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착한 108,000원 짜리 전집 세트다. 아마도 똥폼잡고 구도자연 하던 20대의 한 때였지 싶은데, 소생은 죽음의 한 연구를 읽고 그야말고 압도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실로 경이로운 소설이었다. 아래의 첫 문장을 보면 대번에 그 포스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아는 한국 소설 중에 첫 문장이 제일 긴 소설이기도 하다. 뭐 그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소생은 우연히 이 전집을 발견하고는 한 터럭의 주저함도 없이 구입 버튼을 누르고야 말았다. 어쩌겠나 이제는 몸과 마음이 모두 늙어빠져 도를 구하기는 영 어려우니 경전이라도 받들어 모셔야 할 것 아닌가.

 

공문(空門)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수도도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俗衆)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乞士)라거나 돌팔이 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영봉을 구름에 머리 감기는 동녘 운산으로나, 사철 눈에 덮여 천년 동정스런 북녘 눈뫼로나, 미친년 오줌 누듯 여덟 달간이나 비가 내리지만 겨울 또한 혹독한 법 없는 서녘 비골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며 그늘도 또한 없고 해가 떠 있어도 그렇게 눈부신 법 없는데다, 우계에는 안개비나 조금 오다가 그친다는 남녘의 유리(羑里)로도 모인다.

































추신 1. 알라딘에서 나온 '장미의 이름' 리커버 특별판을 당근 예전에는 가지고 있었는데 팔아치우고나서 깊이 후회하여 다시 구입하고자 하였으나 이미 절판이라, 몹시 절망하던 차에 쟝쟝님이 이웃 마을인 교봉마을에서 새로운 특별판이 나왔다고 하여 국 식기 전에 얼른 구입하게 되었다. 


추신 2. 박상륭 전집은 분량이 쟝쟝 4500여쪽에 이르는데, 종이는 마치 사전류의 종이처럼 팔락팔락하는 얇은 재질이다. 어쨌든 정본이라고 하니 그런 줄로 알아 고맙고. 한가지 궁금한 것은 본 전집을 펴낸 출판사는 '국수'라는 출판사인데 알라딘 검색을 해보니 초등학교 자습서 종류만 겨우 십여종 펴낸 출판사인데 무슨 사연 연유로 이런 돈 안되는 큰 일을 해내었는지 궁금하니 누구 아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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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2-12-06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의 한 연구 단 첫장도 못 넘겨보고 책장에 모셔두고 있는 1인. 20대 때 읽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붉은돼지 2022-12-06 19:45   좋아요 1 | URL
그때는 뜻도 전혀 모르면서 그냥 그 분위기에 완전 매혹되어 읽어내었던 것 같습니다. 뭐 지금도 무슨 말인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만요 ㅋㅋㅋㅋ

서니데이 2022-12-06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의 한 연구는 문학과지성사에서 전자책으로도 있었네요. 종이책만 생각했는데.
사진속의 특별판은 종이가 얇아도 페이지가 많아서인지 두꺼워 보여요. 사진 잘 봤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붉은돼지 2022-12-06 23:00   좋아요 1 | URL
아! 저는 종이책인줄 알았는데 전자책이었군요. 종이책은 상하분권은 절판되고 합본이 나와있네요..
이 전집은 책도 두껍고 페이지 수도 많고 무게는 묵직한데 종이는 얇고 무슨 사전 같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12-07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전집 꽂아두면 뿌듯하게 멋있게 나왔네요. 그치만 읽기는 불편할 것 같고… 저도 스무살에 읽은 죽음의 한 연구랑 안 읽고 모셔둔 잡설품 종이책이 아직 잘 있는데 전자도서관 가니 두 가지 다 있어서 빌렸습니다…붉은돼지님 구매기 덕에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ㅎㅎㅎ

붉은돼지 2022-12-07 12:19   좋아요 1 | URL
아아아아아!!!! 여기 젊은 한시절 외롭고 쓸쓸한 구도의 길에서 홀로 고민하고 방황하던 그 존함도 범상치 않은 순례자 한 분이 또 계셨군요..ㅋㅋㅋㅋㅋ 저도 죽음의 한 연구 읽고나서 칠조어론 시도해봤는데 용맹정진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책은 팔랑 종이에 자간이 빽빽하고 무겁고 두꺼워서 읽기는 많이 불편할 것 같습니다. 그냥 모셔 두는 걸로......

