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향기 무엇을 할것인가 새벽출정 외 - 한국소설문학대계 97
채영주 외 지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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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사랑을 말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화해를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직 불타는 적개심으로, 비타협적으로 싸울뿐입니다...'

가슴아픈 이야기다. 정녕 사용자와 노동자는 이런 상태로 밖에 존재할 수 없는가. 즐겁게 노동해서 일한만큼 댓가를 받고 또 존경받는 사장이 되고하는 그런 사회는 어린시절 막연하게 진정 막연하게 배우고 느꼈던 설익은, 세상물정 모른는 감상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인가

작가가 이 소설을 쓸데보다는 상황이 조금은 낮아졌다고 위안해보지만 그래도 무언가 메울수 없는 깊은 간극이 사용자(가진자)와 노동자(가지지 못한자)사이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해가 대립되는 집단들간에 화해란 없다. 투쟁만이 있을뿐이다. 약한자의 투쟁 방식이 테러의 형태를 띠게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을 보라! 누가 그들의 성전을 욕하겠는가? 위에 나오는 대사는 바로 김지하가 슈바이쪄에 반대했던 까닭인 것이다. '테러리즘은 휴머니즘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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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전집 2 - 환상수첩 외 김승옥 소설전집 5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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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영빈의 애인바꾸기. 그로 인한 나의 애인 선애의 자살. 폐병장이인 수영의 춘화판매. 수영 자신으로 인해 깡패들에게 윤간당한 여동생에게 수영이 퉁명스레 던진 말 '그래.... 남자 맛이 어떻던?' 그 죄의식 없는 정신상태, 섬뜻함.... 수영의 여동생을 윤간한 깡패들과 싸우다가 병원에서 죽은 수영의 친구 윤수... 자칭 시인인 윤수의 그 헛된 치기와 허무한 죽음. 마침내는 화자인 '나'의 자살로 수기형식을 띤 이 소설을 끝을 맺고 있다.

모두가 미쳤고 발광하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오직 폐병장이인 수영만이 병이 완쾌되어 이 수기를 공개하며 죽은 자들을 싸늘하게 비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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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을 찾아서 - 상 - 京城, 쇼우와 62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3
복거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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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여전히 일본의 식민지라는 가정하에서 히데요라는 조선인(반도인) 지식인이 이제는 말살되어 없어져버린 조선의 역사와 글을 알게 되면서 겪는 고뇌와 분노, 절망을 그린 소설이다.

결국은 자신의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간 내지인(일본인) 헌병소좌를 죽이고, 그는 조선글로 시를 쓸 생각을 하면서 상해 임시정부를 향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험난한 길을 떠난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서.......

'길이 보이는 한 나는 비참한 도망자가 아니다. 길이 보이는 한 난 망명객이다. 내가 나일수 있는 땅을 찾아가는 망명객이다'라고 자기자신에게 이르면서.......

시인인 히데요가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처음으로 읽으며 눈물 흘리던 장면은 인상적이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들 하지만 요즘의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와 연관하여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고 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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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그대 - 1983년 제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서영은 외 / 문학사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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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교정일을 보고있는 삼십대 후반의 노처녀 문자는 남이 보기에는 스스로를 방기한 자포자기한 듯한, 죽지못해 그럭저럭 살아가는 그런 한심한 여자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일견 삶을 관조하는 방관자 같은 그녀의 내면에는 사실 시련과 고통을 스스로 자초하고 그것을 극복해내려는 고행의 수도승과도 같은 해탈의 욕망이 깊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수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라는 것도 사랑이나 애정이 아니며, 그녀가 극복하고 이겨내어야할 시련과 고통을 제공하는 대상일뿐인 것이다. 그가 없이는 시련도 없고 시련이 없으면 극복또한 의미가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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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상
최인호 / 샘터사 / 199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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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은 우리 젊은 날에 대한 슬픈 연가이자 송가에 다름아니다.

네가 어느날 갑자기/ 젊은 들꽃이 되어
이 바다 앞에 서면/ 나는 긴 열병 끝에 온
어지러움을 일으켜/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망각의 해변에/ 몸을 열어 눕히고
행복한 우리 누이여/ 쓸려간 인파는
아직도 외면하고/ 사랑은 이렇게 작은 것이었구나
<마종기 '연가' 중에서>

나는 아무것도 너에게 줄 것이 없다
다만 무력을 고백하는 나의 신뢰와
그리고 하찮은 두어줄 시밖에는
내마음 항아리처럼 비어 있고
너는 언제나
향그러운 술이 되어 그것을 채운다
정신의 불안과 그보다
더 무거운 생활에 이끌려 황막한 벌판
또는 비내리는 밤거리의 처마 밑에서
내가 쓰디쓴 여수에 잠길 때
너는 무심코 사생해 주었다
토요일 오후의 맑은 하늘은, 아, 너는 진실로 교목과 같이 크고
나는 너의 그늘 아래 잠드는
여름철 보채는 소년에 불과하다
<이형기 '송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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