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엄마의 언어 자극 - 부모가 꼭 알아야 할 0~6세 연령별 아기 발달 정보와 언어 자극법
장재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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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5분 엄마의 언어자극

 

  옹알이가 대부분이지만 엄마, 아빠, 시계 등 몇몇 단어를 말하기 시작한 아이는 부모인 우리의 반응을 통해 쑥쑥 성장하는 것 같다. “엄마 해봐~” 라고 말하면 ~라고 말하며 스스로 박수를 친다. 그러면 우린 아이의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며 물개박수로 맞장구를 쳐준다. 참 행복하다.

 

  이 책 <하루5분 엄마의 언어자극>은 부모의 말이 아이의 온몸을 자극하는 베이비마사지와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이를 다양하게 자극하는 일상의 작은 언어는 마치 콩나물이 쑥쑥 자라듯 아이의 신체, 인지, 언어, 정서적 면에서 성장을 돕는 것이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와 부모를 돕고 있는 언어치료사인 저자 장재진님은 발달 단계에 따라 엄마의 말은 달라야 한다며 0세부터 6세에 이르기까지 부모로서 해야 할 말을 알려주었다.

 

  난 챕터 3에 해당되는 12~24개월을 키우고 있기에 이 부분을 먼저 발췌해 읽었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엄마의 말하기는 줄곧 다른 육아서에서도 보아왔는데, 신체와 인지, 언어측면에서 능력을 키워주는 말하기는 눈여겨보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12~24개월 아기들은 기어서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양말을 벗을 수도 있다. 이런 신체 발달을 바탕으로 아이의 행동을 말로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 00이가 소파에 올라가네. 내려가네.”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 시기의 언어 발달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빨리 터지느냐가 아니다. 말은 조금 늦더라도 이해하는 말이 늘어 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해하는 어휘가 충분한 아이들은 말이 조금 늦되더라도 순식간에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다쟁이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언어 자극을 끊임없이 주어야 하고, 또한 아이가 말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의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을 경험한 아이들은 나중에 말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결정에 서툴고, 바로 단어를 말하기도 쉽지 않은 아이들에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건네는 요령도 필요하다. 의문사로 뭐 먹을래?” 라고 물어보기보다 사과 먹을까, 아니면 딸기 먹을까?” 라는 질문이 그러한 방법이다.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시기인 24~36개월의 아이들에겐 자립심과 성취감이 필요하며, 문장 수준이 제법 어른들과 비슷해진다고 한다. 학교를 준비하는 60개월 이상의 아이들까지 일상에서 사용할 엄마의 언어자극 육아법이 자세히 제시되어 있으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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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
이다빈 지음 / 아트로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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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


  우린 누구나 소유욕이 있고 가지고 있는 것을 움켜쥐려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잃고 살기 십상이다. 그것은 바로 ’ . 저자는 살아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동안 잃어버린 것들(이를테면 사진 속 물건이 삶에서 상징하는 청춘, 희망, 사랑 그리고 가족 등)을 떠올리다가 자신을 잃고 살았음을 깨닫고 전 세계 방랑여행을 떠났다. 그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잃어버린 것들은 내 것이 원래 아니라 있던 자리로 돌아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녀는 딸을 잃었다. 이 글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 양수에서 빙글빙글 놀다가 세상에 발을 내딛고 저녁노을에 묻혀 간 그 꽃’. 바로 딸이었다. 딸에 대한 집착은 그리움을 낳았지만 꽃이 내어준 자리에서는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내 몸을 품었다고 내 것이 아니다. 내 것이라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순간 와 아이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 담담히 이야기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나도 아이를 낳은 엄마라 이 문장이 얼마나 무게가 있는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생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선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생일이 축하받을 일인지 생각해본다. 태어난 값을 했다면 마땅히 축하를 받아야 하겠지만 그 반대여도 축하해야 하는 걸까. 명분 없이 받은 박수와 선물은 언젠가는 돌려줘야 할 빚이다. ’

