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페이퍼는 현암사가 제공한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를 읽고 쓴 서평이 아닙니다. 당 서재 주인장인 붉은돼지의 뜬금없는 생각을 대충 옮겨 본 잡문이올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꿀꿀 

   

소생이 밥 벌어 먹고 있는 공장에 ‘H이라는 상사분이 계신다. 작년에 6개월 정도 모시고 일한 적이 있다. H님은 상당히 샤프하고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조금 쌀쌀맞고 정이 없는 그런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첫인상이라는 게 있고, 같은 부서에서 일한 경험은 없지만 같은 공장에서 벌어먹고 있으니 오며가며 보고 또 주워들은 소문에 근거하여 소생은 H님의 인성을 대충 그렇게 파악하고 있었다.

 

H님이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근무하다보면 한 달에 서너 번 정도는 이런저런 명목으로 술자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어느 술자리에선가 H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자신은 가족들과 외식할 때나 아니면 혼자 커피를 사 마실 때는 일부러 한번씩 장사가 안되는 가게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젊었을 적에 안 해본 장사가 없는데, 텅빈 가게에 앉아 파리만 날리는 그 쓰라리고 애타는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한다. 잘 보이려는 인기성 발언 같지는 않았다. 그말을 들으니 H님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아둔한 소생은 이거는 본 받을 만한 일이 아닌가? 나도 한번 해 봐야겠네.’ 하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올 초에 우리 공장에 인사이동이 있어 소생은 자리를 옮겼다. 옮긴 사무실 근처에는 복어집이 두 군데 있는데 서로 붙어 있다. 어쩌다 직원들과 한번씩 가보면 A집은 항상 손님들로 바글바글하고, B집에는 파리나 참새가 날아다닌다. 당연히 복어집에 갈 때는 매번 A집에 간다. 안그래도 바글바글한 가게에 또 한 바글을 보태고 만다. 갈 때마다 보면 B집은 허전하고 쓸쓸하다. 뭐 주방장이 가래침 뱉고 코풀어 비빈 음식(생각만 해도 우웩! ㅋㅋ)을 내올리도 없건만 B집에는 선뜻 발을 들여놓기가 어렵다. 인지상정이다. 허나 사자는 소리에 놀라지 않고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듯이 선비는 인정에 얽메이지 않는 법이니 한번 가르침을 받았으면 바로 실천궁행하는 것이 또한 선비다.

 

소생도 잘하면 방귀 꽤나 뿡뿡 뀌는 꼬장한 선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욕심에 쓸쓸하고 적막한 B집에도 한번 가보려고 했다. 그러나 어쩌다 혹간 있는 외식 오찬의 메뉴 선정과 같은 그런 엄혹한 과업을 소생 마음대로 쭈물쭈물 할 수는 없다. 소생의 실천궁행은 부득이하게 차일피일 연기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주말에 동네 공원에 산책을 나왔다가 일부러 파리 날리는 가게에서 커피를 사서 먹어 봤다. 그런데... 아이씨.... 열라 맛이 없는 것이다. 손님이 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내 돈 내고 내가 먹는 데 맛없는 것을 먹을 이유는 없다. ‘손님이 없는 집이라고 다 맛없는 집은 아닐 거야하고 생각해 보지만 왠지 자신이 없다.

 

다같이 잘 먹고 잘 살믄 정말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그렇다면, 재미야 있든 없든 혼자라도 잘 먹고 잘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그것도 뭐 쉬운 일은 아닐 것인데... 어쨌든 잘 먹고 잘 사는 혼자들이 자꾸자꾸 꾸역꾸역 모이다 보면 언젠가는 모두가 되는 거 아이가? ....내참,,, 이게 말이가 막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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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8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8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madology 2015-05-2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자본주의 만세! 경쟁사회 만세!

붉은돼지 2015-05-29 09:50   좋아요 0 | URL
서로 협동 협력해서 같이 잘 사는 그런 사회는 정녕인가요??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호호호

프레이야 2015-05-2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우익 선생의 저 책은 저도 참 좋아합니다. 식구가 식당이나 찻집 사람 많고 줄서서 기다리고 그런집 싫어해서 한산한 곳을 가는편인데 역시나 한산한 데는 이유가 있더라는 경험을 종종 하지요. ㅎㅎ

붉은돼지 2015-05-29 10:38   좋아요 0 | URL
맞아요..한산하고 손님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안그런 곳도 혹 가다가 있긴 있더라구요..^^

보물선 2015-05-28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래전에 읽고 좋아했던 책. 자기는 좌익쪽인데 이름이 우익이라고 하셨던.

