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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보내 온 동시 ㅣ 좋은꿈아이 4
남진원 지음, 정지예 그림 / 좋은꿈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시골에 살다보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시골 특유의 내음새일 것입니다..
도시의 매연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내음새...
어려서 시골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시골 내음새는 나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리고 대도시의 30층 높이의 건물을 보면 현기증을 느끼는 것 또한 시골에 적응해 살아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에 담겨진 50편의 동시는 강릉 방터골에 사시는 남진원님의 시골의 정겨운 모습을 그대로 담아놓았습니다.동시하나 하나 허투루 넘기지 못하는 것은 동시 이야기가 바로 시골의 모습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시골에서농사를 짓게 되면 우리가 눈여겨 보는 것이 날씨입니다...비가 와야 할때 비가 오지 않고 비가 오지 말아야 할 때 비가 오는 것..농약을 치는 것도 밭을 매는 것도 씨앗을 뿌리는 것도 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 손 - 비그쳤다.밀집모자 쓰고 장화 신는다.호미 쥠 마음 손 먼저 앞서 간다..(p14)
비가 오고 비가그치면 농부도 바빠집니다..
비가 와서 미루어놓았던 일들을 해야 하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1분 1초가 아깝지요..
그러한 농부의 마음..그마음을 시골 소년의 마음을 통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 집 앞 도랑물 소리.내가 내려가면 조잘 조잘 뒤따라 내려온다.(p18)
어릴 적 시골에서 물고기도 잡고 장난도 치던 그때의 모습은 요즘 시골에 가면 잘 안 보입니다...그렇게 많았던 물과 물고기들은 왜 그렇게 사라졌는지...
달라진 시골의 모습에 마음아플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물이 졸졸 흐르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비오는 날
비오는 날은 일하는 주인이 바뀐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쉬고
비가열심히 물대기 한다.
그리고 비오는 날 바쁜 사람,딱 한 사람 있다.
부침개 굽는 우리 엄마(p46)
시골에서 밭에 논에 물이 없으면 농부들은 애가 탑니다..
지하수를 끌어들여야 하고 논과 밭에 물이 골고루 스며들기위해서 도랑을 파야 합니다..그런 농부의 마음을 비가 알아준다면 행복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도시인들에게는 비가 와서 지저분함을 느낄 수 있지만 농부에게는 비라는 불청객이 참 고맙게느껴집니다..
그러한 불청객에 대한 고마움을 부침개로 대신하게 됩니다....
지글지글 굽는 부침개의 냄새...그 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