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파블로 피카소, 1조 572억원(15점)

2위. 앤디 워홀, 7021억원(10점)

3위. 프랜시스 베이컨, 6432억원(9점)

4위. 빈센트 반 고흐 4311억원(7점)

5위. 마크 로스코 4171억원(6점)

6위. 폴 세잔 3693억원(3점)

7위. 구스타프 클림트, 3205억원(4점)

8위. 티치아노, 2316억원(3점)

9위. 재스퍼 존스, 1993억원(2점)

10위. 리히텐슈타인, 1960억원(4점)

 

 

이 명단은 포보스 선정 세계 10대 부호 뭐 이런건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에 나오는 최고가 그림을 그린 10대 화가의 면면이다. 엄청난 액수이다. 입이 딱 벌어진다. 언젠가 어디선가 읽으니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물감 값을 좀 보내달라고 편지를 써서 부치려고 보니 우표 살 돈이 없더라는 그런 이야기도 있는데, 비싼 그림 100 중에 7점이 고흐 작품이고 합계금액은 4311억원이다. 현대화가가 많고 옛날 화가가 적은 것은 아마 옛날 유명 화가의 작품들은 거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어서 경매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100위안에 이름을 올린 작가는 35명이다. 피카소가 15점, 워홀이 10점, 베이컨이 9점이다. 요즘 알라딘에서 뜨고 있는 마크 로스코가 5위다. 저리 잘 나가는 줄은 몰랐다. 큰 붓으로 붓질 한 두번 한 것 같은 로스코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말문이 막힌다.

 

 

오늘 토요일이고 아내는 혜림이와 조리원 모임에 놀러 나가셨다. 소생 뭐 별로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아내의 지시사항인 청소기 한번 돌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세상에서 제일 비싼 그림 100점>을 엑셀로 쭈물럭 쭈물럭 정리해서 최고가 10대 작가를 추려봤다. 아내가 나가면서 한 말씀 하신다. “할 일도 되우 없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가격의 순위가 작품 가치의 순위는 아니다.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예술사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구자적 화가들의 작품, 이 위대한 화가들의 대표적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림, 해당 작품을 소장했던 사람이나 기관의 신뢰도, 유통과정의 투명성, 전시기록 등 여러 가지를 들수 있겠지만 역시 가격이 이쯤되면 투기적 성격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개개 작품별로 순위를 살펴 보면,

1위. 폴 세잔, 카드놀이하는 사람, 2622억원

2위. 파블로 피카소, 꿈, 1626억원

3위. 프랜시스 베이컨,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 1494억원

4위. 잭슨 폴록, 넘버5, 1468억원

5위. 윌램 드 쿠닝, 여인3, 1442억원

 

 

정말 억소리 난다. 영광(?)의 1위인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은 그리스의 선박왕 게오르게 엠비리코스가 소장하고 있었는데 죽기 직전인 2011년 말에 이 그림을 팔았다. 이 그림을 산 사람은 카타르의 왕족이라고 한다. 거래가격은 최소 2억5천말달러에서 3억달러(2622억원에서 3147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정확한 거래가격은 비공개란다. 세잔이 인물을 넣어 그린 작품은 별로 없는데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은 두사람이 들어간 버전과 세사람이 들어간 버전으로 5점이 있다. 뉴욕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리 오르세미술관, 런던코톨드 미술관, 필라델피아 반스재단 미술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말했듯이 카타르 왕족이 소유하고 있다.

 

 

최고가 2위는 피카소의 <꿈>이다. 피카소의 연인 중 일인인 마리 테레즈 월터가 잠들어 있는 모습이다. 피카소는 마흔 다섯 살이던 1927년 당시 17살의 소녀 마리 테레즈 월트를 만나 9년간 비밀스러우면서도 정신없는 사랑에 빠졌다. 마리는 피카소의 딸도 낳았지만 피카소 생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피카소의 또 다른 연인인 프랑수아즈 질로는 <피카소와의 나날들>에서 마리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월터의 외모는 놀라웠다. 그년가 파블로에게 조형적인 영감을 준 여자라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고대 그리스 스타일로 아주 매력적이었다.” <꿈>의 소유자인 카지노 업계의 거물 스티브 윈이 2006년 이 그림을 헤지펀드 사업가인 스티브 코언에게 1458억원에 팔게 되었는데 윈이 지인들을 불러놓고 이 사실을 공개하다가 흥분한 나머지 팔꿈치로 이 그림을 쳐서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고 한다. 흐미.... 거래는 취소되었다. 그런데 2013년에 이 그림은 결국 코언에게 팔렸다. 1626억원에.

