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왈츠 - 글쓰기로 내 인생의 문장을 발견하다
김민정 외 지음 / 담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요일의 왈츠

 

삶의 기록을 책으로 완성해보겠다는 의지가 부럽다. 나도 틈틈이 일기를 쓰거나 공모전에 낼 수필을 쓰곤 하지만 글쓰기라는 건 습관이 되지 않으면 휘발되고 마는 연기와도 같다고 느낀다. 기록하는 것은 아름답다. 그 행위를 네 명의 저자를 통해 배우고 그들의 서사를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에 이들은 모여 글쓰기를 시작했다. 어디에도 말할 수 없던 감정과 속마음을 스스로 자문자답하며 글로 녹여냈다. 나도 글쓰기가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며 정제된 글로 완성해나가는 과정은 혼자의 힘으로는 버거울 수 있다. 이 네 사람은 함께 모여 거의 일년 동안 쓰고,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지나왔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무의식의 세계를 점검할 때 글쓰기만큼 유용한 도구가 없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삶을 복기하며 책을 만들었을 이들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4세 아이를 키우며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저자, 50대 커리어우먼으로 살고 있는 저자,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 딸과 아내, 엄마로 살아왔지만 이젠 로 살고 싶어 노력중인 저자 등 네 명의 작가는 하얀 백지를 채우며 인생을 이야기했다. <감정의 대물림을 끊어야 아이가 행복하다> 에서는 하이니즈 베이비라 불리는, 까다롭고 예민한 기질의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내면아이와 대면한 저자의 이야기는 눈물이 났다. 나도 분명 육아방식을 통해 내 상처가 드러나는 것 같아 마음이 저려왔는데, 아이를 공부하기에 앞서 나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에 절로 수긍이 갔다. <말에 대한 단상들>에서 어느 봉사자의 습관적으로 굳어진 말 조선 노무 새끼는 안돼!’을 예로 들며 조선 사람까지 폄훼하려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욕을 포함한 모든 말은 저울에 달았을 때 말과 상황이 균형을 이뤄야한다는 의견에도 동조한다.

 

여자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아이를 통해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 또한 내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 같아 읽는 내내 위로가 되었다. 4명의 공저자분들이 글쓰기를 하면서 받았다는 힐링, 용기, 극복, 안정이라는 선물을 나도 받고 싶어졌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 마음의 중심을 잡아 줄 글쓰기를 꾸준히 실천해보리라 다시금 다짐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극 허풍담6

 

탐험가이자 천혜의 이야기꾼인 저자를 검색하다가 파이프를 물고 사는 요른 릴의 사진을 보았다. 현재 그는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었고, 인터뷰는 그의 아들이 아버지의 침대 머리맡에서 도와주었다. 책의 제목처럼 허풍담이라는 새로운 단편소설 장르를 만들어낸 덴마크 작가 요른 릴은 북극식 시크한 코미디이자 16년 묵은 자전 소설을 그동안 책에 풀어냈다. 벌써 6번째 바람잘 날 없는 사냥꾼들의 시트콤이다. 마치 거짓말일 수 있는 실화라고 소개한 허풍담 시리즈는 자연의 혹독함과 사냥노동, 기지 생활의 묘사를 매우 치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는 북극을 경험한 후 계속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오로라(북극광)를 연구하고 얼음을 측량하며 어떤 환상적인 해에는 외로울 때마다 캐나다에서 온 한 남자와 모스 부호를 사용해 체스를 두기도 했다고!

