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름 국민서관 그림동화 294
케나드 박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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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안녕, 여름



 

퍼붓듯 비가 쏟아지던 장마철이 끝나고 뜨거운 뙤약볕에 머리가 달아오를 듯하다. 가장 활기찬 계절 여름엔 목 놓아 우는 매미만큼이나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따뜻한 파스텔톤의 봄을 지나 한껏 선명해진 비비드색감의 꽃과 나무 이파리를 보고 있자면 내 눈마저 청량하고 강렬해진다.

 

오늘 읽은 책 <안녕, 여름>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아름답게 그린 그림책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지나 짙푸른 청춘을 상징하는 여름. 이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계절은 이마를 타고 주르륵 흐르는 땀방울마저 찬란하다. 여름을 예찬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으리라. 그림책에 묘사된, 비가 그치고 하늘을 마음껏 누비고 있는 파란 새들의 모습이 너무나 자유로워보여 부럽기까지 하다. 계절 그림책 중에서도 일러스트와 글밥이 마음에 든다. 저자 케나드 박의 <안녕, 계절>시리즈가 이번 <안녕, 여름>으로 완성되었다니 나머지 세 계절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

 

책의 제목처럼 여름에 만나는 자연의 모든 것들에 안녕!” 이라고 인사하고 싶다. 하늘로 힘차게 뻗어가는 나무에게도, 가지 위에서 폴짝 뛰노는 박새에게도. 신나게 여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숨소리가 섞인 공기마저도 마음에 든다. 해가 길어지고 노랗게 노을빛이 물든 저녁은 여름의 클라이막스같다. 리드미컬한 인사와 자연의 순환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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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위로 앉은 위로 모해시선 1
윤미경 지음 / 모해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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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의자 위로 앉은 위로



 

어제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는데 현관에서부터 아이가 퀴즈를 맞춰야 들어올 수 있다면서 다짜고짜 다리가 4개인데 못 걷는 것은?”이라길래 주저없이 의자라고 답했고 김이 샌 듯(틀려줘야 하는데) 정답이라고 대답했다. 지금 서평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의자에 앉아 있다. 시집의 제목 또한 의자가 등장하는데 난 의자라는 소재보다 위로라는 단어가 라임에 맞게 2군데 들어있어서 더 마음에 들었다.

 

시집답게 짧은(혹은 약간 긴)단어 위주로 줄줄이 적혀있는 목차를 훑어본다. 눈에 띄는 제목을 발췌하여 접어놓는다. <원고, 최후 진술하세요>, <의자 위로 앉은 위로>, <소라이 미치미치 개미 똥구녁>, <미취학 어른이>, <지랄의 총량> 과 같은 시 말이다.

어릴 적 동네에서 아이들과 해질녘까지 놀던 아스라이 노을이 지는 풍경이 눈에 그려진다. ‘동네마다 놀이를 시작하는 마법 주문이 모두 다르다는 걸 어른이 되어서야 알고 깔깔깔 거렸지라는 시구를 보곤 피식 웃었다. 아이가 요즘 가위바위보를 하자면서 가위바위보슬보슬개똥구멍멍이가노래를한다람쥐가노래를한다를 무한 반복한다. 이것도 노래를 한다는 어미말고도 오줌을 싼다, 춤을 춘다, 알밤을 깐다 등 다양한 동네별 버전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말장난 혹은 개미 똥꾸녁에 진심이었던 가시네들은 모두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지금은 얼굴도 기억 안나는 단골 여보, 그 머시매는 누구의 여보가 됐을지 나도 궁금하다.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이 기억나는 순간이다.

 

시인이 관찰하는 일상이 날 감탄시키는 시어로 탄생하여 감동을 주는 이유로 나는 시집을 감사하며 읽는다. 이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의자 위로 앉은 위로>라는 시는 두꺼비의 호흡을 빌어 숨을 쉰다는 표현이나 그제를 복사해서 붙여넣기한 어제와 똑같은 오늘, 다람쥐처럼 하루를 돌면 쥐꼬리로 환산되는 복붙의 나날들이라는 시구에 감탄했다. 이런 시구는 필사를 해두리라 다짐한다.