반유행열반인 2022-12-07 14:11   좋아요 1 | URL
저 오늘 다시 읽기 시작했으니 아직도 젊은 한시절 외롭고 쓸쓸한 구도의 길에 고민하고 방황중인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ㅋ 칠조어론이 뭐였나 다시 보면 알겠지요 ㅋㅋㅋ(읽고 다 까먹음 젊은 시님이랑 소저랑 막 구도(!)하던 거만 마음에 남았던…) 아 칠조어론은 작가님 다른 소설이었군요 ㅋㅋㅋㅋ

붉은돼지 2022-12-07 16:21   좋아요 1 | URL
그 옛날 어릴 때는 도터져 성불(?)하려고 이른바 구도소설류 - 김성동 <만다라>, 이문열 <사람의 아들>, 조성기 <라하트하헤렙> 등등 - 를 많이 읽기도 했습니다만(물론 박상륭의 소설이 뭐 최고봉이었습죠)...이제 한참 나이들어 닳고 닳은 생활인이 되어버린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떨지, 예전같은 감흥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파란 2022-12-08 0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찬란한 20대에 군대간 친구에게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옆에 있는 반가사유상83호 실버제품도 있던데요.

붉은돼지 2022-12-08 12:40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브라운색 사유상은 고무재질(?)인데 국립중앙박물관 굿즈로 여러 색상이 있더라구요.
앞 조금 큰 청동 사유상은 불국사 기념품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경주에 갔는데요 석굴암 미니어처도 좀 만들었으면 좋겠더라구요. 아 제가 이런 자질구레한 기념품 모으는 걸 좋아해서요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2-12-26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돼지님 덕에 저도 결국 못 참고 질렀습니다 ㅎㅎㅎ저도 국수 출판사가 궁금해 검색해보니 윤병무라는 시인이 주로 시집 이외의
본인 책 출판하시는 출판사 같던데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 대형 출판사 니들이 안 내면 내가 낸다 이러고 내신 것 같은데요 ㅎㅎㅎ 받아들고 보니 분량이나 만듦새나 뭔가 인류문화유산 보급형으로다가 저렴하게 내어 주신 것 같습니다. 꽂아만 놔도 뿌듯뿌듯

붉은돼지 2022-12-26 20:18   좋아요 1 | URL
아이고 열반인님도 구입하셨군요. 심히 축하드립니다. 이제 큰 한 걸음 내디디셨으니 언젠가 이 전집 다 읽으시면 문득 득도하거나 성불하거나 뭐 그리할 수도 있겠지만......어쩌면 천길만길 나락으로 추락하거나 어쩌면 주화입마해서 불지옥으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일입지요...부디 용맹정진하시길 ㅎㅎㅎㅎ

beomjin713 2024-03-01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사유상 정보 알 수 있을까요..?

붉은돼지 2024-03-02 14:33   좋아요 0 | URL
앞에 것은 몇 년 전에 불국사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한 것이고, 뒤에 것은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입니다.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p45)


나는 이 도터진 듯한 전언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예전부터 내 털난 흉중에 품고 있었다. 나는 그 첫 구절을 '바람'을 생각하려 한다. 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바람'이 아니라 '강물'이었다. 뭐, 본질적인 면에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자가 소리에 놀라지 않듯이 바람이나 강물은 그물에 걸리지 않느니 누가 뭐라 할 것인가. 


며칠전에 또 바람인지 강물인지 구름인지 하여튼 그런 것들이 문득 생각나서 책을 찾아보니 이미 팔아치웠는지 없어, 어쩌겠나 다시 주문했다.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 버튼을 클릭하자 윤회의 늪에서 헐떡이며 벌떡이는 가련한 소생의 각성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채찍처럼 내 대갈통을 후려쳤던 것이다. 확인해주세요!!!. 뭘 확인하란 말인가!!! 내가 나의 전생의 전생의 전생을 재이 재삼 확인한들 살을 도려내고 뼈를 발라내는 대오각성없이는 소생은 여전히 미물 축생일뿐.