 

책의 등장인물들은 저자와 같이 그린란드 원주민이 아닌, 문명을 등지고 떠나온 유럽 출신의 북극 사냥꾼들이다. 낙천적이지만 투박하고 거칠고 원색적이다. 스무 명 남짓한 이들의 엉뚱하고도 익살스러운 일상을 요른 릴은 매우 정확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바다이야기>에서 사랑에 빠진 올슨이 북위 70도 혹은 72도 부근에서 백작 부인에게 청혼을 하고, 안톤은 그 둘이 무사히 결혼에 이를 수 있도록 여덟 줄의 시를 써줬으며, 매스매슨은 결혼이 탈장이나 치질처럼 숨통을 조이는 지병이라며 어설프게 조롱하는 모습이 유쾌했다. 빙산에 대고 우라질 놈!” 이라 소리치는 올슨을 보고, “내 친구, 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 나는 시를 읊는 당신보다 염병이나 빌어먹을이라고 소리치는 당신이 더 좋아요!” 라고 말하는 부인의 모습 또한 재밌었다. 작은 페데르센이 하는 말이라든지 매스 매슨의 대화가 흥미롭다. <기생충>에서는 백작의 왼쪽 눈으로 지렁이처럼 길고 가느다란 피조물이 기어나오고 있었는데, 그것을 지켜보던 이들이 생뚱맞게 싸우다가 다치게 된다. 닥터는 그날 무척 바빴는데 매스 매슨의 불타는 엉덩이와 치아 조각, 볼메르센의 째진 두피, 시워츠의 두 동강난 귀를 치료해주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래회충인 이 기생충 때문에 일어난 소동은 닥터의 말로 일단락된다. “이런 건 의사 입문서에도 나와있지 않아.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고래회충이 이렇게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긴 추위와 고독을 견디기 위해 이들이 사용하는 대화법은 생존을 위한 위트라고도 할 수 있었다. 마음이 분주할 때 이들의 모습을 보며 여유를 되찾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쓰고 있는 말들이 꽤 차별적 언어라는 걸 느꼈다. 읽기 전엔 특별히 이상하다거나 차별적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것이라 무지가 이렇게 무서운 거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더불어 악의 없는 무지와 범람하는 차별 단어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이상 접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소녀 감성이라는 말은 예쁜 카페나 옷 스타일을 볼 때 흔히 쓰는 말이었는데 이 ‘-답다라는 말이 타인의 행동을 강제할 수 있다든지 외형을 바꾸거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물학적인 여자와 남자라도 <젠더 무법자>에선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하이에나의 경우만 해도 젠더의 보편적인 열쇠는 호르몬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라고.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다양한 기준에 물음표를 던져볼 때이다. 사람을 이해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부모라는 단어도 정상의 가정이라는 범주를 만들어놓고 그 외의 삶의 방식을 선 밖으로 내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년 전 통계에 따르면 약 152만 가구가 가 자녀를 함께 키우지 않는다고 하니 웬만한 광역시 규모의 시민수만 한 것이다. 저자는 말했다. 부모라는 말은 자기 덩치를 모르고 모두를 품으려다 생긴 문제라고 본다고. 누군가는 이 단어가 주는 상처가 날카로운 폭언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 사람의 보호자를 규정하는 말은 부모 대신 성별과 인원의 규정이 없는 새로운 단어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이 밖에도 남자답지 않게 참 섬세하시네요.’, 라든지 이제 한국사람 다 되었네요.’ 라는 평범한(?) 문장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후자는 한국인이라는 표본이 존재하지도 않는데, 그 실체 없는 존재에 인종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인종을 넘어서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한다면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차별이 줄어들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썼던 잘못된 말과 아무 생각 없이 썼던 신조어의 남발을 다시금 돌아보고 언어생활의 새로고침을 눌러보기로 했다. 이 책 읽어보기 참 잘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처구니 있는 멘탈 관리 - 집 나간 어처구니 찾아오는 신박한 멘탈 관리법
박준화 지음 / 쉼(도서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처구니 있는 멘탈관리


멘탈 문제아 출신의 심리학자가 20년간 검증한 멘탈의 작동 원리와 관리 기법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멘탈은 쉽게 변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보고 싶은 쪽을 바라보는 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불평과 걱정, 상처로 얼룩진 기억이 있더라도 다른 채널을 바꿀 수 있는 리모컨은 내가 쥐고 있다. 선택은 내 자유니까. 멘붕이 자주 오거나 두부멘탈인 분들은 필독하시길!


