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아, 너를 믿지 못하겠다
석필 지음 / 창해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긍정아, 너를 믿지 못하겠다

 

  그동안 수많은 자기계발서는 독자들에게 자기암시와 긍정을 요구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 <긍정아, 너를 믿지 못하겠다> 은 내게 도발적(?)이었다. 마치 내가 알고 신뢰하던 이론과 실제가 부정당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더욱 정독해 읽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인간은 오류로 점철된 생명체이기에 우리가 생각하고 사고하는 것들 또한 완전하지 않다. 마치 어떤 여성이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고 프러포즈를 했다가 망신을 당하는 것처럼 인지적 오류는 긍정적 사고가 더해질 때 악화된다. 게다가 개인이 아닌 조직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면 전쟁도 발발할 수 있다니. 심각하고도 진지하게 살펴봐야겠다.

 

  성공하려면 부정적 사고를 활용해야 한다고 어느 기업인이 이야기했다. 그렇다. 긍정주의 주창자들과 달리 손바닥의 앞뒷면처럼 항상 붙어 다니는, 부정적 사고를 외면하거나 말 그대로 부정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심리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장밋빛 환상만 좇는다면 성장은커녕 무기력과 과대망상을 일으킨다. 브리아나 위스트라는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것을 찾는 바보들은 널려 있지만, 부정적인 것에서 더욱 심오한 것을 찾는 사람은 매우 적다.’ 라고 이야기했다. 애덤 그랜트는 실패했을 때의 원인에 초점을 맞출 때 더 성공적인 경우가 많다.’ 라고 이야기했고.

 

  안정 편향적 동물인 사람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며 대중이 가는 방향으로 가면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될 것이란 생각 때문에 밴드왜건 효과를 일으킨다. 특정 소셜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덩달아 그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듯이.

 

  저자는 긍정적 망상에서 탈출해야 산다고 단언한다. 자신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노력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기적을 찾는 대신 벼랑 끝에서도 할 일을 찾아 당장 실행해야한다. 위기에 몰려서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긍정은 파멸의 지름길이기에.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가 또 모르는 세 살의 심리 - 18~36개월 우리 아이 속마음 읽기, 개정판
제리 울프 지음, 서희정 옮김 / 푸른육아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또 모르는 세 살의 심리

 

  아이가 올해 세 살이 되었다. 책은 마치 우리 아이가 이야기하듯 아이의 시선에서 접근했다. 속마음을 잘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아직 말을 잘 못해 무조건 떼를 쓰거나 어떤 행동을 취하는데 잘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엄마인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면 참 뿌듯하고 기특하다.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하트가 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육아는 고단하고 힘들다. 아이 또한 엄청난 성장속도로 자라면서 얼마나 몸과 마음이 힘들까?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아이의 힘듦이 어쩔 땐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말을 하기 시작할 때다. 아이는 이 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엄마는 니지, 틀렸어, ‘하미가 아니라 할머니란다...”라며 내가 말한 걸 일일이 고쳐주잖아요. 다시 말해보라고 할 때는 정말이지 너무 싫어요.” 아이도 나름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건데 너무 지적만 해대진 않았나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저자가 말미에 제시한 육아솔루션에선 아이의 서툰 표현을 일일이 지적해서 용기를 꺾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부모가 아이의 틀린 표현을 교정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반응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

 

  요새 아이가 자기 배꼽을 가리키며 나와 아빠의 배꼽을 번갈아가며 찌른다. 아마 그림책에서 아기의 배꼽을 봤으리라. 점점 자신의 몸에 호기 많아진 아이를 보니 나중에 성교육은 어떻게 시켜야하나 벌써부터 고민도 된다. 요즘은 방귀소리 같은 생리현상에 까르르 웃으며 반응하는데, 점점 아이가 당황스런 질문을 던진다고 하더라도 놀라지 말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미운 세 살이라 명명하는 18~36개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가히 폭발적인 활동성을 자랑하는 우리 아이에게 엄마가 모르는 아이의 심리를 아주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간 사람을 모으다 - 찾아가고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비밀
정승범 지음 / 라온북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간 사람을 모으다

 

  공간전문가라는 말은 조금 생소했다. 저자인 정승범님은 공간 디자이너였다. 책을 보니 컬러풀한 사진으로 다양한 공간들을 보여주었다. 책은 세계의 문화 선진국들의 공간을 찾아가고 스토리를 연구하며, 저자의 작품을 통해 어떻게 스토리를 담아낼 때 사람들이 찾아오고 오래 머무르는가를 기록했다고 이야기했다. 스토리를 공간에 담아내는 기본적인 원리를 작품들의 사례를 통해 소개해주었는데 참신했다.

