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 엄마가 준 상처로부터 따뜻하게 나를 일으키는 감정 수업
이레지나(이남옥)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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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제목에 엄마를 꾸며주는 두 번째 형용사 무례한이 낯설었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갔다. 가족상담치료의 전문가인 저자 이남옥님의 저서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는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근본적 관계인 엄마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회복의 책이다. 엄마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이들은 필독을 권한다. 책은 상담을 바탕으로 가족치료 관점에서 엄마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이 책이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딸이자 엄마의 입장으로 이 책을 읽었다. 우리가 기대하는 엄마다운모습이 엄마에게 보이지 않을 때 저자는 분명 엄마에게 내면적인 상처가 있음을 독자에게 인지시켰다. 엄마와 자식의 관계는 마음대로 떠날수도 없는 특수한 관계이자 존재다. 저마다의 아픔을 갖고 있는 우리네들의 가족관계를 함께 들여다보자.

 

  저자는 아내가 자신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한 남성의 상담사례를 언급했다. 인정욕구에 시달리는 이 남자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를 두었던 것 같다. 인정욕구에 목마른 양가적 저항애착유형의 남편과 회피형 애착유형의 아내. 감정의 평행선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아내의 문제, 즉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 여성에게는 엄마가 자녀에게 해주는 감정의 이해가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그런 엄마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엄마라는 심리적 기원을 밝히고 갈등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리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엄마를 위해 자신의 삶을 옭아맨 내담자의 사례도 있었다. 엄마의 인생이 가여워 평생 엄마를 떠나지 못했던 딸. 그러나 엄마의 삶과 자녀의 삶은 다르다. 실제론 벗어나고픈 마음이 공존하고 있었기에 분리된 삶을 살 필요성을 느꼈다. 엄마의 삶이 힘들었다 해도 그것은 자녀가 해결해주어야 할 과제가 아닌 것이다.

 

  ‘엄마라는 존재와 나 사이에 부서진 관계를 이어주는 마음 회복의 심리학 수업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선 상처의 치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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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스케치 총론 (양장) - 부장검사를 역임한 변호사의 형사법 입문서
이임성 지음 / 미래와사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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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스케치

 

  역시 어려운 이론은 사례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이해가 빠르다. 성경도 예화를 곁들인 설교가 좀 더 쉽게 다가오는 것과 같은 이치. 책은 형사법 분야의 출발점인 형법총론을 이론과 실무의 양 측면을 최대한 균형 있게 정리한 교재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학 2학년 때 전공과목으로 형법총론을 들었는데, 그때는 임웅교수님의 형법총론으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서평 형법스케치는 부장검사를 퇴직한 후 30년간 변호사로 활동 중이신 이임성변호사가 쓴 교재로써 목차를 보니 법학도로서 처음 봤던 생소한 법률용어들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가웠다. 흐릿한 기억 속 저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던 지식을 다시금 꺼낸 기분이랄까? 기본서는 아니지만 제목처럼 스케치하듯 정리해 놓은 이 책 형법스케치를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보았다.

 

  사실 각론이 더 다이내믹하고 재미있지만 총론을 알아야 대입할 수 있다. 수학으로 따지면 공식이라 말할 수 있겠다. 범죄와 형벌에 관한 법인 형법은 서론과 범죄론, 형벌론 총 3편으로 나누어 기술되어 있다. 2편 범죄론이 총론의 꽃이라 할 수 있는데 그만큼 내용도 방대하고 중요하다. 범죄를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범죄성립요건을 따져봐야 하고 영미법 국가와는 달리 대륙법 국가인 독일법계에 따라 우리나라 또한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책임 세 가지 요소로 분류하여 범죄를 인식하고 있다. 대학시절 AB가 등장하는 수많은 사례들을 접하고 판례를 떠올려 시험지를 작성하던 것이 새록새록 기억나면서 익숙한 사례가 눈에 띄어 신기했다. 요즘 관심 있는 건 형벌론의 집행유예에 관한 것이다. 집행유예의 취지는 일단 유죄를 인정하여 형을 선고하나 일정한 요건 아래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기간이 경과되면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제도로써 단기자유형의 폐해를 시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남발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근엔 금융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걸그룹 카라의 멤버 고 구하라씨의 전 남자친구에게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행유예로 풀려나게 한 오 부장판사가 n번방 재판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솜방망이 처벌이 나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많은 법들 중 형법이 가장 역동적이고 초심자들에게 매력적인 법인 것 같다. 개정되어야 할 법이 태산이지만 지난 30년 동안 형사법은 많은 변화를 거쳤고 특히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몇은 위헌판결을 받아 개정을 거쳤다. 머리말에서도 언급되었듯 코로나19 자가격리의무 미준수와 같은 경우는 형법총칙의 내용 중 죄형법정주의, 실행행위성 등의 쟁점이 포함된 새로운 유형이기도 하여 새로운 변화에 맞춰 관념이 아닌 실제적인 이론과 절차를 숙지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기도 했다.

