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로맹 퓌에르톨라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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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1. 미녀 집배원 프로비당스

하늘을 난다.
하늘을 날려고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한다.
옷도 가벼운 비키니를 입고, 짐을 줄이려고 단돈 50유로와 최소한의 물건만 지닌다.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려고 중국 해적에게 방법을 배운다.
그런데 왜 하늘을 나냐고?
그 이유는 가슴으로 낳은 딸 자헤라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딸을 만나기 위해 탈 수 있는 교통수단은 없는가?
비행기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화산재가 터져서 비행기가 뜰 수 없는 것이다.
(화산재가 터진다는 배경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다.
2010년 4월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모든 항공편이 결항된 적이 있음)


2. 딸 자헤라

모로코에 산다.
점액과다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
폐가 마치 구름처럼 점액으로 가득 차있어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이 소설의 제목과도 같다.
결국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는 자헤라였다.
모로코 여행 중에 급성맹장염이 걸려 병원에서 만난 프로비당스가 그녀를 입양하려고 한다.
엄마가 될 프로비당스가 선물해준 플라스틱 별을 천장에 붙이고 희망을 꿈꾼다.
(그녀의 꿈은 제빵 우주사이다.)

3. 레오 마샹

소설 속 화자이다.
미용실에서 만난 나이든 미용사에게 회상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페이지부터 오타 발견: "않아!" 가 "앉아!" 가 아닐런지...)
그는 오를리 공항에서 항공 관제사로 일하고 있다.
프로비당스가 하늘을 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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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퓌에르톨라의 엉뚱하며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번 소설은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소설 속 여러 장치가 실제를 바탕으로 묘사하여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오는 아이러니함이 있었다.
최소한의 개인의 행복마저 앗아가는 국가적인 병폐와 국가적 재난 시스템은

다시금 재고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몇년 전 세월호 사건부터 최근 지하철 사고까지 잇따른 총체적 난국과 부실대응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화자 레오가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내용은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 유쾌하고 감동적인 소설의 구조와 저자 특유의 유머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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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3년차가 듣고 싶어하는 철학자의 말
오가와 히토시 지음, 장은주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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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블록들로 완성되기에
모든 블록을 실수 없이 한번에 쌓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블록을 잘못 맞춘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짜 문제는 그것에 억지로 끼워 맞추며 살아갈 때 나타난다.
이때 '탈구축'이 필요하다.
억지로 끼워 맞춘 것들을 과감히 부수고
자신이 바랬던 모습대로 다시 쌓아가는 것.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억지로 끼워 맞춘 블록들을 부수고
다시 시작해야 할 때 찾아오는 막막함이 아니라
꿈꿨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저자 오가와 히토시 자신이 이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한 책이라 더 와닿는 것 같다.
그 역시 20여년 동안 비즈니스맨, 지방공무원, 교사라는

여러 직업을 거쳤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철학자의 이야기들이 사회 초년생을 비롯해 제목처럼
업무에 익숙해질만한 입사3년차에게, 모든 젊은이들에게 유익한 조언이 될 것 같다.

총 5가지 목차인 자유, 성장, 인생, 용기, 행복으로 나뉘어 있다.
두번째 목차인 성장 -그저 그런 월급쟁이에 머물지 않는 법이 눈에 들어왔다.
후설의 '이념들' 을 보면

현명한 판단을 하고 싶다면 문제의 본질부터 파악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원뿔같은 형태가 명확한 도형도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처럼
외부의 대상은 언제나 본질의 일부만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이다.
후설이 제시한대로 의식 바깥이 아니라 의식 안에서 본질의 전부를 알 수 있는
'절대적 지식'을 획득하여야 한다.
단순히 사물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여러 시점의 관찰이 의식 안에서 종합됨으로써 가능하다는 이야기.

직장생활과 같은 사회에서 비일비재한 갈등을,

또는 선택의 기로를 지혜로운 철학자의 말을 빌려
독자의 입장에 대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 책이 고맙다.
단순하게 철학자의 이론을 지루하게 나열하는 것이 아닌,

경험에서 알게 된 인생, 일, 관계의 방향성을
조화롭게 제시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얄팍한 처세술보다 훨씬 깊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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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도덕경
노자 지음, 신흥식 역주 / 글로벌콘텐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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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을 읽었다.
학창시절 도덕,윤리시간에 동양의 철학자를 배울 때
노자의 도와 무위를 접하게 되었다.
그때는 무위라는 것이 무위도식이라는 1차원적인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삶이 알차고 보람되다고 여겼던 나는 노자의 무위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행위가 없는 것이 무위가 아니라 자연 법칙에 따라 본질대로 살아가는 것이
무위임을 깨달아갔다.
노자의 첫인상은 이쯤으로 해두고...

