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푸른숲 그림책 38
멜라니아 롱고 지음, 알레산드로 산나 그림, 이현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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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잠들기 전 언제나 아이들은 나에게 먼저 엄마, 사랑해!” 라고 고백한다. 그 말을 들은 난 세상을 다 가진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아이들은 시인이다. 생각지도 못한 기발하고 새로운 말로 나를 놀라게 한다. 내가 아이를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으면 엄마 눈동자 속에 자신이 들어있다고 좋아하기도 하고, 내가 달리기를 1등해서 엄마 뱃속에 들어와서 엄마를 만났다고 신나게 자랑하기도 한다. 밤에 불을 끄고 눕자고 하면 깜깜한 어둠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보곤 흑백사진같다고 표현하는 우리 아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오늘 읽은 책 <너에게>는 아이와 처음으로 교감한 대상인 엄마와의 특별한 사이를 이야기한 책이다. 풀잎이 첫 이슬 방울을 기다리듯이 엄마()는 오래도록 아이()를 꿈꾸어 왔다고 속삭인다. 아이와 나란히 누운 엄마는 마치 자신도 갓 태어난 아기처럼 된다고 느낀다. 그림책의 일러스트들이 너무 따뜻하고 감성적이라 마음이 포근해진다. 텅빈 하늘같은 내 마음에 아이의 생각이 빼곡이 들어차게 되듯이, 엄마에겐 아이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다. 일상에서 제일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만 보아도 사진첩엔 99%가 아이 사진이다. 보고 또 보아도 아깝고 보고싶은 우리 아이들.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있을 때 새하얀 목화 향기가 난다는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한창 아이 똥기저귀를 갈며 아이 엉덩이를 씻겨줄 때 코를 찌르는 응가냄새도 나에겐 향기로웠다면 사람들은 믿지 못할까? 수없이 엄마, 엄마!” 부르며 앙증맞은 목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아이는 마치 엄마의 귓속에 둥지라도 튼 듯 맴돌고 있다. 그림책이지만 글밥이 엄마의 애틋하고 지극한 마음이 담겨 마치 시어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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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 꽃수레 할머니가 살아요
리나 레텔리에르 지음, 엄혜숙 옮김 / 다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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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 꽃수레 할머니가 살아요

 



어른의 차가운 시선이 아이들의 마음을 냉소적으로 얼게 하진 않는지 되돌아본다. 우리와 다른 이들을 보면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말을 섞지 않거나 또는 음해하거나 억측하거나 아예 무관심하진 않았는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만큼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서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들릴 정도다.

 

오늘 읽은 책엔 꽃수레 할머니가 등장한다. 마을 사람들은 매일 꽃을 수레에 한가득 싣고 동네를 한바퀴 도는 그 할머니를 못마땅해한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면 식물로 변해버린다는 얼토당토않는 이야기로 아이들의 시선을 거두고 선입견을 심어준다. 하지만 주인공인 옆집 소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그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평소처럼 밖을 내다보며 꽃수레 할머니를 보려던 소녀는 일주일이 넘도록 할머니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걱정이 앞선다. 사람들은 할머니가 제정신이 아니라 산책하다가 길을 잃어버렸다고 말하지만 소녀는 역시 그 말을 믿지 않고 남몰해 할머니의 집을 들어가본다. 집안엔 안 계시는게 확실했고 꽃과 풀이 무성한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데이지와 튤립 사이를 헤치고 애쓰며 앞으로 나아갔더니... 꽃잎을 활짝 피운 꽃처럼 해를 향해 웃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한다. 꽃수레 할머니는 자신이 가꾼 꽃들 사이에서 예쁘게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소외되었기에 그 누구도 할머니가 그 곳에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의 부재와 공허함을 느낀 소녀만이 꽃수레 할머니를 찾았다.

 

우리 주변에도 놓치고 있는 존재가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무엇보다 이 그림책의 부드럽고 따스한 색감처럼 그들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어느 누구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으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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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숨겼을까? - 황인원의 질문의 시
황인원 지음 / 넌참예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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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숨겼을까?




 

수년 전에 하상욱 시인의 <시 밤>이나 <서울 시>와 같은 시집을 읽고 시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졌다. 짧은 한두줄짜리 단편시지만 피식 웃음이 나고 여운이 깊게 남았었다. 시는 발상의 전환을 이끌고 일상의 소재를 새롭게 관찰하는 눈을 길러준다. 잡다하게 떠오르는 잡념을 뛰어넘어 어떤 대상을 향해 의도적으로 행하는 정신활동, 생각을 하기 위해선 질문이 필요하다. 사유의 결론은 질문을 낳고 그 질문에 대답하고자 호기심과 감성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오늘 보게 된 질문의 시 <무엇을 숨겼을까?>는 사물이나 자연의 마음을 읽고 시적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주고 독자로 하여금 직접 대답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비워두었다.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주는 이 책의 질문에 답해보면서 나를 둘러싼 관점이 얼마나 비루하고 틀에 박혔었는지 새삼 느껴졌다. <열매는 하늘을 날 생각을 왜 하지 않는 것일까?> 라는 문장에서 누군가는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기도 했을테지만 시적으론 열매가 되어 열매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말이 글이 되면 피부가 고와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아무래도 머리와 손을 거쳐 나오는 글이 말보단 한풀 정제되기에 그것이 고와지는게 아닐까. 물론 글이라고 모두 부드럽진 않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듯이 문학이나 언론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위대하거나 폭력적이기도 하니 말이다.

