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 마운틴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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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종일관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가 소설을 지배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1인칭 주인공 시점인 소설의 화자는 열한 살 남자아이인데,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담담하고 태연하게 말하고 있는 게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열한 살짜리 남자아이가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톰아저씨

이렇게 세사람과 사슴사냥을 떠났어요.

 이 야생의 세계에서 사냥 첫 날 사슴이 아닌 불청객 밀렵꾼을 총으로 쐈다는 사실.

왠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어요.

 

 

<세상이 정말로 새로운 경우는 없다>

 

 

저자 데이비드 밴의 소설 서술방식이

 의식의 흐름을 따르고 있어서 읽기가 버겁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 또한 가볍지 않은 것이라 더 고통스럽기까지 했지요.


죽은 밀렵꾼이 예수를 상징하고, 성경 속 인물인 가인과 아벨이 등장하며

기독교적인 관점과 함께 인간본능, 죽음과 실존 등에 대한 것들을

좇아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집요한 묘사와 나열되는 서사가

스토리 중심의 여타 책들과는 다르게 쉽게 다가오지 않더라구요.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죽이고 있다>

 

소설 <고트 마운틴> 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보니 저자가 이렇게 얘기했더군요.
"내 소설의 폭력은 미 총기 문화에 던지는 경고" 라고요.
학교 총기 난사사건들을 접하며 인간의 맹목성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그 사건의 배경을 탐구하여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는 지옥의 공간을 담고 있다고 밝혔구요.


이틀 반 동안의 시간동안, 밀폐된 공간인 사냥터에서 재현된 현대판 그리스비극이랄까?

 

 

<내가 서 있는 이 땅은 저 산을 따라 어딘가로 미끄러져

무저갱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소년이 아무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밀렵꾼에게 방아쇠를 당겼다는 사실.
소년 최초의 살인이었습니다. 아벨을 죽인 가인처럼 말이죠.


 무기력한 보통사람인 톰아저씨와
선량하지만 살인한 자식을 보호해야하는 아버지,

선악을 초월해 신의 상투 위에 앉은 독특한 캐릭터의 할아버지가
소설에 등장하여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이 잔혹한 할아버지가 구역 성경에 나오는 신처럼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을 존재한다고 설명하며
기독교적 세계관에 도발하는 인터뷰는 거슬리기도 했어요.

 

 

<이제 넌 어른이다. 할아버지가 말했다.

이제 넌 어른이다. 아버지가 말했다.>

 

 

사슴을 사냥하는 것과 인간을 죽이는 것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디까지 용인하고 덮어줄 수 있으며,
어느 선까지 합리화가 가능한지...

이런 물음에 대해 소설은 어떤 대답을 하는 걸까요?

 

 

<지금 당장 저애를 죽여 이 불 속에 매장해야 해>

 

 

소년의 폭력이 성인식을 치르는 과정처럼 그려져서

그가 아무 감정없이 밀렵꾼을 사살하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던 걸까요?

게다가 밀렵꾼을 죽인 후에 또 사슴을 사냥하여 죽이고.

그 어린 소년이 사슴을 해체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잔인하면서도 사실적인 묘사는 읽는 내내 긴장감을 안겨다 주었어요.
사슴 시체와 혼자 남겨진 소년이 시체까지 끌고 캠프로 돌아가는 먼 길.
자수를 권하는 아저씨와 시체를 묻자는 아버지, 그리고 손자를 죽이려는 할아버지...

 

 

 

<살인이 자연스러운 일이거나

그럴 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말이 안된다>

 


작가는 모든 인간을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살인을 저지른 카인의 후예' 라고 말한 것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를 붙잡고 울었다>

 

 


고트 마운틴이라는 공간이 가져다주는 느낌은

이 소설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요.


거대하고 어둡게 표현되는 자연의 모습과

상세하게 그려진 소년의 마음이 제게도 전해지는 것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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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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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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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재발견 -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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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관계에 관한 책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것이라는 방증일 터. 관계는 기술이 아니라 기본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피상적인 기술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은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이것이 첫째라는 것이다. 화술이나 매너를 익히는데 집중하는 이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기를 갖춘 사람에게는 가만히 있어도 사람이 몰려든다. 이 기본은 말은 쉽지만 지키기는 참 어려운 것이다. 진심을 퇴색시키지 않게 끊임없이 점검하고 노력하는 것.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이 기본을 저자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저자는 중국 전문가라는 이력답게 중국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사업가인데, 그의 사업성공 키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다양한 경험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그는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1장에서 5장에 이르기까지 <받으려 들면 관계를 잃는다>부터 <배신한 사람과의 관계는 위험하다>, <남과 비교하면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실력있는 사람은 관계에 기대지 않는다>,<접대와 식사의 차이를 만드는 힘> 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자신이 겪은, 또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소개하며 상세히 풀어썼다.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 기본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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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를 지켜낼 것인가 - 일하며 버티며 배우며
오가타 겐스케 지음, 안소현 옮김 / 리더스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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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미생> 이 떠오른다. 장그래를 비롯한 신입사원이 겪는 직장생활. 여러 유형의 상사들. 그 속에서 생존하는 법. 이 책과 참 닮아있다. 저자는 신입시절 자신이 최악의 부하였다고 고백한다. 회사생활을 너무 안이하게 하고 상당히 다혈질이었으며, 건방졌다고 했다. 게다가 상사를 우습게 알고 비즈니스 서적 몇 권 읽고나서 세상 이치를 모두 꿰뚫는 듯한 착각에 우쭐거렸다고 했다.

모두가 유능한 상사일 순 없지만 설령 무능하다 해도 상사의 탓을 해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적어도 부모 ·자식사이처럼 상사와 부하관계를 정의하며,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다 알 순 없지만 상사의 입장과 마음 또한 헤아려보라는 주문과 함께.

 

 

 

 

 1장부터 6장까지 목차를 보면 나를 지켜내기 위해 극복해야 할 상사유형 10가지부터 상사대응법과 업무기술 등을 개괄적으로 서술해 놓았다. 특히 와 닿았던 건 일을 맡기지 않는 상사나 허세를 부리는 상사에 대한 유형과 원인 분석. 흥미로웠다.

 

 

 

 

 

 

 

 

 

 

 

 

 

 

 

 

 

 

 

 

 

 직장생활은 절대 쉬운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낸다는 류의 그릇된 환상을 심어주는 광고를 경계하며, 일은 주어지는 것이지 선택하는 게 아니라고 꼬집었다. 어떤 상사와 일하더라도 부하직원인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기본기를 알려주는 책이다. 상사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상사인지 돌아보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관계 개선방안을 모색해나갈 기회를 주는 책이고. 회사라는 정글 속에서 어떻게 나를 지켜낼 것인가?저자의 말에 귀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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