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말이 되면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새로운 지식인이 등장한다. 뭐 눈알 둘러 빠지게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매번 월말이 되면 찾아보고 있다. 지식인의 개인 서재도 구경할 수 있고 책과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소생이 새로운 지식인의 등장을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식인이 추천하는 <내 인생의 책> 때문이다. 금회 새로이 등장하신 분은 정여울 작가다. 작가가 추천한 내 인생의 책은 다섯 권인데, 역시나 깜시나 소생이 읽은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아아아아!!! 부끄럽다.

 

1. 마르탱 게르의 귀향(나탈리 제먼 데이비스)

코큰 남자 제라르 드 빠르디유가 출연하는 <마틴 기어의 귀향>이라는 영화도 있었다. (여기서 퀴즈 하나....:이 세상에서 제일 큰 코는? : 멕시코!!! 크크크... 썰렁하죠? 납량특집으로 이해해 주세요--;;;) 역시 보지 못했다. 영화로 읽는 서양 중세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로마제국 사리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 라는 책도 오래 전에 보관함에 담아놓았지만 마찬가지로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

 

 

 

 

 

 

 

 

 

 

 

 

 

 

2. 마음사전(김소연)

김소연 시인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이에요. 말씀도 정말 재미있게 잘 하시고, 시는 더욱 아름답지요.” 얼마 전에 읽은 알라딘 16주년 기념 책자 <대단한 저자>에서 가수 요조가 몹시 흠모하는 시인도 김소연이었다. 한심한 소생은 김소연 시인을 모른다. 요조라는 가수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대단한 돼지로군...”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질 모르지만,  “저는 뭐 그리 대단한 돼지는 아닙니다요. 물론 먹는 거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지만서두요..호호홍”  그래도 역시 부끄럽다...

    

 

 

 

 

 

 

 

 

 

 

 

 

 

 

 

3. 야만인을 기다리며(존 맥스웰 쿠체 저, 왕은철 역)

“...일단 번역에 감동받았어요...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통찰, 비극적인 통찰, 이런 것들이 영롱하게 담겨 있는 책이었어요.” 고도를 기다리며는 들어 봤어도 야만인을 기다리며는 처음 듣는다. 알라딘에는 품절로 뜬다. 지식인의 서재에는 저자가 존 맥스웰 쿠체라고 되어 있는데 책에는 존 쿳시라고 되어있다. 필명인가?

   

 

    

 

 

 

 

 

 

 

 

 

 

 

4.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저에게 기념비적 작품이에요.....‘, 웃긴 책도, 웃긴 이야기도 이렇게 감동적일 수 있구나하는 걸 처음 느낀 것 같아요....굉장히 감동적인 작품이지요.”

 

 

 

 

 

 

 

 

 

 

 

 

 

 

5. 기억 서사(오카 마리)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타인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시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흥미로우면서도 철학적인 책이에요. 이 책을 다섯 번은 읽은 것 같아요. 정말 좋아서요.” 이 책도 절판이다.

    

 

 

 

 

 

 

 

 

 

 

 

 

 

다섯 권을 다 읽기는 그렇고 <마르탱 게르의 귀향><마음 사전> 정도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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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5-07-3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두 권은 저도 읽어봤는데 그럭저럭 재미있더라구요. 고대에 쓰여진 희극이기 때문에 작가의 재주를 온전히 다 감상하기에는 여러모로 벅차지만 말이지요.(고대에나 통하던 `그때 그 웃음`을 현대인이 온전히 이해한다는 자체가 어느 정도는 한계가 있지 싶거든요)

붉은돼지 2015-07-31 15:18   좋아요 0 | URL
희랍고전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비극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뭐 읽어본 것은 아니고요 그냥 생각에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전으로 읽는 순수 고전의 세계 책은 여러 권 사놓기만 했습니다. --;;;
언젠가는 읽을 날이 있을테죠..

oren 2015-07-31 16:33   좋아요 0 | URL
고대 그리스 비극들은 정말 하나같이 주옥같은 작품들이지요. 저는 운 좋게도 현존하는 33편의 고대 그리스 비극 작품들을 전두 다 완독했고, 그 덕분에 그 작품들을 입술이 닳도록 극찬한 수많은 사람들의 말들을 어렴풋하게나마 공감할 수도 있게 되더군요.

* * *

평범한 시인들의 소동

사람도 신도 서점의 기둥도
시인이 평범하게 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 호라티우스, 《시론》

이 평범한 시인들의 소동이 자기들과 타인의 시간과 종이를 얼마나 망쳐 놓으며, 또 그 영향이 얼마나 해로운가 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대중은 한편으로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붙잡으려 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기들과 동질인 불합리한 것과 범속한 것에 기울어지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평범한 작가들의 작품은 대중을 참다운 걸작에서 멀어지게 하고, 그러한 작품들로 대중의 교양을 억제한다. 따라서 천재의 좋은 영향을 정면으로 방해하고,좋은 취미를 점점 해쳐서 시대의 진로에 역행한다. 그러므로 비평이나 풍자를 할 때는 용서나 동정을 하지 말고, 평범한 시인들에게 혹평을 가해서, 그들이 졸작을 쓰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읽는 데에 여가를 이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천재적인 재능이 없는 시인들의 졸렬한 작품은 온화한 시신인 아폴론까지도 마르시아스의 껍질을 벗기게 할 정도로 격노하게 한다. 나는 평범한 시가 관용을 요구하는 것이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 알 수 없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시에 대하여> 中에서


