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폴리틱스 -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장대익.황상익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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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할 <침팬지 폴리틱스>라는 책은 작년 말부터 유시민 님께서 적극 추천해 주는 책이라서 알게 되었단다. <침팬지 폴리틱스>를 읽으시다가 누군가 연상이 되었다면서, 그 누군가의 생각을 알고 싶을 때 침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똑 들어맞는다고 하셨어. 그래서 그 누군가에 대한 책을 출간하셨을 때 책 표지에 침팬지 모양의 심벌을 넣으신 것 같더구나. 그만큼 이 책을 무척 좋게 읽으신 것 같았어. 유시민 님의 추천이다 보니 아빠도 이 책을 리스트에 추가해두고 이제서야 읽게 되었구나.

침팬지라고 하면 인간과 가장 비슷한 영장류 중에 하나라고 알고 있어. 그래서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도 지능 높은 침팬지를 주인공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들도 인간보다 지능이 낮지만, 사회 조직을 이루고 살고 있단다. 제인 구달 같은 분들도 평생 침팬지 등 유인원들을 연구하셨는데 이 책의 지은이 프란스 드 발은 침팬지 연구에 있어 친밀감을 빼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사회성을 연구하였단다.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침팬지들을 연구하면 좋겠지만 이것은 여러 가지 여건으로 쉽지 않을 것 같구나. 그래서 지은이가 선택한 것은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는 동물원에서 연구를 했단다.

네덜란드 아른험 동물원이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어. 우리가 가본 동물원과 차원이 다르게 아른험 동물원은 무척 넓은 곳에서 침팬지들이 무리를 지내고 살기 때문에 정글에서 살고 있을 때의 습성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 겨울에만 날씨문제로 좁은 우리에서 지내는 것이 다르지만, 나머지 계절은 밖에서 지낸다고 하는구나. 아른험 동물원의 침팬지들이 일 년 중 가장 기쁜 날은 겨우내 우리에 있다가 봄에 우리 밖으로 나가는 날이라고 하더구나. 그 심정 이해가 갈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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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년 중 침팬지들이 가장 기쁜 날은 바로 겨울 주거지에서 벗어나는 날이다. 그날 아침이 되면 사육 담당자가 야외 사육장으로 통하는 문을 통보 없이 열어젖힌다. 침팬지들도 자신들이 있는 곳에서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는 없지만, 건물에 있는 모든 문의 움직임을 소리만으로도 쉽게 분간할 수 있다. 1초도 채 지나지 않아 집단 전체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면서 반응한다. 그리고 그들은 소집단 별로 나뉘어 야외로 나간다. 비명과 후우후우하는 소리는 여전히 계속된다. 광장 여기저기서 침팬지들이 서로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로는 세 마리, 또는 그 이상의 침팬지들이 흥분해서 펄쩍펄쩍 뛰거나 서로의 등에 올라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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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팬지들은 다툼도 잘하지만 이내 화해도 잘 한다고 하는구나. 화해하는 방법이 영장류마다 다른데, 침팬지는 키스를 통해 화해의사 표시를 한다고 했어. 아른험 동물원에는 23마리의 침팬지들이 있는데... 초창기에는 암컷 중에 우두머리 마마가 리더 역할을 했어. 영장류들 중에 일부는 암컷이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침팬지는 대부분이 힘 센 수컷이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한대. 초창기에는 나이 많은 암컷 마마가 리더 역할을 했지만, 성인으로 성장해서 힘이 세진 수컷 중에 이에룬이라는 침팬지가 조직의 리더가 되었단다.

그들 무리 중에 이 책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수컷들은 4마리가 있는데 이들이 나중에 리더를 놓고 권력 다툼을 하게 된단다. 이에룬, 라윗, 니키, 단디가 그들이란다. 그리고 암컷 중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는 침팬지들은 앞서 이야기한 마마가 있고, 동성애 기질이 있고 암컷보다 수컷들과 잘 어울리지만 사랑은 나누지 않는 파위스트가 있단다. 그리고 호릴라라는 암컷이 있었어. 호릴라는 젖이 적어 안타깝게도 아기가 몇 번 죽었어. 어쩔 수 없이 사람이 개입하여 젖병으로 아기를 키우는 법을 알려주고, 그 이후에는 젖병으로 아기 침팬지를 잘 키웠다고 하는구나.

...

본격적으로 수컷들의 권력 다툼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한동안 이에룬이 권력을 잡고 있었는데, 라윗이 조금씩 도전을 해봤단다. 다른 암컷과 이에룬 앞에서 교미를 하는 등 리더인 이에룬 앞에서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어. 이런 행동을 이에룬이 용납하지 않아서 싸우게 되었지. 라윗은 아직 이에룬을 제압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다 보니, 이에룬 눈치를 보면서 다툼이 있어도 먼저 화해 체스처를 보였어. 라윗의 권력 도전은 두 달 동안 이어졌어. 다른 침팬지들도 이에룬과 라윗이 권력 다툼을 하는 것을 알고 어디로 줄을 서야 하는지 망설이는 모습도 나타났어. 그런 와중에 수컷 서열 3위였던 니키가 라윗 쪽에 붙으면서 권력 중심의 추가 라윗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고, 결국 72일간 이어진 권력 다툼은 라윗의 승리로 끝이 났단다.

그래서 서열 1위가 라윗, 라윗을 도와준 니키가 서열 2, 이에룬은 서열 3위로 밀려났어. 이에룬이 서열 3위로 밀려나면서 억울해하며 울부짖는 듯한 사진이 책에 있는데, 침팬지들도 권력에 대한 탐욕은 대단한 것 같구나. 권력에 대한 탐욕은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단다. 서열 순으로 인사를 하는 침팬지 사회의 특징상 이제 이에룬이 라윗에게 먼저 인사를 해야 했어. 조직의 리더가 된 라윗은 스스로 보호자임을 자청했단다. 암컷들도 모두 라윗을 지지했어. 라윗은 누가 보더라도 리더처럼 보였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동물원 견학을 온 학생들에게도 누가 일인자인지 물어보았는데, 라윗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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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강자의 보안관 역할과 그 강자가 위협에 직면했을 때 약자로부터 받는 지원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을지는 뻔하다. 암놈과 그 새끼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1인자 수놈은 장차 라이벌과의 권력투쟁에서 어떠한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1인자 수놈의 보안관 역할은 호의라기보다 의무에 가깝다. 1인자로서의 지위는 이 같은 의무에 달려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에룬의 몰락은 그가 라윗이나 니키의 공격으로부터 다른 구성원들을 효과적으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사실로도 설명될 수 있다. 라윗의 행동도 그와 같은 견지에서 해석될 수 있다. 라윗은 암놈들을 공격하거나 이에룬에게 지원을 요청해봤자 별 볼일이 없다는 점을 시위했던 것이다. 하지만 쿠데타에 성공하고 나자 그는 완전히 태도를 바꾸어서 스스로 보호자의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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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권력은 영원하지 않단다. 니키가 권력을 노리고 있었어. 니키 혼자 힘으로는 안될 것 같으니, 이에룬과 연합하려고 했어. 이에룬도 자신의 권력을 빼앗은 라윗을 좋게 생각할 수 없었지. 이에룬과 연합을 한 니키가 라윗에 도전을 했고, 결국 일인자의 자리에 올랐단다. 하지만 니키는 암컷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대. 암컷들은 여전히 라윗을 지지했다는구나. 민심을 얻지 못한 리더는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없지. 인간 세계나 침팬지 세계나. 리키가 권력을 잡았지만, 지지를 받지 못했어. 그렇게 되자 리키는 공포 정치를 시작했단다. 민심을 얻지 못하는 리더는 강압적으로 군림하려는 것도 인간세계와 비슷하구나. 자꾸 한 사람이 떠오르는데, 유시민 님이 이 책을 읽고 왜 그 사람을 떠올렸는지 알겠구나. 리키보다 전직 대통령, 아니 전직 리더인 이에룬에게 존경 표시를 하는 침팬지들이 더 많았어. 리키는 자신이 권력을 빼앗은 방법이 다른 침팬지와 연합했던 거잖니? 그래서 리키는 이에룬과 라윗이 가깝게 지내지 못하도록 철저히 간섭을 했다는구나. 그들의 연합은 곧 자신의 권력이 끝나는 날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