 

 

 

<추신>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참고로 알려드린다. 조리원 모임의 유래는 이렇다. 우리 어화둥둥 혜림씨가 2008년 9월에 태어났는데 아내는 인근 조리원에서 2주일간 조리를 했다. 조리원에서 나오기 전날 그 조리원에 있던 10팀의 부부와 거실에 둘러앉아 최후의 만찬을 벌였는데, 이게 차츰 술자리로 변질되어 술을 엄청 퍼마셨다. (물론 아내들은 조리중이어서 음주를 하시지 않았다.) 조리원이란 곳이 뭐 자주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서 이런 사례가 간혹 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조리원에서 술판은 좀 거시기 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어찌된 심판인지 오판인지 당시 조리원 관계자들이 “에...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어쩌고 하며 자제를 당부했던 기억도 없다..

 

 

어쨌든 술을 먹다 보니 또 모임 좋아하는 누군가가 ‘계’를 하자고 제안을 했고 술김에 모두 혼미한 상태에서 아무생각없이 오케이 했는데 여차저차하여 지금 이때까지 모임을 하고 있다. 이것이 조리원 모임의 유래다. 처음 두해 정도는 신랑들도 같이 나왔었는데, 점차 신랑들은 하나 둘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내들과 애기들만의 모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10명이던 회원도 지금은 7명으로 정리되었다. 두달에 한 번 모인다. 아이들 생일이 모두 3~4일 상간이어서 생일도 단체로 같이 한다. 가끔씩 끼리끼리 번개도 때린다. 조리원 입실 당시 엄마들의 나이도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까지 다양했다. 안타깝게도 소생과 소생의 아내가 안팎으로 최고령이었다.

 

 

한번씩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이 점차 차차로 자라는 것이 정말 신통하고 방통하여 놀랍다. 소생도 어릴 때 우리 엄마 아버지에게 저리 신통방통한 아이였는지 궁금하다. 소생은 역시 불초해서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폴세잔 <카드놀이 하는 사람>

 

 

피카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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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1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싼 그림 순위표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오래된 그림보다는 거의 근래에 나온 그림이 비싸더군요. 그중에 난해하기 짝이 없는 추상 표현주의 화가의 그림 가격이 엄청나요. 잭슨 폴록의 그림이 순위권 안에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아요. ^^;;

붉은돼지 2015-04-11 18:17   좋아요 0 | URL
역시 예리하신 cyrus님~~ 폴록이 100위 안에 작품 3점, 금액합계 2505억원으로 종합 8위에 랭크되었습니다. ㅎㅎㅎ 쿠닝이라는 작가도 작품2점 금액합계 2108억원으로 종합 10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심판의 오심으로 탈락되었던 두 선수가 메달권에 새로이 진입하게 됨에 따라 기존 8위였던 티치아노 선수는 9위로 한계단 내려왔고, 9위,10위였던 재스퍼 존스선수와 리히텐슈타인 선수는 각각 11위, 12위로 밀려났습니다. 이상으로 금일 올림픽 중계를 마치겠습니다. ㅋㅋㅋㅋ

폴록의 작품은 보고 있으면 정신 사납지만, 100위안에 포함된 작품 3점의 제목은 정말 깔끔합니다. <넘버5>, <넘버19>, <넘버4>입니다. 제가 보기엔 세작품 모두 똑 같은 작품 같습니다..
 

오늘 (410일) 부산에서 이우환 미술관이 개관한다고 한다. 사실 대구에서는 2010년부터 부산보다 훨씬 큰규모로 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라는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설계자로 선정된 안도다다오가 직접 대구에 오기도 했다. 미술관의 위치는 두류공원내 성당못 근처로 결정되었고 청사진도 나왔다. 2016년 완공예정이었다. 아무생각없는 소생은 잘 되어 가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얼마전에 이 계획이 전면 취소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봤다. 여러 가지로 복잡한 속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사실 소생은 역시나 불초하여 이우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시민으로서야 미술관 같은 문화공간이 자꾸만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나 무슨 국제공항도 아니고 무엇 때문에 부산과 대구가 서로 미술관을 건립하려고 난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 꼭 이우환이어야 하는지 말이다. 그러나저라나 어쨋거나 대구에서도 안도다다오의 작품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무너져 몹시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부산의 이우환 미술관은 안도의 작품이 아니다. 이우환이 직접 설계를 했다.