비극은 시문학의 최고봉

그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성취가 어렵다는 점에서 비극은 시문학의 최고봉이라고 보아야 하며, 또 그렇게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최고의 시적인 작업의 목적이 인생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는 데 있다는 것과, 형언할 수 없는 인류의 고통과 비애, 악의의 승리, 우연의 횡포, 정당한 자나 죄 없는 자의 절망적인 파멸 등이 우리 눈앞에 전개된다는 것은 우리의 고찰에 아주 뜻깊은 것이고 또 충분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세계와 생존의 성질에 관한 중요한 암시가 있기 때문이다. 의지의 객관화 가운데 최고 단계에 있어서, 의지와 의지의 충돌은 가장 완전하게 전개되고 무서울 정도로 나타난다. 이 충돌은 인간의 고뇌로 나타나는데, 이 고뇌는 일부는 우연과 오류에 의해서 초래되고, 또 일부는 인간에게서 생긴다. 우연과 오류는 세계의 지배자로서 등장하고, 고의라고 보여질 정도의 간계로 말미암아 운명으로 인격화되어 등장한다. 인간에게 생기는 충돌은 여러 개인의 의지적인 노력이 서로 교착하게 됨으로써 많은 사람의 악의나 부조리를 통해 나타난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시에 대하여> 中에서

붉은돼지 2015-08-01 11:42   좋아요 0 | URL
33편의 고대 그리스비극 작품을 모두 완독 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현존하는 작품이 33편인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저도 뭐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고전 시리즈 몇 권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 읽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동로마, 이슬람 쪽을 보고 있어서 제 생각에 내년이나 후년 쯤에는 희랍 고전에 집중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생각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생각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시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ㅎㅎ
일전에는 사은품에 혹해서 이기도 하지만 리라이팅 클래식 일리아스도 구입했습니다. 물론 천병희 역의 `일리아스`도 가지고는 있습니다. 희랍고전은 아마도 일리아스부터 시작해보려구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중학교 도덕시간에 아마 책 제목만 배웠던 거 같은데요..저런 이야기도 나오는 군요... 이제까지 저런 책은 과연 누가 읽나 했습니다. 엄청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게 느껴저서 감히 읽을 엄두를 내지도 못했습니다. 당연히 도서관 같은 데서 책을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만, 오늘 오렌님의 글을 보니 한번 도전해 봐도 괜찮을 듯도 합니다... ^^

cyrus 2015-07-31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식인의 서재`에 소개되는 책들을 참고합니다. 그런데 어떤 책들은 절판된 거라서 저는 그게 아쉬워요.

붉은돼지 2015-08-01 11:43   좋아요 0 | URL
이번 정여울 작가가 소개한 책 5권 중에 2권은 품절이더군요..ㅜㅜ

moonnight 2015-08-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 올해 꼭 읽어야할 책같은 리스트 올라올 때도 저는 부끄러워요ㅜㅜ 하나도 못 읽어봤네요-_-; 저도 존 쿳시로 알고 있어요. <추락>의 남아공작가요.

붉은돼지 2015-08-02 11:0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무슨 죽기 전에 꼭 읽어야할 100권 뭐 이런 리스트 나오면 항상 제 독서내역을 대입해보죠...
보통 결과는 뭐 한심한 수준이죠. 그럼 또 갑자기 불끈해서 한두권 도전해보다 포기 ....ㅎㅎㅎ
 

    

배 나온 돼지가 양반 어쩌고 안동 저쩌고 하며 고리짝 썩는 소리 꿀꿀거려봐야 별 호응도 없는 거 같아서 오늘은 몸빼입고 밖에서 혼자 저녁먹기 2탄을 올려봅니다.

 

역시 페이퍼는 먹방, 패션이나 춤, 여행, 연애 이야기 이런 걸 올려줘야 오호~~ 홍홍홍 하며 홍응도 좋다. 패션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소화해내시는 야무님... 요즘 뜸하시네, 춤이라고 하면 땅고의 여왕 수양님, 역시 뜸하시네. 탱고이야기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여행은 아! 일전에 본 춤추는 인생님의 마요르카 여행기...! 멋졌어요. 역시 휴가는 해변에서 보내야 하는데.... 연애는 뭐, 유부남에게는 화중지병. 기억에 예전엔 플라시보라는 분이 연애 이야기 많이 하시고 책도 내셨던 거 같은데 요즘은 뭐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요즘 혜림씨 방학하고 아내가 몹시 분주하다. 그제는 아파트 같은 동 아줌마들과 워터파크 물놀이, 어제는 혜림씨 같은반 학모님들과 화원유원지 피서. 퇴근 길에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저녁은 집에서 먹을려고 했는데, 집에 오는 길에 혜림이의 절친인 호준이가 혜림이에게 저녁식사 초대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호준이 집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는 것이다. 나야 뭐 좋다고 했다. , 그럼 오늘도 본죽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사진찍어 올려야지...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날씨는 정말 지랄맞게 더웠지만.

