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나에게 - 현재의 나쁜 일은 지나가고
아이얼원 지음, 이보라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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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나에게

 

  이번 서평도서를 펼쳐보다가 저자의 이름이 눈에 익었다. 아이얼원. 타이완 청춘들의 롤모델인 베스트셀러 작가 아이얼원은 자신감, 인생, 성장, 노력,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을 썼다.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특유의 따뜻한 문체로 청춘들을 응원하는 덕에 책에도 온기가 느껴진다. 제목마저 긍정적인 에너지가 담겨있어 갈팡질팡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길잡이를 제공해줄 것만 같다. 저자 또한 과거에 겪은 인생의 방황을 바탕으로 자신이 느낀 감정을 독자들과 공유하며 서로 공감하고 격려했다.

 

  책은 상대에게 애써 나를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다며 자신감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우린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는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이길 원한다. 저자도 떠나간 사랑을 두고 자신이 놓지 못하는 건지, 나의 노력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지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결국 깨달았던 건 사랑을 되찾기 위해 버틴 게 아니라 잃어버린 내 과거의 시간을 되찾고 싶어 고집을 부린 것이었다고. 어떤 일을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버티다보면 애초의 목적대신 자신이 옳다는 사실 하나를 증명하고자 애쓰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고집이다. 이럴 땐 자신의 고집보다 타인의 조언을 하찮게 여기게 된다. 과도한 집착은 내려놓는 것을 포기라고 오해할 때, 남들에게 조롱당하는 게 무서워질 때 더욱 강해진다고 한다. 인생의 모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박을 가지지 말기를 당부한다. 꼭 주위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말라. 우린 이미 충분히 좋은 사람이니까. 우리 자신은 날 보는 타인의 시선을 결정할 수 없다. 무엇인가 노력했던 일을 내려놓으려면 상대의 허튼소리나 자기 부정의 길을 견뎌야 한다. 저자는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용기를 가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미련할 정도로 고집을 부리면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중엔 정말 미련한 사람이 될지도 모르니 너무 오랫동안 고집을 부리진 마세요.’

 

  인생은 넘어지고 부딪힐 때 비로소 보인다. 상대와의 비교로 주눅 들지 말고 어제와 나와 오늘의 나만 비교하여 점점 발전해나가자. 성장은 또한 익숙함을 버리고 불편함을 선택할 때 이뤄진다. 어려움을 느끼는 역치가 높아져야 고통을 견디는 힘도 생긴다. 능력과 정신력이 남아있을 때 자신을 힘들게 하는 도전을 용감하게 받아들이길. 고통을 수용하는 역치가 높아져 미래엔 당신이 힘들다고 느끼는 일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 밖에도 마음을 다하면 사소한 일도 큰일이 될 수 있다는 노력에 대하여, 결국 양보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어울림에 대하여도 저자는 탁월한 비결을 내어놓는다. 특히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물러설 줄 알 때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언뜻 진 것처럼 보이는 양보가 더 이상 나쁜 감정에 자신을 발 묶지 않고, 좋지 않은 과거의 잔상으로 현재의 나를 삼키지 않는 것임을 안다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도 더는 싸움에서 진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부분을 부부싸움에 접목시켜 항상 상기하고 있어야겠다.

 

좁아진 마음 때문에 여유로움이 사라지고 내 삶을 자꾸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때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연습이 될 것이다. 제목대로 현재의 나쁜 일은 지나가고 앞으로 좋을 일만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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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세계를 지배하는가? : 하권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세계를 지배하는가? 2
9평 편집부 지음 / 에포크미디어코리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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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하권)

 

  공산주의는 실패한 이데올로기다. 그러나 동유럽 공산주의 진영 붕괴와 함께 공산당의 사악한 영은 소멸되지 않고 아직도 우리 곁에서 위협하고 있다. 상권에 이어 하권은 우리 세계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공산주의 유령이 교육과 미디어, 대중문화와 생활방식, 나아가 테러리즘과 환경보호운동의 배후, 세계화와 중국 공산당에 침투하여 살아있는 모습을 드러내준다.

