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연애사용설명서
염채원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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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연애사용설명서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의 다양한 어원 중 思量(사량)이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상대방을 생각하고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거다. 참 좋은 말같다. 연애와는 달리 결혼은 인내의 과정이고 평생 배우자의 마음을 살피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 더욱 공감이 되었다. 오늘 읽은 서평도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연애사용설명서>는 연애와 결혼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사랑을 시작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을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알아보았다. 저자는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전문상담사로서 사람들이 호소하는 신체적 통증이 내면 아이의 아픔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주어야 되는지 알고자 했다. 많은 사람이 연애와 결혼과정에서 괴로움을 경험했고 그것이 현재진행형인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자 또한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간호사로 근무하다 선을 보고 결혼을 했다. 결혼 1개월 만에 그 남자가 조현병을 19세부터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고 일생의 뼈아픈 경험을 하였다고 털어놓는다. 저자가 사랑에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 사랑으로 아픔을 겪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직접 느낀 아픈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배우자를 만나기 전 자신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뤄져있으며 <연애와 결혼의 어려움>, <연애와 결혼의 배경>, <연애와 결혼의 시작>, <연애와 결혼의 필수 요소, 건강한 성>에 대해 풀어놓았다. 매 챕터마다 제일 처음 내담자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관련된 심리학 용어와 여러 연구 사례를 제시했다. 이를테면 남동생은 5살 이상의 연상의 여자만을 사랑합니다. 제 남동생처럼 남자가 연상의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란 질문에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무어 교수연구팀의 연구 사례가 나온다. 여자가 돈이 많을 때 연애 상대의 나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여자와 남자 모두 경제력은 배우자를 고르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아서 아론 교수팀은 100명의 참가자들을 짝지어 사소한 대화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두 그룹을 관찰하고 서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대화의 요소를 발견했다. 남자들이 연상의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남자를 이끄는 리더십과 능숙함이 연하의 여자보다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의존피터팬증후군과 같은 심리학 용어가 등장한다. 어른이지만 책임지고 싶지 않아 하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결정하지 않으려는 어른 아이의 심리 상태. 부정과 퇴행, 방어기제가 특징인 피터팬 증후군. 종합적으로 보자면 보편적인 경우가 아닌 특이하게 남자가 연상의 여자만을 선호하거나 만나는 경우는, 첫 번째는 본능적으로 경제력을 선호하고 두 번째로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론 의존적인 사랑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동생의 경우는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야 어린 시절의 환상적인 꿈이나 책임지지 않고 타인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을 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책은 이 외에도 양가감정, 자아가르닉 효과, 이마고, 위독약 효과 등 흥미롭고 다양한 심리학 용어들을 정리해준다. 참고 문헌도 기재되어 있어 전문적이다. 단순히 연애와 결혼에 관한 에세이가 아니다. 전문 도서로 심리학 지식의 갈급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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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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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읍니다

 

제목을 보고 오타인가? 싶었다가 이내 읍니다와 습니다 사이를 지나온 엄마를 위한 제목임을 깨달았다. 내가 80년대 생이니 우리 엄만 학창 시절에 맞춤법을 읍니다로 배운 세대가 맞다. 엄마가 딸에게 지어주는 밥과 같은 레시피가 가득하다. 시집 와서 시댁 입맛에 맞추다 보니 친정엄마에게 길들여진 내 입맛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같은 미역국이라도 우리 엄마가 해주는 맛과 시어머니가 해준 맛이 달랐다. 당연하겠지. 레시피도 다르고 손맛도 다를 테니까. 그래서 그런지 엄마의 맛이 더욱 그리운 요즘이다.