 

일전에 몸빼입고 밖에서 혼자 저녁먹기를 올렸더니 나름 호응이 좋은 것 같아 이번에는 난이도를 양A에서 양B로 한단계 높여빤스입고 사거리에서 신호대기하기뭐 이런 걸로 한번 해볼까 생각해봤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 우리 알라디너님들 반응도 대폭발일텐데...아님 알라딘에서 퇴출되거나. ㅎㅎㅎㅎ

 

풍문으로 듣기에 어떤 한 총각이 밤에 옷갈아 입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입고 있던 트렁크 팬티차림 그대로 동네슈퍼에 맥주를 사러 갔더니(어떤 트렁크 팬티는 자세히 안보면 반바지와 비슷하다.) 슈퍼 아주머니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총각 생각에, ....앞으로 자주 입고다녀야 겠네...이런 한심한 생각을 했던 것인데,,,,다음날 그 총각의 엄마가 어디 나갔다가 오더니 총각에게 하신 말씀이 야야~~ 슈퍼집 아줌마가, 니 빤스만 입고 밤에 돌아댕긴다고 걱정하시더라...우예된 일이고????”

 

총각의 고사를 생각해서 난이도 높이는 것은 자제하기로 했다. 그제처럼 몸빼입고 본죽에 갔다. 메뉴는 냉이강된장비빔밥을 먹고 싶었으나, 알라디너님들이 식상해 하실 것 같아. 아삭소고기콩나물밥으로 주문했다. 냉이강된장보다는 맛이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맛있게 먹었다. 이스탄불 셀프 트래블은 어제 읽은 78일보다는 내용이 좀더 알찬 것 같다. 그래도 순수박물관하고 1453 파노라마 박물관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구경할 거는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역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날씨가 부조를 좀 해 줘야 할텐데 걱정이다.

 

 

<추신>

 

중세 기사이야기는 재미있는데 조선시대 양반이야기는 재미없다 그 이유를 가만 생각해봤다. 사실 뭐 생각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래도 생각은 했으니 몇 자 적어본다.

 

첫째, 비쥬얼에서 딸린다. 중세의 기사들은 리차드 기어나, 룻거 하우어 같은 금발의 미남들이 빛나는 은빛 갑옷을 입고 백마를 타고 나타난다. 조선의 양반은 검버섯 핀 얼굴에 쥐꼬리같은 수염을 턱 밑에 겨우 붙이고 있는 꼬장하거나 음흉한 표정의 중늙이들이다. , 게임이 안된다.

 

둘째, 중세의 기사들의 싸움은 칼로 하는 싸움이라 승패가 명확하다. 젊은 근육들이 꿈틀거리고, 현란한 칼솜씨가 있다. 백마가 갈기를 휘날리며 내달리는 레이스도 있고 장렬하고 비장한 죽음이 있다. 보고있으면 재미있고 감동도 받는다. 양반들은 글로 싸운다. 구구절절한 말들이 넘쳐난다.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말이 말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말이 사람을 죽인다. 사약을 멕이거나 묵어놓고 지지고 뽁는다. 몸서리가 쳐진다. 감동도 재미도 없다.

 

셋째, 양반이야기에는 레이디가 없다. 로맨스가 없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궁중의 여인들이 몇 등장할 뿐이다. 이래서야 곤란하다. 아래 시는 미당의 정암 조광조론이라는 시다. 역시 이래서야 조금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靜菴 趙光祖論> - 서정주 

 

靜菴 趙光祖가 갓 젊은 나그넷길에서 어느 집에 한동안 묵으려 했을

, 그 집 시악씨가 한눈에 반해 홰를 치고 바짝거려 오고 있었던 걸로

보면 趙光祖는 생김새도 아주 잘생긴 美男子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光祖는 그 여인의 秋波를 받아들이질 않고냉큼 딴 집을 찾

아 옮겨 가려고만 하고 있었다.

 

여자가 마지막 작정으로 그 머리에 꽂은 비녀를 빼 光祖에게 주었을

光祖는 그걸 위선 받아 가지고 가긴 했지만, 이내 되돌아와서 그

비녀를 그 여자의 집 한쪽 벽 틈에다 꽂아 놓고 물러가 버렸다.

 

어땠을까?

光祖가 그 때 그 여자의 秋波를 받아들여 한때 히히덕거리며 즐길 수

도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그의 서른 여덟 살 때의 그 飮毒死刑 같은 건

면할 수도 있지 안 했을까? 적당히 그때그때를 끌끌끌끌 히히덕거리면

父母妻子 안 울리고 살아남아 있었을 것이다.

 

 

 

 

 

 

 

 

 

 

 

아아아아아아 사진이 돌려지지 않는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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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7-3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총각 순진하네요 ㅎㅎ
요즘 트렁크 예쁘긴하죠~ 키스 해링에 동물 문양에 알록달록.. 그래도 여자들은 알아요~ 반바지가 아니라는 걸요~~ ㅎㅎ

붉은돼지 2015-07-30 13:27   좋아요 0 | URL
사실 남자들이 조금 어리버리합니다. 세심한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죠....뭘 잘 몰라요 호호호

스윗듀 2015-07-3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정주님의 시가 이렇게 재미있습니까? 돼지가 되먹지 못한 소리를 꿀꿀...은 재미가 없을 거같아서 안읽었는데 상당히 찔립니다 ㅋㅋㅋ

붉은돼지 2015-07-30 13:55   좋아요 0 | URL
아마 미당의 저 시는 <학이 울고간 날들의 시>에 나오는 시일겁니다.
미당의 시편들 중에 <질마재 신화>와 <학이 울고간 날들의 시>는 제가 감히 일독을 권합니다.^^

그리고, lovelydew님~ 재미 없을 것 같더라도 되먹지 못한 소리도 한 번 읽어주셔요^^
세상에는 참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서, 이런 곳에 관심있는 사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참고로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세계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구요...뭐,,, 좋아요는 누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호호호 ~

