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는 혜림씨 유치원 졸업식이었다. 부모가 되어 자식을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이 참 가지가지 여러 가지 많겠지만 딱 한가지만 말해보라고 한다면 소생의 경우는 바로 “신기함”이라고 하겠다. 혜림씨가 태어났을 때, 처음 직립보행을 했을 때, 처음 말을 했을 때, 이가 났을 때, 이가 빠졌을 때, 유치원 재롱 잔치에서 다른 아이들 틈에 끼여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할 때, 처음으로 두발 자전거를 아빠 도움없이 탓을 때, 그제 같은 졸업식을 할 때 등등등등등등 얼마나 신기한지 모르겠다. 입 벌리고 침 흘리며 잠자고 있는 모습을 봐도 신기하다. 사실인즉슨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이고(소생은 조카가 열댓명은 된다.) 아무 신기할 것도 없는 일인데 왜 신기하게 느껴지는 지 정말 신기한 일이다. 소생이 이리 어리하게 될 줄은 소생도 미처 몰랐다.

 

졸업식에서 고만고만한 깎아 놓은 밤톨같은 아이들을 보니 저 아이들도 다 자기 집에서는 모두 신통방통이요 금지옥엽이요 어화둥둥 내사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근이겠지만....어쨋든...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금지옥엽이었듯이 우리 모두가 우리 모두를 신통방통하게 여긴다면 결국은 세상 사람 모두가 다 함께 어화둥둥이 될 것인데...그럴 것인데.....그런데,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리 간단하게 어화둥둥이 되는 곳이 아니다......

 

졸업과 관련해서 뭐 올릴 만한 게 없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견문이 일천한 소생으로서는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하는 영화 <졸업>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내용은 막장 드라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젊은 총각 벤자민은 유부녀인 로빈슨 부인과 불륜관계에 빠진다. 마침 대학을 다니던 로빈슨 부인의 딸이 돌아오고 천지를 분간 못하는 로빈슨 부인의 남편은 벤자민에게 딸과 사귀어 보라고 한다. 딸과 벤자민은 점차 가까워 지게 되고, 질투에 눈이 먼 로빈슨 부인은 딸에게 벤자민과의 불륜관계를 폭로한다. 상심한 딸은 벤자민을 떠나고,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절치부심 끝에 결혼식장에 나타난 벤자민이 그녀를 낚아채어 식장에서 도망치는 것으로 영화는 끝. 다 좋은데... 로빈슨 부인의 딸과 결혼하기로 한 남자는 어떻게 되는 거지? 내...참...

 

<졸업>은 1968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감독인 마이클 니콜스는 작년 11월에 작고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아시다시피 사이먼과 가펑클의 음악으로 더 유명하다. 꿈결같이 감미로롭고 어딘가 쓸쓸하고 애잔한 멜로디의 노래 〈The Sound of Silence〉, 〈Scarborough Fair〉가 영화보는 내내 흘러나온다. 고등학교 다닐 때 참 많이도 들은 노래다. 그리운 추억의 팝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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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5-02-25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글을 읽는데 문득 SG 워너비의 김진호와 그의 노래 `가족사진`이 생각나서 울컥했다는~--
세상의 모든 공주님들은 이뻐요~^^

붉은돼지 2015-02-25 20:28   좋아요 0 | URL
˝가족사진˝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새끼들은 짐승도 이쁜 것 같아요ㅋ

[그장소] 2015-02-25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아이의 빠진 유치들을 일일이 기록해 보관해요.뭐하다 며칠을 흔들리다..혼자서 ..아니면 누구랑..몇시에 어디서 발치가되었다.하는것들..요.
아이는 자신의 기록인데도 볼때마다 신기해 하고요.
특별한 것들을 주지못해도 기록은 남겨줄수있을것 같아서..