 

이 책을 보니 간장게장, 김장김치, 약밥, 엄마표 치킨부터 다양한 그리움과 추억이 가득한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난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양념통닭이다. 시중 프랜차이즈에선 나올 수 없는 맛인, 우리 엄마표 양념치킨. 엄만 닭을 사다가 손수 기름에 직접 튀겨주셨다. 튀김옷이 잘 입혀져 고소한 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하면 나와 동생은 요동치는 배를 움켜잡고 치킨이 식탁 앞에 나오기만을 기대하고 고대했다. 고추장과 설탕 같은 것으로 잘 버무려 만든 양념소스를 넣어 약간 졸여주면 환상적인 양념치킨이 완성된다. 그 기름 끓는 소리, 기름 냄새가 모두 기억난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먹는 그것은 우리 엄마의 노고를 대변하듯 매우 맛있었다. 저자도 어떤 음식을 하더라도, 하물며 물을 끓이더라도 따뜻한 기운이 집안에 감돈다는 그 느낌을 문장으로 표현했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책에 제일 처음 소개된 음식은 바로 된장찌개였다. 가수 다이내믹듀오의 곡 <어머니의 된장국>이란 노래 가사를 보면 냉장고엔 인스턴트식품 혀끝에 남은 조미료 맛이 너무 지겨워 그가 간절하게 생각나는 건 바로 어어어어어어 어머니의 된장국이란 말이 나온다. 사람도 된장찌개도 삶과 뚝배기 안에 한데 어우러져야 더욱 깊고 진한 맛이 나온다는데 우리가 쉽게 소비하는 음식들과 사람과의 인연은 일회성처럼 가볍고 얕다. 호박이니 두부며 양파 등 모든 걸 숭덩숭덩 썰어 넣어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그 깊고 진한 맛을 음미해보고 싶다.

 

책은 소개된 음식의 레시피를 동봉해 에세이 겸 요리책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저자가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줄 때마다 잊고 있던 나의 추억도 소환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음식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니 끝이 없다. 오늘따라 엄마가 해주신 수제비가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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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 나라 소년형무소 시집
료 미치코 엮음, 박진희 옮김 / 호메로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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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제목이 아름답고 산뜻했다. 예쁜 시집일거라 생각했다. 표지도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보인다. 그런데 벽돌 건물이 하나 보인다. 일본의 소년형무소인 나라 소년 형무소. 작가 료 미치코님은 형무소에서 만난 소년 수형자들과 함께 지은 57편의 시를 이 책에 실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동시나 어른들의 현학적이거나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시집과는 느낌이 달랐다. 아무래도 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 속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기 때문일까. 잘 쓰고 못 쓰고는 문제되지 않았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저 시라고 생각하고 쓴 단어가 그곳에 존재하고 그것을 모두가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을 뿐인데 그것은 진짜 시가 되어 깊은 교류가 일어난 것이었다.

 

예전에 아빠가 교도관으로 근무하실 때 수감자와 편지를 나눴다는 얘길 들었다. 범죄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그들에게 편견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과는 달리 인간 대 인간으로 교감을 주고받은 모습이 보기 좋았었다. 이 책에 실린 시를 지은 나라 소년 형무소의 아이들도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처음엔 마음에 상처 하나 없는 갓난아이였으리라. 커가면서 상처를 받고 그것이 비행으로 치달아 범죄자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아이다움을 꾸밈없이 표현하고 그래도 괜찮다고 안심시켜준 멋진 어른이었다. 글로 마음을 표현하는 건 치유의 효과가 꽤 탁월한 것 같다. 특히 시는 단 한 줄의 문장이라 할지라도 가능하다. 오늘 읽은 책 제목과 같은 한 줄의 시가 그랬다. A군이 쓴 이 시는 하늘을 보면 어머니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엉엉 울었다. 자신의 시가 모두에게 닿아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을 느낀 A군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밝은 표정을 지었다고 회상했다. 제목은 구름이었다.

