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쾌락의 삶
윤형묵 지음 / 아우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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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 기간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는다.

진급하면, 성공하면, 결혼하면, 유명해지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초기화된다.

고통과 쾌락의 반복된 생활이 되고, 반복되어야 삶이 가능하게 된다.(중략) 재벌집 며느리가 되는 것과 그 집안 며느리로 사는 것은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과 같다. 재벌집 며느리가 되는 것에는 순간의 행복을 느끼지만, 재벌집 며느리로 사는 것은 또한 고통과 쾌락이 반복되는 삶, 즉 생존이다.

그래서 행복은 객관적으로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보다 이미 가진 것을 활용하여 이타적 행동을 하느냐와 더 깊은 관련이 있다. 또한 초기화의 기능 때문에 한번의 커다란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즉 강도가 아닌 빈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잦은 친사회적 행동과 이타적 행동으로 행복을

느껴야 한다.

- p. 82~83





살아가면서 어려움에 부닥쳐 더 이상 피할 생각 없이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인간은 어떤 느낌을 가질까.

이 책은 저자가 '삶과 인간 생활'의 느낌을 저자 자신의 경험과 지혜, 사색과 통찰력으로 적어내려갔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나름대로 흡수하여 썼고, 때로는 삶의 지혜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자신들의

행복을 위한 지혜로 받아들여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제목 『고통과 쾌락의 삶』은 철학책 같기도 하고, 종교서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 윤형묵은 이 책을 통해 '쾌락의 본질'은 인간의 본능이고 모든 사람이 추구하지만 평생 쾌락의 삶은 살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쾌락과 행복은 순간적이며 이 순간을 일생 연이어 일어나게 할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고통 속에서 일생을 살 수 없지만 쾌락 속에서도 평생 살 수 없다는 나름의 사색의 결과를 내놓는다.





쾌락이란 우리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다.

쾌락을 추구하면 쾌락을 얻지 못하는 그 모든 시간에 불행해진다는 당연한 결과를 도출해낸다.

마약, 알코올,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예로 봐도 그 사실은 명확히 드러난다.

약물이나 쾌락적 행동에 의한 도파민 분비로 느끼는 행복감, 쾌락은 일시적이며 결국은 거기에 길들여져 불행과 고통 속의 삶으로 들어간다.

저자는 비록 길지 않은 책이지만 대략 다섯 장으로 나눠 나름대로의 '고통과 쾌락의 삶'을 정리해 독자 앞에 내놨다.

1장은 나름대로 이해한 삶에 대한 느낌,

2장에서는 인간의 생존방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 생활에 적용시키기를 바라는 마음,

3장에서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는 감정의 변화를 극복하여 살아가는 방법,

4장에서는 허구를 벗어나 사람과 사람이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

5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힘든 이성과의 생활 특성과 삶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한 내용을 담았다.





“다니기엔 힘들지 않고?”

“일이야 힘들긴 하지만 진짜 힘든 건 사람들이지 뭐...”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하는 질문들이고 쉽게 받을 수 있는 대답들이다.

이런 생활들이 지속되다 보면 일부 사람들은 정말로 생활을 포기하고 마음의 병까지 얻기도 한다.

저자는 삼성중공업 상무라는 직책을 수행해왔던 분이다. 그도 사회에 처음 나왔을 땐 회사 막내라는 위치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거치고, 상무라는 직책을 수행하며 많은 사람을 관리도 했을 것이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 직장 후배와의 관계, 가족 관계, 친구 관계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며 지켜봤을 것이다.

'고통'과 '쾌락'. 두 단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자극적인 단어다.

저자는 두 단어를 통해 관계 속의 자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자신, 결국 '사람 자체가 삶이다'란 점으 깨달은 것으로 이해된다.

책의 마지막 즈음에 '평행상태'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독자는 평행상태가 왜 중요한지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리더는 '노를 젓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타고 있는 배가 맞게 가고 있는지 살피고 이끄는 위치'란 걸 깨달았다.

'리더의의 직무는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다'는 어느 책에서 본 것을 기억하게 한다.

뱃머리에 가장 앞에서 배의 방향을 정하고, 노를 젓는 이들에게 속도와 위치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이 리더이다.

그런 리더가 솔선수범한다고, 노를 더 열심히 젓는다면 그 배는 다른 방향으로 떠내려 갈 수 있다.

결국 아무리 노를 잘 젓는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고 하더라도 그 배는 표류되기 쉽다.

책의 중반부에 실제적으로 직장생활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 많이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다가 메모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부분들이 있어 읽다가 멈추게 하기도 한다.

인간 관계, 사회 생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천천히 끝까지 읽음으로써 충분히 보상받을 내용이 많다.





이 책에서 리더십에 관련한 부분은 그런 생각을 다시 떠오르게 했다. 책은 좋은 예시와 역사적 사실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게 한다. 많은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알아야하는 심리, 리더십, 감정, 철학 등이 순차적으로 담겨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이 사람에 대해 적어둔 이 책은 두껍지 않다.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루에 짧은 짜투리 시간을 사용하여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인간과 삶과 심리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경혐이 담담하게 쓰여 있다.

책의 중반부에 실제적으로 직장생활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 많이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다가 메모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부분들이 있어 읽다가 멈추게 하기도 한다.

인간 관계, 사회 생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천천히 끝까지 읽음으로써 충분히 보상받을 내용이 많다.

기업의 임원을 역임해서 '리더의 역할'과 '리더의 특성' 등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실질적인 조언으로 다가온다.





어떻게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다른 생명체의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중략...) 고통과 쾌락을 통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다.

-「생존의 메커니즘」중에서

자기희생이 전혀 없으며 자신을 칭찬할 착취대상자를 항상 옆에 두고 있다. 이용가치가 없으면 즉시 냉정하게 관계를 끊어 버린다. 작은 실수나 결점, 사소한 악평과 조그마한 질책과 비난에 대하여 과도한 화부터 내어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성격장애 - 자기애성 성격」중에서

저자 : 윤형묵

1966년생.