붉은돼지 2015-02-25 20:31   좋아요 1 | URL
저는 그 정도는 아니구요^^
혜림이 관련된 자료들은 왠만하면 안버리고 모두 모아두고 있어요~~

[그장소] 2015-02-25 20:58   좋아요 0 | URL
아..저도요..어릴때 기억들은 더 기록하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아이는
기억을 못하더라고...ㅎㅎㅎ

cyrus 2015-02-25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혜림 양 졸업 축하해요. 지난 주부터 계속 페이스북에 대학 졸업식 사진만 봐서 그런지 유치원 졸업식 사진을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졸업하면 전람회의 노래를 떠올릴 겁니다. ^^

붉은돼지 2015-02-25 20:3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유치원 졸업식 거의 한시간 반 정도 하더라고요. 나이가 있어 그런지 힘들었어요^^

[그장소] 2015-02-25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업하니까 저는 진추하 노래 생각나요.ㅎㅎㅎ

붉은돼지 2015-02-25 21:06   좋아요 1 | URL
진추하하면 역시 원써머나잇이죠^^
졸업의 눈물은 오늘 그장소님 댓글 본후 검색해보고 처음 알았어요~~

[그장소] 2015-02-25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졸업으로 기억하고있었는데..
졸업의눈물.였나요? ^^; 저는 원써머나잇과 같이들어서 차이가 없어요.
ㅎㅎㅎ

moonnight 2015-02-25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혜림씨 졸업축하해요~^^ 영화 `졸업`은, 나이들어서 보니까 마지막 장면이 참 답답하더군요. 결혼식에서 탈출해서 버스타고 웃다가 문득 여긴 어디, 나는 누구-_- 하는 표정으로 멍하니 반대방향 쳐다보는 장면이 참.. ㅠㅠ 세상이 그리 만만하겠냐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싶었어요.
좌우지간, 혜림씨 참 예쁘네요. 꽃같은 어린이입니다. ^^

[그장소] 2015-02-25 21:31   좋아요 0 | URL
겁없이..세상아~덤벼라 할때도 있는거죠..ㅎㅎㅎ

moonnight 2015-02-25 21:32   좋아요 1 | URL
넹 그 젊음이 부럽기도 하네요^^

붉은돼지 2015-02-26 20: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문나잇님~
돌아보면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그장소] 2015-02-2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한참이실듯합니다.
젊음이 부러워 지는때는 어느나이가되면..
그리되는지..
없어도 있는척 패기를 있는 껏 끌어모아 살기 바빴던거 같아요.

조선인 2015-02-2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가요, 초등학교에 가면 정말 어린이가 되요. 진짜 유치원을 졸업했구나 화들짝 놀라게 된다니깐요. 혜림양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붉은돼지 2015-02-26 20: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조선인님~~
초등학교 들어가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합니다~~ 아빠를 너무 놀래키면 안되는데 ㅋㅋ
 
침묵을 위한 시간 - 유럽 수도원 기행 봄날의책 세계산문선
패트릭 리 퍼머 지음, 신해경 옮김 / 봄날의책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 볼 것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허무하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이건 아닌데 하는 뜬구름잡는 생각이 들고 할 때, 세속의 소유와 애정과 미련과 욕망을 모두 버리고 세상을 등지고 출가하여 구도의 길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 말이다. 아닌가? 어쨌든 그렇다고 치고. 그런데, 석가탄신일 같은 날 TV를 보면 스님들의 생활을 보여주는데, 이게 한 겨울에도 캄캄한 새벽에 기상하여 찬물에 세수한 후 기도하고 식사라는 것도 고기는 일절 없고 온통 나물 천지고......보고 있자면 아... 탄식이 절로 나오는 것이 소생같이 아침잠 많고 식탐있는 인생은 구도와는 정녕 거리가 멀구나.. 그냥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사는 대로 살아가는 수 밖에 도리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쓸쓸하게 하게 된다.

 

<침묵을 위한 시간>을 보니 수도원 수사들의 생활은 더하다. 수도회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불교에도 조계종, 천태종 등등 여러 종파가 있듯이), 고독과 침묵 속에서 기도하고 하느님에게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수도회는 <관상수도회>라고 하고, 세상으로 나아가 사도의 직분을 수행하는 수도회를 <활동수도회>라고 한다. 관상수도회에는 가르멜회, 트라피스트회(엄률 수도회) 등이 있다.

