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본기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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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고사성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서평기회에 사마천의 '사기' 를 제대로 알게 된 계기가 되어 감사했다. 성어는 프롤로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단순히 하나의 언어문화의 현상이라기 보단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전체에서 중국인의 사유체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들의 진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사기에 나온 여러 성어들 중 우리가 익히 들어 익숙한 성어도 있고 처음 보는 성어도 있었는데,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성어에 이런 속뜻과 일화가 있었다니 놀라웠다. 특히 '지록위마' 의 유래가 조고가 조정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시험 삼아 꾸민 해프닝이었다고 하니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고 신기했다. 아든 대로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한다' 는 뜻이다. 이 한자성어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왜 이런 말이 생겼는지 의아했는데,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제 마음대로 휘두르는 일, 즉 위세를 보여 사람들을 우롱했던 사건이 실제로 있어서 이런 성어가 생겨났구나! 하고 이해하니 더 잊히지 않았다. 이렇듯 총 49개의 사기 명언문구를 삽입하여 이 고사성어의 유래, 간체자, 중국발음과 편명, 해설까지 자세히 실려 있어 사마천의 '사기' 를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표지에 소개된 대로 세계적 명저다. 예리한 통찰력과 객관적인 냉철함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 본성의 보편적 성질을 다루고 있어 현대인들에게도 수많은 인간군상 속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책이다.

 일상에서 많이 인용하기도 하고, 특히 중국 외교나 국가행사에 자주 등장하여 고위층들이 즐겨 쓰기에 단순한 글귀 이상으로 국익과 직결된, 진의를 파악해야 하는 고사성어. 이 책을 통하여 명언문구를 재발견할 수 있었다. 사면초가라는 성어는 '사방이 모두 적으로 둘러싸여 아무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 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자에 왜 노래 '가' 가 들어가지? 란 의문이 들었었다. 한자로만 풀이하면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유래는 이랬다. 항우의 군대가 해하에 방어벽을 구축하였을 때 사방에서 들려온 노래였다. 마치 성경에서 기드온이 여리고성을 무너뜨릴 때 모습도 생각났다.

 중국고전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논어, 삼국지, 그리고 사마천의 사기. 이번 서평을 통해 성어에 대한 고찰과 중국의 역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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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아모르파티를 한다 - 긍정적인 사고로 생복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삶의 방식
제대로 지음 / 텔루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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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아모르파티를 한다

 

  어제 방송을 보았는데,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나왔다. 스스로 고립을 선택 당한청년들이 증가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볼 수 있었다. 과잉스펙 요구와 외향적인 태도에 관한 강요가 중첩되며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로 인식된 이들을 보니 무기력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아무 희망도 꿈도 없이 죽음을 위해 달려가는 불쏘시개처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춘과 중년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이 이 책을 읽을수록 와 닿았다. 우리가 아모르파티,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면 어떻게 살아야할까? 앞서 말한 은둔형 외톨이들도 자신이 선택한 최선이었을까? 아니면 선택지도 없는 피동적 몸부림이었을까? 생각이 많아졌다.

 

  저자는 운명애를 이야기하며, 사람에겐 운명이 있기에 숙명으로 받아들이라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자신의 고난과 어려움까지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조언한다. 누구나 데드포인트를 만나게 되는데 그때,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야구선수 요기 베라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을 응답하라 1994’에서 알게 되었다. 정말 명언이 아닐 수 없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두 번의 일탈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나는 수능을 망치고 집에 들어가지 않은 것. 두 번째는 제대 후 다시 수능을 쳐서 학교를 옮긴 것. 그때 부모님과의 갈등이 심했는데 결국 일탈은 자신의 성장에 도움을 준 결과라고 소회했다. 우린 가끔 일탈을 통해 쾌락을 추구할 수 있지만 그것이 법에 어긋나거나 지탄의 대상이라면 곤란하다. 마약을 하거나 최근 터진 박사방과 같은 성범죄라면 안 될 일이다.