붉은돼지 2015-05-29 10:40   좋아요 0 | URL
˝이 친구 이름은 전우익인데 맨날 좌익만 안하는기요˝ 라고 전우익 친구분이 그랬다고 하더군요..
저는 사실 이 책을 안 읽어봤는데 한번 봐야겠어요^^

지금행복하자 2015-05-28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가한 식당을 들어갔다가 역시나 했던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 물론 소문 난 식당도 마찬가지이지만요~~

같이 덜 먹고 같이 조금 못 살자고 하면 시대를 역행하는 멍멍이소리라고 하겠죠? ^^

붉은돼지 2015-05-29 10:44   좋아요 0 | URL
손님이 없는 식당은... 뭔가 이유가 있다는 선입견을 먼저 가지고 식당에 들어가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실 저는 미각이 둔감해서 유명한 맛집이라고 특히 맛나지도 한가한 식당이라고 특별히 맛이 없지도 않은 것 같더라구요....맛보다는 손님을 대하는 종업원의 태도나, 식당의 청결상태, 내부 인테리어 같은 분위기 이런 것들도 식당 영업의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

오쌩 2015-05-2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님이 참 따뜻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역시 사람은 겉모습이 다가 아닌가봅니다ㅎ

붉은돼지 2015-05-29 10:49   좋아요 0 | URL
예전에 고등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제 앞에 앉은 친구의 외모가 며칠 안감은 더벅머리에 초첨 흐린 커다란 눈, 두툼한 입술, 어눌한 말투 하여튼 좀 덜떨어진 그런 외모였어요....그런데 처음 모의고사를 치고보니 이 친구가 전교 1등을 한 거예요...정말 깜짝 놀랐죠... 햐~ 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되는구나...어린 나이에 나름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그게 또....마음 먹은대로 잘 안되더라구요....항상 생각을 해 줘고 또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 줘야 하는 것 같아요

그 친구는 나중에 서울대 법대갔고 사시 합격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후론 몰라요. 공부 잘 하는 친구들과는 친하지를 못해서..ㅎ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5-05-29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부러 손님이 없는 가게에 가봤는데, 대부분 맛이 없거나 다른 문제가 있어요. 어쩌면 악순환을 끊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잘 되는 집은 그대로, 안 되는 집은 그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건 분명합니다. 맘씀씀이는 따뜻하지만, 역시 현실적인 이유로 실천은 어렵겠네요.ㅎ

붉은돼지 2015-05-29 10:53   좋아요 0 | URL
저도 h님의 마음씀씀이는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과거 경험이 큰 요인이 되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역시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직접 경험이 어려우면 간접 경험....간접 경혐은 역시 독서..ㅎㅎㅎㅎㅎ
그래서 독서가 중요하다는 ㅎㅎㅎㅎ
 

24~25일에 1박 2일로 예천천문우주센터 가족캠프에 다녀왔다. 미항공우주국 방문기가 아니어서 아쉽지만 뭐 나름 유익했다면 유익한 방문이었다.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우주선을 타고 화성을 방문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을 품고 방문기를 시작해 본다. 예천센터는 중앙정부나 지차체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은 아니고 민간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다. 연혁을 보니 2002년에 예천어린이우주과학관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천문우주센터라고 해서 NASA 본부 같은 걸 상상해서는 조금 곤란하다. 사실 소생도 나사본부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모른다. 시설도 뭐 첨단 최신은 아니다. 그래도 초등학생용으로는 무난하다. 12일 가족캠프의 비용은 4인 기준 24만원이다. 조식이 제공된다. 아침은 밥, , 3~4종 정도다. 괜찮다. 숙소는 온돌방 형태고, TVPC는 없다. 취사 장소가 별도로 있어 음식을 해 먹을 수도 있다. 원래는 어린이날 전인 3~4일 신청했었는데 비가 오신 관계로 24~25일로 연기했다. 날씨가 흐리거나 우천으로 관측이 곤란할 경우에는 모형만들기 체험 등으로 대체된다.

 

12일 가족캠프 프로그램 일정은 이렇다.

 

<1일차>

20:00~20:30 OT 및 망원경 설명(천문관 3층 강의실)

20:30~21:30 망원경 실습(강의실 및 야외 잔디밭)

21:30~22:00 별자리 설명(천문관3층 우주영상실)

22:00~22:30 육안 관측, 망원경 관측(천문관 4)

23:30~ 심야관측(희망자에 한함)

<2일차>

08:30~09:10 조식

09:30~10:30 주간관측(천문관 4)

 