       

나는 이 책을 2010.7.에 구입했다가 팔았고, 다시 2014.3.에 구입했다가 다시 팔았고, 또다시 2018.11.에 구입했다가 또다시 팔았다. 계산해 보니 공교롭게도 사고팔고 사이에는 4년의 시간을 있었다. 그리하고 재또다시 4년후에 나는 이 책을 재또다시 구입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아무리 바람을, 구름을, 강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눈물나게 생각한들 미혹과 미망에 빠진 축생에게 과연 무슨 이로움이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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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12-03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보 베셀 중간 위치에 있어서 깜놀했습니다, 오래 전에 나온 책으로 알고 있는데 베셀 자리에 있어서 깜놀!

붉은돼지 2022-12-04 12:54   좋아요 1 | URL
하루키의 에세이는 관망하는 듯한 자세, 괴롭거나 심각해지지 않음. 그리고 편편이 짧아서 읽기 좋은 것 같아요. 하루키 책을 엄청나게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 처분하고 비채에세 나온 에세이 세권하고 이 ‘달리기‘ 책 요렇게 네 권만 가지고 있습니다.

북프리쿠키 2022-12-04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애정하는 책이예요^^

붉은돼지 2022-12-04 16:22   좋아요 1 | URL
저도 당연 애정하고 있습니다만...어쩌다 보니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쯤에서 이별은 그만하기로 ㅋㅋㅋ

바람돌이 2022-12-04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팔지 마시고 오래 오래 소장하시길요. ^^

붉은돼지 2022-12-04 21:31   좋아요 1 | URL
예 이제 사고팔고는 이쯤에서 그만해야지 다짐을 합니다만,,,,,,
하지만 언제 또 문득 발작을 일으킬지...ㅜㅜ 쉬이 낫는 병이 아니라서 말이죠 ㅜㅜ

다락방 2022-12-06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이제 팔지마세요, 붉은돼지 님! ㅋㅋㅋㅋㅋ

붉은돼지 2022-12-06 19:36   좋아요 0 | URL
옛! 다부장님!!! 약속!!! 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2-23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p45)

이 문장 너무 좋네요ㅠ

붉은돼지 2023-02-23 18:06   좋아요 1 | URL
예전에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 생각이 조금 나기도 합니다. 왠지 바람, 강물, 구름, 산 이런 단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3-02-23 21:56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강물, 구름, 산, 바다, 나무 등등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단어들이군요^^!
 

1. 안데르센 메르헨

특별판, 한정판, 기념판 등등 모양새가 훌륭하신 책들은 일단 구입하고 본다는 소생의 도서구매정책에 따라 일단 구입했고, 나아가 이단 읽는 것은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안데르센은 특이하고 기이한 사나이였다. 마이클 부스는 안녕치 못한 영혼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표현인듯, ‘마이클 부스의 유럽 육로 여행기를 보고 알았다. 양성애자였고,자신이 사랑한 여성과 남성에게 구애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아마도 평생 동정으로 늙어 죽었을 것이고, 마스터베이션의 기록을 자신의 일기장에 암호로 남겼던 사나이. 친구였던 연하의 남성에게 거절당하고 쓴 동화가 인어공주라고 한다. 왕자는 그 연하의 남성이고 공주는 안데르센이라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동화에서 공주는 왕자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한낱 포말이 되어 스러졌다. 책이 크고 좋다. 그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조금 아쉽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33,34,35,36

흉중에 품은 의욕만큼 진도가 잘 안나가 이러다가 늙어죽기 전에 민음사 문학전집 벽돌깨기를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도 하지만, 역시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느리지만 소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기로 다시 다짐. 쉬지 않는 것이,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보천리 아닌가. 경주에서 이긴 놈은 거북이가 아니었던가(뭐 승부를 보자는 것은 아니지만) ‘양철북백년의 고독은 두 번째로 읽는 것이지만 내용이 워낙 특이해서 그래도 재미있게 다시 읽었다. 그런데 마담 보바리역시 한번 읽은 것이지만 이게 내용을 알고 있으니 보바리가 불륜으로 빠지면서 무너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읽어 내기가 조금 힘이 들어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3. 진리의 발견