 

  어떤 이론과 용어를 배우기에 앞서 항상 질문형인 기본사례가 삽입되고, 설명과 함께 말미엔 대법원판례로 사실성을 더해주었다. 범죄에 노출되어 무감각한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모두 우리나라 형법에 대해 진중히 고민하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형법의 입문서인 이 책을 알기 쉽게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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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없는 딱 세 가지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양싼싼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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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없는 딱 세가지

 

  이 책의 주인공인 미주는 태주와 쌍둥이로 태어났다. 난 쌍둥이는 아니지만 연년생인 남동생이 있어 미주의 눈으로 바라본 남매의 모습이 많이 공감되었다. 형제자매란 부모와는 또 다른 인간관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때론 제3자로부터 아껴주고 보듬어주는 관계가 되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랄까? 초등학교 고학년인 미주는 오빠인 태주만 유독 편애하는 할머니가 야속하다. 아무리 할머니를 소중하게 여기고 마음을 곱게 먹으려 해도 툭툭 내뱉는 할머니의 말투에 가슴이 딱 얹힌다. 미주에겐 그렇지만 태주를 보자마자 할머니는 얼굴도 말투도 환하게 밝아진다. 할머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오빠 태주가 미주는 아니꼽다.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에 물든 할머니가 많다니 슬프기도 하다.

 

  친구들에게 인기도 좋고 성격도 좋다는 평을 듣는 미주지만 어떤 사건으로 미주는 자신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민지와 지혜 사이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말이다. 단짝이라고 여겼던 지혜가 민지와 더 친해져서 가뜩이나 속상한데 태주의 서랍 속에 민지가 편지를 넣는 모습을 목격하고 호기심에 꺼냈다가 일이 커진 것이다. 같이 있던 오르골까지 떨어뜨려 반 아이들 사이에서 연애편지랑 오르골 이야기가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미주에게 없는 딱 세 가지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그건 미모와 아이큐, 재능이었다. 난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미주는 그렇게 느꼈나보다. 어찌됐건 미주는 이참에 우정에 대해서도, 오빠인 태주와의 남매관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미주만할 때 남동생과 정말 많이 싸웠던 것 같다. 그리고 교우관계에도 민감해서 친구가 전부인양 마음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미주의 감정변화를 잘 담아냈고 성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한중공동개발도서는 처음 읽어보는데, 역시 믿고 보는 황선미작가님의 동화다. 게다가 아동상담전문가인 이보연님의 나를 성장시키는 관계수업-형제자매편의 상담내용이 실려 있어 편애에 대한 솔직한 위로를 들려주었다. 일러스트는 중국의 양싼싼님이 그렸는데 표정에서부터 미주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어 정말 감정이입이 잘되었다.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는 책이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아동도서지만 부모가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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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 - 엄마와 함께한 가장 푸르른 날들의 기록
송정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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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

 

  송정림작가님의 책은 몇 번 본 적이 있다.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가 그것이다. 이번 서평도서도 마찬가지로 항상 따뜻하고 공감이 되는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었다. 제목만 읽었는데도 친정엄마 생각에 눈물이 고여 온다.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이 함께 만드는 이토록 소소하고 다정한 버킷 리스트가 이 책의 주제다. 펼쳐보기 전 내 블로그에 몇 년 전 올린 기록을 찾아보았다. 그때는 취업도, 시집도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때라 많은 자괴감이 들었던 시기였는데 엄마와 함께 남산에 올라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났다. 엄마도 나도 불과 몇 년 전이었는데 매우 풋풋해보였다. 지금은 직장도 다니고 있고 아기엄마도 되어 있는데 그 고민 많던 시기가 왜 그리운 걸까? 엄마가 옆에 있어서였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프롤로그에 많은 여자들은 딸이면서 엄마다. 나도 딸이면서 엄마다. 이제 나이가 들어 거울 앞에 서면 거울 속에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란 문장이 의미심장하게 와 닿았다. 내가 결혼하는 날 주변 지인들이 내 모습을 보고 엄마판박이라고 했다. 난 그동안 아빠를 많이 닮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결혼식장의 내 모습은 30여 년 전 엄마 그 자체였다. 하긴, 엄마와 외할머니를 봐도 엄마 얼굴에서 외할머니 모습이 점점 더 많이 보이는 건 같은 이치겠지. 책은 엄마와 지금 당장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제안했다. 더 늦기 전에, 엄마의 관절이 아직까지 무사할 때. 그 추억을 만들고 엄마를 위로하는 시간을 갖자고. 저자는 말한다.