처음에 하는 망원경 실습은 삼발이 달린 길이 1미터 가령의 이동식 망원경으로 한다. 망원경은 1가족당 1대씩 제공된다. 그날 캠프는 모두 8가족이 참여했는데, 인원수는 한 40여명 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온 가족도 있었다. 강의실에서 망원경의 구조 및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일단 실내에서 망원경 조종법을 실습한 후에 망원경을 가지고 나가 잔디밭에서 천체를 관측했다. , 목성, 금성 등을 살펴봤다. 망원경 조정하는 게 쉽지는 않다. 달 표면의 움푹움푹한 곰보자국 같은 분화구도 선명하게 보인다. 전문용어로 뭐라 했는데 기억이 안난다. 목성이나 금성은 그냥 반짝이는 점으로 보일 뿐이다. 망원경으로 본다고 해서 콩알만한 것이 수박만하게 보이는 건 아니다. 천체 망원경은 기본적으로 확대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우주영상실은 40~50여석 규모의 돔형 천장이 있는 둥근모양의 방이다. 완전 뒤로 젖혀지는 의자가 둥글게 두줄로 놓여있다. 의자에 앉아 몸을 뒤로 젖히면 돔 형태의 천장에 별자리 영상이 상영된다. 큰곰자리, 작은 곰자리, 처녀자리 등 강사의 별자리 설명을 들으니 옛날에 별자리 공부하던 때가 생각난다. 카시오페이아, 안드로메다 어쩌고 하던 그리스 로마 신화와 연결된 별자리 이야기가 뜨문뜨문 떠오른다. 작은 곰자리의 꼬리 끝에 위치한 북극성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길잃은 여행자들에게 방향과 위도를 알려주는 길잡이 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북극성은 북극에서 1도 정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조금씩 움직인다고 한다.

 

영상실에서 별자리에 대한 개략적인 학습을 하고 4층 관측소로 올라간다. 우선 육안으로 하늘을 보며 강사님의 설명을 듣는다. 그날을 날이 좋아 어두운 밤하늘에 무슨 보석 조각을 흩뿌려놓은 듯 무수한 별들이 총총 빛나고 있었다. 북두칠성은 대번에 눈에 들어온다. 육안 관측후에 참가자들을 두팀으로 나누었다. 한팀은 달, 금성, 목성, 토성 등등에 각각의 망원경(망원경이 6~7개 쯤 있다)을 맞추어 놓은 관측 장소로 가고, 다른 한팀은 거대 망원경이 있는 관측장소로 갔다. 두팀이 번갈아서 관측한다. 토성이 콩알만한 크기로 보이는데 콩알 주위에 고리도 보인다. 예쁘고 신기하다. 거대 망원경이 있는 관측소는 마징가 제트의 머리 뚜껑이 열리듯이 천장이 열리면 그 열린 구멍 사이로 망원경을 조정하여 천체를 관측한다. 망원경과 돔천장은 360도 회전한다. 1600광년 떨어진 늙은 별들의 모임이라는 구상성단을 보여준다. 쌀알을 타원형으로 뿌려놓은 듯한 모습이 흐릿하다. 인터넷 등에서 흔히 보는 그런 선명한 성단의 모습은 아니다. 별 감흥이 없다. 1030분경 관측을 마쳤다. 심야에는 별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고 심야 관측 희망자는 밤 1130분에 사무실 앞에 모이라고 한다. 심신이 허약한 소생은 피곤해서 방에 드러누웠고 아내와 혜림씨는 심야 관측을 다녀왔다.

 

익일 조식을 먹고는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의 두목인 태양에 대한 강의를 듣고 망원경으로 태양 관측을 했다. 태양이 무슨 폭발 같은 걸로 없어지게 되면 지구는 목성의 중력에 끌려가서 결국은 목성과 충돌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그 이전에 지구에는 빙하기가 도래해 모두 다 땡땡 얼어 죽겠지만. 태양의 지름은 지구의 108배이고 부피는 지구의 130만배라고 한다. 태양의 표면온도는 6000도라고 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광속으로는 8분 거리이고, 인간이 만든 로켓을 타고가면 15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뭐 물론 갈 수도 없고 갈 일도 없겠지만 어쨌든 이런 걸 다 어떻게 계산하고 측정했는 지 소생같이 아둔한 인사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다. 

 

우주가 한 점에서 빅뱅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가정 한다면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와 형태는 반지름이 137억 광년인 구형이고, 우주의 나이는 137억 년이라고 한다. 인류라는 생명체가 살고 있는 이 티끌 먼지같은 지구보다 수천, 수만, 수억 배 큰 어마어마한 별들이 억수로 무수하고, 이 우주라는 것의 나이와 크기가 그렇게나 어마무시하게 많고 무지막대하게 광활한 것일진대, 머리를 숙이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이란 종이 이 우주 속에서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을 만큼의 작은 존재이며 또 인간의 한 삶이라는 것이 얼마만큼이나 찰나에 지나지 않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문득 정비석의 <산정무한>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유구한 영겁으로 보면 천년도 수유던가! 고작 칠십 생애에 희로애락을 싣고 각축하다가 한 웅큼 부토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니 의지없는 나그네의 마음은 암연히 수수롭다.”