스윗듀 2015-07-30 16:30   좋아요 0 | URL
ㅎㅎㅎ저도 충분히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이 취미입니다ㅎㅎ 단지 아직 조선시대 양반들에게는 관심이 못미쳤을 뿐입니다요ㅋㅋㅋ 언젠가는 그분들에게도 미칠 것같습죠. 헤헤

책읽는나무 2015-07-30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은 어떤글이든 읽어도 재밌어요~~굳이 먹방,패션,연애사가 아녀~~~~아니네요 패션과 먹방 얘기가 역시 흥미를 더 끌긴 합니다ㅋ
`좋아요`를 안누를 수가 없군요ㅜ
바지 탐납니다 몸뻬바지는 왜 반바지가
없을까요?
본죽에 엄마 드실 죽을 사러가면서 저 두 메뉴를 저도 봤어요~~맛있나보군요?냉이강된장비빔밥 아삭소고기콩나물밥 기억해두겠습니다
그리고 이스탄불 기행문 기대됩니다^^

붉은돼지 2015-07-31 09:38   좋아요 0 | URL
책 읽는 나무님~ 몸빼 반바지도 있어요...쿠팡에 보시면 많이 있습니다.
커플로도 있어요..가격도 싸더라구여 ㅎㅎㅎㅎㅎ

제 입맛에는 아삭소고기콩나물은 별로구여 냉이강된장비빔밥이 맜있더라구요..^^
기행문은 그렇고.....다녀와서 사진은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cyrus 2015-07-30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 시대의 고전소설이 남성, 유교사상 중심이라서 좀 답답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가끔 이루어지지 못한 로맨스가 있는 고전소설은 좋더라고요. 고등학생 국어문제집에 단골로 나왔던 김시습의 이생규장전이라든가 숙향전이 좋았어요.

붉은돼지 2015-07-31 09:4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고전 소설중에 로맨스 소설도 있었던 것 같아요....남녀상열지사도 있었나?????
천녀유혼 비슷한 그런 이야기들도 있죠 아마??

Mephistopheles 2015-07-3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조선에는 서양의 모든 레이디를 한방에 보낼 수 있는 ˝기생˝이 있었답니다.

붉은돼지 2015-07-31 09:4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역시 아둔한 제가 뭘 잘 모르고 나오는대로 주깨다 보니
빠트린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여튼 잘 개발하고 적극 홍보하면....
무엇보다 영화로나 소설로나 전세계적으로 대박을 한번 터뜨리면 좋은데...
뭐 그게 제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
 

 

 

  

 

 

소생이 지난번 페이퍼에 쓴 호계서원 복설 추진 확약식 사진이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떼로 혹은 갓쓰고 혹은 유건쓰고 도포입고 행차하는 이런 사진을 보면 놀라고 신기해 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무슨 이슬람 복장한 사람들을 보듯 이상하게 보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른다. 아니면 무슨 고고학적 발견 비슷한 놀라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 아직도 저런 사람들이 있구나. 용케도 안 죽고 남아있네...너 어느 별에서 왔니????? 저분들은 어버이연합 뭐 그런분들은 아닙니다.

 

우리는 양반문화, 유교문화, 안동문화에서 무언가를 얻어 내어야만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문화적 상품은 이 것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대로는 안된다. 뭔가 조치가 필요한데 그건 소생 능력밖의 일이다. 하여튼간에 이건 소생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니, “!!! 저 돼지 놈이 되지못한 이상한 소리를 꿀꿀거리고 있네생각하시는 분들도 너무 노여워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조선시대 양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 두가지는 바로 봉제사(奉祭祀)와 접빈객(接賓客)이다. 조상 제사 잘 받드는 것과 손님을 기꺼이 접대하는 것이 양반문화의 핵심이다.

 

접빈객(接賓客) 관련하여서는 임청각 생치(生雉)다리 이야기가 유명하다. 임청각은 안동시 법흥동에 있다. 안동댐 인근 낙동가가에 위치한 임청각 고택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생가로 아흔아홉칸의 대저택이다. 석주의 의병운동, 독립운동으로 이미 가세가 기울었고, 그후에는 석주가 가산을 정리해 상해 임시정부로 가버리자 남은 식솔들의 생계는 절박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로 임청각을 출입하는 손님은 줄어들지 않았으니, 양반 법도에 접빈객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여 생각해낸 것이 생치(生雉)다리다. 생치란 살아있는 꿩이란 말이다. 어쨌든 없는 살림에도 임청각을 찾는 손님들 밥상에는 매 끼니마다 고기반찬이 꼭 하나 올라갔는데 그것이 바로 생꿩다리였다. 요리하지 않은 생꿩다리를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주인이 말한다.“차린 건 없지만... 접구(接口)라도 하시지요.” 그러면 손님은 젓가락으로 생꿩다리를 한번 뒤집어 놓은 것으로 먹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생치다리는 계속 재활용되어 다음 손님상에도, 그 다음 손님상에도 올랐고, 손님들은 모두 젓가락질로 생치다리를 뒤집으며 접구하는 시늉을 했다. 손님들도 모두 임청각의 사정을 아는 것이다. 접구란 음식을 아주 조금 먹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허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형식이 없다면 내용 홀로 어찌 존재할 것이며, 틀이 없다면 그 속의 모양이 찌그러질 수도 있는 것이다.  