 

2.

이 책은 수컷들의 권력 다툼 이외에는 침팬지의 사회 생활과 성생활 등 인간으로 따지자면 풍습 같은 것들을 이야기해주었어. 각자 뚜렷한 개성을 자기고 있다고 했는데, 그들은 다른 동물들과 같은 취급을 하면 안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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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침팬지들은 각기 나름대로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얼굴 생김새의 특징으로 우리가 주위 사람들을 알아보듯 침팬지들도 서로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게다가 목소리까지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난 후에는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침팬지들은 각자 걷는 법, 잠자는 자세, 그리고 앉는 모양새에도 특징이 있어 머리를 돌린다거나 등을 만지는 것만 보고도 어떤 놈인지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들의 개성을 이야기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각각의 침팬지들이 집단 내에서 동료들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이다. 이런 차이는 사람들을 특징 짓는 데 사용하는 것과 똑 같은 형용사를 쓰지 않는다면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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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들은 수컷들과 달리 서열 정리가 간단했다는구나. 암놈의 서열 구조는 일반적으로 나이에 의해서 정해지고 충돌도 적다고 했어..

그들의 사회성에 대해 이 정도로 책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으나, 에필로그에서 반전이라면 반전이고, 충격이라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어. 아직 수컷들의 권력 투쟁은 끝나지 않은 것이란다. 니키가 이에룬과 연합해서 권력을 잡은 이후 니키는 이에룬과 라윗 사이를 간섭하여 연합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잖아. 하지만 늘 감시를 할 수 없었는지 이에룬과 니키의 갈등이 고조되다가 이에룬은 니키의 지지를 철회했단다.

이제 니키는 라윗과 일대일을 해야 하는데, 라윗이 니키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라윗은 다시 권력을 차지하게 되었어. 니키는 라윗에 굴복하고 라윗은 다시 일인자가 되었단다. 하지만 라윗의 권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어. 10주 후 니키와 이에룬이 재결합 했단다. 이러고 보면 이에룬이 권력의 키를 잡고 있는 것 같구나.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힘이 세지 못해 일인자가 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자를 일인자로 만들 수는 있는 킹 메이커 같았어. 니키는 이에룬과 재결합하자마자 일을 벌였어. 니키와 이에룬은 라윗을 힘을 누른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야밤에 잔인하게 죽이고 말았단다. 쿠데타를 일으킨 거야.

이 쿠데타는 밤에 일어났기 때문에 동물원 관리인도 알 수 없어서 막을 수가 없었어. 아침이 되자 다른 세상이 된 거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파위스트는 니키를 공격했지만, 죽은 라윗이 돌아올 수는 없었단다. 이때 그 동안 조용했던 단디도 이 권력 다툼에 끼어들 만큼 성장했단다. 단디는 이에룬에 접촉하려고 했고, 니키는 그들을 떼어놓으려고 했단다. 둘이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는 거지. 시간이 흐르고, 단디와 이에룬은 결국 반니키 연합을 구성했단다. 그리고 또 다시 권력다툼이 일어났고, 니키가 도망가다가 그만 물에 빠져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단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니키가 물에 빠졌는데 아무도 안 도와주었다는 거야.

앞서 이야기했듯이 니키는 공포 정치를 했었잖아. 아무도 그를 살려주고 싶지 않았던 거지. 결국 단디가 일인자가 되었단다. 권력 다툼으로 두 마리의 수컷 침팬지가 목숨을 잃었단다. 인간 사회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을 죽인 것을 역사에서 심심치 찾을 수 있잖니..  침팬지들의 권력 다툼을 보니, 인간의 정치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지은이도 침팬지의 정치도 인간만큼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단다. 침팬지와 인간은 동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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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313)

인간을 침팬지와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욕적이거나, 혹은 그 이상의 죄악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동기를 더욱 동물적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팬지들 사이에서 권력 정치는 단지 나쁘다거나 더럽다는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른험 집단에 사는 침팬지들에게 논리적 정합성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민주적 구조도 안겨주었다. 모든 파벌들은 일시적인 권력 균형에 이를 때까지 사회적 영향력을 계속해서 찾는다. 그리고 이런 균형은 서열상의 지위를 새롭게 결정한다. 다소 유동적인 지위가 고정될 때까지 관계는 계속해서 변한다. 이 같은 서열의 공식화가 어떻게 화해 가운데 일어나는지를 보게 되면, 집단 내의 서열이 경쟁과 충돌을 제한하는 응집적요소임을 이해할 수 있다. 육아, 놀이, 섹스, 협력 등은 그로 인해 찾아오는 안정 상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수면 아래의 상황은 늘 유동적인 상태이다. 권력의 균형은 매일매일 시험되며, 만일 그것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도전이 일어나고 새로운 균형이 찾아올 것이다. 결국 침팬지들의 정치도 건설적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로 분류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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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침팬지 폴리틱스>를 이야기해 보았단다. 책에는 침팬지들의 많은 사진들이 담겨 있단다. 침팬지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들은 상당히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았어. 그들을 다른 동물들과 같은 취급을 하지 말고, 사람과 같은 취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구나. 앞서 이야기했던 침팬지가 주인공인 <혹성탈출> 시리즈 중에 보지 않은 시리즈를 한 편 보고 싶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동물원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챔팬지를 보고 즐거워한다.

