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o it, 그냥 해봐! - 네 청춘의 경쾌하고 느린 성장 비망록
솔루션스 지음 / 마리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딱 나와 같은 시기에 태어난 청춘들이다.
밴드 솔루션스 네 명의 멤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가장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는 또래.
그들의 음악은 삶의 가치관과 수많은 고민의 흔적이 녹아들어있다.
나도 비슷한 생각도 있었고, 부럽기도 한 부분, 본받고 싶은 부분,
존경스러운 부분 또한 있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들이다.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선 팬심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를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인생도! 제목 그대로 그냥 해보는거다! 그래야 청춘이지
않은가!
박솔
두 번의 사고를 겪고 나서 “내일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면 오늘은 하고 싶은 걸 하자.” 라고 느꼈다. (나도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 글쓰는 것, 더 많은 곳을 가며 경험하는
것)
인생의 어두운 나락에 빠졌다가 올라와 보니 예전에 내가 바라보던
것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내 주변 사람들, 내가 가진 것들이 너무도 소중했고 감사했다. 무엇보다 음악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더욱 절실해져
있었다. (요즘 나태하고 무기력해진 나에게 던지는 이야기같다. 세상을 보는 관점과 태도가 바뀔 필요성을 느낀다)
나루
나의 10대가 스매싱 펌킨스라면, 나의 20대는 밴드 위저다. 위트
넘치는 펑크 팝 밴드 위저는 너드의 관점에서 하는 노래들이 압권이었다. (나도 10대, 20대를 지나면서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있었다. 나루와는
다르지만. 그 음악들이 나의 인생을 조명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허투루 하지 않는 사랑
세상에 있는 수많은 이별만큼이나 이유도 다양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별의 시기가 올 때마다 마음이 완전히 소진되어 있었던 것 같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마음이 더는 남지 않았던 것이다. 나 하나 추스를
힘조차 없었다. 그러니 상대를 위한 마음을 내어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 수도 있다. 상대를 원망하기는 쉬웠다. 하지만 그만큼 자책도 많이
했다. 내 마음을 가장 많이 갉아먹는 생각들은 가정법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하는 마음의 속도가 달라지면 이별은 올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할 때 사랑은 유한한지 무한한지 가늠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어떤 꿈이든 어떤 생각이든 함께 나누려는 마음 자체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영원히 존재하는 구체적 존재가 아니라 마음을 함께 하려는 과정이다. 그런 사랑을 나는 영원히 누리고 싶다. ( 이 에세이가 참
공감되었다. 나도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가정법으로 질문하며 후회하고 자괴감에 빠진 적이 많았다. 특히 마음의 속도, 타이밍은 정말 맞는
이야기였다. 누군가에겐 내가 너무 느렸고, 누군가에겐 앞서가 조급증에 빠진 사람이 되기도 했기에)
솔루션스의 작업 차 많난 프로듀서 지미 더글러스의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명쾌하게 해결책을 찾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루의 생각을 크게 바꿔놓았다고 했다. 음악을 대하는 본질적인 자세가 바뀌었달까?
프로듀서가 뮤지션들보다도 더 즐기면서 음악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감명을 받았다. (주변에서 느긋하면서도 마냥 게으른 것이 아니라 여유넘치는
사람이 있다. 마치 나루가 만난 이 프로듀서같이. 나도 내공을 쌓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마음의 평화가 제일 큰
문제겠지?)
그리고 함께 사는 꾸꾸, 호옹, 시무도 무척 귀엽다. (우리 아파트
주변을 맴도는 길고양이가 갑자기 생각난다)
오경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에 베이스와 처음 만났고, 지금은 로맨틱펀치라는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는 용진이도 만났다. 자신도 모르게 음악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인연이란 이처럼 우연히 찾아왔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건 100% 맞는 얘기다. 공감공감!)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다. 그게 남들에게 인정을 받든, 스스로
만족하는 시간이든. 하지만 나중에는 다 알게 된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은 최고든 최악이든 다 지나가기 마련이라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니까 힘들어 하지도 말고, 자랑하지도 말자)
그가 연주하는 악기 베이스는. 주의 깊게 들어야 소리가 점점
뚜렷해지는 것처럼 차분하면서 오버하지 않는 소리를 가지고 있다. 베이스의 묵묵함. 그런 점은 꼭 본인과 닮았다고 했다. 연주자는 악기를 닮아가는
듯하다는 말에 동감한다. (클래식도 좋아하는 나는 다룰 줄 아는 악기는 피아노, 좋아하는 악기는 첼로다. 아무래도 첼로같은 남자를 만날
운명인가?)
음 하나하나를 정성껏 연주해 곡 전체의 맛을 담아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연주해본 사람만이 안다. 모두가 화려한 기타 솔로만을 바라볼 때도 흔들리지 않는 고집을 가진 베이스의 매력도...마치 어른이 되는
과정과 같다. 나이만 먹는다고 해서 어른이 아닌 것처럼, 살아가면서 점점 다른 새로운 것이 보인다. 좀 더 여유를 갖게 되고 제법 의연하게
대처할 줄도 아는 나이가 되면서 자극적이고 화려한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알게 된다. (어른이 되는 과정을 음악을 연주함에서 찾다니. 참
멋있는 발상!)
음악은 타고난 재능으로 하는 사람보다는 노력으로 길러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실력을 인정할 때까지 혹독하게 트레이닝을 하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과 할 줄 아는
것만 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도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제한된 능력만 발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나도 모르게 단단해지는 마음과 실력의 두께를 깨우쳐 가는 것. 그것을 내공이라고 하는게 아닐지. (지극히 평범한 나도 재능보단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게으른 내 자신을 오늘도 채찍질하며...)
한솔
섬머소닉 페스티벌에서 솔루션스가 연주를 시작할 때 건너편에서
어마어마한 무대가 펼쳐지고 있었다. 전설의 밴드 퀸!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한솔은 무대를 마친 뒤 감동이 채 식기도 전에 그곳으로 뛰어갔다.
사방이 열린 환상적인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아담 램버트의 거친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전해진 그 열기의 도가니 속에서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설
수 있기를...나의 미래도 저랬으면..,’ 솔루션스의 멋진 인생과 공연을 응원하고 싶다. (막내답게 풋풋하면서도 원대한 비전이 있는 한솔을
응원한다!)
밴드의 성장을 위해서는 멤버 각자의 내려놓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자신의 주장을, 누군가는 자리를 지켜야 한다. 한솔의 내려놓기는 형들이 원하는 속도에 나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다. 지금도 계속되는 내려놓기.
(내려놓기, 또는 조율. 이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도, 되는 것도 아닌 걸 잘 알지 않는가. 알면서도 아집을 내려놓지 못하고 남에겐 박하며
나에게만 후한 이 못된 이기심. 버려야 할 것임)
(매우 자유로우면서도
편집증에 가까울 치밀한 사운드 메이킹은 신세계였다는 에필로그. 물음표보다 느낌표에 가까웠던 그들의 음악. 질투나게 부러운 청춘들. 나도
솔루션스의 행보를 옆에서 지켜보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