 

연이나,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이란 그 티끌같은 지구 위에서, 비유컨데 달팽이 뿔 위에서 영토싸움을 하며 아웅다웅 사는 극히 미미하고 소소한 존재일 뿐만아니라 또 각 개체로 볼 때는 고작 칠십 생애를 겨우 버티어 낼똥말똥한 수유의 시간을 사는 인생이지만, 그렇지만, 인류라는 한 종족으로 볼 때는 어미가 새끼를 낳고, 또 그 새끼가 새끼를 낳고 낳고 낳고하여 세대를 거듭하며 근근히 명맥을 유지함으로써 우수한 DNA를 유전시키고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전승하여 오늘날의 이 빛나는 성취를 이루었으니 실로 경이롭다 할 것이다. 인류가 철을 이용해 칼이나 농기구를 겨우 만들어 쓰기 시작한 이래 5000여년 만에 우리는 컴퓨터를 발명했고, 달을 정복했고,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고 화성으로 탐사선을 쏘아 올렸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너무나 엄청나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우주의 역사를 1년으로 본다면 인류 역사 5000년은 10초 정도 밖에 안되는 시간인 것이다. 이런 추세로 계속 약진한다면 앞으로 5000천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인간이 신이 되어 우주를 정복할지도 모른다. 그전에 멸망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불가사의하다. 내가 나를 모르니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구입한 지 한 보름 되었다. 양장본을 사야하나 보급판을 사야하나 고민 좀 했다. 가격이 두 배이상 차이가 난다. 몇날 몇일을 두문불출하며 장고한 끝에 보급판을 구입했다. 결론은 만족한다. 이제는 읽는 일만 남았다. 책의 두께를 보니 엄두가 안난다. 당초 계획은 예천천문우주센터에 갈 때 이 책을 가지고 갈려고 했었다. ‘천문우주센터방문이라는 이번 여행의 목적에는 기똥차게 부합하지만 12일의 여행 기간을 고려하면 얼토당토 않은 선택이다. 거기다가 만약 이 책을 짐가방에 넣는 것을 아내가 목도했다면 분명 한 소리 주워 들었을 것이다. “쓸데 없는 짓도 되우 하네....흥흥흥그리하여 결국 가져간 책은 무라카미 라디오2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이다.

 

 

 

 

 

 

 

 

 

 

 

 

 

 

 

 

 

예천 천문우주센터의 별천문대 건물이다. 무슨 우주선을 본떠서 지었다고 하는데, 우주선은 아닌 거 같고

우주기지 비슷한 모습이다.

 

 

 

 

 

 

 

 

주간 관측 모습이다. 낮에도 관측이 가능한 거시기 별을 맞추어 놓았다는 설명인데, 눈알빠지게 아무리 들여다 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혜림씨라고 뭐 별수 없다. ㅋㅋㅋ 생각해 보라. 지구에서 1600광년 떨어져 있다는 거시기 별이 저런 걸로 그리 쉽게 보이겠는가 말이다. 그것도 대낮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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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5-26 1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주 관련 책들 보면 초장에 늘 나오는 - 태양이 조금만 가까웠어도 우리는 통닭구이, 조금만 더 멀었어도 빙수 재료- 글 보면, 이리 아웅다웅 하며 살지 맙시다 지만, 이 삶의 궤도가 또 어지럽습니다

붉은돼지 2015-05-27 09:27   좋아요 0 | URL
통닭구이ㅋㅋㅋㅋ 맞습니다. 광활한 우주에 비해 우리 지구와 인간들은 극히 소소하고 미미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또 그런 것 만은 아니지요...^^

cyrus 2015-05-26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등학생 때 남자아이들이 많이 가입하던 보이스카웃 대신에 우주소년단이라는 것을 했어요. 과학 특히 우주 천문학 관련 실습 위주로 활동하는 단체였어요. 우주센터에 방문하는 캠프도 했었어요. 그런데 하필 그때 IMF 시기라서 참가비가 부담되었어요. 결국 우주소년단 활동을 1년만 했어요. 결혼해서 미래의 자식이 생긴다면 우주센터 캠프에 보내고 싶습니다. ^^

붉은돼지 2015-05-27 09:33   좋아요 0 | URL
제가 어릴 때 보이스카웃은 좀 사는 아이들만 가입했던 것 같습니다. 우주소년단이라는 것도 있었군요....나쁜 외계인으로 부터 우리 지구를 지키는 그런 ㅎㅎㅎㅎ