책의 끝 문장: 정치의 기원에 대한 전통적 주장에 의문을 던지게 해준 한 편의 정치적 드라마를 볼 수 있었기에, 그리고 그런 올바른 시공간에 내가 존재했던 것에……



집단생활의 역학은 아른험 집단에서 일어난 지도력의 변화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 변화 과정은 수개월에 걸쳐서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리더십의 변화가 단 몇 차례의 투쟁으로 결판나지 않았다. 내 연구는 결코 눈에 띄지 않게 계속되는 사회적 책략에 관한 것인데, 그것은 최종적으로 리더의 추방으로 이어진다. 집단의 안정성은 그 토대부터 천천히 무너진다. 개체들은 제각기 음모에 찬 감시망 속에서 자기가 완수해야 할 역할을 가지고 있다. 미래의 새로운 리더는 스스로 그 길을 개척해 나가지만 혼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단독으로 자기의 리더십을 집단에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그의 지위는 부분적으로 다른 침팬지에 의해 주어진다. 리더, 즉 우두머리 수놈도 다른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감시망에 걸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P36

침팬지의 표정은 각각의 특정한 기분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즐거운 기분과 불안한 기분 사이의 차이는 이빨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지로 추측할 수 있다. 침팬지는 놀라거나 괴로울 때면 즐거울 때보다 훨씬 길게 이빨을 드러낸다. 보통의 구경꾼에게 입을 크게 벌린 표정이 즐거워서 웃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적어도 침팬지의 경우는 웃을 만한 일과 전혀 관계없는 것이 확실하다. 이와 같이 이빨을 드러내는 것은 엄마가 제멋대로 방치해서 외톨박이가 된 새끼가 집단 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구성원과 싸우게 된 제법 나이든 침팬지에서 가끔 볼 수 있다. (서열이 높은 침팬지는 좀처럼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다.) - P49

이런 견해에 따르면 기술적인 창의성은 부차적인 발전이다. 영장류 지능의 진화는 꾀로 상대방을 이기고, 속임수 전략을 감지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타협을 이루며, 자신의 삶에 이득이 되는 사회적 연대를 증진시키기 위한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침팬지들은 이런 영역에서 분명히 뛰어나다. 그들이 가진 기술적인 재주는 인간보다 떨어지는 것이 확실하지만, 그들의 사회적인 능력도 그렇다고는 쉽게 단정하지 못하겠다. - P76

큰 소란이 순식간에 시작된 것처럼 평화도 그렇게 찾아온다. 이에룬이 자리를 잡으면 다른 침팬지들이 서둘러 그의 곁으로 와 인사를 한다. 마치 왕이나 된 것처럼 집단적 경의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면서 신하 몇쯤은 쳐다볼 가치조차 없다는 듯 무시한다. 이 같은 ‘의례(formalities)’가 끝나면 모두가 다시 조용히 자리에 앉고 새끼들도 어미에게서 떨어져 멀리 돌아다니며, 이에룬은 편안한 자세로 암놈들의 털고르기에 몸을 맡기거나 요나스나 바우터 같은 새끼들과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 새끼들은 늘 두목과 장난 싸움을 할 태세가 되어 있다. 새끼들은 이에룬에 대한 경의는 까맣게 잊어버린 양 그를 쫓아다니며 모래를 뿌리거나 나무 막대기를 집어던진다. - P127

내 경험에 의하면 장성한 수놈 침팬지 사이에서 나타난 위협 과시의 경우, 열 번 중 네 번 정도가 이에룬이 비명을 지르고 라윗이 빰을 강하게 후려치는 것과 같은 실제적인 충돌로 이어졌다. 이 같은 사건은 대개 위협, 추적, 비명 같은 일련의 행동이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놈들 사이에서 서로 때리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한 번 가격을 했다고 그 자체로 싸움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다툼일 때는 실제로 맞수끼리 서로 붙잡고 물어뜯는다. 백 번의 충돌 가운데 한 번 이하, 정확하게는 수놈까리의 대결 중 0.4퍼센트만이 진짜 결판을 내는 결투에 이른다. 빈도는 낮지만 결투의 위협은 늘 상존하고 있고, 바로 이런 점이 우위 다툼 과정의 긴장감을 더욱 부채질한다. - P142

털고르기, 눈길 맞추기, 평화 협정, 중재 등을 생각하면 화해라는 주요 테마가 우리의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나는 이런 행동이 갖는 사회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믿는다. 그것은 분명 집단생활을 파괴할 우려가 있는 여러 세력에 대한 건설적인 균형추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까지 화해 행동에 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1960~1970년대에 걸쳐 인간이나 동물의 공격적인 행위에 대한 연구에는 막대한 연구비가 투여되었지만 그 행위가 어떤 식으로 종결되는지에 대한 연구에는 무심했다. - P171

서열을 결정짓는 원리를 성별에 따라 다르다. 수놈 사이에서는 연합이 우열을 결정한다. 수놈이 암놈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주로 육체적 우월성에 기인한다. 한편, 암놈끼리의 서열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보다 ‘성격’과 ‘나이’다. - P270

다른 침팬지들을 위해 가지를 붙들고 있어주는 행위는 연합 형성 행위 그 이상인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도움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뭇잎과 고기를 나눠먹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이런 행위가 성적 특권을 양보한다거나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것보다는 선뜻 이뤄질 수 있는 관용적 행위라고 여긴다. 물론 이 두 가지 형태의 협력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침팬지 수놈은 물질적인 것을 나눌 때에는 놀랄 정도로 너그럽다. 자기 손에 있는 물건을 암놈들이 낚아채는 것조차 용인할 정도다. 이러한 특성은 사회적 행동에서도 나타난다(라이벌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지만). 그들은 도움을 줌으로써 동시에 통제하려 한다. 이를 보호해주는 대신에 그로부터 존경과 지지를 받아내는 것이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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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 나의 이야기로 우리를 노래하다
테일러 스위프트 지음, 헬레나 헌트 엮음, 김선형 옮김 / 마음산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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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즘에는 팝송을 들어도 예전 팝송을 듣곤 하지만, 아빠도 한 때는 최신 팝송도 찾아 듣던 시절이 있었단다. 그것이 이상하게도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뜸해지고, 거의 마지막으로 최신 팝송을 찾아 들었을 때 알게 된 가수가 테일러 스위프트가 아니었나 싶구나. 테일러 스위프트가 데뷔한 지 비교적 얼마 안 되었을 때 발표했던 노래들을 즐겨 들었던 것 같아. 아직도 아빠 핸드폰에 스위프트의 노래들이 저장되어 있단다. 가끔 차에서 랜덤으로 나오는 노래 리스트 속에 흘러나와서 너희들도 들어봤을 거란다. Love story, Begin Again,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등등그리고 라이브 공연에서 부른 리바이벌 곡 Bette Davis eyes…

그 이후에 발표한 노래들은 잘 모른단다. 예전에 나이 드신 분들이 왜 옛날노래만 듣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나이를 먹게 되면 추억이 담긴 노래들을 찾아 듣는 것 같구나. 다행히 너희들이 즐겨 듣는 최신 음악을 같이 듣곤 해서 가요는 아직 시대를 따라 갈 수 있을 것 같구나.. ㅎㅎ

아무튼 예전에 테일러 스위프트를 즐겨 들었기 때문에 가끔 매체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뜨게 되면 잘 지내나? 하는 생각에 영상을 보기도 한단다. 몇 년 전에 트럼프를 비판하는 것을 보고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정치적 성향도 우리 편인 것 같아서 다행이더구나. 이 정도면 약간의 팬심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 그런 약간의 팬심이 오늘 소개해 줄 책도 읽게 만든 것이란다.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책이 인터넷 서점 초기 화면에 떴을 때부터 관심을 갖던 책이었단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어떤 삶을 살아오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단다. 말도 똑부러지게 잘 하잖니

 

1.