이 책을 다 읽는데 한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처음에 케플러 부분을 읽을 때는 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신세계를 발견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열심히 읽었는데, 점점 갈수록 이야기가 복잡해지고 조금 어려워지는 것 같더니만 급기야 에밀리 디킨슨에 와서는 햐!!!!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그 경이롭다는 시들은 이해가 도통 안되어 까만 것이 글자다 하며 간신히 읽었다. 레이첼 카슨부터 다시 술술 잘 읽혔다. 침묵의 봄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카슨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카슨이 이렇게나 대단한 인물이고 이렇게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는지 처음 알았다. 바다 삼부작을 살것인가 말것인가 그것이 고민입니다. 

 

4. 다락방의 미친여자

하도 여러분들이 읽고 계셔서 일단 구입해서 어제 이단 서문을 읽어봤습니다. 벽돌책이니만큼 서문도 상당히 길더라는. 에밀리 디킨슨을 광장공포증으로 진단하는 이야기가 잠깐 있었는데, 뭐 잘은 모르지만 그녀의 경우에는 광장 공포증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밀실 애호증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음사 벽돌깨기 사업과도 연관되므로 천천히 차근차근 읽어볼 작정입니다. 이 책도 한 반년은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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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27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고 계신다니, 유독 반갑습니다!! ㅎㅎ

붉은돼지 2022-11-27 22:10   좋아요 1 | URL
다락방은 알라디너의 필독서!!! ㅋㅋ
 
George R. R. Martin's a Game of Thrones Leather-Cloth Boxed Set (Song of Ice Andfire Series): A Game of Thrones, a Clash of Kings, a Storm of Swords, (Boxed Set)
조지 R. R. 마틴 / Bantam Dell Pub Group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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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에 나오는 규격 150*230은 도서의 크기가 아닙니다. 이건 박스 전체의 규격이고, 도서 자체의 크기는 정확하게 115*156입니다. 아주 작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팬심으로 기꺼이 오성을 바칩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감기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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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Winter is coming!!! 독자 제현께옵서는 월동준비는 하셨는지요?

 

북플을 보면 ○○년 전 오늘똥돼지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이란 포스팅이 가끔 뜬다그래 그것을 보다가 문득 불현듯 쳐지르고 말았다소생이 피땀눈물(사실을 말하자면 돼지는 땀샘이 없어 땀을 흘리지 않는다고 한다쥐어짜며 꾸역꾸역 모았던 장서를 근 2여년 사이에 거의 한 2천여 권을 팔아치웠다전에도 한번 이야기 한 적이 있는 바소생의 오랜 도서 수집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일언이폐지왈 사무사가 아니라 바로 맹자왈 일치일난 되겠다부침과 성쇠흥망이라는 것은 인생사의 상사요 청사의 다반사이기는 하나 감히 축생 따위의 취미를 성현의 천하경영에 비교하다니 실로 어처구니가 멀리 달아날 일일 것이다연이나똥돼지는 실상인즉슨 인생이 아닌 축생이니 뭐라뭐라 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아 있다할 것이다무슨 소린지참내, 뭐도 풍년이라고.... 쩝.


돌이켜 보건댄 한번 크게 어지러운 일난의 시기가 거하고이제 또 다시 한번 크게 다스려지는 일치의 시기가 안전에 목전에 비전에 도래한 것이다게다가 더하고 연하여 이제 춥고 눈내릴 겨울이 문득 다가올 것이니그것이 누구는 지난 세기의 그 어느 겨울보다 더 혹독할 것이라고도 하고혹자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에 없이 따스할 것이라고도 하나 그래도 복슬복슬한 터레기 한털없는 축생의 메마르고 민감한 피부가 견디기는 쉽지 않을 터그리하여 마침내 월동을 위한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뭔 개소리야! 컹컹!!