예천 말고도 천체관측할 수 있는 곳이 여러군데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cyrus님 아이가 초등학생 될 때 쯤이면 더 좋은 곳도 많이 생길겁니다. 아마.. 그리고 아래 달걀부인님 말씀처럼 공기좋은 시골에서 밤하늘 구경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새아의서재 2015-05-27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보단 몽골로 보내심이 어떠신지요? 직접 눈으로 바라보는 밤하늘이 별이 머리위에서 빙글빙글돌고있는 충격이 천문대에서의 관측만큼이나 놀라울듯 싶어요. 다 멀리서 보면 저리 빛나는 작은 점이니라..몽골 힘드시면 ...백두산도 괜찮습니다. 노천온천에서도 별이 쏟아집니다요. 오시면, 제가 안내합죠!

붉은돼지 2015-05-27 09:37   좋아요 0 | URL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군대 있을 때 전방에서 밤하늘의 은하수를 처음 봤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 살아서 봤을 수도 있지만 기억에 없고, 은하수를 본 기억은 군대 있을때 이후로는 없습니다. 은하수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몽골의 밤하늘은 별이 빙글빙글 도는군요.. 한번 보고 싶군요^^
 

얼마전 아갈마님의 페이퍼(고창 미당 시문학관 그리고 시를 찾아서  http://blog.aladin.co.kr/durepos/7550304 )를 보다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숙제가 다시 생각났다. 이 숙제는 하도 오래 묵은 숙제여서, 마치 어둡고 침침한 깊은 못 속에서 1000년을 버틴 이무기가 어느 비바람 몰아치던 날 문득 여의주 토해내고 용이 되어 승천하듯이, 이 숙제를 지금 해내지 못하고 조금만 더 버틴다면 아마 소생 필생의 과업이 될 뻔 하였다. 좀 멋진 비유를 해보려고 했는데 비유가 적절치도 못하고 말도 안되는 거 같다. 죄송합니다.

 

소생의 숙제는 다름이 아니옵고 민음사에서 나온 <미당시전집>을 완비하는 것이다. 시전집 1,2권은 아마 2005년도 이전에 구입한 것 같다. 그로부터 무심히 흐른 세월이 어느덧 10년, 드디어 얼마전에 시전집 3권을 구입해서 미당시전집 시리즈를 완비했다. 모두 아갈마님 덕분이어요. 감사해요. 호호호. 어쨋든 파란만장한 질곡의 세월을 견뎌내고 우여곡절 끝에 10년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너무 나갔나? 너무 나갔지? 다시 한번 죄송합니당. 호호호

 

미당의 시편 중에서 아름답고 빛나는 것이 어디 하나 둘이리요 만은 소생은 그 중 <질마재 신화>의 시편들을 가장 좋아한다. 산골 한 마을의 소소한 역사가 우리 민족의 신화로 탈바꿈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다. 알알이 주옥같은 명편이요 편편이 빛나는 절창이다. <질마재 신화>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곽재구의 산문집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을 통해서 였다. 곽재구는 질마재 신화의 시편 중 <신부>, <해일>을 극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옛 기록을 뒤적여 보니 미당시전집 관련하여 2005년도에 리뷰 1건, 2006년도에 페이퍼 1건 올린 게 있어 첨부한다. 소생의 알라딘 경력도 10년이 넘은 모양이다. 물론 중간 중간 끊긴 부분도 있지만, 유구하다면 유구하다. 10년을 유구라고 쓰고 보니 참 유구가 다 웃을 일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10년동안 과연 얼마만큼의 성취가 있었는지 부끄럽지만, 앞으로도 쭉쭉빵빵 계속해서 소생이 좋아하는 알라딘과 또 내가 사랑하는 책과 늘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http://blog.aladin.co.kr/733305113/769758

http://blog.aladin.co.kr/733305113/8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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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의서재 2015-05-2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할수가 없어서 제본했더랬어요. ^ㅎ

붉은돼지 2015-05-24 15:06   좋아요 0 | URL
우와~ 제본까지 하시다니 대단하셔요. 중고가 잘 안나오는 모양이군요 ^^

cyrus 2015-05-24 15:33   좋아요 0 | URL
중고로 나오면 가격이 비싸요... ^^;;

stella.K 2015-05-24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복간을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하긴 미당이 친일행적이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복간을 못하고 있는 걸까요? 흠~

붉은돼지 2015-05-26 09:15   좋아요 0 | URL
미당의 친일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구요..
제 생각에 아마도 시집은 아무래도 잘 안팔리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흠....^^

transient-guest 2015-05-29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당은 시인으로는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친일행적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죠? 이런 경우에는 참 어렵습니다.ㅎ 너무 천재이기도 하고, 마치 애증이 얽히는 듯하네요..ㅎ