이 책을 위해서 따로 쓴 것은 아니고, 데뷔 이후 많은 매체에서 진행한 인터뷰나 콘서트 등 행사에서 했던 말들을 한데 모은 책이란다. 그래서 지은이 옆에 엮은이가 따로 있었구나. , 아빠는 이런 형태의 책은 좀 마음에 들지 않는데단편적인 말들과 생각들이 쭉 나열되어 있다 보니 연결성도 없고 말이야. 지금은 엄청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겠지만, 좀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이런 짜깁기 책 말고 정식 자서전 같은 책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것 같구나. 12살에 작곡을 했고, 13살에 계약을 했대. 그 나잇대와 어울리지 않는 컨츄리 음악으로 데뷔를 했는데, 아빠가 음악을 잘 모르지만 정통 컨츄리 음악은 아닌 것 같고 다른 음악 장르와 섞인 퓨전 스타일의 컨츄리 음악 같았단다. 아무튼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하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어. 그렇다 보니 어린 나이의 천재성으로 홍보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는지,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런 점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실력으로만 인정을 받고 싶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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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 나이를 홍보 수단으로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걸 제가 남보다 뛰어난 점이라고 내놓고 싶지 않았죠. 홍보는 음악에 맡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열일곱 살이라는 사실을 숨기지는 않았지만 헤드라인에 오르기를 바란 적도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음악이 승리를 따내길 원했거든요. 실상은 열일곱 살이라는 게 장애물에서 가까웠어요. 라디오방송국에, 또 그 라디오를 듣는 중년 청취자들에게 실력을 입증해야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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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가장 많은 주제가 사랑이잖니. 직접 작사도 하니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실려 있단다. 그렇다고 그 사랑이 노래에 영감을 주는 건 아니라고 했어. 자신의 삶 자체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했어. 말하기 연습도 따로 했는지, 말도 멋있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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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제 노래에 영감을 주는 건 실연이 아니에요. 제 노래에 영감을 주는 건 사랑도 아니에요. 제 노래에 영감을 주는 건 제 삶에 들어오는 고유한 개인이에요. 저에게 정말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도 왠지 그에 대해 노래 한 곡조차 쓸 수 없던 적도 있어요. 그런가 하면, 제 인생에 2주일만 들어왔다 나간 사람을 만나고 앨범 한 장을 통째로 쓸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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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정말로 그냥 제 삶에 대해서만 쓰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내놓으면 그 노래가 바로 다른 여자아이의 방에서 울려 퍼지고 제가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의 차 안에서 재생된다는 사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기고 나니까…… 인간으로서 우리가 정말 원하는 건 타인과의 연결이라는 실감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음악이 바로 그런 궁극적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연결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제든 음악을 틀면 같은 일을 겪은 누군가가 있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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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면서 정치적 발언이나 인권에 대한 발언도 하는데 올바르면서도 시원하게 이야기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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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예전에는 공공연하게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는 일은 삼갔어요. 그렇지만 지난 2년간 제 인생과 세계에 있었던 여러 일들을 거치고 나서 지금은 생각이 아주 달라졌습니다. 저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인권을 옹호하는 후보에게 제 표를 던질 거예요. 이 나라의 모든 국민이 인권을 보호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LGBTQ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믿고, 성적 지향이나 젠더를 근거로 어떤 형태의 차별도 가해져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지금도 우리 눈앞에서 이 나라의 유색인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체계적 인종주의는 소름끼치고, 역겨우며, 사방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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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너희들이 어렸을 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엄마 아빠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한 적이 생각나는구나. 책도 보고 영상도 찾아보고 그랬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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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저에게 아름다움은 진지함이에요. 아름다움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외모와 무관하게 너무 웃겨서 아름다운 사람도 있단 말이에요. 남을 웃기는 일에 진심이라서요. 아니면 정말로 감정적이라서, 우울하고 사려 깊고 금욕적이라서, 그런 자기 자신에게 진지해서 아름다운 사람도 있어요. 군중 속 어떤 사람이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리도록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면, 빛나는 진심이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는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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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두려울 게 없다는 건, 인생이 예측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는 뜻이에요. 대처하는 방식이 모든 걸 좌우해요. 나에게 던져지는 것과 주어진 것과 빼앗긴 것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해요. 그리고 두려울 게 없다는 말은 겁을 모른다거나 상처로부터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거나 하는 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두려울 게 없다는 건 무서운 것이 있더라도 꿋꿋이 자기 삶을 살아내고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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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인터뷰나 발언을 모아 놓은 책이다 보니, 좋았던 문장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구나. 오랜만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한번 찾아 들어봐야겠구나. 최근에 발표한 곡으로…^^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열한 살 아니 열두 살 때쯤, 부모가 운영하던 펜실베이니아의 크리스마스트리 농장에서 처음 기타를 배운 그 순간부터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미지 메이커이자 스토리텔러였다.

책의 끝 문장: 이제 저는 6년 전보다 더 사람들을 신뢰하게 됐어요.



작곡을 시작한 이유가 뭐냐면, 학교에서 힘든 하루를 보냈거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을 때마다 그냥 혼자 이런 말을 하게 됐어요. "괜찮아, 언젠가 이걸로 곡을 쓸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스스로 뇌를 훈련시켰던 것 같아요. "아파? 아픔에 대해서 노래를 쓰자. 뭐야, 주제 못 할 감정? 그걸로 노래를 만들자." - P27

음반 계약을 따내려고 할 때는 절대로 "제 목소리는 유명한 누구누구와 꼭 같아요"라는 말을 해서는 안 돼요. 절대로 레이블에 그 말은 하지 마세요. 그러면 그쪽에서는 "글쎄, 뭐, 우리한테는 어차피 그런 거물 아티스트가 많이 있어요-그러니까 그쪽과 계약할 필요는 없겠네요"라고 할 거예요. 젊은 아티스트라면, 독창적인 소리를 내려고 노력해야 해요. 누구와도 닮지 않은 소리 말이에요. - P39

저는 구제 불능 낭만주의자로 분류될 거라 생각하는데, 여러분도 그럴 것 같아요. 여기 계시잖아요. 우리가 맞닥뜨리는 난제, 그러니까 답이 없는 낭만주의자들의 난제는 뭐냐 하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안녕, 하고 첫인사를 할 때는 마술에 걸린 것 같아서 언젠가 그 첫인사가 작별 인사가 되리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누군가와 첫 키스가 마법처럼 근사할 때도 마지막 키스로 변할 날이 올 거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고요. - P61

제가 잘못한 일이 있거나 저한테 문제가 있을 때 그걸 찾아내면 얼마나 비싼 값으로 팔릴까, 그 생각을 하면 조금 무서워져요. 그러니까 어떤 순간에는 정말로 겁이 날 때가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제 호텔방 창문으로 누가 사진으로 찍으려 하지 않을까 싶은 그럴 때요. 방에 들어가면 무조건 블라인드를 치고 살아야 해요. 그런 부분이 가끔 실감나서 울컥할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날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잡지 <TMZ>의 누군가가 제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제가 뭘 잘못 했나 찾고 있을 거예요. - P164

삶을 살아가며 모든 인간과 사물을 단순화하고 일반화하려는 욕구가 우리에게 있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은 단순화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그냥 선하거나 그냥 악하기만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최악의 자아와 최고의 자아, 깊디깊은 비밀과 디너파티에서 즐겨 떠벌리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짜인 모자이크입니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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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

하기 좋은 말로 노년에 시간이 많으니 봉사활동이라도 하라고들 말한다. 나는 아무리 봐도 노년이라 시간이 많이 남아돌지는 않는 것 같다. 봉사라는 게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게 아니라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봉사하고 싶지 않다. 그동안 남편에게 봉사활동을 너무 많이 한 관계로 그만하면 내가 해야 할 봉사활동은 다했다고 내 마음대로 생각한다.