 

그중 트라피스트회 수사의 수도 생활을 소개해 본다. 수도자의 기상시간은 새벽 1시 아니면 2시다. 침묵의 명상을 하는데 하루 7시간을 쓴다. 남은 시간은 가장 원시적이고 힘겨운 형태의 들일을 하고, 순교자 열전을 읽으며 보낸다. 여름에는 저녁 8시 겨울에는 7시에 잠자리에 든다. 공동숙소의 맨 판자바닥에 짚을 채운 요를 깔고 잠을 잔다. 난방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절에 상관없이 늘 똑같은 무거운 옷을 입는다. 식단의 거의 근채류로 이뤄진다. 고기와 달걀, 생선은 금지다. 게다가 일년의 육개월은 엄격한 단식 규칙이 적용된다. 매주 금요일에는 <시편> 제51 편을 두 번 노래할 정도의 짧지만은 않은 시간동안 아홉 갈래 채찍으로 자신의 맨 어깨를 채찍질 한다. 실질적인 고행이라기 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강한 의식이라고 한다. 침묵의 규칙은 절대적이어서 독특한 수화가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났다고 한다......음, 이건 인간의 삶이 아니다. 소명을 받은 사람이라도 견뎌내기 어려운 삶이다.

 

여기에 하나 더 있다. 수도자의 3대 서원은 청빈, 정결, 순명이다. 이 중 “정결”의 서원이 평생에 걸쳐 가장 혹독한 서원일 것이라는 작자의 의견에는 소생도 동의하는 바다. 김성동의 소설 만다라에도 욕정을 참지 못한 수도자 성기절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고 실제로 18세기 제정러시아에는 모든 죄악의 근원이 성욕에 있다고 판단하여 성기를 절단한 ‘거세교도’도 있었다. 프란체스코회를 창건한 성 프란체스코도 한 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성욕을 참지못해 가시 장미밭에 발가벗은 몸을 던져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고 한다. 하느님이 차마 보지 못하여 장미의 가시를 모두 없애버렸다는 전설이 있다. 프란체스코의 고향인 아시시에 가면 가시없는 장미를 볼 수 직접 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성기는 욕망을 실현하는 도구일 뿐이고 욕망은 우리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형체없는 생각일진대 도구를 제거한다고 해서 그 생각이 홀연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유용한 도구를 제거하게 되면 욕망을 실현할 방법이 현격하게 제한되니 아무래도 도움이 되기는 될것이고 또 스스로에게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여 경계하고 조심하는 마음을 더욱 굳히는 계기는 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수고가 애닯고 애처롭다. 역시 구도의 길은 소명을 받은 수도자들의 몫이고 소생같은 필부에게는 토끼같은 자식새끼 끌어안고 여우같은 마누라 궁데이나 두드리면서 지지고 볶고 튀기고 끓이며 사는 삶이 적당할 것이다. 살다가 틈나면 가끔 이런 책도 읽어보고 또 그런대로 살만하면 오래된 수도원이나 절간을 둘러보면서 한숨 돌리고 그래저래 바람따라 흘러가는 구름처럼 그렇게 사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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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2-2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수녀, 또는 여승(전혀 종교적이지 않음-_-)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 있었지요. 알아보니, 그냥 공부나 명상을 하는 게 아니라 육체적으로 무척 힘든 노동을 해야 하더군요. 바로 포기했네요-_-; 붉은돼지님처럼 자신의 생에 매진하여 충실히 사는 것이 바로 구도자의 삶이라고 누가 그랬더라. 리처드 기어였던가^^; 하여간 그러더라구요. 저도 제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술마시고 최선을 다해 가족을 부양하고 틈틈히 책을 읽고요. ^^

붉은돼지 2015-02-2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한번쯤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문나이트님 말씀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게 결국은 답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죠...잘은 모르겠지만 ㅎㅎ

transient-guest 2015-02-22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전통있는 고행을 어떻게 보면 수행에 집중하기 위한 방법이 그대로 행위만 남은 것처럼 보일때가 있어요. 사실 도판에서 수행은 별 것이 아니라고 하잖아요. 사람답게 잘 사는게 수행이죠. 굳이 갇혀서 지내야할 필요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집중할 수 있고, 삶 자체는 간소하게 꾸려나가는 것은 좋은 점이 있기는 하겠지만요.

