with call options’ ‘Provisional Liquidation of Futures Hedge Programs’ 등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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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 - 무엇을 선택하고 이룰 것인가
미로슬라브 볼프.마태 크러스믄.라이언 매컬널리린츠 지음, 김한슬기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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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의 목표는 '행복'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누가 왜 사느냐? 무엇을 위해 사느냐?고 물을 땐 거침없이 '행복'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이 역경에 부딪치거나 말할 수 없이 무료한 시간이 주어지면 가끔은 "내가 과연 최선을 다한 삶을 살고 있는가?"란 질문을 스스로 해본다. 이때 "그렇다"고 답하기에는 망설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행복을 목표로 한 삶이 잘못된 방향을 택했을까? 하는 자문을 한다. 행복이 아니라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등 질문이 확대되면 어떤 해답도 못 얻은 채 다시 살아간다. 답을 구하려고 책을 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아도 시원찮은 대답뿐이다. "아, 이런 게 삶이구나"라는 대답은 어디에서 구하지 못했다. 지식의 부족일까, 지혜가 모자란 것일까? 그 원인마저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이 책 『가치 있는 삶』은 독자의 건강이 좋지 않아 몸이 불편해질 때 우연히 발견했다. 이 책은 우리 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 "어떻게 살 것인가"란 질문에 답하는 책으로 믿고 선택했다. 그러나 이 책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니란 사실에 저으기 실망했다. 오히려 독자에게 질문을 한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요한 밑바탕이 되는 '하위 질문'이 주어질 뿐이다. 새로운 방식의 책이라서 약간의 인내심을 가진 채 읽었다. 답을 구하기 위해서 읽는 책일 것 같아 선택했더니 책에는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자칫 이 책의 의도를 곡해한다면 책장을 덮을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등에서 자주 읽었던 내용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의 프롤로그에 적힌 제목은 독자를 사로잡았다. 해답을 갖고 있는 책인지, 아닌지 관계 없이 제목만으로 확 끌렸다. 「이 책이 당신의 삶을 바꿔놓을 것이다」.

 


 

이어지는 첫 문장은 "부처가 되기 전, 고타마 싯타르타의 삶은 평범함이라는 기준에서 썩 괜찮게 흘러가고 있었다."(p.15) 이 문장으로 종교가 개입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맞다. 예상은 적중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책의 극히 일부분이다. 이 책은 종교, 철학, 문학, 건축, 예술, 과학 등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학문을 동원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의 답에 다가가기를 요청한다.

출판사 측에서도 이 책을 소개한다. 이에 따르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순간 또는 삶이 권태롭고 무료한 순간,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짧지만 강력한 질문 한 자락이 피어오른다. “단 한 번뿐인 삶, 어떻게 살 것인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지향은 비단 오늘을 사는 우리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좋은 삶에 대한 물음은 지난 수천 년간 동서고금의 현자들을 사로잡은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이자 인류의 사상과 문명을 발전시켜온 토대였다.

‘더 나은 가치’에 대한 추구가 있었기에 인간은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아이비리그를 대표하는 대학이자 미국의 지성을 상징하는 대학 중 하나인 예일대학교에서 지난 10년간 학생들로부터 ‘내 인생을 바꾼 최고의 수업’이라는 찬사를 꾸준히 받아온 강의가 있다. 바로 ‘가치 있는 삶’ 강의다.

그 강의를 책으로 옮긴 『가치 있는 삶』은 예일대학교 신학대학과 인문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세 저자가 ‘우리가 살면서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동서양의 다양한 철학자들과 현인들의 지혜와 더불어 소개한다. 하지만 이 책이 이제까지 출판되어 나온 ‘삶의 가치’를 다뤘던 여타의 책들과 특별하게 다른 점은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의문’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이들 세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길고 행복한 삶’을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오래 살았지만, 인생에서 어떤 성취도 이루지 못한 삶은 어떤가? 가치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가? 꿈을 이루고 역사에 이름을 새겼지만 짧은 생애로 마감했다면, 이것은 불행한 삶인가? 희대의 걸작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나치에 가담한 건축가의 삶은 어떤가? 가치가 있는가? 아니면 무가치한가? 유한한 삶에 절망해 쾌락만을 추구한 소설가의 삶은? 금욕만이 최선이라는 종교인의 삶은? 진정으로 좋은 삶을 우리는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내놓으며 토론을 거듭한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막 출발선에 선 젊은 청년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삶의 목표를 갖고 세상을 좀더 많은 사람의 이익이 되고, 자신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강단에서 가르친 내용을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들은 "새로운 밀레니엄에 접어들며 사람들은 ‘옳은 일을 행하면 복을 받을 것’이라며 떠들어댔지만 인류 역사에 남은 여러 사건이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증명했다. 흔한 믿음과 반대로 선행이 불운을 가져올 때도 많으며, 길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 곧 좋은 삶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 또한 적지 않다. 실제로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삶의 형태는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형태와 거리가 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 『가치 있는 삶』에서 저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평범한 길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는 우리 각자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 많은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삶이 선하다고 여겨서도 안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우리 각자가 책임져야 할 몫인 것이다. 즉 우리에게는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이 무엇인지, 우리 삶에 어떤 ‘의문’이 주어졌고, 어떤 대답을 내놓아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한다.