 

책 중간 중간 나라 소년 형무소의 사진이 삽입되어 있어 읽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있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되어야 한다. 그의 입장이 되어 느끼고 생각해야 된다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실감났다. 죄를 저지른 아이를, 가족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대부분 모른다. 그래서 나라 소년 형무소에선 보호자회를 실시하고 있단다. 교관이 가족들에게 상담과 지도로 돕고 속내를 꺼내지 못하는 수형자와 가족 간의 다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죄송해요>란 제목의 시에선 당신을 배신하고 그렇게 울게 했는데 당신은 나에게 사과했다 아크릴 판 너머로 미안해, 하고 나쁜 건 바로 나인데 그날의 눈물진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죄송해요 엄마라는 내용의 솔직한 심경이 담겨있어 나 또한 눈물이 나왔다. 같은 엄마로서 그 모습을 상상해보니 자식의 수감된 모습에 얼마나 마음이 미어졌을까. 아이의 반성하는 마음이 시에 솔직하게 담겨있어 군더더기 없이 잘 읽혔다. 시는 미사여구가 들어있지 않아도 진실하게만 쓴다면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것 같다.

 

작가가 형무소 창작교실을 통해 아이들을 교화하고, 당연한 감정을 당연하게 표현하는 것을 받아주고, 이럼으로써 이들이 갱생할 발걸음을 인도하는 모습에 존경을 보낸다. 순수한 보석 같은 언어에 마음이 맑아진다.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날 다시는 이 담 안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함께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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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머리를 펼쳐라
이연 지음 / 한솔수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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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머리를 펼쳐라

 

얼마 전 신년다이어리를 사고자 광화문 교보문고를 들렀다가 어린이신간도서 코너에서 <불꽃머리를 펼쳐라>가 꽂혀있는 걸 발견했다. 곧 서평도서로 쓸 책이라 무척 반가웠다. 비닐포장이 되어 있어 내용은 볼 수 없었지만 며칠 뒤 배송 온 이 책은 나의 예상을 뛰어 넘는 매우 재미있는 책이었다! 표지부터 초코 케이크와 같은 갈색 배경에 꽂혀있는 듯한 다섯 개의 초들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제목이 심상치 않다. 익살맞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지닌 색색깔의 초의 입장이 되어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 쓴 그림책은 처음이었다.

 

이들은 마법 머리카락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 이 머리카락에 불이 붙으면 아주 멋진 불꽃머리를 펼칠 수 있다. 어릴 적 보았던 만화영화 <피구왕 통키>의 불꽃슛과 그의 헤어스타일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초들은 그 불꽃을 위해 갖가지 노력을 불사한다. 검은콩같이 머리카락에 좋다는 음식은 다 챙겨먹고(점점 숱이 없어지시는 아버지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1단계 미풍부터 4단계 태풍에 이르기까지 강도에 따른 바람에도 끄떡없는 머리카락을 위하여 극기훈련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마치 결전의 날을 위해 준비하는 운동선수들 같았다.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이 책을 보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윽고 케이크에 꽂힐 이들이 선정되고 그들이 바라던 불꽃머리가 펼쳐질 순간이 다가왔다! 아이가 생일초를 있는 힘껏 후~하고 불자 초들의 불꽃머리는 하나둘 꺼져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불꽃머리 스타일을 시전한 생일초들의 모습이 멋지기까지 하다.

 

책은 작가만의 유머와 상상력을 더해 생일초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초등 교과와 연계되어있으며, 불꽃머리 축하카드를 만들어보는 키트도 함께 들어있다. 이연 작가님의 또 다른 그림책이 기대된다. 이와 같이 일상 소재 속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그림책이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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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비] 바바파파 클래식 전집 (전40권)_쫑알이펜적용/쫑알이펜별매 - 시대를 뛰어넘는 지혜와 감성스토리 - 바바파파!
연두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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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파파 클래식 내 머리 모양이 최고 + 바바 가족의 휴가

 

 

1. 내 머리 모양이 최고

 