그동안 서른이 넘도록 내 생일을 나뿐 아니라 남에게까지 알아달라는 강요를 했던 게 부끄러웠다. 명분이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니 딱히 챙길 필요는 없겠더라는 느낌? 굳이 챙긴다면 내 생일은 날 낳아주신 우리 엄마를 떠올리며 감사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저자는 여러 방랑기행 중 성북동을 언급했다. <백석과 나타샤>를 떠올릴 수 있는 길상사, 자야 김영한 사당이 있는 곳. 자야는 자신의 삶을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고 했다. 이루지 못한 모든 사랑은 애틋하기에 길상사 마당에 뿌려졌던 그녀의 육신마저 애처롭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제는 업을 삭여냈던 육신을 버리고 자유를 얻었으니 백석과 자야는 다시 만나 길상사 느티나무 아래 앉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저자는 이렇듯 길 위에 남겨진 상실의 흔적을 보며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갔다. 나도 이 흔적을 한번 따라가며 나의 잃어버린 것들과 마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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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 - 슬픔은 아무 데나 풀어놓고
전서윤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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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

 

  글쓴이 전서윤양은 풋풋한 열여섯 소녀였다. 그녀의 시를 읽으며 나의 열여섯을 떠올렸다. 그녀의 표현을 빌려 줏대 없이 그저 긴 산문 형식으로 쓴시들은 마치 내 일기장을 보는 듯 익숙하고 반가웠다. 책을 펼쳐 서윤양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니 더욱 부럽기도 했다. 누군가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는 엄마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도 지금까지 수많은 끄적임을 통해 나만의 시와 노래와 글을 모아두고 있기에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서윤양이 포스트잇에 쓴 시어들은 아름다운 시집으로 이렇게 탄생했다. 책 편집도 다이어리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기자기한 사진과 일러스트, 스티커형식의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어 감성적인 중학생 소녀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시집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있었는데, 난 마지막 파트인 순간순간 지켜내고픈 것들에 가장 눈길이 갔다. 마치 짤막한 일기형식으로 날짜와 메모가 적혀있었는데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간 같은 그녀의 마음이 들여다보였다. 단 한 줄짜리 3개월 전 일기가 내 마음에 확 꽂혔다.


20191121

그런 날도 있는 거야, 난 왜 항상 그런 날만 있는 거야.

 

 하하하. 웃프다. 마치 투정같기도 하고 한숨 섞인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난 제일 감정 기복이 심했던 중학교 사춘기 시절의 일기가 지금도 보면 가장 민낯을 드러낸 솔직한 내 마음이라서 가장 소중하다. 투박한 와중에도 모든 사물과 생명체에 관심을 두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시를 썼고, 일기를 쓰며 스스로 치유하는 경험을 제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서윤양도 그녀의 시어를 통해 스스로, 그리고 나아가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주고받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에는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시창작대회 최우수상작도 실려 있었다.


정작 어린 새싹들에겐

남은 콜라를 쏟아 부어라든지,

그러니 어서

흰 물감을 만들어라

까망을 달래거라라는 시어가 감각적으로 다가왔다.

 

  그 시절만 느낄 수 있는 주제와 소재들을 엿보며 다시금 내 과거를 소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렇게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환기되면서 생기가 돈다. 읽는 내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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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잡스가 우리 회사를 경영한다면 - 지식공학자 허병민의 경영 서바이벌 키트
허병민 지음 / 도서출판 새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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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잡스가 우리 회사를 경영한다면

 

  제목만 보고 스티븐 잡스의 경영방식을 소개한 것인가 싶었는데 저자가 회사를 다니며 뼈저리게 느낀 경험을 토대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마치 보이지는 않으나 분명히 느껴지는 큰벽, 빅 브라더와 같은 회사. 저자에게 회사는 그런 존재였다고 이야기했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최선의 성공이라는 기업들의 편협된 관점을 전환시켜줄 가이드와 같은 이 책은 독서경영, 상호파견제, 제품보다 신경 쓰는 제안, 망하는 시나리오 공모 등 흥미로운 주제로 이야기의 물꼬를 튼다.

 

  조직의 관점에서 독서경영의 지향점은 결국 직원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이끌어내어 업무에 연결시키고 궁극적으로 성과를 제고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독서문화를 조성하고 이유불문하고 책을 구입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이것 또한 평가하거나 포상을 빌미로 채점을 하는 것은 금물. 그저 철저한 투자와 지원 그리고 직원에 대한 믿음. 그것이면 충분하다.