 

(32-33)

요즘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이 주목받고 있는 모양인데, 도서관에 가면 틀림없이 아직 갖추어놓지 않았거나 있어도 누가 냉큼 빌려갔을 거란 말이지. 그러니 같은 작가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빌려올 작정으로 쪽지에다 써놓는다. 책을 사기에는 이미 내가 버린 책이 너무 많아서 이제 가능하면 책을 사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또한 알 수 없다. 나는 아끼지 않기로 작정을 한 사람이다. 젊었을 때는 할머니가 되면 하루종일 책만 읽고 있어도 좋겠다 싶어 이 시기가 오기를 은근히 기다렸다. 그래도 사람 사는 게 언제나 기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가기 마련인지라 나의 독서 생활 역시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41)

이 내용은 폴 존슨이 쓴 <지식인의 두 얼굴>(윤철희 옮기, 을유문화사)에 나온다. 이 책에 의하면 <두 노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증 그 외의 많은 작품에서 하느님 찜쪄먹을 것처럼 기독교적 신앙심을 강조했던 톨스토이가 사창굴에 자주 드나들고 하녀들을 수시로 추행하고도 언제나 남녀 교체를 사회악이라고 생각했으며 여자들을 남자들과는 동등한 인격체라고 생각하지 않고 멸시했다는 것이다. , 이런 재수탱이 똘쓰또이. 내가 그 두꺼운 <전쟁과 평화>를 모조리 다 읽고, 수많은 인간의 심리를 이렇게 정확하게 묘사할 줄 아는 사람은 인간성 반듯하고 인격이 아주 높을 거라고 생각하며 존경의 마음을 보냈는데, 자기 어린 아내하고도 매일 불화하고 죽을 때도 기어이 집을 나와서 기차역에서 죽었던 것이다. 아이를 열셋이나 낳아놓고 자기 잘난 맛에 농지를 농노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난리치니 어느 마누라가 좋아할까? 세상에 믿을 놈이 하나 없네.

 

(73-74)

너희도 너무 애쓰지 말고 대충(이것이 중요하다) 살고, 쾌락을 좇는다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뭔가 불편한 것이 있으면 이것부터 해결하는 방법으로 살면 소소하게 행복할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건강을 잃으면 행복하기 어렵다) 한 종목의 운동을 늙어서까지 꾸준히 할 것이며 너무 복잡한 건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살도록 해라. 다행히도 재산이 많이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아들딸 며느리 손자 손녀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했고, 너희는 내가 지금도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원천이다. 나의 장례는 그 시기의 일반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며 화장해서 유골은 너희 아빠를 장자 지낸 것처럼 하고, 제사는 지내지 말고 그날 시간이 나면 너희끼리 좋은 장소에 모여서 맛있는 밥을 먹도록 해라. 또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너희 아빠는 꽃 피는 봄에 돌아가셨으니 나는 단풍 드는 가을에 떠나면 좋겠네. 그러면 너희는 봄가을 좋은 계절에 만날 수 있을 테니. .

 

(90)

비단 부부간의 신의만이 의리가 아니다. 부모 자신 간의 관계라 할지라도 인간관계에서는 의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끔씩 정말 철없는 부모들이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방치하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도 발생하지만, 혼자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없을 정도의 부모를 돌아보지 않는 자식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왔다면 내 부모의 안부를 묻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까지는 안 하더라도 근황을 파악하고, 필요시에는 마땅한 조치를 취하는 게 사람됨의 근본일 터이다. 요새는 부모가 장수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식도 나이들어가다보면 부모 자식 간의 감정적 정은 줄어들지라도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리가 있는 것이다. (사실 노노(老老) 케어 현상은 사회적 문제이다.) 이렇게 부부간이나 부모 자식 간에도 의리가 중요하다면 모든 인간관계의 핵심은 결국 의리에 있다 하겠다.

 

(96)

대부분의 남자들은 나이들어갈수록 모든 면에서 무심해지는 것 같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 빼고는 일상생활에서 여자보다 잘하는 게 별로 없어 보인다. 오죽했으면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남자가 늙으면 두부 만 모보다 쓸데가 없다했을까. 우리 어머니 세대에서는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은 언제나 대우받고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다른 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아 보이고, 늙어서도 서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마음이 남아 있어서 자기들끼리 가진 술자리에서도 끝에는 다툼으로 끝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여자들의 모임에는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는 태도가 있고, 서로 돌보고 위로하는 관계가 되어가기에 나이든 지금이 여자들의 모임이 훨씬 더 좋다. 의리를 잘 지킬 수 있는 것도 유능해야 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잘 이어나가고 서로를 돌보는 면에서도 여자들이 유능하다. 알고 보면 의리라면 여자인 것이다.

 

(113)

나는 이제 할머니이지 엄마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제 나는 비겁하지 않다. 나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내 자식들은 성인이 되었고 엄마의 역할은 미미하다. 나는 중년의 내 자식이 자신의 업계에서 유능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유능한 사람과 유명인은 다르다. 유능한 사람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차질 없이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40 중반을 넘고 50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유능하지 않으면 평균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며 살아가기도 힘든 것이 세상이기 때문이다. 인생살이에서 보통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제일 좋지 않나 싶다. 젊은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금수저로 태어나면 거기에 상응하는 뭔가가 되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인생이 피곤해진다. 그렇게 좋은 환경과 뒷받침에도 별 볼 일 없는 존재에 머무른다면 그 또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누구나 자기가 짊어져야 할 생의 무게가 있는 법이다.

 

(115-116)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모든 결혼 생활에 해피엔딩은 없다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우리 삶의 끝이 결국 죽음이라면 인생 자체가 해피엔딩일 수 없을 테니까.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언젠가는 끝이 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결혼 생활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을까? 많은 동화책이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기 때문에, 당연히 결혼하면 행복하게 사는 결말만 있는 줄 알았겠지. 하지만 부부가 마지막까지 같이 살다가 같이 죽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더 큰 불행을 원하는 것과 같다.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같이 죽거나 아니면 둘이 동반자살을 시도하지 않는 한 자연사로 같이 죽는 일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죽고 며칠 사이에 다른 한쪽이 죽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때는 둘 다 아주 연로하여 실제로 더 딱한 경우일 수도 있다.

