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허성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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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를 망라한 다양한 지식을 하루에 하나씩, 비타민을 섭취하듯 맛있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여기 나오는 교양상식은 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지식들만 엄선되었다. 앎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분들은 모두 이 책을 펼쳐보시길 바란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를 본 적 있는가? 발음 때문에 말장난을 하기도 했던 이 오페라는 모차르트가 사망할 때까지 유럽에서 가장 널리 공연되는 오페라였다고 한다. 한 남자를 돈 조반니가 죽이는 충격적인 사건이 오페라 첫 장면에 나온다. 고압적이고 웅장한 단조 코드로. 그의 세레나데, 익살스러운 행동, 교훈적인 비극이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유령이 돈 조반니를 끌고 지옥으로 데려가는 감정적 충격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누군가와 모차르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이런 오페라 줄거리를 알은 체 하며 음악적 조예를 드러낸다면 틀림없이 당신을 다시 볼 것이다. 거기에 돈 조반니를 본 황제가 모차르트에게 음표가 너무 많다.” 며 불평(?)하자 그가 필요한 만큼 넣었습니다. 폐하.”라고 응수했다는 에피소드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철학을 읽는 토요일에는 (요일별로 7개의 주제를 번갈아가며 다룬다.) ‘도덕적 상대주의라는 제목을 살펴보았다. 옳고 그름에 대한 객관적인 진리가 없다고 보는 관점으로 현대 철학자들 중에는 이 도덕적 상대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사상은 오직 여러 기준 중 하나에 빗대 어떤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덕적 상대주의가 도덕적 다양성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고, 객관적인 도덕적 사실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나올법한 이 사상은 이 한 페이지의 짤막한 내용으로는 100% 이해하기 어려웠다. (나의 이해력이 딸릴지도.)

 

 미술을 읽는 수요일에는 인상주의에 대해 읽었는데, 이 말이 처음에는 경멸적 의미로 쓰였던 말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역사나 신화에서 그림의 주제를 선택했던 이전 화가들과는 달리 일상을 주제로 삼아 물체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인상을 눈에 보이는 대로 표현하는 그림을 그렸다. 사물에 비친 빛의 효과를 포착하여 빨리 그려야했기 때문에 윤곽선을 강하게 그리지 않고 느슨한 붓놀림으로 움직이는 듯 한 느낌을 만들어 표현했다. 마네의 <인상, 일출>을 떠올려보면 이해할 것이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과 미국의 시카고 미술관이 인상주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하루 하나씩 세계의 모든 지식을 씹어 먹으며 지적 성장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책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를 읽어보시라. 알쓸신잡 저리가는, 1분 투자 대비 단순 명쾌한 세상의 방대한 지식을 이 책이 브리핑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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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으로 산다 - 왕양명의 《전습록》 읽기 이음 클래식 2
임홍태 지음 / 문헌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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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으로 산다

 

  고등학교 학창시절 윤리시간이 즐거웠다. 윤리선생님이 동서양의 철학을 매우 재밌게 가르쳐주셨기 때문이다. 그때의 좋은 기억으로 난 대학에 들어가서도 교양수업을 종종 철학과 관련된 수업을 듣곤 했다. <철학과 사상>이란 수업에서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양명학>에 대해서 발표했던 기억도 난다. 난 예전부터 성리학사상에 반대하여 확립된 양명학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서평도서 <주체적으로 산다> 읽기를 더욱 기대했던 것도 있다. 책은 왕양명의 <전습록>을 새롭게 읽는 시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양명의 사상은 마음이 곧 이치라고 주장하며, 공부하는 이의 주체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제목 또한 주체적으로 살자고 하는가보다.

 