 

  일종의 혁신실험과 같은 상호 파견은 동시다발적인 소규모 프로젝트로 진행되길 조언했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따로 또 같이의 미학이랄까? 직급을 불문하고 업무가 효율적,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든다면, 그리고 속도를 낼 수 있는 체제와 환경으로 전환해본다면 투자 대비 효과는 분명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것이라 단언했다.

 

  책은 각 챕터 말미에 <30초 서바이벌 서머리>라는 이름을 붙여 핵심요약정리를 해주었다. 단 한쪽으로.

 

  계륵과 같은 정장, 런치타임제도입, 열심히 일한 직원은 떠나보내라는 내용 또한 신선했다. 직원들로 하여금 점심시간을 자율적으로 영위하게 하라는 내용은 시행되었음 하고 바라는 내용 중 하나이기도 했다. 경직된 점심시간 정책으로 오후를 위한 스퍼트를 밟지 말기를. 한여름엔 공공기관도 정장착용을 자율화하는 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 있는데 저자는 정장이 필요악적 대체재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데올로기라고. 허울 좋은 정장은 구성원들 각자의 심리적인 균열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하며 자율적인 복장을 권유했다.

 

  조직의 리더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지만 각 회사의 사정상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생각과 상상력은 결국 조직원 한명 한명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잠재된 무한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는 내용이지만 여기 미치광이들이 있다. 사회 부적응자, 반항아, 말썽꾼, 네모난 구멍 속의 둥근 못 같은 사람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미친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라고 잡스가 말했듯이 직원의 개성을 존중하는 리더와 조직이야말로 발전가능성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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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철희의 정치 썰전 2
이철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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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타인과 싸우지 않으려면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댔다. 하지만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도 있고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시국이 예민한 만큼 정치인에 대한 관념 또한 부정적으로 보이는 게 현실이다. 머리말에 저자는 정치는 약자의 무기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사회경제적 약자라면, 먹고살기 힘들수록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연 정치가 삶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국회의원이었다. 그가 1년간 인물과 사상에 연재했던 글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정치에 대한 회의가 느껴지는 제목은 그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경향신문에 그를 인터뷰한 기사가 있었는데 사회가 작동하는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의 핵심이 정치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지론은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가관이었다. 자기들끼리 드잡이만 하고 저쪽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다투는 꼴을 보니 회의감이 들었단다. 과연 정치가 이대로 가면 내가 주장했던 정치가 삶을 바꾸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그러면 정치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그런 고민을 하며 책의 제목이 탄생한 것 같다.

 

  그는 진보의 정치를 이야기했다. 각자도생과 헬조선을 언급하며 민주정치로 가는 길이 무엇인지 스웨덴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 나라도 복지정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복지정치로 복지국가가 되었다고 소개하며 대중의 요구와 선호에 부합하는 정책을 고안하는 것은 학자의 영역이나, 그것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은 정치의 몫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념적 순결성이나 정책적 완결성보다는 정치적 유연성과 통합적 리더십으로 복지국가를 건설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며.

 

  제2장의 유능한 정치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는 챕터는 여러 장중 가장 눈길을 끌었다. 보수는 지키려 하고 진보는 바꾸려 한다. 더 좋은 사회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으므로 논리적일 수밖에 없고, 그리하여 진보는 대체로 분열하는 경향이 있단다. 그들이 갖는 불확실성 때문에 언제나 확신의 딜레마를 안고 가 보수에 비해 늘 불리한 진보라고 이야기했다. 깊이 고민해봐야할 부분으로 좋은 정치인과 착한 인물의 상관관계다. 선의보다는 결과, 마음보다는 실력이 핵심인 정치영역은 진보든 보수든 패배한 균열에 집착해선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저자는 국회선진화법과 비토크라시, 정치적 행위인 인사, 패스트트랙과 슬로트랙,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 등 우리가 궁금해 마지않는 부분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이야기한다. 정치의 본질인 타협도 시도되지 않는다면 나쁜 결정보다 무결정이 더 나쁜 것이다. 모든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무결정은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며 숨은 혜택은 기득권에 돌아가는 것이다.

 

 정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세상을 바꾸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하며, 비용이 적게 드는 정치를 만나보고 싶다. 책 제목과 같은 회의와 의문이 긍정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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