 


 

우리의 모든 행동에는 스스로의 책임이 따른다. 이 문장은 굳이 책에 쓰지 않아도 대부분 잘 아는 내용이다. 삶의 매 순간마다 질문하고 대답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 이 책의 안내와 조력을 통해 독자들은 자기만의 해답을 찾아 한층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나갈 수 있게 될 것으로 저자들은 믿는다.

이 책의 주제인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 마주치는 질문이다. 책에 따르면 이 질문은 질문을 떠올리는 사람의 처지와 무관하게 들이닥친다. 평범하고 순탄한 나날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일상의 단조로움과 권태가 진정한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탐색하게 만든다. 위기의 순간에 내몰린 사람이라면 당장의 위태로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된 삶인지를 절실히 고민하게 만든다. 이 책 『가치 있는 삶』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생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책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이 수업을 수강한 예일대 학생들이 “내 인생을 바꾼 최고의 수업”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는 출판사나 매체 서평을 이해할 수 있다.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예일대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학교 밖으로도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는 예일대 캠퍼스 외에도 일반인들을 비롯해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도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가치 있는 삶’ 강의는 ‘통찰이 뛰어났던 과거의 친구(역사 속 현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현재의 친구와 토론을 이어나가는 기나긴 대화’와 같다. ‘가치 있는 삶’ 강의에서는 인생의 ‘의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에서 ‘의문(Question)’은 일종의 ‘빅 퀘스천’으로 지금까지 문제로 여기지 않았던 부분을 새삼 들여다보게 만들어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는 커다란 질문’을 뜻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독자들과 함께 동서고금의 현자들, 가령 부처, 아브라함, 공자, 예수처럼 유명한 종교 지도자는 물론이고 제러미 벤담, 프리드리히 니체, 오스카 와일드 등과 같은 사상가들, 그리고 마사 누스바움, 로빈 월 키머러, 피터 싱어 등과 같은 근현대 철학자들의 글귀를 읽으며 이들이 고민했던 ‘진정한 삶의 가치’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 책 『가치 있는 삶』 역시 강의와 비슷한 형식을 취했다고 말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전 세계 각지에서 ‘의문’을 깊게 고찰해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들은 우리가 사는 동안 꼭 추구해야만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러한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등을 독자들이 꾸준한 걸음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우리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에 미약하게나마 분명히 반응하며 살아간다. 손에 카드를 쥐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햄스터도 아니다. 누군가 햄스터를 집어 올리면 틀림없이 뭔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어쩌면 햄스터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반응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햄스터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민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p.32~33)