 

일본 나오시마에도 이우환 미술관이 있다. 나오시마는 일본을 구성하는 4개 섬 중에 가장 작은 시코쿠에 위치한 섬이다. 한때 구리 제련소가 자리하고 있던 그냥 그런 섬이었지만 지금은 예술의 섬으로 이름났다. 1989년부터 시작된 재생 프로젝트로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안도다다오가 베네세하우스와 지중미술관, 이우환 미술관을 설계했다. 야요이 구사마의 거대한 호박도 명물이다. 뭐 먹음직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더불어 <춤추는 대수사선>의 감독 모토히로 가쓰유키의 영화 우동의 배경이 되기도 한 섬이다. (dvd로 나온건 없는 모양이다. 알라딘에 우동으로 검색해보니 어우동이 나온다. ...) 현의 중심도시인 다카마쓰를 중심으로 900여개의 우동집이 밀집해 있는 우동천국이다. 야간에만 영업을 하는 우동집도 있으며 맛집을 순회하는 우동투어 전문택시도 다닐 정도다. 아,,, 갑자기 우동이 먹고싶네...와삭와삭 닥깡 하고...

 

수년전에 홋카이도에 갔을 때 토마무 리조트 안에 있는 안도다다오의 물의 교회를 본 적이 있다. (여름 휴가철에 갔는데 여름 홋카이도도 멋지더라는, 자연 풍광이 너무 멋지더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아무리 홋카이도라도 여름에는 역시 덥다.) 안도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 콘크리트 건물은 거칠고 삭막한 듯하지만 각지고 단조로운 노출 공구리가 물과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람이 살고 활용하는 실용적인 건물은 아니라는 느낌.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인상이다. 여기서 가끔 결혼식이나 이런 저런 문화행사도 열리는 모양이지만 주일마다 신자들이 모여 예배를 보고 찬송가를 부르고 하는 교회로서의 역할은 하고 있지 않은 듯 했다. 빛의 교회, 바람의 교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회 삼부작?) 아래 세 번째 도서의 표지가 아마도 빛의 교회일 것이다. 물의 교회나 빛의 교회나 모두 규모는 자그마하다. 안도는 한때 권투선수였다. 트럭운전사도 했다. 다리를 달달 떠는 구렛나루의 앨비스씨도 트럭운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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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4-1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쉽네요. 안도 다다오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그가 설계한 건물 하나쯤 우리나라에 있는 것도 괜찮을 텐데...
일본 사람이라 그런 걸까요?ㅋ

붉은돼지 2015-04-10 13:13   좋아요 0 | URL
대구시에서는 아마도 예산문제를 들고 있는 듯 하지만 결론은 지방자치단체 문화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어쨋든 가까이에서 안도 작품을 볼수 없어 안타까워요~~
더구나 건립예정지인 두류공원은 우리 집 근처여서 요즘 같은 날씨에는 거의 주말마다 산책을 가고 하거든요^^

nama 2015-04-10 16:44   좋아요 0 | URL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이 강원도 원주에 있습니다. `뮤지엄 산`이라고 하는데요.

붉은돼지 2015-04-10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이 안도다다오 작품이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nama님^^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제주도의 `본태박물관`도 안도다다오가 설계를 했다고 하는군요~~.

AgalmA 2015-04-1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장 한국 예술가 이우환 미술관이 일본에 있는 건 참 기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심병이 있는 저로서는 논란의 지역에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 기타에 밀린 거 아니냐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우환씨를 식민사관 어쩌고 비난하지만 박정희씨는 그에 더 못지 않은데 말입니다. 나치시대에 기여한 바그너 음악은 듣지 않는지 그분들께 물어보고 싶군요.
안도 다다오가 지은 건물이 보고 싶어 섭지코지 코스를 제 올레코스에 넣고는 못가고 있는지가 어언...

붉은돼지 2015-04-11 10:16   좋아요 1 | URL
아마도 박정희 기념관은 구미나 경북지역 이야기이고 대구에서 건립 논의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 거기에 밀린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제일 큰 문제는 아마도 예산문제인 것 같았는데 당초 200-300억원 예상했던 것이 이우환의 그림을 구입하려면 100억 정도 더 필요해서 예산이 너무 초과했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우환과 소통에 문제도 있었고... 2011년도에 대구미술관이 개관했는데 지역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이우환 미술관을 또 설립하는 것도 사실 말이 많았던 것 같고, 지역문화계 및 시민단체 등과의 의견교류 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 하여튼 지자체로서는 과도한 사업을 체계적인 기획없이 전시용 과시용으로 추진하다 보니 이런 사단이 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설계비 십몇억 날리고 사업은 백지화. 사업추진했던 시장은 퇴임하고 없고....이리 된 것 같습니다.