이 책은 멘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방법을 줄기차게 설명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IT기술에 비하면 멘탈 정보의 발전 속도는 거북이걸음이라는 것이 저자의 말씀. 하지만 신경과학만큼은 좀 다르다. 뜬구름같은 멘탈은 뇌에 대한 지식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뇌국’ 이라는 나라가 있다고 한다면 뇌국에서 살아가는 신경의 생김새는 마치 민들레같다.이들은 대부분 S라인의 허리를 갖고 있다. 사람은 날씬하게 빠진 S라인을 선망하지만 신경들은 다이어트를 해서 허리가 얇아질수록 정보 전달 속도가 느려진단다. <다이어트를 싫어하는 신경 세포>라는 챕터에서 멘탈을 강하게 하는 것이든 새로운 목표에 계속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면 신경회로의 S라인 허리는 점점 두꺼워지고 멘탈관리는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내가 원하는 생각을 선택하고 누리기 수월해지기 때문. 문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바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우울과 무기력의 비상구> 에선 꼬리잡기를 즐기는 우울 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내 생각을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관찰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알아채고 나면 우린 우울 회로의 시동을 방해하면 된다. 몸 상태를 바꾸어 꼬리잡기를 끊어버리는 것이다. 양팔을 허리에 대고 슈퍼맨처럼 가슴을 쭉 편다거나 이 자세로 2분만 호흡을 해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22%나 감소한다고 한다. ‘알아채고, 몸 상태를 바꾸는 것’ 이 2단계만 알아둔다면 우리의 멘탈은 우울로부터 탈출하기 쉽다.


저자가 겪은 일들을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내어 이해하기가 쉬웠고 멘탈을 뇌과학적으로 풀어내어 신빙성이 더해졌다. 이젠 멘탈 관리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것만 남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은 누가 만들지? - 늑대가 보는 책 춘희네 호기심 학교 1
장 르로아 지음, 실방 디에즈 그림, 브노아 디파스 옮김 / 춘희네책방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은 누가 만들지?

 

서점에 빼곡히 꽂혀있는 책들을 보면서 이런 책들은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했다. 다양한 표지와 제본형태, 무엇보다 작가는 글을 어떻게 쓰는지, 출판사와 어떻게 협업하는지도 궁금했다. 오늘은 책을 너무나 사랑하는 늑대의 이야기를 통해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이 자세히 그려졌다.

 

늑대는 서점을 향한다. 서점 주인에게 이 책을 선생님이 만드셨나요?” 라고 묻고는 저는 서점 주인이에요. 손님에게 책을 소개하고 파는 사람이죠.”라는 대답을 듣는다. 그리고는 책을 배달하는 배본사로 향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엔 인쇄소를 안내해주고 그들과 함께 인쇄소를 갔더니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줬다는 답변을 듣는다. 출판사는 말 그대로 출판을 하는 곳으로 작가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럼 작가님은 어디 계시죠?” 작가의 작업실과 삽화가의 작업실 표지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 이들은 책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대답과 함께 우리의 책이 마음에 안 드셨나요?” 라고 되묻는다. 이때 늑대의 대답. “아뇨 아뇨!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한 번에 꿀~! 소화해버렸지 뭐에요!” 라며 웃는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다양한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함을 알게 되었다. 책의 메시지를 어떤 모양새로 담아내는지, 마치 빵처럼 책을 맛있게 구워주는 출력소와 인쇄소, 제책소와 같은 곳들을 거쳐 작가인 창조자와 이들의 제작처들이 함께 책을 만드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책 한권에 스며 들어간 땀방울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이다. 늑대의 호기심은 우리 독자들도 한번쯤 가졌을 법한 궁금증이다. 우리 손에 들어온 책이 얼마나 많은 연대의 현장을 거쳐 만들어진 것인지 안다면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늑대처럼 책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수많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책을 감사히 읽도록 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