이 책에는 삶의 목적을 되돌아보게 하는 질문에서부터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한 로드맵과 실천 습관까지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궁극의 이야기가 이 한 권에 담겼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둘러싸고 불교, 기독교, 유교 등 세계 종교의 사상가뿐만 아니라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프리드리히 니체, 마사 누스바움 등과 같은 근현대 사상가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물들이 찾아낸 다양한 답들이 제시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어떤 답들도 하나의 일관된 내용으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책에 따르면 ‘좋은 삶이 주는 느낌이란 무엇인가’는 동일한 질문을 둘러싸고 공리주의자 제러미 벤담은 ‘쾌락을 주는 것은 선이고, 쾌락을 빼앗는 것은 악’이라고 정의했다. 반면, 부처의 가르침을 따랐던 ‘수바’라는 이름의 여성 수행자는 ‘깨달음에서 오는 만족과 욕구에서 해방된 상태’를 좋은 삶의 느낌으로 정의했다. 한편,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정은 슬픔’이며, 슬픔이야말로 삶의 진실에 제대로 가닿게 만드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저자들은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궁극적 해결책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런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한다. 즉, 우리 인생에 단 하나뿐인 정답은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뛰어난 현자들이 내린 답이라 할지라도 내 인생의 의문에 그들이 대신 답을 내려줄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과거에 존재했던,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이 내린 그들의 답을 참조하되, 궁극적으로는 내 인생의 답을 스스로 찾아나가야 한다. 그 여정에서 『가치 있는 삶』은 충실하고 믿음직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에는 풍성하고 다양한 질문이 담겨 있다. 우리가 살면서 닥치는 모든 문제를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학기 위한 질문이다. 저자들은 이를 '질문의 숲'이라고 말한다. 그 숲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어디에서부터 (가치 찾기를) 시작해야 하는가?’, ‘우리의 대답은 궁극적으로 누구를 향하는가?’, ‘좋은 삶이란 어떤 느낌인가?’, ‘무엇을 바라며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다양한 가치를 어떻게 배합해야 적절한가?’, ‘우리 삶이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큰 그림은 무엇인가?’, ‘때때로 마주치는 고통과 실패들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이 그것이다. 정교한 로드맵 아래 촘촘히 설계된 질문들에 솔직하게 대답하다 보면, 단 한 번뿐인 삶에서 내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례적으로 이 책은 「이 책을 읽는 방법」을 따로 기록해 두었다. 삶을 이해하기 위해 질문의 단계를 4단계로 나뉘었다. 깊이 있는 질문에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언제까지고 해수면 아래에서 사색하는 삶만 살아갈 수는 없다. 성찰 없는 삶은 인생을 부유하게 만들지만, 끊임없는 성찰만 이어진다면 우리는 생의 무게에 짓눌려 질식할 것이다. 다이빙에 비유한다면, 우리의 진짜 삶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호흡이 가능한 해수면 위다. 바다 깊은 곳에서 얻은 깨달음은 수면에서 마침내 생명을 얻는다.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시조'라고 일컬어지는 소크라테스와 공자의 제자를 가르치는 방식은 '대화'였다고 한다. 즉 질문과 답을 통해 인간의 삶을 통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어떤 내용이든지 ‘의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걸어가는 길에 커다란 책임이 있는 삶의 주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최선을 다해 고민해야만 한다. 하지만 삶의 ‘의문’은 빠르게 답을 구하고 해치워야 하는 과제가 아니다. 나의 인격이 성숙함에 따라 혹은 나를 둘러싼 환경이 바뀜에 따라 우리 삶의 행로는 언제든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이 가능하다. 즉, 삶의 ‘의문’은 언제든 곱씹고 되돌아보고 조정할 수 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이 책의 주장이기도 하다. 자기만의 고유한 가치를 찾아 삶의 목적과 의미를 재정립하고, 단 한 번뿐인 삶을 중요한 가치를 위해 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중요한 이유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성찰을 ‘지금, 여기’ 내가 발을 딛고 선 현실에서 실천하고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는 방법」에서 목차에서 자신이 필요한 곳을 부분적으로 읽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처음부터 꼼꼼히 읽어야 한다는 요청에 대한 답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다시 한 번 삶의 정의와 삶의 방법, 목표 등에 대해 깊은 질문을 하게 됐고, 강렬한 격려을 받았다. 과연 독자의 삶이 바뀔지 그렇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 책은 독자들에게도 강렬한 감동보다는 영적 영감을 줄 것으로 믿기에 필독을 권유한다.

 


 

저자 :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

오늘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독교 신학자이자 윤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학교에서 고전 그리스어와 철학을, 개신교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B.A.). 이후 미국 풀러 신학교에서 석사 학위(M.A.)를, 독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위르겐 몰트만의 지도로 박사 학위(Dr. theol.)와 교수 자격(Dr. theol. habil.)을 취득했다. 미국 풀러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쳤고, 현재 예일 신학대학원에서 신학과 윤리학을 가르치면서 예일 신앙과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종교와 인류 공영의 문제, 지구화, 화해 등의 주제를 연구한다.

그가 쓴 『배제와 포용』은 「크리스채너티투데이」(Christianity Today)에서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100권의 종교 서적으로 꼽혔으며, 이 책으로 2002년 그라베마이어 상(종교 분야)을 수상했다. 그 밖에 『광장에 선 기독교』 『행동하는 기독교』 『기억의 종말』 『알라』 『인간의 번영』 『일과 성령』(이상 IVP), 『노동의 미래?미래의 노동』(한국신학연구소), 『베풂과 용서』(복있는사람), 『삼위일체와 교회』(새물결플러스),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국제제자훈련원) 등을 썼다.

 

저자 : 마태 크러스믄(Matthew Croasmun)

예일 신앙과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Life Worth Living Program을 이끌고 있으며, 예일 대학교에서 신학과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예일 칼리지에서 음악을(B.A.), 예일 신학대학원에서 종교학 석사(M.A.R.)로 성경을, 가나 아크로피-크리스탈러 신학연구소에서 콰메 베디아코를 사사하며 신학을 공부했다. 이후 예일 신학대학원으로 돌아와 종교학(성서학)으로 박사 학위(Ph.D.)를 취득했다. 엘름시티 빈야드 교회의 일원이자 빈야드 학자 협회 운영위원이기도 하다.