이 책을 역주한 신흥식님의 '노자도덕경'은 깔끔하고 간결한 느낌이 든다.
한자와 독음이 달려있어 읽기 쉽고

필사하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궁서체로 적혀있다.

아무래도 1장의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이 가장 와닿았다.
인식론의 한계를 표현했달까?
인간의 유한한 도구인 언어와 감각으로 진실을 인식할 수 있을까?
도라는 것이 첨단을 달리는 현대사회에서 오롯이 재현되며 존재할 수 있을까?

갑자기 김춘수의 시 '꽃' 이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흥미롭다. 노자의 사상과 대비되는 내용이기에.
이름을 부여받으면 비로소 본질의 의미가 드러난다는 유명론은
노자의 존재론과 차이가 있기에 더욱 재미있다.

어느 생각이건 맞는 말이고 생각의 차이겠지.


노자의 도를 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참 도가 아니며,
이름을 이름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참 이름이 아니라는 말은
무한한 본질을 표현할 의욕을 떨어뜨리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역설하는 것 같다.

아이러니 한 것은 노자의 생각도 언어로 표현되었다는 것.

각설하고, 이 책 <노자 도덕경> 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도를 회복하고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단단한 고정관념을 해체해야한다는 것이다.


자유로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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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감을 느끼는 아이로 키우기
카트린 레퀴예 지음, 김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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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질문을 합니다.

대답을 해주지만 아이가 원하는 지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지 계속, 끊임없이 질문에 질문을 거듭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모르는 부분이 생길 때 대답해주지 못해 자괴감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쓸데 없는 거 물어보지 말라고.

이내 반성하게 되지만 쉴 새 없이 궁금증을 표현하는 아이의 모습이 이 책에선 경이감을 느끼는 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에디슨의 호기심와 엉뚱함이 떠오르네요.

세상을 관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점점 어른이 될수록 모든 것에 한걸음씩 떨어져 적당히 보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받아들이는 의욕 제로의 모습이 더 많아짐에 슬퍼지기도 합니다.

부모와 교사는 경이감을 느끼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위적으로 생각과 행동을 강요하거나 아이의 의도를 임의로 판단하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열이 뜨겁다 못해 데일것 같은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의 삶. 아니 말을 하고 글을 읽는 배움의 순간부터 우리 자녀들은 과잉자극과 주입식 교육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는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학원으로 뺑뺑 돌리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부모의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자신의 기준대로 아이를 만들어가는 게 보입니다.

이를테면, 내 아이는 의사가 되어야하니까 어린시절부터 의대에 들어가기 위한 모든 커리큘럼을 짜고 그대로 이행하기를 요구한다는 겁니다.

주체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세상 특히 자연에 눈 돌릴 시간 없이 척박하게 살아가는 자녀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 책은 제목대로 '경이감을 느끼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이가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배움에 대한 욕구를 어른이 어릴적부터 묵살하는 폭력을 행사해서는 절대 안되겠습니다.

아이와 자주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생각을 읽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깨닫고 느끼는 것을 이해하며 존중해야겠습니다.

저도 아이들을 대하는 시간이 많은데, 그들을 항상 가르치려 들기보다 함께 놀아주며, 아이의 호기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호응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필요를 먼저 읽어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채워주는 착오를 범하지 말아야하겠습니다.

아이의 즐거움은 아이가 주도해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해 주었는데, 아이가 경이감을 느낄 수 있는 교육법이 참 많았습니다.

책 표지와 색깔처럼 자연 속에서 함께 하는 삶이 참 중요하고,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인 과잉 교육과 속도에 제동을 걸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주말엔 아이들과 함께 실컷 놀아주며 참새처럼 재잘되는 질문과 호기심 어린 눈빛을 가슴에 담아두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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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당하지 않고 살 것인가
마르갈리스 프옐스테드 지음, 소하영 옮김 / 밀라그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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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심리치료사이자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답게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경계선/자기애적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또는 그들에게 조종당하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인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희생당하는 기분이 들고, 자존감이 낮아지며 상호작용 속에서 점점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면 나는 그러한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의 보호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관계 속에서도 왜 유지하려고 하는지의 이유, 아니면 어떻게 건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보호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상대를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착한사람 콤플렉스일지도 모르겠지만 난의 정상적인 삶을 위해선 경계선 또는 자기애적 성격장애를 가진 이들과의 줄다리기 관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조언해줍니다.
 인간관계는 결국 두 사람 모두의 노력과 요구, 바람을 충족시키는 관계여야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모적인 감정과 나를 잃어버린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자신감을 찾고, 이 책에 제시된 치료법과 코칭을 눈여겨보아야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성격장애자와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내 삶의 주체는 나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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