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를 늦추는 보고서 - 질병과 나이에 대한 통념을 바꾼 거장의 45년 연구
엘렌 랭어 지음, 신솔잎 옮김 / 프런티어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에서는 껌을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서는 힐을 신는 것이. 베네치아에서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독일에서는 아우토반을 탄 차에 기름이 떨어지는 게 불법이다. 가장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폴란드다. 폴란드에서는 놀이터와 학교에서 곰돌이 푸를 마스코트로 삼는 것이 불법이다. 그 이유는 푸가 바지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30-)



나는 상대를 가혹하게 비판하거나 당사자가 변화를 원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상대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또한 잘 속아 넘어가는 태도를 고칧 수도 있겠지만, 타인을 장 신뢰하는 내 모습을 가치 있게 여기는 만큼 변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처럼 말이다. (-97-)



레벨 1-2-3 사고는 다양한 관점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를 가두는 마인드셋을 변화시키도록 해준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의식을 기울이고 있는지 그 단계를 보여준다. 레벨 1은 순수하게 대상을 바라보고 우리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다. 레벨 2는 우리가 이성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하고 대체로 이해하는 바에 확신을 가진 상태다. 마지막으로 레벨 3은 의식을 기울이고 다양한 관점을 적용하는 상태다. (-153-)



내 생각이 옳다며, 그러니까 대다수 사람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정신이 마음에 큰 통제력을 미친다면, 좋지 않은 건강상태와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본인의 잘못으로 그리되었다는 의미일까?물론 아니다. 우리가 태어난 문화에서 정신과 몸은 별개의 독립체라고 줄곧 가르침을 받은 이상,이 둘이 서로 다르다고 믿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225-)



많은 사람이 모여 있고 마음 챙김이 유발되기 쉬운 장소가 따로 있을까? 조경이 아름다운 녹지 공간이나 멋진 음악을 듣는 콘서트홀, 성스러운 공간에서 이런 효과를 개인적으로 결험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이런 장소에는 우리의 마음챙김 수준을 높이는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아니면 우리가 의식해야 하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것일까? (-293-)



엘렌 랭어 가 쓴 저서로 『마음챙김』,『늙는다는 착각』 이외에, 『마음의 시계』 ,『알아차림의 미학』 이 있다. 그의 신간 『노화를 늦추는 보고서』은 앞서서 출간된 책들의 연장선에 놓여지고 있으며, 마음챙김과 마인드풀니스, 긍정적 마인드셋과 부정적 마인드셋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일상 속에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자 보고서이기도 하다.



인간은 왜 나이가 먹고,노화를 체험하는가,그건 스스로 몸과 마음을 챙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 결핍상태에서, 무리한 욕심과 걱정 근심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은 결국 스스로 아픔과 고통에서,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예측, 완벽함, 추론, 통제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이 번번히 나의 인생 시나리오에 벗어날 수 있고,나 자신의 마음이 서서히 무너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스스로 마음을 돌보고, 내면을 돌아보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생각만 하고,행동하지 않으면, 스스로 자신을 괴롭히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일상 속 불확실성,자기 혐오에 빠져들어감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일을 잊어버리는 상황에서 정서적 통제력이 깨지고, 스트레스, 후회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서,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지면, 갑작스러운 노화가 찾아오고, 예고되지 않는 질병이 찾아올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자신이 만든 규칙을 스스로 깨트릴수 있어야 한다. 행동,감정, 느낌을 탈피할 수 있다면, 새로운 마인드셋을 추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며,예측한대로,마음먹은대로 살아갈 수 있고,여유로은 마인드셋, 풍요로운 마인드셋을 장착할 수 있다. 결국 똑같은 상황이나 조건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불안하며 안절부절하고, 어떤 이는 담담하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신경쓴다. 사람마다 다른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내면 속에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서 인생과 마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행복하고자 한다면 행복한 규칙을 만들어서, 지켜 나가며, 균형잡힌 운동과,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명상과 요가가 병행되어야 자신의 몸과 마음이 일치되는 평온한 상태, 심신일체의 경지에 오를 수 있고, 여유롭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인애플 스트리트
제니 잭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샤의 집에 있는 방 하나는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입구였고, 그 차원은 1997년 이었다. 이 방에서 사샤는 파란 플라스틱 껍질에 싸여 있는 달걀 모양의 아이맥 컴퓨터, 딱딱한 종이로 만들어진 리프트 티켓이 지퍼에 잔뜩 매달려 있는 스키 재킷, 무더기로 쌓여 있는 쭈글쭈글한 비행기 탑승권,그리고 서랍 안쪽에 숨겨진 가느다란 담배 파이프와 낡은 노란색 라이터를 발견했다. 사샤가 남편에게 시누이의 고등학교 시절 잡동사니들을 상자에 넣어 치워버리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남편은 눈알을 굴리며 기다리라고 했다.