붉은돼지 2015-02-22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은 모르겠지만 어떤 정신적 고양이나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체적인 수행이 따라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처음처럼 2015-02-2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를 구하는 일은 역시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붉은돼지 2015-02-23 13:17   좋아요 0 | URL
맞아요...역시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ㅎㅎ

yamoo 2015-02-2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나이트님처럼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그땐 나이가 걸려서 바로 포기...ㅎㅎ
마지막단락의 붉은돼지님 생각이 무척 인상깊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붉은돼지 2015-02-23 13:19   좋아요 0 | URL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 보는 것 같아요...
명상과 기도를 통한 어떤 정신적인 성취.. 우화등선하는 ㅋㅋ

한때는 국선도에도 다니고 했는데 3개월정도...역시 게으른 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듯 ㅎㅎ

2015-03-05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05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05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06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월 초하루와 초이튿날을 아내와 혜림씨와 셋이서 글램핑이란걸 하면서 보냈다. 불초한 소생이라 글램핑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전혀 알지를 못하였으나 아내의 가르침을 받아 드디어 알게 되었다. 다음사전에는 ‘글램핑’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화려하다, 매혹적이다(glamorous)'와 ‘야영(camping)'의 합성어.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고급화된 야영을 가리킴. 물론 소생이 방문한 광역시의 변두리 글램핑 캠핑장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고급화된 야영장은 아니다. 시설은 그냥 그렇다.  

 

 

마음으로는 겨울 캠핑을 한번 호기롭게 떠나보고 싶으나 추운데 텐트치고 걷고 음식하고 설거지하고 어쩌고 해야하는 이런저런 것들이 귀찮아 마음만 떠나고 몸은 집구석에서 뒹구는 불초 소생같은 게으른 족에게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설날 캠핑가는 편한 백성이 점점 더 게을러진다. 몸만 가면 된다. 물론 돈은 든다. 몽골의 게르처럼 생긴 침실용 텐트가 있고 그 앞에 붙어서 바비큐 해 먹는 천막텐트가 또 설치되어 있고 천막안에는 커다란 안락 접의자에 탁자에 화목난로도 비치되어 있고, 침실용 텐트에는 전기장판, 가스버너도 설치되어 있다.

 

 

저녁으로 삼겹살, 목살, 갈비살, 돼지갈비, 조개, 소시지, 옥수수가 든 커다란 쟁반이 나오고(우리는 다 못 먹고 남겼다.) 채소, 김치, 고추, 마늘은 무한 리필 가능하고 설거지도 필요없고 다 먹고 매점앞에 빈 그릇을 가져다 놓기만 하면 된다. 아침으로 라면2개, 햇반2개, 계란도 나오고 냄비하고 그릇은 취사장에 비치되어 있고 역시 설거지 할 필요없다. 1박 119,000원이고(평일요금은 더 싸다) 옵션으로 숫불 10,000원, 게르안에 비치된 가스버너의 가스사용료 20,000원, 화목 1박스 10,000원은 도합 159,000원이다.

 

 

소생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화목난로이다. 어두운 밤에 난로 속의 장작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 기분이 요상해진다. 배화교가 생긴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소생은 화목을 한 박스 더 주문했다. 글하는 선비가 책이 없을 수 없다. 난로 안에서 화목이 타고 있는 동안 가져간 <침묵을 위한 시간>을 읽었다. 무릎이 뜨거워 책에 집중이 안되고 술이 알딸해서 초점 흐린 시선이 글자를 따라가지 못했다. 조금 읽다가 포기하고 열심히 화목을 태웠다. 화목을 타는 것을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두어 시간만에 그 많던 화목이 한 줌 재가 되었다. 아참참참...화목난로에 구운 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그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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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2-2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멋집니다♥ 말로만 듣던 글램핑@_@; 혜림씨^^ 행복한 표정으로 옥수수 앙^^ 핑크공주님이시네요♥ 유교집안이라-_-; 명절에 어디 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데 부럽습니다. 조카아이들이랑 저도 한 번 가고 싶네요. ^^

붉은돼지 2015-02-21 22:32   좋아요 0 | URL
사실 저희 집도 유교집안, 고향은 안동, 이예요. 여차저차하다보니 요즘은 편한백성이 되었습니다^^

해피북 2015-02-2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글램핑 몰랐었는데 무척 부럽습니다 ㅎ 설거지도 걱정없다니 한번쯤 이용해보고 싶은 공간이네요 쵝오~!

붉은돼지 2015-02-21 22:37   좋아요 1 | URL
아내도 설거지 걱정없는 걸 제일 마음에 들어합니다. 거의 몸만 가면되니 정말 편해요..삼사월경에 한번 더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transient-guest 2015-02-22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정말 좋은데요. 저는 대학 때 학생회 retreat을 근처에 있었던 라마교 수도원으로 갔을때 게르에 들어가봤지요. 은근히 좋더라구요.ㅎㅎ 뭔가 다 던져버리고 싶을때 가면 좋을 듯...

