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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길입니다 - 친절한 화두 명상 지침서
김준영 지음 / 민족사 / 2025년 4월
평점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 『당신이 길입니다』는 부제 「친절한 화두 명상 지침서」를 읽어야 비로소 주제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출판사 민족사는 이 책을 "선(禪) 수행의 정수를 담은 화두 명상 실천 안내서"로 소개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다닐 때 이미 '선(禪)'의 개념을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선에 대한 생각도, 관계되는 일도 별로 접할 일이 없고, 화제에 오른 일도 없어 점차 잊혀져 갔을 뿐이다. 지금도 머릿속 기억의 한끝에 불교 승려들은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선 혹은 참선을 하는 것으로 새겨져 있다. 이 책이 '선'에 관한 내용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출판사 소개글에 있는 내용으로 보아도 '선'과 '명상'은 거의 같은 개념인 것으로 판단된다.
저자 김준영은 〈머리말〉을 통해 "선은 지금 '나에게 없는 행복'을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지금 있는 그 자리, 지금 경험하는 괴로움, '지금 존재하는 그대로가 행복'임을 깨닫고 확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선의 행복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삶의 매 순간에 실재하는 지복(至福)이다. 선에서의 깨달음은 목표이기도 하지만 철저한 과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설령 깨달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과정 과정마다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보람과 가치를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저자는 "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냥 선택하면 된다. 선은 어렵지 않다. 어려워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아서 못하는 것이다. 선에는 옛날과 지금이 없다. 늘 지금이다. 선의 전통은 2,000넌이 넘지만, 그 가르침은 '지금 이 순간'을 가르키고 있다."고 선의 개념에 세밀한 설명을 내놓는다.
저자는 이 책의 성격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이 책은 선의 이론서가 아니다. 실천 안내서이다. 이론은 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행하는 데 꼭 필요한 만큼만 썼다. 반면 실제 수행 부분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만 썼다. 처음 선을 수행할 때부터 화두를 해결할 때까지의 과정을 총 6단계로 나누었다. 그리고 각 단계별로 수행의 포인트, 마음의 상태와 의미,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수행 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밝힌다. 이 책은 명상과 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오늘날, 간화선(看話禪)의 핵심을 친절하고 깊이 있게 안내하는 입문서이자, 저자가 자신의 깊은 수행 체험과 오랜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낸 실천적 수행 지침서이기도 하다.

또 이 책은 처음 선 수행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궁금증, “선이 무엇인가요?”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하여, 독자들의 궁금증에 차근차근 답해 나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본래 자기 안에 있던 ‘길’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화두 명상을 중심에 두되, 위빠사나와 티베트 명상의 핵심 원리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수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통합적인 접근법을 제시한다. 초심자부터 오랜 수행자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신만의 수행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인 셈이다. 이 책은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선불교의 본류, 간화선을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명료하게 안내한다. 부제 「친절한 화두 명상 지침서」에서 드러나듯 이 책은 초심자도 무리없이 따라올 수 있도록 실제 수행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구성되어 있으며, 각 수행 단계별 핵심 포인트를 짚어주어 독자가 책을 읽으며 직접 수행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 책은 수행의 전반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며, 예비수행부터 간화선의 핵심 원리를 다룬 뒤 본 수행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안내한다. 불교 수행의 핵심인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즉, 마음을 바로 보고 본성을 깨달아 부처가 되다는 가르침을 중심에 두고 선 수행의 문을 여는 여섯 단계, 공안(화두)을 통한 실천, 그리고 깨달음 이후의 삶까지 조목조목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대부분의 내용이 질의응답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행자들이 실제로 궁금해할 법한 질문들에 대해 생생하고 현실적인 답변을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여기에 달마대사부터 혜가, 승찬 등 역대 선지식들의 일화를 곁들여 독자가 선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오랜 시간 선지식 곁에서 선 수행과 대중불교 활동을 함께해 온 분으로, 간화선의 원리를 일상과 수행 사이에서 풀어내는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오랜 수행자의 깊은 내공으로 초심자의 호기심과 수행자들 사이에 궁금증을 두루 아우르며, “진정한 깨달음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될 책”이 될 것으로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선을 "특별한 누군가가 따로 닦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나 자신의 삶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금 이 자리에서 괴로움조차도 수행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선의 시작이자 완성임을 역설한다. 아울러 이번 생의 내가 다음 생의 나에게 주는 궁극의 선물이 선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명상에 관심 있는 누구나, 삶에 방향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지금 여기’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조용하고도 강력한 수행의 지침이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책의 뒷 부분에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간화선 수행자 축서사 금곡 무여 스님의 간절한 화두 법문이 함께 실려 있어 화두 명상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빛나게 해주는 참으로 믿고 의지할 길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우리는 참으로 귀중한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보물인 줄 모르고 있어요. (중략) 참으로 애쓰라고 해서 되게 하고 지나치게 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화두 자체만 놓치지 마세요. 그걸 (좌선)할 때만 하지 마시고, 새벽에 눈 딱 떠서부터 주무실 때까지 늘 화두를 하세요. 단전에서 가슴까지 꽉 차는 느낌이 듭니다. 그게 이제 의심덩어리(의단疑團)가 되는 거예요.”(p.294) -경북 봉화 축서사(鷲棲寺) 금곡무여金谷無如 스님 소참법문 중에서
이 책은 마지막 〈부록〉 포함, 모두 1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선(禪)〉, 2장 〈괴로움〉, 3장 〈수행(修行)의 문〉, 4장 〈선(禪)의 문〉, 5장 〈공안(公案)의 세계〉, 6장 〈수행의 로드맵〉, 7장 〈준비할 것들〉, 8장 〈예비수행〉, 9장 〈간화선(看話禪), 그 깨달음의 원리〉, 10장 〈본수행〉, 11장 〈깨달음 이후, 중도(中道)의 삶〉, 12장 〈당부의 말씀〉, 13장 〈맺는 말씀〉, 14장 〈부록 : 참선의 자세〉 등이다.