"시간이 되면 알아서 챙겨 가겠지." (-15-)



김 가와 스톡턴 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김순자와 김영호는 1960년대 후반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했고, 스톡턴 가는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건너왔다. 김씨 부부는 빈손으로 와서 자수성가했다. 영호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약사로 성공했고, 달리의 아버지는 자기 아버지의 재산과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김씨 부부는 허심탄회하고 다정하며 실리적이었다. 결혼 후 순자와 영호가 달리에게 자신들을 이름으로만 부르라고 했을 때 달리는 망설였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친구들을 부를 때면 그들의 성에 꼬박 미스터 혹은 미세스르 붙였다. (-58-)



조지애나가 아는 그들은 좋은 사람이었다. 리나와 크리스틴은 그녀를 위해서라면 길바닥에 드러눕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친구였다. 그들은 민주당에 투표했고 가족계획연맹에 기부금을 냈으며, 박물관 회원권을 갖고 있었다. 그들의 가족은 이런저런 위원회에 소속되어 있고, 자선행사에 참석하고, 팁을 후하게 주었다. (-134-)



브래디가 죽었다. 그의 몸, 주근깨투성이의 등, 잘 때 발목을 꽉 움켜쥐었던 발가락들 전부 조지애나가 한 번도 본 적 없고 앞으로도 가지 않을 어딘가에서 잿더미가 되어벌였다. 다시는 그를 안지 못하리라. 그의 얼굴을 보지도, 그의 입에 키스하지도, 심지어 그녀가 그토록 열렬히 숭배했던 몸을 바라보면 애도하지도 못하라. 그녀는 어린 시절 집의 돌계단을 휘청휘청 오라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199-)



사샤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예전에 사샤의 형제들이 낚시하러 나갔다가 세 시간 늦게 돌아왔을 때 어머니가 노를 선창 밖으로 던져 버린 적이 있기 때문에 다들 어머니의 협박을 건성으로 듣지 않았다. (-276-)



달리는 돈을 가진 사람들의 한 가지 성향을 알아챘다. 그들은 대단한 결속력으로 똘똘 뭉친다. 타고나기를 천박하거나 물질주의자거나 속물이라서가 아니었다. 물론 그런 면도 있기는 했지만, 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진짜 이유는 돈이 그들을 마우 걱정없이 주말에 친구를 버뮤다 제도에 초대하고, 아무 걱정 없이 몬트리올 항공편을 구하고, 아무 걱정 없이 차를 대여하고 비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재킷에 넥타이 차림으로 클럽에 갔다. 그들의 친구들도 같은 수준으로 빚없이 살아가고 있을 터였고 그들끼리는 돈을 대신 내주거나 턱시도를 빌려주겠다고 제안하는 것도 ,금요일에 급료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전혀 거북한 일이 아니었다. (-330-)



작가 제니 잭슨이 사는 곳은 브루클린 하이츠이며, 소설 『파인애플 스트리트』의 배경 또한 브루클린이다. 대한민국의 부촌이 'OO동','OO 아파트' 로 대표한다면, 미국의 부촌은 '파인애플 스트리트' 및 'OO 스트레트'거리로 대표하며,도로를 가로질러서, 부자와 빈자로 구분하고 있다. 도로를 중심으로 정책이나, 정치인들이 달라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소설을 이해하기 전, '파인애플 스트리트'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소설 주인공은 사샤 로시다. 그녀는 스톡턴 가(家) 에 코드 스톡턴에게 시집갔으며, 스톡턴가의 시아버지,시어머니 칩과 틸타는 새로우 대저택으로 이사감으로서, 각자 세대가 분리되었다. 부동산 사업으로 돈을 벌었던 스톡턴 가(家)의 대저택은 내 상상을 뛰어 넘는다. 1997년 과거에 머물러 있었으며, 버리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시누이의 짐을 빨리 치우고 싶었던 사샤 로시는 남편이 협조하지 않아서, 실행으로 옮길 수 없다.