붉은돼지 2015-02-22 20:31   좋아요 0 | URL
침실용 텐트는 정말 게르 비슷합니다...물론 진짜 게르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ㅎㅎ 글램핑 괜찮은 거 같아요..다음에 또 한 번 가볼 계획입니다. 특히 화목난로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순수박물관을 다 읽었다. <하얀성>, <내이름은 빨강>, <이스탄불>, <검은책>, <소설과 소설가>에 이은 6번째 파묵의 작품이다. 소생이 뭐 오르한 파묵을 사사하거나 존경하거나 특별히 애호하는 것은 아니다. 근자에 들어 이러저러한 개인적인 사유로 터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엄밀히 말하자면 터키보다는 이스탄불이라고 해야겠다.) 이러한 관심의 표현이 독서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은(여행이 첨부되면 더할 나위 없겠다.) 글하는 선비로서는 당근지사. 그래저래서 이스탄불이니 비잔티움이니 이슬람이니 하는 책들을 나름 집중적으로 읽고 있다.

 

 

아! 장려했느니, 그 낙일이여! 눈물과 탄식없이는 차마 읽을 수 없는 스티븐 런치만의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학술적인 역사서이지만 그럼에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진짜 재미있다.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게 함락되기까지의 수십일간의 피 말리는 상황이 날짜별 시간별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기록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베네치아인 군의, 비자틴제국 황제 최측근 관료, 제노바인 등등이 모두 각자의 시각에서 본 기록을 남겼다. 관심있는 분의 일독을 권한다. 이보다 쉽게 읽히는 것은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되겠다. 시오노 할머니의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제노바인 용병대장 주스티니아니 롱고의 영웅적인 항전과 그 급격한 몰락의 모습.

 

 

오르한 파묵의 <이스탄불 – 도시 그리고 추억>는 파묵의 자서전이자 파묵이 태어나고 성장한 도시 이스탄불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소설 대부분의 무대는 이스탄불이다. <검은책>과 <순수박물관>의 무대 역시 이스탄불이다. 존 프릴리의 <이스탄불-유럽과 아시아를 품은 제국의 도시>는 영화 <노팅힐>에서 서점 주인인 휴그랜트가 줄리아 로버츠에게 추천한 책으로 등장하면서 낙양의 지가를 올렸다. 이게 펭귄출판사의 travel/history 시리즈 중 한 권이라고 한다. 현재는 절판이다. 소생은 중고로 25,000원에 구입했다.

 

 

<비잔티움의 첩자>는 대체 역사소설이다. 마호메트가 이슬람교를 창시하지 않고 기독교로 개종하였다는 가정하에 쓰여진 소설이다. 이슬람교가 없으니 당연히 오스만 제국도 없고 오스만이 없으니 비잔틴 제국은 14세기에도 번영을 누리고 있다. 비잔틴제국의 정보국 요원의 모험담이다. 여러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현재 절판이다. 중고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다 못읽고 반납했다.

 

 

줄리어스 노리치 <비잔티움 연대기>는 3권이다. 무려 2196쪽이다.(맞나?) 작년에 다 읽었다. 장하다. 짝짝짝 자찬의 박수. 그러나 뭘 읽었는지는 기억이 거의 안난다. 아니다. 테오도라 황후 관련해서 몇몇 흥미로운 장면은 조금 기억이 난다. 역사서이지만 그리 딱딱하지 않아 그런대로 쉽게 읽힌다.

 

그 유명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전6권)>는 읽기 시작한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언제부터 읽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하루에 10~30쪽 정도씩 꾸준히 읽고 있다. 현재 스코어는 4권 312쪽. 이 유장하고 장중한 저술을 언제 다 읽을지 역시 아득하다. 기번은 수다스러워서 주석을 또 엄청나게 달았다. 주석은 읽다가 포기했다. 본문과 별 연관 없는 것도 많아서. 완역이라고 주장하는 민음사판도 기번의 주석을 다 옮긴 것은 아니다.