  전습록은 왕양명의 제자들이 평소 선생의 말씀과 학문을 논한 편지글을 모아 기록한 것이라 주로 물음과 답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명학은 그가 겪은 경험 속에서 깨닫고 실천한 체험적 진리가 점철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자학에서 주장하는 심과 리의 구별, 사물의 이치를 마음 밖에서 구해야 한다는 것을 반대해 심즉리를 주장한 양명은 나아가 앎과 실천이 분리될 수 없다는 지행합일을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치양지라는 세글자로 압축하여 그의 사상을 표현할 수 있는데, 마음의 본모습을 실현하고 오염된 마음을 바르게 하여 마음의 본모습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책은 총 11장으로 <뜻을 세우다>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양명의 사상을 전달하고 있다. 책을 읽어가며 교수님께 대학수업을 듣는 기분도 들었고, 도서관에서 전문강사분을 모셔 강의를 듣는 기분도 들었다. “마음은 한 덩어리의 혈육이 아니라, 무릇 지각하는 곳이 바로 마음이다. 예를 들어 눈과 귀는 보고 들을 줄 알고, 손과 발은 아프고 가려운 것을 아는데, 이 지각이 바로 마음이다.” 우리는 말과 행동을 통해 마음을 표현한다. ‘말은 마음의 소리라고 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마음이 언제나 정확한 판단을 내리려면 선천적인 의식에 의지함과 동시에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정확한 의식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주관적인 억측에 기대서는 안 된다. 우리가 독서하는 목적은 왕양명이 말하는 양지를 밝히는데 있다. 어떤 지식을 기억하거나 쌓아두기만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보고 들은 것이 많아도 그것을 가슴속에만 남겨두는 것은 과식 후 배탈이 난 상황과 매한가지라고 이야기했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저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욕심에 무비판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배운 지식을 마음속에 뿌리내리고 자기 사상으로 바꾸며, 이를 보다 탄력 있게 운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책 표지에도 나무를 심는 사람은 반드시 나무의 뿌리를 북돋아야 한다는 문구를 크게 실어놓았다. 역시 공부하는 이의 주체성을 강조한 양명의 가르침이다.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에도 사상과 지식에만 얽매여 변화되지 않는 자신을 자각하고 깨닫기를 바라는 그의 바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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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 혼자 있는 시간의 그림 읽기
이동섭 지음 / 홍익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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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45, 나의 그림산책

 

  나는 명화가 실린 책을 좋아한다. 일단 컬러로 눈을 환하게 만들고,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는 듯 한 기분이 들어 유쾌하다. 예술작품으로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이동섭님의 <새벽 145, 나의 그림산책>은 좋은 그림을 혼자 보는 외로움과 혼자 봐서 좋은 그림을 즐기는 은밀함이 부딪혀 한 줌의 생각들이 솟아나는 경험을 책으로 엮어 우리에게 소개했다.

 

  보통 목차를 보면 명화의 제목이 함께 나열되어 있곤 한데, 이 책은 에세이에 더 가까워 이 내용엔 어떤 그림을 소개할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를테면 <교언영색해야 잘 산다>라든지 <예민과 예리, 섬세와 세심>라는 제목의 글엔 저자가 어떤 그림을 함께 이야기할까? 전자는 아마데오 모딜리아니의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의 초상>이었다. 교언영색은 말을 유창하게 하고 얼굴빛을 잘 꾸미는 사람치고 어진 이가 드물다는 뜻인데, 요즘은 겉과 속이 달라야만 성공할 수 있단다. 미소 지으며 상대가 듣기 좋은 말을 잘하면 인간관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사회관계의 비법은 교언영색이다. 내가 갑이 되어도 갑질하지 말고 교언영색해서 상대의 기분을 좋은 얼굴로 대하자는 저자. 잔 에뷔테른의 표정이 살짝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속은 모르겠다. 저자의 말에 100% 동의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표정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후자의 제목엔 왠지 고흐의 작품이 실릴 것 같은 예상을 잠깐 했는데, 맞았다! 고흐 성품이 좀 예민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예리하게 세상을 보고 예민하게 느끼되 상대를 따뜻하게, 섬세하게 느끼고 세심하게 반응하는을 내 삶의 태도로 삼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을 바라보고 새끼 손가락을 꼬집으며 그것을 되새긴다.”는 저자의 마음을 나도 닮고 싶다.

 

  책은 그림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기보다 마치 함께 새벽에 산책하듯이 조근조근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그 그림들은 우리를 인정하고 위로하고 감싸준다. 오늘은 거울을 보며 내게 보이는 자화상을 생각한다. 냉정하게 나 자신을 타자로 인식할 수 있을까? 무참할 정도로 자신에게 솔직했던 렘브란트와, 쿠르베, 빈센트의 자화상을 보며 내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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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돌고래 포포와의 우정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사란 지음, 윤상희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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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토토는 바닷가에 삽니다. 할아버지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을 무척 좋아하지요.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배 안 뱃머리에 앉아있는 토토의 눈이 초롱초롱하네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아기돌고래 포포를 만날 수 있거든요. 포포는 아주 용감하고 똘똘한 친구랍니다. 하브루타 생각카드는 이런 질문을 해요. “누굴 만나러 갈 때 나는 토토처럼 신이 나나요?” 전 제가 좋아하는 근양언니를 만나러 갈 때 설레는 토토의 기분을 느끼는 것 같아요.