주된 연구 관심사는 현대의 과학철학, 신학적 성찰, 비판이론으로 바울 서신을 조명하는 것이다. 박사 학위 논문인 “The Body of Sin: An Emergent Account of Sin as a Cosmic Power in Romans 5-8”으로 2015년 만프레드 라우텐슐라거 상을 수상했으며, 이 논문은 The Emergence of Sin (Oxford University Press, 2017)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또 다른 저서로는 Let Me Ask You a Question: Conversations With Jesus (Upper Room, 2018)가 있다.

 

저자 : 라이언 매커널리린츠(Ryan McAnnally-Linz)

예일대학교 신앙문화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신앙의 행동’ 블로그, 〈소저너스〉, 〈크리스천 센추리〉에 글을 기고했다. 세 사람은 현재 예일대학교 인문학 과정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인 ‘가치 있는 삶’을 가르치고 있다.

 

역자 : 김한슬기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바른번역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나폴레온 힐의 인생 수업』,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조이 오브 워크』, 『후츠파CHUTZPAH』, 『코리안 오디세이』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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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
곽미혜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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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산다는 건,이런 게 아니겠니!』는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들이 뜻을 함께해 일상 속 이야기들 담아낸 잔잔한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11명이다. 모두 전업 작가가 아닌, 직장 생활을 하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이런 저련 이유료 교육계(교육청)에 몸 담고 있는 분들이다. 이들 저자는 모두 직장에서의 프로젝트의 하나로 글쓰기 모임에 참여해 시간을 내서 책을 읽고, 독서 토론하고 글쓰기도 배워 첫 작품을 낸 분들이 대부분이다. 한두 명 책을 낸 바 있지만 모두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쓴 글을 엮어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의 표제어가 담고 있는 문장의 뜻에는 감동적인 일보다는 그냥 훈훈한 일상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뉘앙스가 풍긴다. 독자에 따라서는 자신의 경험과 비슷하다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일상 속의 글이니만큼 큰 즐거움이나 감동은 없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며 소소한 기쁨이나 휴식 같은 시간의 이야기들을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중해서 읽는다면 하나하나 감동 받는 글이다. 이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전문 작가들이 아니기에 그들의 일상 속 진실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더 감동을 느끼는 독자들이 있을 법하다. 이들 저자은 모두 직장인이기에 우리처럼 바쁘고 경쟁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내고 있는 분들이다. 또 전문 작가처럼 읽히기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정화를 위한 글의 모음이라서 더욱 진솔하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때문에 잘 읽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 그냥 "남들은 어떻게 사나?" 하는 것을 관찰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글 속에서 무언가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문장이나 단어, 혹은 표현법, 영감을 받을 것이라고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은 저자들은 처음 글쓰기를 배우고, 누군가 책으로 펴내자는 제안에 고민하고 망설였던 분들이다. 평소에 책을 쓰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또 글쓰기를 자주 하던 분들이 아니기에 책 제안은 적잖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더욱이 일상 속 이야기가 책의 소재가 된다고는 생각지 않았기에 더욱 망설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 뒷 부분에 있는 〈작가 후기〉에서 대부분의 저자들이 한 말 중에 주저했던 기억들을 쓰고 있다. 〈작가 후기〉란 표현도 독자가 붙인 것이다. 저자들은 〈작가 후기〉란 표현이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에필로그〉 뒤에 슬그러니 붙여놓은 형식으로 썼기에 한 말이다. 그러나 그들의 글을 읽어본 독자들은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글을 배우고 썼으며, 더욱이 평소에 잘 쓰지 않던 분들이 대부분이라 망설임이 눈에 선하다.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수사도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며, 표현 방식도 상징이나 은유를 사용하지 않아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들 저자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 또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 혹은 가족 친구 이웃들과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쓴 것이다. 일상 그대로 옮겨 적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이 지난 쓴 글이 더 감동적이고 가슴 따뜻할 때가 많다. 생생함에는 활력과 에너지가 넘치지만 세월이 흘러 회고하듯이 쓴 글에는 자아 성찰이 먼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동안 솔직한 저자들의 모습에 공감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 책을 읽을 모든 독자들도 저자들처럼 스스로를 사랑하고 용기와 내일을 꿈꾸는 삶이 되기를 응원한다.