 

<책상 위에 있는 연필은 무슨 생각을 할까? 옆에 있는 다른 연필과 무슨 얘기를 할까? 어떤 생각을 메모하면 연필도 그것을 기억할까?> 라는 세 줄의 질문 속에서 의인화된 연필이 일러스트로 그려진 그림책을 내맘대로 상상해보았다. 충분히 아동도서로 나올 법하다. 특히 마지막 한줄, 어떤 생각을 메모하면 연필도 그것을 기억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니 무엇이든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것만 메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구마저 그것을 기억한다면 타인에 대한 비방이나 나 자신에 대한 자책, 불안과 슬픔마저 공유하는 것이 되어 판도라의 상자같은 요물이 될테니까.

 

저자 황인원님의 질문의 시를 통해 사유를 넓혀보고 사물과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낯설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좋은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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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생태도감 : 식물편 - 나무 나의 첫 생태도감
지경옥 지음, 이기숙 사진 / 지성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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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생태도감 식물 편 : 나무



 

집 근처에 안양천이 있어서 다양한 꽃과 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이가 자연, 특히 식물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산으로 들로 계절별로 변화하는 나무들을 관찰하곤 했다. 특히 봄과 가을의 꽃나무들은 아이뿐만 아니라 나의 눈길까지 사로잡을만큼 아름답고 예뻤다.

 

오늘 읽은 책 <나의 첫 생태도감 식물 편 : 나무>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들을 주인공으로 다루었다. 오랜 세월 땅에 뿌리내리는 토박이 나무부터 외국에서 들어온 귀화 식물, 공원에서 볼 수 있는 관상용 식물들까지 꽃과 나무들의 모양과 색깔들을 시간순(계절별)으로 정리해놓았다. 붉은색에서 녹색에 이르기까지 식물들의 생태 특징들이 자세히 나열되어 있다. 사진과 함께 한 줄로 정리한 뒤 목차 2부에서 더욱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뽕나무과의 닥나무는 열매가 산딸기와 비슷하며 산기슭이나 밭둑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비슷한 종으로는 꾸지나무가 있는데 잎에 털이 많고 잎자루와 수꽃 이삭이 긴 차이점이 있었다. 한편 남유럽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관상용 식물인 라벤더와 로즈마리도 사진상으로 구분해볼 때 차이점을 알 수 있었다. 라벤더는 잎이 가늘고 뾰족하며 향기가 짙고, 로즈마리는 줄기가 네모지며 긴 잎 뒷면에 회색 털이 많으며 암술대는 길게 뻗어있는 특징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랏빛을 띄고 있어 이 꿀풀과의 나무들을 좋아했다.

 

수많은 나무들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사진이 이 책에 가득했다. 무려 340종의 나무가 수록되어 있다니 대단했다. 이름은 몰랐지만 눈에 익었던 다양한 식물들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앎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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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이기는 심리학 - 불안이 삶을 지배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황양밍.장린린 지음, 권소현 옮김 / 이든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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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이기는 심리학



 

존 러스킨은 말했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만 있을 뿐이다.’ 인생의 수많은 감정 중 불안도 마찬가지. 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배척할 필요가 없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책은 현대인이 생활 속에서 만나는 모든 불안의 유형을 부분별로 나눠 설명하고 처방전을 제시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 직업이나 성장에 대한 불안, 선택과 감정에 대한 불안까지 적절하게 관리만 한다면 삶의 에너지가 되는 불안의 모든 것을 파헤쳐본다!

 

요치원에 다니는 첫째가 요즘 감정에 대해 질문한다. 엄마 느긋한이 무슨 뜻이야? 엄마, ‘후련한이 무슨 뜻이야? 상황을 예로 들어 나름대로 설명해주곤 하는데 한국어엔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가 유독 많은 것 같다. 리사 펠트만 바렛은 감정 입자도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자신의 느낌을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언급했다. 빨간색 하나도 암홍색, 홍매색, 주홍색, 연분홍색 등으로 구분하는 색상 입자도에 민감한 화가나 디자이너를 떠올려 보라. 그렇듯 감정 또한 감정 입자도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지배하고 관리하기 수월하다. 책은 섬세한 표현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새로운 감정 어휘를 학습하고 자신만의 감정 개념사전을 만들기를 조언한다. 단순히 즐겁다라는 표현에서 벗어나 미칠 듯이 기쁘다’, ‘고무적이다등 더 깊고 풍부한 의미의 감정 어휘를 알수록 우리의 대뇌는 더 유연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MBTI 는 크게 내향형과 외향형으로 구분하기 시작하는데, 각각의 특징이 있는만큼 자신의 성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받아들인 후 장점을 발휘하고 단점은 피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에 나쁜 성격은 없으니까 말이다. 나는 상대적으로 내향적인 편이라 깊은 생각, 강한 집중력, 높은 공감력, 경청하는 능력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내성적 기질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 제시된 페이지를 정독했다.

 

이 밖에도 이 책은 각 챕터 말미에 팁과 포인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며 생각해보기라는 코너로 질문을 던저 실천을 유도한다. 나도 모르게 휘둘리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할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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