동래고등학교 졸업.

한양대학원 금속공학 졸업.

삼성중공업 상무 퇴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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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
김은주 지음 / SISO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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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는 일상을 짧은 시로 표현한 글들을 엮었다. 다른 책과 다른 점은 중간중간 작가의 손글씨가 들어가 있다.

수상 경력이 있다는데 정말 예쁘고 아름답다. 독자도 옆에 있는 볼펜으로 한 번 따라 써본다. 그리곤 피식 웃는다.

책은 크게 네 장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빛 희망 이야기

둘. 알록달록 하루를 살아가는, 무지갯빛 일상 이야기

셋. 열심히 걸어온, 보석빛 인생 이야기

넷. 떨어져도 아름다운, 노을빛 지혜 이야기

편의상 나뉘었을 뿐 모두 일상에서의 느낌이나 지혜 등 소소한 즐거움이나 아픔, 아름다움 등을 노래한다.





각 장의 제목이 운이 맞춰져 있고, 각 장마다 바탕색의 통일, 디자인 등은 출판사 편집진의 배려로 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도 좋고, 자신이 보고 싶은 걸 수시로 꺼내 읽어도 좋다.

각 장의 제목 밑에 소제목이 열거돼 있어 처음 읽을 때 소제목에 밑줄을 그어놓으면 다시 볼 때 찾기 쉽다.

우리 옆에서 늘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책으로 엮어내는 건 작가의 노려과 글솜씨 때문이겠지만 책에 대한 열정이

보통의 우리보다 훨씬 큰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작가의 일상에서의 시선이 따뜻하다는 점이다.

소소한 일도 따뜻한 시선으로 보면 훨씬 정감 있고, 사랑스럽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지내는 독자는 반성할 뿐이다.





이 책은 울적한날, 괜찮다고 토닥토닥해주는 책,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 실수해도 괜찮다고, 잠시 한눈팔아도 상관없다고,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기운 복돋아 주는 책 한 권쯤 곁에 두고 읽는 여유는 삶의 지혜이지 결코 사치는 아니다.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는 사랑과 용서, 여유를 담고 있는 한마디가 된다.





일상 생활 중 메마른 감정으로 가슴이 퍽퍽해질 때, 열심히 사는데 왜 이리 힘들까.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왜 힘들까.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하고 사는데 왜 힘들까.

이런 생각이 날 때 바다를 보러 가고 싶거나, 높은 산에 올라 전경을 내려다보고 싶거나, 혹은 주체 못하는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아니면 몸을 격하게 움직여 운동을 하거나, 뭔가 탈출구를 찾는다.

마음에 위로가 되고 감정을 추스리는 데 도움이 될 책이나 음악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럴 때 이 책을 곁에 둔다면 적지만 강렬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니까』는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당신에게, 인생의 찬란한 길을 걷고 있는 청춘에게, 나이 듦의 힘겨움과 함께 기쁨을 느끼고 있는 중년에게 작은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삶의 소소한 글과 마음을 작가의 손글씨와 함께 담았다.

알록달록 펼쳐지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조금은 위로받고, 가끔은 미소 지을 수 있으며, 때때로 눈물 흘릴 수 있는 작은 공감을 나누길 바란다.

눈 뜨며 맞이하는 하루에 대해 조금은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준다.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빛 희망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고 다행이다 | 외로움, 여유다 | 가볍게 사는 방법에 대하여 | 삶은 높이가 아니라 부피다 | 봄의 풍경이 언제나 봄날은 아니다 | 이제껏 쌓아놓은 내 것에 만족하기 | 조금 쓸쓸해지기로 하자 | 그냥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는 것 | 위로받고 싶을 때 | 발걸음을 내디디면 출발이다 | 충분히 괜찮다고, 충분히 행복하다고 | 내 걸음에 맞는 행복 | 멋진 일이 생길지도 몰라요 | 힐링이 필요할 때 | 우리는 모두 빛나고 있다 | 지금부터라도 해 보지 뭐 | 표지판이 없어도 괜찮다 | 어느 길로 갈 것인가 | 아직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한참 남았어요 | 토끼와 거북이 | 가끔 비는 위로가 된다 | 살아가는 것은 행복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 평범한 선 어디쯤 있다면 괜찮다 | 그림자, 또 다른 나를 만나다 | 다시 돌아오면 되지 | 겨울밤에 만난 눈, 어느 계절의 밤보다 환하다 | 삶을 바라보는 방향 | 여행의 주인은 나 | 삶의 교집합 | 늘 전성기일 수는 없다 | 인생에도 환해지는 순간이 있겠죠? | 참 고단한 삶을 사는구나 | 오늘 하루도 열심히 걸어온 우리에게 | 외로우면 떠나보자





둘. 알록달록 하루를 살아가는, 무지갯빛 일상 이야기

작고 사소한 것들을 좋아하는 삶 | 편안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 | 작은 다이어리 하나면 충분하다 | 하루의 마지막엔 웃음을 그려 넣자 |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기 | 하루의 작은 행복으로 살아가기 | 나에게 가끔 여유로움을 선물하자 | 나의 행복은 전자저울로 측정하자 | 당신의 아침은 어떤가요? | 오늘 아침엔 어떤 풍경을 만나셨나요? | 소심한 일탈을 해 보자 | 여유는 만들어지는 걸까, 주어지는 걸까? | 지나치게 좋으면 행복이 무거워진다 | 소중함은 가까운 곳에 있다 | 수다 회동 어때? | 웃음은 사람을 이끈다 | 행복도 저축이 필요하다 | 추억 끄집어내기 | 일할까? 놀까? 쉴까? | 눈을 감고 찍은 나라로 무작정 여행 갈 수 있을까? | 조금은 낯선 골목길로 돌아 가 보자 | 소리 내어 나에게 칭찬해 보기 | 행복의 방과 슬픔의 방 | 인생은 겉만 보면 알 수가 없다 | 조금만 천천히, 느리게 걸으면 | 어느 방향으로 향해 있나요? | 행복을 버무리는 양념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 운동화 끈을 묶어보자 | 걷기는 나를 찾게 해 준다 | 일상에서 소소하게 행복 찾기 |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셋. 열심히 걸어온, 보석빛 인생 이야기