 

  옛날에는 공부 잘하는 자식이 효자였지만 지금은 반대란다. 공부를 못하면 직장도 분수에 맞게 다니고 부모님께 손 벌리지도 않으니까. 또한 부모는 동반자적 역할에 한정해야지 자식의 인생을 결정하는 가부장적 구성원이 되어선 안 된다. 루소도 부모의 역할은 분모, 자녀는 분자여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공부와 효자의 상관관계는 이제 던져버리고 차라리 인성 좋은 자녀로 키우길 권했다. 반듯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게 진짜 교육이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생활, 직장생활 등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느낀 점과 이렇게 살기를 권하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 나도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싶어졌다. 구체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적어보기 시작했다. 하염없이 흘러가는 오늘을 허비하지 않고 즐겁고 재밌게 살 수 있는 방법. 찾아볼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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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참 내 맘 같지 않네 - 오늘도 돈과 사람 때문에 지친 당신에게
서보경 지음 / 북퀘이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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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내 맘 같지 않네

 

  역시 인생의 무게 팔 할은 돈과 사람 때문이다.

일이 힘들어도 사람관계가 힘들지 않다면 곧 죽어도 직장에 붙어 있을 텐데, 꼭 적()은 내부에 있다. 요즘 업무분장 변경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나를 격하게 안아주는 기분이다. 저자의 말씀대로 퇴근 후에 맥주 한 잔 찐하게 하며 날 위로해주는 문장을 두고두고 공감하며 천천히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다.

 

  요즘 하는 일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무너졌다. 직장에만 오면 자꾸 무표정이 된다. 영혼 없는 존재가 된 것 같다. 내 마음 점검이 시급했다. 이참에 이 책을 읽게 되니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다. 목차부터 심히 공감되는 문장! 보시라. ‘오늘도 힘들었을 을에게’, ‘분노의 발길질을 하고픈 을에게’, ‘오늘도 사람 때문에 지친 을에게’, ‘소통만 잘해도 사랑받는다’, ‘눈만 뜨면 사라지는 을의 돈, 뻔한 수입으로 뻔하지 않게 사는 법’, ‘돈 때문에 괴로운 을에게’, ‘아무리 급해도 간과하면 안 되는 것’, ‘이미 백수이거나 백수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 ‘힐링이 필요한 당신우와. 4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이지만 전혀 괴롭지 않았다. 문구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글이기에 이론이 아닌 실제로 다가왔다. 내용 어느 것 하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인형 뽑기 하듯 원하는 내용부터 발췌하여 골라 읽었다. 여느 책보다 밑줄을 많이 긋게 된 책이었다. 기억에 나는 내용을 골라보자면 적당히가 어려운 나에게 되도록 수렴형의 인간으로 살아가길 권한다는 조언, 누군가에겐 송두리째 흔들릴 만 한 일이 또 누군가에겐 가볍게 대처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기에 마음의 그릇을 키우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특히 인간관계에 답이 없는 이유가 와 닿았다. 아무리 좋은 솔루션이 있어도 인간관계는 쌍방통행이기에 내 의지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제 삼자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관계의 본질보다 설정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명쾌하다. 내 노력여부를 불문하고 이렇게 현실을 적시할 수 있도록 제시해주다니.


 오늘따라 책에 언급된 표현대로 마음의 얼룩이 얼룩덜룩 생겼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대로 우리가 가볍게 닦아낼 수 있는 얼룩도 혼자 오해하고 결론짓고 상처받으며 얼룩을 스스로 키울 때가 있음을 자각하니 나도 그런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상대와 나의 언어가 서로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될 수 있음을 늘 인지하고 얼룩을 되도록 빨리 닦을 것.

 

  여느 에세이보다 위로가 많이 되는 책이었다. 마냥 내편이 되어 위로만 해주었다면 신뢰가 떨어졌겠지만 경험과 사례를 통한 적절한 조언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난 더 강해질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이 금방 핑크빛으로 물들진 않겠지만 적어도 이 책을 소장하고 있으니 언제든 꺼내보면서 속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는 있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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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내 곁에 머문 것이었음을 -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모를 사랑에 대해
황지현 지음 / 레터프레스(letter-press)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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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내 곁에 머문 것이었음을

 