 

나도 자녀를 키우기에 <지랄의 총량>에도 무한한 동질감을 느꼈다. ‘지랄은 자기 복제가 무한해서’, ‘나는 네가 떨어뜨린 지랄의 부스러기를 주워 먹고는 번번이 탈이 났지’, ‘내 어린 탕자가 벨을 눌렀을 때 맨발로 나가 맞았지라는 시구에선 눈물이 날 뻔했다. ‘욕조 가득 물을 받아 주었지 식탁에 따뜻한 밥 한그릇 올려두었지라고 끝나는 시는 내가 어미임을 잊지 않게 해주었고 절망 속에서 빠져나오게 해주었다.

 

이정록 시인이 이 시집을 두고 문장 사이 비좁은 숲길로 거친 짐승이 내달린다고 표현했는데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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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랜드 라이큰의 천로역정 가이드
릴랜드 라이큰 지음, 오현미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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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릴랜드 라이큰의 천로역정 가이드



 

우화는 이솝우화만 있는 게 아니었다. 천로역정을 읽고 매료되어 다양한 출판사에서 번역된 천로역정을 읽은 기억이 있다. 순례자인 주인공 크리스천이 천국을 찾아 가는 순례길에 오르면서 온갖 고난을 겪는 모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인물들을 만나는데 이를테면 세속현자, 율법, 유순, 허영, 신실 등 인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이름이 인상적이다. 또한 좁은 문, 장망성, 의심성 등 여정이 이어짐에 따라 나타나는 의미있는 장소 또한 놓칠 수 없다!

 

문학 전문가이자 영문학교수인 저자 릴랜드 라이큰은 이 흥미로운 우화 천로역정을 분석하면서 단순한 문학작품을 넘어 인생의 교훈을 전하고 신앙의 본질과 통찰을 제공했다. 총 세 파트로 나누어 문학과 고전, 작가와 판형 등 작품 줄거리가 아닌, 작품 자체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준다. 나머지 두 파트는 천로역정의 줄거리, 즉 주인공 크리스천이 멸망의 도시에서 좁은문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해설과 각주를 통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묵상과 토론을 위한 코너도 마련하여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천로역정은 풍유, 환상, 사실주의, 회심, 심리소설 등의 특징을 지닌 장르라고 소개하며 저자 버니언이 살았던 문화적 배경, 이야기의 플롯 등을 요약해주고 있다. 특히 그가 그리는 풍유적 인물은 이름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어떤 인물인지 금방 알 수 있게 한다. 풍유적 이름이 그 인물에 대한 초상을 대신하고 이름 자체만으로도 순식간에 캐릭터가 창조되는 것이다. 악한 조언자들과 상징적 장소에 더해 주인공의 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한 인물들 또한 연속적으로 등장한다. 천로역정은 우화지만 우리 삶에 비추어보면 이 등장인물들이 우리 모두가 겪는 내적 갈등과 신앙의 여정을 상징하는 존재같다.

 

이 가이드를 통해 소장하고 있는 천로역정을 다시금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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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기 있는 사전 - 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
양민호.최민경 지음 / 호밀밭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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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쓰잘데기 있는 사전_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있다. 일단 시부모님이 부산분이시고 특히 아버님이 쓰시는 억양과 단어 일부는 내가 모르는 거라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내가 너무나 재밌게 보았던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도 배경이 부산으로 나온다든지 주인공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사용하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책에서도 부산 사람 특유의 정서가 그 말에 담겨있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부산 사투리는 억양이 강해서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고 표준어에서도 비속어처럼 들리는 험한 말이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의견도 있다. ‘정말 많다는 뜻의 천지삐까리, ‘건방지고 삐딱하다는 뜻의 삐대하이, ‘이성에게 작업을 걸다는 뜻의 까대기치다 등의 부산 사투리는 그 일부일 뿐이다!