 

봉제사(奉祭祀)란 제사를 받드는 것인데, 제사는 흔히 4대까지 지낸다. 이른바 사대봉사(四代奉祀). 그러니까 우리할배의 제사는 아버지, . 손자, 증손자까지만 제사를 지내고 고손자대에 이르면 신주를 땅에 묻어버리고 더 이상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방귀 꽤나 뀌는 반가에는 불천위(不遷位)라는 것이 있다. 불천위란 신위를 옮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4대 봉사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자자손손 영원히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신주를 땅에 묻지않고 사당에 모신다. 불천위를 모시기 위해서는 신주와 신주를 모신 함인 감실, 그리고 감실을 봉안하고 제사상을 갖추어 제사를 모실수 있는 사당이 필수적이다.

 

당연히 아무나 불천위가 될 수는 없다. 나라에 큰 공헌이 있거나 도덕성과 덕망이 높은 분들만 가능하다. 나라에서 인정하는 경우도 있고 유림에서 중론을 모아 발의하는 경우도 있다. 퇴계는 물론이고 영남학파의 학통을 잇고 있는 서애, 학봉, 우복, 한강, 여헌, 갈암, 대산, 정재 같은 분들은 모두 불천위다. 불천위는 보통 한 문중의 방계종파의 중시조가 된다. 이 불천위를 모시는 제사는 그야말로 큰 행사다. 학봉 불천위 제사의 경우 유건쓰고 도포입은 사람이 수십명에 제사에 참례하는 사람은 모두 백여명에 이른다. 안동의 불천위 제사는 텔레비전 전통문화 어쩌고 하는 프로에 가끔 방송되기도 한다.

 

제사가 마치 없어져야할 악습이요 폐단처럼 인식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제사 준비에 여성노동이 착취되는 것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또 조상의 기일에 제사를 지내는 것도 재고의 필요가 있다. 직장인들은 평일 멀리 움직이기 어렵다. 꼭 자정넘어 지낼 필요도 없다. 저녁 식사 전에 간단히 식을 올리고 모두 둘러앉아 만찬을 함께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로 잘 다듬으면 충분히 모두가 즐거운 잔치 혹은 축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크리스마스나 초파일이나 모두 결국은 제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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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5-07-29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매일 등하교길에 지나치던 곳이 바로 법흥동에 있는 임청각이었지요.(저는 처음 1년은 제 모교가 있던 용상동에서 자취를 했고, 나중 2년은 안동댐 아래 동네인 와룡면에서 용상동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답니다.) 생치다리 얘기는 옛날에도 한 번 들었었는데 지금 다시 들어도 여전히 새롭네요.

불천위 제사는 (훌륭한 조상님 덕분에) 저희 집안에서도 모시는데, 임금님의 친필이 종갓집 뒷편 사당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지요. 저희 집안에서도 1년에 한 번씩 `불천위 제사`를 모실 때면 전국 각지에서 많이들 고향으로 내려오시고, 아직도 갓쓰고 도포입고 제사 지내시는 어르신들도 제법 많답니다.

문득 지난 6월 초에 서울 사는 지인들과 함께 2박 3일 동안 `안동 투어` 다녀온 기억도 나네요. 그 때 도산서원, 퇴계종택, 이육사 문학관, 농암고택 등지를 거쳐 안동댐까지 둘러보고 왔는데, 중앙선 기찻길이 일제시대때 `임청각` 앞으로 빙 둘러 지나가게 된 기막힌 사연을 지인들한테 들려줬던 생각도 나네요.

제 고등학교 동기들 중에는 `학봉`의 직계 종손도 있고, 퇴계의 후손, 서애의 후손들도 많답니다. 삼봉(정도전)의 후손들도 더러 있구요. 어디든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특히 안동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 함부로 집안 자랑 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일쑤여서 늘 서로 알게 모르게 조심하기도 하지요.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붉은돼지 2015-07-2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거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쓴 거 같은 느낌이 ^^;;;;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선대 고향은 안동입니다.
제가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집안사정으로 저만 외가인 내앞에서
컸는데, 어쩌다 한번 내앞에 가봐도 기억이 하나도 안납니다.

집에 큰형님은 옛날에 학봉 종손하고 내앞 종가에서 같이 놀기도
했다고 하더군요...저는 어릴 때 아버지로 부터 학봉할배와 우리집
불천위 할배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 지긋지긋하니 오히려 반감이 생기더군요

가만보면 안동 일대 그 손바닥만한 동네에 무슨 그런 양반입네하는
집안은 또 그리 많은지 서로 잘난체하며 조상 팔아먹고 사는 거 같아
아버지 말씀은 거의 콧등으로도 안듣고 그랬는데

이제는 아버지도 벌써 돌아가시고 저도 나이 먹어 저런 이야기들이
문득문득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이제는 들을 데가 없군요 ㅜㅜ

oren 2015-07-30 12:37   좋아요 0 | URL
붉은돼지 님의 외가가 바로 내앞이었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제 고향은 경북 영양인데 저는 그곳에서 중학교를 마친 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안동으로 나왔답니다.(제 고향 영양은 산골 오지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문인들은 많이 배출했답니다. 흔히 시인 조지훈, 소설가 이문열, 김주영 등을 꼽지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영양과 안동을 이어주는 도로는 소위 `신작로`로 불리는 흙먼지 풀풀 나는 자갈길이었고, 고달픈 자취생활 틈틈이 고향을 다녀올라치면 `내앞`은 어김없이 지나가게 되어 있었지요. 요즘도 가끔씩 고향에 오갈 때 `내앞`을 지날 때면 그저 잠시나마 곁눈질이라도 건넨답니다. ㅎㅎ