 사랑에 관한 에세이는 언제나 마음을 울린다. 367개의 사랑이야기를 기다란 목차로 훑어보니 제목이 문장이 되어 나에게 말을 건다. 사랑의 모양은 가지각색이다. 언급된 대로 노을이 찰나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새벽은 고요한 아름다움을 가진 것처럼 내가 겪었던 사랑도 이랬다. 책을 보며 내가 마음을 주고 내게 마음을 주었던 여럿이 떠올랐다. 어떤 이에게는 나를 지우고 그가 원하는 색을 입기도 했고, ‘온기가 남아있기에 미지근한 관계마저 이어가려고 구차하게 노력하기도 했고, ‘찬바람이 불어도 봄은 봄인 것처럼 그에게 먼저 다가온 이별을 눈치 챘으면서도 모른 체 했으며, ‘괜찮은 바람을 만나면 언제고 날아갈 준비를 하기도 했다.

 

  설익은 사과처럼 서툴고 유연하지 못했지만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가 생각난다. 내일 그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이 내일이었으면하는 바람을 가지고 밤새 시계를 본 적도 있다. 집 앞까지 데려다주면 헤어지기 아쉬워 또 내가 그의 집 앞까지 데려다준다는 핑계로 서로의 동선을 두 배로 늘리며 걷기도 했다. ‘아무런 예고 없이조용히 찾아온 사랑도 있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쉽게 낚아챌 수 없게. 그 수많은 사람들 중 그를 알아볼 수 있는 건 마치 영화 타이타닉에서 잭과 로즈의 만남처럼 우연했었다.

 

  어떨 때는 그가 너무 밉고, ‘보고 싶지만 만나고 싶지는 않은순간이 있었다. 잘 지내면 얄밉고 그러다가도 내가 그리워하는 모습도 들키고 싶은 이상한 마음. ‘그냥 다 당신 때문이다라는 말이 왜 이렇게 와 닿는지 모르겠다. ‘나조차도 나를 달래기 버거운 날그는 울음을 터뜨리는 나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안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 모습에 이미 위로를 받았던 때를 기억한다.

 

  책은 문장 하나하나마다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본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때의 나로 다시 돌아가 감성에 흠뻑 젖는 시간이 되었다. 어떤 문구에선 다시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그때의 내 모습 그대로가 이제는 사랑스럽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돌아간다면 지금과 달라졌을까? 아직도 사랑을 소화하기는 버거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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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책 -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
이동학 지음 / 오도스(odos)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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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책

 

  지구 유랑을 떠난 저자는 지난 2년간 61개국의 157개 도시를 누비며 지구인들이 배출한 쓰레기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지구가 사람 사는 땅이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위기감을 느꼈다고. 어느 유행어처럼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가 아니라 쓰레기는 돌아오는 거야라고 머리말에 언급한 이 문장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책은 다양한 도시의 쓰레기들과 지도, 그것으로 인해 병들어가고 있는 지구의 모습, 지구인이 나름 노력하고 있는 쓰레기 줄이기 방안의 모습들을 컬러사진으로 아주 많이 실어놓았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것인지, 플라스틱이 지구를 점령한 것이지 모를 쓰레기더미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하다. 몽골의 쓰레기산, 가나의 해안가를 뒤덮은 해양쓰레기, 도심 속에 쏟아진 쓰레기 사진들을 보니까 이 많은 것들이 결국 어디로 가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당장 음식물쓰레기만 봐도 그렇다. 한쪽은 굶어죽고 한쪽은 버리기 바쁜 아이러니가 우리 현실에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지구상에서 음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나누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니 자괴감이 든다. 게다가 우주에도 쓰레기로 덮여있단다. 고장 난 위성이나 충돌로 인한 잔해물, 공구 등 우주 쓰레기의 무게만 8,400톤으로 추정된다니 입이 떡 벌어진다. 쓰레기를 태양으로 보내자는 아이디어도 현재로선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다.

 

  나도 아이를 키우며 매일 나오는 일회용 기저귀를 버릴 때마다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 마음이 많이 무겁다.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공유경제, 렌트경제, 구독경제와 같은 방안을 내놓고 있으며 인류가 조금씩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환경에 문외한인 나도 점점 앓고 있는 지구를 보면서 개인의 선택들이 지구촌을 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걸 실감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선 유난스럽다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작은 것 하나라도 환경을 위해 습관을 바꾸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당장 내 앞에 놓인 종이컵부터 텀블러로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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