AgalmA 2015-04-11 12:50   좋아요 0 | URL
김환기나 백남준처럼 재단, 박물관이 각기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이우환씨가 국내소통에 정말 무심했던 건 맞는 거 같아요. 그런 여러가지가 섞여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킨 점도 큰 걸림돌이었던 거 같고... 안타깝네요. 소규모 전시장이라 해도 좋은 문화공간을 조성해 주변에도 파급시킬 수 있었을텐데..

cyrus 2015-04-11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구미술관을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도심지 주변이라도 이전했으면 좋겠어요. 도시 교외에 있어서 정말 유명 아티스트 전시회가 아니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아요. 대구 내 지역구에 사는 사람들마다 대구미술관으로 가는 거리 차이에 대한 느낌이 다르겠지만, 제가 사는 집에서 대구미술관까지 버스로 가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려요.

붉은돼지 2015-04-11 10:19   좋아요 1 | URL
대구미술관 처음 개관할 때 부터 너무 시외곽에 있다고 말이 많았던 것 기억납니다. 저도 대구미술관 몇 번 가봤는데요 (뭐 전시회 보러 간 것은 아니구요 ㅋㅋ 결혼식 때문에 몇 번 방문했어요) 차 없으면 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하지만 지금 다 지어 놓은 것을 다시 옮기긴 아마 어려울 듯 합니다. 전시회는 잘 모르겠고 주말에 결혼식은 가끔 하는 것 같아요^^
 

그 옛날 우리가 어렸을 때는 OB파니 양은이파니 이런 건 몰라도 청록파라고 하면... 울던 아이도 울음을 뚝! 그쳤다...는 아니고 다 알았다. 아시다시피 청록파의 삼거두는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이다. 올해가 박목월 탄생 백주년이라고 한다. 박목월의 아들은 서울대교수 박동규다. 검색을 해보니 조지훈의 아들은 조태열이라는 분으로 현재 외교부 제2차관이다. 박두진의 아들은 검색되지 않는다.

 

오늘자 조선일보 정민의 <세설신어>의 제목은 이백과포(易帛裹布). 내용은 대충 이렇다.

 

올해 탄신 100주년을 맞은 박목월 선생의 수필집을 정리하다 명주안감이란 글을 읽었다. 아들은 아침저녁 10리씩 걸어서 학교에 갔다. 혹독한 겨울 날씨에 내의를 안 입은 채 광목옷이 빳빳이 얼면 사타구니가 따가웠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헌 명주옷을 뜯어 아들의 바지저고리에 안을 받쳐 주었다. 살결에 닿는 감각이 간지러울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했다. 우연히 손자의 옷 안자락을 보게 된 할아버지가 불벼락을 안겼다. “당장 벗어라그러고는 어린 것을 저리 키워 뭐에 써먹느냐고 펄펄 뛰었다. (중략)

 

김언종 교수가 번역해 실학박물관에서 새로 펴낸 다산의 잡록 혼돈록(餛飩錄)’을 보니 이백과포의 항목이 보인다. 우리나라 조복(朝服)이 여름엔 모시를 쓰는데 비단으로 안감을 대서 겹옷으로 만들었다. 정조가 이를 금지시켜 겉의 천이 모시이면 안감 또한 모시를 두게 했다. 정조의 이 같은 조처는 예기(禮記)’ ‘옥조()’편에서 베옷에 비단으로 안감을 두는 것(易帛裹布)은 예가 아니다라고 한 데서 나왔다. (후략)“

 

훗날 선생(박목월)은 그 때의 소동에서 한 그루 교목처럼 실팍하고 굳세게 자녀를 기르시려는 할아버지의 준엄한 마음을 읽었고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기억했다고 정민은 쓰고 있지만 불초한 소생은 조신들의 조복에 대한 정조의 조처는 아주 적절하지만 어린 손자를 대하는 할아버지의 행동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광목옷 안에 비단을 댄 것도 아니고, 못쓰는 아버지의 명주 헌옷을 재활용하여 불편한 점을 고쳐쓴 것이니 오히려 잘한 일이라 할것이다. 목월의 할아버지는 그 자신에게도 그리 엄격했는지 묻고 싶다.

