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Winter is coming!!! 독자 제현께옵서는 월동준비는 하셨는지요?
북플을 보면 ‘○○년 전 오늘, 똥돼지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이란 포스팅이 가끔 뜬다. 그래 그것을 보다가 문득 불현듯 쳐지르고 말았다. 소생이 피땀눈물(사실을 말하자면 돼지는 땀샘이 없어 땀을 흘리지 않는다고 한다) 쥐어짜며 꾸역꾸역 모았던 장서를 근 2여년 사이에 거의 한 2천여 권을 팔아치웠다. 전에도 한번 이야기 한 적이 있는 바, 소생의 오랜 도서 수집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일언이폐지왈 사무사가 아니라 바로 맹자왈 일치일난 되겠다. 부침과 성쇠흥망이라는 것은 인생사의 상사요 청사의 다반사이기는 하나 감히 축생 따위의 취미를 성현의 천하경영에 비교하다니 실로 어처구니가 멀리 달아날 일일 것이다. 연이나, 똥돼지는 실상인즉슨 인생이 아닌 축생이니 뭐라뭐라 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아 있다할 것이다. 무슨 소린지. 참내, 뭐도 풍년이라고.... 쩝.
돌이켜 보건댄 한번 크게 어지러운 일난의 시기가 거하고, 이제 또 다시 한번 크게 다스려지는 일치의 시기가 안전에 목전에 비전에 도래한 것이다. 게다가 더하고 연하여 이제 춥고 눈내릴 겨울이 문득 다가올 것이니, 그것이 누구는 지난 세기의 그 어느 겨울보다 더 혹독할 것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에 없이 따스할 것이라고도 하나 그래도 복슬복슬한 터레기 한털없는 축생의 메마르고 민감한 피부가 견디기는 쉽지 않을 터, 그리하여 마침내 월동을 위한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뭔 개소리야! 컹컹!!
앞에 잠시 이야기했듯이 돼지는 땀샘이 없다고 한다. (그럼 땀 냄새나 꾸린내가 안나나? 알 수없고) 하여 무더운 여름철에는 체온유지를 위해 그늘과 물이 반드시 필요하고 물이 없으면 비록 더럽고 지저분하지만 축축한 수분이 흠뻑인 자신이 내지른 똥오줌 위를 뒹굴수 밖에 없다. 뭐 말하자면 생존 본능적인 처절한 몸부림되겠다. 물이 금보다 귀한 메마른 중동지역에서 돼지 몸에 물을 쳐바른다는 것은 돼지게 쳐맞을 일이니 어쩌겠나, 이 더러운 물건은 불결한 짐승이니 알라께옵서 절대 입에 대지 말라는 추상같은 엄명을 나리셨다. 요렇게 생구라를 치게 된 것이라고 마빈 해리스옹이 문화의 수수께기에서 말한 것 아닌가.
2015.11.19.자 소생의 페이퍼(https://blog.aladin.co.kr/733305113/7925194) 를 보니 사고 싶은 책으로 '동주열국지', 움베르토 에코 기획의 '중세', 그리고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 세트' 이렇게 세종이다. (어머멋!! 전하!! 연통도 없이 이리 갑자기 행차하시니 소첩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당. 오홋홋홋홍홍.......이거 미친거 아냐?) 글항아리의 동주열국지는 현재 보유중이고, 에코 기획의 '중세'는 네권을 모두 구입했다가 다 팔아치웠고 그 돈으로 주식을 샀는데 지금 수익률이 –43.748538%이다. 어쩌리오 전생이 지은 죄가 많으니 축생으로나마 환생한 것을 감지득지 해야지, 언감생심 부귀영화는 똥돼지의 몫이 아님이니 헛된 꿈은 아예 꾸지를 말지어라.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 세트'는 원서라서 당시에도 침만 줄줄 흘리며 사나마나 살까말까 깊은 고뇌만 거듭하다가 포기한 것인데, 이제 혹자의 말처럼 혹독한 겨울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어쩌겠나 땡땡 얼어되지지 않기 위해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장만했다.
생각해보면 '왕좌의 게임' 책을 (다 읽지는 못했다)읽고 드라마(는 다 봤다)를 본 기억들이 서릿발같이 불쑥불쑥 돋아나 주마등처럼 뇌리를 때리고 지나간다. 아아아!!!!!! 정말진짜 파란곡절 천장만장백만장한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장엄하고 비장하게 펼쳐졌고, 놀란 소생의 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끊임없이, 훌쩍거리는 코에서는 콧물이 줄기차게 줄줄 흘러내려 발목이 다 잠겨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DVD도 전부 모았었는데 다 팔아처먹어 헛되이 –44.748538에 미력을 보태고 말았다. 이 놀라운 세계의 창조자이신 마틴옹께서는 목하 뭘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과연 이 이야기가 끝장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한물간 철지난 유행가인가.
* 참고로 한 말씀 드리자면 (무슨 참고가 되겠나만은...) 소생의 도서수집 역사의 일치일난은 이번이 2기가 되겠다. 이번 2기 일치 시기의 특징은 뽀대나는 도서를 구입하겠다는 것이다. 무슨무슨 기념특별한정양장가죽장정본 같은 것 말이다. 그래야 나중에 3기 일난 시기가 오면 미친듯이 팔아먹을 때 떡고물이 후두둑 후두둑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돼지의 심모원려가 이와 같다.
그런데 왕좌의 게임 이거 가죽 장정은 정말 멋진데 크기가 너무 작다. 설명에 150*230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줄 알았는데, 세트 박스 전체의 크기가 그렇다는 말이고ㅜㅜ 책 한권의 크기는 110*150 이다. 뭐 원서라 읽을 일은 없겠지만 글자도 너무 작고 조금 크게 만들었으면 더 좋을뻔 했다. 물론 값은 더 비싸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