 

앞에 잠시 이야기했듯이 돼지는 땀샘이 없다고 한다. (그럼 땀 냄새나 꾸린내가 안나나? 알 수없고) 하여 무더운 여름철에는 체온유지를 위해 그늘과 물이 반드시 필요하고 물이 없으면 비록 더럽고 지저분하지만 축축한 수분이 흠뻑인 자신이 내지른 똥오줌 위를 뒹굴수 밖에 없다뭐 말하자면 생존 본능적인 처절한 몸부림되겠다물이 금보다 귀한 메마른 중동지역에서 돼지 몸에 물을 쳐바른다는 것은 돼지게 쳐맞을 일이니 어쩌겠나이 더러운 물건은 불결한 짐승이니 알라께옵서 절대 입에 대지 말라는 추상같은 엄명을 나리셨다요렇게 생구라를 치게 된 것이라고 마빈 해리스옹이 문화의 수수께기에서 말한 것 아닌가

 

2015.11.19.자 소생의 페이퍼(https://blog.aladin.co.kr/733305113/7925194를 보니 사고 싶은 책으로 '동주열국지'움베르토 에코 기획의 '중세'그리고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 세트' 이렇게 세종이다. (어머멋!! 전하!! 연통도 없이 이리 갑자기 행차하시니 소첩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당. 오홋홋홋홍홍.......이거 미친거 아냐?) 글항아리의 동주열국지는 현재 보유중이고에코 기획의 '중세'는 네권을 모두 구입했다가 다 팔아치웠고 그 돈으로 주식을 샀는데 지금 수익률이 43.748538%이다어쩌리오 전생이 지은 죄가 많으니 축생으로나마 환생한 것을 감지득지 해야지언감생심 부귀영화는 똥돼지의 몫이 아님이니 헛된 꿈은 아예 꾸지를 말지어라. '왕좌의 게임 가죽 장정본 세트'는 원서라서 당시에도 침만 줄줄 흘리며 사나마나 살까말까 깊은 고뇌만 거듭하다가 포기한 것인데이제 혹자의 말처럼 혹독한 겨울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어쩌겠나 땡땡 얼어되지지 않기 위해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장만했다. 

 

생각해보면 '왕좌의 게임' 책을 (다 읽지는 못했다)읽고 드라마(는 다 봤다)를 본 기억들이 서릿발같이 불쑥불쑥 돋아나 주마등처럼 뇌리를 때리고 지나간다. 아아아!!!!!! 정말진짜 파란곡절 천장만장백만장한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장엄하고 비장하게 펼쳐졌고놀란 소생의 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끊임없이훌쩍거리는 코에서는 콧물이 줄기차게 줄줄 흘러내려 발목이 다 잠겨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DVD도 전부 모았었는데 다 팔아처먹어 헛되이 44.748538에 미력을 보태고 말았다이 놀라운 세계의 창조자이신 마틴옹께서는 목하 뭘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과연 이 이야기가 끝장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한물간 철지난 유행가인가. 


* 참고로 한 말씀 드리자면 (무슨 참고가 되겠나만은...) 소생의 도서수집 역사의 일치일난은 이번이 2기가 되겠다. 이번 2기 일치 시기의 특징은 뽀대나는 도서를 구입하겠다는 것이다. 무슨무슨 기념특별한정양장가죽장정본 같은 것 말이다. 그래야 나중에 3기 일난 시기가 오면 미친듯이 팔아먹을 때 떡고물이 후두둑 후두둑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돼지의 심모원려가 이와 같다.     
















그런데 왕좌의 게임 이거 가죽 장정은 정말 멋진데 크기가 너무 작다. 설명에 150*230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줄 알았는데, 세트 박스 전체의 크기가 그렇다는 말이고ㅜㅜ 책 한권의 크기는 110*150 이다. 뭐 원서라 읽을 일은 없겠지만 글자도 너무 작고 조금 크게 만들었으면 더 좋을뻔 했다. 물론 값은 더 비싸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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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1-23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잘 지내셨나요.
왕좌의 게임, 원서가 특별판으로 나온 건가요.
신판 같은 느낌인데, 2015년이라고 되어 있네요.
서가에 두면 고가의 책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붉은돼지 2022-11-23 23:45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잘 계시죠?
2015년에 나온 거 맞습니다. 예전부터 사고 싶었는데 이제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고급스런 느낌은 있지만 책이 조금 작아서 약간 실망입니다.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11-24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책이 예쁘긴 참 예쁘네요..

붉은돼지 2022-11-24 10:35   좋아요 0 | URL
참 예쁘긴 한데, 너무 작아서 조금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