    

 

추신 : 소생 서재 당호 <사의재>의 유래 

 

다산 이야기기가 나와서 참고로 알려드린다. 소생 서재의 당호가 가당찮게도 사의재(四宜齋)”이다. 처음 알라딘에 서재를 꾸릴 때 그때 아마 다산 정약용 관련 책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별 생각없이 서재이름을 사의재라고 정했다. 사의재란 네가지를 마땅히 해야 할 방이라는 뜻으로 다산이 강진에 귀양 가 살 때 거처하던 곳이다.

 

생각은 마땅히 담백해야 하나 담백하지 않은 바가 있으면 그것을 빨리 맑게 해야하고

외모는 마땅히 장엄해야 하나 장엄하지 않은 바가 있으면 그것을 빨리 단정히 해야 하고

말은 마땅히 적어야 하나 적지 않은 바가 있으면 빨리 그쳐야 하고

움직임은 마땅히 무거워야 하나 무겁지 않음이 있으면 빨리 더디게 해야 한다.

이에 방에 그 이름을 붙여 사의재라고 한다. 고 사의재기에는 나와있다. 그런데 어째 말이 조금 이상한 부분도 있다. 외모가 장엄한 것은 어떤 것인지(너훈아쯤 되어야 장엄한 건가?)......빨리 더디게 하는 것은 또 무슨 말인지.....(내용이 맞는 지 원문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뭐 원문을 본들 잘 알것 같지도 않지만서두..)

 

그건 그렇고 불초한 소생이 감당키 어려운 당호를 쓰고 있으니 무거운 짐을 짊어 진 듯 어깨가 무겁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 거동이 불편하다. 언제 시간날 때 당호를 바꾸어야 겠다. 이건 어떤가? “딸딸이를 신고 일렁일렁”  딸딸이는 어감이 좀 거시기하니 슬리퍼를 신고 일렁일렁”.  사실 나가이 가후의 게다를 신고 어슬렁 어슬렁이 나왔을 때 이 생각이 들었다.

 

소생은 초등학교 때 일없이 동네 시장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길 좋아했는데, 옆 골목에 사는 친구 홍길이 엄마가 홍길이에게 자주 말씀하셨다고 한다. “홍길아, **이 오늘도 딸딸이 신고 시장에서 일렁일렁 거리고 있더라.” 홍길이는 이름 때문에 별명이 홍길동이었는데 별명만 그렇지 뭐 번쩍번쩍 신출귀몰한 재주는 없었다. 그래도 공부는 곧잘했는데 요즘은 어떻게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 한번 외쳐본다. 오갱끼데스까?~  정말 이야기가 두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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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5-04-08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목월 시인에게 할아버지의 엄격한 가르침의 반면교사의 면이 있었나 보아요~ 박동규 교수가 기억하는 아버지 박목월 시인은 한없이 자애롭고, 큰소리 한번 치신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걸 방송에서 봤거든요. 사의재가 다산의 책에서 온 것이구나요~우아,,, 그럼,, 붉은돼지는 역시 지브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서 온 것인가요?
아,, 이 페이퍼 사람풍경에 이은 오겡기데스카 시리즈였군요~ ㅋㅋ

붉은돼지 2015-04-09 10:09   좋아요 0 | URL
제가 요즘 읽고 있는 김형경의 <사람풍경>에 나오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으로다가 말하자면 조부로부터 받았던 엄격한 훈육에 대한 상처와 그 상처를 치유받고자하는 욕망이 자녀에 대한 한없는 자애로 표현된 것은 아닌지요..(말이 되나?)....

붉은돼지는 역시 미야자키하야오의 홍돈입니다. ㅋㅋ 홍돈과 사의재가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하여튼 그렇습니다. ㅜㅜ

cyrus 2015-04-0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생 때 다산의 사의재기라는 글을 처음 알았어요. 이때부터 다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

붉은돼지 2015-04-09 10:14   좋아요 0 | URL
저는 이인화의 소설 <영원한 제국>을 읽고부터 다산에 관심을 조금 가졌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뭐 관련도서를 열심히 찾아 읽은 것은 아니구요..그냥 관심만...ㅜㅜ

유부만두 2015-04-1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운동화를 신고 뽈뽈뽈뽈 다닙니다.... 막내가 아직 어려서 데리고 여기저기 다닐 일이 많네요. ^^

붉은돼지 2015-04-12 01:50   좋아요 0 | URL
귀엽게 다니시는군요 ^^
우리파에 들어오셔요 ㅋㅋㅋ
 

지난주인지 지지난주인지 아니면 지지지난주인지 모르겠다. 알라딘 중고매장에 갔다가 진순신의 <이스탄불 기행>을 구입해 온 적이 있다. 사실 진순신의 <이스탄불 기행>은 예전에 구입해서 읽었고 지난 을사년인지 을미년인지 있었던 참담했던 도서 대방출시에 처분된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진순신의 책을 구입해서 집에 와서 보니 같은 책이 있는 것이다. 용케도 살아남았구나....뭐 이런 심회에 잠겨 먼산을 바라본 것은 아니고....아이참 이거 환불받아야 하나 어쩌나 귀찮게 되었군... 이게 진심이다. 결국 지난주에 반납하고 환불받았다.