버킷리스트를 적어보세요 | 인생에게 줄 사소한 선물 | 그리움은 설렘이다 | 무채색에서 시작하는 삶 |“보고 싶었다”라고 말해 주세요 | 시간의 속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 느린 스크린에 삶을 담아보려는 노력 | 쑥스럽더라도 따뜻한 한마디 건네보자 |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하려면 | 일상은 테트리스 게임 | 착하다는 것은 칭찬일까? | 조금 다른 것이 특별해 보일 때도 있습니다 | 띄엄띄엄 울적한 날을 만나기도 한다 | 그저 긴 인생 중 지나갈 하루란다 | 열심히 하고 있구나 | 걱정 비우기 | 역할의 무게 줄이기 | 어떻게든 되겠지 | 나쁜 일 다음에 좋은 일 | 매일 우는 여자 | 마음이 가벼워지고 싶은 날 | 인생, 정말 평범하다 | 인생은 사다리 타기 게임 | 어려운 숙제가 툭 던져졌을 때 | 마음 밝히기 | 하루를 살아낸다 | 지금 걱정이 있나요? | 그저 인생을 조금 가볍게 보기 | 어두운 터널 속이라면 멈추지 말자 | 삶, 밝음과 어둠의 반복 |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 때 | 우산 없이 겨울비를 맞고 있나요? | 헤어지기가 아쉬워 | 오늘도 조금 버려보자





넷. 떨어져도 아름다운, 노을빛 지혜 이야기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 청춘을 만끽하고 채워나가자 | 나이도 충분히 인생의 점수다 | 두렵지만 해 보아야 하는 이유 | 빗방울처럼 살아가자 | 짐 내려놓는 연습 | 늙는 것과 나이 드는 것 | 내 나이를 사랑하자 | 시간은 공평하다 | 나이와 상관없이 사랑은 필요하다 | 시끌벅적 챙기며 살자 | 눈이 내리면 | 지금 내 삶의 만족도를 측정해 보세요 | 타인의 삶 엿듣기 | 좀 더 천천히, 내리막 주위를 둘러보며 | 몇 살로 웃고 있나요? | 우리 인생에도 간절기가 필요하다 | 자란다는 것은 | 삶은 한 편의 시나리오 | 마라톤 같은 인생 | 태풍이 지나가면 환한 햇살이 온다 |

부모와 자식은 어떤 관계가 정답일까? | 그게 인생인 거지 | 인생의 늦은 오후에 서서 | 노을이 더 아름다워 보일 때 | 인생의 저녁은 이랬으면 좋겠다 | 내 삶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 나이 듦의 기쁨 | 사는 것이 나이 들수록 녹록지가 않지만 | 살아보니 그렇더라






저자 : 김은주


학창시절부터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소녀가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일상과 인생 이야기를 조용하고 담당하게 들려주고 있다.

쳇바퀴 도는 생활 속에서도 기쁨과 슬픔이 공존함을 알게 되었고, 나이와 함께 인생을 조금 멀찍이 바라볼 여유도 생겼다.

하루가 늘 같은 모습으로 지나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반복적인 하루들의 빛깔은 조금씩 다르며 그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글로 쓰고 싶었다. 글을 통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위로와 힐링을 전하고 싶어 오늘도 읽고 쓰고 있다.

2017년 교보문고 주최 손글씨 대회 ‘버금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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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키스 링컨 라임 시리즈 1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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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룬 IT 산업 등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4차산업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다.

20세기 중반부터 발달한 컴퓨터는 불과 반세기가 지나지 않아 AI로 진화하는 등 상상을 초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미래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인간이 기계에 의존하는 지구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컴퓨터 과학의 발전은 문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은 눈에 보이는 현실에 집중했다.

설령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라 할지라도 영혼, 천국, 지옥 등 대체로 종교적 범주까지였다.

그러나 이젠 물리적 공간이 우주뿐만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는 4차원의 세계로까지 넘나들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우주공간도 불과 수십 년만에 4차원까지 확대된 것이다.

SF 문학이라 일컬어지는 소설이나 각종 추리물, 심리적 인간의 공간이 시공을 넘나들 정도로 확장돼간다.

이 소설 『스틸 키스』는 이 같은 우리 현실에 발을 딛고 작가의 과학적 상상력이 총동원된 작품이다.





링컨 라임 시리즈 열두 번째 작품으로 사이코패스 악당이 스마트 컨트롤러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서버를 해킹하여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다. 잘 타고 다니던 에스컬레이터에서 패널 뚜껑이 갑자기 열리자 승객이 기계 밑으로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어 죽는다.

이유도 모른 채 잔혹하게 숨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경찰들은 문제 원인으로 헛다리만 짚는데....

사물인터넷 냉장고, 자동차, 오븐 등의 온갖 스마트 제품이 어느 날 살인 무기로 돌변한다면?

모든 게 편리하게 연결된 스마트 네트워크 시대에 한 번쯤 떠올려 보는 아찔한 상상이 소설에서 대담하게 펼쳐진다.





뉴욕 시내, 형사 아멜리아 색스는 몽타주에서 본 범인 얼굴을 길에서 단번에 알아본다. 뒤를 쫓던 도중, 갑자기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린다. 에스컬레이터의 열린 패널 속으로 몸이 떨어져 허리가 절반으로 잘리고 피투성이가 되어가는 승객. 색스 형사는 그 사람을 돕기 위해 급하게 총을 쏴서 에스컬레이터 가동을 멈춘다.