 

  내가 관심 있어 했던 CCC히스토리&비전센터를 제일 먼저 찾아 읽었다. 이곳은 민족복음화를 통해 그들을 이 땅에 심으신 하나님의 계획을 찾고 이 땅의 부흥을 꿈꾸게 하는 공간이었는데, 사영리 중 1원리가 영문으로 디자인되어 하나님의 계획과 초대 안으로 입장하는 광경을 연출하는 계단의 난간을 볼 수 있었다. 고난의 삶을 이야기하는 십자가의 길이라는 공간은 엑스플로 74의 현장을 지나 여러 번 꺾여 있었는데 천장엔 빨간 가시넝쿨을 드리워 시각적으로도 고난과 시련을 느낄 수 있게 표현하였다. 책을 보니 더더욱 꼭 한번 직접 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주로 교회와 도서관, 기념관 등 기독교적인 공간을 본인의 달란트로 확장해갔는데, 눈에 띄었던 건 방송인 전현무씨의 자택이었다. 주거공간은 현대사회에서 온전하게 회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자신만의 공간인데 저자는 전현무씨와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집에 대한 기억 등 집에 대한 기억을 형상화 하며 구상하여 역사관처럼 과거, 현재, 미래로 유니크하게 그의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특히 미래의 소망을 담은 주방공간엔 그가 해외 나갈 때마다 사 모았던 유리컵을 진열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세계를 돌며 여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다고 했다. 이렇듯 많은 이들과 교제하고 싶은 그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다. 나도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의 집을 엿본 기억이 난다.

 

  저자는 사람이 모이는 공간의 특징을 추억과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자부심이 되는 공간’, ‘자연과 예술이 조화로운 공간’, ‘정보와 지식을 향유하는 공간등으로 나누었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건 추억과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과거의 향수를 회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롯데월드몰의 서울서울 3080’을 이야기했는데, 난 인천에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친구와 그날따라 비가 오는데 우리네 부모님들이 겪었을 시대를 재현해 놓은 박물관을 가자고 제안해 인천 끄트머리까지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옛날 달력, 포스터부터 구멍가게 불량식품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재현해놓은 이 공간이 낯설지 않아서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부모님과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공간이 발휘하는 힘은 참 큰 것 같다. 여기 소개된 여러 공간들을 참고삼아 내가 존재하는 공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도록 심미안을 길러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지적 불평등 시점
명로진 지음 / 더퀘스천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지적 불평등 시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예리한 펜으로 사회의 편견과 부조리, 불평등을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게 이야기했다. 명로진 작가를 배우로 연기할 때 뿐만 아니라 라디오 진행자나 패널로 만났을 때 그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이 책 또한 에두르지 않고 유머와 해학을 가미한 스토리로 의 입장에서 사회를 고발하는 속시원한 내용이 들어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같은 내용도 정치적으로 싸우고 들자면 한도 끝도 없는데, 저자는 솔직하게 글을 쓰며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헤집어 약자의 입장을 감각적으로 전달했다. 목차 또한 우리가 평소에 잘(?) 쓰는 말을 그대로 반영해 마치 옆에서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번 들여다볼까?

 

  곧 올해 4월이면 총선이 열린다. 대개 가진 게 많은 국회의원은 더 가진자 편이다. 국민연금의 이사연임 반대가 조양호 씨의 죽음과 관계없다는 건 나경원씨나 이언주씨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국민 노후 자금을 앞세워 경영권을 박탈한 연금 사회주의라는 발언을 쏟아내며 문재인 정권과 계급 혁명에 빠진 좌파운동권들이 조씨를 죽인 것이다 다름없다.”라고 부추겼다. 아직도 계급, 좌익등과 같은 말을 하면 최상위 부유층과 역사공부를 할 시간이 없는 빈곤층, 역사공부를 할 생각이 없는 중산층이 이런 선동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의 큰 제목은 지랄도 정도껏 해라.