 

진순신과 관련하여 예전에도 품었던 의문이 하나 있는데, 그게 뭐 대단한 학문적인 그런 것은 물론 아니고 진순신은 일본작가인데 왜 일본식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뭐 사소한 것이다.

 

알라딘에 나와있는 진순신에 대한 소개글이다. “당대 최고의 중국 역사 문학가. 중국의 역사와 문학을 소재로 한 대중적 글쓰기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24년 일본 고베에서 출생하여 오사카 대학 외국어학부에서 인도어와 페르시아어를 전공했다. 1961시든 풀뿌리로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등단은 추리소설!!) 1969푸른 옥사자 향로로 나오키 상을 수상하였다. 소설 십팔사략』 『태평천국』 『칭기즈 칸 일족』 『비본 삼국지』 『중국역사단편집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였다.”

 

위키백과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진순신(陳舜臣, 1924-2015)은 일본의 역사 소설 작가, 역사 저술가이다. 일본 고베 출생이지만, 본적은 타이완 타이베이로 본래 중국인이다. 1990년 일본 국적을 취득하였다. 고 되어있다일본에 거주하는 화교인 것이다. 그럼 또 이상한 것이 화교라서 일본식으로 표기를 안했으면 그러면 중국어로 표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택동(毛澤東)은 마오쩌뚱, 막언(莫言)을 모옌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냥 출판사 마음인가? 알 수 없다.

 

그건 일단 그렇고 진순신의 순신은 이순신의 순신과 한자까지 똑같다. 진순신 본인도 당연히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언젠가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분들은 저의 이름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이순신 장군을 거론했다고 한다. 진순신은 시바 료타로와 오사카외국어 대학 1년 선후배 사이다. 시바가 1년 선배다. 무슨 욕하는 것 같아 조금 민망하다. 진순신은 지난 2015.1.21. 고베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향년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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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5-04-07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바 료타로는 참 좋아하는 작가인데, 겨우 얼마전까지만해도 살아계셨군요. 진순신은 말씀처럼 귀화까지 했다면 일본식으로 표기되어야 맞다고 생각되네요. 예전에 몇 권 읽었는데, 유명세에 비해서 저는 그리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붉은돼지 2015-04-07 09:52   좋아요 0 | URL
제가 쓴 글을 읽어보니 시바 료타로가 2015년에 죽은 것 처럼 보이는 군요...
2015년에 돌아가신 분은 시바료타로가 아니라 진순신입니다. 페이퍼에도 수정했습니다. ㅋㅋㅋㅋ
진순신의 책은 읽은 게 없어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이스탄불 기행>을 읽었을 때도 특별한 감흥은 없었어요...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고 일본 역사물에 꽂혀서 바로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를 사놓았지만 아직까지 못 읽고 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4-09 05:12   좋아요 0 | URL
진순신이었군요. 아는 작가가 둘 다 돌아가신 분이네요. 시바 료타로는 안그대로 좀 이상했어요 옛날 작가라서... `료마가 간다`도 재미있어요.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의 근대를 열었다는 비저너리급이고, 북진일도류의 고수였다고 하는데, 어이없게 살해당했다고 하지요. 의심가는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당시에는 콘도 이사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는 것도 어디선가 봤네요.

가넷 2015-05-1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리소설로 등단을 했군요!... 다음달 정도에(기분 내키면 이번달에도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5월은 돈이 줄줄 새는 잔인한 달이라 다음 달에..) 진순신의 이야기 중국사 7권을 구입해 볼까 합니다. 생각보다 평이 괜찮은 것 같네요.