붉은돼지 2015-05-29 10:56   좋아요 0 | URL
미당이 항일을 하거나 민주화 투쟁을 했다면 저런 시들은 쓰지 못했을 겁니다.
만약 미당이 저런 시들을 쓰도고 항일도 하고 민주화 투쟁도 했다면 우리 민족의 큰 어른, 구심점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래픽 노블> 2015년 5월호를 구입했다. 그래픽 노블은 처음 구입해 본다. “월간으로 발간되는 그래픽 노블은 한번에 하나의 작품을 탐구해 그 작품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 시대 상황, 작가의 철학, 그에 영향을 준 문화에 대해 다루어 독자들에게 재미와 영감을 주고자 하는 잡지입니다.” 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래픽 노블>의 5월호의 주제는 바로 “스머프”다. 초등학교 때인지 중학교 때인지 하여튼 정말 재미있게 본 만화다. 스머프 하면 “랄랄라 랄랄라 랄라랄라라~”하는 그 발랄하고 경쾌한 노랫가락이 먼저 둥실둥실 떠오른다. 그리고 평화로운 버섯마을, 파파 스머프, 똘똘이 스머프, 덩치 스머프, 투덜이 스머프, 스머페트, 익살이 스머프, 농부, 시인, 등등등. 아참참!!! 가가멜과 아즈라엘이 빠질 수 없지. 스머프 빌리지인 버섯 마을에는 100여명의 스머프들이 살고 있고, 스머프의 평균 연령은 100세(우와~), 스머프의 키는 사과 3개를 쌓아 놓은 크기라고 한다.

 

“벨기에 만화가가 창작한 가장 유명한 만화 캐릭터 중 하나“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이 괜한 말이 아니듯, 스머프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회가 2008년 6월부터 11월까지 약 다섯 달에 걸쳐 벨기에서 열렸다.

 

파파 스머프는 스머프들의 리더이자 정신적 지주다. 다른 스머프들과 달리 얼굴의 반을 덮은 하얀 수염과 빨간 모자에 빨간 바지를 입은 것이 특징. 적어도 542살(우와~~)의 나이로 마을의 리더답게 조언이나 충고가 필요한 스머프에게 언제든 조언을 해준다. 파파 스머프에게는 인간 친구들도 몇 있다.

 

풍성한 금발에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스머페트는 마법사 가가멜이 스머프 빌리지에 갈등을 초래하기 위해 만들었던 존재다. 스머페트는 파파 스머프의 선한 마법의 힘으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스러운 스머페트로 재탄생하게 된다. 똘똘이 스머프는 정말 똑똑하지만 몇 가지 안 좋은 습관으로 다른 스머프를 짜증나게 만든다. 모든 것에 관해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동시에 고자질쟁이다. 이런 이유로 덩치 스머프는 간혹 똘똘이 스머프를 마을 밖으로 던져버리기도 한다. 파파 스머프의 견습생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무슨 말을 할 때 마다 “파파 스머프가 말씀하시길...”이라고 한다.

 

 

투덜이 스머프는 항상 찌푸린 눈썹으로 누군가를 째려 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투덜이 스머프는 언제나 무엇에 관해서건 “나는 무엇이 싫어” 혹은 “나는 무엇하는 게 싫어”라고 말한다. 익살이 스머프는 장난기가 많아서 언제나 다른 스머프를 놀릴 준비가 되어 있다. 장난을 위해 산다고 봐도 무방하다. 익살이 스머프가 노란박스에 빨간 리본으로 장식한 선물 상자를 건넨다면 조심할 것. 누구라도 이걸 열면 폭발해버린다.

 

 

 

가가멜. 스머프 최대의 적인 마법사 가가멜을 스머프를 증오하는데 정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비열한 고양이 ‘아즈라엘’과 오두막에 살고 있다. 스머프가 연금술의 중요한 재료라른 것을 알고 있어 스머프를 잡기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만 늘 스머프에게 반격을 당하는 신세다. 가가멜의 충직한 동료인 아즈라엘이 가가멜을 따라다니는 이유는 언젠가는 가가멜이 ‘작고 맛있는 스머프’를 잡아서 먹이로 던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스머프는 분명히 완구류의 판매를 위해 제작된 캐릭터 만화는 아니었지만, 첫 등장과 함께 인기에 힘입어 독립적인 만화로 발행됨과 동시에 피규어가 제작되었다. 스머프 코믹스는 1959년 처음으로 스머프 피규어를 생산했다. 최초 스머프 피규어는 5센티미터 크기로 파파스머프, 평범한 스머프, 화난 스머프로 구성되었다.