 


 

이 책은 11명의 저자들이 각각 3편씩 모두 33편의 글이 실려 있다. 각각의 삶이 다르듯 글의 소재도 각각이지만 공통적으로 사는 모습은 우리와 같다. '닮았다'기보다는 '같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공동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거침없이 "우린 이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것입니다."이다. 책을 기획하고 엮어낸 일을 맡은 분은 저자들 모임에 강사로 갔던 분이다. 시나리오 작가 김도현이다. 그가 쓴 〈프롤로그〉에서 "강연 요청을 받았을 때 시나리오와 씨름하던 시간을 뒤로 하고 사람들과 잠시 섞여 있고 싶다는 생각에 겁 없이 덜컥 약속했던 일을 사실 걱정했던 듯하다. "강연 준비하는 동안, 학생들에게만 가르쳤던 글쓰기를 성인에게 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다. 내심 걱정도 앞섰다.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그저 사람들과 섞이고 싶단 마음 하나로 약속해버린 게 후회스럽기까지 했다"고 털어놓는다.

이어 그는 강연 약속 날짜를 어길 수 없는 데다 약간의 기대와 설렘도 있었음을 숨기지 않는다. 어지러울 정도로 혼란스럽고 우려했지만 글쓰기 멘티로 참석한 분들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고 한다. 푸근한 얼굴에 이들과 글쓰기 소재를 잡는 동안, 그들만의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즐겁고 행복한 기분에 괜한 걱정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뒤늦게 풀어놓는다.

글쓰기 작업을 돕는 과정에서 "글은 곧 기록으로 남는다"는 압박감에 저자들을 다독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아쉬워한다. 마음에 걸린다고 표현했다. 버리려고 쓴다는 초고부터 지금의 이야기꽃으로 탈바꿈되기까지, 고생 많았다는 말을 책의 〈프롤로그〉에서 슬며시 꺼내 놓는다. 저자들의 문운(文運)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글 순서는 '가나다 순'이다. 순서를 따질 필요는 없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책을 낸 경험이 있는 분이 앞서는 것이 관례 아닌가 생각했지만 부질없는 생각일 것이다. 글의 첫 인상이 중요하다는 독자의 충정일 뿐이다.

 


 

저자 권영남의 「조청에 담긴 추억」은 마치 독자의 어린 날의 기억을 되돌아보는 듯했다. 한과 유과를 만들 때 쓰는 조청은 저자의 어릴 적 기억을 토대로 "그땐 그렇게 살았다. 그래도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듯 쓴 글이다. 이 기억이 독자의 추억을 소환했다. 독자의 집도 지방 도시였는데 많은 친척들이 명절 때마다 모이는 집이었다. 큰 집은 아니었지만(한꺼번에 몰리면 근처 이웃에서 잘 자리를 마련해줄 정도였다) 명절을 쇠러 온 친척들은 모두 우리 집으로 모였기에 어머니의 명절 준비는 힘들고 여러 날에 걸쳐 이루어졌다. 다른 일과 달리 조청 만들던 기억은 유난히 정성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 글의 저자 권영남과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저자는 어릴 적 집이 꽤 컸던 모양이다. "엄마는 이른 봄부터 고사리와 취나물, 곰취, 머위, 잔대 등 산과 들에서 나오는 온갖 나물들을 뜯어서 삶고 말려 묵나물을 만들고, 여러 가지 채소와 해산물로 튀각과 주전부리를 만들어 광의 시렁에 차곡차곡 쌓아두셨다. 부모님이 땀 흘려 기른 곡식들도 광의 크고 작은 독 안에 쌓여갔다."(p.147)

명절 준비와 음식 재료 등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는 것은 좋은 추억을 되살리는 기억들이 많다. 특히 저자의 집안은 종갓집 못지않게 컸던 듯 겨울 김장독, 수백 포기의 배추김치와 각종 김치류, 더덕, 도라지 등을 모두 기억해 내는 것으로 미루어 그랬던 듯하다. 조청 고아야 하는 일은 독자 기억으로는 어머니가 가장 정성 들여 만드는 음식으로 남아 있다. 저자는 어머니가 잠깐 잠을 청하는 사이 잘 보고 있다가 깨우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작 자신이 잠깐 조는 사이에 탄 냄새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려다 뒤늦게 냄새를 맡으신 어머니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줄행랑을 쳤던 기억을 실감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같은 기억이어서 독자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그리운 인물들마저 하나하나 곱씹어보는 귀한 시간을 제공해 준다. 저자는 "그해 겨울, 엄마는 다시 조청을 고지는 않으셨다."고 말한 뒤 이유는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나 독자의 생각으로는 아마 명절 때만 조청을 고셨기에 다시 명절이 와야 조청을 고실 텐데, 연상되는 기억이 없어서이지 않나 싶다.