저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 녀석은 뒤늦게 알고 보니 내앞에 있는 `종가집`이 바로 `저 집`이더라구요. 강 건너에 있는 멋진 정자(백운정)도 `저 꺼`라고 하구요. 어쩄든 그 친구는 대학에 들어와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재미를 붙인 끝에 과외를 참 열심히 받았었지요. 과외선생님은 `한양에서도 알아주는 영감님들`이었고, 그 친구가 배우는 과목들은 주로 한자로 쓰여진 `사서 오경`들이었지요. 결국 그 친구는 7년 전쯤에 `국립 서울대 정교수`로 부임해서 `가문`을 부끄럽지 않게 하더군요.
* * *
그 친구를 본 지가 어느새 서너 해는 훌쩍 지난 듯하여 오늘 문득 검색해 보니, 아닌 게 아니라 마침 붉은돼지 님께서 말씀하신 바로 그 `양반 문화`를 소개하느라 바쁜 소식이 하나 올라오네요. ㅎㅎ
☞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2608780

붉은돼지 2015-07-30 13:2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전에 오렌 님의 희랍고전 이야기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영양이 고향이시군요..정말 산골이죠..ㅎㅎㅎㅎ 영양 석보는 이문열의 고향으로 더 알려진 것 같습니다. 서울대 교수되신 그 친구분은 운천종가 둘째분이라고 하니, 아마도 내앞 작은 종가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운천은 학봉의 형님인 귀봉의 아드님으로 나오더군요. 저도 조금 헷갈려요. 내앞에 가면 청계공의 큰 종가나 귀봉 작은 종가나 뭐 거의 붙어 있고, 또 학봉 종가는 검제에 따로 있고 하니 뭔 종가가 이리 많은지....보통 불천위로 모시게 되면 종가가 되니 그리 되는 모양입니다. ..

학봉의 이름이 이렇게 높이 난 것은 아마도 그 후손들 중 잘 되신 분들이 많아 학봉을 현창한 덕분도 있는 듯 합니다. 작고하신 포항공대 김호길 총장이 내앞 출신이고, 현재 내앞 큰종가 종손도 아마 포스텍 교수로 재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 성취의 동력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transient-guest 2015-07-30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 살면 제사/한국명절/미국명절이 모두 섞여버리는 어려움과 안타까움이 있어요. 많이들 미국명절에 한국조상을 대입하는 식으로 치루기도 하고요. 저는 위의 말씀에서 위패를 사당에 모시는게 참 좋네요. 집 뒷뜰에 작은 공간이 있어 그곳에 조상의 위패를 모시면 늘 삶과 죽음, 공존에 대한 것들을 떠올릴 것 같고, 내 직계조상을 기억하기도 좋을 듯 합니다만, 좀 무섭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네요.ㅎㅎ

붉은돼지 2015-07-30 10:06   좋아요 0 | URL
미국명절에 한국조상 대입하는 식으로도 하는군요...
뜰 있는 집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서 사당을 두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요...
한국에선 보통 대부분이 아파트에 사는 관계로....
그리고 저는....별채로 작은 개인 도서관을 하나 지었으면 하는 바램을 품고있습니다...^^

만병통치약 2015-08-0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계서원이 학봉선생과 서애 선생 (순서무관합니다 ㅋㅋ) 서열문제로 조금 씨끄러웠다까지만 알고 있는데 잘 해결되었나 봅니다. ^^ / 책에서 보던 내용을 사진으로 보니 신기하네요

붉은돼지 2015-08-02 12:28   좋아요 0 | URL
일종의 의전이죠..
사실 요즘도 공식적인 행사에서 이 의전때문에
말썽이 새기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서애가 왼편에 앉는 것이 맞는 거 같아요
일국의 총리로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한 그 노심초사를 생각하면요

학봉도 물론 진주성에서 순국하지만 원죄?가 없다 할 수 없고
 

금일 아내와 혜림씨는 동네 몇몇 학모님들과 워터파크에 가셨는데, 만찬 후 귀가하신다. 소생 그냥 처자없는 텅빈 집구석에서 냄새풍기며 라면이나 끓일까 하다가, 마음 고쳐먹고 집 앞 본죽에 갔다. 전에 한번 먹어보니 맛있는 게 있더라. 바로 강된장냉이두부비빔밥....맞나??? 이거 주문할 때 혀 좀 꼬인다 ㅎㅎ

혼자 밥 먹는 게 어색하지는 않다. 가족과 도란도란 냠냠짭짭도 좋지만 나는 혼자 조용히 신문이나 책을 보면서 밥 먹는 것도 좋아한다. 식구들과 식사할 때는 활자를 가까이 하는 것은 금기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몸빼 바지를 입고 동네 진출했다. 보이나요? 몸빼...움화화화!!! 다행히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내일이면 아내가 동네아줌마들 모이는 놀이터에서 이런 말을 물어올 지도 모른다. ˝어머머멍!, 혜림이 아빠 몸빼입고 돌아댕기데....˝

올 여름에는 이스탄불에 가기로 했다. 이스탄불에만 있을 계획이다. ˝이스탄불 7박8일˝은 작년에 산 책인데, 정체성이 다소 모호하다. 여행안내서로는 조금 부족하고 에세이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사진은 예쁘다. 이스탄불 다녀오신 분들 꿀팁 좀 주세용~~

추신 : 처음으로 폰으로 쓰는데 손꾸락 하나로 쓰려니 엄청 어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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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7-28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이쥬? 닻무늬 몸빼...호호호

북다이제스터 2015-07-2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가시는군요, 이스탄불. 감축 드리고 정말 부럽습니다. ^^

붉은돼지 2015-07-29 09:42   좋아요 0 | URL
몇 년을 씨루다가 이제야 가게 되었습니다.
응당 휴가란 비치에서 수영하다 파라솔 그늘 아래서 쉬고..감상하고,, 뭘? ㅎㅎㅎ 먹고, 마시고
다시 놀고, 책도 보고 뭐 이런 것이 되어야 하는데...