 

 

이슬람 관련해서도 <캠브리지 이슬람사>, <신의 정원에 핀 꽃들처럼> 등의 책도 일단 사놓고는 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박민규의 말마따나 진짜 멋진 것들은 삼천포에 있는 지도 모른다.

 

 

‘이스탄불을 무대로 한 불멸의 사랑이야기’라는 <순수박물관>은 파묵이 노벨상 수상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선전 문구대로 “한 여자와 만나 44일 동안 사랑했고, 339일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맸으며, 2864일 동안 그녀를 바라본 한 남자의 30년에 걸친 지독한 사랑과 집착”에 대한 이야기다. 한 남자 ‘케말’은 그가 사랑했던 한 여자 ‘퓌순’과 관계된 모든 물건을 모아서 전시할 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박물관의 도록 또는 설명서로 이 책 <순수 박물관>의 집필을 오르한 파묵에게 의뢰한다. 책은 2008년에 출판되었고 순수박물관은 실재로 2012년에 이스탄불에서 개괸했다.

 

 

모든 사랑에는 당연히 집착이 내재되어 있지만 케말의 집착은 과하고 정상적은 아니다. 변태스럽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도 풍년이네.” 이런 소리를 들을 만 하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케말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고나 할까 그런 기분이 들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이제 케말이 퓌순과의 사랑을 거의 이룰려고 하는 찰나에 배치된 퓌순의 어이없는 죽음앞에서는 나도모르게 탄식이 터져나왔고, 소설의 마지막의 케말의 말 “모든 사람이 알아 주었으면 합니다, 내가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을 읽었을 때는 안타까움과 쓸쓸함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진짜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이스탄불에 가면 순수박물관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상상이 현실이 된 곳. 퓌순이 피운 담배의 꽁초 4213개가 연도별 일자별로 정리되어 전시되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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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2-18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순수의 박물관이 실재로 있는 박물관이군요.
전 아직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하얀성을 몇 년 전 돈 안 들이고 어떻게 입수하긴 했는데
아직도 잠자고 있는 중입니다.
파묵의 소설이 어렵다는 사람도 있고...ㅋ

붉은돼지 2015-02-18 20:10   좋아요 0 | URL
파묵은 소설쓰기 전에 벌써 박물관 부지를 매입해놓았다고 하더군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물건들을 박물관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특이한 경험이 될 것같아요

cyrus 2015-02-1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파묵의 소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게 `순수 박물관` 입니다. 두 권짜리 책인데도 인상깊게 읽었어요. ^^

붉은돼지 2015-02-18 23:51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실망스러웠지만 읽을수록 빠져들게되는 것 같아요
소설속 허구의 인물에 대한 박물관을 만드는 것도 특이하구요
 

반성

 

근자에 들어 진득하게 앉아 독서를 하지 못했다. 이런저런 페이퍼는 올리면서 리뷰 하나 올리지 못했다. 글하는 선비로서 깊이 반성한다. 옛 성현이 말씀하셨다. 오일삼성오신하나니 위인모이불충호아, 여붕우교이불신호아, 전불습호아. 공자의 제자 증자의 말씀이다.

 

다 아시겠지만 그래도 해석을 해보자면나는 하루에 세 번 반성하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데 마음을 다했는가, 친구와 사귐에 신실했는가, 가르침을 복습했는가.”이다. 이렇게 하루에 세 번 스스로를 반성한다고 하니 역시 성현의 반열은 지엄하고도 무섭다. 오늘날 성현의 말씀을 가장 잘 실천궁행하는 이는 아마도 근역의 김영승 시인일 것이다. 시인은 반성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 그의 무수한 반성 중 하나를 소개한다.

 

반성 16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 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집구석을 뒤져보니 김영승의 시집 <반성>이 없다. 분명히 샀는데... 몇 년 전 중고 대방출시 방출된 것 같다. 다시 사야겠다. 처분했다가 다시 산 책이 여러권이다.쓸데없는 짓도 되우 하네 아내의 말씀은 실로 지당하시다. 반성해야 한다.  책 구입을 도모하면서 정성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는가. 책과 더불어 사귐에 믿음을 다했는가. 구입한 책은 다 읽었는가. 방출한 책을 다시 산 적은 없는가....