 

사투리는 대개 비표준어이기에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 구전되어 현재까지 살아남은 부산어를 101가지나 실었다. 목차만 봐도 웃음이 새어나온다. ‘, , , 과 같은 한글자 사투리부터 고마, 낸내, 헐타’ , ‘짜치다, 쌔리다’, ‘볼가먹다, 알로보다’, ‘우왁시럽다, 엉성시럽다와 같은 여러글자 사투리까지. 궁금한 것부터 발췌해 읽었다. 간혹 댓글이나 영상 자막에 짜치다라는 말이 나와 상황상 짜증난다는 뜻인가 유추해본 적은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정확히 알았다. ‘작고 초라하거나 기대에 못 미칠 때 툭 튀어나오는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었다. 저자 또한 빡치다의 아류로 화난다는 의미로 오해하며 회식 자리에서 들었던 에피소드를 꺼내놓는다. “오늘 회식 비용 짜치네처럼 사용했다는 것이다. 쪼들리고 부족하다는 의미였다. 넓게 보자면 주로 뭔가 맘에 들지 않고 부족할 때 사용한다. 저자는 여러 자료를 찾다 똑같은 발음에 거의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일본어를 발견했다. ‘보잘 것 없다는 뜻의 챠치다였다. 책에서도 이 말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한다고 언급했다. 이 부산 사투리가 전곡에서 통용되는 공통어가 된 것이다. 이런 경우를 신방언이라고 하는데 주로 이런 새로운 사투리는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고 전국적으로 널리 사용된다는 조건이 있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부산사투리의 예시, 유래 등이 가득 담겨있다. 읽을수록 정답고 애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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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탈출법 - 평정과 휴식으로 이끄는 7가지 마음 기술
함영준 지음 / 북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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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우울탈출법

 

가장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었지만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저자의 소회가 마음에 와닿는다. 현재 60대 끝자락인 저자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13년 전을 떠올리며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았다. 하루 24시간 부정적인 생각이 반복되며 잠은 사라지고 공황발작까지 찾아왔던 그 순간들로 인해 삶의 방향이 완전히 무너졌고 죽음을 구체적으로 떠올렸다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신을 지키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주변에 이런저런 인연으로 알고 지내는 이들의 사례를 관찰하며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나아가 위대한 성취를 이룬 레오나르도 다빈치, 칸트, 베토벤 등의 인물들이 우울증을 앓았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특히 링컨과 처칠은 그것을 극복하고 역사를 바꿨지만 니체와 헤밍웨이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것을 비교하며 그 차이를 찾아냈다. 전자의 인물들은 수용, 신앙심, 유머, 사명감, 불굴의 의지, 그림과 글쓰기같은 창작을 통한 치유, 솔직함과 진정성이 두드러진 반면 후자의 인물들은 독단, 고립, 회피, , 외면과 내면의 괴리라는 특징이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7가지 마음의 기술을 언급한다 .평정과 휴식을 찾기 위해 운동과 자연, 즐거움을 느끼는 기쁨의 기술, , 가장 강력한 마음 피트니스라고 불리는 명상, 죽음과 삶의 본질을 마주하는 영성, 심리학을 소개한다. 특히 종교적이지 않아도 영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본문이 눈에 띄었다. 미국의 영성학자 웨인 다이어를 이야기하며 그의 실용적인 영성 5가지로 내면의 힘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써놓았는데 다음과 같다.

 

1.심호흡으로 마음 가라앉히기

2.나는 괜찮다라는 자기 긍정

3.간절히 기도하거나 상상하기

4.믿고 결과 내려놓기

5.감사의 감정 반복하기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법이며, 마음의 근력과 평정심이 커졌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이 간다. 물론 우울증의 치유는 저자가 언급한 7가지 외에도 자기에게 맞는 무언가가 중요하다. 회복은 하나의 길이 아니라 각자에게 맞는 자기만의 길을 찾는 과정이었다. 저자가 겪은 여정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이 생생한 기록을 함께 살펴보고 에게 맞는 치유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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