스톡턴 가는 장남 달리, 차남 코드, 막내 조지애나가 있다.이 세사람의 행동,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미국 부자들의 사고방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었다. 21세기판 상류층의 삶을 그린 ‘베버리힐즈의 아이들'을 연상하고 있으며, 막내 조지애나는 비영리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돈에 대한 개념없이 살아가고 있으며,유부남과 사귀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누리고 있다.



사샤가 걱정하는 일상과 조지애나가 걱정하는 잉상은 너무나 차이가 났다. 사샤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조지애나는 쉽게 해결하지 못한다. 돈과 관련된 문제들은 조지애나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반면, 사샤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돈 문제에 있어서,계획적인 사샤와 그렇지 못한 조지애나의 일상, 서로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1995년 재벌 3세 정용진에게 결혼했지만, 8년 뒤 이혼했던 미스코리아 고현정이 생각난다. 사샤는 스톡턴 가에 들어왔지만, 혼자 무인도 위에 살고 잇는 기분이 들었고, 그들에게 도리어 꽃뱀 취급 당하고 있었다. 정작 꽃뱀은 사샤가 아닌, 조지애나라 말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한국 언론에서,재벌가들이 저지르는 부정 부패가 발생할 때,미국 상류층을 본받아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으며,빌게이츠처럼 초상류층의 기부해위를 대한민국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상류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정신 말이다. 하지만, 그들도 속물적이며, 사회에 기부하고,자선행위를 하는 것 또한 의도적이며, 목적을 분명하다.그들은 사회에 자신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기부하는게 아니었다.부자가 되어서, 가난한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면서,자칫 묙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 모면할 수 있는 길은 노동보다 돈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김씨 부부의 삶을 동경한다. 조지애나의 사고방식을 보면, 그녀의 행동 하나 하나를 본다면, 사샤에게 돈은 선택과 결정을 확항하게 해주는 인생의 약이 되지만, 스톡턴 가 차녀 조지애나에게 돈은 자신에게 세상의 모든 이에 대해 무임승차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인생의 독으로 작용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무원의 맛
정하늘 지음 / 크루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단 직원이 발령을 받자마자 새로운 일들을 한꺼번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칫 실수할 수도 있었다. 부서에 따라서는 업무를 찬찬히 살펴보고 숙지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곳도 있었지만,그렇지 못한 부서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직급이 꽤 있는 직원이어도 단기간에 모든 업무를 빠짐없이 숙지하고 실수 없이 처리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말단 직원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59-)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선거업무를 한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 행정복지센터는 여러 투표소 중 한 군대였고, 그렇게 단지 투표 장소로만 인식했을 뿐이었다. 선거업무는 당연히 선거관리위원회가 오롯이 하는 잎이라고 생각했다. 공무원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모든 투표소의 선거 분비 관리 철거를 행정복지센터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97-)



같은 팀의 한 직원에게는 인허가 관련 문제로 소송이 들어왔었다. 그 직원은 골머리를 앓으면서 갈수록 심해져 갔다. 답변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서 부서장과 상의하며, 시 고문 변호사와도 자주 연락하는 듯했다. 부서장님은 그 직원에게 이런 건 아무 일도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를 보냈지만,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하기엔 민원인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금액이 내 귀에는 적지 않게 들렸다. (-137-)



그러는 중에 할머니 눈에 들어온 것이 출입구 근처의 낮은 책장 위에 놓인 시민 소리함이었다. 그 시민 소리함 옆에 있던 메모지를 하나 뽑으시더니, 꼬부랑 글을 쓰기 시작하셨다. 사실 부서에 있던 그 시민 소리함은 나도 그 용도를 정확히는 몰랐다. 그런데 차마 할머니께 수고를 안하셔도 된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164-)



'어공'과 '늘공'이 있다. '어공'이란 어쩌다 공무원을 뜻한다. 시에서 시장이 바뀌면, 도지사,광역시장,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직접 공무원을 채용하는 권한을 가지는데, 특별 채용으로 공무원이 된 케이스다. 어쩌다 공무원, 어공이라 한다. 늘공은 공개 채용된 케이스이며, 통상적으로 7급 , 9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케이스로서, 해임, 파면 된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짤리지 않는 공무원, 늘공이라 한다.