 

(158-159)

길을 지나다니면서 보면 할아버지들은 뚱뚱한 사람들이 드문 편이다. 그런데 목욕탕에 온 할머니들은 배가 너무 많이 나와서 보기에 좀 답답하다. 다리와 팔은 보통인데, 복부가 숨쉬기도 어려워 보이는 분들이 많다. 이것은 아무래도 호르몬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살이 찌면 무릎이나 허리가 아픈 경우가 많고 관절염 약을 먹으면 살이 더 빨리 찐다. 게다가 나이가 많아지면서 체질이 바뀌어 알레르기라도 발생하면 피부과 약을 먹게 되고, 이 피부과 약이 또 비만을 불러온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나이가 70대 중반을 넘으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살이 찌고 싶어도 잘 안 찌고, 물론 할머니도 살이 찌고 싶은데도 안 찌는 경우가 있어서 너무 왜소하게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들은 신경을 안 쓰면 살이 찐다. 조물주가 생애주기를 잘못 짰다고 불평해봐야 소용없고 적게 먹든지 더 많이 움직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187)

내가 어렸을 때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없었던 것 같다. 길을 지나다가 이웃이나 친구 엄마를 만나면 숙이 저어메~!”라고 크게 외치는 것이 인사였다. 그러면 그분은 오냐~” 이렇게 인사를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우스운 생각이 든다. 숙이 저어메라니(그러니까 이것은 누구의 어머니라는 호칭으로 불렀던 것이다). 집에 손님이나 친척이 오면 고개만 숙여서 절하거나 친척의 호칭(‘삼촌~’이라거나 이모~’ )을 한번 불러보는 것으로 인사가 끝났다. 그러니까 호칭이 곧 인사였던 것을 알 수 있겠다.

 

(193-194)

따지고 보면 여자들이 아가씨에서 아줌마로 불릴 때쯤 얼마나 심정적 갈등이 많았을까. 당연히 결혼도 했고 적당히 나이들었으면 아줌마로 불려도 그러려니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왜 이게 또 쉽게 받아들여지질 않는 겐지. 게다가 요즘엔 나이는 제법 들었는데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모르는 사람을 불러야 할 때는 꽤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결혼하고도 아이를 안 낳은 사람도 있는데, 장사하는 사람 중에 손님에게 무조건 어머니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도 엄청 바뀌어서 아무나 어머니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예전에는 당연히 저 정도 외모를 가졌으면 아주머니나 어머니로 불려도 될 것 같은, 시대가 인정하는, 요즘 애들 말로 국룰적 호칭이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면에서 이게 맞나?’ 자신의 상식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213-214)

생각해보면 나는 참 운좋게도 그냥저냥 평탄하게 살아온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겪었을 여러 인생살이와 이런저런 사건사고와 경제적 결핍과 허약 체질과 남편과의 불협화음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익명으로 살 수 있었던 자유로움과 처치 곤란한 재물 때문에 머리를 썩여야 할 일이 없음에도 감사한다. 나는 이제 어느 정도 자유롭다. 관습과 도덕으로부터, 또 종교의 신념으로부터, 이런저런 인간관계로부터도 거의 자유롭다. 다만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으며 지금까지 먼 길을 온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한다.

 

(235)

우리가 살아오는 동안 다 평온하고 별일 없이 살 수는 없다. 이 정도의 소소한 불편은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실제 사는 집에 수해나 화재가 나거나 아니면 교통사고가 크게 나거나 갑자기 심각한 질병의 선고를 듣거나 하면 얼마나 막막할까. 그러니까 심란하거나 난감하거나 왕짜증이 나는 정도는 어쨌든 어찌저찌 해결할 수 있는 좀 불편한 일들에 불과한 것이다. 전 지구적 대책 없는 큰일들을 생각하면 그나마 이 정도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다 싶다. 제발 기후위기나 자연재해, 대형 산불 이런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날들이 이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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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4-10-13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인간관계의 핵심은 의리에 있다는 말씀 깊이 공감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bookholic 2024-10-13 23:33   좋아요 1 | URL
^^ 고맙습니다... 주말이 휘리릭 가버렸어요..ㅠㅠ
즐거운 한 주 되십시오~~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2>이라는 책을 소개해주었는데, 오랜만에 그 책을 보게 되어 반가웠단다. 아빠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던 즈음에 읽은 책이었거든. 독서기록을 뒤져보니 2001 6 2일에 읽었더구나. 무려 23년이나 되었다니세상의 무상함을 이야기해서 무엇 하겠냐마는 세월의 빠른 속도가 아직 익숙하지 않구나.

아무튼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소개해 준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2>을 보고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단다. 23년만에 다시 읽는다는 것은 아빠의 기억력으로는 처음 읽는 책이다 생각하고 읽었단다. 당시 쓴 독후감을 읽어보았는데, 게으름이 철철 묻어나게 간단히 썼더구나. E=mc^2 공식의 역사라고 볼 수도 있고, 평전이라고 볼 수 있는 그런 책으로 기억되고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 있단다. 이번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소개해 준 것은 최근에 새로 번역한 책이지만, 아빠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2001년도판의 책을 찾아 읽었단다.

 

1.

E=mc^2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대표하는 공식으로 과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식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구나. 질량이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대단하구나. 지은이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E=mc^2 을 구성하는 하나하나를 뜯어 보았단다.

먼저 E, Energy. 에너지의 개념을 도입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마이클 패러데이라고 하는구나. 패러데이라고 하면 Jiny는 과학 시간에 배웠을 것 같구나. 전기장과 자기장의 방향을 알 때 사용하는 패러데이의 왼손 법칙의 그 패러데이. 패러데이는 원래 책 제본업자였대. 직업이 그렇다 보니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대. 우연히 손님이 준 영국 왕립 과학연구소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주어 듣게 되었고, 강의를 정리해서 데이비드 경이라는 과학자에게 보냈고, 데이비드 경은 패러데이를 실험 조교로 고용했단다. 패러데이는 그렇게 과학을 시작하였고, 전기와 자기가 별개라고 생각하던 당시의 상식을 깨뜨리는 발견을 하게 되었어. 전기가 자기를 만들고, 자기가 전기를 만드는 연관성을 발견하여 전동기를 발명하였고, 에너지의 개념을 정리하였다고 하는구나. 패러데이에 정립된 에너지 개념은 이후 과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계속 되어 우주 안의 모든 에너지의 총량은 늘 변함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어. 보통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는 말을 쓰는데, 우주가 탄생할 때의 에너지와 지금의 우주 전체 에너지가 같다는 신기하구나.

두 번째로 “=”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었어. 등호를 의미하는 부호는 1400년대말 인쇄술이 보급된 이후 처음에는 여러 가지 형태로 쓰이다가 1600년대에 “=”로 통일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의 역사도 새로 알게 되어 좋았단다.

다음 m, mass. 질량. 불쌍한 라부아지에 이야기가 또 나오는구나. 세금징수원이었던 라부아지에는 틈틈이 과학 공부를 해서 연소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큰 발견을 하게 된단다. 이건 아빠가 다른 책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던 것 같구나. 그 이전에는 연소라는 것이 플로지스톤이라는 물질을 가지고 있다가 연소하면서 그것이 사라진다고들 생각했는데, 라부아지에는 연소라는 것이 오히려 질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산소와 결합하기 때문에 전체 질량이 늘어나게 된다고 했던 것이야. 물론 그 늘어난 질량은 산소 때문이고, 산소까지 포함한다면 연소 전후의 질량은 변함이 없다고 했단다.

이것도 에너지와 비슷하게 우주 전체의 질량은 늘 변함없다고 하는구나. 아빠의 몸무게가 늘어나도 우주 전체의 질량은 변함없다는 거지. 아참, 라부아지에를 불쌍하다고 한 이유는 기억나니? 아빠가 여러 번 이야기한 것처럼 프랑스혁명 때 세금징수원으로 원칙적으로 일한 것이 혁명파에게 밉보여 처형당하고 말았단다.