하지만 어느샌가 색스 형사가 쫓아다니던 범인은 사라지고 없다. 범인은 어디로 간 것일까.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과연 우연히 일어난 일일까?

『스틸 키스』는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지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용의자는 185센티미터가 넘는 큰 키에 60킬로그램 정도로 깡마른 체구를 지녔지만 식당에서 한꺼번에 햄버거를 열다섯 개나 먹어 치울 정도로 괴이한 식성을 자랑한다.

그놈에겐 손가락만 까딱해도 누구든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서버를 해킹하여 사람을 원격으로 죽이는 것. 스마트 컨트롤러를 손에 쥔 사이코패스 범인은, 사물인터넷 냉장고, 자동차, 오븐처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전자 제품들을 살인 무기처럼 쓸 수 있다.





범인은 왜 이런 잔혹한 범죄에 빠지게 됐을까. 폐쇄적이고 음산한 사이코패스 범인의 자기만의 방, ‘장난감 방’에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제 그 어둡고 침침한 방에 들어가야 한다.

컴퓨터는 내 인생을 구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스포츠가 아닌 뭔가에서 남보다 뛰어날 수 있었다(키가 크면 농구에 유리하지만, 꺽다리는 그렇지 않다).

나는 내가 원하는 누구든지 될 수 있었다. 아바타와 포토샵 덕분에 원하는 어떤 외모로든 변신할 수 있었다.

- 본문에서





“도와줘! 안 돼! 제발, 제발, 제발!” 남자 목소리였다. 목소리는 다시 뭉개져서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으로 이어졌다.

손님들과 직원들은 숨을 들이쉬고 비명을 질렀다. 고장 난 채로 계속 위로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얼른 뛰어내리거나 뒤로 재빨리 물러났다. 옆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사람들도 구멍에 빠질 거라고 생각했는지 얼른 뛰어내렸다. 몇 명은 바닥에 한데 엉켜 쓰러졌다.

색스는 커피숍을 돌아보았다.

범인 40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이쪽을 돌아보다가 벨트에 찬 경찰 배지나 무기를 본 게 아닐까.

- pp.16-17





그녀가 마땅치 않은 것은 링컨 라임의 타운하우스가 아니라 이곳에서 수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젠장.

라임이 경찰 자문 업무에서 손을 뗐다는 사실이 불만이었다. 아주. 개인적으로 색스는 서로 주고받는 자극, 자아의 부딪힘, 그런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창조력이 그리웠다. 그가 일을 그만둔 뒤로 색스의 생활은 마치 온라인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 같았다.

정보는 같지만, 그 정보를 두뇌 안에 집적하는 과정이 대폭 축소되었다.

- pp.84-85





컴퓨터는 내 인생을 구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등학교 시절, 나는 스포츠가 아닌 뭔가에서 남보다 뛰어날 수 있었다.(키가 크면 농구에 유리하지만, 꺽다리는 그렇지 않다). 컴퓨터 클럽, 수학 클럽, 게임, 롤플레이 온라인? 나는 내가 원하는 누구든지 될 수 있었다.

아바타와 포토샵 덕분에 원하는 어떤 외모로든 변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컴퓨터는 내 경력을 가능하게 해준다. 사실이다. 나는 거리의 많은 사람들과 대단히 다른 외모는 아니다.

그러나 약간 다른 것 정도면 충분하다. 사람들은 차이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쳐다보고 비웃고 자신감을 얻고 싶을 때나 그럴까.

그러니 자궁 같은 첼시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사업하는 것이야말로 내겐 완벽하다.

사람들을 볼 필요도 없고, 직접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얼굴에 미소를 띤 채 힐끔거리는 시선을 견딜 필요도 없다.

- pp.203-204





샘은 나와 신디의 사진을 폴라로이드로 찍고 있었다. 전부 다?약에 취해 잠든 그녀의 얼굴, 내 말라깽이 몸, 그리고 내 물건. 다른 사람들도 거기 있었다. 배를 붙잡고 웃으면서.

나는 옷가지를 집어 들고 다시 걸치며 울었다. “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야?”

프랭크와 샘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어느 때보다 떠나가라 웃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말했다. 이봐, 넌 타고난 포르노 배우야, 이 말라깽이!

- p.529





문제는 사회다. 그들은 소비하고, 소비하고, 소비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물건을 수집하고, 물건을 수집하는 데 집중한다. 달리 말해 저녁식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만’ 하고,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여서 소통하는 자리여야 한다. 최고의 오븐, 최고의 만능 조리기구, 최고의 블렌더, 최고의 커피메이커를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이런 물건들에 집중한다, 친구가 아니라!! 가족이 아니라.

- p.560





저자 : 제프리 디버


흥미진진한 캐릭터, 철저한 자료 조사, 탄탄한 플롯, 무엇보다 “사람들은 중간이 아니라 결말을 보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호언할 만큼 충격적인 반전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작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범죄스릴러 작가로, 전 세계 35개국, 2000만 명 이상의 열성팬을 거느린 스릴러 계의 거장이다.

1950년 시카고 출생으로, 11살 때 첫 작품을 완성할 만큼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 소질을 보였다. 미주리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후 잡지 기자로 일했고, [뉴욕 타임스]나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신문의 법률 기자로 일하고 싶어

법대에 들어갔지만, 정작 졸업 후에는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월스트리트의 법률 회사에서 변호사로서 일하면서, 긴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좋아하는 서스펜스 소설을 읽고 글을 썼다. 마흔한 살 되던 1990년, 그는 전업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1997년 디버는 『본 컬렉터』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유명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채 오로지 두뇌만으로 희대의 범죄자들과 대결하는 링컨 라임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 작품으로 디버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었다. 1999년, 안젤리나 졸리 주연으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출간 하는 작품마다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한 제프리 디버는, ‘링컨 라임’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 『콜드 문』에서는 거짓말을 간파하는 심문의 달인 캐트린 댄스를 출연시켜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다.