특정종교나 정치적 이념, 기존의 어떤 이론과 학설을 모두 벗어나 지금의 인류사회를 가감 없이 진단한 새로운 개념의 평론서라 할 수 있는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를 함께 살펴보자.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나로선 교육편에서 공산주의 유령이 어떻게 활개를 펼치고 있는지 자세히 봐야했다. 무신론과 진화론,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교육과 대규모 심리조작 학습을 도입하여 학생의 전통적 신앙과 도덕을 파괴하고 상대주의와 변이된 생활태도를 주입시켰다. 우민화 교육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교육의 질이 크게 하락되었고, 파괴적 본성을 가지고 있는 진보주의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이것은 루소에서 듀이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써 가부장적, 종교와 문화의 전통적 영향에서 자유롭게 발전하고 환경에 맞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도덕적인 측면을 실용주의와 상대주의로 본 것이다. 지극히 인본주의적이다. 물론 듀이는 1933년에 인본주의 선언에 서명한 33인 중 한명이었다. 이 밖에도 모호한 교육용어로 본질을 은폐하거나 외설적인 성교육을 버젓이 가르친다.

 

  환경보호운동과 공산주의의 상관관계도 궁금했는데, 생태위기는 공산주의가 충분히 이용할만한 도구가 되었단다. 좌파의 영향을 받아 처음부터 급진적이었던 환경보호주의는 공산주의 악령이 인간을 파멸시키기 위해 기후재난을 부각하여 세계정부를 위한 복선을 깔게 했고, 정부의 지금지원과 학술기관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 외의 다른 목소리는 배제하였으며 합의라는 과정을 굳히는 과정을 통해 투쟁과 증오의 유전자를 드러냈다. 여기서 합의의 예는 그린피스회원의 범죄행위마저 합법화시켰다. 2007년 그린피스 회원이 영국의 화력발전소에 침입해 시설을 파괴해 기소된 사건이었는데, 온실가스가 기후재앙을 일으킨다는 합의에 근거한 것이었다.

 

  세계화를 추진하는 공산주의 유령의 마수도 살펴보자. 유연을 통제해 인권이념을 유린하고, 다국적 기업문화를 이용해 변이관념을 전파하고 있다. 유엔의 목적엔 인권 개선과 자유 증진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이 인권을 국가 내부의 일로 치부하고 열악한 국내 인권상황을 은폐하고 민중의 생존권마저 당의 공로로 내세우고 있는 현실에서 유엔은 사실상 공산정권의 열악한 인권기록을 미화하는 도구가 되었다. 다양한 민족문화를 존중하는 세계화를 통해 공산주의 유령은 관용이라는 개념을 확장에 가치중립을 세계 공통인식으로 만들었다. 이는 전통적인 도덕관념에 심각한 충격을 준다.

 

  인간은 신의 창조물이기에 처음 창조된 질서대로 살아간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렇듯 두 세기동안 인류사회가 걸어온 궤적을 보면 공산주의 악령이 판치는 원인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기술발전이 물질향락을 불러왔고 무신론이 범람하였으며 사회주의, 자유주의, 진보주의 등 다양한 공산주의 변종이 발생했다. 신이 질서대로 만들어놓은 보편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창조주와 피조물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과 같다. 이러한 무형의 인 공산주의 악령의 존재를 꿰뚫어보는 지혜를 가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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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세계를 지배하는가? : 상권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세계를 지배하는가? 1
9평 편집부 지음 / 에포크미디어코리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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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상권)

 

  난 이데올로기에 대해 잘 모르지만 현대 사회는 과거보다 더욱 타락하고 파멸의 길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음은 느낀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여기서 유령이라고 표현하는 공산주의의 등장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의 흐름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었는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점령하고 조종해 왔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공산 악령의 궁극적인 목적을 깨닫는 것이다. 그럴듯한 목표와 선동으로 인류를 끊임없이 파멸시켜 온 이것을 들여다보자. , 2권으로 나뉘어 주제별로 기록해놓았다. 상권은 유럽에서 시작된 마르크스 신앙과 동방의 대학살 역사, 아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등으로 옮겨온 혁명 수출과정, 서방에 침투한 공산주의, 신앙과 가정, 정치와 경제, 법률과 예술에서 신을 모독하고 우리를 파괴하는 모습을 밝혔다. 마르크스주의 출현이나 프랑스대혁명, 공산주의 시발점인 파리 코뮌 등은 역사적으로 대략 알고 있던 터라 바로 6~11장인 신앙편’~‘예술편을 발췌해 읽어보았다. 나는 크리스천이라 개인적으로 더욱 여기서 논하는 공산주의 악령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크다. 신을 배척하고,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전통적인 가정을 파괴하며 성해방을 선동해 음란함을 부추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동성애나 낙태권 모두 공산주의 유령의 작품이다. 남녀평등을 명분으로 말이다. 유령은 동서양에서 각기 다른 수단을 사용했지만 목적은 여성의 온화하고 유순한 특성을 버리도록 강요하여 남성의 굳셈과 여성의 부드러움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가정의 조화를 잃게 하고 자녀교육의 기능을 상실케 하는 것이다. 미국 건국의 근본인 신의 존재를 전제하는 학교에서도 정교 신앙과 전통가치에 관한 수업도 해서는 안 되고 창조론도 말하면 안 되도록 반격했다.