 

소생도 술에 취해 뭐라고 뭐라고 주절주절 끄적여 본적이 있다. 다음날 보니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버린 고대문자같은 글씨는 해독이 불가했다. 이런 경험은 소생도 있는데 그 해독불가의 고대문자를 끌어안고 있다가 술을 먹고 다시 본 적은 없다.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정말 해석이 가능할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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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2-1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가끔 중고로 방출하면서 `다음엔 이 책 찾지않을까?`라고 수십번 물어보곤해요 훗날에 붉은 돼지님과 같은 일이 생길거 같은 예감이 듭니다 ^~^

붉은돼지 2015-02-11 11:15   좋아요 1 | URL
어떨 때는 다 정리하고 정말 필요한 최소의 책만..이러다가 또 어떨 때는 이것도 필요할 것 같고 저것도 쓰일 것 같고 해서 이것 저것 마구 사다가...중심을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해요...바이오리듬상 요즘은 구입기인거 같아요...ㅎㅎㅎ

해피북 2015-02-11 11:18   좋아요 0 | URL
저두...중고 방출하고 방출한 만큼 구입하고 있어요ㅠㅜ 평소에 봐둔 책과 관심갔던 이웃님들의 책이 주를 이루는데 제 바이오 리듬도 붉은 돼지님과 비슷한가봅니다 ㅋㅡㅋ!

붉은돼지 2015-02-11 11:21   좋아요 0 | URL
운명으로 받아들이셔야 해요..ㅋㅋ

cyrus 2015-02-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처분해놓고 다시 그 책을 사고, 바로 읽지 않는 습관의 반복이 애서가의 서글픈 운명입니다.. ㅎㅎㅎ

붉은돼지 2015-02-11 11:16   좋아요 0 | URL
역시...어찌할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 들여야만 하는 건가요...으흑..

sslmo 2015-02-11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는 그 말은 믿지 않아요. 새로 사들이는 책의 절반이라도, 아니 그 반의 반만이라도 제자리를 찾아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여, 불끈~!

붉은돼지 2015-02-11 11:36   좋아요 0 | URL
맞아요..새로 사는 책의 반의 반만이라도 읽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도 있습니다.... 지금 사놓으면 언젠간 읽겠지....늙어서 할 일 없을 때 말이죠..ㅎㅎ

AgalmA 2015-02-1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정가제를 예견못했을 때 신간사서 빨리 읽고 중고로 팔아도 다시 살 때 큰 부담이 없을 책이라고 생각....한 바보가 여기 있습니다ㅡㅜ/ 이제 그 두 배를 뛰어넘는 책들...으흑
오늘도 펭귄클래식 머그컵을 노리고 장바구니를 꾸렸다가 풀었다가를 반복;; 이러다 원하던 컵이 품절되면 저를 꾸짖고 혼자 난리법석을 예견...

붉은돼지 2015-02-11 11:39   좋아요 0 | URL
그래도 도서정가제때문에 마음 편한 점도 있어요
10% 할인으로 샀던 책이 반값으로 나와 빡쳤던 일.. 그런 일은 없겠죠..ㅎㅎ

펭귄 미니 머그컵 예뻐요(제가 보기에..)...ㅎㅎㅎ

yamoo 2015-02-1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분했다가 다시 산 책...ㅋㅋㅋㅋ
전 처분을 신중히 고려하기 때문에 처분하는 책들은 다시 구매를 하지 않습니다.ㅎㅎ
이미 다 읽었거나 제 책이 아닌 거라 판단하죠..ㅎ

붉은돼지 2015-02-11 13:27   좋아요 0 | URL
전 앞으로는 처분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언제 또 생각이 바뀔지 모르지만...ㅎㅎㅎ

살 때도 신중하게 좀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5-02-18 0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 한번 들어온 책은 절대로 내보내지 않습니다. 빌려주는 것도 원천적으로 무조건 no!입니다. 팔았다 사들인적은 없지만, 빌려줬다가 책이 상하거나 돌아오지 않는 것을 몇 번 겪으니까 새삼 주변에 책을 사랑하는 이가 별로 없다는 것을 느꼈지요. 보통 빌려가서 읽지 않고 보관하는 유형이 가장 흔하잖아요.ㅎㅎ

붉은돼지 2015-02-18 14:03   좋아요 0 | URL
저도 앞으로는 절대 들어온 책을 내보내지 않을 생각입니다..저도 책을 빌려주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요. 정 읽고 싶으면 사서 보라고 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