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며 사는 것이 뭐가 어때서 -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하는 이치, '눈치'에 관한 40편의 에세이
임세화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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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며 사는 것이 뭐가 어때서

 

눈치를 센스라고 생각하면서 정작 눈치를 본다는 표현은 부정적인 뉘앙스로 다가오기 십상이다. 저자는 눈치를 보는 것과 눈치가 있는 것의 차이를 설명했다. 바로 인지와 행동이 그것이다. 인지하는 것만으로는 돌발상황을 적절히 활용하기 어렵지만 행동하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눈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주어진 상황에서 알맞게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책 <눈치 보며 사는 것이 뭐가 어때서>은 그런 면에서 건강한 자존감을 맺는 좋은 눈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혼을 준비하며 양가 어른의 옷을 맞추기 위해 가봉을 했던 에피소드를 들며. 업체의 잘못인데 적반하장의 태도로 일관하는 점장은 저자를 승부욕에 불타게 했고 요목조목 당당하게 싸워(?) 야무지게 할 말을 하고 받아낼 것도 받아낸 경험을 통해 좋은 눈치로 인한 빠른 판단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한 판단은 상황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와 주도권을 쥐게 하기 때문이다.

 

일 센스가 일머리를 만든다는 내용도 인상적이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멋진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여겨졌던 선배의 보고서는 의외로 사장님께 최고의 칭찬은커녕 호통을 듣는다. 선배는 개인 사정상 퇴사라는 명목으로 회사를 그만두었고 저자가 인수인계를 받지도 못하며 그 일을 떠안게 되었다. 사장님께 매주 보고하던 선배를 떠올리며 어떻게 자료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했다는 저자.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자료가 상사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는 문장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것은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과 같기에. 직장을 다녀야 하는 이상 일 눈치를 키워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대목이었다. 비록 선배의 멋진 자료를 활용하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조금 불편해져 보기로 했지만 말이다.

 

배려한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내용도 내가 겪었던 일련의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저자가 대학시절 술에 취한 상황에도 내가 친구들을 지켜내겠다는 이상한(?) 심리로 자리를 파하고 친구를 챙겨 일어나려던 찰나 친구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티기 시작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저자는 실랑이를 하다 다른 동기의 도움을 받았고 친구도 집으로 무사히 들어갔다는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에겐 그 뒤로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했고 자신의 몸이 상하면서까지 친구를 지켜낼 필요는 없었음을 늦게서야 깨달았다고 했다. 나도 예전에 회식 후 술에 만취한 직장동료를 챙긴 적이 있다. 지하철에서 구토를 하고 화장실에서 난리가 난 옷을 닦고, 가족에게 인계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난 일부러 동료의 집까지 택시를 태워다주고 돌아왔는데 그 다음날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고맙다는 인사조차 하지 않는 모습에 오만 정이 떨어졌다. 저자는 말한다. 마음을 내어 배려한 사람은 잘못이 없다. 배려 받는 방법을 잘 못 배운 사람들이 잘못이라고.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나의 마음을 갈아넣으며 배려까지 한 것은 내가 부족해서라고.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지만 나도 그 당시 목소리를 좀 더 크게 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책은 눈치에 관한 40편의 에세이를 통해 당당하게눈치를 보고 활용하자고 조언한다. 그저 눈치를 보지 말라는 게 아니라서 더욱 신뢰가 간다. 중요한 것은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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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김종해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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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등단 60년이 된 김종해 시인의 산문집을 읽었다. 서문에서 그는,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산문에 대해, 형태는 시부문 장르가 아니면서 주제는 시와 시인으로 귀결된다고 밝혔다. 시집 <별똥별>을 펴낸 후 1년 동안 단 한 줄의 시도 쓰지 않고 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유배 생활을 즐겼다는 김종해 시인. 시 쓰기에 대한 자신의 회의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그 동안의 언로 속에서 달라지거나 변해있지 않은 자신이 못마땅하고 불만이었다고 회상했다. 단지 시 쓰기의 화법이 에서 으로 수직격상 된 것 외에는. 그렇다고 그 이라는 뜻이 신민의 생살 여탈권을 쥔 절대권력자는 아니었다. 소심증에 갇혀있고 우수 속에 떠도는 짐, 불행하고 불우한 황제의 외로움과 슬픔이 그려진 감정의 짐이다. 1970년 대 마취를 하고 척추 수술을 받던 다섯 시간 동안 무의식 공간에서 저자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고 한다. 꽃으로 덮인 궁궐의 침상과 아리따운 궁녀들. 의식이 회복된 후 간호사들이 와서 자신이 했던 황제의 말씀을 전해주었다는 에피소드가 너무 재밌었다. 김종해 시인이 사칭(?)한 짐은 사용해도 될 것같다.