 


 

저자 유인자의 「결핍이 내게 선물한 것들」은 두 번을 읽었다. 당연히 독자의 기억에 남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동년배인 1960년생들이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보아 독자와 비슷한 연대감이 더욱 이 글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해준다. 특히 '책'에 관한 이야기는 독자의 어렸을 적에 책을 좋아했기에 각별하다. 독자는 지방이지만 큰 도시에 살았기에 앞서 '조청의 추억'을 이야기한 저자와 조금 다르지만 덕분에 아버지로부터 책은 원하는 만큼 사다 주신 기억을 갖고 있다. 교육계에 계셨던 독자의 아버지는 책을 당신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아들도 책을 좋아하는 것 같아 매우 흡족해 하시고 원하면 전집의 책을 '턱' 들여다 놓으셨다. 50권짜리, 100권짜리 전집인 『세계명작동화집』, 『세계위인전』 같은 책이었다. 동네 친구들은 책을 좋아하더라도 그렇게 전집을 들여다놓고 읽을 집은 많지 않던 시절이라 우리집이 마치 도서관처럼 친구들이 들락거렸다. 으쓱해하던 기억도 새삼 다시 기억한다.

저자는 이 결핍의 시대에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볼 수 없었던 일에 아픈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바비인형과 함께. 독자는 남자애이기에 인형에 관심이 없었지만 책에는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그때 읽었던 책의 대분은 기억이 난다. 기억으로는 어렴풋하지만 〈금성출판사〉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 결핍의 시대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더라도 저자의 기억에는 아름다운,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나 보다. 저자는 이 글에서 "그 시절 결핍이 계기가 되어서 그런지 지금도 꾸준히 책을 읽고 기록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일단 사두는 버릇도 갖게 되었다고 쓰고 있다. TV 어느 매체에서 김영하 작가가 한 말이 기억난다며 슬쩍 끼워넣는 말은 "책은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고 산 책 중에 읽는 거예요."라는 말이다. 결핍을 대체 만족하고, 대체 만족에서 소중한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은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저자의 추억을 현재의 삶의 모습과 연결하는 글쓰기 능력은 노련한 작가의 솜씨를 보는 것 같다. 이 글의 무게감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저자 임해순의 「드럼 치는 이 순간!」도 무척 흥미롭다. 스트레스 해소로 택한 드럼에 입문 과정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삶의 방식으로 연결되는 깨달음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물 흐르듯 썼다. 독자로서 연습 과정의 힘겨움과 흥미로움이 교차되는 부분을 보여주고 있어 읽는 게 즐겁다. 흔히 전문가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드럼의 매력을 한껏 느끼게 해준다. "손과 발이 따로 노는 내게, 선생님의 요청이 불을 뿜는다. '발뒤꿈치를 들고 페달을 밟으세요! 뒤꿈치가 내려가면 소리가 잘 나지 않아요! 베이스를 치는 오른발을 부드럽게 눌러야 하는데, 쿵쿵 밟으면 힘만 들고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 하이햇 심벌즈를 치는 왼발도 마찬가지다. 앞꿈치로 심벌즈를 누른 상태에서 박자에 따라 뒤무치를 내려야 하는데 미리 눌러버린다. '그렇게 치면 소리가 안 이뻐요! 반주가 나올 때 페달을 눌러야 해요! 계속 연습하다 보면 오른쪽 다리와 어깨가 쑤시고 결린다."(p.190)

드럽이 쉽지 않은 과정인 줄 알지만 한편으론 흥미로울 수 있는 점이 박자를 리드해 가기 때문으로 들었는데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전문가가 되지 않더라도 스트레스 해소엔 그만일 것 같다는 생각에 은근히 '드럼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더욱이 악기로서는 가장 육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 드럼을 여성이 쉽게 할 수도, 하겠다는 생각도 하기 어려울 텐데 저자의 성격은 꽤 적극적인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모든 취미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삶의 태도의 영감을 끌어와 글에 연결시키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 마치 독자가 읽다가 글에 빠져드는 흡인력을 갖고 있어 좋았다. "문득 깨닫는다. 우리네 인생도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은 늘 어제 일로 괴로워하고, 내일 일을 걱정하며 삶을 이어가던 나 자신을 발견한다. 진짜 인생은,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있는데 말이다."(p.194)

 


 

저자가 11명이어서 자세한 프로필과 현재 하는 일, 개인 이메일 등은 책 속에 모두 기록돼 있어 관심 있는 독자들은 직접 찾아 보기를 권유한다. 여기서는 '책 날개'에 적힌 그들의 간단한 소개로 대신한다. 책 출간 기획자 손문숙을 제외하고는 앞서 언급한 대로 가나다 순이다.

 

손문숙 : 워크숍 기획. 동료들과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재밌게 놀 궁리를 하는 호모 루댄스.

곽미혜 : 소통과 공존의 상호문화성을 전하는 교육학 박사 & 교육행정 서비를 실천하는 공무원.