21세기의 출발선에서 테크놀로지가 가져다줄 공포에 대한 경고와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블루 노웨어』는

낯설고도 현실적인 컴퓨터 해킹을 소재로 한 테크노스릴러 작품이다. 소셜 네트워킹의 시대에 사회공학의 위협을 다룬 이 작품은 영리한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으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는 독자가 지불하는 돈에 책임을 져야 한다.” 평소 제프리 디버는 대중소설 작가로서의 소명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그는 8개월 동안 플롯을 구성하고 다시 열 번 이상을 퇴고한 후 작품을 발표할 만큼, 한 권 한 권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특유의 성실함을 발휘해 ‘링컨 라임’ 시리즈와 ‘캐트린 댄스’ 시리즈를 1년마다 번갈아 집필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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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리랑 1
정찬주 지음 / 다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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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주화운동'이 5.18의 공식 명칭이다. 그러나 직접 참가한 사람이나 '남겨진 자'들은 명예 회복을 위한 행진을 멈출 수 없다.

남겨진 자들은 같이 싸웠고, 죽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지난 40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불러왔다. 오로지 남겨진 자로서 죽은 이들을 위해서다.

1980년 5월 광주 일원에서 일어난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잔인한 방법으로 진압하면서 엄청난 희생자를 낸 5.18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책임자는 증언을 거부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고, 일부 동조세력은 '남겨진 자'에게 위로는커녕 "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 국민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매도하니 아직도 남겨진 자의 의무를 다하기에는 머나먼 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젠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시위대를 향한 과잉진압, 수많은 희생자, 발포 책임자는 누구일까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귀 막고 눈 막아도 알 건 알게 된다. 민주사회에서는...

특히 시민들의 삶에의 뜨거운 열정과 의지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것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확실하게 스스로 체험해온 지난 역사를 아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이 책 《광주 아리랑》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4일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다큐소설이다.

그때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들과 그 안에 얽힌 수많은 인물을 40년이 지난 지금 사실적으로 느끼기에는 쉽지 않다. 특히 피해 당사자나, 가족, 시민들이 아닌 정권을 노린 가해자들은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폭도, 괴물집단이라고 하니...

공식 문서(그것도 조작된 것이 많지만)도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럴 때 작가들의 상상력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글 쓰는 사람들은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당시의 진실을 찾아내 리얼리티를 더할 수 있으니까.

작가 정찬주는 이 소설을 통해 당시 항쟁 참가자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부활한 듯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할 정도로 되살려낸다.





작가는 지금까지 제대로 조명하지 않은 광주시민 개개인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이 계엄당국 측에서 줄곧 몰아간 폭도가 아니었음을, 그저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프게 살아간, 그러나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일 뿐이었음을 새삼 깨닫고 재발견하게 해준다. 당시 사실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더 절절한 한이 느껴지기도 한다.

광주는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통의 도시였음을 느낄 수 있다.

1980년 5월, 광주에는 따뜻한 가슴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2020년 우리들은 따뜻한 가슴을 통해 그들이 자신을 희생해가며 얻어내려 한 것이 무엇인지를 전해받는다.

40년이 지났지만 희생자들과 남겨진 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울컥하게 전해진다.





앞서 밝혔듯 《광주 아리랑》은 광주민중항쟁 40주년 회심작이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4일간을 다뤘다.

이 작품은 정찬주 작가의 세 가지 관점이 유기적으로 이어진 대작으로, 이른바 ‘5월 광주 소설’의 최종 완성판이라 글쓴이도 출판사도 자부한다.

첫째, 메타포아(은유)를 버리고 콜로세움의 검투사처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는 실화를 소재로 삼더라도 소설이라는 사실을 기록하는 보고서가 아닌, 진실을 탐구하는 묵시록에 가깝다고 말한다.

작가가 많은 사실을 바탕으로 많은 고민과 사색을 한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논픽션의 다큐와 픽션의 소설을 오가는 다큐소설이다.

둘째, 지금까지 잘 조명되지 않은 광주시민들을 중심에 두고 있다. 등장인물은 주방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이다.





이들 역시 80년 5월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엄연한 실존이자 최대 피해자로서, 한 사람 한 사람 ‘광주 5.18 역사로서의 소설’에 주인공이자 증인으로 생생히 조명되고 있다.

셋째, 등장인물들을 통해 광주시민이 계엄당국에서 줄곧 주장한 폭도가 아님을 온전히 증언한다.

그저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픈 사람들이었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들이었을 뿐이다.

이를 작품 전반에 드러내며 80년 5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왜 울분을 토했고 계엄군과 맞서 싸웠는지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





또한 꼭 항쟁에 가담한 사람들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끝내 총을 들지 못하고 양심의 소리에 괴로워하는 '남겨진 자'들의 고통도 같은 무게로 다루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과 행동을 이심전심으로 무겁게 교감시켜준다.

작가는 말한다. 이 소설을 읽는 모든 이가 《광주 아리랑》을 통해서 80년 5월의 광주를 실상 그대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고.

정말 광주는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통의 도시였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시위 중에 들었던 횃불이 밤하늘의 별이 된 도시라고. 작가는 40년 전 5월의 광주를 향해 따뜻한 눈물을 흘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어제는 부활절이었다. 무슨 인연에선지 부활절 새벽에 80년 5월 광주 이야기 《광주 아리랑》을 200자 원고지 2400여매 분량으로 탈고했다.

나는 불교 신자지만 ‘예수의 부활’이 오월광주 영령들에게도 영원한 생명의 꽃으로 뿌려지는 듯하다.

《광주 아리랑》에 등장하는 인물은 식당 주방장, 요리사, 시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방직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이다.

이들도 80년 5월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엄연한 실존이자 최대 피해자였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나는 이분들을 한 분 한 분 ‘광주 5.18 역사로서의 소설’에 주인공이자 증인으로 영원히 기리고 싶었다.