늘공과 어공을 구분하는 건 정치와 관련된 이들이 두 공무원의 특징을 구분하기 위해서다.물론 둘 다 공무원으로서, 정치 중립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선거철이면, SNS 글에 좋아요 하나 누르는 것을 조심한다. 공무원이 선거,정치에 관여하게 되면, 견책이나, 인사 불이익, 승진 누락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정하늘는 늘공 출신이며, 9급 행정직 공무원으로 채용되었다. 물론 『공무원의 맛』을 쓴 현재는 공무뭔으로서 면직된 상태다. 특히 공무원은 기술직이 아니면, 부서이동을 정기적으로 하게 되는데, 선거철이면, 공무원이 선거 행정업무에 투입되고, 선거관련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항상 부담감을 가지고 일을 시작한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저자도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들을 책에 적어 놓고 있다. 일반인도 공무원이 하는 일을 정부 알지 못한다. 단, 저자도 말했던 인허과 관련 부서에 일하게 되면, 소송이나, 민원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살얼음을 걸어가는 심정이 들 수 있다. 작가의 그 대목이 공감갔던 이유는, 내가 사는 지역에, 납공장 허가를 불법으로 내줌으로서 인해,공무원의 실수 발생, 공장주와 기업 CEO의 의도적인 불법자행이 발생했으며, 시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언론에 허가 관련 문제가 공론화되면, 그 관련 공무원은 옷을 벗어야 할 정도다. 공사 인허가 하나 잘못하면, 수십억의 피해가 지자체 몫으로 돌아갈 수 있으므로, 관련 공무원은 소송에 걸리게 되면, 큰 부담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하고도, 승진에 누락될 수 있기 때문에,견디지 못하고, 명예퇴직을 하는 공무원이 늘어나고 있다.



궁금했던 책이다. 나는 항상 공무원의 전화를 한달에 두어 번 이상 받기 때문이다. 공무원과 민원인은 적과 아군이 아닌, 서로가 필요한 존재다. 공무원도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 있고, 민원인 또한 실수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서로의 세계르 인정하고, 일에 대해서 이해하는 범위가 확장됨으로서, 공무원의 세계를 안다면, 진상 민원인이 되지 않으며, 내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공무원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의 광시곡
조성기 지음 / 한길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법대에 들어와 고등고시냐 문학이냐 고민을 하다가 몸과 마음이 극도로 쇠약해진 가운데 고시도 포기하고 문학도 포기하는 제삼의 길, 즉 종교에 몰입하게 되었다.내가 고시를 포기하고 무학의  길로 들어서면 어쩌나 걱정을 하고 있던 아버지는 내가 문학마저 포기하고 예수쟁이로 변해가자 무척이나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9-)



어머니는 옷과 몸에 똥이 묻는 것도 개의치 않고 황급히 아버지를 부축하여 부엌으로 데려가 옷을 벗기고 전신을 씻어주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술기운에 젖어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다.

그때 국민학교 2학년이던 나는 아버지가 몸을 씻었는데도 여전히 풍겨나오는 똥 냄새를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맡고 또 맡았다. 그 냄새는 사흘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도 집 안을 떠나지 않고 무겁게 맴돌았다. (-46-)



"합격했다구? 그래 수석으로 합격했나?"

"수석은 아닙니더."

"이노무 새끼. 수석도 못 하고 전화 끊으라 마!"

아버지가 진짜 전화를 확 끊고 말았다.

그 어려운 법대에 합격했는데도 축하 한마디 듣지 못했다.그날 밤 울분을 삼키며 밤거리를 헤매고 다녔다.(-98-)



또 밤늦어 아버지 고함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내가 달려나가보니 이번에는 누가 아버지를 업다시피 부축하고 있었다. 어두운 골목이라 그의 용모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사람이 부축해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아버지 몸이 무너져 내릴 게 뻔했다.

아버지는 늘 그러듯이 동네 한 집 한 집을 향해 잔소리를 늘어놓다가 자기를 부축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말을 걸었다.

"너, 누구야?나를 늘 따라오는 놈이야?니가 왜 나를." (-143-)



"현재 귀하께서 제3공화국이 수립된 후 국가시책에 적극참여하여 주셔서 정부는 경제개발 1차 5개년계횏을 완수하고 제2차 5개년계획에 접어들었으며 바야흐로 국민경제향상과 조국근대화에 일을 매진하고 잇는데 대하여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206-)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고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듯'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의 영광이 말라버리고 말았다.

11월 3일 박정희 대통령의 국장이 엄수되었다.