 

  “을이 갑이 되고 갑이 을이 되는 위치의 내용을 읽어보면 누가 부자인가? 라는 질문에 매우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인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그 기준은 돈이다. 왜 재테크를 하는지,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공자는 올바르게 사는 것이 재테크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부를 규정하는 기준이 온통 경제적인 것뿐인 지금, 이게 전부여선 안 된다. 프랑스의 대통령은 이미 1970년대에 중산층을 규정하는 기준으로 외국어를 하나 이상 구사하는 사람, 스포츠와 악기를 하나 이상 즐기는 사람, 남들과 다른 맛의 요리를 만들 줄 아는 사람, 불의에 항거할 줄 알고 늘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꼽았다. 그래서 천민자본주의에 길들여진 부자의 의미가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돈을 모으거나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로 돈을 불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돈을 움켜쥔다면 부자라고 부르기도 아깝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가장 위대한 아테네 시민이면서 돈을 모으는 데는 그렇게 애쓰면서 왜 현명해지는 일과 진실해지는 것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가?” 라고. 무소불위의 권력 밑에서 저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서로 먹으려 안달난 돼지같은 짐승이 되지 말고 사람답게 살려고 애쓰자. 저자는 이야기한다. 개돼지가 되지 않고 사람답게 살려면 공부해야 한다. 용기를 내야 한다. 그리고 싸울 땐 싸워야 한다고. 5년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 민중은 개돼지란 내용이 생각난다.

 

  책날개에 언급된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3루타를 친 줄 알고 살아간다는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이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부디 작가의 뼈 때리는 코멘터리를 읽고 화내는 대신 생각을 해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이 사춘기가 되면 엄마는 혼자서 눈물을 흘린다
에토 마키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라이프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딸이 사춘기가 되면 엄마는 혼자서 눈물을 흘린다

 

  돌이켜보면 사춘기시절 나랑 엄마의 관계는 무난히 흘러갔던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을수록 내가 엄마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서로 치고받고 울고불고 난리치던 적은 손꼽았지만 사춘기에 접어 든 난 송곳같이 날카로운 말과 말투로 엄마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대하는 엄마도 처음인데 난, 내가 뭐라고 엄마에게 완벽을 요구했던 걸까?

 

  지금 딸이 없는 난, 딸을 낳고 싶다가도 내 모습을 보면 흠칫 고민하게 된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참 애증의 관계 그 이상같다. 책은 그 비밀스런 관계를 파헤치며 사춘기 딸은 왜 엄마에게 까칠한지, 그녀들을 위한 규칙은 무엇인지, 딸과 대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기술적인 부분을 포함해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엄마와 같은 여자라는 동질감을 처음 느꼈던 건 아마 첫 월경을 시작했을 때라고 기억된다. 그때 난 가족의 축하를 받으며 케이크를 잘랐었다. 그리곤 엄마와 함께 생리대를 사러가며 차근차근 성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엄마의 성교육이 참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책은 챕터 말미에 체크포인트를 삽입하여 엄마의 초경 경험이나 성의식을 이야기하면서 생명의 탄생에 대해 가르쳐 나가자. 책이나 방송을 통해 올바른 성 지식을 접하게 하는 것도 좋다.’ 라고 덧붙였다.

 

  우리 엄마의 말투는 참 다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춘기였던 난 뾰쪽뾰족하게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아예 대답을 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사춘기 딸과 대화하는 법은 참 힘들 것 같다. 인내심을 요구하기에. 이 책은 피난처인 아빠와, 악역인 엄마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아빠는 딸의 응석받이여도 좋다는 것이다. 딸이 도망칠 곳을 마련해주고 진정으로 딸을 위한다면 기꺼이 악역을 맡으라니 조금은 씁쓸하지만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그러리라 다짐했다. 꼭 딸뿐만 아니라 자녀를 둔 부모라면 공감할 것 같다.

 

  저자는 딸의 진로 코칭법 중 딸을 멋진 여성으로 키우려면 엄마가 먼저 멋진 여성으로 자립하라고 조언했다. 멋진 엄마가 멋진 딸을 키운다고. 모녀관계는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연계해서 살아가는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자신의 의견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등의 훌륭한 어른 여성의 조건을 생각해볼 수 있다.

 

  딸을 가진 부모는 동성의 인간으로서, 꽤 괜찮은 모녀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