 

시인들은 평소 사물을 비롯한 모든 것을 관찰하고 느낄 때 남다른 감각이 있거나 평범해서 지나칠 수도 있는 것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부류의 사람들 같았다. 그들의 시를 읽고 있으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하는 기분이 들었었다. 김종해 시인은 <시인을 위한 메시지>에서 시인이여. 어쩌겠는가. 그대는 그대가 가진 예각을 지혜롭게 감춰라. 그러나 죽을 때까지 일생의 삶 속에서 예리한 날과 각을 세워 한 편의 좋은 시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발견하는 소재의 특별함은 나신의 몸속에 서 있는 날이 선 각때문일까? ‘모난 삶의 치유가 시 속에 있다는 시구에 200% 동감한다. 시는 이렇듯 살아있는 각으로 자신을 쏟다붓고 담금질하여 탄생하는 것이리라.

 

시인이 인류사를 통틀어 단 한사람의 소설가를 호명한다면 도스토옙스키를 꼽는다니 나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언젠가 읽다 포기했던)을 다시 집어들어 보겠다. 곧 다가오는 겨울에 책 속에서 표현된 차창에 눈발처럼 달리는 자작나무 숲눈 오는 언 하늘을 채찍으로 가르며달려온 그의 작중 인물들을 만나러.

 

시인의 구도자적 마음가짐과 저자 김종해 시인이 문단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었던 서정주, 박목월 등 문인들의 면면을 보고 싶다면 이 산문집을 펼쳐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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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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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17세기에 스페인에 살았던 인물이다.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에 쓴 그의 저서 <사람을 얻는 지혜>는 현재까지 여러 언어의 번역본과 재편집본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 책을 직접 번역하려고 스페인어를 따로 배울 정도였다고 한다. 출판사 현대지성 클래식은 국내 최초로 1647년 판 스페인어 원서를 직접 옮겨 완역했으며 원문을 생략, 편집 없이 텍스트 전체를 소개하는 최초의 버전으로 발간했다!

 

각설하고, 이 책이 아직까지 우리네 인생 명언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수십 년간 스페인 상류 사회와 교류하며 그 암투 속에서 깨달은 지혜롭고 실용적인 300개의 통찰을 여기에 담았기 때문이다. 그의 글은 시공간을 초월한 삶의 원리였다. 제목처럼 인간관계에 있어 정교하고 세련된 지침서라 할만큼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과 지혜가 가득하다. 특히 현대지성에서 발간한 이 책은 198개의 각주와 해제를 삽입해 17세기 당시 스페인의 사회, 문화, 종교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문 번역가 김유경님의 세심하고 가독성 높은 번역 또한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참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_낮은 일에서 탁월하면 하찮은 일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뿐이다.그리고 거기에서 편안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얻는 영광은 덜하다.>, <자기 바닥을 드러내지 말라_가르침의 원천도 절대 고갈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남들이 계속 의존할 만한 사람이 된다. 상대가 감탄할 만한 것을 늘 갖추고 완벽함을 추구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을 할 때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늘 높게 평가하는 법이다_현명한 사람들에게는 매사에 사리 분별이 중요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더 높이는 행동을 찾는다. 남들이 자신의 높은 수준을 이해하느라 정신없게 만듦으로써 비난하지 못하게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와 같은 문장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든 챕터가 한 페이지에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어 읽기도 쉽고 기억에도 잘 남았다. 나와 인간관계의 성숙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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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반드시 잘될 겁니다
최대호 지음 / 마인드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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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반드시 잘될 겁니다

 

오늘은 수능날이다. 내가 수능을 본지 어언 20년이 흘렀으니까 정말 까마득한 세월이다.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제2외국어까지 마지막 과목시험을 치르고 교문밖을 나섰을 때가 거의 5시쯤 되었는데 날은 어둑해지고 마음은 참 무거웠었다. 후련하고 가벼워야되는데 뭔가 미련이 남은 느낌이었다. 오늘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도 나와 같지 않길 바랄뿐.