이스탄불 여행은 어린 딸내미와 극기훈련 비슷한 게 될지는 않을 지 걱정입니다.
너무 배부른 걱정인가요 호호호

스윗듀 2015-07-2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닻무늬라 그래도 세련미가 좀 흐르네요 쿠쿠 강된장비빔밥 맛있겠다요😈

붉은돼지 2015-07-29 09:43   좋아요 0 | URL
아시겠지만 실제로 보시면 잠옷 같아요
저 냉이강된장비빔밥인가 저거 맛 좋아요 ^^

자몽 2015-07-28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서도 밥잘먹는 남편..부럽습니다^^

붉은돼지 2015-07-29 09:44   좋아요 0 | URL
남자들 혼자 집에서 직접 해 먹는 거는 좀 귀찮아해도..뭐, 이것도 즐거이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혼자 밖에서 맛있는 사먹는 거는 다 좋아할걸요....아마..^^

2015-07-29 0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9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5-07-29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러워요~^^
혼자 식사도, 몸빼 외출도,
근데, 이스탄불이 젤 부러운거 있쥬~^^

붉은돼지 2015-07-29 09:50   좋아요 0 | URL
집에서 혼자 밥 해 먹는 것도 뭐 그런대로 좋지만 식후 설거지가 귀찮아서...
밖에서 어디 조용한 데서 혼자 맛있는 거 먹는거는 좋아합니다...책 읽으면서 말이죠...^^
이스탄불 다녀와서 사진 좀 올려볼께요..염장 좀 지르게....홍홍홍..

에이바 2015-07-2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한 몸빼와는 다른데요? 이 정도면 저녁 마실엔 문제 없겠어요ㅎㅎ 이스탄불 잘 다녀오셔요.. 드디어 소피아 성당에.. 흑 본죽인지 본비빔밥인지 아무튼 인천공항에 있는 본 브랜드에서 살짝 매운 굴국밥을 먹었는데 괜찮더라고요. 전 본죽에선 야채죽이 제일 좋아요 그다음 단호박죽..

붉은돼지 2015-07-29 10:55   좋아요 0 | URL
이스탄불에 가면....그 왜.. 알라딘 바지라고 있잖아요..통을 헐렁하고 발목은 꽉 쪼여주는 알리딘이 입고 있는..이게 우리 몸빼와 정말 비슷한 거 같아요...그래서 이걸 한 벌 사올까 생각도 하고 있어요...그러면 신발은 꼬가 뾰족한 알라딘 신발도 사야하나...고민도 하고 있어요..ㅎㅎㅎ
예전에 혼자 밥 먹을 때는 라면에 김밥을 주로 먹었는데 요즘은 주로 본죽을 이용해요 아무래도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서요...^^

세실 2015-07-29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감하신 붉은돼지님...그러다 나타났다 킨스키님 마주치면 어쩌시려고요~~~~~~
본죽에서 비빔밥도 파는군요^^
이스탄불......저도 부러워유~~~

붉은돼지 2015-07-29 14:43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 세실님~~~ 나타났다 킨스키님은 이제는 제 마음 속에서 지운 여인입니다. 흑흑흑
네 비빔밥도 팔구요....육계장도 있습니다요...^^

transient-guest 2015-07-30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터키정부가 ISIS를 공격하기로 했고, 여전히 PKK와의 관계도 문제가 있으니 잘 알아보시고 안전하게 다녀오시길..

붉은돼지 2015-07-30 10:0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이스탄불에서 시위대가 관광객을 공격했다는 보도도 보았습니다...
뭐, 그렇다고 지금와서 물릴 수도 없고 조심해서 다녀 와야할 것 같아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jjoo 2015-08-04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요일에 돌아왔어요. 언론에 보도되는 것 처럼 위험한 분위기는 아니였고, 일상은 똑같았어요. 몇년전과 다를것 없었습니다. 이스탄불은 또가도 매력적인 곳인것 같아요^^

붉은돼지 2015-08-05 10: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뭐 크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스탄불은 처음인데 정말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도시같습니다. ^^
 

 

오늘자 뉴시스(대구/경북) 인터넷판에 <학봉 후손이라 죄송합니다> 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다음은 발췌한 내용이다. “자신을 의성김씨 34세손 학봉후손으로 밝힌 김씨는 27일 한 인터넷매체 기고를 통해 임란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해 학봉(김성일)과 서애(류성룡) 문중에 각 100억원씩 200억원을 지원받게 돼 후손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특정 문중을 위한 특례라는 시비 속에 시민단체의 반발 등으로 1년이상 파행을 겪어왔으나 안동시는 사업방향을 일부 수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결국 관련 예산의 의회승인을 이끌어냈다. 안동시는 임란 극복의 주역인 자랑스러운 인물을 기리고 후손의 충의를 다지기 위해 의지를 갖고 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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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모르겠지만 학봉과 서애라고 하니 두 문중간 사이에 근 사백년을 끌어온 병호시비(屛虎是非)라는 유명한 논쟁이 생각난다. 조선은 16세기 말에 이르면 안동지역을 중심으로 퇴계 이황의 성리학설과 학통을 계승한 이른바 영남학파라는 것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학파의 시조격인 퇴계의 수제자로는 흔히 서애(류성룡)과 학봉(김성일)을 꼽는다. 서애와 학봉의 뒤를 이어 우복 정경세, 갈암 이현일, 대산 이상정, 손재 남한조, 정재 유치명 등으로 학통은 이어진다.