권영남 : 하루하루 충실한 삶을 살아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공무원.

김승태 : 독서로 진정한 인생의 목표를 실천하고, 매일 즐거운 인생을 사는 세 딸의 아빠.

배신일 : 싸울 것은 나다! 매일 좌절하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대한민국 50대 직장맘.

심인옥 : 지금이라도 가슴 뛰는 일을 찾고 싶어 오늘도 열심히 고민하는 직장인.

유인자 :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은 31년차 직장인(공무원)이자 가정주부.

윤한진 : 열정이라는 옷이 잘 어울리는,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기를 즐기는 Librarian.

임해순 : 날마다 읽고 쓰는 여인. 브런치스토리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컨추리우먼).

최은성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삶~.

한신일 : 다른 사람의 글을 읽기만 하다가 처음 글쓰기에 도전한 평범한 직장인.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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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저녁 8시에 결정된다
한승헌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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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서점가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무엇일까. 서점 관계자들은 단연 '자기계발서'를 꼽는다. 우리 삶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전부터 우리나라 독자들은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고 서점 측은 밝히고 있다. 향후 보다 나은 삶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독서가들 중에서도 일부는 직접 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책으로 내는 경우도 많다고 서점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그만큼 지금보다 나은 삶을 원하는 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늘 인간의 삶 속에 있어 왔다는 말로도 확대 해석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이 책 『미래는 저녁 8시에 결정된다』도 서점 분류상 자기계발서다. 특히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독자들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조금은 결이 다른 듯하다. 보통 자기계발서는 끝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는다. 아마 독자들이 왠지 싫어할 것 같아서다. 지금 당장 실천해 자신의 능력 중 한 가지라도 집중 계발해 성공적인 삶이 되도록 써야 독자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인 듯하다.

사실 엄밀히 생각해보면 인간이 현재 자신이 가진 능력을 남들보다 탁월한 능력으로 끌어올리는 데 들이는 노력은 엄청날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 당연하다. 현재 사회의 시스템에서 원하는 능력은 남들보다 탁월하기를 바란다. 남들보다 탁월한 능력을 갖기까지에는 남들보다 오랜 시간, 혹독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말하자면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법'의 자기계발서를 독자들은 원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책을 쓴다는 것은 오랜 시간 끈질긴 노력을 강조하든지, 아니면 독창적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니까.

 


 

이 책은 앞선 말 전후자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설명한다. 노력과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시간에 가치를 부여해 시간과 가치 중 자신에게 더 적절한 것을 선택해 집중 노력하면 될 일이다.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저자 한승헌은 어떤 사회든, 어느 시대든 소수의 탁월한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일찍이 찾아 끈질기게 노력한다고 전제한다. 그들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하고,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매진한다고 말한다. 시중에 있는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살아야 풍요로워질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조금 다르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민보다, 어떤 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다. 그래서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보다는 사회,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삶을 노예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런 비판은 매우 편협한 시각이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 재미를 느끼는 일’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네가 원하는 곳도, 성장하고 싶은 구체적인 모습도 없는데 내가 어떻게 널 도와줄 수 있겠어? 넌 지금 너의 커리어라는 배 안의 조수석에 있어. 선장에게 ‘어이, 선장! 우리 좋은 데로 갑시다’라고 말해 놓고 그냥 넌 즐기고 싶어 하지. 그런데 결국 그 커리어의 운전대를 잡아야 될 사람은 너 자신이야. 너가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고. 언제까지 그렇게 조수석에 앉아서 끌려다니기만 할 거야?”(p.26)

 

 

이 책은 본업으로 삶의 기반을 마련하고, 저녁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삶의 방식을 권한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논지의 중심이다. 이른바 저녁 8시 이후의 시간에 어떤 일을 선택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를 제시하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에는 이에 따라 저자의 '똑똑한 저녁 시간 활용법'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인생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저녁 시간의 힘’을 이야기하며, 가슴이 시키는 일을 시작해 삶의 활력과 재미를 찾는 한편, 커리어 확장부터 부수입 창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방법까지 저자는 알차게 소개한다.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습관을 바꾸고 싶은가? 평소 시작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계속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가? 퇴근 후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면, 매일 반복되는 삶의 방향을 바꾸고 싶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 책은 매우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라 독자는 믿는다.

출판사 측은 '시간'과 '돈'에 관한 역학 관계로 이 책의 성격을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시간’과 ‘돈’에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동사가 있다. 바로 ‘쓴다’, ‘아낀다’, ‘소비한다’이다. 이 둘은 ‘한정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개개인이 가진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미미한 결과를 만들고, 누군가는 수백억 원의 가치를 창출한다.