붉은돼지 2015-05-12 12:52   좋아요 0 | URL
진순신의 책이라고는 <이스탄불 기행>외에는 읽은 게 없어서 중국사 시리즈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만...요즘 중국사 시리즈는 이듕첸 중국사가 인기가 있는 것 같더군요. 아직 책이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고 저는 1권만 사서 조금 봤는데, 뭐, 조금 독특한 시각에 쉽게 읽히는 그런 느낌이에요...^^
 

 

 

 

 

 

 

 

 

 

 

 

 

 

 

1. 이병률 <끌림, 랜덤하우스>

 

지난주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다. 많이 읽히는 책들은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거늘 불초한 소생 가당찮게도 베스트셀러에 대한 편견이 있어 미루고 있다가 이제야 읽어 보게 되었다. 여행지에서 느낀 감상들이 사진과 짝을 이루고 있다. 짧은 글의 모음이다. 009번의 제목은 <탱고>다. 장소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학교에서 잠시 탱고를 배운 이야기. 자꾸 강사의 발을 밟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더니 강사가 벽에 붙은 포스터를 가리킨다. 영화 <여인의 향기> 포스터였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 있다.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 소생 역시 불초해서 아직 <여인의 향기>도 못봤다.

 

 

 

 

 

 

 

 

 

 

 

 

 

 

 

2. 조르주 페렉 <사물들, 펭귄클래식코리아>

 

아직 읽지는 않았다. 표지 뒷장의 검은 고양이를 어깨에 올려놓고 있는 몰골 히한한 페렉의 웃는 사진과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소개만 읽었다. 이게 산뜻한 표지의 마카롱 에디션인데 처음 받았을 때 조금 놀랐다. 책이 너무 얇아서. 152쪽이다. 그런데 정가는 8800원이다. 같은 마카롱에디션의 <고골 단편집>은 368쪽에 정가 7700원이다. 문고본인데 152쪽이 8800원은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다. 저작권료와 관계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문고본인데 비싸다는 생각이다.

 

 

 

 

 

 

 

 

 

 

 

 

 

 

3. 에드워드 기번 <로마제국쇠망사 5, 민음사>

 

드디어 4권을 끝내고 5권에 입성했다. 현재 5권 22쪽을 읽고 있다. 코와 혀가 잘린 채 폐위되었다가 3년의 유형 생활 끝에 복귀하여 한풀이를 하다가 결국은 암살로 생을 종치는 유스티니아누스 2세의 이야기가 p16-p21에 나온다. <비잔티움 연대기>에는 유스티니아누스2세의 폭정과 폐위, 코와 혀가 잘린 채 절치부심하는 참담한 유형생활과 다시 권력을 찾은 후의 무수한 고문과 처형 그 유혈낭자한 복수 그리고 비참한 최후 등이 수십페이지에 걸쳐 상당히 자세하게 구구절절하게 나와있었던 것 같은데 쇠망사에는 간략하게만 소개되어 있다. 참고로 코가 베이면 항시 콧물이 줄줄흘러내린다고 한다. 또 보기에 민망하고 흉측해서 황제는 황금으로 코모양을 만들어 붙였다고 하는데 그게 또 그리 잘 붙어있지 않아서 몹시 불편했다나 어쨋다나. 이건 <비잔티움 연대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4. 앤드류 망고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애플미디어>

 

책을 잡은 지가 한달도 훨씬 넘은 것 같다. 현재 진도는 53쪽이다. 소생의 금년도 숙원사업인 <이스탄불 깊이 알기> 선정 도서다. 터키의 국부 아타튀르크의 전기인데 글자는 깨알같지만 깨알같은 재미는 없다. 한 페이지에 가로줄 글자수가 35개 내외이고 세로로 문장수는 32줄이다. 읽으려고 책을 펼치면 ‘야 이거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부담이 팍 온다.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다. 정말 공부로 생각하고 도 닦듯이 읽는다. 작가 이름이 망고다. 망고 ㅋㅋ

 

 

 

 

 

 

 

 

 

 

 

 

 

 

 

5. 김형경 <사람풍경, 사람풍경>

 

지난주에 <끌림>과 같이 중고점에서 구입한 책이다. 세 번째 출간이라고 한다. 출판사명도 사람풍경이다. 현재 스코어는 128쪽이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어보고 예전에 읽은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다 기억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재미있고 유익해서 그냥 그대로 읽고 있다. 무의식, 분노, 우울, 의존, 중독, 질투 등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여행 이야기와 더불어 재미있고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오랜기간 정신분석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용이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6. 이사카 코타로 <그것도 괜찮겠네, 웅진지식하우스>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하나도 읽은 것이 없다. 그래도 이책을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소이는 일단은 제목에 마음이 끌려서이고 이단은 무라카미 라디오 3부작 세트와 비슷한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출간된 책이 한 권밖에 없는 무명작가 시절의 이사카 코타로가 “회사를 그만두고 소설에 매진해 볼까?”라고 아내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아내의 첫마디가 “그러는 것도 괜찮겠네.” 였다고. 코타로가 10대 때 오에 겐자부로의 <외치는 소리>를 읽고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 다 있나’ 하고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여러번 나온다. <외치는 소리>를 다 읽은 다음날 아침 오에의 책 한 권을 또 사러갔고 집으로 돌아와 후딱 다 읽고 다음날 또 한권을 사러가고 열흘을 내리 그렇게 했다고 한다. 오에의 소설이 그렇게 재미있나? 오에의 소설을 한권 읽어보지 못한 소생은 궁금증이 뭉게뭉게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7. 추신