화강암 같은 개결한 역사의 비석에 이름을 깊이깊이 새기듯."

- 「작가의 말」 중에서






선도차 지대 팀장은 문득 머리끝이 쭈뼛했다. 광주로 내려오면서 잠깐 꾼 꿈이 생각나서였다.

자신이 피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김 중위는 전남대 정문을 빠져나오면서 참지 못하고 또다시 욕지거리를 뱉었다.

“쌍놈의 새끼들! 잡기만 해보래이. 부랄 한쪽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끼다.”

자신의 군홧발로 시위하는 학생들의 사타구니를 짓이기겠다는 욕설이었다.

지금까지 시위진압 훈련을 해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고 싶다는 듯 험악한 말을 뱉어냈다. 달도 없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 「지형정찰」 중에서





마지막으로 이승룡을 불러 세웠다. 그에게도 안경을 겨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인정사정없이 잔인했다.

공수부대원들은 학생이 실명을 하건 말건 관심이 없었다. 이승룡은 공포가 엄습해 반항할 생각조차 못한 채 부들부들 떨었다.

그래도 가죽 장갑이 안경을 향해 날아오자 본능적으로 얼굴을 돌렸다. 공수부대원이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얼굴을 다시 돌려놓고 안경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순간 안경이 깨지면서 양미간의 살이 깊게 찢어졌다.

이승룡 일행이 구타를 당한 지 40여 분쯤 지난 뒤였다. 본부로 끌려가서 보니 이미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퉁퉁 부은 학생 30여 명이 붙잡혀 와 있었다. 그중에는 시위와 상관없는 학생이 많았다. 시험공부 중인 학생도 있고 건축 작품을 준비하던 학생도 있었다.

- 「야만의 밤」 중에서





공수부대원들이 지나가는 행인을 아무나 붙들고 진압봉을 휘둘렀다. 청바지에 긴팔 티를 입은 여학생을 잡아당기더니 길바닥에 내팽개쳤다.

여학생의 티가 벗겨져 가슴이 보일 만큼 난폭하게 질질 끌고 갔다. 그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오십으로 보이는 남자를 붙잡은 뒤 진압봉으로 두들겨 팼다. 시민들 보란 듯이 자전거는 길바닥에 사정없이 던져 망가뜨렸다.

지켜보는 시민들은 두려움 때문에 아무도 항변을 못했다. 문장우 역시도 처음에는 말을 못하다가 꾸역꾸역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야, 개새끼들아. 니들이 대한민국 군인이냐? 죄읎는 사람들까지 왜 때려!”

그제야 상가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공수부대원들에게 욕을 퍼부었다.

“광주 사람 죽이러 왔냐, 나쁜 놈들아!”

박효선도 한마디 큰 소리로 말했다. 연극으로 다져진 목소리였으므로 발음이 정확했다.

“군인 후배들, 내 말 쫌 들어보소. 광주 사람들은 당신들의 적이 아니요. 당신들이 보호해야 할 시민들이요.

부당한 명을 받았으면 거부하시오. 그런 명령불복종은 죄가 안 돼요.”

- 「깨지는 꿈」 중에서





두 번이나 ‘호소문’을 읽은 박금희는 그래도 공수부대원들이 광주시민을 총칼로 찔러 죽인다는 부분에 수긍하지 못했다.

도청에서 벌어진 일도 공수부대원이 대검으로 여대생의 유방을 건들이며 희롱했지 찔렀다고는 믿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저녁을 막 먹고 나서였다. 벽시계가 8시를 가리켰다. 남광주시장 부근에 사는 학교 선도부 부원인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남광주시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공수부대원들이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전화였다.

“금희냐?”

“응.”

“골목에서 언니 친구 미자 언니가…….”

친구는 더 말을 잊지 못하고 울었다. 선도부 부장인 박금희보다도 더 당찬 친구인데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뒷말을 꺼내지 못하고 흐느꼈다.

박금희는 놀란 채 다독였다.

“차분허게 얘기해봐.”

“공수가 칼로 미자 언니 가슴을 찔렀어.”

- 「호소문」 중에서





한일은행 저쪽에서도 공수부대원들이 나타났다. 이른바 앞뒤 쪽에서 공격진압하는 협공작전이었다. 이제는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아니었다.

시위대는 금남로 이면도로나 골목으로 피했다. 진각도 일고여덟 명의 젊은 청년과 힘껏 뛰어서 전남체육사로 들어가 셔터를 내렸다.

공수부대원들이 금남로의 시위대를 제압했는지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

“폭도들은 자수하라! 폭도들은 자수하라!”

전남체육사 안으로 피신하고 있던 청년이 욕을 했다.

“니들이 폭도제 우리가 폭도냐? 씨발 놈들아!”

진각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욕이라서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밖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으나 다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시위 학생이나 시민을 붙잡아 진압봉으로 두들겨 패는 듯했다. 그리고 상가 셔터를 군홧발로 차는 우당탕 소리가 났다.

M16소총 개머리판으로 찍는 둔탁한 소리도 연달아 들려왔다. 진각이 숨어든 전남체육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셔터를 군홧발로 차는 소리가 났다.

“개자식들아, 빨리 나와! 부수고 들어간다.”

- 「우리가 폭도냐?」 중에서





한 청년은 도망치다 붙잡혔는지 허리띠로 손발이 함께 묶인 채 신발을 입에 물고 있었다.

일부 공수부대원은 공원 앞 식당에서 국밥을 먹고 있었다. 팀장인 듯한 중사는 엎드린 청년들을 보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낮술을 마셨다.

나상옥이 그 앞을 지나가려고 하자, 한 아주머니가 달려와 붙잡았다.

“젊은 사람덜을 무조건 잡아다가 족치고 있응께 가지 마씨요.”

순간, 나상옥은 ‘젊은 사람들을 잡아다가 족친다’는 아주머니 말에 부아가 치밀었다. 지나칠까, 말까 망설였다.