입문서이자 지침서이니만큼 책의 앞 부분에는 용어 해설에 집중한다. 대부분의 입문자들이 낯선 용어에 당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 역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용어가 대부분이고, 한 번쯤 듣거나 책을 통해 익힌 용어일지라도 정확한 기억은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용어 해설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두었다. 이를 테면 이 책의 핵심어 중의 하나인 선(禪)에 대한 말이다. 저자는 한 개의 장을 이용해 선을 설명하고 있다. "선이 무엇인가요?"란 질문에 답변으로 사전적 설명이 간략하게 나온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선이란 "누구나 본래부터 갖춰져 있는 완전성(完全性)을 뜻한다"고 말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가지고 있는 완전성을 포괄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다. 생명이 가지고 있는 궁극의 '청정한 마음'이라고 풀이한다.
저자는 다음으로 "모든 생명이 본래 완전하다는 말인가요?"란 질문을 두고 "그렇다. 모든 생명은 그 성품이 본질적으로 완전하다.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든 짐승이나 벌레의 모양을 하고 있든 신(神)의 모양을 하고 있든 모든 존재의 참다운 본성은 완전성이다. 그래서 모든 생명의 가치는 평등하다. 이 생명의 완전성을 불성(佛性), 신(神性)이라고도 부른다"고 풀이한다. 이어 "선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순수한 선의 입장에서는 당신이 '본래부터 깨달아져 있는 완전한 존재'라는 것 하나만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모든 존재에게 선이 전하는 제일의 비전이다. 또한 모든 존재에게 전하는 궁극의 선물이다. 당신은 이미 깨달아져 있는 존재이다. 당신은 본래부터 완전한 존재이다. 당신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그렇다. 가장 궁극의 차원에서 완전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라고 저자는 기술한다.
다시 저자는 "완전하다는 의미가 무엇인가?"라 묻고, "당신은 본래 완전한 만족의 존재라는 뜻이다"고 밝힌다. 모든 결핍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뜻임을 강조한다. 또 모든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한다. 모든 고통으로부터, 가지고 있는 모든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임을 역설한다. 이처럼 불교의 교리에 맞는 "본래 완전한 지혜의 존재"임을 확실하게 부각시킨다. 저자는 이 장의 마지막 질문을 추가한다. "참선(參禪)은 무엇인가?" 저자의 답변은 확고하다. "참선은 당신이 모든 마음의 장애, 번뇌, 기쁨이나 슬픔, 즐거움이나 괴로움, 교만, 어리석음, 탐욕과 분노, 무기력함 등에서 벗어나 당신의 본래 모습인 완전성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고 독자들의 머릿속에 새긴다.

이처럼 이 책의 모든 장(章)은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소크라테스의 대화, 공자의 문답, 석가의 문답 형식임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이 방식이 독자들에게 가장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방식이고, 왜 현인들이 문답식의 대화를 통해서 가르쳤는지도 어렴풋이나마 독자는 이해하게 된다. 2장 〈괴로움〉에도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내용을 완성시키고 있다. 1장 〈선(禪)〉과 2장 〈괴로움〉과의 관계도 연결되어 있다. 장이 다르고 주어진 단어나 문구가 다르지만 독자들은 죽 읽어나가며 각 장에도 계속해서 이어져 있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2장의 첫 문장이 1장의 마지막 문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2장은 〈괴로움〉이지만 첫 질문은 '완전성'과 연계된 질문이 된다. "당신이 나에게 완전한 존재라고 말하지만, 나는 매 순간 갖가지 고통과 걱정 속에 있다. 나에게 완전한 존재라고 이야기하지만 내가 완전하다는 것을 전혀 알 수도 느낄 수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나에게 완전한 존재라고 하는 것인가?"(p.20)
답변에 따르면 지금 당신이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 있다고 해도, 바다와 같은 슬픔이 있다고 해도, 온산을 태우는 불길 같은 분노 속에 있다고 해도, 그서이 당신의 온전함, 완전함을 부정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당신의 완전성을 부정하는 것은 비구름이 가득한 하늘에는 태양이 없다고 하는 것과 같다. 진정, 비가 내리는 하늘에는 태양도 없는 것인가? 비 오는 날에도 비구름 너머에서 태양이 빛나듯 고통, 슬픔, 분노에 당신이 일그러져 가는 순간에도 그 너머에서 당신의 완전성은 빛나고 있다. 그 너머에서 완전한 고요함으로 괴로워할 수 있게, 슬퍼할 수 있게, 분노할 수 있게 비춰주고 있다. 문답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답변 역시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앞 답변에 이어진 내용의 뒷 질문이 따른다. 마치 하나의 시나리오가 짜여진 대로 배우들이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다. 2장에서 하나의 질문과 답변을 여기에 기술해본다.