인생에서 돈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간은 우리에게 돈보다 더 값진 것들을 제공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노력 끝에 시험에 합격했을 때의 성취감 등은 돈보다 값지다. 결국, 인생의 행복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 가치 있는 시간은 ‘보람, 성취감, 재미, 즐거움’ 등 돈보다 위대한 것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퇴근 후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그것이 취미생활이든 자기계발이든 상관없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중요한 것은 ‘나로서 살아가는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즐거운 일이 순간의 쾌락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로 행복을 느끼게 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가령 퇴근 후 매일 사진 찍는 연습을 한다면, 어느 순간 스스로 만족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사진을 찍게 될 것이다. 만약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어 업무 관련 기술을 공부한다면 남들보다 더 빠르게 승진하게 될 것이고, 매일 저녁에 운동을 한다면 건강한 미래가 당신과 함께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자기계발서를 읽고 실천하는 이유이다.

저자는 꾸준히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 어떠한 형태로든 그 결과가 나타난다고 말한다. 저녁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지 말고, 주도적으로 무엇을 할지 선택하고 사용하자. 이것이 바로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중에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정해진 시간 안에 어느 곳에 에너지를 쏟을지 고민하다 보면 항상 하고 싶은 일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은 당장 나에게 이득을 가져오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은 즉각적으로 경제적 이득이든, 시험에서의 좋은 성적이든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란 점을 지목한다. 이로 인해 우리에게는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해야 하는 일이 모든 일상을 차지하고 있다면, 나의 정체성과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 어려울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은 한마디로 ‘저녁 시간의 힘’을 이용하여 인생의 방향을 바꾼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고 있다. 나만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천하고, 유지하는 것을 넘어 삶의 일부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사이드 프로젝트란 반드시 수익을 가져다주거나 생산적인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일, 일상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일, 부수입을 창출하는 일 등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법과 나에게 맞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는 법을 알려주어 그동안 망설였던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한편,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는 사람들의 목표 설정법, 하루를 3개의 블록으로 나누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 딱 30일만 꾸준히 하는 법’ 등 저자만의 특별한 시간 관리 기술을 전해 시작한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이 책은 돕고 있다.

이 책과 함께 스치듯 흘러가 버리는 저녁 시간에 할 수 있는 ‘나만의 신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계획해보는 일은 어떨까? 그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 작은 성취에서 오는 보람, 내 삶이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는 뿌듯함으로 채워지는 인생은 보다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 시간이 쌓이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싶은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 깨달음은 내 자신을 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모두 4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2장 〈내 미래를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 3장 〈나만의 알찬 저녁 루틴을 만드는 법〉, 4장 〈미래는 저녁 8시에 결정된다〉 등이다. 1장에는 「사소한 일상은 사소하지 않다」, 「일상에 더 만족하는 법」, 「가치 있는 시간은 돈보다 위대하다」, 「좋아하는 일과 함께하는 미래」, 「망설임을 뒤로하고 일단 시작하는 법」 등 5개의 소제목으로 나뉘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설명한다. 2장은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방법」「내가 무엇을 할 때 즐거운 사람인지를 알기 위한 프로젝트」「커리어 확장을 위한 면접과 이직 준비」「일하지 않고 돈 버는 시스템 구축하기」「애쓴 시간과 흔적은 결국 내가 된다」 등의 소제목이 있다. 3장은 「당신의 목표가 실패하고 무너졌던 이유」, 「자신으로 사는 시간을 확보하는 법」, 「나에게 맞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떻게 찾을까?」,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사람들의 목표 설정법」, 「하루를 3개의 블록으로 나눠라」, 「사이드 프로젝트 관리법」 등으로 실천 항목이 들어 있다. 4장은 「습관은 어떻게 만드는가」, 「리셋 버튼 누르기」, 「해야만 되는 이유를 만들어라」, 「핑계를 일삼는 사람들의 흔한 착각」, 「딱 30일만 먼저 해보자」, 「나 자신을 믿고 가라」로 6개 항목으로 이루어져 실천과 검토, 그리고 '성공에 이르는 길'로 마무리된다.

 

저자 : 한승헌

 

구글 본사에서 UX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전공은 ‘해야 하는 일’이었고, 디자인은 ‘하고 싶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어렵게 LG전자에 디자이너로 입사하지만 일을 하면서 한계를 느껴, 퇴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1년간 미국 유학을 준비한다. 이후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디자인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월트 디즈니에서 근무했다. 그는 인생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꾸면서 ‘저녁 시간의 힘’을 알게 되었고, 이 시간을 활용하여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가슴이 시키는 일을 시작해 삶의 활력과 재미를 찾는가 하면, 커리어 확장부터 부수입 만들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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