 

  신이 인간에게 준 예술의 목적은 신을 찬미하는 것에서 비롯되는데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 대가들을 보면 독실한 신앙심으로 신을 찬양하는 작품을 창작한 것을 볼 수 있다.그런데 공산주의 유령은 추악한 형상, 심지어 저급한 악령의 세계를 표현하도록 조종한다. 창작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는 이 모두 해악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모든 예술 형식을 세뇌 수단과 선전용으로 만들어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하는데 사용한다. 북한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피카소와 같은 입체주의 화가는 전통화법을 타파하고 괴상함을 추구하여 그림을 파괴하는 과정이 됐고 결국 관객이 이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게 했다. 심지어 그와 입체파를 대표하는 화가들조차 아비뇽의 처녀들기름을 머금고 불을 뿜는 듯비이성적으로 그렸다고 여겼다. 피카소는 1944년 프랑스 공산당에 가입했다. 특히 문학에서는 공산주의 유령이 전통을 파괴하고, 현실표현이란 구실로 추악함을 표현했으며, 도덕성을 타락시키고 비판과 항의를 빙자해 마성을 방종하였으며, 외설을 전파하고 저급하고 썩은 귀신에게 인체를 통제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도덕수준과 정신 상태가 고스란히 작품 속에 투영된다고 본다면 지금의 현대예술은 인류의 심미관을 철저히 전복시켰다.

  

 공산주의가 일으킨 대혼란이 전방위적으로 침투하여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그것을 깨닫게 해준 이 책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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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홀로 노래한다 세상과 소통하는 지혜 1
박세현 지음 / 예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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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홀로 노래한다

 

  신랑은 내게 선생처럼 말하네~” 란 말을 곧 잘 한다. 아니꼬왔나보다. 뭔가를 얘기할 때 가르치려 드는 것처럼 느껴졌으니 이런 말을 하겠지. 오늘의 서평도서 <거미는 홀로 노래한다>의 저자 박세현 시인도 이렇게 얘기했다. 자신의 실수는 누군가를 가르치려 했다는 것이라고. 시에 대해 감히 떠들고 비평했다고. 자크 라캉이 말한 사랑의 속성과 가르침의 속성은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에게 없는 것을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했다는데, 여기에 더해 슬라보예 지젝은 누군가 앞에 원하지 않는을 삽입해야 한다고 말했단다. 종합해보자면 사랑은 자기에게 없는 것을 원하지 않는 누군가에게 주는 것인가? 서글프다.

 

  내가 생각한 정형화된 산문집과 달라 신선했다. 출판사는 책을 이렇게 평했다. 라캉과 재즈, 홍상수와 부카우스키, 이강 시인에 대한 생각들이 끊임없이 과잉 반복되고 있다고. 우습고 냉소적이고 자기고백적이라고. 잘 쓴 산문집이 아니라 읽는 이의 속을 시끄럽게 할 요소가 다분할 책이라고 말이다. 산문의 형태를 일그러뜨려 스타카토식 발언과 파편같은 시어, 단락, 자작 인터뷰들이 섞여 혼란스러운 외형을 가지고 있다.

 

  윤동주 시인에게는 동주 선생님 시인은 일종의 누명이기도 하거든요 죽는 날까지 자기변명을 학습해야 하는 치사하고 더러운이라고 받아친다. 차례를 보니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더 예측할 수 없어 좋다. 두 통의 편지, 당신밖에 없습니다, 시인의 사생활, 빗소리듣기모임 임시총회 등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문장으로 내 눈을 유혹한다. 특히 시인의 사생활은 레제 시나리오 형식이라 마음속으로 장면을 상상하며 읽었다. 배경음악까지 깔아주니 그럴듯하다. 어떤 장면은 독자가 빗소리를 배경음으로 춤추기 시작하는데 마치 영화 버닝의 춤 장면을 오마주한 것이라 덧붙였다.

 

  짧은 단상에서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통렬하고도 날카로움에 베인 느낌도 든다.

 

한 잔 할까?

노시인이 서재에서 소주 한 병을 꺼내왔다.

양주일거라 미리 생각한 건 나의 불쌍한 통념.