이번에는 c. c는 빛의 속도를 의미해. 라틴어로 '빠름'을 의미하는 celeritas의 앞글자를 따서 c로 표기했다는구나. 옛날에 빛의 속도는 무한하다고 생각했대. 갈릴레이가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고 생각하고 속도를 측정하려는 시도를 했는데, 실패를 하고 말았고 이로 인해 빛의 속도는 무한하다는 것을 더 믿게 되었다는구나. 그런데 당시 목성의 위성 이오의 공전주기가 다르게 관측되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를 빛의 속도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어. 1676년 뢰머라는 사람이 그 사람인데, 뢰머는 목성과 지구의 공전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목성과 지구의 거리가 달라지게 되고, 그로 인해 이오의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시간이 달라진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가 추측한 빛의 속도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빛의 속도와 거의 비슷한 초속 30km라고 하는구나

 

2.

많은 과학자들이 빛의 정체에 대해서 연구를 했단다. 파동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이었는데, 아인슈타인은 빛이 파동이라는 개념을 석연치 않게 생각했어. 그리고 어떤 물체에 아무리 에너지를 많이 주어 속도를 증가시켜도 빛의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한다고 이야기했어. 그 대신 질량이 늘어난다고 했던 거야.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한다는 개념을 처음으로 생각하게 된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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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라부아지에와 패러데이는 진리의 한 측면만을 보았다. 에너지는 홀로 서 있지 않으며 질량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질량과 에너지의 합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아인슈타인의 연구는 18세기와 19세기의 과학자들이 한때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두 가지 보존의 법칙의 궁극적인 확장이었다. 이러한 발견이 오랜 세월 동안 감춰지고 의문시되지 않았던 이유는 빛의 속도가 일상적인 움직임을 뛰어넘어 너무나 빠르기 때문이었다. 보행 속도나 기관차, 제트기의 속도에서 이 현상은 미미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이 세상 곳곳에 있는 에너지와 질량의 관련성에 대해 목격하게 될 것이다. 가장 흔한 물질 내부에도 조용히 떨고 있는 에너지가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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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뒤 샤틀레라는 지적 호기심 많은 프랑스 귀족 여성이 있었단다. 21살에 어떤 군인장교와 형식적인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집을 떠나면 다른 남자들과 교제하는 개방적인 여성이었어. 하지만 그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만한 사람이 없었는데, 그런 남자가 한 명 나타났으니 바로 볼테르였단다. 둘 모두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에 금방 친해졌단다. 샤틀레는 별장을 과학연구소를 리모델링했단다. 도서관과 실험실 장비, 세미나실 등을 갖추었단다. 샤틀레와 볼테르는 그곳에서 과학 연구, 특히 에너지에 대해 연구했어. 뉴턴은 에너지가 소멸된다고 했고,

라이프니치는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어. 샤틀레와 볼테르는 라이프니치의 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하려고 했단다. 그리고 에너지라는 것이 질량이 비례하고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을 밝혀냈어. 그러던 중 샤틀레는 마흔의 나이에 임신을 했단다. 당시 마흔에 임신하는 것은 거의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였어. 샤틀레도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연구를 하고 연구를 했다고 하는구나. 안타깝게도 샤틀레는 출산 후 일주일 뒤 죽고 말았대. 샤틀레와 보틀레의 연구에 의해서 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 확인되어 아인슈타인의 공식에도 에너지는 빛의 속도 제곱에 비례한다는 공식이 생긴 거야.

1905년 아인슈타인이 E=mc^2이라는 방정식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다른 과학자들은 이 공식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몰랐다고 하는구나. 마리 퀴리가 라듐을 이용한 방사선 연구를 했는데 라듐에서 신기한 빛이 발산하는 것이 바로 E=mc^2 제곱에 의한 것인데 당시에는 몰랐다고 하는구나.

..

이제 원자의 이야기를 좀 해야겠구나. 원자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졌어. 러더퍼드는 원자 속에 거의 텅 비었다는 것을 발견했고, 채드윅은 원자핵 속에 양성자 이외에 중성자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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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어떤 식으로든 좀더 심도 있는 설명, 물리학자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했던 좀더 높은 수준의 상세한 설명이 필요했다. 원자는 단단한 구형체가 아니었다. 오히려 텅 빈 바다처럼 거의 비어 있는 공간이었으며, 그 중심부에 핵이라는 미세한 점 하나가 있었다. 그것이 러더퍼드의 발견이었다. 핵 역시 그저 단일한 물질은 아니었다. 핵은 양전하를 띠고 딱딱 소리를 내는 양성자와 조약돌 같은 중성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것이 1932년에 밝혀진 사실이다. 중성자는 투사할 때의 속도를 줄인다면 핵 속을 어느 정도 쉽게 드나들 수 있었다. 그것은 1934년 페르미에 의해 밝혀졌다. 하지만 핵에 대한 연구를 거기서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몇 년 동안이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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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 독일에서 리제 마이트너와 오토 한이 함께 연구를 하다가 오토 한이 배신해서 리제 마이트너는 스웨덴으로 돌아갔단다. 오토 한은 혼자 우라늄과 바륨 연구를 하다가 이상한 점이 있어 염치 불구하고 리제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당시 리제 마이트너는 조카인 프리시와 함께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오토 한이 의심을 품었던 내용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단다. 우라늄 핵에 중성자를 넣으면 핵이 쪼개지고 질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한 거야. 질량이 줄어든 만큼 E=mc^2에 의해 에너지가 나온다는 거야. 줄어든 질량이 많지는 않지만, “c^2” 이 부분이 빛의 속도를 제곱한 양이 엄청나니까 발산하는 에너지도 엄청 많아지는 거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겠지? 그래, 바로 핵폭탄의 원리가 되는 거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독일은 하이젠베르크를 중심으로 먼저 핵폭탄 개발을 시작했단다. 독일이 핵폭탄을 먼저 개발하게 되면 큰일난다고 생각한 미국도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서 핵폭탄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어. 연합국 측은 독일의 핵폭탄 개발을 지연시키는 작전도 펼쳤지. 노르웨이에 위치한 독일의 중수공장을 파괴하려는 작전을 펼쳤고 중수를 수송하는 여객선을 폭격하기도 했어. 그런데 이 여객선을 폭격할 때 민간인들도 타고 있어서 윤리적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독일의 핵폭탄 개발 지연이라는 대의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독일의 핵폭탄 개발이 지연되고 그 사이 미국에서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성공하였단다.

 

3.