국장이 있던 날,아내와 나는 아침부터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아예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노량진 쪽으로 나가보았다. 노량진에서 동작동 국립묘지로 꺾이는 지점에 얕은 동산이 하나 있었다. 아내와 나는 어느 집 울타리를 끼고 돌아 동산 위로 올라가 있었다. 한강 줄기와 제 1한강교, 연도를 가득 매운 인파가 훤하게 내려다보였다. (-247-)



한길사에서 출간된 『아버지의 광시곡』은 조성기(조누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의 삶에서, 태어나자마자 유복자가 된 나의 사촌 큰형(1951년생) 의 어린 시절의 삶이 자꾸만 떠오르고 말았다. 물론 사촌 큰 형의 아들의 나이와 나이가 같았다는 건, 그 시절 베이비붐세대, 한해에 100만명이 태어나던 시절의 우리의 자화상이다.사촌 큰 형의 아버지는 6.25 전쟁 통에 사망하였기에,작가의 삶과 동일하지는 아니었으나, 하루 세끼 겨우 챙겨 먹었던 1960년대의 삶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설 『아버지의 광시곡』은 1992년에 종영된 드라마 '아들과 딸'을 기억 하게 된다. 술에 대해 관대하였던 그때의 삶, 양은주전자에 막걸리 한가득 따라서, 비틀거리도록 마셨던 그 들의 서글픔, 미군정 때의 우리의 수많은 아버지들의 의 광시곡이다. 나의 외삼촌은 왜 술이 떡이 되면, 시골을 돌아다니면서, 낫을 들고, 동네 사람들을 대사으로 죽이겠다고,  설쳤던가.아버지의 광시곡은 작가의 아버지의 특별한 삶이 아닌, 수많은 아버지는 시대적 아픔이며,우리가 할 일은 이해가 되지 않은 상황을 이해하고, 그 시대의 과오를 용서하는 것 뿐이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 실력도 중요하지만, 가정 환경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공부를 잘하였기에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건만 아버지는 아들의 공부 실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화 통화로,수고했다는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그시절의 아버지는 자식 자랑을 한다는 것은 남자구실을 못하는 것과 진배 없었다. 작가의 아버지는 용공분자로서,남자 구실(?)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었다. 오직 최고가 되어야 하며, 완벽에 가까운 집착만 존재했다. 부산에서 상경하여, 경기고등학교-서울대 법대, 1960년대 ~1970년대 최고의 고등학교와 최고의 대학과 최고의 전공까지, 엘리트 코스(?)를 걸어왔지만, 용공분자로 몰린 아버지의 내면 속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은 스스로 폐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었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고집대로 살아가는 촌극을 맞이하고 있었다.


판사, 변호사, 검사가 아닌, 문학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 때의 삶, 왜 아버지는 아들에게 유난히 자식에게 엄격하였고, 닥달하였던가, 과거와 화해하고, 아버지를 용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지,영원히 불가능한 일인지 꼽 씹어 보았다. 예수쟁이로 살 운명, 학교에서 명예퇴직후, 조누가로서, 목회자로 살아간다는 것, 아버지의 광시곡 속에 또다른 어린 소년의 깊은 상처와 고통이 숨어 있었다. 아버지가 겪었어야 하는 고문이 연좌제가 되어서, 아들에게 또다른 삶의 고통이 되어, 똥통에 처박히는 것 같은 서글픔의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ㅔ이비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를 이해한 유인원 - 인류는 어떻게 문화적 동물이 되었을까
스티브 스튜어트 윌리엄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데이원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화를 윤리적 허무주의 및 도덕적 타락과 동일시하기. 이 두려움의 이면에 내재된 추론의 방식은 이렇다. 진화는 신의 부재를 의미하므로 진화론을 믿는 것은 무신론으로 이어진다. 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도덕성도 의미도 없다. 도덕성과 의미가 없으면 시민 사회를 위한 기초가 없다. 시민 사회가 없으면 우리는 짐승과 다를 바 없이 사는 존재로 전락할 것이다. (-9-)




본 베델게우스인이 말할 수 잇는 한, 인간은 생존 또는 번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들에 어마어마한 양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먼저 인간은 얼굴에 난 구멍으로 서로를 향해 소음을 내는 데 매일 수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사실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닥치지를 않는다. (-30-)