 

일전에 <경관의 피>를 구입한 것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에 당첨되었다고 알라딘 알람에 떴던 게 한 일주일은 된 것 같은데 아직 모바일 쿠폰은 안왔다. 소생은 뭐 스타벅스에 거의 출입하지 않기 때문에 별로 필요도 없지만 그래도 공짜로 준다면 한번 가볼 의향은 있는데...거시기 왜 안오는지 모르겠다. 이미 발송했는데 어리한 소생 역시 불초해서 모르고 그냥 넘어갔나....고객센터에 문의해 봐야 하나? 그냥 내비두나....아....귀찮네...

 

 

알라딘 북파우치에 혹해서 지난 목요일 5만원치 구입했다. 금요일 책과 북파우치가 드디어 도착했는데 북파우치가 불량이다. 앞면과 뒷면의 천 크기가 달라서 파우치가 전체적으로 찌그러진 모양이다. 그냥 그대로 써도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찝찝해서 싫고....반듯한 놈으로 교환을 할까 하다가 또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뭐 그리 살뜰하게 책을 파우치 넣고 다닐 것도 아니고 해서 반품하고 마일리지 2000점 돌려받을까 어쩔까 오락가락 생각중이다. 교환하든 마일리지를 돌려받든 어쨌든 연락은 해야 하는데...아... 이것도 귀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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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4-0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제국쇠망사 읽고 계시네요. 항상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있는 책이랍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면서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네요 ^^;;;

붉은돼지 2015-04-06 10:00   좋아요 0 | URL
마음속에만 담아두시지 마시고 이제는 펼칠 때가 되었습니다. ㅎㅎㅎ
저도 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ㅎ

AgalmA 2015-04-05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렉-사물들 예전버전은 중고서점에 종종 올라오던데, 책이 예뻐서 사신 겁니까ㅎㅎ 페렉 사진은 정말 볼 때마다 누가 악의로 이런 거 아닌가 싶은ㅋ;
요즘 나오는 개정판들 문제가 좀 있어보여요. 도서정가제 때문에 침체된 시장을 새책으로 좀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심사는 알겠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싶은 책도 너무 잦고...읽었던 책 다시 사는 헤프닝(저도 경험)
이사카 코타로는 표지보고 저도 하루키 똭~ 생각났어요ㅎ
집에 수제 북커버도 가지고 계신 분이...북파우치 욕심까지 ㅎ...전 사람들 반응봐서 지를 려고요. 읽을 책에 익사 지경;

붉은돼지 2015-04-06 10:04   좋아요 0 | URL
사실 페렉의 사물들은 마카롱에디션이 마음에 들어서 샀습니다. ㅜㅜ
가만 생각해 보니 북커버도 그렇고 파우치도 그렇고....뭐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서 불량 북파우치는 마일리지로 돌려받을 생각입니다....

yamoo 2015-04-05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페렉의 <사물들>이 알라디더에게 관심을 받는 거 같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나온 세계사 출판사 본을 갖고 있고, 그 책을 읽었는데, <w 유년의 기억>과 <사물들>이 펭귄에서 나와서 두 권을 모두 구매했습니다.

근데, 페렉의 작품들은 대개 다 얇습니다. <사물들> 정도면 꽤 부피가 나가는 거죠. 가장 두꺼운 <인생사용법>을 제외하고는 모두 얇습니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은 120페이지도 안 돼는데 1만원 입니다. 대체로 페렉의 책들은 100페이지가 좀 안됩니다만, 가격은 1만원 가까이 됩니다. 아주 고약하지요. 그래도 읽어보면 다 용서가 되더이다~~^^

붉은돼지님두 페렉의 마력에 빠져보시길~!~

붉은돼지 2015-04-0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있는 다른 책들과 비교해 보니 쪽수에 비해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아서 거시기했는데
읽어보면 다 용서가 되신다니, 빨리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