 

오늘 읽은 책 <당신은 반드시 잘될 겁니다>은 그런 점에서 독자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0여년 전 오늘 나 스스로 보잘것없이 느껴지고 지쳐 쓰러질 것 같았을 때에도 시간이 흘러 지내놓고 보니 그날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아마 이 날 전력을 다해 시험을 치르고 몸이 아픈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기진맥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픈게 왜 괴로운 일이냐면 몸만큼 정신도 약해져서 그렇다. 저자는 말한다. 건강은 당연한 게 아니라고. 아프지 말고 많이 웃으며 못 견딜 만큼 힘들면 그만해도 된다고. 어쩌면 행복하자는 말보다 더 중요한 말일지도 모른다. 건강하자!

 

저자의 위로와 조언 중에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사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기 기분에 따라 태도와 목소리가 달라지는 사람, 항상 가르치려고 하거나 구박하는 어투의 사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들어야 할 때는 귀를 닫는 사람, 행동이 과격하고 기본적인 배려가 없는 사람, 마지막으로 미래보다 과거에 생각이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특히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곳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꼰대와 같은 이들이 꽤 있는 것 같다. 또한 앞서 언급한 부류 중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아야 함에도 감정에 휩쓸려 본인 기분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걸러야 할 사람임이 분명하다.

다시 오늘 시험을 치른 이들에게 이 책을 인용해 해주고 싶은 말은 길었던 이 시간을 보상받을 날이 곧 올 거야.” 라는 것이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귀하니까. 저자 최대호 작가가 전하는 가슴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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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지만 타인입니다 - 조금 멀찍이 떨어져 마침내, 상처의 고리를 끊어낸 마음 치유기
원정미 지음 / 서사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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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지만 타인입니다

 

아이의 꼴보기 싫은 모습 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랐다. 마치 대물림되는 듯한 이 기질과 문제들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에겐 자신에게서 닮고 싶지 않은부모의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가장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증오하는 가족, 특히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 대물림되는게 현실이다. 이 책은 이를 악물고 자신의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소개되었다. 불우한 유년 시절로 인한 정서적인 결핍을 극복한 저자의 마음 치유기랄까. 자신의 내면아이와 화해하면서 가족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존이 곧 사랑이었던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던 저자. 이러한 원치 않는 상처의 대물림이 반복되는 것은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고 환경에서 모방과 학습으로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환기해보면 부모와 조부모까지 3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이를 향해 날선 말과 눈빛을 보냈고 곧바로 후회했다. 한창 육아에 힘든 시기인 요즘, 반복되는 문제와 갈등이 깊은 고민이 되고 있다. 저자는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제2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지우고 온전한 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해준다. 나의 성장과정을 돌아보며 내면아이를 만나고, 용서와 화해에 목매어 너무 애쓰지 말아야 하며, 나의 결핍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등이다. 무엇보다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경제적, 심리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나는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싶은걸까? 마음의 상처 대신 정서적 충만감을 물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핍 대신 나의 긍정적인 태도로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나도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습관과 행동을 바꾸는 것은 뇌의 회로를 바꾸듯 힘든 과정이기에. 본성을 거슬러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되기 때문에. 불쑥불쑥 올라오는 분노와 억울함을 가라앉히고 너그럽고 여유로운 내 자신이 되고 싶다. 먼저 나의 내면아이를 어루만져주며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나의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채워야함을 알게 되었다. 명예나 부일수도 있고, 인정이나 자기실현일 수도 있다. 원하고 바랐던 것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 것이 우리의 내면 성장에 꼭 필요한 것임을 명심할 것.

 

우리는 치유하기 위해서 가족을 나와 동일시하지 않고 타인으로 거리를 두며 나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조금 멀찍이 떨어져 마침내, 상처의 고리를 끊어낸 마음 치유기인 이 책을 함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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