그러는 사이에 한 공수부대원이 나상옥에게 말했다.

“빨리 꺼져!”

그래도 나상옥이 버티고 있자, 공수부대원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M16소총을 멘 공수부대원은 1미터짜리 긴 박달나무 진압봉을 들고 있었다.

나상옥은 맨손으로는 버겁겠다 싶어 슬그머니 피해버렸다. 월산동 집으로 돌아온 나상옥은 분을 삭였다.

그런데 한 번 치민 분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적개심 같은 것이 막연히 솟구쳤다.

- 「2차 차량 시위」 중에서





《광주 아리랑》에서는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주인공이다. 죽었든 살았든, 필연이든 운명이든, 옳든 그르든 극한 상황에서 나름의 선택을 했던 주인공들이다.

그런 인물들과 행위들을 모자이크해 14일간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눈앞에 펼쳐놓은 거대한 벽화가 《광주 아리랑》이다.

작가를 드러내지 않으려 몰인정한 가슴으로 그린 그 벽화에서는 되레 따뜻한 가슴들의 이야기가 직접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저러한 주제와 기법으로 가지를 쳐가고 있는 5월문학 40년. 무엇보다 당시의 실상이 전설화, 풍문화, 관념화돼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광주 아리랑》은 5월문학의 원본이 될 것이다.

아리랑 민요가 수없이 편곡, 개사되며 오늘도 불리고 감상되듯 『광주 아리랑』 인물들 각자가 다 주인공이 돼 제 세상 펼칠 작품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서 그날 광주의 따뜻한 가슴들의 진실을 영원히, 감동적으로 전할 것이다.

- 「서평 (이경철 문학평론가 · 전 중앙일보 문화부장)」 중에서





작가 : 정찬주

자기다운 삶으로 자기만의 꽃을 피워낸 역사적 인물과 수행자들의 정신세계를 탐구해온 작가 정찬주는 1983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작가가 된 이래, 자신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변함없이 천착하고 있다.

호는 벽록(檗綠).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고, 상명여대부속여고 국어교사로 교단에 섰다가 십수 년간 샘터사 편집자로 법정스님 책들을 만들면서 스님의 각별한 재가제자가 되었다.

법정스님에게서 받은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무염(無染)이라는 법명을 마음에 품고서, 전남 화순 계당산 산자락에 산방 이불재(耳佛齋)를 짓고 2002년부터 자연을 스승 삼아 벗 삼아 집필에만 전념 중이다.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 『소설 무소유』, 『암자로 가는 길』(전 3권)을 비롯하여, 이 땅에 수행자가 존재하는 의미와 우리 정신문화의 뿌리를 일깨우는 수십 권의 저서를 펴냈다.

장편소설로는 인간 이순신을 그린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전 7권), 『천강에 비친 달』, 『다산의 사랑』, 『칼과 술』, 『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 『니르바나의 미소』, 『다불』, 『가야산 정진불』(전 2권), 조광조가 꿈꾼 나라를 다룬 『나는 조선의 선비다』(전 3권) 등이 있고, 산문집 『법정스님 인생응원가』, 『법정스님의 뒷모습』, 『불국기행』, 『자기를 속이지 말라』, 『공부하다 죽어라』, 『정찬주의 다인기행』, 중국 선(禪)유적지를 답사한 여행기 『뜰 앞의 잣나무』와 『행복한 중국 선여행』 등이 있고, 동화 『마음을 담는 그릇』, 『바보동자』 등이 있다. 행원문학상, 동국문학상, 화쟁문화대상,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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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 - 퇴색된 마음에 빛을 더하는 시간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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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수십 년 꽤 책을 읽었다.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분야가 있다.

그러나 독자는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가 따로 없다. 때문에 한 분야의 책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다만 연령별로 되돌아보면 청소년 시기는 소설, 삼십대에는 자기계발이나 삶에 관한 에세이를 많이 읽은 것 같다.

지금은 '마음 치유' '힐링 에세이' 등으로 일컬어지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나이 탓인지, 학문으로서의 독서가 아니어서인지 그런 책이 좋다.

이 책 『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도 그런 차원에서 선택했다. 제목은 조금 길지만 작고 예쁘게 만든 책이다.

마음 치유의 책이 대체적으로 그렇듯 이 책도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책은 9년 동안 매일 글을 쓰고 있다는 김유영 작가 자신의 인생과 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독자로 하여금 사색을 하게끔 만드는 가벼운 잠언서 같은 느낌도 든다. 무턱대고 인생을 가르치려 하는 게 아니라 바람을 담은 조언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이들에게 조금은 천천히 때로는 느리게 가도 된다고 충고하는 점에서 동종의 다른 책에서 보이는 강권의 느낌이 아니어서 현실적 충언들을 부분도 거슬리진 않는다.





느린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내가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는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내 걸음대로 살라'는 이야기에서는 멈칫하며 유명한 스님의 책 제목도 떠오르긴 했다. 그리곤 생각했다.

과연 내 삶에서 어떤 보폭으로 걸어야 할까. 나는 무얼 찾아야 할까. 아직까지 못 찾았다면 내가 원하는 삶은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행복이란 걸 찾으면 이 삶의 행위가 완성되는 건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명상의 주제로 삼기도 했다.

생각을 거듭하다보니 이게 삶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사는 거...





책읽기도, 명상도 끝난 후 서평을 쓸 때쯤 불현듯 앞선 그 생각이 들었다. 삶을 끝없이 고민하는 것. 그리 생각하니 작가가 글을 쓴 의도가 거기에 있었나 싶기도 하다.

산다는 건 그런 걸까? 꼭 무얼 찾아야 하나? 인생이란 생각할수록 어렵다. 작가가 흔들릴 때마다 9년을 외웠다는 주문 같은 말은 생각할수록 어렵다.