바바파파 시리즈를 처음 보았다. 클래식, 스페셜, 어드벤처, 코믹스, 사이언스의 5개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바바가족은 프랑스 최고의 밀리언 셀러로서 국민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일본, 네덜란드, 미국, 중국 등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이 함께 읽는 동화였다. 9명의 캐릭터가 나오는데 바바파파, 바바마마, 바바주, 바바브라이트, 바바랄라, 바바벨, 바바브라보, 바바보, 바바리브가 그들이었다. 바바파파의 작가는 안네트 티종과 탈루스 테일러라는 부부였는데 그들의 나이는 33년생, 42년생이니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일 것 같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태어나 건축 설계사와 생물과 수학교수로 일하던 둘은 파리의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고 한다. 장난삼아 서로 낙서를 주고받았는데 그 때 이 책의 주인공인 바바파파가 태어났다고 하니 정말 로맨틱하다. 결혼하여 부부 사이가 된 둘은 지금도 바바 가족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소개에 참 부럽고 멋져보였다. 내가 읽은 책은 클래식 시리즈로 <내 머리 모양이 최고>이다. 바바브라이트가 발명한 멋쟁이로 만드는 기계로 바바보에게 멋진 머리를 만들어주겠다고 말한다. 고슴도치 모양이 된 바바보를 보고 바바랄라와 바바벨, 바바리브가 이상하게 쳐다보고 바바브라보는 고슴도치로 변신해 놀려댄다. 누나들이 다시 만진 바바보의 머리는 더 이상해졌다! 이번엔 머리를 다 땋아 바바보는 화가 치밀었다. 머리를 쥐어뜯으니 양털처럼 돼 버린 바바보.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 그 때 하늘에서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바보는 온몸을 풍덩풍덩 빗물에 적셔 예전의 모습대로 돌아와 기분이 좋아졌다. 형제자매간에 있을법한 일들을 통해 다양하게 변신한(?) 바바보의 모습. 특히 누나들이 헤어롤로 바바보의 머리를 만지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재미있었다. 나도 어릴 적 동생을 예쁘게 만들어주겠다고 각종 화장품을 바르고 묻혀 해괴한 캐릭터를 만들어 동생을 울린 적이 있었다. 책에서 다행히도 바바보가 원래 모습을 되찾아 기분이 풀렸다. 바바가족들은 바바파파라는 알파벳을 9명의 가족들이 모양대로 변신해 표지를 장식했다. 이들의 특징은 변신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2. 바바 가족의 휴가

 

<바바 가족의 휴가> 표지도 그랬다. 식구들 중 누구는 야자수 열매가 되기도 하고, 누구는 훌라춤을 추는 원주민, 누구는 이들이 딛고 서는 섬의 모습이 되었다. 바바파파와 바바마마는 비행기로 변신해서 아기 바바들을 태우고 날씨가 좋은 곳으로 휴가를 떠났다. 열대 지방의 무인도에 도착한 바바 가족은 맑은 물속에서 수영도 하고 바닷속을 구경한다. 코로나19로 마음대로 여행을 가지 못한 올해 이 동화책의 그림을 보며 대리만족을 많이 느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요리도 하고 해가 질 때까지 춤을 춘다. 얼마나 행복하고 여유로운가! 다음 날 아침 바바랄라가 차를 마시다 잔 안에서 털 한 가닥을 발견하곤 바바보에게 조심할 수 없냐고 다그쳤다. 서로 돼지 털 같다느니 파처럼 생겼다느니 유치한 인신공격을 늘어놓으며 다투기 시작한 아기 바바. 다른 아기 바바들도 합세해 싸움이 커져버렸다! 기분이 상해 모든 것을 따로 하게 된 이들. 잠도 따로 자고 각자 자기 집도 짓기 시작했다. 자신의 색만 제일 예쁘다며 한 가지 색으로만 집을 칠하고 있는데...물감이 서로의 집에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또 화가 나 서로에게 물감을 뿌리다가 결국 모든 색깔이 섞여버렸고, 아기 바바들은 그제야 모두가 똑같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싸움은 바보 같은 짓이었다. 이들은 함께 목욕을 하며 물감을 씻어냈고 다시 사이좋은 형제자매의 모습을 되찾았다. 가족의 일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서 더욱 소중하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들도 참 재미있게 볼 것 같다. 무엇보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이들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로 해결방법을 배우고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배울 수 있었다. 참 좋은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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