 

  하루는 토토가 시끄럽게 바다를 향해 짖어댔지요. 할아버지는 이상해서 바다 쪽을 살펴보니 글쎄! 포포가 그물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는 겁니다. 서둘러 풀어주었지요. 그런데 오늘은 포포가 보이지 않네요.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토토를 향해 할아버지는 멀리 갔다 좀 늦는 걸거야.”하며 위로해주었지요. 기다리다 지친 할아버지는 꾸벅꾸벅 졸았고 그 때 덜컹 배가 흔들리며 토토가 바다에 풍덩 빠지고 말았어요. 아마도 계속 포포를 찾느라 배 끄트머리에 앉아 있다가 배가 흔들리는 바람에 미끄러진 모양이에요. 아뿔싸! 무시무시한 상어가 토토를 향해 달려옵니다. 배를 향해 열심히 헤엄쳐보았지만 역부족인 토토. 어떡하면 좋아요. “토토는 상어가 다가올 때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두렵고 겁이 났겠죠. 잡혀 먹히는 건 아닐지. 이때 내 친구 포포가 나타나 날 구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요? 바람대로 바로 그때, 우리의 친구 포포가 나타났어요. 포포는 재빨리 토토를 등에 없고 배를 향해 달려갔지요. 상어는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하며 돌아갔고 포포와 토토는 기뻐서 입을 맞추었어요.

 

  그물에 걸렸을 때 토토가 포포를 구해준 것처럼 은혜를 갚았다고도 볼 수 있고, 둘의 우정이 빛나는 순간이었죠. 따스한 파스텔 톤으로 그려진 아기돌고래 포포와 강아지 토토의 우정은 큰 글자크기의 적은 글밥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참 좋은 동화였어요. 무엇보다 하브루타 생각법으로 천천히, 깊게 읽는 독서법을 익혀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어 좋았어요. 창의적인 생각놀이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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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파출소 우리 그림책 32
홍종의 지음, 서미경 그림 / 국민서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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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파출소

 

  처음에 제목만 봐서는 파출소 이름이 <문의파출소>라는 걸 모르고 파출소에 무언가 문의하라는 내용인가? 하고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알고 보니 실제로 청주에 있는 <문의파출소>에서 일어난 유쾌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책이었다. 할아버지의 닭을 잡아먹은 범인, 수리부엉이가 등장한다. 무려 한 달간 양계장을 습격해 닭을 11마리나 잡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양계장 주인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인근 문의파출소로 향했다. 몸길이 70cm의 대형 수리부엉이를 붙잡아서 말이다. 재물 손괴죄를 지은 수리부엉이는 경찰에 약 3시간 구금되었다가 야생동물보호협회에 넘겨져 인근 야산에 방생되었다. 할아버지 또한 졸지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를 잡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법을 어긴 꼴이 되었다. 할아버지는 수리부엉이의 닭 도둑질을 용서하면 안 되겠냐고 그러면 내 잘못은 없어지냐고 물었다. 경찰은 잘못을 잘 타이르는 훈방 조치로 할아버지와 수리부엉이(?)에게 걱정을 덜어주었다. 할아버지는 닭장 문을 잘 잠그고, 부엉 씨도 남의 닭을 훔쳐 먹지 말고.

 

  이 책의 배경이 된 사건을 기사로 찾아보니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할아버지는 애초 천연기념물이니 해치지 않고 억울한 마음을 호소하고 보상받을 길을 찾으려던 마음이었다고 했다. 문의파출소는 동물보호단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 할아버지와 수리부엉이 사이를 중재하는 훈훈한 합의를 끌어내 화제가 되었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수리부엉이를 고발했을까? 할아버지의 순박한 분노가 이해된다. 잡혀 온 수리부엉이가 눈을 꿈벅이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 그림에서 생생하게 전달된다. 또한 주민들의 치안에 애쓰며 대청호 주변을 밤샘 순찰하는 성실한 경찰의 모습까지 그려 푸근한 사람 냄새를 전달한다.

 이 책은 단지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발들로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숲과 습지에서 쫓겨난 생명의 먹이사슬을 무너뜨린 인간의 잘못을 깨닫는 교훈도 함께 주고 있는 것 같다. 높은 산에서 서식하는 보기 힘든 수리부엉이가 어떻게 민가까지 내려와 닭을 잡아먹었을까? 절박한 생활형 범죄였을 것이라 여겨진다. 종종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는 것도 비슷한 경우일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운이 남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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