좀 적게 얻어도 된다면 때론 여유를 부리는 게으름도, 죽을 만큼 애쓰지 않고도 작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을 텐데 저자는 그럴 때마다 자신을 다독였다니 수도승인가 하는 우스꽝스러운 생각도 했다. 저자는 그래서 쉼이 절실하고 독자의 고민은 수도승 같은 치열함이 없어서 깨달음도 없는지 모른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얻는다”라는 작가의 글처럼 우리는 사람 없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자신의 감정에까지 치인다. 그것이 보통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자신의 감정부터 잘 보살펴야 타인의 감정을 배려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세상은 점점 삭막해져 간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흐트러진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차(茶)와 같은 글로 ‘나’를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예의와 격식을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글을 읽으며 깊숙한 내면의 무엇을 느끼는 것이 필요한 때가 왔다.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습니다. 나만의 속도로 말이지요. 내 삶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가는 동안,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음미하며 가고 싶습니다.” (p. 19 나만의 속도)





이 책은 오롯한 나만의 것인 '마음',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희망', 더 나은 성장을 위한 '반성',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관계', 미래를 향한 발돋움인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날들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며 쉼을 시작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김유영 작가의 글과 꽃담캘리 안경희 작가의 캘리그래피가 만나 탄생한 '캘리그래피 엽서'도 눈에 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효과가 있다.

"말에는 다짐이 있고, 다짐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p. 120)

그렇겠지. 지켜야 하는 말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닌데. 대화는 대부분 듣는 쪽이 아니라 하는 쪽이다 보니 가르치거나 주장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나는 결이 통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결이 통하는 사람을 찾기만 하는 사람일까?

그도 저도 아니고 미처 결을 만들지 못한 사람일까? 도대체 나는 여태 어떻게 살아온 걸까. 그게 궁금해졌다.





작가는 9년 동안 매일 글을 썼다고 한다. 지겹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노력이 없거나 적다면 얻는 것도 그만큼 적다."

"당신은 당신이 꿈꾸는 어떤 것이라도 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감을 가져라! (pp. 78~79 자신감의 주문)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3일 똑같은 일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작가는 자신이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자신감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끈기있는 사람이고, 어찌 보면 독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9년간, 그것도 매일 지속했다니.(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물론 저자의 말을 반박하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데 자신감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살아 있는 게 아니니까.





믿고 신뢰했던 친구나 직장 동료 또는 함께하는 모임에서의 일원 등에게 진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다. (p. .164 진심이 약점이 되는 순간)

때로는 이러한 진심이 잊을 수 없는 상처, 약점이 되는 순간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즉, 나의 맨 얼굴로 다가가야 할 때와 사회적 역할로 다가가고 대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회사라는 사회 생활을 해보지 않더라도 처음 만나는 상대방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 시기인 유치원생들도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 동의할 것 같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독자 또한 마찬가지다.

굳이 주변인에게 내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고 그저 주변인으로 남는 게 이득일 때가 많다. 친해지면 친해진 대로 애매한 상황이 많이 생긴다.





추임새는 가정과 직장, 사회의 구성원과 사람들과의 관계 사이에도 꼭 필요하다. 남을 위하고 나를 위해서라도 추임새를 듬뿍 넣어주자.

칭찬과 격려의 말 추임새는 상대를 신뢰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마음이다. (p. 179 일상의 추임새)

그랬구나, 화났구나, 속상했구나, 나라면 못했을 거야.

여성들이 대화를 길게 이어나가고 좋은 대화를 이끌어 가는 이유는 이런 추임새라고 본다.

남성들은 선천적으로 추임새에 약한 듯 싶지만 노력으로 승화할 수 있는 문제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택시를 탈 때면 기사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질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겸손이다. 겸손의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질문하면 알고자 하는 것, 몰랐던 정보도 얻게 된다.겸손 없는 질문은 벽에 대고 질문하는 것과 같고 겸손한 질문은 상대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나오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p. 197 겸손의 질문)

그러나 요즘은 목적지 이외에는 말을 잘 섞지 않는다. 무심히 창밖을 보거나 휴대폰만 쳐다본다. 말 걸지 않으면 어색하기도 하고... 독자도 그렇다.





가끔 좋지 않은 생각이 들어오면 억누르는 것이 아니고 붙잡으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 '이 느낌과 이 감정은 뭐지?'라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내버려두고 내 마음속에 들어온 것을 의식하지 않고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홀가분해집니다. (p. 254 의식하지 않고 흘러가도록)

책의 뒷 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가장 공감이 가고 중요한 부분이다.

생각을 의식하지 않고 흘려보내라는 말, 쉽고도 어려운 말이다. 명상을 하는 독자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마치 현자들에게나 나올 법한 말이다.

이 외에도 좋은 조언이 많다. 분명한 건 제목과 같이 상당히 느릿느릿한 느낌이 든다.

임팩트도 없다. 임팩트는 없지만 점점 빨라지고 있는 시대에 조금은 나만의 속도로 맞춰나가기 위해

저자가 의도적으로 속도 조절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글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도록.

저자 : 김유영

한때 염세주의자였지만 삶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알려주는 사랑의 본질적 의미를 깨달으며 긍정주의자로 탈바꿈 하였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긍정의 희망을 전파하려 노력하는 자칭 ‘긍정 마법사’이며 가슴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친 아쉬움으로 서점에 8년간 몸담았고, 책이 좋아 서점을 창업하기도 했을 정도로 마냥 책을 좋아한다. 시간이 흘러 현재는 세상을 읽고, 보고, 듣고, 느끼고, 돌아보고, 생각하며 10여 년 동안 습작을 해오고 있다.(이미 책을 냈으니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훗날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상담과 강연을 하며 지금까지 해온 선한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자 한다. 또한 한부모 가정이나 어려운 아이들이 자라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일념으로 그들을 위한 재단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작가와 강연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매칭 서비스 플랫폼인 숨고(숨은고수)에서 심리 상담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쉼, 하세요』, 『마음이 향하는 시선을 쓰다』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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