E=mc^2. 이 공식은 태양에서도 계속 동작하고 있다는구나. 태양의 스펙트럼을 보았을 때 철이 66%라고 했어. 그런데 의문점이 들었지. 철은 안정된 원소이기 때문에 핵분열을 할 수 없다는 거야. 태양이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이 설명이 안되었지. 세실리아 페인이라는 영국의 여성 과학자가 있었어. 당시 영국에서 여성 과학자 멸시를 당했기 때문에 페인은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하버드 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단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교에서도 여성 차별은 있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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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페인은 천문대 뒤쪽의 연구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1923년에는 컴퓨터라는 단어에 전기 기계라는 의미는 조금도 들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계산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하버드 대학에서 그 말은 뒷방에 있는 한물 간 노처녀들의 지위를 놀려대는 말이었다. 그들 중에는 뛰어난 과학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지만(그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난 항상 미적분을 배우고 싶었어. 하지만 책임자가 내게 바라는 건 그게 아니었어”), 그 동안 별들의 위치를 측정하거나 이전에 씌어진 논문들의 목록을 만드느라 너무 바빠서 능력이 사장된 지 오래였다. 만약 그들이 결혼한다면 해고될 수도 있었다. 낮은 임금에 대해 불평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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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리아 페인은 태양의 스펙트럼을 재해석하여 90%가 수소이고 10%가 헬륨이라는 것을 밝혀냈단다. 수소 원자 4개가 He로 변하게 되는데 이 때 질량이 줄어들게 되고, 줄어든 질량만큼 E=mc^2에 의해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밝혀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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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42)

모든 작용이 거기서 멈춘다면 그 사실이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4개의 수소 핵이 압축될 때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제 베테와 다른 과학자들은-스웨덴의 눈 덮인 숲 속에서 마이트너와 프리시가 연구했던 것처럼-강력한 원자 내부의 산술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4개의 수소 핵의 질량은 1+1+1+1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결합해서 헬륨이 되면 그 합은 4와 일치하지 않는다. 헬륨의 핵을 정밀하게 재면 4개의 수소 핵보다 약 0.7퍼센트가 작다. 3.993밖에 안 된다. 그 잃어버린 0.7퍼센트가 휘몰아치는 에너지로 분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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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2은 태양과 별과 우주의 미래까지 예측이 가능해졌어. 태양이나 별들이 빛을 내는 것은 모두 E=mc^2의 원리로 빛을 내고 있는 것이고, 이것은 우주가 삶을 마칠 때까지 계속 될 것이란다. 우주가 삶을 마칠 때 E=mc^2의 삶도 마치게 되는 것이지.

….

아빠가 이해한 만큼 이야기를 했는데, 아빠가 잘못 이해하고 이야기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알아주길 바래. E=mc^2 의 일생을 잘 정리해 준 책인 것 같구나. 그래서 출간한 지 20년이 넘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한테 읽히는 것 같구나. 너희들도 나중에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프리미어>라는 잡지에서 여배우 카메룬 디아즈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그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확신했던 그 신성한 지식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패러데이가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런 일이 자주 있지는 않았다. 과학의 영역에서 연구 수준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 연구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학문의 문은 닫혀 있었고, 논문조차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에너지 개념이 도입되던 초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과학도들은 어떤 복잡한 동작도 직선으로 그릴 수 있다고 배웠다. 따라서 그들이 자석과 전기 사이에 어떤 복잡한 동작도 직선으로 그릴 수 있다고 배웠다. 따라서 그들은 자석과 전기 사이에 어떤 직선적인 인력이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려 한다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어떻게 전기의 힘이 공간을 뚫고 자기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 P34

패러데이는 몹시 들떠 있었다. 아직 29세밖에 안 된 나이에 이 위대한 발견을 해냈고, 더구나 그 발견은 자신이 믿고 있던 종교의 핵심 사상이 옳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기의 딱딱거리는 소리와 자기장의 조용한 힘, 빙빙 돌아가는 구리 전선의 빠른 움직임은 모두 연결된 것으로 보였다. 전기량이 증가하면 이용 가능한 자기력은 감소한다. 그것은 별개의 힘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된 힘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패러데이가 머릿속으로 그렸던 소용돌이 곡선은 통로이고, 그것을 통해 자기는 전기로, 전기는 자기로 전환된다. ‘에너지’라는 완전한 개념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각각 별개로 인식되던 두 종류의 힘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패러데이의 발견은 에너지 개념이 정립되는 데 상당한 촉진제가 되었다. 이때가 패러데이의 인생이 황금기였다. - P36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1905년의 공식에 ‘=’를 이용하게 된 배경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과학자들은 그들이 에너지의 모든 원천, 이를테면 화학 에너지, 열 에너지, 자기 에너지, 그 밖의 모든 에너지의 원천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05년의 아인슈타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가 숨어 있는 또 다른 장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공식은 그곳을 찾기 위한 일종의 망원경이었다. 하지만 에너지가 숨겨진 곳은 우주 저 멀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여기, 아인슈타인을 가르친 강사들 앞에도 늘 존재하고 있었다. - P48

마이트너는 구불구불한 선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그림 실력은 피아노 연주 실력과 비슷했다. 프리시는 정중하게 연필을 빼앗아 대신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 새로 들어온 여분의 중성자 하나가 핵의 중심부에 힘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물이 가득 채워진 풍선의 가운데를 누르는 것과 같다. 양쪽이 부풀어오른다. 운이 좋다면 풍선의 고무막은 터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해보자. 가운데를 누르고 풍선이 양쪽으로 퍼지면, 그것이 가운데로 도로 퉁겨 돌아올 때까지 손을 뗀 다음 반대 방향에서 다시 누른다. 몇 번 반복해보라. 풍선은 결국 터질 것이다. 시간을 제대로 맞춘다면 힘겹게 눌러댈 필요도 없다. 물풍선이 퉁겨 돌아올 때마다 그저 최대한 퉁겨지도록 둔 다음, 속도를 높여 계속 눌러준다.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뒤틀린 고무 팽창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반대 방향에서 눌러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 P152

핵은 대개 외부 입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들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성자는 전하가 없다. 양성자에게 중성자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돌진해 온 중성자는 핵에 박혀서 핵의 균형을 깨고, 서로 밀치면서 핵을 비틀거리게 만든다.
지구상에 매장된 우라늄 원자의 나이는 45억 년이 넘는다. 지구가 형태를 갖추기 전, 아주 강한 힘만이 전기적으로 서로 반발하는 양성자들을 한데 몰아넣을 수 있었다. 지구상에 일단 우라늄이 형성되자 지구가 식고, 대륙이 형성되고, 미국이 유럽에서 분리되고, 북대서양이 천천히 채워지고, 화산 폭발이 일어나 나중에 일본이 될 자리를 형성하며 지구 반대편을 넓히고 있는 그 오랜 시간 동안, 아교같이 강한 핵력은 양성자가 이제 그런 안정을 깨뜨리고 있는 중이었다.(이때 깨지는 것은 우라늄235이고 우라늄238은 쉽게 깨어지지 않는다:옮긴이)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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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강 님의 소설을 두 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노벨문학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년이 온다'는 완전 제 취향의 소설.

https://blog.aladin.co.kr/735181196/8195214


'채식주의자'는 완전 제 취향이 아닌 소설^^

https://blog.aladin.co.kr/735181196/850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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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4-10-11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강님의 작품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가 보네요.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서 오늘 주문 했어요. ^^ bookholic 님 리뷰 참조 하겠습니다!

bookholic 2024-10-12 00:37   좋아요 1 | URL
그것도 작가의 능력인 것 같습니다..^^
저도 한강 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한 권 더 읽어보려고 <작별하지 않는다>를 주문했습니다^^
마힐 님의 한강 님 책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