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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화해 - 아주 오랜 미움과의 작별
우르술라 누버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자기 화해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대부분 좋아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추구해나간다면 자기중심은 일종의 ‘보디가드’ 다. 또한 정신적인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주고 우리를 병들게 하는 감정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억제한단다. 그동안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자기중심과 자기화해의 ‘필요충분조건관계’를 살펴보며 불친절했던 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보자.
책은 독일 최고의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작가인 우르술라 누버가 만들었다. 부제는 ‘아주 오랜 미움과의 작별’ . 페이지를 넘겨 목차를 살펴보니 여러 문장이 나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예를 들면 <너 자신이 되어라. 다른 사람은 이미 존재한다>, <나는 어쩌다 이토록 친절한 사람이 됐을까>, <불편해지지 않으면서, 불편한 것에 대해 말하는 법>, <약간의 무질서와 혼란을 허용하기>, <내면의 비난꾼은 무시해도 괜찮다> 등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의견을 고집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거부감을 준다. 일반적인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여기선 자기중심의 오해를 다룬다. 저자는 적절하지 못한 겸손함은 버리라고 조언한다. 이기적으로 굴지 않으려다 너무 뒤로 제쳐둔 것은 아닌지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자기중심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입장이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알리는 것뿐이다. 타인이 자신을 위해 배려하거나 희생하는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이기적인 사람과의 차이점이다.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w. 위니콧은 어릴 적 자신의 욕구대신 가까운 관계에 있는 상대의 욕구를 중시해야만 했던 사람은 ‘잘못된 자아’가 발전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어릴 때부터 어른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아야한다고 배웠다든지, 다른 사람을 실망시켰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처신을 잘해야만 일을 무마할 수 있었다든지 이런 유년시절이 분명 존재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마 공감하는 법은 빨리 배웠을지 몰라도, 조숙한 태도는 역효과의 반증이다. 이른 바 친절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친절이 무거운 짐으로 바뀌게 되는데, 자의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반항심과 소망이 자라야 한다. 그래서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저자는 친절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법을 비롯해 모든 것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법, 스스로에게 약간의 혼란을 허용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자유를 주어 정기적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무의미한 일을 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마치 행복한 아웃사이더처럼 조용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어떤 면에서 경이로울 정도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추구하는 철학은 다른 이의 비판이나 자신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으며, 뒤처짐의 가치를 아는 등 내면의 감시자를 차단한다.
책을 읽을수록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 많아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더 이상 ‘혼자 우는 나’를 내버려두지 말아야겠다. 제목과 같이 나와 화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