 

 

스머프의 작가 피에르 클리포드는 192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어릴때는 유복했으나 피에르가 일곱 살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소년가장으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극장 영사실에서 보조기사 일을 하기도 했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에 스머프로 성공한 만화가의 반열에 올랐다. 199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페요’는 피에르의 필명이다.

 

 

스머프와 관련하여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른바 음모론이다. 이게 하도 인구에 회자되다 보니 EBS <지식채널e>에도 방송이 된 모양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나치에게 점령당한 조국 벨기에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가족을 돌봐야했던 열두 살 아이. 고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탈출구는 바로 상상이었습니다. 벨기에 작가 피에르 클리포드가 동화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만화 스머프(SMURF). 이 만화에는 불만, 게으름, 허영, 욕심 등 다양한 자아를 그린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에게 소

중한 아버지 같은 존재인 파파 스머프가 있습니다.

 

1981년 헐리우드 TV 에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전 세계 30개국에 방영되기 시작하자 “스머프는 자본주의 국가의 선전물이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유는 파파 스머프의 붉은 모자는 프랑스 혁명의 자유를 연상시킨다. 각각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은 자본주의적이다 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동독, 구소련, 폴란드 등에서 방영금지 처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냉전이 끝난 21세기에 “스머프는 공산주의를 찬양한 만화다” 라고 정반대의 평가를 받게 됩니다. 파파 스머프의 붉은 옷과 텁수룩한 수염은 마르크스를 연상시킨다. 스머프가 자유 시장경제를 거부하는 사회주의 이념만화라는 논란이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스머프(SMURF)는 ‘Socialist Man Under Red Father’의 약자로 붉은 지도자가 이끄는 사회주의자들”이라는 뜻이다“ 사실 사회주의 만화 논란의 최초 진원지는 1998년 미국입니다. 한 만화메니아가 인터넷에 올린 짧은 에세이에서 예상치 못한 찬반논쟁이 시작된 것이죠.

 

“스머프는 나와 주변 사람들의 특징을 담아 캐릭터로 표현한 것이다. 욕심많은 가가멜 같은 존재, 매사 투덜대는 투덜이 스머프, 잘난 척하는 똘똘이 스머프가 나라는 사람의 마음 속에 존재하고 있다.” - 피에르 클리포드

 

알라디너 여러분!! 편안한 주말 저녁 스머프를 생각하시면서 어린시절의 추억에 한번 잠겨 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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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보고 싶은 만화 중 하나에요. 몇 년 전에 케이블 채널에서 스머프를 방영한 거 잠깐 본 적이 있는데 제대로 보지 못해서 아쉬워요. 그런데 이 만화가 다시 나온다면 분명 인터넷상에서 애국보수를 자처하는 무식한 사람들은 ‘공산주의 만화’라고 비난할거예요. 스머프가 이데올로기가 아무 상관도 없는데도 잘못된 지식을 아는 사람이 꽤 있을 겁니다.

붉은돼지 2015-05-24 08:54   좋아요 0 | URL
저도 한때 이 만화가 사회주의 신념을 가진 작가의 의도가 표현된 만화라는 생각을 조금 했었는데 어제 이 잡지를 보고 또 ebs 지식채널을 찾아보고 실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
어쨋든 스머프, 다시 보고 싶어요 ^^

초코머핀 2015-05-24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호는 사야겠네요 :) 잘 보고 갑니다 ㅎㅎ

붉은돼지 2015-05-24 09:00   좋아요 0 | URL
사실 이 잡지는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아요..13,000원. 분량은 96페이지이고 재질도 썩 좋지는 않아요....
내용면에서도 탄생50주년 기념 전시회 관련 화보나 내용도 없고, 음모론 부분도 너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고, 여러가지로 조금 더 신경써서 스머프에 대한 보다 많은 것을 담을 수도 있을텐데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머프에 대해서 이정도라도 정리한 책으로는 유일한 것 같습니다. ^^

stella.K 2015-05-2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래픽 노블이란 잡지가 있군요.
별 잡지가 다 있나 봅니다.

스머프가 50년이나 된 거로군요.
울나라엔 한 20년 전에 알려지지 않았나요?
정말 옛날 생각납니다.ㅠㅠ

붉은돼지 2015-05-26 09:20   좋아요 0 | URL
요즘은 잡지에 관심이 있는데요..별별 잡지들이 다 있더라구요..
<매거진 B>라는 잡지도 괜찮은 것 같고...무슨 일본문화관련 잡지도 있고....