"괴로움은 왜 일어나는 것인가?" "당신의 본질은 온전하고 완전하지만, 현재 당신이 인식하는 자기의 모습은 완전하지 못하다. 둘 사이에는 매우 큰 격차가 있다. 그 격차의 크기만큼 당신은 갖가지 괴로움을 겪어야 한다. 현재의 당신이 완전성에서 멀어질수록 당신은 더 많은 괴로움, 더 깊은 고통, 더 큰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당신의 완전성과 현재의 당신 사이에는 애석하게도 두터운 어리석음이 자리하고 있다. (중략) 괴로움은 당신이 당신의 완전성을 보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괴로움만 괴로움이 아니고 즐거움도 괴로움이고, 기쁨도 괴로움이고, 사랑도 괴로움이고, 행복도 괴로움이된다. 보는 대로, 듣는 대로, 맛보는 대로 괴로움이 된다.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게 그대로 괴로움이 된다.

이 책의 구성에 대해 독자들도 거의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용어 해설과 내용의 전개 방식, 심지어 단계별 심화 과정까지 모두 문답식으로 이루어진 이유를 2장이 지나지 않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초심자들에게 친절하게 가르치는 최선의 방법이고, 이 방법으로 선을 수행하고 실제 목적하는 바로 나아가는 방식을 옆에서 지켜봐주는 듯한 느낌이 연속으로 들게 한다. 이 같은 책의 구성은 독자들이 현장에서 스승 승려에게 배우고 실천하며 깨달아가는 과정과 흡사한 느낌마저 갖게 한다. 이것이 이 책을 문답식으로 구성한 이유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3장 〈수행(修行)의 문〉에 나오는 하나의 문답을 추가해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어떻게 해야 지금 이대로의 내가 완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부처님은 우리에게 네 가지 특별하고 분명한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누군든 네 가지 방법 중 하나를 꾸준하게 실천한다면 스스로의 완전성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부처님이 더없이 감사하고 위대한 점은 우리가 본래 완전한 존재라는 가르침과 실제로 그 완전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전해 주신 것이다. 양굿따라 니까야의 『쌍경』이라는 경전에는 깨달아 완전성을 회복하는 네 가지의 수행법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첫 번째는, 사마타를 수행해서 그 힘으로 위빠사나를 닦는 방법
두 번째는, 위빠사나를 수행해서 그 힘으로 사마타를 닦는 방법
세 번째는,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동시에 닦는 방법
네 번째는, 진리와 수행에 대한 바른 가르침을 통해 수행자의 마음이 순간적으로 고양되어 번뇌가 멈추고 삼매에 들어가는 것.
만약 수행자가 궁극의 진리를 성취했다면 그는 이 네 가지 또는 네 가지 중 하나의 방법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p.30~31)
저자 : 김준영(달마 김준영)
1960년생. 간화선을 기반으로 티벳의 족첸과 포와, 마하시, 술륜, 쉐우민 전통의 위빠사나를 섭렵. 현재, 필요에 따라 간화선, 위빠사나, 티벳명상 등을 융합해서 수행을 안내하고 있다. 20대 중반 무렵 송광사의 일각 스님을 만나 마음을 내어놓으라는 한마디에 가슴의 울분이 급속히 녹아내리는 경험을 통해 선(禪)에 입문. 1991년 무렵, 일반인들에게 참선 인연을 만들어 주겠다는 열망으로 서울에서 요가와 참선 수행 안내를 시작. 1992년부터 화두 명상과 함께 위빠사나와 티벳 명상을 하면서 수행에 대한 새로운 안목이 열렸다. 1997년 PC통신 유니텔의 불교동호회 활동을 시작, 매주 한 번씩 오프라인 참선 소모임 진행. 2000년 무렵부터 3년 동안 동호회 도반들과 함께 선지식 초청 대법회를 10차례 개최하고, 2005년부터 화두 외의 방편까지 폭넓게 쓰시는 축서사 무여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