 

내가 너에게 줄 것은 새벽기도밖에 없다

그러나 내 새벽기도를 너무 믿지 마라

잘 살아라

원주 가면서 라디오에서 들은 말이다.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말이다. 그 말이 선명하다. 우리는 하는 데까지 한다. 그야말로 최선의 한계는 최선 그 자체일 것이다.

 

  시와 산문을 애정하는 독자로서 이 산문집이 반갑다. 한 번 읽고 말 성질의 것이 아니다. 두고두고 곱씹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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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좋은 엄마 되려다 멈춰 서다 - 엄마로서 나 자신을 키우고 진짜 나를 만나는 안식년
허성혜 지음 / 혜지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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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좋은 엄마 되려다 멈춰 서다

 

  딱 내 나이다. 서른여섯. 나도 여자인데다 엄마다. 아직은 워킹맘이고. 저자의 글을 읽으며 무수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공감되는지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도 안식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서른 중반,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반자발적으로 백수가 된 저자는 비록 경력 단절이 되었지만 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는 마음에 자체 <안식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자기다움을 발견했고 말이다. 사실 그 누구도 그녀에게 사표를 내려고 등 떠민 적은 없었지만 아이를 낳은 후 양육과 애착 형성과 같은 무언의 압박감으로 인해 퇴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엄마가 되고난 후 겪었던 시행착오의 원인을 발견했다. 지나친 불안으로 미래 벌어질 일을 현재 선택했다는 것, 노력하면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는 것, 엄마를 엄마라는 존재 그 자체로 인정하지 못했다는 것. 존재하지도 않는 이상적인 좋은 엄마라는 환상과 사느라, 실존하는 엄마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고. 안식년은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고 내 안에 있는 내면아이와 마주하며 해맑은 미소 가득한 어린 시절의 나를 되찾을 수 있는 회복의 시간이라고 이야기했다.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여자에서 엄마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조명하면서 시작한다. 아이 하나 생겼을 뿐인데 인생이 360도 달라졌다는 그녀의 말에 수긍의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기 전까지는 엄마가 된다는 것, 육아라는 신세계, 아이 양육의 진정한 의미를 몰랐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핑크빛 아름답게만 묘사되는 임산부의 열 달 동안의 과정도 실제로 겪어보니 학창시절 가정시간에 전혀 배우지 않았던 힘듦이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다가왔었다. 3개월의 출산휴가 뒤 육아휴직을 하지 않은 채 바로 복직했다. 저자는 육아휴직이 자신의 자기계발 시간이 아닌, 아이를 온전히 양육하는 육아의 시간이라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고 말했다. 1년 내내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산후 우울감으로 생기발랄함은 사라져버렸고 후회와 자책의 날들이 계속되었단다.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 채 애를 낳았다고 느꼈단다.

 

  그리하여 잃어버린 를 찾아 안식년을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부부상담을 받은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부제는 상대만 거지 같은 게 아니라 나도 거지 같았다이었다. 나도 수백 번 내입으로 말해봤자 소용없는 걸 남편이 객관적인 삼자를 통해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을 먹은 적이 있었다.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저자는 사랑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서로를 향한 비난과 불만들이 부부상담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계속된 상담 속에서 같은 사건도 다르게 해석하는 둘을 발견했다고. 상대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마음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단다. 상담이 진행될수록 상대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미해결 과제가 많이 있음을 알아차렸다.(이를테면 돈 쓰는 것에 죄책감을 갖고 있고, 상대의 동의나 관심, 인정을 받아야 심리적으로 편함을 느끼는 것 등) 그러면서 이 모든 행동의 발단이 내면의 죄책감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프레임을 상대에게도 접목시키려는 걸 발견하고 흠칫 놀란 것 같다. 더 좋은 관계를 위해 타인의 문제가 아닌 나 스스로 알아차리고 해결해야 할 자신의 과업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좋은 성과였다. 나도 부부상담을 할 상황이 안 되면 심리학 도서를 읽거나 개인상담을 통해 나를 비춰보고 싶다.

 

  저자는 안식년 프로젝트를 통해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관계를 재정립하기도 했다. 저자가 이야기한대로 비슷한 보폭과 공통의 관심사,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며 따로 또 같이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상대에게 서운함을 느끼며 내 기대치가 여러 인간관계를 깨고 있다는 걸 알아가며 그렇게. 또한 내재된 상처를 치유하고 나와 상대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안식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좀 더 단단해진 내면으로 의미 있는 인생을 찾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부러웠다. 나도 책을 읽는 잠시 좋은 엄마가 되고자 하는 강박관념 대신 나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묵묵히 나만의 속도대로, 나만의 우주를 향해 걸어 나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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