스머프는 아마 80년대 초반에 처음 방영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재미있게 봤는데 지금 보면 어떨지...^^

카타유 2015-05-24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보관함에 그래픽 노블 추가했네요.^^

붉은돼지 2015-05-26 09:20   좋아요 0 | URL
전투마법사님....스머프 마을 레고는 없죠? ㅋㅋㅋ

transient-guest 2015-05-29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는 잡지네요.ㅎ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악`은 유색인종 같이 생긴 캐릭터가 맡았던게 아닌가 싶어요. 스머팻도 처음에는 검은 머리에 갈색피부?였던 것을 금발로 바꾸고, 등등. 그래도 재미있어요. 친척동생이 갖고 있었던 클레코비전이라는 고대의 가정용 오락기에서 스머프라는 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하던 기억이 나요.ㅎㅎ

붉은돼지 2015-05-29 10:59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이 잡지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요...스머페트도 처음엔 검은머리구요.... 검은 피부의 스머프들이 나쁜 짓을 하는 그런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거 때문에 작가가 인종주의자라는 오해도 받았다고 합니다. 그것도 일종의 음모론이죠.....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다보니 피츠제럴드의 묘지 이야기가 나온다. 소콧 피츠제럴드의 묘는 미국 메릴랜드 주의 작은 마을에 있다. 국도변의 조그마한 천주교 성당 뒤편에 위치한 아주 조그만 묘지. 묘비에는 <위대한 게츠비>의 마지막 구절이 새겨져 있다.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앞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의 역자는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인 권남희다. 소생 생각에, 이 책은 무라카미가 썻으니 당연히 일본어로 썻을 것이고, 아마 <위대한 개츠비>의 저 구절도 일본어로 된 것을 권남희씨가 번역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중역말이다. 그런데 별 할 일 없는 소생이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 <위대한 게츠비> (김욱동 역)를 꺼내 마지막 장을 펼쳐보니 <셀러드...>에 나오는 구절과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똑 같다. 권남희씨는 아마도 개츠비의 저 구절만은 민음사판을 참조한 모양이다. 한 텍스트가 옮겨지고 또 옮겨지면 어떻게 되는지,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는지 오렌지가 되는지 한번 보려고 했는데 아쉽다.

 

참고로 소설가 김영하가 옮긴 문학동네판 게츠비에는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있다. 이 구절만으로 볼 때는 민음사판과 문학동네판 어느 것이 더 좋은 지 더 마음에 드는 지 모르겠다. 그게 그거 같고 저게 저거 같다.

 

이야기가 약간 옆 길로 빠졌는데 소생이 이야기하고자하는 것은 번역이 아니라 묘비명이다. <샐러드...>에서 하루키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소생 생각에도 저 묘비병은 인생을 흥청망청 살아버린 피츠제럴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한편 하루키는 자신의 묘비명으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라. 그저 바람을 생각해라.”는 트루먼 카포티의 단편 <마지막 문을 닫아라>의 마지막 한 줄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쓰고 있다. 그런데, 또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만약 내 묘비명 같은 것이 있다고 하면, 그리고 그 문구를 내가 선택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 작가(그리고 러너) / 1949~20** /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이것이 지금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이다.“

 

 

소생은 아직 한번도 묘비명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하루키는 가끔 자신의 묘비명을 생각해 보는 모양이다. 소생 생각에는 하루키상의 묘비명으로는 후자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뭐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소생도 묘비명을 잠깐 생각해 봤다. 인생을 흥청망청 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해서 신통방통한 게 나올리도 만무하다. 그저 생각나는 것은 “ 붉은돼지. 왔다 가다.” 혹은 "꿀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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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2015-05-23 1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유는 몰라도 게츠비 번역은 전자가, 하루키 묘비명은 후자가 마음에 드네요 ㅎ

붉은돼지 2015-05-23 18:20   좋아요 1 | URL
김영하의 번역은 한문보다 한글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굳이 따지자면 사실 저도 김욱동의 번역이 더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appletreeje 2015-05-23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득, <쌍칼이라 불러다오> 윤성학의 어느 싯귀가 떠오릅니다.
`묘비명은 몸안에/ 돌을 세우고 손가락으로 쓰는 문장`.

붉은돼지 포르코가 ˝좋은 놈은 다들 죽는군...˝도 생각나구요.

붉은돼지님!
편안하고 좋은 연휴 되세요.*^^*

붉은돼지 2015-05-23 21:02   좋아요 1 | URL
윤성학 시인은 초문입니다만 왠지 제목에서 풍기는 포스가 바로 제 취향인 듯합니다. 문지에서 새로나온 유하의 <무림일기>를 얼마전에 구입했었는데 <쌍칼...>도 주문해야 할 모양입니다.~~

제 닉네임이 붉은돼지임에도 불구하고 저런 대사가 나오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appletreeje님~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