 

1573년 퇴계를 배향하기 위한 여강서원을 세워졌고, 1625년에 이 서원에 서애와 학봉을 추가로 배향하게 되면서 퇴계의 왼편에 누구를 모시느냐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서애측은 벼슬이 영의정이라는 이유, 학봉측은 나이가 연상이라는 이유로 각각 퇴계의 왼편을 주장하여 합의를 보지 못하자 당시 영남 유림의 좌장격인 우복 정경세가 견수와 절석을 설파한다. 연치(年齒)의 차는 견수(絹隋)에 미치지 못하나 작위(爵位)의 차는 절석(絶席)에 있다는 것이다. 서애측의 승리. 그 뒤 여강서원은 숙종으로부터 호계서원의 편액을 받는다.

 

견수(絹隋)의 차라는 것은 예법에 나이가 5살 이상 차이가 나면 연장자로 대접하여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지 않고 조금 뒤쳐저 따라가야 한다는 뜻이다. 학봉은 서애보다 4살 연상이니 견수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 것이고, 절석(絶席)이란 서애는 영의정, 곧 일국의 총리요, 학봉은 관찰사를 지냈을 뿐이니, 영의정과 같은 고위직은 공적인 장소에서는 여러사람과 같은 자리에 앉지 못하고 별도의 전용석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1805년 영남유림에서 서애와 학봉, 한강(정구)과 여헌(장현광), 이른바 영남 사현(四賢)을 문묘에 종사키로 조정에 청원하는 과정에서 다시 서애와 학봉의 순서문제가 제기 되었고, 양 문중의 싸움으로 인해 결국 영남 사현의 문묘종사는 기각되었다.

 

1812년 학봉측에서 호계서원에 대산 이상정을 추가로 배향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대산은 학봉 계열이다. 이에 대해서 서애측은 적극 반대하였고 결국 호계서원과 절연하고 서애의 위패를 병산서원으로 옮겨버렸다.

 

2013년 경북도청 강당에서 열린 호계서원 복설 추진 확약식에서 양 문중은 호계서원을 안동시 성곡동 안동 야외민속박물관 일대에 복설 이건하고 서애를 왼쪽에 학복을 오른쪽에 배향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 안동 유림이 병유 혹은 병파(서애 지지파)와 호유 혹은 호파(학봉 지지파)로 나누어 시비를 따지기 시작한지 근 400년만이다.

 

안동식 유머에 이런 게 있다. 안동 어느 곳에 유생들이 모였다. 한 선비가 다른 선비에게 묻는다. “귀공은 호유이오니까? 병유이오니까?” 선비 왈 소생은 어느쪽도 아니요. 중립이요.” 그러자 처음 선비가 하는 말 , 상놈이었구먼하고 비웃으며 총총히 가벼렸다는 이야기.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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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5-07-28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중립인 것이 상놈이 되는지 미처 몰랐네요. ^^;

붉은돼지 2015-07-28 21:42   좋아요 0 | URL
그릴리가요ㅎㅎㅎ
아마 안동 유림 대부분이 혈연이나 학연 등에 따라 어느 한쪽에 가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구요 세는 학봉쪽이 더 우세한 분위기 일겁니다.
물론 소수지만 중립을 표방한 문중도 있었다고 하네요^^

라스콜린 2015-07-2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반이라면 어느 한편에 참여를 하는군요^^ 오늘날보다 훨 실천하는 지식인들이었네요

붉은돼지 2015-07-28 21:47   좋아요 0 | URL
지금은 다소 개인주의적인 경향이지만 성리학적 유교문화에서는 아마 자신이 속한 혈연에 의거 붕당이나 학파가 자동적으로 정해졌던것 같아요^^

라스콜린 2015-07-28 21:49   좋아요 0 | URL
그런뜻이었군요 ㅎ

만화애니비평 2015-07-28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아버지고향인 강진에서 윤복 선생의 후손이 퇴계 이황과 학문의 교류를 생각해 후손들이 모여들었더군요. 남인이 퇴계와 서애로 이어지어 후에 고산과 다산으로 이어지는데, 조선시대의 붕당은 후손까지 미치는 것을 잘 보이더군요.
정조대왕이 신하에게 문제 내어 다산이 이황보다 이이의 이론에 따르자 남인들이 못마땅한 내용에서 참으로 난해하네요. 유학에 밝지 못하나 저는 다산의 편이지만요.

붉은돼지 2015-07-29 10:59   좋아요 0 | URL
정조때 그 왜 있잖아요 남인독상이라는 채제공과 정약용 같은 분들은 아마 기호남인이라고 알고 있어요 영남지역 사람들은 아니죠..붕당도 들어가면 되게 복잡해요..
생각해보면 다산 같은 사람이 뜻을 펴지못하고 또 크게 쓰이지 못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