 

  난 엄마랑 통화할 때 곧잘 통화녹음을 하고 나중에 엄마 목소리를 다시 들어본다. 음성파일을 지우지 않는 건 언젠가 엄마 목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어느 날은 카톡을 하면서 엄마에게 이모티콘을 선물해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 책에도 엄마에게 이모티콘 선물하기라는 소제목의 글이 실려 있었다. 이 책의 표현대로 금은보화를 가진 듯이 기뻐하는 그런 엄마때문에 딸은 마음이 아리다. 선물해드린 이모티콘을 자주 남발(?)하시며 나와 카톡하는걸 즐기는 엄마의 모습이 귀엽다. ‘엄마의 일대기를 써보기란 내용엔 엄마 인생을 정리해보자는 제안이 담겨있었다. 엄마의 구술을 딸이 받아쓴다는 게 아니라 작가가 되어 보는 거다. 한 인간에 대한 탐구라고 하면 적당할까? 날 낳았을 때부터가 아니라 엄마의 탄생부터 써내려가보는 거다. 얼마 전 수기 공모전에 엄마의 일대기를 내가 써서 응모한 적이 있다. 엄만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웃고 우셨다. 난 짤막한 그 글짓기를 통해 우리 엄마를 다시 보게 되었다. 언젠가 엄마의 전기를 완성해 한권의 책으로 선물해드리고 싶다. 이왕이면 엄마의 스무 살 시절을 가장 길고 아름답게 기록하고 싶다.

 

  딸이라서 가능한 버킷리스트들이 많이 있었다. 여기 나온 버킷리스트들을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하나씩 지워나가며 엄마와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 훗날 이 다정한 시간들을 기억하고 싶다.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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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아이스크림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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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할머니가 손자에게 쓴 편지모음집이다. 일기처럼 매일매일 날짜를 적어 1년째 되는 날 중학생이 된 손자 재면이에게 주었다고 한다. 중학교 입학선물로 말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이 책은 재면이가 커서 또 재면이의 자녀에게 물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 부러운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이다.

 

  책은 손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조언으로 가득차 있다. 매일 페이지 한 면을 채워 짧지만 깊은 내용을 담았다. 할머니는 손자가 열심히 공부하길 권했지만 그 지식으로 개인의 영달이나 협잡에 이용한다면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참된 인간의 길은 배운 것을 선용하고 일생을 통해 꾸준한 마음으로 깨달으며 실행해나가는 것이라 덧붙였다. 비단 중학생이 된 손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은 독자들 모두 잘 알 것이다.

 

  사람에게 분노가 있으면 빼어난 외모를 가졌다 할지라도 추함이 드러난다고 하였다. 화를 내서 해결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할머니는 재면이에게 화를 내 버릇하면 아무 때나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이 된다고 표현하면서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인격자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번 잃으면 절대 회복이 안 되는 치명상을 언급했는데, 그것은 바로 신용을 잃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거짓말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하면서 말이다. 그렇다. 본인은 감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부모가 모른체 해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아예 거짓말을 인생에서 빼버리라는 단호한 할머니의 말씀이 마치 내 귓가에 울리는 것 같다.

 

  이 외에도 대화의 상대가 되었을 땐 좋은 태도로 끝까지 친절하게 들어주는 훌륭한 대화를 하라는 말씀, 모든 일은 마음에서 일어나므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 등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인생선배의 참 조언이 가득하다. 마치 할머니의 어린 손자에 대한 연서와 같은 이 책을 함께 읽게 되어 감사하다. 먼저 살아본 인생에 대해 통찰력 있게 관조한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져 따뜻해졌다. 나도 자녀에게 매일 이렇게 사랑과 지혜를 담아 짧은 메모라도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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