그들은 유목민이었고 , 그들의 소유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그들은 도구를 만들고 불을 사용하고 음식을 조리했다. 양성 모두가 집 밖에 "일"을 가지고 있었다. 남자들이 대부분 사양을 담당했고, 여자들이 대부분의 채집을 담당했다. 육아 관련 실무의 상당 부분이 어머니의 몫이었으나 할머니, 아버지, 친족을 포함한 다른 성인들도 종종 동참했다. 유아와 아동의 사망률은 높았고,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포식자와 질병에 취약했다. (-91-)



인간의 조절기는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가?여러분이 인간 종의 일원인 이상 우리의 설정이 코끼리물범과 아주 다르다는 사실이 그렇게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이쯤 되면 그 이유에도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지속적이고 배타적인 암수 한쌍 결합을 하고, 남자들이 육아에 기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182-)



"둘다 틀렸오! 인간은 일부일처도 일부다처도 아니다. 자연상태에서 우리는 난혼의 동물이다. 우리의 선사시대 조상들은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었다. 장기적이고 배타적인 관계가 시작된 것은 농경의 출현 이후다. 그러나 그러한 관계들은 우리 본연의 것이 아니다. 이들은 억압적인 문화규범과 강요의 산물일 뿐이다." (-280-)



처음에는 이런 인공물이 대부분의 문화와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짝찟기와 육아 패턴, 언어, 종교, 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우리의 외계 과학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문화의 양상들과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할수 있다. 문화의 산물 대부분은 행운의 편지나 허위 이메일보다 훨씬 유용하다. 이들이 유지되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돕거나, 우리를 행복하게 하거나, 우리가 속해 있는 집단을 어떻게든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361-)




앞서 살펴본 대로 밈은 문화의 단위다. 아이디어, 믿음, 관행을 비롯한 다른 무엇이든 사회적 학습을 통해 전수될수 있다. 도킨스의 견해에 따르면 밈은 정신에서 정신으로 점프하여 유전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자연선택의 대상이 된다. 말하자면 밈이라는 개념 자체가 곧 하나의 밈으로, 이 밈은 지금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의 머릿속으로 전달되고 있다. 이 밈이 여러분의 마음에 든다면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전달될 것이다.(긍정적 선택). 혹여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부정적 선택). (-405-)



스티브 스튜어트-윌리엄스의 『우주를 이해한 유인원』은, 다윈의 진화론과, 스티븐 핑거가 쓴 빈서판을 읽은 후, 책을 읽는다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다윈의 진화론과 스티븐 핑거가 쓴 빈서판에서 언급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문화진화론과 진화심리론이 근거하려 쓰여진 책이며, 인간이 얼마나 독특한 생명체인지 객관적으로 설명하며, 생물학적 특징을 나열하고 있다.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1시간 이상 호모 사피엔스와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의사 소통이 비슷한 영장류와는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것이 진화 과정에서, 인간이 만든 문화라는 개념이 호모 사피엔스 스스로 그 안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지고 있었으며,그것이 인간과 동물의 큰 차이라고 말하고 있었다.수렵 채집 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바뀌면서, 농경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그 문화에 따라서 ,종속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이 문화와 관습의 개념이해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삶, 행동,생각에 영향을 끼치는 전 과정을 언급하고 있으며, 문화 속에 밈이라는 개념을 이해한다면,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으며, 문화진화론의 분질을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은 포유류의 한 종에 속해 있지만, 인간의 삶은 조류의 생존 법과 비슷한 형태를 띈다고 말한다., 성에 대해서, 조류가 보여주는 화려한 모습을 인간이 그대로 따라하고 모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에게 선택되기 위해서,자신을 화려하게 바꿔 나간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언컨데 , 인간은 결코 일부 일처제가 어울리지 않는다.일부다처제도 마찬가지다. 난혼이 인간의 육체적 진화에 가장 부합하며, 법과 ,제도,문화,관습으로,일부일처제, 조혼,근친관계를 억제했을 뿐이다. 물론 인간이 만든 여러가지 제도와 문화적인 제약이 인간의 삶을 억제하고,강제하였고,그것에 벗어난 행동이 나타나면, 사회적 불이익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스스로 사회에서,불이익을 맏는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법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불이익이 아닌, 제도,관습, 문화를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불이익일 가능성이 크다. 집, 가정, 사회,회사,국가 마다, 문화가 있고, 종교가 있으며, 관습이 존재한다. 한국인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그들이 만든 공통적인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 외국에 여행을 떠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 나라의 법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고, 여행을 떠나야, 행복과 기쁨, 추억을 느낄 수 있다. 인간에게 문화란 아직 난해하고,어렵고,진화론적인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