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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적 일상 - 추억은 쇼와에 모인다, 개정판
이주호 지음 / 브릭스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평일 한낮 햇빛 아래 선 게 대체 얼마 만이었겠어요? 아, 서 있었던 건 아니지. 누운게 얼마만 이었겠어요. 감화가 북받치더라고요. 이 참에 벚꽃 아래를 유유자적 폼 나게 걸어볼까, 아니면 시노바즈 연못이나 한 바퀴 돌아볼까 했지요." (-21-)
"일본 넷우익처럼 한국에도 인터넷 우익 청년들이 있는데, 거기에 여성 혐오자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 아이들이 성 역할에 대해 무슨 판단이 있어서는 아니고, 여자 친구를 사귀기에 자신들이 열등한 인간이라 생각하는 거지요. 여자를 만나고 싶어, 여자들이 나를 외면해, 나는 여자를 증오해." (-60-)
아내와 조카 가족들은 아직 호텔에 남아 있거나,. 어제 밤까지 그런 말은 없었어도 , 다카스키 군이 모는 보트를 타러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평소의 그들대로라면 비너스 포트나 다이바 시티로 쇼핑을 갔을 것이다. 몰에서 몰을 오가다 저녁을 먹고 돌아가는 도쿄적 일상은 나에게도 익숙한 주말 시간이지만, 오후에는 혼자 아사쿠사에 갔다가 저녁 밥 시간 맞춰 오디이바로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유유자적의 시간을 건물 밖 길에섭만 찾겠다고 정해놓은 건 물론 아니다 (-114-)
30년간의 경제부흥, 그리고 거품, 몰락, 사람들은 쇼와의 낭만을 찾아 TV 를 틀고, 아사쿠사 거리를 헤매고, 이자카야에 앉아 맥주 거품으로 입술을 적신다. 순수했던 60년대, 희망찬 도약의 70년대, 풍요롭던 80년대, 그것들을 아닌 척 받아쓰기에 바빴던 한국의 90년대까지, 모든 추억은 쇼와에서 모인다. (-130_
세이부 백화점 옥상으로 올라가 우동가게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런 저런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우동집답게 아침부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동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드넓은 옥상에 벤치가 하도 많아 자리를 못 잡을 염려가 없었다. 좀 짜다 싶은 국물을 말끔하게 들이켜고 벤치 사이를 서성대며 테이블을 닥아주고 쟁반 나르는 일을 거들어주는 남자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백화점 1층으로 내려갔다. (-163-)
1916년 조선총독부가 경복궁 내에 신청사 공사를 시작하며 광화문을 철거하려 하자 '역사와 예술과 조선 민족을 위해 조선 건축의 대표인 경복궁을 내버려 두라'는 글을 발표하며 반대 여론을 이끈 일본인이 있었다. 이 사람은 1924년, 조선의 미술품은 조선에서 전시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고종이 외국 사신을 접견하던 경복궁 집경당에 '조선민족미술관'을 개성하기도 했다. (-206-)
묵묵히 표 두장을 끊었다. 콘크리트 기둥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아무런 압박이 느껴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도 물론 전망대 유리 가까이는 가지 않았다. 최대한 원심 가까이에 앉아 아내 브로슈어를 읽으며 하행 엘리베이터를 타게 될 시간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렸다. (-272-)
1940년대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일본 도쿄에 대해서 공감하는 요소들이 많을 것이다.그 요소들 하나하나가 도쿄적 일상이 되고 있었고, 한국은 1980년대 일본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한국은 미군정 체제에서,그대로 가난한 생활 속에 방치되었지먼, 일본은 이용할 가치가 존재했다.메이지 유신 이후,일본의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하였고, 1958년 도쿄 타워, 1964년 도쿄 올림픽 개최, 한국인이 좋아하는 아톰 시리즈가 1963년 방영되었고, 1966년 비틀즈 공연이 있었다. 1974년 세븐일레븐이 탄생되엇고,일본은 말 그대로, 25시간 편의점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런 요소들이 1989년 까지 이어진 쇼와 시대,일본 전성기를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은 일본을 미워하면서도 따라갔다. 미국이 무섭지 안았던 일본은 신흥국이면서, 아시아의 맹주로 성장하게 된다..
여행에 대해서, 일상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고 있었다. 도쿄적 일상을 보면서,서울적 일상을 기록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두 나라의 수도의 특징은 묘하게 다른 개성이 있으면서도, 비슷한 면이 존재한다. 일본을 모방하였고, 한국은 일본을 따라가기 급급하였다. 반도체 산업으로 인해 한국은 겨우 일본과 비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반대로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서울에는 있고,도쿄에는 없는 것, 도쿄에는 있고,서울에는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1990년대 일본이 처한 경제 공황은 2020년까지 이어지고 잇다. 이 책은 여행 인문학이라 한다. 한권의 책으로 도쿄를 이해하고,도쿄가 가진 매력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도시들과 대조해 볼 수 있다.서로 비슷한 점과 다른 점, 특징을 나열하게 된다면, 우리가 앞으로 일본과 다른 전략을 취하고, 우리만의 고유한 가치들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