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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 한 마리 - 적은 돈에서 시작된 큰 성공 ㅣ 똑똑한 책꽂이 12
케이티 스미스 밀웨이 지음, 유진 페르난데스 그림, 김상일 옮김 / 키다리 / 2019년 8월
평점 :
암탉 한 마리
내가 만든 농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농장이 된다면?
내가 사는 동네를 경제적으로 더 윤택하게 만들었다면?
아무 보증이나 담보 없이 믿는 마음만으로 돈을 빌려준다면?
이 모든 것이 암탉 한 마리에서 시작되었다면?
이 책은 아프리카 가나에 사는 콰베나 다르코씨의 실화이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그가 살고 있는 마을 아샨티에서 이웃끼리 돈을 모아 종자돈을 만들어주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서로서로에게 돌아가면서. 주인공인 코조는 양계장에서 실한 닭 한 마리를 샀고 배불리 먹고도 남을 달걀을 상상했다. 매주 달걀 두 알씩을 먹고, 남은 여섯 알은 장에 가서 팔며 암탉은 코조네 살림살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시간이 흘러 코조는 달걀을 팔아 닭을 한 마리씩 사들였고 달걀을 팔아 모은 돈으로 다시 학교도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꿈을 이루기 위한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농업대학에 진학했다. 본격적으로 양계장을 시작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도 빌렸다. 담보 없이 돈을 빌려줄 수 없다던 은행장도 코조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900마리의 닭을 살 수 있는 돈을 빌려주었다. 코조는 양계장을 잘 꾸려나갔고 루무시라는 여인과 결혼도 했다. 농장은 일꾼들로 넘쳐났고 코조의 농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활의 여유가 생겼다. 농장 가족들도 희망이 생겼다. 장차 자신들도 농장을 만들겠다는 그 희망.
무담보 소액신용대출제도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인데 이 기적 같은 일은 서로 돕고자 내놓은 마을의 적은 종자돈과 기발한 생각이 만들어낸 현실이 되었다. 콰베나씨는 ‘시나피 아바 트러스트’를 만들어 은행 거래를 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 없이 돈을 빌려 주었다. 200달러 정도의 적은 돈이지만 사람들에겐 희망의 불씨가 되었고 갚는 비율도 98%에 달한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 자립하기에 충분한 돈이 될 수도 있는 이 금액으로 끼니도 잇지 못하는 절대빈곤의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코조 자신만의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달걀을 공급코자 했던 마음이 ‘마이크로 크레디트’ 라는 운동을 통해 전세계로 널리 전파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나는 조합’ 이 창립되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다같이 잘사는 세상을 위해 이처럼 적은 돈에서 시작된 큰 성공을 눈여겨보자.
덧, 코조와 루무시의 모습을 샤갈과 벨라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 <promenade>와 비슷하게 표현하여 더 행복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